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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수필] 황혼의 반란

백봉기 수필가 

21C는 장수 시대가 되다 보니 노령화 문제가 사회 이슈화 되었다. 우리나라도 총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으로 고령화사회다. 급격한 출산율 저하와 의학기술, 생활 수준 향상으로 평균 수명이 고령화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우리 사회 현안’ 중 고령화 문제는 시급하다. 생산 가능 인구는 감소한 데다, 저출산 확대와 노령 인구 증가로 연금, 의료비 등 노년 인구 부양에 대한 사회적 부담이 증가되고 있다. 또한 노동력 부족으로 이어져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노인 소외, 빈곤, 질병 등이 사회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나라다. 퇴직자들 대부분이 하릴없이 노년기를 보내며, 사회적 비용만 축내는 현실이다. 이로 말미암아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소외감 이중고를 겪게 되고,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방문했던 프랑스 작가 ‘베르베르’가 쓴 <나무>란 소설에 「황혼의 반란」 이야기 있다. 초고령 사회인 프랑스에선 노인 부양에 견디다 못한 젊은이들 사이에서 ‘노인은 일도 안 하고 밥만 축낸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한다.

TV에 출연한 학자들도 노인들 때문에 국가의 재정적자가 증가한다며, 정치인들은 노인들에게 너무 쉽게 약을 처방해 준다고 비난한다. 이처럼 노인 문제가 적대시되면서, 식당에는 ‘70세 이상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걸리고, 80세 이상에는 약과 치료비 지급을 제한하며, 100세 이후는 모든 의료 서비스를 금지를 시켜야 한다고 한단다. 

더 나아가 젊은이로 구성된 체포조가 생겨 노인들을 붙잡아 ‘휴식, 평화, 안락 센터’라는 기관에 감금하여 독극물 주사로 안락사를 시킨다. 자식들이 부모를 버리는 순간 바로 이 센터의 직원들이 데려간다.  70대 ‘프레드 부부’는 자신을 잡으러 온 기관원의 버스를 훔쳐 타고 산으로 도망갔는데 버스에는 이미 잡혀 온 노인들이 있었다. 그래서 이들 부부는 이 노인들과 함께 산속에서 게릴라전을 펼쳤지만 결국 숲속에 바이러스를 뿌린 진압군에게 항복한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자신을 안락사시킨 젊은이에게 “너도 언젠가는 늙을 것”이라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 죽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참으로 씁쓸한 결말이다. 소설 ‘황혼의 반란’을 그저 허황된 이야기로 치부할 수만은 없는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도 이미 노환으로 지급되는 국가 비용이 전체 의료비의 30%를 넘어섰다. 언젠가는 국민건강보험이 바닥나 의료비 지급이 제한되고, 불치병 환자들에게 안락사가 허용될지 모른다.  가족을 위해 한평생 헌신한 은혜는 뒷전이 될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라마다 노인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정년 나이를 높이는가 하면 그들의 풍부한 경륜을 새로운 지식 창조와 생산 활동에 어떻게 접목시킬까? 고민한다.  문제는 ‘노인은 소비계층’,‘젊은이는 생산계층’이란 등식을 깨고, 노인을 미래 사회의 큰 가치로 삼는 관점 변화가 우선돼야 할 것이다. 

△백봉기 수필가는 2010년 ‘한국산문’으로 등단하여 <여자가 밥을 살 때까지> 등 4권의 수필집을 발간했다. 전북문학상, 전북수필문학상, 온글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현재 전북문인협회장, 전북문학관 관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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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수필 #황혼의 반란 #백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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