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팔복예술공장서 여덟 번째 불모지장 개최
최우선 가치는 환경⋯농산물, 비건 음식, 소품 등 판매
사람들은 조금 불편하지만 너도나도 환경 보호 동참해
불편한 모험을 통해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장인 '불모지장'이 대박을 냈다.
불모지장은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 환경을 최우선의 가치로 둔 장터다. 장을 열면 열수록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공감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8회까지 열렸다.
특히 최근 가치와 신념을 반영한 제품에 관심을 가지고 기업이 사회·환경적 책임을 다하는지까지 확인하는 '가치소비' 트렌드가 떠오르면서 남녀노소 불문하고 불모지장에 대한 관심이 모였다.
지난 4일 팔복예술공장에서 열린 전주문화재단과 함께하는 불모지장은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초여름 날씨에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입구에는 불모지장을 알리는 플래카드 대신 박스를 오리고 붙여 색칠해서 만든 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이날 불모지장은 50여 개 부스에서 제철 농산물, 비건 음식·음료와 버려진 조각천·유리병·잡지·종이 자투리 등으로 만든 소품 등을 판매했다.
두 시간 동안 불모지장을 여러 차례 둘러본 결과 사람들은 손에 작은 박스·양파망을 들고 다녔다. 박스와 양파망 안에 들어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농산물. 평소 장 보러 대형마트·전통시장 가서 아무 생각 없이 받아 들었던 비닐봉지·일회용품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음식·음료를 사 먹는 사람들도 일회용품이 아닌 다회용기·텀블러에 음식·음료를 받아 들었다.
한쪽에 마련된 먹거리 부스에서는 환경을 위한 비건 음식을 판매했다. 육류를 한 번에 줄일 수는 없지만 한두 번이라도 줄여 보자는 취지의 부스도 있다 보니 기존에 채식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쉽게 비건 음식에 접근할 수 있었다.
관심이 모이면서 불모지장을 연 지 두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 먹거리 부스 일부는 재료 소진으로 '재료 소진', '판매 종료' 안내판을 세우기도 했다.
바로 옆 농산물 부스에서는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 주변으로는 놀이공원에서 추로스·핫도그·닭꼬치를 먹듯 오이를 들고 다니면서 먹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범인은 농산물 '토이스토리' 부스. 김제 청년농부가 키운 이 오이는 무서운 속도로 팔리면서 불모지장 내에 오이의 향긋한 냄새가 끊이질 않기도 했다.
많은 사람이 평소와 달리 일회용품·비닐봉지 등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미리 준비한 다회용기·텀블러만 사용하고 육류 대신 채식 위주로 먹는 등 새로운 경험을 했다. 대부분 불편한 것도 있었지만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좋은 마음으로 환경 보호에 동참하는 분위기였다.
불모지장에 처음 왔다는 이지수(24) 씨는 "또래 연령층이 많을 줄 알았는데 연령층이 되게 다양해서 놀랐다. 호기심으로 왔는데 사람들이 환경 보호에 진심인 것 같아서 반성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면서 "다른 플리마켓도 종종 구경 가는데 생각보다 저렴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구경만 한다. 불모지장 가격도 저렴한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환경 보호라는 좋은 일에 동참한 듯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 같아서 더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불모지장은 지난 2020년에 시작한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비건 장터다. 장터 당일 뿐만 아니라 장터 준비 과정에서도 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고 재사용·재활용을 거듭하는 등 많은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장터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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