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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대학의 대담한 지역뉴딜은 필수이다

2022년 6월 지방선거로 전라북도 도지사는 물론 전주시장도 새로운 인물로 교체되었다. 신임 단체장들에게 대학의 구성원으로서 축하 인사를 전하며,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을 위한 ‘변화와 혁신’이라는 중책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경제·기술의 세계 무한경쟁 시대를 헤쳐 나가려면 무엇보다 전북의 미래 운명을 바꿔나갈 대담한 청사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바꿔 말해서 전북은 지역 특성을 살리면서 국제 경쟁력을 지닌 ‘혁신성장’의 길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자체와 대학의 전면적인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주요 선진국은 대학과 지역이 밀접한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있는데, 최근 대학혁신의 새로운 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미국 미네르바대학은 그 좋은 예이다. 한편으로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선도연구 성과와 우수 전문인력은 당연히 지역이 육성하고 활용해야 할 귀중한 리소스이다. 그러므로 전북의 지역뉴딜은 ‘지학 협력’을 어떻게 획기적으로 증진해 나갈 것인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중요한 세 가지 선결과제가 있다. 첫째, 지자체와 대학 모두에 지학 협력을 전담할 조직 설치가 급선무이다. 여러 지자체는 대학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기구를 두고 있는데, 대구 교육협력정책관, 부산 지산학협력과, 대전 과학산업과, 경북 교육정책과 등이 그 예이다. 그러나 전북의 지자체와 대학은 상호 교류협력을 맡는 전담부서가 없어서 관련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없는 실정이다. 지학 협력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자체에는 ‘지학협력국’, 대학에는 ‘지역혁신처’ 설치를 제안한다. 이후에 전문인력을 상호 파견하여 서로 간의 이해와 신뢰를 제고해야 할 것이다. 둘째, 지역의 미래혁신을 견인할 ‘전북혁신플랫폼’을 구축하고 공동프로젝트를 활발히 추진해야 한다. 지역은 대학의 교육 및 연구의 실습현장이고, 대학은 지역 혁신의 거점이다. 지자체와 대학이 상호 협력하는 다양한 공동사업을 추진해야 하며, 그 중에서도 지역의 혁신을 선도할 획기적인 프로젝트가 더욱 절실하다. 몇 가지 예로서, 전북의 산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전북 글로벌 산업밸리 조성사업’, 대학생들이 지역을 생생히 경험할 ‘지역밀착형 실습인턴 프로그램’ 등을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다. 셋째, 지자체장과 대학총장이 직접 참여하는 정기적인 ‘전북혁신포럼’을 개최해야 한다. 도지사와 시장, 그리고 대학총장이 포럼 때마다 당면한 현안을 논의하고 미래혁신 과제도 앞장서서 발굴하도록 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학 협력을 위한 필수 전제조건인 활발한 인적 교류를 실현해야 한다. 대학은 지역의 우수한 전문인력을 강연자나 겸임교수로 적극 초청하고, 지자체는 대학의 전문인력을 정책위원이나 공동연구원으로 널리 활용할 필요가 있다. 말하자면, 지학 협력의 ‘싱크탱크’를 굳건히 만들고 그 속에서 지역의 혁신 과제도 끊임없이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혁신성장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지자체와 대학의 상호 협조는 불가피하다. 지역의 발전은 대학의 연구개발이 얼마나 혁신으로 연결되고, 우수 인재가 지역에 남아 공헌하는가에 달려있다. 대학의 발전을 위해서도 지자체의 고등교육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지역뉴딜은 상호 공감을 통한 개방과 협력이 필요하다. 전북의 역동적인 변화와 혁신은 지자체와 대학이 얼마나 마음을 터놓고 ‘운명 공동체’가 되느냐에 전적으로 좌우될 것이다. /이민호 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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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8 14:24

좌고우면 정치 NO, 역동적 리더십 YES!

