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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과 정동영

413 총선의 최대 수혜자는 전북사람들이다. 누구를 혼내줬다거나, 어떤 당에 표를 몰아줘 정치지형을 바꿨다거나 하는 차원에서가 아니다. 정세균과 정동영이라는 호남의 걸출한 두 정치인의 존재감과 가능성을 확인한 선거였다는 점에서 그렇다.누가 뭐래도 이 두 사람은 한국정치의 소중한 자산이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 고민깨나 했다. 누구 이름을 먼저 써야하나. 다선(多選) 순이라면 6선의 정세균이지만 정동영(4선)은 2007년 집권여당의 대선후보였지 않은가, 두 사람 다 잘 아는 나로서는 곤혹스러웠다.정동영에 대해서는 애증이 엇갈린다. 총선 전엔 그의 낙향 출마에 대해 언짢아하는 사람들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 힐난도 했다. 대선후보까지 해놓고 이제와서 고작 후배들의 앞길이나 막는 거냐.고.그러나 미국의 전설적 하원의장 토마스 오닐(1912-1977)은 모든 정치는 지역적(All politics is local)이라고 했다. 지역과 정치인의 관계는 물과 고기와의 관계와 같다는 얘기다. 정동영이 권토중래를 도모한다면 그 곳은 고향일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그는 의원선거에서 세 번 낙선했는데 모두 서울에서였다. 그를 다시 외지로 내몰 만큼 우리들은 완벽한가?전북이 취해야 할 건 그가 좌절 끝에 얻었을 그 무엇이다. 이미 두 번의 당 대표와 한 차례 장관(통일부)을 지낸 그가 민심의 바닥에서 건져 올렸을 지혜와 비전, 용기를 한국정치를 위해서 쓰도록 하면 될 일이다. 그는 본디 영민하고 열정적인 사람이다. 지금 거론되는 대권주자 중 그만한 대중흡인력을 가진 사람은 없다. 단언한다.정세균은 합리적이고 온건하다. 여야를 떠나 누구나 좋아하고 신뢰한다. 야권에선 DJ와 친노를 함께 끌어안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람으로 꼽힌다. 의정활동도 뛰어나다. 그 또한 세 차례 당대표와 한 차례 장관(산자부)을 지냈다.그의 저력은 종로에서 여당의 잠룡 오세훈을 꺾고 재선에 성공한 데서도 드러난다. 강단도 있고 기업의 임원 출신답게 실물경제에도 밝다. 2011년에 벌써 대권을 염두에 두고 국민시대라는 싱크탱크를 만들 만큼 권력의지도 강하다.정세균은 요즘 대권 당권 국회의장, 셋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론 그가 어떤 자리에 연연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한국정치에서 국회의장이라는 자리는 은퇴로 가는 자동코스다. 그에겐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많아 보인다.나는 전주 삼천동의 한 막걸리집에서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정세균과 정동영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은 정녕 없는 걸까. 둘 사이에 대해선 나는 잘 모른다. 오랜 정치적 맞수여서 이런저런 경쟁을 하다보면 소원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대선 앞에선 서로 윈-윈 할 길을 찾아보려는 노력쯤은 해야 할 것 아닌가. 고향사람들의 어떤 열망을 생각한다면 말이다.대선에서 호남이 독자적으로 정권을 창출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 게 솔직하다. 지금 떠오르는 인물들도 하나 같이 저쪽이다. 그렇다면 결국 연대, 연합의 형태로 맞설 수밖에 없다. 아마 우리는 곧 지역과 지역, 인물과 인물 간의 현란한 합종연횡의 수 싸움을 보게 될 것이다.그 현장에 정세균과 정동영이 있다. 두 사람이 손을 잡고 판을 흔들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그렇게 안 되더라도 괜찮다. 전북의 두 준재(俊才)가 펼쳐 보일 한 수 한 수를 보는 것만으로도 전북사람들은 행복할 것이다. 광주 전남이 고향인 나는 그게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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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02 23:02

사색·소통·힐링의 캠퍼스 둘레길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빼곡한 일정 때문에 교수시절 즐겨하던 일도 지금은 큰 맘 먹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 대학 학술림인 건지산을 산책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예전 같으면 연구나 강의준비를 하다가도 생수 한 병 들고 나서면 되는 일이었는데, 지금은 좀처럼 시간 내기가 힘들다. 건지산 산책을 낙으로 여겨왔던 나로서는 여간 아쉬운 일이 아니다.서양의 유명한 사상가나 철학자 혹은 과학자들도 산책하며 사색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그 길에서 수많은 문제들을 풀어냈고, 그것이 근현대 철학과 과학의 근간이 되기도 했다.그래서 역사와 전통이 있는 서구 대학 주변엔 이름난 산책로가 많이 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 철학자의 길 이 대표적이다. 하이델베르크 산책길로도 잘 알려진 이 길은 실제로 괴테, 헤겔, 하이데거 등 당대 유명한 철학자들이 이 길을 거닐며 사색에 잠겼던 곳으로 유명하다. 뉴턴과 아인슈타인 같은 수많은 과학자들도 산책과 사색을 통해 위대한 발견과 이론을 정립할 수 있었다.이들에게 이런 사색의 시간이 없었더라면 인류는 지금과 같은 문명을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주장에 나는 적극 공감한다. 세상을 바꾼 위대한 생각들은 실험실과 연구실 그리고 강의실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런 산책길에서도 만들어진다.그런 면에서 우리 대학이 가지고 있는 전북대 캠퍼스 둘레길은 그 어느 대학도 가지지 못한 소중한 자산이다. 대학 정문 옆에 조성된 힐링숲을 시작으로 삼성문화회관으로 이어지는 들꽃뜰, 옛 정문을 거쳐 박물관과 덕진공원, 건지산의 혼불문학공원과 단풍나무숲길, 그리고 오송제와 동물원, 건지산 정상에서 숲속도서관과 조경단 또다시 대학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전북대가 지역민들과 공유하고 있는 자유로운 사색의 공간이자 지식 창조의 소통 공간이다.전북대는 이 길을 세계에서 가장 걷고 싶은 캠퍼스 둘레길로 만들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학생들에게 소통과 화합, 사색과 힐링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캠퍼스 둘레길 인증제를 도입, 10㎞코스를 완주했다는 인증을 받아야만 졸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현대사회는 나만 잘났다고 생각하는 독불장군이 아니라 동료 선후배와 자유롭게 소통하고 협력하며 융합하는 인재를 원하기 때문이다. 또한 매주 수요일을 워크토크데이로 정해 구성원이 건지산을 걸으며 소통한다. 이는 대학 내 존재하는 수많은 벽을 허무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또 둘레길 출발지인 정문을 한옥형으로 지어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정문 겸 큰사람교육개발원으로 활용하고, 덕진공원 옆 학군단 부지엔 200억 원을 들여 한국적인 캠퍼스의 랜드마크가 될 한옥형 국제컨벤션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캠퍼스와 건지산을 아치형 다리로 연결해 친환경적으로 이어주고, 건지산 곳곳에 숲속 강의실을 만들어 수업을 진행하며, 숲속 작은 음악회나 쉼터를 만들어 지역민과 공유한다는 계획도 완성단계에 있다.조만간 이 사업들이 마무리되면 전북대 캠퍼스 둘레길은 한옥마을 같은 지역을 대표하는 새로운 브랜드가 될 것이다. 나는 이 길이 전북대 구성원과 지역민의 길이 되길 희망한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끊임없이 소통이 이루어지고 지역과 세상을 변화시킬 창조적 아이디어들이 솟아나길 기대한다.그렇게 되면 머지않아 세계를 놀라게 할 위대한 철학자나 대한민국 최초의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전북대 캠퍼스 둘레길에서 나올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 희망을 갖고 이번 주말엔 캠퍼스 둘레길을 꼭 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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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25 23:02

