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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⑫ 대서] 팥죽·개장국 요리로 몸 보하기도

▲ 1977년 7월 30일 가뭄끝에 단비가 내리자 농부들이 논 물꼬를 정비하고있다. 전북일보 자료사진

대서(大暑)는 양력 7월 23일경으로 24절기 가운데 열두 번째 절기다. 올해는 바로 오늘이 대서다. 소서와 입추 사이에 들어 있으며, 우주 태양의 황경(黃經)이 120°, 흔히 말하는 찜통더위, 불볕더위도 바로 이 때를 가리키는 절기다.

 

대서는 ‘큰 더위’라는 뜻이 담긴 한자어로, 일 년 중 가장 덥다는 삼복(三伏)과 겹쳐 들어있다. 오늘이 중복이며 대서이므로 더위의 의미는 한층 더 크다.

 

옛날 중국에서는 대서 입기일(入氣日)로부터 입추까지의 기간을 5일씩 나누어 3후(候)로 하였는데, <고려사(高麗史)> 에 따르면 대서는, 6월 중기로 초 후에는 썩은 풀에서 반딧불이 나오고, 중 후에는 무덥고 흙에 습기가 많으며, 말 후에는 큰비가 때때로 온다고 하였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에 의하면 음력 6월 15일을 유두 일이라고 했다. 고려 명종 때의 학자 김극기의 문집 <김거사집(金居士集)> 에 따르면, 이날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목욕하여 불길한 것들을 씻어버리고, 액과 재앙을 물리치는 제를 지냈다고 한다. 이날은 햇밀 가루로 만든 떡과 국수를 마련하고, 여름 과일과 술을 차려놓고, 신위(神位)나 토주(土主)에게 유두다례(茶禮)를 지냈다. 이것을 유두천신(流頭薦新)이라 하고, 그 술과 음식을 여럿이 나누어 먹는 것을 유두연(宴)이라 했다.

 

대서 절기는 대개 중복 때로, 장마가 끝나고 더위가 가장 심하다. 예부터 대서에는 더위 때문에 ‘염소 뿔도 녹는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요즈음은 지구 온난화 현상, 환경의 변화로 기후 예측이 어렵다, 올여름 농사철에 120년 만의 가뭄으로 농작물을 비롯하여 각종 식물의 생장에 엄청난 피해를 보았다. 일부 농가에서는 눈물과 한숨만 짓고 있다.

 

<한국세시기> 에 의하면 여름의 토용은 이 계절에 들어간다. 토용이란 토왕용사(土旺用事)의 준말로, 토왕지절의 첫날을 말한다. 토왕지절(土旺之節)은 오행설에서 토기(土氣)가 왕성하다는 절기이다. 사계절은 사립(입춘·입하·입추·입동)에서 시작하므로 사립 전의 18일간이 토에 배당되는데, 토왕용사에 태양은 각각 황도 위의 황경 27°~29°의 위치에 온다. 5행설에서 유래한 것이지만, 태양의 황경에 기준을 둔 것이므로 계절의 변화와 일치한다. 특히 토왕용사에 흙일을 하면 해롭다는 속신(俗信)이 전해지기도 한다.

 

이 무렵에 논에는 벼꽃이 피고지고 밭에는 콩꽃이 피기 시작한다. 콩은 잎겨드랑이 사이에 보랏빛, 흰빛으로 수줍은 듯 살며시 꽃을 피운다. 또 한 메밀을 심는 절기이기도 하다. 한편 뜨거운 햇살을 모아들여 고구마 줄기가 밭을 뒤덮고, 하지 지나서 심은 팥도 벌써 잎이 나풀거린다.

 

예부터 삼복 날에 팥죽과 개장국을 요리하여 먹었다. 팥죽은 열병을 물리치고 개장국은 몸을 보한다고 하여 이런 풍속이 생겼다고 한다. 특히 시골에서는 이것이 여름철의 큰 재미로 여겨 관습이 되었다고 한다.

 

삼복은 찜통더위다. 더위를 무릅쓰고 남자들은 논의 잡초를 제거하고, 아낙들은 밭에서 김을 매었다. 일을 하면서도 농부들은 따가운 햇살에 농작물이 무럭무럭 자라 풍성한 수확을 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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