6·1 지방선거는 ‘좌고우면 하지 않고 역동적으로 일 할 사람’에 대한 갈증이 높게 표출된 선거였다. ‘되는 것도 없고, 하는 일도 없는’ 무기력에 대한 반발 심리이겠다. 전주시장 선거 경선 전, 임정엽 민주당 예비후보가 늦게 출마했는 데도 1위로 올라선 배경 중의 하나가 추진력을 도덕성보다 높이 평가한 때문이란 분석도 그런 범주에 든다. 실리 추구도 한 특징이다. 이 흐름을 관통한 게 김관영 도지사 당선인과 서거석 교육감 당선인, 우범기 전주시장 당선인의 이른바 실사구시적 정치의식이다. ‘전북의 이익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겠다’(김관영) ‘교육의 중심이 이념에 좌우돼선 안된다’(서거석) ‘사람과 돈이 모이는 정책에 최우선을 두겠다’(우범기) 등이 그런 정치 메시지들이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는 법. 이런 배경에는 소이연(所以然)이 있다. 전주종합경기장과 대한방직 터, 전주역세권 사례를 들여다 보자. 전주종합경기장은 2005년 전북도가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전주시에 넘긴 도유 재산이었다. 호텔과 컨벤션 건설이 조건이다. 그런데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진행형이다. 개발구상을 놓고는 갑론을박이 여전하다. 이 기간 행정을 추진했던 도지사가 2명, 전주시장이 2명에 이른다. 전북도청 북쪽의 대한방직 터 개발도 다르지 않다. 한 업체가 2018년 부지를 매입(1980억 원)한 뒤 전주시에 개발계획을 낸 게 2018년 11월이다. 4년째 헛바퀴만 굴리고 있다. 한달 이자만 10억원이다. 전주시는 공론화위원회의 권고안을 받아 쥐고서도 수개월째 팔짱만 끼고 있다. 이래 놓고도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호언한다. 오고 싶은 기업도 달아날 판이다. 번복과 좌고우면의 끝판왕인 두 계획은 판단력과 결단력, 추진력 결핍의 대표 사례다. 전주역세권 개발은 어떤가. 전주시는 2019년 12월 전주역세권의 주택지구 개발계획을 국토교통부에 승인 요청했다. 노력 끝에 승인을 받아냈다. 그런데 2021년 1월말에는 사업성이 우려된다며 돌연 계획 해제를 요구했다. 사업성도 검토하지 않았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전주역세권과 임대아파트 3000여 세대 등 공공개발 효과를 걷어 찬 셈이 됐다. 전주시는 국토교통부의 조롱 대상이 됐고 신뢰도 크게 실추됐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사례가 많을 것이다. 전북은 인구가 줄고 경제력은 전국 3%에 불과하다. 정치역량도 열세다. 좌고우면할 겨를이 없다. 다른 어느 때보다도 역동적인 리더십이 필요한 곳이 전북이다. 선장 격인 단체장이 좌고우면, 안일무사하다면 지역정책들은 표류할 수밖에 없다. 지역내 정책이 이럴진대 새만금 메가시티, 전북새만금특별자치도처럼 국가 정책적 현안은 가늠하기 조차 어렵다. 새만금의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지만 아직 기반시설도 안돼 있다. 가 보시라. 기공 31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망망대해다. 언제부턴가 전북에는 ‘하는 일도 없고, 되는 일도 없는’ 오명이 붙었다. 누구 탓인가. 시민들 탓인가?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 립서비스만 날리고 성과를 내지 못하는 정치인은 몽둥이로 심판해야 옳다. 4년 훌쩍 지나간다. 6·1 지방선거에서 새 판이 짜여졌다. 이틀 뒤에는 도지사와 시장 군수, 지방의원 등 전북지역 선출직 254명의 리더들이 새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특히 단체장들은 결단력과 추진력을 통해 지역을 역동적으로 이끌었으면 한다. 그리고 대내외에 존재감 있는 정치인으로 우뚝 섰으면 좋겠다. 단체장의 위상, 지역 이미지는 시민들의 그것과 연동되는 함수관계라서 그렇다.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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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8 14:23