우리 농촌의 미래, 6차 산업

지난 4월 9일과 10일 1박 2일로 필자는 새만금 현장과 고창에 다녀왔다. 전북 출신 지인들과 함께 다녀온 이번 여행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6차 산업에 새롭게 눈을 뜨게 된 점이다.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1차 산업은 농업, 2차 산업은 광공업, 3차 산업은 서비스업이라고 배우던 추억이 생각날 것이다.그런데 뜬금없이 웬 6차 산업이냐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리라 생각한다. 당연한 질문이다. 6차 산업이란 4차 산업, 5차 산업 다음에 오는 산업이 아니라 1차, 2차, 3차 산업이 함께 어우러지는 산업을 의미하는 새로운 용어이기 때문이다.다시 말해서, 6차 산업은 1차산업인 농축산물 생산과 농촌이 가지고 있는 유형, 무형의 자산에다가 2차 산업인 식품개발, 생산, 제조, 가공 등의 제조업, 그리고 3차 산업인 유통, 판매, 관광, 체험, 축제, 교육 등을 모두 융합하여 농촌의 소득을 높이는 방식을 뜻하는 말이다.적지 않은 독자에게 상하우유는 낯익은 상표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 상표가 고창군 상하면에서 따온 명칭임을 아는 분은 많지 않다. 특히, 수도권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더욱 그렇다. 그곳 상하에 6차 산업의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다. 상하농원 현장을 방문한 우리 일행은 놀라움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세간에 지명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은 오지 상하에 우리 농촌의 미래 발전 모델인 6차 산업의 모범 사례가 만들어지고 있는 현장을 본 우리는 전북 출신 출향인으로서 경이로운 기쁨을 느꼈다.상하목장은 전 행정구역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청정지역인 고창에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서 목장을 천직이라 여기는 목장주들에 의해 유기농법으로 생산된 우유를 수집하여 가공하고 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농축산업만으로 농촌에 사는 농민이 충분한 소득을 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이들이 생산한 제품을 빵, 치즈, 잼 등으로 2차 가공까지 할 수 있다면 소득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되겠지요. 거기에 더해서 유통, 판매까지 직접 할 수 있다면 더 도움이 되겠지요. 한 걸음 더 나아가 체험 관광, 아동 교육, 축제로까지 이어진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이런 생각으로 빵공방, 햄공방, 과일공방, 잼공방, 발효공방, 체험 교실, 농원식당, 농원상회(farmers market) 등을 망라해서 만든 6차 산업의 사례가 상하농원이다.우리 일행이 방문한 날 아직 정식 개장도 하지 않은 상하농원에서 체험 교육을 받고 있는 많은 학생을 만났다. 평소에 우유를 마시고, 빵에 잼을 바르거나 치즈를 얹어 먹으면서도 어떤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지 막막하던 학생들이 설명을 들으며 눈이 초롱초롱해지는 모습을 보았다. 빵을 만들기 위한 밀가루를 직접 반죽하며 재미 있어 하는 모습도 눈에 선하다.이를 보며 6차 산업이야말로 우리 농촌의 멋진 미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귀경길에는 청보리밭 축제로 유명한 학원농장에 들려 관광농업의 현장을 확인하는 즐거움도 있었다. 보리 수확으로 농업소득을 얻고(1차), 이를 가공해서 보리빵과 국수를 만들고(2차), 관광객을 통해 관광수입을 얻는(3차) 융복합 6차 산업의 또 하나의 현장을 보는 좋은 기회였다.우리 일행은 상하농원과 학원농장의 업무 협조를 다짐하는 기념사진 촬영에 증인이 되는 것을 끝으로 뿌듯한 가슴을 안고 귀경길에 올랐다.귀경길 차안에서 어떻게 하면 이를 새만금에 접목할 수 있을까 내내 고심하며 올라왔다. 아무쪼록 우리농촌의 미래가 될 6차 산업이 전북에서 꽃 피워 전국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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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18 23:02

응답하라! 새만금 세계잼버리

2023 세계 잼버리 대회의 새만금 유치를 위한 5000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증 릴레이가 확산되고 있다.김춘진 의원(국회 스카우트의원연맹 회장)이 보다 많은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이 필요하다며 시작한 응답하라! 2023 세계잼버리 인증릴레이는 세계스카우트연맹 명예총재인 정의화 국회의장이 첫 참가자로 나와 스카우트 정신이 광활한 바다 위 새로운 문명을 여는 새만금에서 꽃 필 수 있길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유튜브에 남겼고 김춘진의원과 강은희 여성가족부장관, 이어 송하진 전북지사가 아프리카에서 한복차림으로 판소리 공연을 펼치며 새만금이야말로 스카우트들의 젊음, 도전, 개척정신과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라고 강조하면서 확산되고 있다. 전북연구원도 지난달 연구원 뜰과 새만금, 한옥마을에서 새만금 잼버리 유치기원 SNS 인증릴레이를 잇달아 진행했다.새만금은 세계잼버리 유치에 폴란드 그단스크 보다 늦게 뛰어들었지만 세계 청소년들이 호연지기를 품기에는 가장 적합한 곳이라는 평가다. 미래 희망의 땅인 새만금은 산과 바다, 갯벌과 광야를 모두 갖추고 있으며 주변 지역은 과거와 현재, 미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이에 비해 그단스크는 현재 밀밭으로 사용하는 곳으로 잼버리를 위해 1년 임대를 계획하고 있어 향후 활용도를 담보하지 못하며 주변 환경도 산악활동과 갯벌체험을 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SNS 인증릴레이가 우리의 관심을 얻은 것은 요즈음처럼 선거 열기가 뜨거운 2012년 411총선 때이다. 유명 연예인들이 앞장서 투표 인증샷을 올리면서 투표 열기를 끌어 올렸고 일부 연예인은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무반주 댄스를 추겠다는 등 이색 공약까지 내걸고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당시 조사에서 투표 인증샷을 보고 투표에 참여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는 답변이 절반 넘은 것을 봐도 SNS 인증 릴레이의 위력을 실감하게 했다.비단 SNS 인증 릴레이 뿐 아니라 아이스버킷 챌린지도 큰 관심을 끌었다. 2014년 6월 30일 미국 NBC 골프채널에서 진행자들이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각기 지목한 단체에 기부한 일로 시작되었다고 알려진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루게릭병 환자를 위한 기부방식으로 진행되면서 확산됐다. 당시 아이스버킷 챌린지에는 빌 게이츠, 조지 부시, 마크 조크버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유명인물이 참여했고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정치인과 연예인이 동참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됐다.아이스버킷 챌린지나 SNS 인증 릴레이 등은 과거 구전에 의존하여 왔던 것을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함께 캠페인에 다른 기술을 접목하여 시간적 공간적 제약 없이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시도로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등 재미 요소를 차용해 기부와 참여를 독려하고 다음 사람을 직접 지목함으로써 사회적 압력을 주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늦었지만 정부로부터 국제행사로 승인받은 새만금 세계잼버리는 이제 중앙정부와 재외공관, 기업들의 협조를 받으며 유치활동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새만금 잼버리 인증 릴레이도 해외공관과 기업 해외 조직을 통해 전 세계로 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서울서 시작된 새만금 잼버리 SNS 인증 릴레이 열기가 아프리카 가나에서 송하진 지사를 거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다시 지구촌으로 전파되어 전 세계를 한 바퀴 돌면서 내년 아제르바이잔까지 이어져 새만금에서 청소년의 축제가 열리는 커다란 결실로 돌아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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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11 23:02

전북일보 '몸통언론'으로 거듭나라

2002년 1월 미국의 유력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는 보스턴 교구의 사제들이 십수 년 간 성당에서 일하는 많은 아이들을 성추행했다고 폭로했다. 충격적인 보도였다. 연루된 사제만 90여명에 달했다.세계는 경악했다. 교구의 추기경이 사임하고 교황청까지 수습에 나섰지만 같은 일이 독일 영국 등 16개국에서도 벌어졌음이 속속 드러났다.이 희대의 특종은 보스턴 글로브의 탐사보도팀의 작품이었다. 스포트라이트라는 이름의 특별취재팀이 1년여에 걸쳐 증거를 찾고 피해자들을 설득해 얻어낸 기자정신의 개가였다. 다들 종교, 더욱이 가톨릭을 건든다니, 그게 가능이나 하겠어?라는 반응을 보였고 외부압력도 거셌지만 이겨냈다. 팀은 그해 퓰리처상(공공부문)을 받았고 취재보도과정은 스포트라이트라는 제목의 영화로 만들어져 올해(2월 29일) 아카데미 작품상과 각본상을 받았다.잘 만든 영화였다. 국내에도 팬이 많은 마크 러팔로(헐크), 마이클 키튼(버드맨) 등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스토리를 과장 없이 담담하게 끌고 가면서도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하는 솜씨도 뛰어났다. 탐사보도의 전형을 보여준 콘텐츠는 말 할 것도 없었다. 한때 언론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부러웠고 또 부끄러웠다.한 영화평론가는 블로그 후기에 정의? 사명감? 언론의 역할?, 한국에선 눈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이야기들이라고 한국 언론을 겨냥했다. 지나친 폄훼다. 좋은 영화 한 편에 우리 언론이 애꿎게 덤터기를 쓴 셈이다.그럼에도 왜 이런 조소(嘲笑)가 나오는지 자성(自省)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비슷한 시기에 상영된 한국영화 내부자들에선 권언(勸言)유착이 한국 언론의 전부인 것처럼 그려지지 않았는가.이 지독한 불신은 어디서 오는 걸까. 언론학자 수만큼이나 이유가 많겠지만 크게 보면 언론의 정파성 때문이다. 독립된 언론이기를 포기하고 특정 정파(진영)의 일원이기를 자처한 탓이다. 정파의 이익에 봉사하다보니 다른 정파의 신문이 보도한 건 믿지 않는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몰아가거나, 기사 뒤에는 무슨 음모가 있겠지 하는 식으로 매도까지 한다.언론이 언론을 불신하는데 독자나 시청자가 언론을 신뢰할 리 없다. 오죽하면 한국에는 두 가지의 진실이 있는데, 하나는 보수언론이 믿는 진실이고 다른 하나는 진보언론이 믿는 진실이다는 말이 나왔을까. 이런 진영의 벽을 허물지 않고서는 한국 언론에 미래는 없다. 스포트라이트 같은 기사가 터져도 절반의 특종, 절반의 진실로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겨레 선임기자 성한용도 관훈저널 2015년 겨울호에서 진영언론의 폐해를 통렬히 지적했다)원로 언론학자 김민환(71고려대 명예교수)은 일찍이 한국 언론을 향해 몸통언론을 지향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흔히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고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몸통이다. 한쪽으로 쏠리는 걸 막고 균형을 잡아준다. 김민환은 좌우를 포용하는 몸통의 눈으로 시시비비(是是非非)를 가리고 불편부당(不偏不黨)을 실천하는 언론이 돼주기를 소망했던 것이다.전북일보가 오늘로 지령 2만호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더욱이 눈도 높고 생각도 깊은 인문지향(人文之鄕)의 땅에서 60여 성상, 정론지의 위상을 지켜온 것은 대단한 성취다. 그 자긍심과 사명감을 딛고 몸통언론으로 거듭나 한국 언론의 중심에 우뚝 서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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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04 23:02

