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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문화] '병 옮기는 병원' 이대로 괜찮은가

■ 주제 다가서기

 

사회 전체를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었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 메르스 확산의 주요 원인이 ‘병원 내 감염’으로 밝혀지면서 병을 고쳐야 할 병원이 오히려 ‘병을 옳기는 온상’이 되었던 것이다. 응급의학과·감염내과 전문의들은 “병원 내 감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응급실 체계를 개편하고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병실문화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실 병실문화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거론되었지만 메르스 파동 이후 변한 것은 없다. 정부 차원에서 ‘입원 환자 병문안 기준 권고안’을 마련해 협조를 요청했지만 병원도, 보호자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병실문화의 실태와 문제점을 파악 후 안전한 병실문화 정립을 위한 방안을 찾아보도록 하자.

 

■ 주제 관련 신문 기사

 

〈읽기자료 1〉 메르스 확산 통로 된 病室문화, 이제는 바꿔야 (문화일보 2015-06-04)

 

〈읽기자료 2〉 ‘보호자 없는 병원’…환자 욕창 75% 줄었다 (조선일보 2016-04-22)

 

〈읽기자료 3〉 침대 다닥다닥·배달음식 들락날락 ‘세균 감염 무방비’ 병실에서 병난다 (서울신문 2015-06-04)

 

■ 신문 기사 읽기

 

〈자료 1〉

 

메르스 확산 통로 된 病室문화, 이제는 바꿔야

 

메르스 감염 사태가 확산된 데에는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후진적 병실(病室)문화도 큰 몫을 했다. 메르스 환자들의 감염 경로를 보면 대다수가 병동과 병실에서 바이러스에서 노출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병실이 확산 통로가 된 것이다. 메르스 첫 확진 환자의 경우 공기 순환 시설이 없는 병실에서 병간호를 하는 자신의 아내에게 전파했고, 그와 같이 병실에 있던 환자와 그의 자녀들이 모두 2차 감염자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이날 ‘한국 메르스 발생 보고서’를 통해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한 적절한 대응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의료는 의사나 기술, 행정 측면에서는 세계 일류 수준에 도달해 있지만 병실문화는 부끄러울 정도이다. 병원과 의사, 환자와 방문객 등 모두 기본을 지키지 않는다. 환자를 병문안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지켜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반인들이 수시로 병실을 드나들고, 외부 음식 반입도 통제 받지 않는다. 환자복 차림으로 병원 밖을 돌아다니다 병균을 묻혀서 들어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호흡기 질환 환자에게 좋지 않은 꽃다발도 버젓이 병실에 들고 들어가고, 면역력이 약한 미취학 아동이나 노약자의 면회 등도 거침없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의 경우,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곤 입원 치료를 하지 않고, 입원할 경우 엄격하게 관리된다. 이에 비해 우리는 병원 경영상의 이유에다 환자들도 입원을 선호한다. 그러다보니 4~6인실이 주를 이루고, 좁은 병실에 간병인을 포함해 10여 명씩 머무른다.

 

이런 관행이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고, 이를 바꾸려던 시도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번 메르스 사태로 병실문화 개선을 더 미뤄선 안 된다는 사실이 더 분명해졌다. 문병을 갔다가 병균에 전염되고, 반대로 환자를 위문하려다 면역력이 약해진 환자에게 또 다른 질병을 옮겨서야 되겠는가. 보건 당국, 병원, 환자, 가족 모두의 발상 전환이 절실하다. (발췌/문화일보 2015-06-04)

 

〈자료 2〉

 

‘보호자 없는 병원’…환자 욕창 75% 줄었다

 

(생략)

 

중환자와 그 보호자에게 마음의 짐, 경제적 부담을 지게 했던 병실문화를 바꿀 단초가 마련됐다. 가족이나 전문 간병인 없이 간호사가 입원 환자를 간병해주는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가 이달부터 확대 시행됐다.…(중략)…간호사들은 장터 같던 병실이 위생적으로 바뀐 점을 장점을 꼽았다. 홍나숙(44) 일산병원 수간호사는 “간병인·보호자들이 먹으려고 냉장고를 꽉 채우던 냉동 밥과 반찬이 싹 사라지고 소독약 냄새보다 진하게 풍겼던 김치 냄새부터 사라졌다”고 했다. 전문 간호 인력이 환자를 돌보니 낙상과 욕창이 각각 19%, 75% 주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2014년 10월 고려대 의대 김현정 교수팀)도 나왔다.(중략)

 

경제적 부담도 크게 줄었다. 그간 개인 간병인을 쓰면 하루 7만~9만 원을 줘야 했다. 그러나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를 도입한 병원에선 기존 입원료에다 1만~2만 원 정도만 더 내면 된다. 환자들은 “간병인들이 병세 심한 환자를 만나면 웃돈을 요구하고 가족이 지켜보지 않을 땐 소홀히 하는 경우도 간혹 있어 마음 상했는데 이런 불만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서비스가 2018년 전체 의료기관으로 확대되기 전에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잖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자·보호자는 환영하지만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를 시행하려면 간호 인력이 병원마다 2배 정도 늘어야 해 각 병원 입장에선 충분한 간호 인력 확보라는 큰 과제를 안고 있다. 간호사들이 선호하는 대형 수도권 병원에만 몰리는 쏠림 현상이 일어나 지방 중소 병원 간호사 수급난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중략)