다시 돌아보는 일상용어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부”란 구절이 담긴 1863년 11월 펜실베니아주 북군 전사자 국립묘지 봉헌식에서 행한 2분여의 짧은 ‘게티즈버그 연설’은 링컨대통령의 작품이다. 말이나 연설은 시간과 공간적 배경과의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누가 어디에서 누구를 상대로 했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즉 말을 한 사람의 ‘힘’과 그 연설을 들은 청중들의 분위기와 수준이 명언 또는 명연설로 판가름이 되기 때문이다. 키보드를 몇 번만 두드리면 세상의 모든 정보를 자막이나 영상으로 볼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이다. 그러다보니 독서 인구가 너무 많이 줄어들었다. 책을 읽는다는 건 지식을 쌓아가고 정보를 얻어가며, 생각하는 훈련과 사유하는 시간에서 더 나은 인간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겪는 것이리라. 그런 일환으로 일상에서 사용하는 ⌜황소, 도루묵, 인절미, 당신, 자기⌟등의 어원을 알아본다. 언어학적 연구나 사실에 기반 하지 않고 어형과 의미의 우연한 유사성에 근거해서 유래를 찾는데 그것을 민간어원이라 한다. ‘황소’는 누런 소가 아니라, 큰 소를 가리키는 말로 15세기의 ‘한쇼’로 한쇼는 ‘크다’를 뜻하는 ‘하’의 관형사형 ‘한’과 ‘소’가 결합된 단어로 ‘한’은 한길, 한밭, 한울님(하느님), 한글의 뜻과 같다. 언제부턴가 ‘한’을 한자 황(黃)을 써서 황우(黃牛)로 해석해서 황소라고 하면 누런 소를 먼저 떠오르게 한다. ‘도루묵’은 여러 설이 있으나, 여기서는 임진왜란 때 선조가 함경도 피난길에 올라 고초를 겪는 상황에서 목(木)이라는 물고기가 수라상에 올라 허기진 배를 채웠다. 고마움에 은어(銀魚)라는 이름을 하사했다. 전쟁이 끝나고 궁으로 돌아온 후, 그 은어가 다시 수라상에 올랐는데, 예전의 맛이 아니어서 은어라는 이름을 삭탈하고 다시 옛 이름 ’목‘이라 부르라고 했다. 이때부터 도로목(도루묵)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기대를 잔뜩 끌어올린 상황이 헛수고가 되었을 때 “말짱 도루묵”이라 한 것과 연결이 된다. 한편 도로묵을 한자어로 쓰면 환목어(還木魚) 다시 목어로 돌아왔다는 뜻이다. ‘인절미’의 유래는 조선 16대 인조반정의 논공행상에서 불만을 품은 이괄이 난을 일으켰는데, 인조가 지금의 공주(公州) 공산성으로 피난을 했을 때, 임씨 성을 가진 백성이 찹쌀로 떡을 만들어 진상을 했다. 맛있게 먹은 왕이 떡 이름을 물었는데 이름이 없다고 하자, 임씨가 만든 매우 맛있는 떡이라 해서 임절미(任+ 絶味)라 했다 한다. 뒷날 음의 변화로 임절미에서 ’인절미‘로 불리고 있다.’당신과 자기‘의 용어다. ‘당신’이 이인칭 대명사로 쓰일 때 잘 못하면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 ‘당신’은 부부간에 호칭으로 쓰이거나, 싸울 때 상대를 낮춰 부를 때 ‘당신이 뭔데 나서는 거야?’라고 쓰이면서 상대의 감정을 건드릴 수도 있다. ’어머님 생전에 당신께서‘로 쓰일 때는 삼인칭대명사다. 최근에 자주 쓰이는 ’자기‘라는 단어는 당신, 그대, 자네 등의 이인칭대명사들이 쓰이는 자리에 쓰이고 있다. 그러나 연인들끼리 주로 쓰기에 때와 장소, 분위기를 잘 맞춰 사용해야 오해가 없을 것이다. 이상에서 살핀 이외에도 많으리라. 요즘은 원칙 없이 줄여 쓰는 말로 인해 세대 간의 대화가 황당하게 불통되는 기류가 이뤄지고 있는 미묘한 사회풍조다. /김형중 에세이스트·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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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8 13:42

