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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 '탄소산업' 르네상스 어떻게 열어갈 것인가

일시 : 2019년 9월 2일
장소 : 전북일보 편집국
참석자 : 이원택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방윤혁 한국탄소융합기술원장, 정용식 전북대 유기소재파이버공학과 교수
사회 : 이강모 전북일보 정치부장

2일 전북일보 편집국에서 이원택 정무부지사, 방윤혁 한국탄소융합기술원장, 정용식 전북대유기소재파이버공학과 교수가 전북 탄소산업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다. 박형민 기자
2일 전북일보 편집국에서 이원택 정무부지사, 방윤혁 한국탄소융합기술원장, 정용식 전북대유기소재파이버공학과 교수가 전북 탄소산업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다. 박형민 기자

효성첨단소재㈜가 1조 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탄소섬유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나선데 이어 정부 역시 효성첨단소재 일원을 탄소소재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했다. 전북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탄소 수도로 자리잡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전진기지가 마련된 것이다. 탄소섬유 가공은 미래 유망 분야이자 적용가능한 산업이 무궁무진해 탄소 소재의 원천 국산화를 이룩해 보다 효과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 현재의 경제왜란에서 손쉽게 우위를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북일보는 전북 산업생태계 조성 실무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이원택 전북도 정무부지사와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장을 지냈던 방윤혁 한국탄소융합기술원장, 탄소 분야에서 권위가 높은 정용식 전북대 유기소재파이버공학과 교수를 초청해 ‘전북탄소산업 르네상스 어떻게 열어갈 것인가’를 주제로 좌담회를 통해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탄소라는 소재가 가지는 가치와 의의는 무엇인지요.

△방윤혁=전북에서 탄소를 말하면 효성첨단소재㈜가 생산하는 탄소섬유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데 이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탄소’라는 자원은 철을 거의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철보다 4배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그 10배에 달하는 첨단 소재지요. 범용성이 워낙 방대하다 보니 전문가 아닌 입장에서는 탄소산업의 부가가치를 느끼기 어려운데 고강도를 필요로 하는 모든 산업의 수요가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국내는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지만 이미 선진국은 항공이나 방위산업, 자동차나 풍력에도 탄소소재가 적극 활용되는 추세입니다.

△이원택=탄소소재에 대한 설명은 탄소전문가이신 방 원장님께서 설명을 잘 해주셨습니다. 자치단체 실무자 입장에서 보면 탄소의 가치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잘 보여줬다고 생각됩니다. 소재산업의 자립화라는 입장에서 철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 전 산업분야에서 미래 신소재로 각광받는 탄소소재는 향후 10년 내로 세계 선진국 수준의 생태계가 형성되면 그 가치가 널리 알려질 것이라 봅니다.

 

-국내 탄소산업은 꽤 많이 진일보했지만 약점도 많은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와 정책이 선행돼야할까요.

△방윤혁=답을 찾는게 어렵기는 하지만 관건은 탄소를 어떻게 산업화 시킬 것인지 입니다. 미국의 경우 탄소소재와 완성체 제품공장이 같이 성장하고 있으며, 유럽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탄소섬유를 생산하는 곳이 있다면 그 근처에 완성품을 만드는 업체가 존재해 같이 성장해 나가는 것이죠. 다만 일본의 경우 철저히 소재 위주로 가고 있는데 지금은 소재와 함께 부품 완성체를 같이 현대화하고 있죠. 중국은 국가주도형으로 소재와 부품 모두를 생산합니다. 우리나라 전주의 경우 소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소재산업 가까이 완성품 공장이 필요합니다. 소재와 부품을 접목시켜야만 합니다.

△정용식=저는 교수이자 실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대표 입장으로서 두 가지 측면에서 이야기를 할 수가 있을 것 같은데요. 탄소산업은 탄소섬유만 봐도 그 활용범위가 굉장히 넓습니다. 자동차가 대형, 중형, 소형으로 나뉘는 등 다양한 종류가 있는 것처럼 탄소소재도 다양한 것들이 있고 그 시장도 세분화돼 있습니다. 그런데 효성과 같은 대기업 생태계는 조성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이 자생하고 발전해나갈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은 아직 미흡하다고 봅니다. 큰 생태계(대기업) 말고도 작은 생태계(중소기업) 관심을 가져야 취업난 속 인재양성과 산업의 내실화를 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소기업의 입장에선 전주탄소산단의 분양도 빠르게 이뤄져야 하고요.

