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 어디에 버리라고…남원시, 분리배출 하라면서 수거함 '미설치'
 전북특별자치도 자원순환 업무 추진실적 평가에서 지난해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남원시가 정작 현장에서는 비닐류(필름류) 분리배출 문제로 혼선을 빚고 있다. 일부 아파트 단지와 주택 재활용 분리수거장에 비닐류 수거함이 설치돼 있지 않아서다. 현행법상 비닐류는 분리배출 대상이지만, 수거함 미설치로 인해 주민들은 배출 규정에 혼란을 겪고 있고 일선에서 폐기물을 처리하는 관리자들 역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4일 환경부의 ‘재활용품 분리배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과자·라면 봉지와 1회용 비닐봉투, 각종 필름류 등은 분리배출 대상이다. 재활용 표시가 없는 비닐도 포함되며, 이물질을 제거한 후 비닐류로 배출하도록 명시돼 있다. 다만 식탁보, 고무장갑, 장판, 돗자리, 섬유류 등(천막, 현수막, 의류, 침구류 등)은 종량제봉투나 특수규격마대, 대형폐기물 처리 등 지자체 조례에 따라 배출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남원시 조례 또한 이를 반영하고 있다. 이날 ‘남원시 폐기물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비닐포장재와 1회용 비닐봉투 등은 재활용가능폐기물 품목이며, 반투명 봉투에 담아 분리배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관내 아파트 단지 내 설치된 재활용품 처리장 대다수에 비닐류를 배출할 수 있는 수거함이 없다는 점이다. 주택 밀집 구역에 조성된 쓰레기 분리수거장도 마찬가지다. 도통동 주민 김모 씨(50대)는 "비닐도 재활용 해야되니까 예전에는 귀찮더라도 열심히 모았는데, 지금은 수거함이 없어서 종량제 봉투에 버리고 있다"며 "돈도 아깝고 자원 낭비하는 것 같아서 양심에 찔린다"고 말했다. 심지어 한 아파트 재활용품 처리장에는 ‘비닐은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버려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기도 했다. 관내 한 아파트 관리실 직원은 “예전엔 비닐 수거함이 있었는데, 일부 주민들이 이물질이 묻은 비닐은 물론이고 영농폐기물까지 무분별하게 버려서 문제가 많았다"며 "쓰레기장을 깨끗하게 관리해야 하는데, 수거가 매일 되지 않다보니 냄새도 나고 미관도 헤쳐서 결국 없애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시는 문제 해결을 위한 다각적인 대응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현재 아파트나 주택 재활용 처리장에 제공하기 위한 비닐류 수거함을 제작 중이고, 이·통장 등 실무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지역 내 재활용 처리 여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