병원 응급실 안전 언제까지 방치할텐가

환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촌각을 다투는 급박한 상황에서 일하고 있는 병원 응급실 의료진들이 자신들의 안전을 걱정하면서 진료해야 하는 현실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생명 구조의 최전선으로 환자 관리에 집중해야 할 응급실 의료진이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면 제대로 된 응급의료시스템이 작동하기 어렵다. 이미 수년 전부터 응급실 안전대책이 마련돼 왔지만 안전 위협이 여전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난 26일 전북대병원 응급실에서 보호자의 추가 출입을 요구하다 제지당한 남성이 의료진에 대한 폭언과 폭행으로 경찰에 인계됐다고 한다. 환자 1인당 1명의 보호자 밖에 들어갈 수 없는 응급실에 2명을 들어가게 해달라고 요구하다 거부당한 때문이다. 전북대병원 응급실에서는 지난 21일에도 의료진에 불만을 가진 주취자가 응급실에서 소란을 피운 일이 있었다고 한다. 전국 어디든 병원 응급실에서의 폭언은 흔한 일이 됐다. 의료진에 대한 폭행과 흉기 난동은 물론 방화 시도까지 발생할 정도로 응급실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이번 달에만 부산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환자 치료에 불만을 품은 보호자가 방화를 시도한 사건과 경기 용인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흉기로 의사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북대병원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응급실 내 주취자 소란 및 의료진 폭행 사건이 21건에 이른다. 경찰청이 집계한 전국 병원의 응급실 범죄는 지난 2009년 42건에서 2018년 490건으로 10년 새 11.7배나 늘었다고 한다.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는 최일선 필수 의료시설이 폭행과 협박, 방화 등 범죄에 상시적으로 시달리고 있는 것은 큰 문제다. 병원 응급실 의료진을 향한 폭력은 단순 폭력이 아닌 환자의 생명과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중대 범죄다. 현행법은 응급실 의료진 폭행 사건에 대해 징역형과 높은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처벌은 약해 응급실 난동이 반복되고 있다. 엄중한 처벌이 필요한 이유다. 이와 함께 의료기관의 환자·보호자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정보 제공, 대기시간 단축 등 응급실 체계 개선 노력도 필요하다. 정부와 의료기관이 경각심을 갖고 보다 효율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때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6.28 13:04

