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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가 금수저가 되려면

■ 주제 다가서기

 

병자호란 때 김경징은 영의정 김류를 아버지로 둔 덕에 두 왕자와 세자빈과 원손을 보호하는 강화수비의 책임자가 됐건만 몰려드는 청군 앞에서 도망가 버리고, 집안에 아무도 내세울 사람 없던 충청수사 강진흔 만이 분전했다. 전쟁이 마무리된 뒤 패전책임을 묻는 자리에서 임금은 김경징을 살리려 했다. “그때 강화 앞바다에서 싸운 사람은 우리 장군밖에 없습니다”고 병사들과 군관들이 울부짖었어도 강진흔에게는 참수형이 떨어졌다.(시사인, 435호 2016-01-16 PP.50-51)

 

이게 어찌 조선시대만의 일이었을까? 고위직 공무원은 관사 욕실에서 목욕하다가 죽어도 ‘과로로 순직’이 되는데, 지뢰를 밟아 발목을 잃은 부사관은 국가에서 치료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자비로 치료를 해야 하고 지휘관들은 그런 사실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수저론’으로 살펴본다.

 

■ 생각키우기

 

1. 배경지식 익히기

 

가. 금수저 흙수저

 

청년층을 중심으로 ‘금수저’와 ‘흙수저’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노력보다 부모의 배경에 따라 장래가 결정된다는, 젊은이들의 현실 자조적인 생각에서 나온 표현이다. ‘금수저’는 돈 많고 능력 있는 부모를 둔 사람을 가리키는 반면, ‘흙수저’는 돈도 배경도 변변찮아 기댈 데가 없는 사람을 지칭한다. 이 말은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다’라고 하는 영어 관용 표현으로부터 나왔다. 은은 값진 귀금속이면서 독극물에 닿으면 검게 변하는 특성이 있어 예로부터 고급 식기로 사용돼왔다. 이에 동서양을 막론하고 은수저는 부의 상징으로 여겨졌기에, 날 때부터 ‘은수저를 물고’ 있었다는 것은 곧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다는 의미가 되었다. 은보다 금이 더 가치가 높다는 데서 곧 ‘금수저’라는 말로 대체되었고 ‘금수저’에 대비하여 부모로부터 물려받을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용어로 ‘흙수저’라는 말이 추가로 만들어진 것이다.〈출처:2015년 10월 28일 한국일보 25면〉

 

나. 부의 대물림과 고착화

 

취업준비생들의 온라인 카페에는 “헬조선(지옥과 조선의 합성어)에는 4개 계급이 있다.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흙수저”라는 자조가 넘쳐난다.

 

부의 대물림과 불평등의 고착화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청년 실업률(10.2%)이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고 내년 정년 연장 시행을 앞두고 ‘고용 절벽’에 대한 우려로 취업 준비생들의 불안과 절망감이 어느 해보다 컸다. 여기에 잇따라 불거진 고위층 자제들의 특혜 취업 논란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한국 사회에서 개인의 능력과 노력보다는 물려받은 재산이나 사회적 지위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들도 속속 등장했다. 김낙년 동국대 교수는 ‘한국에서의 부와 상속, 1970~2013’논문에서 “부의 축적에서 부모로부터 받은 상속 증여가 기여한 비중은 1980년대 27%에서 2000년대 42%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고령화가 진행되고 성장률이 떨어질수록 노력으로 부를 축적할 기회는 줄고 상속받는 부가 더 중요해진다는 우울한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출처: 2015년 12월 21일 경향신문 18면〉

 

2. 생각키우기

 

1. ‘수저는 밥상의 음식을 우리 입에 넣어주는 역할만 하는 것이니 소재가 금, 은, 동 이냐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세요.

 

2. 다음 내용을 참조하여 오늘 신문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서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흙수저에 해당하는 사람을 찾아보세요

 

‘수저계급론’에 의하면 금수저는 자산 20억원 또는 가구 연수입 2억원 이상, 은수저는 자산 10억원 또는 연수입 8000만원 이상, 동수저는 자산 5억원 또는 연수입 5500만원 이상을 말한다. 최하위 계층인 자산 5000만원 미만 또는 가구 연 수입 2000만원 미만은 흙수저로 불린다. 〈출처: 2015년 12월 1일 영남일보 38면)

 

예)노무현과 이명박은 흙수저이기는 하나 개룡남이다. 박근혜는 정치적인 금수저를, 또 새누리당의 김무성과 삼성의 이재용과 한진의 조현아는 경제적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 할 수 있다.〈출처: 2015년 11월 4일 한국일보 25면〉

 

3. 지방 과학고를 졸업한 서울대 재학생이 건물에서 투신해 숨졌어요. 만약 이 학생이 여러분에게 이런 글을 보내며, 자살을 예고했다면 무슨 말을 해주고 싶은가요?