소통·융합 일구는 전북대 캠퍼스 텃밭

시민텃밭, 희망텃밭, 나눔텃밭, 힐링텃밭 등 이름만큼이나 다양한 텃밭들이 인기다.지자체나 공공기관 등이 운영하는 공공형 텃밭은 분양 전쟁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텃밭과 주말농장에서 직접 채소를 기르는 도시농부 인구가 200만 명을 넘었다는 예측도 있다. 이 정도면 대한민국이 텃밭에 푹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현대인들이 텃밭에 주목하는 이유야 여러 가지 있겠지만 텃밭에는 다른 여가활동에서 느낄 수 없는 뭔가 색다른 행복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텃밭은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최고의 놀이터이자,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켜주는 힐링의 공간이다. 텃밭은 또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고 체득할 수 있는 학습의 공간이며, 어릴 적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의 공간이기도 하다.전북대에도 텃밭이 있다. 농생대 옆 실습장 부지 일부를 텃밭으로 일궈 교수, 학생, 직원 등 대학 가족은 물론 지역민을 대상으로 1인당 13㎡(약 4평)씩 분양한다. 지난해 반응이 좋아 텃밭의 넓이를 120면 가량으로 늘렸는데, 신청자 마감 결과 올 경쟁률이 더 높아졌다고 한다.그런데 전북대 캠퍼스 텃밭은 여느 텃밭과는 좀 다른 점이 있다. 지역민의 경우 선착순 또는 무작위 추첨방식을 취하는 것과는 달리 대학 구성원의 경우 직업별, 전공별 안배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전자공학부 학생 옆에는 철학과 교수에게, 학생 아래쪽과 위쪽에는 취업지원과 직원과 지역민에게 텃밭을 분양하는 방식이다.이러다 보니 전북대 캠퍼스 텃밭에는 분야가 다른 여러 전공의 교수들과 학생들, 평소 만나기 어려웠던 행정직원, 그리고 지역에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지역민들이 골고루 섞여 있다. 언제라도 텃밭에 나가면 교수와 학생, 직원, 지역민이 대화를 나누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대학본부는 텃밭을 분양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총장을 비롯한 대학 본부 보직교수와 텃밭 분양자 가족 모두가 함께하는 씨뿌리기 행사, 중간 수확 품평회와 삼겹살 파티, 어린이 체험교육, 가을걷이 행사 등을 열어 대학과 지역민이 통(通)하는 시간을 자주 갖는다.전북대 캠퍼스 텃밭이 소통의 공간이자 협업과 융합의 공간인 셈이다. 이 공간에서 이공계 학생은 인문계 교수와 소통하며 인문학 소양을 쌓을 수도 있고, 진로에 대한 고민도 나누며 지역민과의 소통을 통해 지역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또한 대학 구성원들은 지역민과의 소통을 통해 우리 지역의 현안이 무엇이고, 지역사회를 위해 대학이 무엇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나는 이런 소통을 통해 대학 구성원 간 벽을 허물고 전공 간 이해의 폭도 넓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런 소통이 대학 구성원과 지역민, 그리고 지역대학과 지역사회를 이어줌으로써 대학과 지역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생겨나고,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으며, 그것이 곧 지역과 국가 발전의 에너지로 승화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그런 면에서 전북대 캠퍼스 텃밭에서는 상추, 토마토, 당근과 같은 채소만이 자라는 것이 아니다. 텃밭을 가꾸는 가족들의 행복이 자라고, 우리 지역을 진정으로 아끼고 이해하는 인재가 자라고 있으며, 동시에 대학과 지역을 발전시킬 건강하고 혁신적인 생각들과 우리나라를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드는 희망이 함께 자라고 있다. 사람 냄새 나는 공간, 네 평짜리 전북대 캠퍼스 작은 텃밭이 특별하고 소중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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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28 23:02

'될 대로 되라' 아닌 '긍정적 삶의 자세'

1956년 영화 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The Man Who Knew Too Much)에서 주인공 여배우 도리스 데이(Doris Day)가 부른 노래 케세라세라(Que sera, sera)는 아카데미 영화 주제가상을 받았습니다. 이 영화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 한 일간 신문의 독자가 그 뜻을 물었고 그에 대한 답변이 될 대로 되라는 다소 염세적인 뉘앙스로 나갔다.스페인어 케세라세라가 들어간 영어 노래가 우리말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될 대로 되라로 잘못 전달되었다. 하지만 원래 뜻에 가깝게 옮겨보면, 무엇이 되어야 할 것은 결국 그렇게 되게 마련이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다시 말하면 케세라세라는 자포자기 식의 될 대로 되라가 아니라, 우리 삶에서 때로 원치 않는 일이 생기거나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닥칠 때, 그것을 자기 인생에서 절대자의 계획표 안에 들어있는 그분의 뜻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이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아직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2월과 3월은 졸업과 입학 시즌이다. 고등학교 총동문회장과 대학의 석좌교수를 맡고 있는 필자는 졸업식이나 입학식 축사를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학 졸업식 축사는 좀 나은 편이지만 환갑도 훨씬 넘긴 제가 15세 정도의 고등학교 신입생 눈높이에 맞춰 축사를 한다는 것은 여간 고역이 아니다.지난 2월 말에는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고등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특강을 하게 되었다. 학생들이 필자의 강의에 흥미를 갖게 하려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까 고민하다가 조금은 진솔하게 제가 살아온 이야기를 풀어 내고 다음에는 케세라세라 노래를 가르치기로 마음먹었다.먼저 전라남도가 아닌 전라북도 고창군 시골 마을 출신인 필자가 어떻게 광주로 고등학교 진학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인연으로 49년 후배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초청받게 되었는지 에피소드 중심으로 풀어 나갔다.그리고 학생들의 주의가 산만해질 무렵 케세라세라로 이어갔습니다. 노래하기 전에 요즘 젊은이들에겐 생소하지만 우리 세대에게는 귀에 익숙한 노래 케세라세라에 얽힌 사연을 먼저 들려주었다.1922년 출생인 도리스 데이는 애초 발레리나 지망생이었지만 1937년에 발을 다쳐서 더 이상 춤을 출 수 없게 되었다. 절망에 빠진 그녀는 어머니에게 푸념하며 물었다. 이제 발레리나 꿈을 접어야 하는 나는 커서 무엇이 될까? 엄마의 답은 간단했다. 케세라세라. 네가 무엇이 될는지 미래는 알 수 없지만 네가 되어야 할 것은 결국 되게 마련이다. 그러니 낙담하지 말아라.고등학교 신입생들에게 향후 3년 동안 어찌 순탄한 일만 있겠는가? 어려운 일이 닥치더라도 미래에 대한 꿈을 안고 자신만의 주특기를 찾도록 노력하라는 요지로 특강을 했다.도리스 데이가 발레리나로 성장했다면 어떻게 되었을는지는 아무도 모른다.하지만 교통사고로 발을 다쳐서 진로를 바꾼 이후 아카데미 영화 주제가상을 타고 백만 장 이상 레코드가 팔리는 대 스타가 되었다. 중학교 영어 수준이면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 케세라세라의 가사는 이렇다.내가 작은 소녀일 때 어머니한테 물었어요. 아름다워질 수 있을까요? 부자가 될 수 있을까요? 그러자 어머니는 대답했어요. 케세라세라.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란다. 무엇이 되어야 할 것은 결국 그렇게 되게 마련이란다. 연인에게 물어도 같은 대답을 하고, 엄마가 된 지금은 나도 아들한테 같은 똑같은 대답을 들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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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21 23:02

