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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시-남원교육지원청, 동부권 학교복합시설 건립 ‘맞손’

남원시(시장 최경식)가 동부권 지역의 교육과 생활 인프라를 통합한 복합공간 조성을 본격화한다. 남원시는 지난달 30일 남원교육지원청(교육장 박영수)과 ‘동부권 학교복합시설 건립사업’ 추진을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지난해 교육부 공모사업 선정 이후 양 기관이 협력체계를 공식화하는 자리로, 교육과 지역의 경계를 허무는 상징적인 계기가 됐다. 학교복합시설은 지리산 활력타운 예정지 내에 들어서며, 미래교육실과 늘봄센터, 스터디카페, 실내체육관 등으로 구성된다. 학생을 위한 교육·돌봄 공간과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체육 공간이 함께 운영되는 ‘열린 복합시설’로, 지역공동체의 소통과 상생을 도모한다. 특히, 교육 수요와 생활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동부권에 정주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지난달 실시설계용역(종합건축사사무소 위아)에 착수하며 사업에 시동을 걸었고, 이번 협약을 통해 건립부터 운영까지의 전 과정을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할 기반을 마련했다. 최경식 시장은 “이번 협약은 단순한 시설 조성을 넘어 교육과 돌봄, 복지와 문화가 어우러지는 지역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는 첫걸음”이라며 “지방소멸과 학령인구 감소라는 시대적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 교육청과 협업을 강화하고, 전국적인 선도모델이 될 수 있는 복합시설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남원시는 동부권 학교복합시설을 중심으로 지리산 활력타운, 고향올래 사업 등과 연계해 교육과 정주, 문화가 공존하는 동부권 거점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 남원
  • 최동재
  • 2025.06.03 19:34

‘민생·청년·재난’ 익산시, 1회 추경 1조 9026억 원 편성

익산시가 올해 첫 추경예산안을 1조 9026억 원 규모로 편성해 2일 익산시의회에 제출했다. 이번 추경예산안은 본예산 1조 8108억 원보다 918억 원(5.1%) 증액됐으며, 회계별로 일반회계가 본예산 대비 810억 원(4.9%) 늘어난 1조 7343억 원, 특별회계가 108억 원(6.9%) 증가한 1683억 원이다. 시는 장기화하는 경기 불황에 따른 열악한 재정 여건을 극복해 민생 안정을 이루고, 나아가 지역경제 회복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집중해 예산안을 편성했다. 주요 사업을 보면 민생경제 회복과 상권 활성화를 위해 익산사랑상품권 발행 54억 원, 구시장 지중화 12억 원, 전북 익산형 일자리 수요맞춤형 지원 9억 원, 소상공인 특례보증(희망더드림) 지원 5억 원, 영세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지원 5억 원, 청년창업 소상공인 내일 인건비 지원 1억 원 등이 편성됐다. 청년들의 윤택한 복지 혜택을 위해서는 모아복합센터 건립 48억 원, 신혼부부·청년 주택 구입 대출이자 지원 7억 원, 다둥이 사랑 지원금 4억 원, 익산형 근로청년수당 3억 원, 신혼부부·청년 주택 전세보증금 대출이자 지원 2억8000만 원, 전북 청년마을 만들기 1억 원 등이 반영됐다. 재난 재해에 대비해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으로는 익산국가산업단지 완충저류시설 설치 20억 원, 왕궁 에덴 프로젝트 기본 구상 8억5000만 원, 수소버스 보급 5억4000만 원, 침수 방지 차수판 설치 지원 1억6000만 원 등이 포함됐다. 도시 기반 시설 확충을 위해서는 평화지구 주거환경 개선 22억 원, 익산천 준설공사 7억 원, 동연지하차도 진입차단시설 설치 공사 4억6000만 원, 중앙지하차도 수배전반 지상화 공사 3억9000만 원, 서수~평장 국도27호 대체우회도로 건설 3억7000만 원 등이 편성됐다. 이 외에도 농업 기반시설 정비 31억 원, 신흥공원 보행교 설치 9억1000만 원, 신흥공원 유아숲 조성 5억 원, 산사태 피해 복구 5억 원, 미래농업 융자금 이차보전 지원 4억 원 등이 예산안에 담겼다. 정헌율 시장은 “이번 추경은 세수 감소와 재정 여건 악화 속에서도 민생과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꼭 필요한 예산에 집중했다”며 “예산이 확정되는 즉시 집행해 시민 불편을 해소하고 지역 발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예산안은 오는 10일부터 열리는 제270회 익산시의회 제1차 정례회에서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 익산
  • 송승욱
  • 2025.06.03 19:20

‘일제강점기 익산은 어땠을까?’ 익산에서 펼쳐지는 근대역사 속 시간여행

익산에서 근대역사 속 시간여행이 펼쳐진다. 익산시는 현충일을 맞아 오는 6일부터 7일까지 이틀 동안 ‘2025 익산 근대역사 문화축전’을 개최한다. 익산의 근현대역사를 문화예술로 풀어낸 참여형 행사인 이번 축전은 서부내륙권 광역관광개발사업 일환으로 마련됐으며, ‘역사 속 익산 시간여행’을 주제로 중앙동 문화예술의거리와 솜리문화금고, 항일독립운동기념관 일원을 배경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시가 주최하고 (재)익산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하며, 익산지역아동센터연합회와 생활문화예술동호회네트워크 등 지역 문화예술 단체와 기관이 함께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공동 기획했다. 추진위는 4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시민 참여 확대, 프로그램 완성도, 안전관리 방안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해 왔다. 축전은 1910년대부터 광복 이후까지의 역사적 기억을 골목과 무대에서 체험할 수 있는 시간여행형 콘텐츠로 채워진다. 특히 일제강점기 익옥수리조합의 쌀 수탈 역사를 모티브로 한 미션형 체험 프로그램 ‘잃어버린 토지대장을 찾아라!’는 관람객이 골목길을 따라 걸으며 역사적 장소를 체험하는 대표 콘텐츠로 기대를 모은다. 이외에도 1910년대부터 광복 이후까지 시대 흐름을 담은 주제공연과 근대 의복 체험, 뮤지컬 ‘영웅’, ‘명성황후’ 해설 음악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청소년이 함께하는 ‘독도는 우리땅’ 플래시몹은 시민들이 광복의 기쁨을 기억하고 역사 인식을 공유하며 세대 간 공감을 형성하기 위한 특별 기획이다. 이를 통해 익산의 근현대 문화자원이 다시 조명되고, 시민이 주체가 돼 지역의 역사적 자긍심을 함께 체험하고 알리는 장이 것으로 기대된다. 행사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재단 누리집(ictf.or.kr)을 통해 사전 신청할 수 있으며, 자세한 문의는 재단 관광마케팅팀(063-843-8816)으로 하면 된다. 정헌율 시장은 “익산의 근대역사 콘텐츠를 시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의 소중한 역사문화자산이 널리 알려지고, 시민 모두가 익산의 역사 홍보대사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세만 재단 대표이사는 “현충일 연휴 익산의 골목을 거닐며 근대역사를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이번 행사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면서 “시민이 함께 만들고 주인공이 되는 참여형 문화행사로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2025 대한민국 숙박세일 페스타’도 이번 축전과 연계해 함께 진행된다. 익산은 오는 6월 2일부터 7월 17일까지 숙박 할인 혜택이 적용되며, 7만 원 이상 숙박 예약 시 3만 원, 7만 원 미만은 2만 원의 할인권이 제공된다. 숙박 할인 이벤트 관련 문의는 전담 콜센터(1670-3980)로 하면 된다.