 

“정신적 귀족이 되고 싶었지만 생존을 결정하는 것은 ‘금전두엽’이 아닌 ‘금수저’”

 

4. 우리 주변에서 소위 ‘금수저’와 ‘흙수저’로 나눠볼 수 있는 것들을 찾아 보세요.

 

예)개인의 인맥이나 환경에 따라 접근할 수 있는 알바의 질이 달라 알바에도 ‘금수저’와 ‘흙수저’가 따로 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출처: 2015년 11월 4일 헤럴드경제 10면〉

 

5. ‘흙수저’라는 용어에는 젊은이들의 박탈감과 자조, 좌절, 반감, 분노, 저항이 농축돼 있어요. 그러나 주변을 살펴보면 흙수저를 금수저로 바꾼 인물을 찾아볼 수 있지요. 다음의 사례를 참고하여 그런 인물을 역사에서, 그리고 현실에서 찾아보고 어떻게 바꿨는지도 설명해보세요.

 

예 1)이순신 장군은 빈한한 집안에서 어렵게 자라 서른 둘에 겨우 무과에 급제했다. 무관이 된 뒤에도 오랜 세월 변방의 한직을 전전했고 좌천 파직 백의종군을 거쳤다.

 

예 2)함영주 통합KEB하나은행장 ? 상고출신으로 내내 비주류의 길을 걸었지만 살아 돌아갈 기약 없이 죽을 각오로 싸워 오늘에 이르렀다. 〈출처: 2015년 12월 31일 대전일보 23면〉

 

6. 현대 경제 연구원이 최근 800여명의 구직청년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결과 81%가 ‘열심히 노력해도 계층 이동이 어렵다’는 통설이 맞는다고 응답했어요. 본인의 노력에 따라 수직상승이 가능했던 입신의 사다리 사회를 부인한 거죠.〈출처: 2015년 9월 18일 내일신문 23면〉

 

그렇다면 ‘개천용’시대의 입신(立身)사다리가 철거된 원인은 무엇일까요?

 

7. “아버지 뭐하시노?” 이 말은 영화 ‘친구’에서 선생님이 학생에게 했던 말입니다. 학생이 잘 못을 저지르는 것은 아버지가 잘 못 가르쳤기 때문이라는 의미가 컸죠. 살아가면서 아버지의 직업에 대해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그리고 그런 기분이 든 이유는 무엇인지 서로 얘기 나눠 보세요.

 

8. 다음 말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간단하게 쓰세요.

 

△ 일부 상속 졸부나 부동산 불로 소득자들은 3루에서 태어났으면서도 3루타를 친줄 알고 살아간다.

 

△흙수저 생존법: 유통기한이 임박한 할인상품을 사라, 겨울엔 내복을 입고 옷을 껴입어라, 청소기보다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이용하자 등.

 

△뜨거운 불속에서 버티다 보면 960도에서 은이 녹고, 1063도에서 금도 녹지만, 1200도를 버텨낸 흙수저는 마침내 아름다운 도자기가 된다. 〈출처: 2015년 11월 7일 중앙일보 20면〉

 

3. 읽고 생각하기

 

△다음 기사를 참고하여 ‘개천에서 용나기 힘들다’라는 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보세요.

 

최근 발표된 ‘한국의 세대 간 사회계층 이동성에 관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2004년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2000명을 10년간 추적한 결과 소득이 가장 높은 5분위 부모를 둔 자녀의 약 90%가 일반고 특목고에 진학했다. 반면 소득 1~2분위에선 이 수치가 50~60%대로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경향은 취업시장에도 두드러져 부모의 교육수준이 전문대를 포함한 대졸 이상이면 월 임금이 179만원인데 비해 보호자 학력이 고졸 또는 고졸 미만인 경우 145~148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학력에 따라 자녀의 임금이 3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부모의 능력과 연봉 수준이 자녀의 계층 이동을 결정하는 셈이다.〈출처: 2015년 4월 28일 헤럴드경제 12면〉

 

4. 나의 주장 말하기

 

△다음 내용을 참조하여 흙수저와 금수저의 차별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펼치세요.

 

△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질 때 반듯한 대한민국은 가능하다 이제 복지를 넘어 공정성을 외쳐야 할 시점이다. -최영진중앙대정치국제학과교수

 

△ 부의 불평등은 불평등으로 이익을 보는 사람들에게 권력을 몰아주었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로이스의 저서 ‘가난이조종되고있다’에서

 

△ 부모의 경제력이 아닌 본인의 노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회적 배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청년센터관계자

 

△ 정부가 재분배 정책을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펴야하며 평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여 신분상승 사다리를 복원해야한다. -김진동내일신문논설고문

 

△ 청년들이 최소한의 삶을 유지하고 앞으로 나아갈수 있는 안전망을 갖추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설동운 전북대사회학과교수

 

■ 토론하기

 

△ 다음 내용을 참고하여 ‘교육 정보 주거격차 해소의 길’을 주제로 토론하세요.