'관광자유이용권'을 아시나요

여러분은 고향의 속살을 보았나요. 우리 고향 전북은 전주 한옥마을, 군산 근대문화유산, 익산 유네스코 지정 백제유적 등 특화된 관광자원이 많고 고창 운곡습지와 청보리밭, 부안 변산반도와 갯벌, 진안 마이산, 정읍 내장산 등 녹색관광 자원이 즐비하다.또 새만금 등 개발 가능한 토지 자원은 물론 판소리, 농악, 음식 등 역사인문 자원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우리 산하 어느 한 곳도 놓치기 아까운 볼거리다. 이 아름답고 풍성한 자원들을 알차고 편리하게 구경하고 느낄 수 없을까. 또 외지의 지인들에게 고향 산천을 더욱 편안히 주유토록 하고 싶은 것은 고향에 대한 자부심이 아닐까 한다.그러나 전북을 찾는 관광객들은 이틀 사흘 머물기보다는 관심 있는 한두 곳을 둘러보고 당일로 이동하는 경유형 관광객이 많다. 2013년 관광객 실태조사를 봐도 도내 두 곳 이상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전주를 기점으로 군산, 임실, 남원으로 이동하거나 군산~새만금~부안을 주로 방문하나 이는 고작 19.9%에 지나지 않으며 80.1%는 한 곳만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토탈관광을 5대 핵심과제로 제시한 민선 6기는 14개 시군에 시군별 1대표 관광지와 1생태 관광지를 선정해 대대적인 정비와 이를 하나로 묶기 위한 관광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각 시군의 관광자원과 숙박시설, 음식점, 기념품점 등을 효율적으로 연계시키고 하나의 브랜드 상품으로 개발함으로써 관광객 증가는 물론 체류시간을 연장하는 패스라인을 공고히 한다는 것이다.관광패스라인(travel passline)은 지역의 관광자원과 시설을 교통과 금융결재 기능으로 엮어 관광객이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온오프라인 시스템으로 관광객 증가와 분산을 통해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머무는 시간을 연장하며 소비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전북도는 이를 위해 한 장의 카드로 교통과 관광자원, 숙박, 음식, 카페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전북관광자유이용권을 지난해 10월 발매, 전주와 완주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 하고 있다. 카드를 구입하면 두 지역 관광지 10곳을 무료입장할 수 있고 공영주차장 13곳에 2시간씩 무료 주차하며 음식점 등 가맹점 70곳에서 특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획기적인 발상이다.관광자유이용권은 국내 광역지자체로는 실질적으로 처음 시도되고 있지만 외국에는 활발히 운용되고 있는 사례들이 많다. 일본의 간사이 스루패스는 패스 한 장으로 일본 오사카, 고베, 교토, 나라, 와카야마 등 간사이 전지역의 교통을 이용하고 350곳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오사카 주유패스는 오사카의 전철과 버스 등 교통수단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교통 패스로 28개 관광시설 무료입장과 13개 시설의 할인 등 혜택이 주어지는데 구매하는 관광객이 한국인이 1위, 대만인이 2위라 하니 시사하는 바가 크다.아직은 생소한 관광자유이용권이 널리 활용되고 정착되기 위해서는 관광객의 형태와 이동 경로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효율적인 패스라인을 만들고 관련 주민과 업체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며 무엇보다 대중교통을 통한 관광객의 원활한 이동이 답보돼야 한다. 그러나 오는 8월 전면 시행에 앞서 더욱 중요한 것은 도민 관심이다. 한곳 더, 하루 더, 한번 더 전북을 더욱 편안히 여행하고 인상 깊은 곳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도민 참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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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14 23:02

4차 산업혁명과 전북

지난 1월 23일 끝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화두는 제4차 산업혁명이었다. 증기기관의 1차, 전기와 대량생산의 2차, 전자정보통신의 3차에 이은 4차 혁명의 핵심은 뭘까.한마디로 연결과 융합이다. 인간과 기계가 연결되고 물리적 세계와 사이버 세계가 합쳐지는 세상의 도래다.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은 물론 ICBM에 의한 인공지능(AI)의 개발까지, 삶의 패러다임이 또 한 번 바뀌는 대변혁의 시대가 온다는 얘기다.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Big data) 모바일(Mobile)의 두문자어(頭文字語)인 ICBM을 보면서 격세지감이 든 사람들이 많았을 터다. 필자처럼 미소(美蘇) 냉전기에 태어나고 자란 세대에게 ICBM은 대륙간탄도탄(Inter-Conti nental Ballistic Missile)으로 뇌리에 박혀있다. 19601980년대, 공포의 핵무기 경쟁시대를 상징했던 ICBM 자리에 과학기술의 진보를 상징하는 ICBM이 들어선 셈인데 인류는 그만큼 평화롭고 행복해졌을까.WEF에서도 논의가 분분했던 듯하다. 빌 게이츠는 ICBM에 의해 추동되는 4차 산업혁명이 인간을 더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고 낙관했지만, WEF 창설자인 클라우스 슈바프은 양극화가 심화돼 중산층이 붕괴되고 민주주의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과학기술의 발전엔 명암이 뒤따르기 마련이다.4차 산업혁명의 파고 앞에서 설렘과 걱정이 교차하기로는 전북사람들만 할까. 미래의 먹거리로 삼은 탄소산업과 농생명산업은 무탈할 것인가, ICBM과 융합해 부가가치를 최대한 높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기는 한가, 새만금은 또 어떻게 되나, 이왕 늦은 거 후발주자의 이점을 살려서 판을 다시 짜야하는 건 아닌가, 하는 고민들이 많을 것이다.2006년, 환경단체의 반발도 수그러지면서 새만금의 광활한 땅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가 일었을 때 당시 건설교통부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나 같으면 골프장을 한 100개 쯤 짓겠다. 사석에서 툭 던진 말이었는데 그 때만 해도 신선했다. 빈 땅만 생기면 농업용지다, 공업용지다, 하며 싸우던 시절에 골프장이라! 하긴 중국 관광객들이 이렇게 몰려올 줄 알았더라면 골프장도 나쁘지 않을 뻔했다.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그간 농업-비농업 용지의 비율을 3대7로 정했고, 토지개발기본구상과 종합실천계획도 확정했다. 앞으로 더 진전된 새만금 개발안이 나올 것이다. 새만금은 전북사람들에게 종교와도 같은 것이어서 선(線) 하나 허투루 긋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한 번쯤은 4차 산업혁명의 큰 흐름 속에서 새만금이나 탄소산업을 다시 보면 어떨까.예컨대 새만금에 자동차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싶다면 미국 포드사의 CEO 마크 필즈가 연초 디트로이트 국제자동차 쇼에서 한 이 말에 주목해야 한다.앞으로 우리는 자동차(cars)를 팔지 않고 이동성(mobility)을 팔 것이다. 바야흐로 우버(Uber)와 무인자동차의 시대, 필즈의 말은 이어진다. 모두들 실리콘밸리가 자동차산업을 집어삼킬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러기 전에 우리가 우리 스스로(자동차산업)를 부숴버릴(바꿀) 것이다 일본 도요타의 경영진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용 로봇 부문이 결국 본업인 자동차 부문을 추월하게 될 것 이라고 예견했다. 어떤 산업, 어떤 땅인들 이런 흐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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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07 23:02

대학생활, 나만의 스토리를 위하여

바야흐로 입학 시즌이다. 대학 캠퍼스는 이미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다, 환영회다 해서 이미 새 학기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시선을 돌려 현실을 직시해보면 대학생들의 미래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입학하자마자 취업준비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현실, 4년간 어학성적과 같은 스펙을 쌓고 최소한 몇 개의 자격증을 따야만 하는 현실이 그렇다.그렇다고 스펙이 모든 걸 해결해주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스펙이 좋아도 자기만의 스토리가 없다면 기업이나 사회에서 주목받기 힘들다. 시키는 일만 잘해내는 모범생 그 이상을 넘어 스스로 일을 찾아 능동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소통하고 협력하는 모험생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인생에서 중요하지 않은 때가 없지만, 대학시절은 삶의 방향이 결정되는 시기다. 이 시절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평생이 좌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신입생들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인생의 첫 단추이자 대학생활의 첫 단추를 꿰어야 하는 시점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그렇다면 남들과 차별화된 대학생활,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청운의 꿈을 안고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프레시맨들에게 인생의 선배로서 몇 가지 제안하고 싶다.먼저, 지금 이 순간 인생의 목표, 즉 꿈을 명확히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 꿈은 인생의 설계도다. 좋은 설계도 없이 훌륭한 집을 지을 수 없듯이 꿈이라는 설계도야말로 인생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둘째,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 혹독한 추위를 이겨낸 나무가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화의 선구자인 고 만델라 대통령의 말처럼 우리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결코 넘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것임을 기억하자.셋째, 겸손을 생활화하기 바란다. 나만 잘났다는 독불장군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치열한 경쟁사회일수록 자신을 낮추고 어려운 이웃을 생각할 때 진정한 자신의 가치가 빛날 수 있다. 궁신접수(躬身接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화려한 찻잔이라도 주전자 아래 두어야 만이 비로소 따뜻한 차 한 잔을 담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항상 낮은 자세로 겸손과 겸양을 실천할 때 자신의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여럿이 함께하는 삶을 배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거대한 나무라도 한 그루의 나무가 숲을 이룰 수는 없다. 서로 다른 크고 작은 수많은 나무들이 더불어 살아갈 때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숲이 이루어지듯 인간 사회도 다름을 인정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가 가능해질 것이다. 대학생활은 고등학교까지와는 전혀 다른 생활이 될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설계하고, 개척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하며, 그 결과에 책임져야 한다. 이는 이미 무한경쟁 사회로 발을 들여놓았다는 의미다. 무한 경쟁사회에서의 생존법칙은 경쟁력으로 귀결된다. 경쟁력은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통해 쌓을 수 있다.인간이 하는 여행 중 가장 먼 여행은 머리부터 가슴까지의 여행이라는 말이 있다. 무언가를 생각하기는 쉽지만 생각한 것을 가슴으로, 열정으로 실현하기란 쉽지 않다는 뜻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먼 여행은 가슴에서 발끝까지의 여행이라고 한다. 발은 현장이고, 실천이고, 도전이다. 원대한 목표를 향해 뜨거운 열정을 갖고 항상 실천하고 도전하기 바란다. 그러면 남에겐 없는 나만의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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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2.29 23:02

