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올 여름, 당신 우산은 안녕하십니까 ?

▲ 이춘호 교통안전공단 전북지사 교수
장마? 뇌리에 아스라이 어릴 적 남원 요천수는 집채같은 가재도구와 산 채로 떠내려오는 돼지들 그리고 승사교 다리위에서 안타깝게 쳐다보는 마을 사람들 모습이 여름 내내 반복됐고 밤새도록 어머님의 한숨처럼 양철지붕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 누구나 아련하게 떠오르는 장마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을 터지만 굳이 아름다운 모습만이 공통분모는 아닐 것이다.

 

오늘도 자막처럼 스치는 뉴스속보와 자막이 안타까운 소식을 품고 우리를 무심히 스친다. 빗길 대형사고주의보, 휴가길 일가족 모두 교통사고로 사망, 고속도로 추돌사고로 휴가길 엉망 등등. 전북지역에서는 지난 2011년 부터 2013년 까지 최근 3년간 빗길 교통사고로 총 2700여 건이 발생하여 109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최근 들어 교통사고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해 교통안전공단이 조사해 발표한 우리지역 교통문화 수준은 낙제점이다. 말하자면 운전자의 법규준수나 행태 그리고 교통사고 정도 그리고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 등을 점수화 시켜보면 몇 개 시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이 전국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엊그제 새로 출범한 자치단체장들은 해당지역의 교통문화수준을 파악이나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이제라도 파악해보고 대처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작가 윤흥길은 소설 장마에서 “한 인간의 죽음 후 멈추지 않을 것 같던 장마가 그친다”라는 결말로 작가의 고뇌를 대변하고 있다. 장마는 언젠가 그친다. 그래서 더 아름답다. 이제 우리 시대엔 재앙과 불행없이 장마를 마무리 하고 밝은 햇빛을 맞이했으면 한다.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계절이다. 장마철에 불현 듯 교통재해가 떠오르는 것은 아마도 우리의 교통 현실이 안타까워서였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자동차와 교통과는 동행의 길을 가야 하는 운명공동체가 되어버렸다.

 

매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발생한 손실액이 11조 원 이상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정신적, 경제적 전쟁을 도로위에서 치르고 있는 셈이다. 교통안전공단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교통사고를 당할 확률은 35.2%, 사망확률은 1.02%로 이는 우리나라 국민이 암에 걸린 확률(남자 34.2%, 여자 58.9%)보다 높게 나타나 교통사고의 경각심을 더해 주고 있다. 참혹했던 교통사고 현장도 며칠 후 가보면 현수막 하나만 달랑 걸려 있을 뿐 금새 잊혀져 가는 현실앞에 웬지 모르게 가슴이 아프고 답답함을 느끼곤 한다. 따지고 보면 교통사고로 희생된 모두가 우리의 형제자매요 부모자식이 아니던가!

 

매년 장마철만 되면 대형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빗길 운전에는 왕도가 없다. 평소보다 감속하고, 앞차와의 거리를 충분히 하고, 주간이라 할지라도 나의 모습을 알리는 전조등을 켜고 운행하면 나와 가족의 귀중한 생명을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이것이 곧 방어운전인 것이다. 본격적인 장마철과 휴가철이다. 안전과 소통을 함께 생각하며 가족의 안녕을 생각하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아무리 즐거운 여행도 한 번의 실수로 가정이 파괴되고 평생을 장애인으로 살아야 하는 재앙을 잊어서는 안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전북도, 산업 맞춤 인재 키워 고용위기 넘는다

정치일반분산된 전북 환경정책…통합 기후·에너지 지원조직 필요성 제기

전주전주시, 생활밀착형 인프라 강화한다

기획[2025년 하반기 전주시의회 의정 결산] “시민과 함께 전주의 미래 준비하는 의회 구현”

경제일반[주간 증시 전망] 코스닥 활성화 정책, 배당소득 분리과세 정책에 기대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