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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軍)특성화고’ 진안공고, 전문기술부사관 요람 된다

국방부 지정 부사관학교로 지난 7월 선정
소규모 농촌학교 살리기 모범 사례 주목
취업·병역·대학진학 문제 동시에 해결

진안공업고등학교(이하 진안공고)가 지난 7월 군(軍)특성화고로 지정되면서 소규모 농촌학교 살리기 모범케이스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역에선 “경사 났다”는 반응이다. 군특성화고란 한 마디로 ‘국방부가 지정한 부사관 양성 고등학교’라 할 수 있다. 교육부가 아닌 국방부가 지정한 마이스터고 쯤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요즘 같은 ’취업 좁은 문 시대’에 군특성화고 입학은 매력 넘치는 선택이 될 수 있다. 군특성화고로 지정된 진안공고는 내년부터 3학년(현재 2학년) 재학생에게 ‘전문기술 부사관’ 교육을 실시한다. 3학년 재학생은 군의 첨단기술분야 전문교육을 이수한 뒤 졸업과 동시에 입영하고 전문병 18개월, 전문하사 18개월 총 3년(36개월)을 의무 복무한다.

의무복무 기간인 3년 동안 학비를 지원받으며 e-MU(e-Military University) 과정을 통해 전문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36개월 군복무 후 두 갈래의 선택이 가능하다. 하나는 국방부와 MOU를 체결한 우수기업·공기업에 취업하는 것, 다른 하나는 전문기술부사관으로 직업군인의 길을 계속 가는 것.

진안공고에 입학하는 것은 고교과정을 통해 병역, 취업, 대학진학까지 3가지를 확실하게 해결하는 청춘 로드맵을 손에 쥘 절호의 기회를 잡는 것이나 다름없다.

부사관(예전 하사관) 양성의 요람이 될 진안공고를 찾아 권태순 교장을 만났다.

권태순 교장
권태순 교장

- 군(軍)특성화고가 무엇인지요?

“군(軍)특성화고등학교는 여러 가지 형태의 특성화고 중 하나입니다. 그 중 군(軍)이 속한 국방부가 군 관련 교육과정을 다루도록 지정한 특성화고를 말합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자면, 고 1·2학년 때 교육과정은 기존의 특성화고나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3학년 때는 교육과정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3학년 때는 군의 첨단 기술 분야 전문교육이 이뤄집니다. 3학년 과정을 이수하면 졸업과 동시에 입대할 수 있습니다. 이후 ‘전문병’으로 18개월, ‘전문하사’로 18개월 총 36개월(3년)을 복무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두 갈래 선택이 가능합니다. 하나는 국방부와 MOU를 체결한 우수기업 및 공기업에 취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전문기술부사관으로 직업군인의 길을 걷는 것입니다. 3년간의 의무복무 기간 중 e-MU 대학에 진학하여 전문학사 및 학사학위 취득도 가능하며 이 경우 50~100% 학비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어떤 학생이 군특성화고에 진학한다면, 세 가지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첫째, 취업이란 좁은 문을 통과할 수 있고, 둘째, 부사관(옛 하사관)으로 고액의 보수와 함께 국민의 의무인 병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셋째, 국비 지원을 받아 대학까지 마칠 수 있습니다. 젊은 날의 인생 로드맵이 확실하게 만들어지는 셈입니다.”

- 3학년들에게 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해서 가르친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이는데요?

“맞습니다. 광범위한 군사 분야를 1년 만에 전부 다룬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일부만 다룹니다.”

- 그렇다면 진안공고에서는 앞으로 3학년생에게 가르치는 분야는 뭔지요?

“이번에 선정된 군특성화 과정은 공병운용(건설장비운용) 분야입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앞으로 3학년들에게 지게차, 굴삭기, 불도저, 로더에 대한 작동원리 이해 및 실무능력을 향상시키는 교육을 통해 군 관련 자격증 취득 및 전공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게 될 것입니다. 2019학년도에는 통신장비 운용분야도 추가해 2개의 병과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 군특성화 교육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요?

“1·2학년에게는 기본소양 및 전공 교육이 실시됩니다. 공통 기본교과 및 공병 분야의 전공 기초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3학년에게는 국방부 예비역 영관급 장교(1명)의 지도 아래 국방관련 교육과 현장적응 교육이 실시됩니다. 국방교육에서는 리더십 배양, 군 맞춤형 교육이 진행되고, 현장 적응교육에서는 협력 교육기관 입소교육, 자매결연 부대 방문 체험교육이 실시됩니다. 이를 이수하고 신체검사에 통과한 학생은 졸업과 동시에 임관합니다.”

- 군 특성화고를 신청하게 된 동기는 뭐죠?

“우리 진안공고는 1956년 개교하여 1992년 공업 분야 특성화고등학교로 개편됐습니다. 2018년 2월까지 6410명의 기계 또는 전기 관련 전문직업인을 양성해 냈습니다. 전라북도 순수 5대 특성화고의 하나였지만 최근 국가적으로 학령인구가 급격히 줄어듦에 따라 본교 또한 입학생수가 급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따라 경쟁력 있는 학교로 거듭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그 대안을 찾던 중 군 특성화고가 지역 현실에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습니다. 공무원을 선호하는 지역특성을 살리고, 농어촌학교를 살리기 위한 일환으로 전라북도교육청과 진안군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국방부 지정 군 특성화학교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 군 특성화고 도입에 대한 준비를 어떻게 했는지요?