한국여성교육의 뿌리 '볼드윈의 꿈, 스크랜턴의 씨앗'

1883년 9월 미국 오하이오주 라벤나라고 하는 작은 도시에서 미감리교회 해외여선교회 지방회가 열렸습니다. 그 당시 아시아 선교의 주된 관심은 일본과 인도에 있었고 한국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없었습니다.그런데 볼드윈(Lucinda Baldwin)이란 한 나이 지긋한 부인이 거기에 참석한 회원들에게 미지의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볼드윈 여사는 언젠가 한국이 문을 열게 될 때 사용되기를 바란다는 소원을 말하면서 당시로서는 매우 큰 돈인 88달러를 헌금했습니다.볼드윈 여사는 어떻게 해서 한국을 알게 되었을까요? 일본에 살았던 미국인 윌리엄 그리피스는 귀국 후 1882년 은둔의 나라, 한국(Corea, the Hermit Nation)이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볼드윈 여사는 이방 여성의 친구라는 해외여선교지에 실린 한국에 관한 글을 읽고 여성들이 이름도 없고, 한 인격체로서 인정받지도 못하는 그 땅,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미감리교회 해외여선교회는 볼드윈 여사의 뜻에 따라 1885년 2월, 당시 53세의 스크랜턴 여사(1832-1909)를 한국에 선교사로 파송하게 됩니다. 스크랜턴 여사는 한국 여성의 현실을 보고 여성을 교육하면 이 나라를 잘 살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여성 교육을 마음에 두게 됩니다. 한국여성을 보다 나은 한국여성으로 만드는 일에 교육목표를 두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상황에서 여학생 모집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1886년 5월 맞이한 첫 학생은 정부 관리의 첩인 김씨 부인이었습니다. 두 번째 학생은 딸을 한국 땅 밖으로 데려가지 않겠다는 약정서를 써준 후에야 교육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서대문 밖 성벽에 버려진 한 여인을 치료해 주고 그녀의 딸을 세 번째 학생으로 삼았습니다. 오늘날 명문학교가 된 이화학당의 대장정은 이처럼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들로부터 시작되었던 것입니다.이름조차 제대로 없던 한국 여성의 교육을 위해 써달라고 특정헌금을 한 볼드윈 여사의 뜻을 꿈이라고 한다면, 파송된 스크랜턴 선교사는 여성 교육의 불모지인 한국 땅에 여성 교육의 첫 씨앗을 뿌린 셈입니다.다행스럽게도 이 씨앗이 튼실하게 자라 오늘날 이화여자고등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가 되었습니다. 10년째 스크랜턴 선교사를 파송한 미감리교회 해외여선교회 대한유지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필자는 이를 볼드윈의 꿈, 스크랜턴의 씨앗 이라고 명명합니다.요즘 모두가 다 나라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어느 식당에 가든 대화를 살짝 들어보면 자기 걱정보다 나라 걱정하는 분이 많습니다.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자기가 뭘 해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겠다는 이야기는 거의 안 들립니다. 하나같이 나라가 어려운 원인을 남에게서 찾고 해결도 남이 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대통령이 잘못해서 그렇고, 도지사나 국회의원이 잘못해서 그렇고, 지도층이 잘못해서 그렇다고 진단합니다. 그러니 다들 걱정은 하는데 문제가 해결될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외람되지만 필자는 오늘 전북일보 독자들께 조심스럽게 제안합니다. 오늘 이 순간부터 이 나라 번영이라는 꿈의 실현에 동참하는 씨앗을 뿌리는 심정으로 나부터, 나만이라도, 작은 것이라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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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2.22 23:02

17년 100도 넘은 '사랑의 온도탑'

전북 사랑의 온도탑이 올해도 100도를 넘었다. 지난 달 마감한 수은주 온도는 100.3도로 목표액을 초과해 58억3600만원이 모금됐다. 가뜩이나 살림이 어렵다고 하는데 17년 연속 100도를 넘은 것은 기부 의식이 정착돼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불과 마감 1주일 전만 해도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막판 개인들의 기부가 쏟아지면서 목표를 넘어섰다.전주에는 매년 연말이면 훈훈한 정이 있다. 노송동주민센터에 거금을 놓고 가는 소위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이다. 2000년 시작되었으니 지난해로 16년째이며 기부액도 4억 원을 훌쩍 넘었다. 누구인지 궁금하지만 이제는 굳이 알려고도 알아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전화로 성금을 놓고 간다는 장소에 가보면 종이상자에 5만원권 지폐와 동전 저금통이 들어 있다. 전주시는 2009년 12월 기념비를 세우고 10월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 그의 선행을 기리고 있다.기부는 형태도 다양하고 사연도 각양각색이다. 매년 99만원을 기부하는 20대 비정규직 청년이 있다. 등록금을 벌기위해 불의의 사고로 고인이 된 군대 후임의 이름으로 2013년부터 3년째 기부를 하고 있다. 그는 물은 아무리 뜨거워도 99도에서는 끓지 않는다며 주변에서 나머지 1도를 채워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현대판 구례 운조루도 있다. 전주 삼천동 주민센터에는 항시 음식이 가득하고 필요한 사람이 꺼내가는 사랑이 꽃피는 냉장고가 있다. 여러 주민이 자기에게는 여유 있는 것을 냉장고에 넣고 부족한 주민이 활용하는 나눔이다. 얼마 전에는 농촌에 농약 안전보관함을 기부하는 선행도 있었다. 생명보험 사회공헌재단이 농약을 한군데에 넣어둘 수 있는 보관함 600개를 마을에 전달해 달라고 도에 기증했다. 농약으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는 요즈음 생명 존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뜻 깊은 일이다.기부하면 떠오르는 사람도 있다. 열정은 성공의 열쇠이나 성공의 완성은 나눔이라고 강조하는 워렌버핏은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투자를 통해 많은 재산을 형성하면서도 아낌없는 기부로 칭송을 받고 있다. 또 자신의 딸이 태어나자 페이스북 주식 99%인 50조원을 사회에 환원하는 약속을 한 마크주커버그 부부도 나눔의 실천자다. 부부는 딸에게 쓴 편지에서 세상 모든 부모들처럼 네가 더 나은 세상에서 살기를 원한다며 우리 사회는 이 세상에 올 아이들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데 투자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그러나 기부는 꼭 여유 있는 자만의 것은 아니다. 물질의 많고 적음보다 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빈자일등(貧者一燈)이란 말이 있다. 코살라국에 가난한 여인이 석가모니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하루 종일 구걸한 돈으로 기름을 사 등불 공양을 했다는 것에서 유래한 것으로 밤이 깊어지고 세찬 바람이 불어 다른 등불은 다 꺼졌지만 그 여인의 등불은 밝게 빛나고 있었다는 현우경(賢愚經) 빈녀난타품(貧女難陀品)에 나오는 이야기다.기부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최근 20년간 기부에 대한 신문기사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글 670만건을 분석해보니 연말연시나 대형 재난이 발생했을 때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얼마 전 설에도 주변에 어려운 이웃들을 보았다. 아직도 소외받는 이웃이 많다. 반짝 관심보다는 평소에 이웃을 살피는 나눔과 섬김의 정신이 보다 널리 확산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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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2.15 23:02