△이원택=탄소산업은 지난 2006년 전주시를 시작으로 전북도와 함께 이끌어온 지역산업인데 이는 전무후무한 일입니다. 탄소는 항공이나 방위산업 등과 밀접하고, 국가 정책 산업인 만큼 국가산업으로 가야죠. 거꾸로 말하면 정부차원의 비전, 계획 등의 로드맵이 필요한 것이죠. 예를 들어 탄소산업을 토목건설 분야에 접목시킨다고 하면 내진 설비를 꼽을 수 있는데 정부차원에서 내진 허가기준을 만들어야 탄소가 비로소 내진설비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이죠. 일본의 경우 이미 탄소를 내진설비에 접목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이원택 전북도 정무부지사, 방윤혁 한국탄소융합기술원장, 정용식 전북대 유기소재파이버공학과 교수
(왼쪽부터) 이원택 전북도 정무부지사, 방윤혁 한국탄소융합기술원장, 정용식 전북대 유기소재파이버공학과 교수

-효성이 생산하는 탄소섬유는 대부분 수출인데 국내 기업들이 국산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일각에서는 가격 및 기술 경쟁력 등을 이유로 들고 있는데요.

△방윤혁=탄소산업은 국내에서 이제 막 걸음마 단계입니다. 탄소소재의 내수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까닭은 제품의 경쟁력이 아닌 기업 간 ‘신뢰관계’ 때문입니다. 효성에서 만드는 탄소섬유소재가 일본이나 독일산에 비해 가격이 높다는 것은 잘못된 이야기입니다. 탄소섬유는 국내에서 사용된 사례가 드물고 사용한 기업들도 극히 일부 대기업이었습니다. 그들은 평균적으로 30여 년 간 외국에서 생산된 탄소섬유를 사용해왔기 때문에 그것을 하루아침에 바꾸기가 쉽지 않습니다. 계약한 기업들이 정해져 있고요. 특히 탄소소재는 높은 안전도를 요구하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위험 부담을 두려워합니다. 습관의 문제지요. 가격차이나 품질에서 경쟁력이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이제 기업이 수요를 창출해야하는 단계에 온 것인데 이것은 효성이나 국내 기업들이 풀어나갈 과제입니다. 탄소소재와 관련한 인증기관 설립 및 지정도 시급하게 풀어야 할 숙제죠.

 

-전북 탄소산업이 어떻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이를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시켜야 한다고 보는 데요. 마지막으로 전북탄소산업에 대한 비전과 전략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말씀해주십시오.

△이원택=전북 탄소산업이 13년째가 됐는데 이제까지는 지자체가 산업육성을 주도했다면 이제는 국가와 기업차원의 생태계 조성이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탄소산업의 발전이 전북의 지역총생산과 지역소득과 연계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 10년은 지난 날보다 적어도 3~4배 빠른 속도로 탄소산업 인프라가 구축될 전망입니다. 퀀텀점프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인데요. 이것이 가능하려면 수소, 항공우주 등 관련 산업의 발전과 함께 가야지요. 포항하면 ‘제철’이 떠오르는 것처럼 탄소하면 ‘전북’이 바로 연상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고 싶습니다.

△정용식=부지사님 의견에 더한다면 지난 13년 간 진행한 탄소산업 생태계 구축에 과제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잘한 것은 잘한 것대로 실패한 것은 실패한 것대로 의미가 있는데 이를 전문 용역 등을 통해 정리하고 미래과제를 도출해야 하지 않을까요. 포괄적으로 정리를 해서 사업의 성과를 공고히 하고 부족한 부분은 메우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객관적인 탄소산업 종합평가가 이뤄져야 할 시기인 것이죠.

△방윤혁=저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오셔서 하신 말씀에 탄소산업이 나아갈 방향의 핵심이 다 들어 있다고 봅니다. 저는 대통령 방문 후 몇 번이나 그분의 발언 전문을 읽어봤어요.

우선 국가정책을 통해 부품소재산업을 키운다고 했고, 둘째 수요기업을 육성하고 연구개발과 인력육성을 언급하셨습니다. 전북을 탄소산업 메카로 인정도 하셨고요. 이 지점에서 저 또한 무거운 책임감이 듭니다. 일단은 생태계 초기에서 탄소소재를 어떻게 상용화시킬 것인가 이를 또 어떻게 실용화를 시켜 생태계를 조성할지 고민하고 노력하겠습니다.

 

대담=이강모 정치부장, 정리=김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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