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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학생을 위한 유토피아

암기력 위주의 교육, 학생들 자립성 저해 / 교육제도 틀 바꿔야

 

대한민국 학교에서 필수적으로 진행하는 야간 자율 학습이 해외 토픽에 올랐다. 토픽의 주제는 ‘세상에서 펼쳐지는 놀라운 일’ 이라는 주제였다. 한국 학생들처럼 하루 일과가 획일화되어 있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아침 6시에 기상, 등교, 정오가 다 되는 시간까지 공부, 그리고 취침. 사실상 하루 24시간 중에 3/4인 18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는 셈이 된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12년 동안 하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위한 준비 과정이다. 국어와 영어를 배워서 세계와 교류하고 폭 넓은 학습을 할 수 있게 준비한다. 수학을 배워 논리력과 공간 지각 능력을 기른다. 도덕과 예체능 과목을 배워 사회에 적응하고 즐기는 능력을 기른다. 이렇게 학생은 12년 동안 자신의 뇌를 발달시키고 지식을 얻는다.

그리고 대학교에 가서 자신이 배우고 싶은 과목을 선택한다. 뇌를 발달시켜왔기에 공부하기에 훨씬 수월하다. 이론상으로는 가장 완벽한 교육 과정이다. 한국 학생들은 세계적인 학술 대회에서도 항상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 기술력과 지적 능력을 지닌 학생들이 사회 각계각층으로 뻗어 나가 대한민국 또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행복을 느끼는가? 학생이 공부하도록 강요하여 성적을 이끌어내는 교육 환경은 좋은 환경인가? 학생들의 만족도와 행동을 보았을 때 꼭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 한국 사회의 인식은 성적에 의해 극단적으로 계층을 가른다.

이는 한국 학생들의 높은 자살률과도 직결된다.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은 자신의 계층의 현실을 깨닫고 극단적인 선택을 택한다. 자신의 자녀가 좋은 계층에 속하길 원하는 어른들은 학생이 하루에 18시간씩 학교와 학원에 있어야 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학교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공부란 불가능하다. 공부만이 뇌를 위한 계발이 아니다. 어떤 행위이든 집중하여 뇌를 사용한다면 뇌는 꾸준히 계발된다. 단지 책상 앞에 학생을 앉힌다고 해서 학생이 공부를 하지는 않는다. ‘하는 사람만 한다. 나머지는 않는다.’ 라는 속설은 ‘성적의 계급화’를 가장 잘 설명한다. 체육 활동은 공간 지각 능력과 사회성을 극명하게 발전시킨다.

이는 미술이나 음악도 마찬가지이다. 동아리 활동을 통한 집중은 학생이 ‘원해서 공부할 수 있게’ 만든다. 학생들이 원하는 공부를 택하고 그를 지원해주는 제도가 필요하다. 현재 한국의 교육은 학생이 학습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막는다. 모범생이던 학생이 대학에 간 이후 적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창의력보다는 암기력으로 승부한 학생들, 주어진 교과서만 외우고 자신이 공부거리를 찾아서 하는 능력은 떨어진 학생들은 학습적으로 자립할 수 없다. 이런 현상이 반복된다면 학교는 교도소와 다를 것이 무엇인가.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모범수와 다를 것 없다. 아무리 교도소 내에서 모범수였어도 자유가 되면 방황하듯이, 모범생이라는 학생들도 자립성이 떨어지면 방황한다.

지금 한국에 학생들을 위한 유토피아는 없다. 어른들은 현 제도에서 가장 맞는 제도를 골랐다고 합리화한다. 그리고 어른들의 말이 맞는 말이라고 합리화한다. 그러나 우리는 생각할 필요가 있다. 학교를 소개할 때 말하듯,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며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학생이 원하는 교육이 진정한 교육이다. 그 교육이 더더욱 효과적이라면 그것이 올바른 교육이다. 한국은 지금의 교육 제도에만 고착화되어 바꾸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모든 학생이 지금의 제도에 ‘일체화’ 된 지금, 조금의 변화가 가장 큰 효과를 불러올 때다.

△김종표 군은 전북교육청 학생단으로 활동하며 최우수 상을 2회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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