단체장 권력 리스크

위험을 뜻하는 ‘리스크(Risk)’는 경제 분야의 투자에 대한 위험 요인,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불확실성 등에 사용된다. 정치권에서는 권력자와 주변에서 생기는 권력 리스크가 통용된다. 경제 분야의 리스크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지만 권력 리스크는 갑자기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예측이 쉽지 않은 만큼 사전 대응도 어렵다. 권력 리스크는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과정은 물론 취임 이후 ‘배우자 리스크’가 해결 과제로 지적됐고, 당선인 시절 자녀들의 편입학·병역 특혜 등의 의혹이 불거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내정하면서 ‘정호영 리스크’에 시달렸다. 대부분 예상치 못했던 것들이다. 최근 중앙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의 ‘징계 리스크’와 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사법 리스크’가 거론된다. 성 상납 및 증거인멸교사 의혹을 받고 있는 이준석 대표에 대한 징계, 대장동 개발사업 수사 진행 상황과 이재명 의원의 8월 전당대회 출마가 부를 후폭풍이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권력 리스크는 지방권력도 예외가 아니다. 우범기 전주시장 당선인이 지난 20일 시의원 당선인 워크숍 만찬 자리에서 막말과 폭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범기 리스크로 부상했다. 우 당선인은 나흘 뒤 입장문을 통해 공식 사과했지만 시의원 당선인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전주시의회 출석 사과 △민주당 윤리위원회 자진 보고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고발센터 설치 △의회사무국 직원 불이익 금지 등을 요구했다. 우 당선인은 거듭 사과하며 4대 요구안 수용 의사를 밝혔다. 우 당선인은 인수위 업무보고 등에서의 거친 표현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의 보은 인사 발언 등으로 구설에 올랐었다. 떠오른 리스크에 대해 즉각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등 발빠른 대응으로 급한 불을 껐지만 완전 진화 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 김관영 도지사 당선인도 초기 인수위 인선 과정에서 리스크를 맞았지만 잘 넘겼다. 논란을 부른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의 인수위원장 발탁, 인수위 행정자치분과 전영옥 위원과 도정혁신단 두재균 단장의 중도 사퇴 등을 적절한 해명과 신속한 후속 조치로 해결했다. 그러나 김 당선인의 협치 리스크는 아직 진행형이다. 김종훈 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의 정무부지사 발탁과 김광수 전 국회의원의 정무특보(수석) 기용 등은 실용주의의 실리와 함께 전북 정치권과의 협치에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 리스크 관리를 잘하는 기업은 갈수록 성장한다. 권력 리스크도 마찬가지다. 적절한 리스크 관리 여부에 따라 정치적 입지와 권력 유지에 영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권력 리스크는 내부조직 장악과 행정 효율 제고, 대외 신뢰도, 권력자의 입지와 자신감 등에도 영향을 준다. 우범기 당선인의 본인 리스크, 김관영 당선인의 협치 리스크가 취임이후 제대로 관리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강인석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2.06.27 16:29

현명한 수입주류 구입 전략 팁

코로나 팬데믹으로 홈술, 혼술 등 다양한 음주 방법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술에 취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한 잔을 마셔도 다양한 향과 맛을 알아가며 개인 SNS에 알릴 수 있는 와인, 위스키, 리큐르 등 수입 주류에 집중하고 있다. 2021년 와인, 위스키 등 수입주류 매출은 40% 이상 급상승하였는데 이는 기존 소수 특권층의 소비가 아닌 훨씬 더 많은 대중이 구입하고 경험하고 SNS를 통해 공유되고 있다. 현명한 와인 소비를 위한 팁으로 첫째, 대형마트에서 부담 없는 데일리 와인을 구입하기 좋다. 여기서 말하는 데일리 와인이란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박리다매 정책으로 와인 원가를 현저하게 낮게 책정하여 납품한다. 와인에 처음 입문할 때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기 때문에, 가벼운 저가형 와인을 다양하게 마실 것을 권한다. 둘째, 가장 좋은 방법은 단골 와인전문샵을 정하는 것이다. 믿을 만한 와인전문샵이 있는지 찾아보고 일정하게 방문하고 전문가 수준의 와인 매니저들이 있다면 관계를 맺고 자주 대화하는 게 좋다. 그들은 단골고객에 대한 충성도가 높으면 차별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와인 매니저들과 꾸준히 교류하다 보면 좋은 와인을 추천 받는 것은 물론 좋은 기회가 된다면 고급 시음회 같은 알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꼭 명심해야 할 것은 자신이 원하는 와인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라는 것이다. 대부분 소비자들은 자기 취향을 표현하는 데 소극적인 편인데, 판매하는 사람으로서는 고객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줄수록 좋다. 무턱대고 잘 모르는 와인을 샀다간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리고 평소 원하는 스타일이나 가격대가 무엇인지 솔직하게 어필해야 한다. 셋째, 와인시음행사는 새로운 와인을 찾을 수 있는 기회다. 다양한 와인을 시음하며 자신에게 맞는 와인을 찾아보고, 마음에 드는 와인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무엇보다 평소에 접하기 힘든 와인을 만날 수 있어서 더욱 좋다. 이러한 행사는 와인 장터, 시음회, 와인축제 등 매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넷째, 해외에 나갈 일이 생기면 고급 와인을 한 병 정도 사는 것이 좋다. 어차피 입국 시 반입할 수 있는 주류는 한 병뿐이라, 기왕이면 프랑스 및 이탈리아 고가의 와인을 구매하면 좋다. 잘 보관했다가 특별한 날 오픈해서 마시면 의미 있는 여행 기념품이 될 것이다. 특히 홍콩은 주세가 없고 일본의 경우는 보통 우리나라보다 주세가 낮으므로 우리나라보다 와인 가격이 저렴하다. 간혹 온라인으로 와인을 구할 방법이 있으나, 한국에서는 공식적으로 와인의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온라인으로 구입해서 이득을 보는 경우보다 파손 또는 상품의 훼손으로 인한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기에 권장하지 않는다. 현재 우리는 스마트한 세상에 살고 있어 와인을 검색할 수 있는 관련 앱과 사이트를 통해서 이름만 검색하면 바로 현지 가격을 알 수 있듯이 소비자를 속이며 폭리를 취하기는 어려운 환경이다. 그만큼 거품이 상당 부분 개선되었다. 그러니 이제 와인 가격에 대한 선입견을 어느 정도 내려놓아도 될 것 같다. 우리가 와인을 마시는 이유도 결국 삶을 즐겁고 풍요롭게 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송민각 호남주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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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7 13:50