  • 익산
  • 송승욱
  • 2025.06.03 19:20

하림, 새만금환경생태단지서 ESG 경영 실천

종합식품기업 ㈜하림(대표이사 정호석)이 부안군 새만금환경생태단지에서 열린 환경의 날 기념 및 새만금환경생태단지 개장 3주년 맞이 행사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푸드트럭을 지원하며 ESG 경영을 실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푸드트럭 지원은 국립공원공단의 환경보전 노력에 동참해 하림의 친환경 이미지를 제고하고, 지난 2월 국립공원공단 및 전북지방환경청과 체결한 ESG 활동 상호 협력 업무협약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하림은 행사가 진행된 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새만금환경생태단지 내 어린이놀이터 주변에서 푸드트럭을 운영, 대표 인기 제품인 용가리치킨과 누룽지순살치킨, 하림텐더스틱 등을 허니머스타드 소스와 함께 제공하는 무료 시식회를 진행해 현장을 찾은 약 2000여 명의 방문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환경의 날 행사의 의미를 살려 기념품으로 제공된 다회용기에 음식을 담아 제공하고, 사용한 다회용기는 재활용해 일상에서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이는 쓰레기 없는 친환경 행사 만들기에 적극 동참하는 하림의 ESG 경영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하림은 이를 통해 새만금환경생태단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생태단지의 가치 전달과 환경보전 필요성을 홍보했다. 하림 관계자는 “환경의 날 및 새만금환경생태단지 개장 3주년을 맞아 열린 뜻깊은 행사에 참여해 하림의 맛있는 제품을 나누고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함께 되새길 수 있어 매우 뜻깊었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ESG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며 친환경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익산
  • 송승욱
  • 2025.06.03 19:20

[오목대] 기후 정책이 후퇴한 이유

지난 5월 말, 스위스의 한 산간 마을이 거대한 산사태로 사라져버렸다. 발레주에 속한 블라텐 마을이다. 마을의 90%가 바위와 흙더미에 묻혀버린 산사태 원인은 놀랍게도 알프스산맥 빙하의 붕괴다. 드론 영상에 포착돼 전 세계에 전해진 붕괴 순간은 끔찍했다. 거대한 먼지구름이 순식간에 산 아래로 밀려 내려오더니 얼음덩어리와 암석, 흙이 쏟아지면서 마을을 덮친다. 마을이 자취를 감추기까지는 몇 초 걸리지 않았다. 산사태 경보 시스템 덕분에 마을 주민 300여 명은 대피해 큰 피해를 면했으니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경고는 더 있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강이 산사태로 막히면서 작은 호수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이 호수가 넘치면 이어지게 될 홍수의 위험이다. 스위스 알프스 산간 마을의 산사태 위험은 여러 해 전부터 예고(?)됐다. 알프스 빙하와 고산지대의 얼어 있는 땅이 녹으면서 지반이 불안정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후 변화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100년 안에 알프스 빙하가 모두 녹아 사라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도 무겁다. 빙하의 위기는 알프스에만 찾아온 것이 아니다. 가장 많은 대륙 빙하를 가진 얼음 왕국 그린란드도 위태롭다. 그린란드는 기후 변화를 가장 먼저 알려주는 기후 변화의 지표 같은 곳이다.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으면 전 세계가 영향을 받게 되는데, 특히 해안 지역이 먼저 침수되면서 저지대 국가들은 더 큰 피해를 입게 된다. 녹아내린 빙하의 물이 전 세계 해수면을 높이기 때문이다. 끔찍한 재해 소식은 또 이어진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중부도시 모크와가 극심한 폭우와 홍수 피해로 최소 150명이 사망하고 수백 채의 집이 파괴되었으며 3천여 명이 집을 잃었다. 나이지리아의 홍수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2년에는 홍수 피해로 600명 이상이, 지난해에는 1,200명이 홍수로 사망했다. 돌아보면 해마다 갱신하는 폭염과 폭설, 산불과 홍수 등 기후 재난이 몰고 오는 폐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구상 모든 나라가 겪고 있거나 곧 겪게 될 재난이다. 21대 대선후보들의 토론에서 ‘기후 위기’가 공식 주제로 다뤄졌다. TV 토론회가 도입된 1997년 이후 처음이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후 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치인을 뽑고 싶어 하는 유권자가 30%나 된다는 통계도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기후 정책은 미미했다. 오히려 기후 공약은 지난 대선 때보다도 후퇴했거나 실종됐으니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이제 새 정부가 출범한다. 산적한 과제가 적지 않지만, 기후 대책은 그중에서도 절박한 과제다. 적극적인 정책을 만들고 실천하는 새 정부의 지혜를 보고 싶다.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5.06.03 19:16

