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준 남원학연구소
가족 없이 홀로 살고 있는 노인을 독거노인이라 한다. 노부부가 살다가 홀로되거나 가족에게 소외되어 혼자 살면 역시 독거노인이 된다.
모든 생물은 식물이나 동물이나 인간과 마찬가지로 모여 살고 있다. 하찮은 짐승이나 세균까지도 군락(群落, Colony)을 이루고 산다. 그러나 동식물의 삶은 생활이라고는 말하지 않고 그냥 산다고 말한다. 그저 생을 유지하여 종족번식만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사람은 자유의지자(自由意志者)로서 어떤 가치를 지닌 이상적인 목표를 스스로 세워가지면서 그 목적의 달성과 이상의 구현(具現)을 위해 능동적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삶을 생활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삶에 염증이 나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하는데 이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생활하는데 필요한 요소는 자기 자신의 능력 즉, 정신적 육체적으로 자신을 가꾸어 둔 모든 것이요, 사회적 동물로써 여러 사람과 더불어 일 할 수 있는 원만한 인간관계를 지켜가면서 생활해 나가는데 필요한 모든 물질 “돈”이 매체가 되기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한 제한된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한정된 인생을 사는 동안 열매를 잘 거두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노년에 자식들과 이웃으로부터 예우가 달라짐을 알 수 있고 골목에 버려진 푸댓자루 같은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아진다. 우리 주변을 보면 소외된 노인들을 많이 본다. 그들은 겨울나기 위한 개미의 지혜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전통사회제도인 대가족시대에서 핵가족시대로 변천하면서 노인은 더욱 갈 곳이 없어진다. 특히 독거노인은 더하다. 병원에 가는 것이 일과요 식생활부터 잠자리까지 모든 일상생활을 혼자 하여야 하기 때문에 시장에도 자주 가야하고 긴급할 때 사용할 구급약(심장약, 뇌졸중약, 진통해열제 등)을 머리맡에 두고 간호할 사람이 없는 한밤중엔 스스로 약을 복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리고 생활하면서 무료하게 지내지 말고 산책도 하고 노인복지관이나 독서실, 문화시설, 약국등도 찾아서 건강과 교양을 쌓아 보자. 치매도 예방되고 멋있는 노인이 될 것이다.
인간이 지켜가는 통과의례 중 마지막은 양로원이나 요양원에서 죽음을 맞는 것이다. 옛날 농경사회에서 받았던 노인존중 그런 환경은 이상(理想)에 불과하게 되었다. 더욱 혼자 사는 노인은 고독하고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스스로 생활을 해 나가기 어려워진다. 지금 국가적으로 양질의 노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아직 많은 노인이 노년기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노인 복지관을 만들고 마을 단위 노인회관이 있을 뿐 선진국에 비하면 심히 낮은 복지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노인 자살률이 가장 높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내면을 들여다보면 고독과 생계문제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젊었을 때 국가나 가정에 봉사한 만큼 노인은 예우를 받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경제적으로는 과거보다 부를 누리고 있는데, 왜 노인은 외롭고 고독할까? 그것은 서양화, 핵가족제도가 전개되면서 나타나는 사회현상이라고 본다. 노인은 노인에 맞는 일자리가 있어야 행복하다. 그러나 찾지 못한다. 국가는 그들에 맞는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오늘날 황금만능시대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물질적인 봉양만 잘하면 효도(孝道)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효의 기본정신은 물질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효(孝)가 더욱 중요시된다. 제 아무리 값진 의복이나 좋은 음식으로 부모님을 봉양한다 하더라도 부모님의 마음속에 근심과 걱정이 떠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효라고 할 수 없다.
지금의 노인은 대부분 농경 문화권에서 살아왔다. 그들은 과거 부모를 모시는데 있어 전통윤리규범을 몸소 실천해 왔던 세대이다. 따라서 자식된 자로 마땅히 부모님을 모시는데 있어 효로써 다해야 한다고 믿고 실천해 왔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 말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정부는 그동안 무의무탁한 노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던 노인복지시설을 일반 노인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 유료양로시설, 실버노인요양시설, 노인복지회관을 신축하는 등 가정에서의 봉양이 어려운 노인들이 생활환경 및 소득수준에 따라 용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음은 감사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우리사회 발전과 민주화추세에 따라 노인들의 복지 요구도 다양해져 수익자 부담이 없는 국가재정에만 의존하는 사회복지 서비스를 원한다. 노인복지의 확충은 국가의 재정적 제약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국민경제의 성장과 노인복지는 상관관계가 되고 인식의 제고로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될 때만이 가능하다.
노인복지 제도는 우리 실정에 맞는 전통문화 바탕위에서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며 한국적 특성에 맞는 경로효친 사상을 정신적 지주로 계승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시책의 발굴과 추진을 통해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꾸준히 전개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노인도 대접을 받으려면 인간이 갖출 인격을 형성하는데 노력하여야 하고 자기 적성에 맞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만 국가사회에서 환영과 존경받는 노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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