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예분 그림책 <달이의 신랑감은 누구일까?>
면지 속 차별 표현, 목탄 그림 등 특별한 구성
“역시 여자라서 섬세하시네요.”
“다 너 생각해서 하는 말인데, 좀 꾸미고 살 좀 빼.”
하얀 그림책을 펼치면 면지에 여성 차별에 대한 속담, 일상 속에 거침없이 떠도는 차별에 대한 표현들이 빼곡하게 나타난다. 면지 앞부분부터 뒷부분까지 차별에 대한 찜찜한 언어들은 ‘먼지’처럼 희미하게 차곡차곡 쌓여 있다.
‘먼지 차별’은 그동안 일상 속에서 우리가 잘 느끼지 못하는 차별을 뜻한다. 성별, 나이, 인종, 성 정체성, 장애 등에 대한 차별이나 혐오를 담은 표현이다. 우리 주위에 먼지처럼 떠도는 차별은 누군가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기도 한다.
박예분 아동문학가가 펴낸 그림책 <달이의 신랑감은 누구일까?> 는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편견과 차별 속에서 주인공 달이가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모습을 그린다. 그림책 속 달이의 모습은 우리 할머니들이 오랜 세월 겪어 온 이야기이며, 그 시대를 살아 낸 여성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달이를 슬프게 했던 말들은 지금도 우리 곁에 미세먼지처럼 맴돌고 있다. 달이의>
달이는 숲에서 가시덤불에 갇혀 꼼짝하지 못하는 다람쥐를 구해주고 친구가 된다. 달이의 아버지는 이웃 마을 청년과의 결혼을 강요한다. 하지만 달이는 자신이 원하는 때에, 맘에 드는 신랑감과 결혼하고 싶다. 달이는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상황을 다람쥐와 함께 유쾌하고 지혜롭게 해결해 나간다.
그림책은 내용 외에도 특별한 구성이 돋보인다. 채색이 없는 박성애 일러스트레이터의 목탄 그림은 독자들에게 다양하게 채색할 수 있는 상상의 공간을 제공해 준다. 또 면지 마지막 장에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먼지 차별을 깨끗하게 털어내도록 말풍선을 배치했다.
박예분 작가는 “2017년에 ‘먼지 차별’에 대한 용어를 처음 접하며,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언어와 행동에 숨어 있는 차별이 얼마나 많은지 자각했다”며 “그림책에 어린이들이 차별 없는 평등, 평화 세상에서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전북대에서 아동학을, 우석대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다. 아동문예문학상과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햇덩이 달덩이 빵 한 덩이> <엄마의 지갑에는> <안녕, 햄스터> , 동화집 <이야기 할머니> <삼족오를 타고 고구려로> <두루미를 품은 청자> 등 다수가 있다. 전북동시읽는모임과 전북아동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두루미를> 삼족오를> 이야기> 안녕,> 엄마의> 햇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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