“2015년도부터입니다. 우리 학교 중장기 발전계획의 핵심에 속하는 군 특성화 사업은 본교는 물론 지역의 발전에 전환점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인식 아래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추진했습니다. 전라북도교육청과 진안군의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이 뒷받침 된 점도 군 특성화고 도입의 성공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이런 지원을 바탕으로 건설장비 및 통신장비 운용에 관한 인적, 물적 인프라를 충분히 구축했습니다. 이와 함께 교장·교감은 물론 여러 선생님들이 나서서 전국에서 선도적으로 군 특성화 사업을 도입 운영하고 있는 학교(8개학교)에 방문해 자료 및 정보를 수집하고 조언을 구했습니다. 교직원협의회와 학부모회, 동창회에서 적극적인 신청을 결의하고 역량을 한데 모았습니다. 그 결과 제반 여건 마련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전라북도교육청을 비롯하여 35사단 및 진안군청과 MOU를 체결할 수 있었고, 학과증설 및 운영비 등의 적극적인 지원 약속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 2019학년도 신입생 모집계획은 어떻습니까?

“전라북도교육청이 2019학년도 학급증설을 승인해줬습니다. 이에 따라 기계과 2학급(44명), 전기과 2학급(44명) 총 88명의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이 중 모집정원의 50%를 군 특성화 포함 취업희망자 특별전형으로 우선 선발하고 나머지 50%는 일반전형으로 선발합니다. 전국단위 모집이지만 진안 및 전북 지역 학생은 쿼터제로 우선 선발합니다. 전국단위 모집 안내를 위해 10월 13일(토) 14시에 ‘국방부지정 부사관학교 신입생 입학설명회’를 본교에서 개최합니다.”

- 기숙사 운영은 언제부터 하나요?

“친환경 건축자재와 첨단시설을 갖춘 기숙사를 신축해 2020년부터 개관할 예정입니다. 2019학년도는 관내에서 활용 가능한 시설을 신입생 숙소로 빌려 쓸 예정인데, 진안고원치유숲(구 에코에듀센터)을 ‘임시 기숙사’의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우수 신입생과 저소득층 자녀는 기숙사비 및 식비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지원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전주·완주권의 학생 편의를 위해 필요하다면 스쿨버스를 5대가량 운행할 예정입니다.”

- 군특성화 사업에 대한 재학생 반응은 어떤지요?

“우리 학교는 높은 자격증 취득율과 취업률로 취업선도학교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 본교 168명의 학생들은 취업 의지가 매우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국방부 지정 군 특성화고 설명회 당시인 지난 5월 전교생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학생의 80%이상이 군 특성화 프로그램 참여를 희망한 바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은?

“1956년 개교한 우리 학교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합니다. 본교 교직원은 앞으로 국방부지정 부사관학교 운영에 교육청을 비롯한 교육공동체는 물론 지역사회와 상호 협력하여 ‘소규모 농어촌학교 살리기의 모범케이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진안공고가 군특성화고(국방부지정 부사관학교)로 선정 이끈 사람들

진안공고가 군특성화고등학교, 즉 ‘국방부 지정 부사관학교’로 선정되는 데 자기 몫을 다한 2명의 조연이 있다.

그 중 한 사람은 진안공고 송현진 교사다. 송 교사는 2014년도에 부임한 후 신입생이 감소하는 진안공고의 현실을 직시하고 생존방법을 고민했다. 그 결과 ‘군(軍)특성화고’ 도입이 학교 활성화 방안이란 결론 내리고 연구에 들어갔다.

‘불리한 조건’ 돌파를 위해 송 교사는 주변의 모든 역량을 끌어 모았다. 지정 요건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관련 자료를 찾아내 꼼꼼히 분석하고, 여러 곳, 여러 사람을 방문했다. 진안군의회, 진안교육지원청, 전북교육청은 물론 심지어 중앙정치권까지 신발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진안공고의 설계된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또 “농촌 소규모 학교 살리기 모범케이스로 만들어 달라”는 읍소도 병행하면서 협조를 요청했다. 군특성화고 도입은 역량을 모아준 전 교직원의 협조 없이는 안 될 일이었다. 하지만 그의 땀방울이 큰 역할을 했음은 말할 나위 없다.

또 한 사람, 김두흠 진안공고 동창회장이 있다. 김 동창회장은 모교인 진안공고를 살리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물불가리지 않고 협조에 응했다. 학교 측이 요청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발을 벗고 나섰다. 지역사회로부터 도움이 필요할 경우 그때그때 해결사를 자청했다. 김 회장이 닦아 놓은 지역사회와 끈끈한 유대 관계가 이를 가능하게 했다. 단적인 예로 학교에서 필요한 중장비인 굴삭기나 지게차 구입 예산을 따내는 데 김 회장의 인맥이 큰 도움이 됐다. 김 회장은 “모교가 잘돼야 동창회도 활성화되는 것”이라는 기본인식 아래 “모교가 군특성화고가 된다면 동문끼리 더 단합하고 뭉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고 있다. 그는 “진안공고가 부사관학교로 정착하려면 학교발전 추진위원회 결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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