 

서울 광진구의 아름다운 학교-소외 없는 교육을 꿈꾼다

 

서울시립 고척도서관 - 지역도서관의 작은 실험

 

서울시의 공공임대주택건설 - 다함께 사는 ‘소셜믹스’〈출처: 2016년 1월 1일 국민일보 3면〉

 

■ 논술

 

△ ‘흙수저’와 ‘금수저’로 사회가 양극화 된 원인을 분석하고 ‘흙수저’가 ‘금수저’를 이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개인적 차원과 국가 사회적 차원으로 나누어 논술하세요.(600자)

 

■ 관련상식

 

△ 흙수저와 관련한 신조어 모음

 

①문송: 문과라서 죄송합니다. 의 줄임말로 인구론(인문계 90%가 논다)처럼 취업이 어려운 인문계 현실 반영

 

②지여인: 취업이 어려운 3대 요소(지방대, 여자, 인문대 학생)를 합친 말

 

③호모인턴스: 정규직이 되지 못하고 인턴 생활만 전전하는 젊은 세대

 

④부장인턴: 인턴 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기업 부장만큼 풍부한 경험을 쌓은 인턴

 

⑤화석선배: 취업이 안돼 졸업을 미루고 도서관에 파묻혀 사는 고학번 선배

 

⑥서류가즘: 서류합격만으로 오르가즘(기쁨)을 느낀다는 뜻

 

⑦노오력: '요즘 젊은이들은 노력이 부족하다'는 기성세대들의 평가를 비꼬는 표현

 

⑧빨대족: 경제적 독립없이 부모의 노후자금까지 빨아먹고 사는 젊은이·〈출처: 2015년 12월 29일 동아일보 A18면〉

 

■ 학생글

 

- 흙수저가 금수저를 이기려면

‘금수저’, ‘흙수저’ 라는 말을 들으면 슈바이처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렸을 때 친구랑 싸워서 이겼는데, 그 친구가 슈바이처에게 나도 너처럼 고기를 먹었으면 이겼을 것이라고 말해, 슈바이처가 충격을 받고 그때부터 가난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 회자되는 수저 계급론으로 비춰 보면 슈바이처는 금수저이고 그 친구는 흙수저인가 보다.

 

흙수저 금수저 헬조선 이런 말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국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흙수저의 죽어라 ‘노오력’하는 것만으로 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사회가 됐다고 한다면 국가가 부의 편중에 의한 상대적 빈곤감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슈바이처같은 아이들에게 금수저를 물려준 부모가 있듯이 흙밭에 뒹굴 수밖에 없는 아이들에게는 부모의 금수저를 대신할 국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공정한 사회, 능력대로 인정받는 사회, 일한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는 사회가 되어야한다. 부유한 아이들이 벤츠를 타고 경주에 임할 때, 흙수저 아이들이 모래 주머니를 차고 경주에 임하는 일이 없는 사회가 되도록 소득의 적절한 분배를 통해 가난한 이들도 공평하고 공정한 기회를 통해 자신들이 가진 잠재력을 발휘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한다.

 

둘째로 금수저들이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금수저들이 많아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금수저를 물려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겠지만 흙수저들이 있어야 금수저의 부가 가능하다는 것을 생각하고,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는 금수저의 도덕적 자세와 실천이 있어야 한다.

 

셋째로 흙수저들이 ‘노오력’으로 살아내기 힘들다고 하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실력을 갖추기 위해, 경제력을 쌓기 위한 노력을 당연히 멈추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흙수저가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도록 서로가 힘을 합쳐, 불공평한 사회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비하하지 말아야 한다. 흙수저 스스로의 힘으로 얻은 것들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와 만족감은 금수저는 맛볼 수 없는 행복일지도 모른다.

 

부모님께서 흙수저라는 말을 아실까봐 두렵다는 고대생 형의 말처럼 우리 부모님은 우리에게 건강한 흙을 주셔서 그 좋은 흙에서 깊이 뿌리 내려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나무가 될 수 있게 해주셨다. 부모님들의 기대대로 크고 넓은 그늘을 드릴 수 있는 나무로 자라야 한다는 각오로 오늘을 살아내는 자세야 말로 흙수저가 금수저를 이겨낼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최윤형(전북대 사대부고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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