4만㎡ 페이스북 사무실의 교훈

지난해 페이스북의 새 사옥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들어선 4만㎡의 건물 사무실에 칸막이나 벽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축구장 7개 크기인 사옥 전체가 하나로 연결된 초대형 사무실인 셈이다. CEO 주커버그는 개방과 소통이라는 페이스북의 철학을 사무실에도 담아내고 싶었다고 했다.그의 생각처럼 이 공간에서 2800여 명의 직원들은 자유롭게 소통하며 업무를 공유하고 있다. 고개만 돌리면 디자이너와 엔지니어가 의견을 교환할 수 있고, 서로 다른 전공자들이 수시로 머리를 맞댈 수 있게 된 것이다.칸막이와 벽을 없앴더니 소통이 되고, 협업과 융합이 이루어졌으며, 창의성으로 이어지는 시너지가 창출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는 곧 페이스북이 시가 총액 규모 세계 7위 기업으로 성장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나는 축구장 일곱 개 크기의 페이스북 사무실이 주는 함의를 한국 대학들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어느 나라 대학보다 유독 우리나라 대학에 불필요한 칸막이와 벽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한국의 많은 교수들은 개인 연구실에서 홀로 지내며 자신만의 니즈를 위해 더 많은 칸막이를 세우고 더 높은 벽을 쌓기도 한다. 학과끼리 배척하기도 하고, 학생들을 학과라는 칸막이 안에서만 교육하는 경우도 많다. 대학의 생명력은 다양성에 있다고 얘기하면서도 융합과 협업과 같은 다양성이 발현될 수 있는 생활공간을 만들려는 노력은 매우 부족하다. 게다가 부서 간, 단과대학 간, 인문계와 이공계 간, 교수와 학생 간, 교수와 직원 간, 대학과 지역사회 간의 벽은 또 얼마나 높고 많은가.누군가는 전문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학에 그런 벽은 어느 정도 필요하지 않느냐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세상이 변하고 있다. 이제는 한 분야만 파고들어 성과를 내는 연구와 교육이 한계에 봉착했다. 복잡다단한 사회현상 속에서 인류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존의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칸막이와 벽을 허물어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융합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개발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인재양성도 과거 제조업 중심 시대에는 시키는 일만 잘해내는 사람이면 충분했지만 이제는 전공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까지도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융합형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융합은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이미 융합은 대학 경쟁력의 척도이자 국가 경쟁력의 원동력이 되어버렸다.여기서 우리는 페이스북 초대형 사무실을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칸막이와 벽이 없는 뻥 뚫린 연구실, 자유로운 소통 공간을 대학 캠퍼스에서는 구현할 수 없을까. 쉬운 일을 아니겠지만 서로에 대한 이해와 소통, 협업의 정신을 발휘한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우리 대학엔 대학본부와 학과 간 소통뿐만 아니라 토요데이트, 워크토크데이, 캠퍼스 텃밭, 치킨피자데이, 소복열차 같은 총장과 구성원 간, 구성원과 구성원 간, 구성원과 지역민 간 소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나는 언젠가 이런 소통 프로그램이 우리 대학에 존재하는 유무형의 벽을 과감하게 무너뜨리고, 구성원과 구성원을 이어주고, 대학과 지역사회를 융합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 그리고 이런 소통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그래야 한국 대학이 단순한 지식 전수의 장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이끌어가는 지식 생성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이남호 총장은 남원 출신이며 전주고, 서울대를 졸업하고 서울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립 익산대 교수를 거쳐 전북대 교수, 산학협력단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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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2.01 23:02

다문화 가정, 애정의 눈으로 보자

10년 전 나의 결혼 원정기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농촌에 사는 노총각 두 명이 멀리 우즈베키스탄까지 가서 신붓감을 골라 온다는 내용이다. 지금 우리 농촌 총각의 현실은 어쩌면 그 영화보다 더 심각할지 모른다. 한때 우리나라 일부 지역에서는 국제결혼 비율이 10%가 넘는다는 보도도 있었다.국제결혼의 증가는 외국 성인의 증가와 혼혈아의 증가를 동시에 가져 오게 된다. 우리 사회는 외국인과 혼혈아의 증가를 받아들일 준비가 얼마나 되어 있는가? 이러한 변화에 대해 정부의 정책은 제대로 마련되고 있는가?한국인들의 배타적 속성을 얘기할 때 종종 예로 드는 것 중의 하나는, 세계에서 차이나타운이 없는 대도시는 서울밖에 없다는 것이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영주권자들에게 투표권이 부여되었다. 우리와 똑같은 세금을 내고도 자신의 권익을 대변할 정치가를 뽑지 못하며 살아온 그들은 그동안 선거일이 되면 무슨 생각을 했을까.필자가 IMF에 두 차례 근무하며 살았던 미국 워싱턴 일대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국식 대형 슈퍼마켓이 여러 곳 있다. 김치, 라면은 물론 밑반찬까지 한국인이 필요로 하는 것은 뭐든지 갖춰 놓고 판다. 그런데 고객의 절반 정도는 한국인이 아닌 미국인 또는 아시아 출신 주민들이다.대량 포장 제품을 창고처럼 쌓아 놓고 팔던 외국계 유통업체들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토종 유통업체의 승리라고 환영하는 이들도 있으나, 아쉬운 점은 다양성의 상실이다.미국에서 한국 슈퍼마켓들이 늠름하게 영업하듯이, 서울에서도 여러 나라의 유통업체들이 자신들의 방식으로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한다면, 우리 유통업체들과 경쟁도 되고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후생도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렉서스와 올리브 나무를 써서 세계화의 전도사로 불리는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Thomas L. Friedman) 의 세계는 평평하다라는 책은 한국에서도 한 때 베스트 셀러 대열에 오르기도 했다. 세계화를 통해 세계는 끊임없이 평평해 지고 있다. 평평한 세계에서 사람의 이동을, 자본과 상품의 흐름을, 지식과 정보의 공유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그렇다면 태평양 건너편 나라와도 자유무역협정(FTA)을 맺는 세상에 아시아 이웃나라와의 경계에는 장벽을 쌓는 우리의 불합리성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다문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도 자라서 성인이 되면 우리나라의 주역이 될 것이다. 이들이 제대로 자라서 각자 자기 몫을 제대로 하게 될 때 우리나라의 국력은 그만큼 커질 것이다. 반면에 이들이 커서 사회의 부담이 된다면 이는 본인은 물론 나라 발전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을 애정의 눈으로 바라보고 커서 제 몫을 할 수 있게 배려하고 돕는 일, 이는 우리 모두의 사회적 책임이 아니겠는가?빨간 단풍으로 가득찬 숲이나 노란 은행잎만으로 이루어진 숲보다는 빨간 단풍과 노란 은행잎 그리고 겨울에도 변하지 않는 파란 소나무까지 어우러진 숲에서 더욱더 진정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새만금위원회 민간공동위원장으로서 국적, 성별, 직업, 배경을 불문하고 누구나 함께 어우러져 함께 사는 문화가 숨 쉬는 융합의 도시로 가꾸는 원대한 꿈을 꾸어 본다.△오종남 위원장은 IMF상임이사로 활동했고,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 한국스탠다드차타드 은행 사외이사, 감사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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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25 23:02

'새만금 하늘길'을 꼭 열어야 하는 이유

중국 강소성 사회과학원과의 교류 일환으로 얼마 전 중국 남경에 다녀왔다. 이른 새벽부터 부산을 떨었다. 버스를 이용해 인천공항에 가 남경에 도착한 것은 오후 3시(우리 시간)가 다되어서였다. 무려 8시간이 넘는 시간을 보내며 현지에 도착한 것이다.그러나 외국에 나갈 때 주 교통수단인 비행기를 이용한 시간은 고작 100분에 지나지 않았다. 비행기 탑승 시간이 20%수준이고 다른 일정으로 소비하는 시간이 월등하게 많았다. 전주에서 인천공항까지 가는 버스 탑승시간이 4시간 가까이로 비행기 탑승시간의 2배가 넘었다. 참으로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지난해 전북도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라도 전주에서 중국 상해를 갈 때 소요되는 시간은 467분이나 KTX를 이용해 인천공항에 접근하는 시간이 189분으로 3시간이 넘었고 비행기 탑승시간은 120분에 불과했다. 요즘과 같은 빛의 시대에 비행시간이 2시간 이내라 해도 전주나 익산에서 출발해 하루에 업무를 처리하기에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른다.그러나 전북권에서 직접 상해를 운항하는 교통편이 만들어진다면 300분이 조금 넘는 시간이면 현지에 도착해 서둘러 일을 처리하고 당일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다. 가상해 보면 지난 남경행 일정처럼 오전 6시에 서둘러 이동을 시작한다면 오전에 현지에 도착해 점심을 즐기고 또 서너 시간 업무를 처리하고 늦지 않은 오후 돌아올 수 있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진정한 지구촌이자 하늘길이 우리에게 주는 큰 혜택이다.최근 비행기를 이용하는 여객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0년 8100만 명이었던 여객이 5년 만에 1억700만여 명으로 연평균 7.2% 증가하였으며 다른 교통수단과 비교해도 증가율이 가장 높다. 최근 5년간 항만이용자는 연평균 1.95% 늘어났으며 철도는 5,2%, 항공 이용객은 8.3%가 증가했다.지구촌을 누빌 하늘길을 여는데는 국제공항 건설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물론 여객이 있고 항공물류가 있는 곳에 먼저 하늘길을 열겠지만 미래 가치, 미래 수요에 대한 선제적 조치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전북도는 얼마 전 전문용역기관의 용역 결과 우리 지역의 항공 수요는 10년 뒤인 2025년 190만 명, 2030년엔 402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북은 한중FTA에 의한 인적물적 교류의 확대, 새만금 내부 개발의 본격화에 의한 산업시설의 입주, 국가식품클러스터 활성화, 세계 태권도선수권대회 등 새로운 항공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요인이 즐비하다.사실 개항 당시 전북권보다 열약한 환경에 처해있던 청주공항도 개항 18년을 넘기며 여객 200만 시대를 열었고 영국의 국영방송 BBC에서 4억 달러를 들여 지은 터미널에 6개월 동안 단 한 명의 승객도 이용하지 않았다며 유령공항이라고 표현했던 양양공항도 이젠 외국인들이 입국대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해안의 교통 허브가 되고 있다.닭이 먼저인가, 계란이 먼저인가 참으로 어려운 질문이다. 공항 건설과 항공수요 중 무엇이 먼저인지 참으로 무의미한 우문이다. 올 예산에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타당성 용역비가 8억 원 확보되었다.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분명한 것은 기반시설이 확충되고 하늘길이 열린다면 사람이 모이고 물류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경제도 윤택해진다는 이제껏 보아온 보편적 실증이다.△강현직 원장은 건국대에서 언론학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서울신문, 문화일보, 아시아경제 등에서 편집국장과 논설실장을 지냈다. 헌법재판소장 비서관, 협성대 교수를 거친 뒤 진북연구원장에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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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18 23:02

