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맥주 한 잔 하려고 만난 친구는 잔뜩 화난 표정이었다. 퇴근길에 교차로 직진 우회전 차선에서 직진하려고 기다리는데, 뒤차가 ‘빵빵’거려 사이드미러로 보니 우회전 깜빡이를 켜고 있었다는 것이다. 미안한 마음에 우회전할 수 있도록 비켜줬는데, 하필 교차로에 있던 경찰에게 단속되어 범칙금을 물게 됐다고 한다. 친구는 자리에 앉자마자 맥주를 들이키며 “뒤차가 재촉해서 비켜준 건데 왜 나만 딱지를 끊어야 하느냐, 너무한 거 아니냐”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친구가 선의로 뒤차의 우회전을 돕고자 양보했을지라도, 경찰 입장에서는 명백한 법규 위반을 방치하기 어렵다. 즉, 아무리 좋은 의도였다 하더라도 정지선을 침범하는 행위는 도로교통법 제25조(교차로 통행방법 위반)에 해당하며, 이에 따라 4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될 수 있다.
만약 정지선을 넘어 횡단보도까지 침범한다면 도로교통법 제27조에 의거해 벌점 10점과 범칙금 6만 원이 부과될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벌점 40점 이상부터는 1점을 1일로 환산하여(예: 40점 시 40일 정지) 면허 정지 처분이 내려지며, 누적 벌점이 1년간 121점, 2년간 201점, 3년간 271점 이상일 경우 면허 취소 처분까지 가능하다.
반대로 뒤차가 급한 상황에서 우회전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경적을 한두 번 울리는 것은 허용될 수 있으나, 무분별하게 경적을 울려 양보를 강요하는 행위는 도로교통법 제49조 제1항 제8호에 따라 4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될 수 있다. 사안이 심각할 경우 난폭운전으로 간주되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도로교통법 제151조의2, 제46조의3).
이처럼 선의에서 비롯된 행동일지라도 교통법규를 위반했다면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특히 “앞차도 위반했는데 왜 나만 단속하느냐”는 식의 이른바 ‘불법의 평등’ 주장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교통법규를 철저히 준수함으로써, 운전자 본인은 물론, 우리 모두의 안전을 지켜나가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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