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메아리] 환경 교육과 ESG 교육은 무엇이 다른가
 ‘공해’라는 단어로 시작된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은, 어느 자동차 회사의 로고가‘굴뚝 그림’에서 ‘글자’로 바뀐 즈음부터인 것 같다. 이후 국가 정책과 함께 학교교육으로 들어온 환경교육은, 40년 이상을 거의 유사한 형태의 작은 실천들이 독려되면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구체적 실천 목록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로 논의되면서 환경을 포함한 다원적 핵심가치가 통합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과거의 ‘환경 교육’과 오늘날의 ‘ESG 교육’은 무엇이 다른가? 환경문제가 진지하게 논의되는 목표 지점은 둘 다 ‘지속가능한 미래’다. 이에 제일 먼저 실행 가치로 떠오른 것은 당연히 환경보호(E)다. 일회용품 줄이기, 재활용 분리배출, 탄소량 줄이기 등은 긴 세월 동안 온 국민이 실천해 온 것으로 결코 그 효용이 적지 않다. 그러나 2020년부터는 기업 경영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ESG의 가치 실현이 화두로 떠올랐다. 우리 삶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환경(E) 영역이 기후, 에너지, 자원 등의 환경보호 활동에 초점을 둔다면, 사회(S) 영역은 더불어 살기 위한 복지, 인권, 봉사 등의 상생 실천을 필요로 한다. 지배구조(G)는 조직문화로서, 조직의 윤리의식, 투명성, 반부패의 실행을 핵심 가치로 삼는다. 과거의 환경교육이 지속가능한 미래의 핵심 과제로 오직 환경보호를 추출해 냈다면, 오늘날의 ESG 교육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통합하면서 그 실행 요소를 환경뿐 아니라 인간관계와 삶의 구조로까지 구체화시킨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ESG의 학교교육은 바로 이 세 가지를 통합해서 지속가능한 미래의 주제에 수렴하도록 설계돼야 한다. 문제는 사회(S)와 지배구조(G)가 아이들이 실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점에 있다. 그래서 ESG 교육을 하면서도 학생들에게는 환경보호 활동만을 중점으로 독려하는 맹점이 있다. ESG 교육은 미래교육이므로, 현재의 아이들에게 미래를 위한 가치 인식과 실천을 교육하면 된다. 더불어 사는 인간사회의 지속을 위해 경쟁보다는 상생 가치, 나눔과 배려, 협동과 화합을 배울 수 있도록 실행요목을 짜면 된다. 학급이나 학교 등에서 투명하고 합리적인 조직 구성을 지향하고 조직과 구성원의 긍정적 관계를 찾아가도록 다양한 실천의 길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 환경(E) 차원에서 학교교육이 아직도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등의 소극적 실천에만 머무는 것도 아쉽다. 이제는 적극적 방법도 아이들에게 충분히 열어주어야 한다. 쓰레기를 활용한 재생에너지 생산, 환경적 신소재가 적용된 일회용품 개발, 수월한 재활용이 가능한 용기의 디자인 개선 등, 환경적 발명과 연구의 진취적 세계를 보여주는 것도 환경 훼손에 대한 대응력이다. 이것이 ESG 교육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준비해 가는 과정이다. ESG의 가치가 내면화 되면, 아이들은 그것이 구현된 미래를 대화, 토론, 진로설계를 통해 상상해 갈 것이다. 이 구체적 상상이 진실하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실천에 자발성을 발휘한다. ‘ESG 진로콘서트’를 개최한 어느 교육청의 인상 깊은 사례가 있다. 학생들이 지속가능한 미래에 ESG의 가치가 실현된 직업 세계를 상상했다면, 그래서 지속적인 지구지킴이를 추구할 수 있다면, 이는 ESG 교육의 최종적이고 종합적인 성과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송영주 전 군산동고등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