전북플랜

전주에 오기를 잘했다 싶다. 만나는 사람마다 다 좋다. 진중하면서도 유머감각이 있고, 정의감도 강하지만 그렇다고 내색하는 법도 없다. 문학이나 예술에 대한 소양은 또 어떻고. 늘 듣고 보고 배울 수가 있어서 좋다. 연말엔 전주의 대표적 독서동아리인 리더스클럽의 조석중 부회장(44)을 만났다. 업무 연관성 때문만은 아니고 그저 궁금했다. 인문지향(人文之鄕)이라는 전주에서 독서운동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14년째 리더스클럽을 이끌어오고 있는 그는 50여개 독서클럽으로 구성된 전주독서동아리연합회 활동도 주도하고 있다. 독서가 개인과 공동체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이다.그에게 이 지역의 독서 특징에 대해 물었더니 한마디로 선비의 책읽기라고 했다.가벼운 실용서나 자기계발서보다는 묵직한 책, 예를 들면 논어 같은 책을 오래 붙잡고 깊이 읽는다는 것이다. 그는 개인적으론 좀 더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책들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했다.회원 4명으로 시작한 리더스클럽은 정회원 250명, 온라인 회원 3000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요즘도 매주 월, 토요일에 모여서 책을 읽고 토론한다. 전라북도는 독서율이 84.2%로 전국 16개 시 도 중 1위다. 여기에는 조 씨 같은 독서운동가들의 기여도 컸을 것이다. 독서율은 18세 이상 성인 10명 중 1년에 책을 한 권이라도 읽은 사람의 비율로 한국 평균은 71.4%다.독서의 가치나 효용을 얘기할 때면 흔히 인용하는 게 시카고대학의 허친스 플랜(일명 시카고 플랜)이다. 1930년1951년, 이 대학의 학장과 총장을 지낸 허친스는 1학년 학생들에게 인문학과 사회과학의 고전 100권을 의무적으로 읽게 했다. 시카고대학이 명문의 위상을 굳힌 데는 이 플랜이 밑바탕이 됐다고 한다. 시카고대학은 지금까지 8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한국에서도 한양대와 부산 해운대구가 시카고 플랜을 가동 중이다. 한양대는 누구든 졸업 전에 고전 100권을 읽어야 한다. 해운대구는 2012년 해운대 플랜 선포식까지 갖고 부산대학이 추천한 양서 101권을 읽도록 권장하고 있다. 주민자치센터 등 주민들이 자주 가는 곳마다 책을 비치하고 스토커처럼 집요하게 읽기를 독려한다.전북도 이런 플랜을 해보면 어떨까. 기초체력(독서율)이 상대적으로 튼튼하니까 그 효과도 클 것이다. 이웃인 광주 전남만 해도 전남대학이 주도하는 시민독서운동(한 책 운동)이 한 창이다. 시민 투표로 그 해 필독서 한 권을 선정해 읽도록 하는데 이를 위해 독서클럽 결성을 지원하고, 작가 초청 콘서트, 서평 공모전도 열어준다. 책을 추천하는데 그치지 않고 읽도록 동기부여를 한다는 점에서 독서실천운동인 셈이다.리더스클럽이 새해 읽을 첫 책으로 고른 건 김난도 교수(서울대)의 트렌드 코리아 2016. 올해 한국사회를 지배할 10대 소비 트랜드를 예견하고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을 택한 데서 변화에 대한 갈망 같은 걸 느꼈다.개인적으로는 베스트셀러나 찾는 독서행태보다 논어 깊이 읽기를 더 좋아하는 쪽이지만 아무려면 어떤가. 책 속에 길이 있다. 개인이건 공동체건 정체(停滯)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무릇 읽어야 한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전주로 온지 5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분에 넘치는 환대를 받았다. 그 고마움을 독서운동 지원을 통해 갚아나가겠다.△이재호 원장은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 논설위원실 실장, 국회의장 헌법연구회 자문위원, 한국신문협회 산하 출판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했고, 저서로는 〈사회통합형 대북정책〉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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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11 23:02

제조업 육성으로 경제회복 이끌어야

최근 국가경제는 물론 지역경제가 침체를 넘어 위기수준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우려섞인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주도해 온 제조업의 추락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 국가 경제에 있어 긴장하고 주목해야할 두 가지 경제 수치가 발표되었다. 우선 제조업 성장률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는 점이다. 무려 53년만의 일이다. 지난 외환위기 때도 멈추지 않았던 성장세가 꺾인 것이다. 또 하나의 심각한 문제점은 수출액이다. 전년대비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6년만에 최대의 낙폭을 기록하며 이로인해 2011년 무역 1조 달러 달성 이후 4년 만에 하락세로 반전되었다.지역의 경제상황도 마찬가지다. 제조기업의 체감경기는 악화되고 향후 전망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들이 더 많다는 결과가 나왔다. 최근 상공회의소가 실시한 내년도 경영환경에 대한 기업인들의 의견 조사결과에 의하면, 우리 지역 제조기업들은 최근 미국발 금리인상, 저유가 시대의 장기화, 내수침체와 같은 악재가 산적한 탓에 내년도 경제환경은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에 따라 투자와 채용을 줄이는 등의 긴축경영이 예상된다는 응답이 나왔다.특히, 이러한 불황의 여파로 응답기업의 40% 정도가 내년도 사업계획도 수립하지 못했으며, 38% 정도의 기업들은 아예 신규고용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밝히는 등 경기침체로 인해 우리 제조기업들이 극도의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일반적으로 경제가 안정되기 위해서는 제조기업들의 원활한 생산활동이 유지되면서 수출을 포함한 소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선순환적 경제구조가 정착되어야 한다.그렇기에 우리나라 산업구조에 있어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제조업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석유나 원자재와 같은 부존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에 경제발전에 필요한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서는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그동안 우리 제조기업들은 수출을 통해 한국경제 성장에 가장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또한 타 산업과 달리 생산에 기반을 두고 있기에 설비투자로 인한 경제파급효과와 더불어 고용창출로 인해 안정된 소비계층을 형성함으로써 내수진작에도 큰 부분을 담당해 왔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최근 우리 제조기업들을 둘러싼 환경이 매우 좋지 않다. 전세계적로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유가와 원자재, 상품가격의 하락과 더불어 내수부진까지 겹친가운데, 선진국과의 원천기술 격차는 벌어지고 신흥국들의 추격은 턱밑까지 이르면서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을 보이고 있다.우리 경제의 활력회복은 누가 뭐래도 제조기업들의 왕성한 생산활동이 뒷받침 되어야 가능하다. 정부차원의 특단의 대책마련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지난 전세계적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일본, 독일 등과 같은 선진국들이 경기회복을 위해 제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한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우리 기업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어렵다고 움츠리고만 있기보다는 경기회복에 대비하여 기술개발과 영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이고 과감하게 유지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 앞에 닥친 어려움은 예상치 못한 변화와 고통을 주고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충분히 만들어 줄 것이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변화무쌍한 21세기를 살며 우리 경제의 주역이라는 자긍심과 책임감을 갖고 현재의 생각이나 행동에 머무르지 말고, 변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여 이를 극복해 나가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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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28 23:02