[사설] 분열된 집안은 살아남을 수 없다

-새 대통령 첫 과제는 국민 하나로 만들어야 대선은 끝났다. 이제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승자일뿐이다. 광복 80주년을 맞는 올해 대한민국은 도약이냐, 퇴보냐의 기로에 서 있다. 장구한 세월을 거치면서 외세에 짓밟히고 내부의 분열과 갈등속에서 용케도 살아남고, 오늘날 전지구촌에서 경제와 민주주의를 성공적으로 일궈낸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 아니던가. 그리고 그 뿌리는 바로 보잘것없어 보이는 민초였다. 지난해 12월 보수진영 지도자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로 이 나라는 극단적인 분열과 혼란의 와중에 휩싸였다. 보편타당한 사회적 가치가 모두 무너지고 사회는 분열되고 또 찢어졌다. 계엄과 탄핵, 그에따른 조기 대선은 그야말로 혼동 그 자체였다. 하지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대통령 탄핵과 그에 이은 총리 탄핵 등으로 행정부 수뇌부가 공백상태에 빠졌으면서도 대한민국의 시스템은 놀라울 정도로 각 분야에서 잘 작동됐다. 우리의 사회 시스템이 이젠 완전히 어느 선진국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이제 아픔을 잘 치유하고 한발 더 뛰어야 한다. 새 대통령의 제1의 과제는 바로 사회 분열을 치유하는 것이다. 경제 회복은 비로소 우리 국민이 하나가 됐을때 가능한 일이다. 가뜩이나 남과 북이 나눠진 이땅에서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 호남과 영남, 청년과 장년,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도권과 지방, 여성과 남성이 갈기갈기 이념과 이해 관계에 의해 분열된다면 우리에겐 미래가 없다. 당선의 영예에 앞서 새 대통령에겐 불안한 국제관계 속에서 분열된 국가를 물려받게 됐다. 양극단으로 분열된 국가와 국민을 치유하고 안정을 가져오는게 신임 대통령의 첫 과제다. -민생 회복과 경제 회복 구체적 성과로 보여야 대한민국은 지금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다. 관행화 한 과거의 방식으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부문에서 정체를 겪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혁신과 개혁은 사회 전 분야에서 지속적이면서도 치밀하게 펼쳐져야 한다. 하지만 산적한 개혁 과제를 해결하기에 앞서 지금은 민생 회복, 경제 회복에 방점을 둬야 한다.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기반으로 지금은 철저히 국민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정책이 결정되고 집행돼야 한다. 사실 국민들은 여야를 떠나 작금의 정쟁구조를 조선시대의 사색당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있다. 현안이나 쟁점에 대한 판단의 근거가 국리민복에 있는게 아니라 진영의 논리에 의해 찬반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신임 대통령은 이런 점에서 첫 인사와 각종 재원의 배분때부터 기존 관행에서 확연히 벗어나길 바란다. 새 정부에서 전북인들이 얼마나 중요한 자리를 맡아 민생 회복과 경제 회복에 나설지 우리는 예의주시 하고있다. 인선의 첫째 기준은 '과연 국민에게 충직한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진영의 논리에서 벗어나 유능하고 청렴한 인재가 민생 회복과 경제 회복을 하는데 열정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미완의 과제 지역 균형발전 시금석 앞으로 5년간 나라를 이끌어 갈 새로운 지도자는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사회 시스템을 만드는데 혼신을 다해야 된다. 의료와 교육, 문화를 비롯한 삶의 질 자체가 어느 지역에 거주하는가에 따라 좌우된다면 이는 진정한 통합국가 대한민국이 아니다. 통합의 리더십 지닌 대통령은 단순히 여와 야, 정치적 노선의 통합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대립과 분열로 지친 사회를 치유하는 것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통합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험한 바닷길에서 배를 안전하게 끌고 나갈 선장은 그 배에 타고있는 모든 선원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수도권 중심의 편파적인 리더십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주요 정당과 후보들은 전북 관련 각종 공약을 제시했다. 큰틀에서 보면 새만금 사업과 2036 올림픽 유치가 지역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핵심 과제다. 전북의 소외는 이제 지긋지긋하다. 더 이상 언급하기도 싫을 정도다. 2036년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신임 대통령이 직접 나설것을 강력 촉구한다. 대통령이 열정과 의지를 가지면 얼마든 실현 가능한 과제다. 지역 균형발전의 시금석이 바로 전북 전주 올림픽 유치 여부에 달려있다. 만일 성사된다면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전북인들은 전대미문의 발전과 성취감을 맛보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크게는 대한민국이 톱 클래스 선진국에 들어가는 확실한 방점을 찍는 일이 될 것이다. 또 하나의 과제는 새만금사업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그랬던 것처럼 단순히 언어의 수사로는 한계가 있다. 구체적 대안과 실행 방안을 확실하게 밀고 나가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6.03 18:54

