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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우수(雨水)] 따뜻한 봄·농사 준비 시작 알리는 절기

대표 풍속 논·밭두렁 태우기 / 농약 없던 시절 병해충 예방 / 간장 담그는 최고의 시기로

우수는 24절기 가운데 두 번째 절기다. 입춘(立春)과 경칩(驚蟄)사이에 들며, 입춘 입기일(立氣日) 보름 뒤인 양력으로는 보통 정월에 든다. 올해는 설날과 같은 날인 19일이 우수다.

 

이 무렵은 태양의 황경(黃經)이 330°로서 겨울에 내리던 눈이 비(雨) 로 바뀌어 내리고, 얼음이 녹아서 물(水)로 변하는 때로 의미한다. 이 때 내리는 비를 우숫물이라 한다.

 

옛 세시기(歲時記)에는 “우수가 지나면 동해동풍이라, 차가운 북풍이 걷히고 동풍이 불면서 얼었던 강물이 녹기 시작 한다”고 했고, 더불어 “우수·경칩이면 대동강 물도 풀린다”고 했다.

 

북쪽의 대동강 물이 풀릴 정도라면 남쪽의 봄기운은 더욱 완연할 것이다. 성급한 이들은 섬진강변으로 매화를 찾아 탐매(探梅)길에 나서기도 했다.

 

중국의 옛날 사람들은 우수 입기일로부터 15일간을 세분하여 그 특징을 나타내었다. 첫 5일간은 얼었던 강이 풀리면서 겨우내 물 밑에 가라 앉아 살던 물고기들이 위로 올라오기 시작 할 때, 수달(水獺)은 물고기를 얼른 낚아채 먹이를 마련한다. 수달에게는 우수 무렵이 먹이를 구하기에 아주 좋은 시기라 했다. 5일간은 겨울 철새인 기러기들이 따뜻한 봄을 피해, 원래 살던 추운 북쪽지방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5일간은 이미 봄 맞을 준비를 끝낸 자연은, 어느새 풀과 나무에 싹을 틔우기 시작한다.

 

이 때, 농촌에서는 본격적인 농사 준비에 들어간다.

 

농부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바로 논·밭두렁 태우기이다. 이것은 우수 때에 행해지는 대표적인 풍속으로,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쥐를 잡고, 들판의 마른 풀에 붙어 있는 모든 해충과 그 알을 태워 없애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타다 남은 재는 거름이 되어 다음 농사 때 곡식의 새싹이 잘 자라게 해주는 방법이기도 하다.

 

제대로 된 농약이 없었던 시절에 농작물의 병균과 해충을 예방하고, 수확량을 늘리기 위한 좋은 방법이었다. 그러나 이 풍속은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굳이 이 방법이 아니더라도 농작물의 병균이나 해충을 없앨 수 있는 효과 좋은 농약이 생겼기 때문이다. 게다가 위험을 안고 있어, 요즘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우수의 대표적인 풍속인 논·밭두렁 태우기는 농사의 발전을 위해 애쓴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생활모습을 엿볼 수 있는 풍속이다.

 

조선시대 때 고상안(高尙顔)선생이 작곡한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에는 우수 무렵에 부르는 노래가 있다. “일 년의 계획은 봄에 하는 것이니 모든 일을 미리 하라, 만약 봄에 때를 놓치면 해를 마칠 때까지 일이 낭패되네, 농지를 다스리고 농사 소를 잘 보살펴서 재거름을 재워 놓고 오줌 주기를 세전(설 쇠기 전) 보다 힘써 하소, 늙은이 기운 없어 힘든 일은 못하지만 낮이면 이엉을 엮고 밤이면 새끼 꼬아 때맞추어 지붕을 이니 큰 근심을 덜었도다.(중략)

 

예부터 우순풍조(雨順風調))라, 전해 오는 말이 있다. “비는 순하게 내리고, 바람은 고르게, 조화롭게 불어다오.” 농업을 위주로 살았던 우리 조상들은 무엇보다도 가정에서나, 정부에서나 오직 풍년을 기원하는 많은 행사를 행하였다.

 

또한 간장은 우수 무렵에 담근 장을 최고로 친다. 음력 정월에 장을 담그면 4월 청명절과 곡우 사이에 장물과 된장을 가를 수 있다. 그 때부터 된장이 발효하기 좋은 날씨가 되며 된장이 맛있게 잘 익는 때이다.

 

이처럼 우수절기는 봄의 시작으로 아주 중요하다.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고 따뜻한 봄기운이 서서히 밀려오는 우수는, 농사 준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임이 확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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