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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화 박스, 운전자·보행자 위협

전북 조례·규정 없이 무려 3755곳 설치 / 우회전 때 직진차량 시야 가려 사고 위험

▲ 지난 30일 전주시 효자동에서 한 운전자가 도로가 이어지는 교차지점에 설치된 지중화 박스로 인해 시야가 가려져 차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교통흐름을 살피고 있다. 박형민 기자

전주에 사는 회사원 박모씨(39)는 최근 빗속 출근을 하다 가슴을 졸여야 했다.

 

효자동 주택가에서 차를 몰고 나와 우회전을 하려는데 도로 좌측에 설치된 한전 지중화 박스 때문에 직진하는 차량이 보이지 않았던 것. 제대로 시야 확보가 되지 않아 슬금슬금 대로로 나가는데 직진하는 차량과 뒤따르던 차량 모두가 경적을 울려댔다.

 

박씨는 “왼쪽에서 직진해 오는 차량, 뒤따르던 운전자들에게 아침부터 욕먹는 것은 둘째 치고 교통사고 위험이 너무 높은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땅속에 설치된 전선케이블을 관리하는 개폐기·변압기(지중화 박스)들이 운전자들의 시야를 가리는 등 교통사고 위험을 부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좁은 인도에 무리하게 지중화 박스를 설치해 놓는 통에 보행권 침해 소지도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30일 한국전력 전북본부 등에 따르면 도내에는 전선을 땅속으로 묻고 중간 변압기 개폐기 역할을 하는 지중화 박스가 모두 3755곳에 설치돼 있다. 전력공급과 차단 전압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이들 지중화 박스는 도로, 인도, 건물 사이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 새로 개발되는 신도시 등에 전력을 연결할 때는 대부분 지중화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기존에 설치된 시내 전봇대도 지중화하는 사업형태로 가고 있다.

 

지중화 기기의 설치 부지는 한전이 각 시·군 관계부서와 협의해 선정하는데 부지 선정과 관련한 규정이나 조례가 없어 도로 여건에 따라 제각각 설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선 지중화는 도시미관과 전봇대 까치집 등으로 인한 누전 등 안전사고 감소, 관리 편의 등을 위해 추진되고 있지만 이처럼 정확한 설치규정이 없어 무분별하게 설치되다보니 안전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신의 상점 앞에 지중화 기기가 설치된 최모씨(45·전주시 풍남동)는 “지중화로 전선이 땅 아래로 들어가 미관은 좋아졌지만 가끔 지상 개폐기에 접촉사고를 내는 운전자들이 있다”며 제대로 된 안전시설물을 설치하거나 도로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설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지중화 사업 진행시에 여러 의견들이 충돌해 규정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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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종 bell103@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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