[조상진의 열린생각] 대통령 취임사를 통해 본 시대정신

대통령 취임사는 국민에게 건네는 메시지다. 동시에 미래 비전과 임기 중 정책 방향을 포괄적으로 담고 있다. 여기엔 그 시대를 읽을 수 있는 시대정신이 드러난 경우가 많다. 실례로 1961년 44세의 젊은 나이에 ‘뉴 프런티어’(New Frontier, 새로운 개척자)를 외치며 미국 35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존 F 케네디는 “국가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지 말고, 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문해보시오”라는 명문을 남겼다. 또 28년 동안 감옥에 갇혀있다 당선된 남아프리카공화국 넬슨 만델라는 1994년 취임사에서 “우리는 흑인이든 백인이든 모든 국민이 양도할 수 없는 인간 존엄이 보장되는 ‘무지개 나라’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흑백 인종차별의 종말을 선언했다. 이들의 취임연설은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여는 열쇠였다. 한국 대통령 또한 취임사를 통해 국가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1948년 7월 24일 취임한 이승만(1∼3대)은 해방된 나라의 총선거와 정부수립, 남북통일을 언급한 뒤 “나의 사랑하는 삼천만 남녀는 이날부터 더욱 분투용진(奮鬪勇進)해서 날로 새로운 백성을 이룸으로서 새로운 국가를 만년반석(萬年盤石) 위에 세우기로 결심합니다.”고 끝을 맺었다. 5·16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5∼9대)는 1960년대 한국의 역사적 과제는 ‘조국 근대화’의 촉성이라며 정치적 자주와 경제적 자립, 사회적 안정을 목표로 대혁신운동을 제창했다. 또 정치적 정화운동과 공산주의에 대한 승리, 경제개발 5개년계획의 추진을 공언했다. 그러면서 “생각하는 국민, 일하는 국민, 협조하는 국민으로 재기할 것”을 당부했다. 1980년 광주민중항쟁을 짓밟고 취임한 전두환(11∼12대)은 민주복지국가를 기치로 민주주의의 토착화, 정의사회 구현, 교육혁신과 문화창달을 내세웠다. 또한 계엄령 해제와 정치풍토 개선, 민생안정, 사회정화운동도 언급했다. 3당 합당으로 노태우에 이어 당선된 김영삼(14대)은 ‘신한국 창조’를 강조했다. IMF 외환위기 속에 취임한 김대중(15대)은 정부수립 50년만에 이루어진 첫 여야간 정권교체라는 기쁨보다 국민에게 위기극복을 호소해야 했다. 가장 유려하고 본인의 철학이 담긴 취임사에서 “물가는 오르고 실업은 늘어날 것입니다. 소득은 떨어지고 기업의 도산은 속출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지금 땀과 눈물을 요구받고 있습니다”며 “국회의 다수당인 야당 여러분도 나라가 벼랑끝에 서있는 금년 1년만이라도 저를 도와주셔야겠습니다”고 간절히 부탁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지식정보대국, 문화산업과 함께 정치보복을 않겠다는 약속도 했다. 나아가 “소외된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한숨짓는 사람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는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역설했다. 노무현(16대)은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함께 동북아시아의 중심국가, 참여민주주의,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 국민통합을 강조한 점이 돋보였다. 이를 위해 원칙과 신뢰, 공정과 투명, 대화와 타협, 분권과 자율을 새 정부 국정운영의 원리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박근혜의 탄핵으로 당선과 동시에 취임한 문재인(19대)은 국민통합과 일자리를 챙기겠다고 밝혔다. “빈손으로 취임하고 빈손으로 퇴임하는 깨끗한 대통령이 되겠다‘며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친위 쿠데타로 자멸한 윤석열(20대)은 반지성주의와 자유를 외쳤으나 공허한 메아리였다. 그러면 이번에 당선된 이재명(21대)은? 내란진압, 회복과 성장, 국민통합 등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취임사와 같이 초심을 잃지 않는 게 아닐까.

  • 오피니언
  • 조상진
  • 2025.06.03 18:54

[새벽메아리] 흐르는 전통, 머무는 예술

고택에서 이루어지는 아트 페스타를 4년째 기획·운영하고 있다. ‘지역에서 살아남는 미술축제, 아트마켓은 어떠해야 할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고택 아트 페스타’(Gotaek Art Festa:GAF)는 완주군과 무주군의 고택·고건축에서 K-예술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지난 3년간은 공모사업을 통해 국비를 유치하고 자부담을 투자해 ‘전통과 시각예술의 색다른 만남’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고자 했다. GAF 운영팀은 늘 질문한다. “전통이란 무엇인가?” 이 물음은 단순히 보존이냐 활용이냐의 논의 너머,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관심과 책임을 요구한다. 지금의 필자는 이렇게 답한다. “전통은 어느 순간에도 흘러야 전통이다. 흐르는 전통만이 미래에도 소중한 가치를 지닐 수 있다.” 동시대 미술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들이 던지는 질문과 사유의 산물이다. GAF는 이러한 시각적 결과물들을 오랜 시간, 여러 시대를 견뎌온 ‘그릇’인 고건축물에 담아보는 실험이다. 그 그릇에 담기는 예술적 질문과 실행은 다양한 형질과 형태로 표현되며, 예술적 다양성을 획득한다. 또 GAF라는 하나의 축제를 통해 만나는 시각·공연 예술가, 지역민, 유관기관, 비평가, 학자, 지자체장 등 수많은 주체들과의 관계 속에서 전통은 새롭게 정의되고 재구성된다. 거창하거나 화려하진 않아도, 지역 곳곳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점진적인 움직임은 청년을 지역으로 유입시키고, 지역의 가치를 다시 발견하게 하며 활력을 불어넣는다. 올해부터는 이 유의미한 움직임을 도내가 아닌 타지역에서 펼치게 되었다. 옮기게 된 이유는 두 가지, 공간과 비용이다. GAF의 핵심 공간이 되는 고택은 보통 100년 이상 된 한옥이나 근대문화유산이다. 한 공간에 축적된 시공간의 힘은 전통의 가치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불편하고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사라진 고택들, 보존에만 급급한 관리자들, 고택으로서의 가치가 있고 행사진행이 가능해 보이면 고비용 대관료를 요구하거나 대관 자체를 거절하는 사례들이 있었다. 매해 반복된 공간 섭외의 어려움 속에서, 올해는 행사지 자체를 안동시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새로운 지역은 이미 여러 이점과 협력 체계를 갖추고 있었고, GAF가 성장하기에 더 나은 토대를 제공한다. 그간 우리가 지역에서 읍소하고 설득하며, 때로는 갈등을 겪으며 축제의 필요성과 공간의 가치를 설명했던 지난한 과정들이 생략되었다. 대신, 전통의 가치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국비를 유치한 민간단체에 대한 존중이 있었다. 그간의 분투가 생생했기에, 민간단체와 협력하는 지자체의 태도 차이는 더욱 뚜렷하게 다가온다. 새로운 공간에서 또 다른 새로움을 만들어가야 하는 지금, 기대와 우려는 여전히 공존한다. 다만 전주에 기반을 두고 성과를 만들어온 한 조직의 대표로서, 그리고 이 지역에 정주하며 살아온 시민으로서 이번 이동이 아쉽고, 솔직히 말하면 씁쓸하다. 이 감상에서 조금 거리를 두면, 지역 문화예술인으로서 냉철한 질문을 던져야 할 지점이 보인다. 그래서 다시 묻는다. 우리 지역은 문화도시로서 전통을 계승할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 그릇된 정체성에 매몰되어 안팎을 살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 단체와 같은 ‘이탈’이 유사한 이유로 반복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흐르는 전통 위에, 머무를 예술이 쌓이기를. 그 길 위에서 묻고, 또 시작한다. 김현정 디자인에보 대표

