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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 올해도 왔다

5021여만 원 기부…17년간 5억여원 선행 / "힘든 한해…희망은 잃지 마세요" 메모 남겨

▲ 28일 전주 노송동 주민센터 직원들이‘얼굴 없는 천사’가 소녀소녀가장들에게 희망을 잃지 말라는 메모와 함께 놓고 간 성금을 세고 있다. 박형민 기자

지난 16년 동안 단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전주시 노송동을 찾아 조용히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성금을 맡기고 간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28일 전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8분께 노송동 주민센터에 중년 남성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다급한 목소리로 “주민센터 뒤 공원 나무 밑에 박스가 있으니 가져가시고 불우이웃을 위해 써주세요”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받은 정세현 시민생활지원팀장(47)이 무어라 묻기도 전에 발신번호표시제한으로 된 전화는 끊겼고, 서둘러 나간 주민센터 직원들은 주민센터 바로 옆 기부천사 공원 나무 밑에서 A4 복사용지 박스를 발견했다.

 

이 박스에는 5만 원권과 1만 원권 지폐다발, 돼지저금통, ‘소년소녀가장 여러분, 힘든 한 해였지만 우리에게는 희망이라는 선물이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쇄된 A4용지 한 장이 담겨 있었다.

 

노송동 주민센터 측은 이날 전화를 걸어 온 남성이 50대 중반 쯤 돼보이는 전화 목소리와 전달 방식이 똑같은 점을 토대로 매년 어김없이 노송동에 기부를 해온 ‘얼굴 없는 천사’로 보고 있다.

 

이날 얼굴 없는 천사가 기부한 금액은 모두 5021만7940원으로 집계됐다.

 

얼굴 없는 천사는 지난 200년 58만4000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17년째 4억9785만9500원을 몰래 놓고 갔고, 전주시는 이 돈을 어려운 이웃 5600여 세대에 현금과 연탄, 난방 주유권 형태로 골고루 지원했다.

 

마을공동체 ‘천사길 사람들’ 김성국 대표는 “해마다 천사님의 기부가 이어지면서 어려운 노송동이 물질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많은 발전을 해 감사드리고 있다”며 “우리 스스로도 천사님의 나눔 정신을 확신시키는데 다양한 방법을 통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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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종 bell103@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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