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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처우에 업무 과중 겹쳐…사회복지 서비스 질 저하 우려

본연의 현장 역할에 행정 업무도 더해져…민원 스트레스도 커

지난 2013년 업무 과중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경기 성남시청과 용인시청 사회복지직 공무원 2명이 잇달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근에는 전주시내 한 동주민센터에서 일하던 사회복지 공무원 2명이 공직에 들어온지 1년도 안돼 잇달아 퇴직하면서 사회복지사들의 과중한 업무와 열악한 처우, 지위 문제 등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 1월 완산구 효자4동 주민센터에서 일하던 사회복지 공무원 2명이 잇달아 퇴직했다.

 

지난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공직에 입문해 7개월을 근무한 이들은 업무량 과다와 민원 문제 등의 스트레스로 ‘공무원’신분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전주시 관내 주민센터 가운데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한 효자4동은 7만5000여 명의 인구가 밀집된 곳으로 사회복지서비스의 필요성이 큰 곳이지만, 단 5명의 사회복지 공무원들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효자4동 주민센터는 최근 사회복지 공무원을 6명으로 늘렸지만, 사회복지사 업무과다 문제는 여전하다.

 

효자4동 직원 A씨는 “공무원이라고 하면 시민들은 ‘칼퇴근’을 생각하겠지만, 업무량이 많아 매일 야근하는 실정”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공무원 자리를 스스로 버린 그들의 감정을 똑같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사업이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지만 늘어나는 업무량 만큼 인력 증원은 이뤄지지 못해 일선 사회복지 공무원들의 업무 부담은 크게 가중되고 있다.

 

사회복지 서비스는 중요한 공공서비스지만 사회복지사의 열악한 처우와 근로 환경, 왜곡되고 후진적인 사회의 인식으로 국가의 필수적 복지 기능에 중대한 난관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11회 사회복지사의 날(3월 30일)을 하루 앞둔 29일 전주 금암노인복지관에서 만난 이희진(28)·정귀선(27)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사가 된 뒤 느낀 가장 큰 부분은 실질적인 업무에서 행정 업무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장에서 직접 서비스 대상자를 보살펴야 하는 본연의 역할에 더해 행정 업무까지 처리해야 해 업무량이 크게 늘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자연히 서비스의 질은 낮아질 수밖에 없고, 사회복지사들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금암노인복지관은 등록 회원이 4200여명으로 하루 680여 명이 이용하고 있지만 복지관에 소속돼 실무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사는 이 씨와 정 씨 단 2명 뿐이다.

 

이 씨는 “전주시 평가와 감사 준비를 해야 하고, 위탁 사업도 진행하다 보니 아무래도 업무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과중한 업무로 함께 사회복지사를 꿈꾸던 친구들도 1~2년 정도 업무를 하다 다른 길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사회복지사들은 처우 개선 뿐 아니라 사회복지사를 ‘전문직’으로 바라봐주길 원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시민들이 느끼는 ‘좋은 일 하시는 분’이라는 이미지보다는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전문적 업무를 하는 사람’으로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암노인복지관 서양열 관장은 이 같은 사회적 인식 변화와 더불어 사회복지 자체에 국가 책임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초 연금과 기초 생활보장수급자 등에 대한 서비스는 국가에서 맡고, 복지관 등의 사회서비스는 지자체에서 진행함으로써 운영 여력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서 관장은 “현 시스템에서는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지원하는 형태로 돼 있어 재정여건 등이 어려운 지역의 경우 사회서비스의 질이 더 열악해질 수 있다”며 “어려운 지역일수록 국가에서 더 부담을 해주면 지자체에 여력이 생겨 보다 나은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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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석 1000k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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