친절을 선물 받다

지난달 교통사고의 후유증은 아직도 나를 괴롭히고 있다. 점멸등이 켜져 있는 시골의 삼거리에서 일어난 사고였다.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어서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던 사고였다. 다행히 앞좌석에 탔던 우리 내외는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찰나의 사이를 두고 저승 앞까지 갔다 온 셈이었다. 트럭에 탔던 상대방 두 사람도 크게 다치진 않았다.그러나 놀란 가슴은 지금도 아릿하다. 가끔 그 순간이 떠올라 몸서리가 쳐지기도 한다.한편, 이 사고를 겪으면서 나는 마음 따뜻해지는 추억이 생겼다.험상궂게 찌그러진 두 대의 차를 보고 지나가는 운전자들이 신고를 했는지 사고현장에는 삽시간에 경찰차, 병원차, 견인차들이 모여들었다. 나는 병원차에 실려 고창종합병원 응급실로 갔다. 사고 수습과 치료과정에서 나는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그것은 친절 때문이었다. 경찰관, 병원관계자, 보험사 직원 등 나를 대하는 분들이 어찌나 친절한지 감동이었다. 그분들은 나를 대할 때마다 따뜻한 위로의 말을 먼저 건네며 내 마음을 진정시키는데 애써주었다.평소에도 관공서나 은행 또는 백화점이나 시장 등을 드나들 때 옛날에 비해 친절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음을 느끼긴 했지만 이번처럼 절실하게 느껴보긴 처음이다.교통사고를 당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한동안 머리가 멍하니 텅 비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분별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냉철한 이성으로 행동하기란 쉽지 않다.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게 된다.나는 그날 아침 10시에 시작하는 문학행사에는 참석하지도 못하고 반나절 쯤 응급실에서 여러 가지 조치, 그리고 경찰서에서 몇 가지 절차를 마치고 서울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날 행사에서 나에게 맡겨진 일이 두어 가지 있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정말 미안하고 부끄럽게 된 일이었다.그러나 지금도 그날의 ‘친절’을 생각하면 마음이 흐뭇해진다. 길 잃은 짐승처럼 오들오들 떨고 있는 나에게 너무나 아름다운, 은인 같은 사람들이었다. 친절은 선물이다(데모크리스토스), 사람에게 좋은 말을 친절하게 한다는 것은 솜옷보다 따뜻한 것이다(荀子).나는 내가 평소에 남에게 얼마나 친절했던가를 반성해 보게 되었다. 바쁘다는, 관심 없는 일이라는, 피곤하다는 등의 핑계로 상대방에게 소홀하거나 쌀쌀맞게 대하지는 않았을까, 아마도 그런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어쩌면 상대방은 진지한 태도로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나를 만났을 텐데도 말이다.사실 남에게 친절을 베푸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큰 노력이나 에너지가 필요한 것도 아니요 돈이 드는 일도 아니다. 영국 속담에 ‘친절하게 말하는 것은 혀를 아프게 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필요한 것은 다만 약간의 정성이다. 남을 배려하는 정성,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생각만 있으면 되는 일이다.내가 청소년 시절이었을 때 우리나라는 후진국이었다. ‘후진국’이란 말이 듣기 싫어서 개발도상국이라고 했다. 그때 우리나라는 불친절한 나라였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어디를 가나 이렇게 친절한 우리나라는 선진국임에 틀림없다. ‘친절민국’이다. 나도 좀 더 친절해져야겠다. ‘친절한 대한민국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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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21 23:02

'글로벌 코리아' 향한 다문화 포용

교역규모 1조달러로 세계 6위의 자유무역 대국이 된 우리나라가 국제적 위상에 걸맞는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진정한 선진국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경제, 사회, 문화를 아우르는 국가 전반의 제도와 관행, 그리고 의식에서 글로벌 코리아가 뿌리를 내려야 한다. 진정한 글로벌 코리아가 되기 위한 필수조건의 하나는 다문화정책의 중장기적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것이다.우리나라 총 인구 대비 다문화인(174만명) 비중은 3.4%로서 10%를 넘어선 구미 각국이나 가까운 일본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전체에서 다문화인의 혼인 비중은 이미 8.0%,출생자 비중은 4.9%에 이르고 있으며 저학년으로 내려갈수록 다문화학생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다문화가족지원법이 2008년에야 제정되었으니 정부의 본격적인 다문화 정책 개발의 역사가 짧고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우리는 이미 세계경제에 편입되고 노출된 개방국가일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 많은 동포를 진출시킨 나라다. 우리사회에서 단일민족과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것은 이제 낡은 사고를 넘어서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 그러하기에 유럽이나 미국 등 외국의 사례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통해 향후 20년 후를 내다보는 바람직한 다문화정책을 재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다문화가족지원법이 추구하는 사회통합에 이르려면 정부의 현행 지원시책만으로는 많이 부족하다. 앞으로 다문화정책은 동화정책(다문화의 한국적응)의 일변도가 아니라 내국인들이 다문화인 을 이해, 존중하고 다문화사회를 우리사회 속에서 포용토록 하는 양방향의 정책이 되어야 한다.또한 외국유학생과 다문화가족을 포괄하는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다문화학생 관리지원 정책이 마련되어야한다. 젊은 다문화 학생들이 장래 한국인으로서 또는 친 한국 외국인으로서 우리나라와 출신국간 가교역할을 하고 국익에 기여토록하기 위해서는 다문화장학지원기금 설립, 외국유학생 전용 연합 기숙사건립(프랑스의 예) 등 개별 대학을 넘어서는 제도인프라 구축에 정부지자체의 역할이 필요하다.한편, 광의의 다문화 정책 차원에서 외국인 고용의 문호를 넓혀야한다. 외국인고용허가제시행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에게 취업은 여전히 좁은 문이다. 이제 장기적인 인력 수급 계획의 틀 속에서 우수한 외국 인력을 선별, 유입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취지에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뿌리산업외국인력양성사업은 매우 시의 적절하며 향후 사업의 확대가 바람직하다.다문화의 유입이 우리사회에서 선순환되고 국가발전과 사회통합에 기여토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주도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지방자치단체, 공공단체, 종교기관, 대학. 기업과의 적절한 역할 분담과 유기적인 협력이 절실하다.전북의 경우 총 인구 대비 외국인 주민(4만3000명)의 비중은 2.3%로서 전국(3.4%)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다. 그러나 외국인 중 다문화가족(결혼 이민자 및 혼인 귀화자)의 비중은 22.7%로 전국( 13.7%)에 비해 훨씬 높다. 지금도 도내 각 시군에 설립된 14개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많은 지원 프로그램들을 시행하고 있지만 앞으로 다문화가족이 크게 늘 가능성에 대비하여 다문화정책 관련 조직, 제도, 인프라를 정비하는 등 10~20년을 내다보는 준비가 필요하다. 미래에 새만금시대가 열릴 때 전북이 외국 유학생이 많이 몰려드는 동북아의 교육허브가 되도록 가칭 전북다문화장학숙을 건립하는 것도 생각해볼 만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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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14 23:02

전북 경제 '황금알' 새만금 관광산업

요즘 지상파 방송사의 뉴스에도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유커’이다. 유커(遊客)는 중국어로 ‘여행자’를 뜻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을 일컫는다. 우리나라 경제는 최근 10년간 대중국 수출로 호황을 누렸고, 관광시장도 중국인 관광객 덕분에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 2005년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수가 600만 명이었는데, 9년이 지난 2014년에는 중국인 관광객 수만 600만 명을 넘어 전체 외국인 관광객 1400만 명의 43%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것을 고려하면, 중국이 우리나라 관광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참으로 대단하다.그렇다면, 새만금지역과 전라북도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얼마나 될까? 2014년 외국 관광객 실태조사결과,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중 전북을 방문한 관광객이 1%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볼 때 중국인 관광객 비율도 1%내외로 예상할 수 있다.왜 전북지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적을까? 상기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북은 쇼핑시설이 부족하고 관광지로서 지명도가 낮으며 볼거리가 적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인 관광객이 편하게 먹고 잘 식당과 호텔이 부족하고 중국어 안내체계나 관광종사자들의 중국어 능력이 미비한 것도 원인으로 나타났다. 물론 중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는 서울, 제주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이 상황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전북과 새만금 지역으로 불러들이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단숨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쇼핑, 음식, 호텔 등 수준 높은 관광 인프라를 조성하고, 단기적으로는 현재 가지고 있는 관광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전북 지역 전체가 협력해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상품화하여 이를 최대한 홍보해 나가야 한다. 새만금 주변지역에는 매력적인 관광자원이 산재해 있다. 산과 바다, 들을 고루 품은 수려한 부안, 지평선 축제를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성공시킨 김제, 근대 문화유산이 살아 숨 쉬는 군산 등이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지역 고유의 자원들을 다양하게 조합하여 특화된 관광상품을 만들고, 적절하게 마케팅을 펼친다면 외국인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새만금개발청은 새만금지역의 관광활성화를 위해 지난 11월 20일 한국관광공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후속사업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2016년부터는 새만금지역의 관광정보를 관광공사의 홈페이지, 스마트폰 앱, SNS 등을 통해 제공하고, 관광공사 해외지사를 통해 외국 여행사 관계자, 여행전문기자 등을 대상으로 관광상품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또한 세계 유수의 관광여행 박람회에 참석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고군산군도와 신시·야미 등 관광레저용지를 서둘러 개발하여 골프장, 리조트, 테마파크, 특급 호텔, 대형 쇼핑센터 등을 유치함으로써 중국인 관광객들이 오랫동안 머무르고 더 많이 소비할 수 있는 관광인프라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까지 새만금에 유치한다면, 관광자원으로서 새만금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2013년 중국인 관광객 432만 명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일으킨 생산유발효과는 13조 3700억 원, 쇼핑·숙박 등에서 창출된 일자리가 12만6000개에 달한다고 한다. ‘황금알을 낳는 효자산업’으로 불리는 관광산업이 조속히 활성화되어 새만금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담보하고, 전북의 지역경제를 이끄는 힘찬 동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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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0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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