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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생태관광, 미래를 열다 ⑧ 호주서 배울 점

치밀한 관광객 분석…정부·민간, 목표 달성 유기적 협력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도로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빅토리아주의 그레이트 오션로드.

호주는 우리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자연 생태적인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거대 산호초 군락지와 퀸즈랜드 열대우림, 타츠메니아 등 세계 유산이 즐비하다. 그러나 오늘날 관광이 호주의 2, 3번째 산업이 된 것은 꼭 자연 생태적인 자원이 풍부해서만은 아니다. 호주 연방정부 및 주정부의 치밀한 관광객 분석과 이를 바탕으로 한 단·중기 목표설정, 그리고 목표달성을 위한 정부와 민간, 시민단체의 유기적인 협력 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역사·스토리가 있는 관광

 

호주에는 약 5만 년 전부터 원주민인 애보리진이 살고 있었지만 유럽인에 의한 호주의 역사는 우리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짧다. 하지만, 호주는 그 속에서 많은 역사적 유물들을 끄집어내어 관광자원으로 훌륭하게 활용하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 희생자들의 기념비 역할을 하고 있는 그레이트 오션로드(Great Ocean Road)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제대 군인 3000여명의 손으로 10여년 만에 완성됐다는 것은 하나의 역사이자 스토리이며, 쿠란다의 레인포레스테이션에서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아미덕(army duck)이 관광객들을 위한 탐험선으로 재활용되고 있다.

 

쿠란다에서는 1850년대 광산과 목재산업을 위해 설치된 열차가 오늘날 관광열차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단데농(Dandenong Ranges)의 퍼핑빌리(Puffing Billy) 열차는 호주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보존이 잘된 증기열차이며, 관광객들을 동심의 세계로 이끌고 있다. 1900년대 초에 오지마을에 지어진 가장 좁은 협궤(762mm) 열차 중 하나로 험한 지형 등으로 인해 똑같은 무게의 화물을 운송하는데 평지인 맬버른-시드니 구간에 비해 6배 이상의 비용이 들 만큼 재정적 골칫거리였다. 그러나 1953년 산사태가 나고 1954년 당국이 노선폐지를 결정한 것이 새로운 계기가 됐다. 맬버른에 있는 지방지 ‘The Sun’의 데이비드 버크(David Burke)라는 기자가 현지를 찾아가 취재한 내용을 어린이 신문인 ‘The Young’에 기고하면서 당국의 협조를 받아 고별(farewell)운행 티켓을 발행했는데, 당일 3만 명의 주민들이 방문해 이 중 2500명이 고별운행 열차에 탔다. 이를 계기로 자원봉사자들이 퍼핑빌리 보존회(the Puffing Billy Prese rvation Society)를 구성해서 열차 살리기에 나섰고 오늘날에도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관광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경치를 감상할 수 있도록 천천히 달리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창틀에 걸터앉아 경치를 감상하면서 동심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다. 어린이들에게 인기있는 캐릭터인 꼬마 기관차 토마스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자원봉사자의 역할

 

호주의 생태관광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의 역할도 매우 크다. 퍼핑빌리의 경우 실제 하루 봉사자는 30명 안팎이지만, 자원봉사자로 등록된 사람은 무려 600명이라고 한다. 기관차 운행에서부터 승무원, 청소원, 매표원 등의 역할을 모두 자원봉사자가 맡으니 재정적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발라렛(Ballarat)에 있는 소버린 힐(Sovereign Hill)은 1850년대 무려 69kg짜리 금이 발견된 곳이며, 호텔만도 100여개에 달했다고 한다. 현재는 야외박물관으로 꾸려져 1850년대 금광촌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재현이라고는 하지만 옛 것을 거의 그대로 보존하고 있으며, 당시의 생활상과 작업모습 등을 볼 수 있다. 마을에서 공동으로 운영(350여명이 참여)하며, 250명의 자원봉사자가 운영을 돕는다. 마을 안에 초등학교와 교회 등이 있으며, 초등학생들은 소버린힐 교육청이 제공하는 이틀 일정의 실내수업과 야외수업 등 현장 체험학습에 참여할 수 있다. 학생들이 옛날의 복장을 입고 수업을 받거나 자원봉사자들이 옛날 복장으로 시가지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면 실제로 1850년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든다.