윤석열 정부 5+3 광역경제권 기필코 사수해야

제20대 대선과 제8회 지방선거 결과 중앙정부는 국민의힘, 전북은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로 끝났다. 대통령 임기 5년, 도지사 임기가 4년임을 감안하면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을 이끄는 동안에 더불어민주당 김관영 도지사가 전북도정을 이끌게 되는 것이다. 정당이 정치적 견해를 같이 하는 사람들이 정권획득을 목적으로 조직한 단체임을 생각한다면, 윤석열 정부와 정당이 다른 전북도정의 앞날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광역경제권 설정을 5극 3특과 5극 2특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5극 3특 핵심내용은 광역경제권을 5개 메가시티(전국을 수도권, 부산울산경남권, 대구경북권, 세종대전충청권, 광주전남권)와 3개 특별자치도(전북새만금특별자치도, 강원특별자치도, 제주특별자치도)로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5극 2특은 앞의 5개 메가시티와 전북새만금특별자치도를 제외한 2개 특별자치도를 말하는 것으로, 만의 하나 윤석열 정부에서 5극 2특으로 광역경제권을 결정하게 되면 우리 전북은 광주전남과 함께 호남권으로 묶이게 되어 전북의 독자적인 권역화를 이룩하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우리 전북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북도의 최대 현안사업인 전북새만금특별자치도 지정을 확실하게 할 수 있는 5극 3특 광역경제권을 기필코 사수해야만 한다. 이는 결코 우연한 걱정이 아니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 출범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광역경제권을 5극 3특과 5극 2특을 놓고 논의 함으로써 전북도민들의 반발을 받은 이후, 광역경제권 결정을 새 정부 출범 이후로 미루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대통령실은 기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자치분권위원회를 통폐합해 (가칭)지역균형발전특위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지역공약을 비롯해 광역경제권 설정이 이 특위에서 논의되거나 국무총리실에서 논의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따라서 우리 전북도와 전북정치권은 그 어떤 정치적 계산을 하기에 앞서 전북발전을 위해 일치단결해 윤석열 정부의 5극 3특 광역경제권 설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필코 지켜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선 중앙정부의 정책결정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 2020년 현재 중앙정부인 국민의힘 지도부가 호남동행발대식을 열어 우리 전북에도 공을 들이고 있고, 윤석열 대통령 또한 지난 대선에서 “이제 다시는 전북도민의 입에서 전북 소외, 전북 홀대라는 말이 영원히 사라지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는 점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초대 국무총리가 바로 전북 출신이며, 청와대 선임행정관, 행정안전부장관을 비롯해 각 부처 차관 등 전북 출신 130여 명이 국토부해수부환경부 등 정부 요직에 포진되어 국정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김관영 전북도지사 당선인은 ‘소통과 협치, 혁신을 기반으로 새로운 전북창출’을 다짐하고 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처럼 전북발전을 위한 대내외적인 분위기가 잘 형성된 일은 과거에 없었다. 우리는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비록 중앙정부는 국민의힘이, 전북지역은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잡았다고는 하더라도 전북발전을 위해서 전북도지사와 전북정치권, 그리고 정부 각 부처 요직에 있는 전북 출신 인사들은 하루빨리 정기적인 만남의 장을 마련해서 소통하고 도움을 주고 받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윤석열 정부의 5극 3특이 결정되기 전에 이루어져 5극 3특을 기필코 사수해야 한다. 선거는 끝났지만 그러나 끝나지 않았다. 도민들은 진정 전북발전을 위해 어느 정당이 그리고 누가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 /김재계 정치학 박사·전 전북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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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7 13:48