  • 오피니언
  • 기고
  • 2025.06.03 18:53

[기고] 문화체육관광부를 전북으로 이전하라

전북은 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에서 53.1% 투표율을 기록했다. 전국에서 전남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이다.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도 전북 투표율은 항상 선두였고, 야당인 민주당에 몰표를 몰아주었다. 높은 투표율과 높은 지지율은 전북인들의 민주시민의식 반영이다. 전북도민들은 역대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정부를 전폭적으로 지지했는데도 전혀 혜택을 받지 못하였다. 그 결과 전북 경제력은 최하위를 면치못하고 전북은 낙후지역으로 전락한 상태에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발표한 전북 14개 시군의 21대 대선공약을 살펴보면, 지선, 총선에 나왔던 공약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전북발전의 획기적인 대선공약은 찾아볼 수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선거유세마다 국가운영의 중점정책을 에이아이(AI)산업, 풍력 및 태양광 재생에너지 확대, 문화산업 진흥에 역점을 두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였다. 그런데 전북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요청한 공약에는 인공지능(AI)산업이나 문화산업 분야의 공약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선거운동이 본격화하기 이전에 SNS에 전북은 한식과 후백제 문화유산을 세계적인 역사자원으로 육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는데, 전주시 대선공약에는 한식과 후백제의 글로컬 진흥 정책 공약은 아예 빠졌다. 전주시는 문화산업에 아예 관심이 없다는 뜻이다.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문화가 경제다’라 면서 문화콘텐츠산업에 중점을 두겠다고 선언하고 있는데도, 전라북도와 전주시는 아무런 대책이 없는 듯하다. 새만금기업유치, 수소산업, 농생명산업 등은 흘러간 옛노래처럼 식상하다. 새만금 착공이 34년째를 맞이하였는데 완공은 요원하다. 언제까지 새만금 기업 유치의 망상에 사로잡혀 있을텐가. 지금은 컴퓨터기술의 발달로 아날로그시대에서 디지털시대로 전환된지 오래다. 8년전 촛불혁명이 올해에는 빛의 혁명으로 바뀌었다. 세상이 빛의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전북은 AI와 문화산업에 빨리 대처하지 못하면 더 낙후하고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다. 디지털미디어산업이 빛의 속도로 발전해가고 있다. 전북은 우리나라에서 디지털문화산업의 최적지로 꼽힌다. 전북은 다양한 유무형의 풍부한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있다. 전주시는 무형예술지수가 전국에서 가장 높다. 이러한 요인으로 국립무형유산원과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가 전주에 유치되어 있다. 전북은 무형문화유산을 디지털과 AI를 결합한 디지털문화산업을 전개하기에 가장 좋은 지역이다. 그런데 전략도 없이 케이컬처(K-culture) 구호만 외치고 있다. 미래문화산업의 전략을 세워야 한다. 디지털문화산업은 설비투자한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보다 부가가치가 훨씬 높다. 새만금에 기업유치 발상은 이미 철지난 식상한 메뉴다. 새만금에 자본을 유치하여 부가가치가 높은 문화산업특구로 조성해야 전북특별자치도가 아니겠는가. 이제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문화산업은 문화자원으로 수익 창출과 재화(財貨)를 만들어내는 소프트웨어산업이다. 문화유산의 가치를 개발하고 문화적 감성을 세계인들과 공유하는 것이 글로컬문화산업이다.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북극항로시대를 대비하여 해양수산부를 부산에 이전하겠다고 공약했다. 전북도민들은 AI문화산업시대를 대비하여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를 전북으로 이전시킬 것을 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하게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새만금에 문화산업전진기지를 조성하고 새만금국제공항과 새만금신항을 통해서 새만금문화산업단지를 환황해권의 경제적 중심도시로 발돋움하는 획기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 송화섭 전 중앙대 교수·(사)호남문화콘텐츠연구원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5.06.03 18:53

유화로 만나는 부귀영화, '화중지왕(花中之王)-모란'

예로부터 풍성한 잎과 고운 색으로 모든 꽃들 가운데 가장 호화롭고 아름다운 꽃으로 불린 모란. 특히 조선시대에 모란은 부귀의 상징으로 여겨져 결혼식 때 입는 옷과 침구류 등에도 모란꽃이 자수로 새겨졌다. ‘화왕(花王)’이라 불리며 동양적 사상이 깃든 작품의 주요 소재로 꼽혀온 모란을 서양의 유화물감으로 그려내면 어떤 느낌일까. 미술관 솔(관장 서정만)이 동양의 모란을 스핀오프해 색다른 전시 ‘화중지왕(花中之王)-모란’ 기획전을 29일까지 연다. ‘부귀영화’라는 상징성을 가진 모란은 우리나라 전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꽃이었다. 이러한 의미를 내포한 모란은 한국화‧서양화라는 장르의 경계를 넘어 누구에게나 사랑받은 꽃으로서 서양화가들에게도 좋은 주제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용봉(1912~1994), 하반영(1918~2015), 천칠봉(1920~1984), 이의주(1926~2002), 박철교(1935~) 등 6명이 그린 유화 수채화 14점이 전시된다. 한국 근대부터 현대까지 전북에서 활동해 온 서양화가들이 그린 작품들로 새로운 시선과 접근으로 완성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미술관 솔 관계자는 “모란은 번영을 상징하는 꽃으로, 미술 작품과 생활에서 다양한 소재로 활용되어 왔다”며 “모란이 전북의 서양미술과 만나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볼 수 있는 좋은 전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6.03 17:09

"그냥 먹고살게만"…대선일 새벽, 도깨비시장의 '소리 없는 외침'