 

복지부는 간호 인력 수급 문제를 우선 해결하기 위해 간호 인력을 충분히 확보한 병원(간호 등급 3등급 이상)부터 1~2개 병동씩 단계적으로 시행해 서비스 시행 초기 혼란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또 간호대 입학 정원도 매년 늘려 간호 인력을 더 양성하고 이른바 ‘장롱 면허’를 가진 유휴 간호사의 재취업을 유도하기 위해 작년 9월부터 ‘간호 인력 취업 교육센터’를 전국에 6곳 두고 교육시키고 있다. 이창준 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빠른 고령화 추세에다 여성 직장인도 늘어 간병 부담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회 문제”라며 “메르스 이후 지적된 후진적 간병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가 확대되도록 적극 유도하고 초기 시행착오를 빨리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발췌/조선일보 2016-04-22)

 

〈자료3〉

 

침대 다닥다닥·배달음식 들락날락

 

‘세균 감염 무방비’ 병실에서 병난다

 

…(전략)…의학 전문가들은 병원 내 통제가 되지 않은 ‘다인 감염 병실’의 허술한 관리?운영과 후진적인 간병 문화가 사태를 키운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기준 우리 나라의 인구 1000명당 총 병상수는 10.3개로 일본 (13.4)에 이어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많다. OECD 평균(4.8개)의 두 배 이상이다. 우리나라 병실은 다인실 중심이고, 병상 간 간격이 좁아 메르스와 같은 비말감염에도 취약하다.

 

간병인이나 보호자가 병실에 24시간 상주하는 문화도 감염 질환의 공간적 차단선을 허무는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국내 병원은 환자 침대 바로 옆에 보호자를 위한 보조 침대가 붙어 있는 게 일반적이다. 6인실의 경우 최대 12명이 한 병실에서 지내는 경우도 많다. 상당수 OECD 국가 병실에서는 의료인이 출입하거나 머물고 보호자가 24시간 상주해 간병하지 않는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 간호사인 K씨는 “면회 시간을 어기는 건 물론이고 외부 음식을 배달시켜 먹거나 술을 마시고 면회 오는 사람까지 있는 우리 현실에서 병원의 감염 관리는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정선영 건양대 간호학과 교수는 “환자의 경우 전염병 감염 여부 확인을 하지만 간병인이나 보호자는 전혀 전염병에 대한 통제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실이 병원의 수익성과 연관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석균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 연합위원장은 “우리나라 병원들은 대부분 수익 확대를 위해 다인실 등 병상의 과잉 공급을 묵인하고 있다”며 메르스 때문만이 아니라 감염 관리를 위해서라도 작은 병실에 환자를 몰아넣지 않고 공공병원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췌/서울신문 2015-06-04)

 

〈자료 4〉

 

문병객과 보호자, 간병인으로 넘쳐나는 한국의 병실이 감염의 위험성을 키울 것이란 데는 의료진과 환자 측 모두 공감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병실의 무질서가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최준용 연세대 감염내과 교수는 병원에 대한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은 역설적으로 가장 병균이 많은 공간이라는 점을 문병객들이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윤석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병원은 공공장소고, 공공장소에 걸맞은 ‘타인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문병객이 우르르 몰려와 큰 소리로 울면 옆 환자의 맥박 수가 올라간다. 다인(多人)실 위주인 한국 병실에서 종교의식을 하거나 외부음식 냄새를 풍기는 것은 결국 다른 환자의 치료와 안정을 방해하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전병율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문병 부조(扶助)’ 문화를 없애야 한다고 했다. 입원할 때 서로 봉투를 주고받다 보면 병문안을 결혼식·장례식 오는 것처럼 의례(儀禮)로 여기는 문화가 고착된다는 것이다. 김태형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병문안 갈 때 어린이를 데려오지 말라는 것을 오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아이가 위험에 처할 수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독감 등 호흡기 질환의 주된 전파자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이들은 증상이 없더라도 호흡기 감염원을 보균하고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병실에 데리고 오는 것은 입원 환자들에게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병실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환자를 전문성 없는 가족이 아닌 간호사가 돌보는 포괄간호서비스가 정착돼야 한다”고 했다. (발췌/조선일보 2015-06-18)

 

■ 생각 열기

 

△자료 1을 읽고 우리 나라 병실문화의 실태를 나열해 보자.

 

△자료 2를 읽고 ‘보호자 없는 병원’의 장점과 전체 의료 기관으로 확대하기 위한 과제가 무엇인지 찾아보자.

 

△자료 3을 읽고 자료 1에 나타난 병실문화의 공통점을 찾고 가장 심각한 문제점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 생각 심화하기

 

△우리는 병실문화를 情문화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건강한 병실문화 개선을 위한 제도적·개인적 차원의 방안을 모색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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