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 하고 싶은대로 하라, 다만 작정한 것 놓쳐선 안돼…너의 모든 것을 긍정하라"
며칠 후면 4학년이 된다. 새내기로 첫 발을 내디딘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끝이 보인다. 아직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회에 나갈 준비는 안 된 것 같은데 대학생활을 마무리해야 한다. 내 또래라면 한번쯤 휴학을 고민하고 있다. 학과가 적성과 맞지 않아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서, 사회에 나가기 전 잠시 쉬고 싶어서, 취업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물론 등록금이란 불가피한 이유로 휴학을 하는 이들도 있다.
휴학에 대해 누군가는 한번쯤 필요하다고 하지만 누군가는 시간만 버릴 뿐이라고 한다. 실제로 휴학기간을 알차게 보낸 학생이 있는 반면, 왜 했나 싶은 학생도 있다. 계획도 없이 어영부영 보내는 이들, 졸업과 취업 앞에 도피처로 삼는 이들이 적지 않다. 휴학 슬럼프에 빠져 뭐하나 제대로 못해보고 복학하기도 한다. 다들 한번쯤 하니까 따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휴학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자격증, 어학, 시험 등 공부에 매진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여러 경험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분명 ‘나만의 시간’이 필요한 이들에게 휴학이란 쉼표는 적절한 선택이다. 결국 휴학을 결정할 수 있는 열쇠는 스스로 갖고 있다. 우리는 각자 환경과 생각, 꿈이 다르다. 하나에만 집중할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학교를 다니며 취업을 준비하는 것이 나은 경우도 있다. 대학의 공부가 의미 없는 경우도 있고, 전공을 살려 진로를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 여러 상황들에 따른 판단은 스스로의 몫이다.
지금 찍으려는 쉼표가 나란 문장에 있어 옳은 지점일까? 해답도 없고, 오답도 없는 이 문제에 대해 우리는 고민하고 있다. 경험자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각종 사이트에서 정보를 찾아보기도 한다. 계획을 써내려가다 지우기도 한다. 삶에 어떤 계기가 될지 모를 시간을 결정하기 위해. 그 선택에는 어느 누구도 아닌 자신이 있길 바란다. 더불어 이미 내린 결정에는 흔들리지 말고 나아가길 바란다.
소설가 황석영 씨가 「개밥바라기별」에서 작가의 말로 전한 메시지는 휴학에 대한 결정을 내린 이들에게 조금은 자신감을 줄 것 같아 마지막으로 남긴다.
‘너희들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끊임없이 속삭이면서 다만 자기가 작정해둔 귀한 가치들을 끝까지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전제를 잊지 않았다. 그리고 너의 모든 것을 긍정하라고 말해줄 것이다. 물론 삶에는 실망과 환멸이 더 많을 수도 있지만, 하고픈 일을 신나게 해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태어난 이유이기도 하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때려치운다고 해서 너를 비난하는 어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거다. 그들은 네가 다른 어떤 일을 더 잘하게 될지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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