"모든 게 바뀌었으면 좋겠죠. 그런데 큰 걸 바라지도 않아요. 그냥 성실하게 일하면 먹고살 수 있는 세상, 그것만 만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3일 오전 6시. 제21대 대통령 선거 투표날이 밝아오는 이른 시간, 전주 남부시장 도깨비시장은 이미 치열한 생존의 현장이었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동트기 전부터 활기차게 열린 시장에서, 대통령에게 바라는 서민들의 최대 바람은 '먹고사는 문제'였다. 꼭두새벽부터 생계를 위해 나선 이들의 목소리는 분명했다. 거창한 공약과 변화가 아닌, 성실하게 일하면 먹고살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의 회복이었다. "요즘 장사 어떠세요?" 질문에 콩을 까고 있던 이성재 씨(67)는 깊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여기 상인들이나 물건 사러 오시는 분들이나 너무나 경제가 어렵다 보니까 힘들어요. 사는 사람도 힘들고 파는 사람도 힘들고, 서로가 힘든 거예요. 예전에 100원 마진을 남겼다면 지금은 한 30원 정도예요." 과일을 진열하던 최영희 씨(68·여)도 고충을 털어놨다. "요즘 사과 한 박스 떼어오는 값이 장난이 아닌데, 너무 비싸게 팔면 손님들이 안 사니까 마진은 점점 줄어들어요. 당선자께서는 시장이라도 한 번 나와보셔서 우리 사정을 아셨으면 좋겠어요." 상인들이 당선자에게 바라는 것은 거창하지 않았다. 생존에 대한 최소한의 보장이었다. 생선을 둘러보던 주부 이 모씨(45·여)는 "큰 것은 안 바래요. 그냥 작은 것에서부터, 옛날 같지는 않더라도 여기 나오는 만큼의 인건비라도 되고, 자기가 노력하는 만큼은 조금씩이라도 나아졌으면 하는 마음인데 그게 참 힘들더라고요"라고 토로했다. 채소를 파는 정미숙 씨는 "물가 안정부터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공판장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데, 우리는 그 가격에 맞춰 팔 수밖에 없거든요. 손님들은 비싸다고 하고..."라며 당장의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특히 세금과 금융 문제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김철현 씨(57)는 "소상공인 대출 이자라도 좀 낮춰주셨으면 해요. 장사가 안돼서 빌린 돈인데 이자가 너무 높아서 원금은 못 갚고 이자만 내고 있어요"라며 금융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한 상인은 "종합소득세 낼 때마다 가슴이 철렁해요. 장사는 안 되는데 세금은 작년 기준으로 나오니까...전통 시장 살린다고만 하지 말고 작은 장사하는 사람들 세금을 좀 현실적으로 매겨주셨으면 해요"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상인은 "정부에서 지원한다고 하는데 신청 절차가 너무 복잡해요. 서류만 몇십 개씩 내라고 하고, 1원이라도 급한 상황에서 지원금은 세월아 네월아...우리 같이 공부 못한 사람들은 신청에 엄두도 못 내요"라며 고개를 저었다. 경제 정책이 아닌 정치 자체의 변화를 갈망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과일을 진열하던 최 모씨(68·여)는 "지금 우리 처지를 봐요. 정치하는 분들이 너무 높은 곳에만 계시잖아요"라며 "대통령이 옆에서 좋은 이야기만 듣지 말고, 시장에 한 번 나와 현실을 봐야죠"라고 신경 섞인 말투로 말했다. 반찬거리를 고르던 주부 김지민 씨(45·여)는 "위에서 싸우기만 하고 아래는 신경 안 쓰니까 우리가 죽는 거죠"라며 꼬집었다.

  • 경제일반
  • 김선찬
  • 2025.06.03 16:59

전북산악연맹, 제10회 도지사배 등산대회 8일 개최

전북특별자치도산악연맹이 오는 8일 수려한 자연경관과 천년고찰 선운사를 간직한 호남의 내금강으로 불리는 선운산 일원에서 ‘제10회 도지사배 등산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대회는 2036 하계 전북올림픽 성공기원과 산악동호인들의 심신 치유 및 건강한 산악문화 정착을 위해 도민, 시.군지역 산악연맹 및 산악단체 동호인 등 15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회는 전북산악연맹이 주관하고, 전북자치도, 전북체육회, 고창군, 고창군산악연맹 등이 후원한다. 대회 구간은 맑고 시원한 선운계곡 아래 고창생태숲 공연장-선운사-도솔암-천마봉으로 이어지는 5.2km 코스다. 천년고찰 선운사와 도솔암마애불상 등 문화유산 탐방과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한편 일상에서 지친 심신 치유와 함께 2036년 하계올림픽 성공기원을 위한 캠페인도 전개할 예정이다. 전북산악연맹은 산악동호인들의 심신단련과 생활체육인의 우정과 화합도모를 위한 전국규모의 대통령기등산대회와 전국생활대축전등산대회 등의 참여를 통해 전북의 명예와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김성수 회장은 “이번 대회는 도민과 산악 동호인들의 삶의 질 향상과 건강증진, 생활산악체육의 활성화와 2036년 하계 올림픽 성공기원을 위해 마련되었다”면서 “앞으로 도민들의 안전산행과 건강한 산악문화정착을 위한 사업 등을 더욱 진취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스포츠일반
  • 이강모
  • 2025.06.03 16:54

제8회 전주가족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서한솔 감독 '매직대디' 선정

제8회 전주가족영화제 국내부문 최우수작품상에 서한솔 감독의 ‘매직대디’가 선정됐다. 전북 부문 최우수작품상은 이진우 감독의 ‘네모과자’에게 돌아갔고, 전북청소년부문 전북대 총장상에 조유신 감독의 ‘엄마의 목소리’가 차지했다. (사)문화콘텐츠연구소 시네숲이 주최하고, 전주가족영화제 조직·집행위원회가 주관한 전주가족영화제는 지난달 31일 전주 조이앤시네마에서 폐막식과 시상식을 열고 각 부문별 수상작을 발표했다고 3일 밝혔다. 청소년 부문에는 ‘나는 K2-18B에서 왔어’의 조윤빈 감독이 전주대 총장상을 받았다. 우석대 총장상은 ‘날개’의 곽은우 감독에게 돌아갔다. 원광대 총장상은 ‘NO SOUND’의 한은경 감독이 국립군산대 ‘이어폰’의 이혜정 감독이 각각 수상했다. 전북 부문에서는 서로를 지켜준 가족상과 가족 같은 친구상에 김선빈 감독의 ‘오프사이드’ 구혜림 감독의 ‘물들다’가 각각 수상했다. 정미진 감독과 김보연 감독은 푸른 희망상과 참사랑상을 받았다. 미래를 여는 가족상과 노을빛 가족상은 ‘0과 1 너머’의 최송이 감독, ‘인생이란 이름의 꿈’의 이상진 감독에게 돌아갔으며 아름다운 가족상은 ‘희미한 기억속의 사랑’의 한동희 감독이 수상했다. 국내부문은 든든한 가족상(우수작품상)과 꿈꾸는 가족상에 ‘평행선’의 정은수 감독과 ‘이삐야’의 유형래 감독에게 돌아갔다. 황후아 감독의 ‘바람직한 편견’과 손윤희 감독의 ‘손가락을 찾는 방법’은 각각 빛나는 가족상과 감독상을 받았다. 배우상에는 ‘매직대디’에서 아버지역을 맡아 직장과 가정에서 고군분투하는 아버지 역할을 연기한 정인기 배우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곽효민 집행위원장은 “내년에는 다른 방식으로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6.03 16:48

