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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 들어가야 고품격 아파트?

래미안·쌍떼빌·베르디움 등 합성어 점령 / 입주민 조차 뜻 몰라…한글 사라져 아쉬워

최근에 지어진 공동주택 이름은 대부분 외래 합성어로 외래어가 들어가야 고품격 아파트로 여겨지는 잘못된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특히 대형 건설사로부터 파생된 아파트 브랜드 합성어가 이제는 중소 건설사들도 자연스레 합성어를 이용해 건물 이름을 짓는 등 외래어 남용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 예전 아파트 이름은 단순했다. 삼성아파트, 롯데아파트, 현대아파트, 효자주공아파트 , 제일아파트 등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지금은 순수 한글로 지어진 아파트 이름은 극소수로 찾아보기 힘들다. 영문 등의 외래어가 섞여야만 품격 있는 아파트라는 인식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 이름을 보면 포스코 건설의 더 샵, 풍림건설의 아이원, 대우건설의 이안, 이수건설의 브라운스톤, 쌍용건설의 스윗닷컴, 삼성건설의 래미안, 성원건설의 쌍떼빌, 한라건설의 비달비, 신명건설의 스카이뷰 등으로 모두 외래어다.

 

그간 알아보기 쉽고 친숙했던 이름들이 사라지고, 입주민조차도 그 뜻을 알지 못하는 특이하고 낮선 외래 합성어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도내의 경우 본격적인 브랜드화 열풍은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e-편한세상, 래미안을 시작으로, 아파트 이름에 지역·건설사 명칭을 빼고 브랜드만 부각시킨 것이 성공하면서 건설사들은 너도나도 브랜드라는 감성적 가치를 입히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 외래 브랜드는 고급, 첨단, 지성, 웰빙, 품격 등의 가치를 표방, 살고 있는 아파트와 입주민의 신분을 동조시키는 분위기 속에, 예비 매수자들에게도 그러한 감성적 가치를 구매하라는 자극을 주고 있다.

 

문제는 고령자의 경우 자녀들이 사는 아파트 이름을 외우지 못해 낯설어 하는 경향이 많으며, 자라라는 아이들 또한 자연스럽게 외래 합성어 문화에 익숙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옥계공인중개사 이상호 중개사는 “지역 곳곳에 세워진 아파트 브랜드를 보면 낯선 이름들이 대부분이다”며 “우리나라 순수 한글도 아름답고 좋은 이름이 많은데 외래어만 추구하는 것은 문화가 급속하게 변해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브랜드 자체를 남들과 차별화된 품격으로 소비하고 있고 실제 거래에서도 시세에 반영되고 있다”며 “다만 무언가 좀 더 고급스런 이름을 만들어내려는 것처럼 내용면에서도 브랜드 격에 어울리는 품질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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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모 kangmo@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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