쌍방폭행

의뢰인은 술집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던 중 잠시 가게를 나와 주차장에서 지인과 통화를 했다. 통화 중 술에 취한 행인이 기분이 나쁘다며 시비를 걸었고, 행인은 일행과 함께 의뢰인을 폭행했다. 상해를 입은 의뢰인은 112 신고와 함께 가해자들을 고소했다. 그런데 수사기관은 가해자들이 쌍방 폭행을 주장해 의뢰인도 폭행 피의자란 얘길 들었다. 의뢰인은 일방적으로 맞은 폭행 피해자인데 어떻게 자신이 가해자가 될 수 있냐며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왔다. 형법은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한다. 우리 법은 기본적으로 법문만 보고 이해가 어렵다. 폭행은 무엇일까. 교과서적 개념으로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라고 한다. 전형적인 폭행은 주먹과 발로 사람을 때리는 것이지만, 손바닥으로 머리를 때리거나, 멱살을 잡거나, 손을 세게 잡거나, 밀어서 넘어뜨리는 행위 모두 폭행이다. 웬만한 신체적 접촉은 타인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이다. 그래서 대부분 일방적으로 맞았다고 하지만 상대방도 멱살을 잡혔어요, 밀어서 넘어졌어요, 내 머리를 쳤어요 라며 피해를 주장하는 순간 쌍방폭행이 된다. 특히 가해자가 둘인 경우, 입을 맞춰 맞았다고 하는 순간 피해자는 순식간에 일방적인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위 사례는 동네 주폭 두 명으로부터 일방적으로 맞은 사건이다. 피해자 가족의 신속한 대응으로 주차된 차량의 블랙박스를 확보했다. 일방적으로 맞는 장면이 녹화된 CCTV였으나, 가해자들은 자신들도 맞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은 피해자가 가해자를 잡고 넘어지는 장면을 두고 쌍방폭행이라고 했다. 피해자는 거짓말탐지기 조사 끝에 다행히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큰 피해를 보고도 폭행 피의자가 되었다는 현실에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이 사건은 CCTV도 있고, 전과가 많은 주폭이 집단으로 1인을 상해한 질이 나쁜 사건이었음에도 쌍방폭행이라고 했다. 그런데 무혐의 처분을 받은 의뢰인이 운이 좋은 경우이다. 일반인의 상식과 달리 시비가 붙고 물리적인 다툼이 있으면 본인이 많이 맞았더라도 대부분 쌍방폭행이다. 시비는 피하고 볼 일이다. /최영호 법무법인 모악 변호사

