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 방제 허술 '피해 확산' / 10여년간 고사목 벌목 전무…현황 조사도 안해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군산 앞바다 일부 섬들이 일명 ‘소나무 에이즈(AIDS) ‘로 추정되는 재선충에 감염돼 대부분의 산림이 고사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군산시 방제대책에 구멍이 뚫렸다.
특히 군산시가 소나무재선충과의 전쟁을 선포, 피해지역과 피해규모 및 이에 대한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심하게 피해를 입은 섬 지역은 아예 피해지역에서 제외돼 있는 등 허술한 방제대책이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군산시는 지난달 28일 지난해 4월 회현면 대정리 회현초교 뒷산에서 최초 발생한 소나무 재선충병을 시작으로 현재 군산지역 피해면적은 약 763ha이른다고 밝혔다.
피해목 등 방제 대상목은 약 14만6000본으로 피해지역은 월명공원, 은파유원지, 청암산 일원, 옥산면, 회현면, 옥구읍 등에 국한되며, 섬 지역은 안전지대로 분류했다.
그러나 군산 옥도면 어청도의 경우 대부분의 산림이 고사해 사실상 민둥머리 섬으로 볼썽사나운 모습을 띠고 있으며 그나마 전체 산림의 10여%만 본연의 모습을 띠고 있다는 게 어청도 주민들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럼에도 최근 10여년간 벌목이나 방제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등 정부가 선정한 ‘가고 싶고 찾고 싶은 섬 베스트 10’을 무색케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근 연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섬 내 산림이 이유 없이 고사되고 있지만 피해 집계는 물론 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실정이다.
벌목과 방제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군산시내 명산 월명공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산으로 분류돼 벌목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작업과정에서 발생한 패임 및 흙 쌓임 현상으로 등산객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
물론 소나무재선충의 경우 벌목을 제외하고는 이를 차단할 방법이 없어 인력으로 막기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좀 더 구체적이고 세밀한 대책을 강구, 재선충 이동경로를 원천 차단하는 한편 발생 원인을 찾는 게 급선무가 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어청도 한 주민은 “10년 전과 현재의 어청도 모습을 비교한다면 이는 하늘과 땅 차이로 어청도는 이미 죽은 섬이 돼 버렸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방제는커녕 정확한 조사조차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으로 그나마 등대 인근 산림만 간신히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군산시 관계자는 “섬 지역 나무는 환경적 특성상 바위틈에 자라기 때문에 굵기가 얇아 주사 등으로 약제를 처방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며 “어청도의 경우 7~8년 전 깎지벌레의 침투로 항공 방제를 실시한 적이 있지만 비용도 비싸고 효과도 적어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군산 전체면적(3만9494ha)의 70%(2만8000ha)에 해당하는 지역을 소나무 반출금지구역으로 정하는 등 재선충 확산을 막기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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