[기고]매년 110명 사망, 연안사고 예방하자

연안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연안사고예방에 관한 법률'은 태안 해병대 캠프에 참가했던 5명의 학생들이 갯골에 빠진 뒤 파도에 휩쓸려가 실종·사망한 사고를 계기로 2014년 8월에 시행된 법으로 2025년 6월 현재 11년이 지났다. 동법상 연안 사고란 해수욕장‧갯벌‧갯바위‧방파제‧연육교‧선착장‧무인도서 등에서 바다에 빠지거나 추락・고립으로 발생한 사고와 연안체험활동 중에 발생한 사고를 말한다. 국민소득의 증가와 주 5일 근무제의 정착으로 연안을 중심으로 한 체험캠프활동, 관광, 해양스포츠에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연안사고로 인하여 매년 평균 11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2023년 연안사고 통계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망 원인은 ⓵ 부주의(78명, 68%), ⓶ 음주(12명, 10%), ⓷ 조석미인지(8명, 7%) 순이었다. 이러한 부주의, 음주, 조석 미인지 등의 85%는 사람이 관리가 가능한 경우이다. 둘째, 월별 사망자 발생은 ⓵ 8월(27명, 23%), ⓶ 6월(16명, 13%), ⓷ 7·9월(각 13명, 11%) 순이었다. 월별 사망자 발생은 주로 사람이 연안에서 여가활동을 하는 여름이다. 셋째, 요일별 사망자 발생은 ⓵ 토(32명, 27%), ⓶ 일(28명, 23%), ⓷ 금(18명, 15%), ⓸ 수(14명, 12%)순이다. 사람이 연안에서 여가활동을 하는 토, 일, 금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넷째, 2023년 총 연안사고 사고인원(1,008명) 중 구명조끼 착용률은 14%(139명)에 불과했다. 86%의 연안사고 피해자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해양경찰청은 연안사고를 예방을 하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첫째, 장소적 측면에서 인명에 위해를 끼치는 연안사고가 발생한 장소 및 발생할 우려가 높은 장소에 대하여 위험성 조사를 시행하고 있고, ⓵ 연안위험구역안전관리 및 현장점검(위험구역 820개소, 사망사고 발생구역, 연안사고다발구역, 연안사고위험구역)을 실시하며, ② 출입통제장소(35개소) 집중 안전관리, 인명사고가 자주 발생하거나 발생 우려가 높은 위험구역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③ 안전관리시설물을 설치하고 있다. 즉 위험한 장소에 대하여 안전사고 위험성을 국민들이 인식하여 사전에 위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위험표지판, 위험알림판, 인명구조장비함 등을 말한다. 그리고 인명구조장비함을 설치하고 있다. 이는 연안사고 발생 시 신속한 인명구조를 목적으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연안해역 위험한 장소에 설치하는 장비 보관함이다. 둘째, 안전 문화적 측면에서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① 국민의 해양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는 해양안전 공모전 개최, 생존수영·구명조끼 공익 영상제작·홍보 및 체험형(구명조끼 착용, 생존수영·구명벌체험 등) 안전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② 해양안전교육 기자재 구매·표준교재 및 교육자료 제작 등으로 내실있는 해양안전교육을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다. ③ 어린이 물놀이 안전교육 영상으로 초등학교에서 생존수영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④ 찾아가는 연안안전교실 운영 강사를 양성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사고를 미리 예방했을 경우 고귀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 연안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보완대책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 첫째, 연안사고의 85% 이상이 연안 활동자의 부주의, 음주, 조석 미인지에 의해서 발생하므로 의식개선이 매우 중요하다. 85%의 연안사고는 관리가 가능하다. 위험구역을 관리하는 장소 중심 관리 정책과 병행하여 사람의 의식과 관련된 부주의, 음주, 조석 미인지 문제를 개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국민 자신의 안전은 자신이 지킨다”는 생각을 갖도록 의식개선을 위한 정책개발에 더 치중할 필요성이 있다. 둘째, 연안체험활동 안전수칙을 개발하여 전파해야 한다. 해양경찰청장은 연안체험활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유형별로 연안체험활동 안전수칙을 정하여야 한다. 그 유형에는 해안가(조석, 밀물과 썰물, 너울성 파도), 갯바위, 항포구, 갯벌 등 각각에 차별성 있는 안전수칙을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면 ⓵ 구명조끼 착용하고 갯바위 낚시하기 ⓶ 2인 1조로 연안레저활동 참여 하기 ⓷ 음주하고 물놀이 하지 않기 ⓸ 자기의 수영 능력 과신하지 않기 ⓹ 미지정 해수욕장에서 물놀이할 때 일정한 구역에서만 물놀이 하기 ⓺ 아동과 함께 물놀이 할 경우 아동을 혼자 두지 않기, ⓻ 물 때를 알고 연안레저를 즐기기 등이다. 마지막으로 해양경찰청은 5월 31부터 여름이 시작되므로 연안안전의 날과 안전점검 기간을 조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여름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30년의 기후 변화로 인하여 여름은 과거 6월11일(여름 기간: 98일)에 시작되었으나 최근에는 5월 31일(여름기간: 118일)에 시작되어 여름의 기간이 20일이 늘어났고 일찍 여름이 시작되고 있다. 현재는 7월 18일이 연안안전의 날로 되어 있고, 7월 셋째 주가 안전점검 주간이다. 기후 변화를 고려하여 연안안전의 날을 5월 말이나 6월 초순 경으로 변경하여 미리 대비하고 국민들에게 안전의식을 고취하며, 미리 안전 점검을 실시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5.06.03 16:46