 

필립 아일랜드에서는 호주 자연보존을 위한 자원봉사협의회(CVA: Conser vation Volunteer)가 3~5일, 또는 6일 일정으로 남부 그램피언스 생태 리서치(Southern Grampians Wildlife Research), 그레이트오션로드와 필립아일랜드 펭귄보호 및 해변 보전, 윌슨스 프로몬토리(Wilsons Promontory) 포유 동물 관찰 등의 프로그램을 관광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자연보존을 위한 자원봉사협의회(Conservation Volunteer)는 발라렛에서 1982년 창립했으며, 1990년에 퀸즐랜드, 타츠마니아, 뉴질랜드 등에 24개의 사무실을 두게 됐다. 2000년에는 UN 글로벌 500, 2011년에는 UN 세계관광기구 율리시스상 등 많은 상을 받기도 했다. 창립 25주년을 맞은 2007년에는 12개의 멸종위기종을 중심으로 미래를 위한 야생동물 보호 캠페인을 시작했다.

 

1988년에 처음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온 해외자원봉사자들을 맞았으며, 현재는 매년 20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세계 각국으로부터 찾아온다. 국내외에서 연간 1만명이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매년 100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1000개 개인과 단체에게 훈련을 제공하고 있다.

 

△환경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투자

▲ 데인트리 국립공원 디스커버리 센터에서 본 새 집.

이상기후에 따른 생태계의 위협은 호주도 예외는 아니다. 열대우림지역에서도 산불이 발생하고, 온난화에 따른 해수온도 상승 등으로 거대 산호초 군락(Great Barrier Reef)이 50년 이내에 사라질 것이라는 충격적인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산호초군락이 사라지면 케언즈 경제의 90%가 붕괴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자연과 생태를 제대로 알고 제때 대처하지 못하면 그 결과가 암담할 수 있다는 경고들이다.

 

실제로 거대 산호초 군락은 해수온도 상승에 의한 백화현상 등 지난 20여년 동안 적지 않은 피해가 나타나고 있어 유네스코로부터 장기보호 대책을 세워서 제출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현재 관광과 자연보호라는 2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쿠란다에서 운행되는 스카이레일은 수익금의 일부로 열대우림재단(TroEco)를 설립해 연구와 교육, 보호 및 복원 프로그램 등에 33만달러 이상을 지원했다.

 

필립아일랜드 자연공원(Phillip Island Natrue Parks)은 연구와 교육, 보존활동 등을 하고 있으며 펭귄기금도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연구팀은 개발정책을 수립하거나 야생동물을 관리하는데 지침이 될 수 있도록 대학 및 연구기관 등과 긴밀한 협조체제 속에서 리틀펭귄, 물개, 바닷새 등 야생동식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초등학생 등을 대상으로 지역과 동물, 학년별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한편, 서식지 복원, 유해동물 퇴치, 야생동물 보호, 녹화사업, 습지사업, 산불방지 등 다양한 보존활동도 펼치고 있다. 펭귄재단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일명 ‘리틀펭귄 입양하기’ 프로그램을 만들어 펭귄보호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중국의 급성장

 

호주 내 해외관광객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13.3%를 차지하는데다 연간 20% 안팎으로 증가하고 있다. 1인당 평균 관광지출액도 해외 관광객 평균의 거의 2배에 달한다. 호주가 중국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마케팅을 벌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경제적 성장을 배경으로 한 중국인의 해외관광 증가는 다른 나라도 거의 비슷하며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전북도 중국 관광객을 실무적 차원이 아닌 정책적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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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leesw@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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