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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리더

어느 때부턴가 전북이 무력증에 빠져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주말에는 전주한옥마을과 신도청 앞이 불야성을 이루지만 계속된 경기 침체로 전주가 활력을 잃어 가고 있다. 사람이나 도시나 기가 빠지면 생기를 잃는 법이다. 왜 전주가 이렇게 됐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적 소외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보수정권이 두 차례 들어서면서 전북 출신 인재를 등용치 않고 국가재원 배분이 제대로 안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화 과정 때 소외되면서 큰 기업체가 들어서지 않아 일자리가 없고 돈이 없어 더 도시가 생동감이 없다.

 

전북은 1인당 GRDP가 꼴찌권이다. 각 자치단체들의 재정자립도가 낮아 자체수입으로는 인건비조차 건지기 힘들다. 전북이 밑바닥을 헤매는 것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에 확실하게 지역발전을 챙기지 못한 탓이 크다. 그 당시 장차관을 지냈거나 국회의원을 해먹은 사람들의 책임이 크다. 조금만 신경을 썼어도 전북이 이런 상태까지는 안갔을 것이다. 그 좋은 시절에 자신들의 안위만 챙겼지 지역을 챙기는 일은 등한시 한 탓이 크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대부분이 전북발전을 위한 목소리를 못냈다. 혹시나 광주 전남 출신 정치인들 비위를 거슬렀다가는 자신들의 안위에도 문제가 생길까봐서 더 그랬던 것이다.

 

DJ와 노무현 대통령 때 전북발전을 챙기는 리더가 없었다. 소석 이철승과 같은 정치 지도자가 있었더라면 전북이 이렇게까지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정치적 고도(孤島)로 전락, 존재감마저 희미해졌다. 돌이켜보면 DJ때가 전북발전을 위한 절호의 찬스였다. 그 때 김제에다가 공항 정도는 건설했어야 옳았다. 유종근 전지사가 김제 시민들한테 계란세례를 받았지만 반대를 무릅쓰고 어떻게든 공항을 건설했어야 했다. 그 당시 주민들의 여론을 업은 최규성의원은 공항건설에 반대했지만 이 문제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전주 완주를 통합시키자는 여론이 거세게 일 때도 그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만을 노리고 통합을 반대했다. 결국 최의원은 지역발전의 디딤돌이 아니라 걸림돌이 됐다.

 

도민들이 무력증에 빠져 실의에 잠긴 것은 LH를 경남으로 빼앗기면서부터다. 당시 김완주 전 지사는 도민들이 힘을 몰아주면 LH를 뺐기지 않을 것처럼 장담했지만 결과는 그 반대였다. 보이지 않게 도민들 사이에 패배주의만 싹트게 했다. 전북은행이 이 같은 지역적인 분위기를 극복하고 광주은행을 인수해서 JB금융지주에 편입시킨 건 박수 받을만하다. 김한 행장이 모처럼만에 전북인의 자존심을 되찾아줬다. 이를 계기로 도민들도 패배주의를 극복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바란다.

 

상무이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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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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