‘문화와 미디어아트의 만남’… 군산야행 더 화려해진다

“화려해진 군산야행의 매력에 빠져 봅시다.” 2025 군산문화유산야행(군산야행)이 오는 8월 22일과 23일, 29일과 30일 등 총 4일간 문화유산 밀집구역인 원도심 일원 등에서 펼쳐진다. 군산야행은 2016년 문화재청 공모사업에 첫 선정된 이래 올해로 10년 연속 개최되고 있는 지역 대표 야간 문화 행사이다. ‘야행’은 지역에 집적된 국가 유산과 그 주변의 문화 콘텐츠를 하나로 묶어 야간에 특화된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 중 군산야행의 경우 풍부한 근대문화 유산과 주변 문화시설을 야간에 개방하고 향유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며 전국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실제 지난해의 경우1일 평균 3만 8000여명의 관광객이 행사장을 방문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특히 ‘대한민국 상품대상’에 이어 ‘피너클 어워드’까지 수상하면서 국내 대표적인 야간형 문화유산 향유 프로그램으로서 다시 한 번 경쟁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처음으로 ‘2025년 미디어아트 사업’과 연계해 추진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앞서 시는 국가유산청이 주관한 ‘2025년도 국가 유산 미디어아트’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된 바 있다. 시는 10억 4000만원을 들여 옛 군산세관 본관에서부터 내항역사문화공간 일원까지 ‘군산의 빛, 꽃으로 물드다’라는 주제로 창작 미디어아트 퍼포먼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시는 이를 통해 군산내항 역사문화공간 일원의 개항부터 현재까지 수탈과 항쟁이 공존한 시간적‧공간적‧역사적으로 걸어온 길과 여전히 멈추지 않고 걸어 나가는 미래를 담아낼 계획이다. 여기에 시는 8월 한 달 동안 군산 내항 일원 및 야행 거리를 ‘야간 국가 유산 활용구역’으로 지정 및 운영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펼쳐지는 군산야행은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한 9야(夜) 테마로 문화유산 탐방 · 전시 · 공연 · 체험 등 50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야행의 모든 행사는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된다. 주요 프로그램은 △빛의 음악공연 △국가유산 발도장 투어 △별별부스△슬기로운 야행생활 △야행 특별 전시회 등이다. 이와 함께 군산의 역사와 유적을 설명해주는 지역 초등학생들로 구성된 ‘어린이 국가유산 해설사’들이 방문객들을 맞아 신선한 감동을 줄 계획이다. 김형옥 군산시 문화예술과장은 “미디어아트를 통해 군산 지역의 국가 유산을 쉽게 알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방식의 국가 유산 야간 콘텐츠를 육성할 기회를 얻게 됐다”면서 “군산야행에서 지역의 숨겨진 매력과 현대사의 발자취를 느끼고 체험하며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군산
  • 이환규
  • 2025.06.03 16:36

[줌]6·25전쟁 양팔에 총상 입은 100세 앞둔 아도경 참전용사

“지금도 날이 궂으면 팔이 쑤셔서 잠을 이룰 수가 없어요.” 1928년생인 아도경(阿道景) 씨는 75년 전 6·25전쟁의 생생한 기억을 지닌 참전용사다. 그는 후방 치안을 담당하던 전북경찰청 제18전투부대 소속 연락병이었다. 무전기가 없는 상황에서 소대에서 중대로 신속히 달려가 작전 상황을 정확히 전하는 건 중요한 임무였다. 총상을 입은 것은 1951년 7월 16일 무주군 설천면 신곡리 덕유산 전투 때였다. 이른바 ‘무주 구천동 빨치산 소탕 작전’이었다. 당시 마주하던 빨치산은 1개 대대 규모의 무장 세력이었다. 교전하던 중 그의 양팔에 총탄이 박혔다. “기절했던 것 같아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냇가였지요. 양팔에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어요.” 홀로 남겨졌던 그는 소총을 둘러메고 가까스로 부대로 복귀했다. 이후 전주 경찰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 진안경찰서 등지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총상 후유증으로 짧은 경찰 생활을 결국 접을 수밖에 없었다. 총상을 입기 전 그는 전북 지역 내 주요 전투에 대부분 참여했다. 진안 덕태산, 장수 명덕리, 완주 운장산, 순창 회문산, 고창 선운사 등에서 벌어진 빨치산 소탕 전투 등이 기억에 남는다. 그중에서도 그가 가장 또렷이 기억하는 전투는 1951년 1월 정읍 칠보발전소 전투다. 당시 칠보발전소는 빨치산 2500여 명의 수중에 들어 있었다. 발전소 탈환을 위해 투입된 게 바로 아도경 순경이 소속된 제18전투부대였다. 전투는 400고지, 600고지를 거쳐 산 정상인 800고지까지 이어졌다. 한 길 넘는 눈 속에서 적들의 저항이 격렬했지만 발전소를 온전하게 되찾을 수 있었다. 그는 이 전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봉홧불’을 꼽았다. “당시 칠보발전소 주변의 산 정상에서는 봉홧불이 피워올랐어요. 빨치산들의 통신 신호였지요. 봉홧불이 없는 날엔 긴장 상태로 방어 준비를 했지요. 어김없이 그들의 습격이 있었으니까요.” 당시 경찰은 빨치산의 봉홧불 상황에 따라 대응책 마련하곤 했다. 생사를 같이했던 전우 중, 그가 아직까지 기억하는 인물은 셋이다. 박원 소대장(경사), 이한섭 중대장(경위), 차일혁 대대장(경감)이다. 아도경 용사는 본래 경남 하동군에서 태어났으나 광복 직전에 전주시 우전면으로 왔다. “농토 넓은 호남평야에서 배곯지 않고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전쟁 후 그는 경찰생활과 인연이 닿은 진안에서 살고 있다. 그는 10년 전쯤 진안읍 상도치마을 노인회장을 지내면서 주민 화합을 위해 맡은 바 책임을 다했다. 아도경 참전용사는 “다시는 이 땅에 6·25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선 안 된다. 이 나라를 폐허로 만든 공산주의가 사라진 통일 조국에서 잠시라도 살아보는 것이 꿈”이라며 “전쟁이 일어난다면 또 다시 기꺼이 참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젊은 세대가 나라의 소중함을 알고 가슴에 애국심을 품고 살아가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상이군경법에 따라 연금을 받는 국가유공자 아도경 참전용사, 그가 입은 양팔의 전쟁 상흔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평화의 밑거름이 됐으리다. 전쟁 발발 75주년. 100세를 바라보는 참전용사의 목소리에는 아직도 애국심이 가득하다.

  • 사람들
  • 국승호
  • 2025.06.03 1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