  • 오피니언
  • 기고
  • 2022.06.27 13:47

오늘의 교육을 다시 들여다본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최초의 예술철학을 이야기하면서 통치자의 조건으로 체육과 음악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특히, 플라톤은 그의 저서 <국가 (The Republic, 기원전 380년경)>에서 국가를 올바르게 통치 운영하기 위해서 정치 수호 계급들은 청소년 시기부터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음악은 성장기 이전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바람직한 인격형성에 도움이 되고, 통치자의 정치 헤게모니를 유지하기 위해 체육과 더불어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고 하였다. 그에게 있어 음악은 우주의 질서를 반영한 하나의 초월적인 세계, 완벽한 이상의 세계였다. 오늘 학교교육의 현장에서 음악이나 체육 같은 예체능과목은 교과과정 속에 구색 맞추기 위해 편성된 느낌이 들 정도이다. 어린 시절부터 젊은 날에 이르기 까지 인격형성의 가장 중요한 시기에 정서와 신체발달을 위해 예체능교육이 꼭 필요한 것은 고대 철학자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과거나 현재나 변함이 없다고 본다. 예체능 교육에 다시 한 번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대학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우리나라 대학의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면적이 작고, 자원도 빈약하고, 자본 같은 기반도 없던 나라가 단 시간에 세계에서 알아주는 선진국의 대열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사람의 힘이고, 그것은 남다른 교육열, 교육 시스템이 있어서 훌륭한 인재를 많이 양성했고, 그들이 각 분야에서 능력발휘하며 열심히 일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세상이 말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교육 현실은 심각하다. 특히 대학의 현실은 더욱 어렵다. 10여년 가까이 반값등록금이니 등록금 동결이니 하면서 대학들의 숨통을 틀어막았고, 대학들은 설상가상으로 해마다 입학생이 줄어들어 교수들이 학생모집에 나서야 할 정도이다. 이러다 보니 대학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지난해 스위스 국제경영대학원(IMB) 조사 결과 한국의 대학 경쟁력은 64개국 중 47위로 추락했다. 유럽경영대학원의 ‘2021 세계 인적 자원 경쟁력 지수’에서도 한국의 고등교육 1인당 정부 지출 규모는 5773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회원국 가운데 31위였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에서 양질의 교육과 고급 두뇌 양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대학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대학 자율성을 확대하고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세계적인 대학이 나온다. 올해 81조원으로 급증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대학 등 고등교육에도 배분돼 연구,개발과 인재양성에 쓰일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교육부가 바뀌어야 교육이 바뀐다. 교육이 바뀌어야 대한민국이 바뀐다. 나라를 위한 백년의 대계는 교육에 있고, 또 그 교육을 통해 능력 있고 훌륭한 품성을 지닌 인재를 많이 길러 적재적소에서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데 있을 것이다. 필자는 어린 시절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를 읽으며 생명을 구하는 그림이 진정한 그림이라고 생각했다. 숨 가쁘게 변해가는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년기부터 인격함양을 위한 정서교육으로서 문화예술교육과 학교교육의 최종단계인 대학에서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대학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기이다. /심가희 아트네트웍스 대표

  • 오피니언
  • 기고
  • 2022.06.27 13:40

전북교육 수장 교체, 혼란·단절 안 된다

전북교육이 12년 만에 새로운 수장을 맞는다. 그런데 퇴임을 눈앞에 둔 3선 교육감과 당선인의 불편한 관계가 교육계에 관심을 끌었다. 4년 전 선거에서 맞붙었던 두 사람은 서로 진영을 달리하며 날카롭게 신경전을 펼쳤고, 그 전에도 좋은 관계는 아니었다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전북교육을 책임졌던 사람이고, 또 전북교육을 새롭게 이끌어가야할 사람이다. 전북교육의 미래를 위해 사적인 감정은 내려놓았어야 했다. 행여 수장 교체 과정에서 조직 내부의 혼란이나 갑작스러운 단절이 있어서는 안 된다. 전북교육에 더 이상 이념이나 진영으로 인한 갈등은 없어야 한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학생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런 혼란과 단절을 막기 위해 역할을 마친 3선 교육감과 당선인 간의 충분한 소통이 필요했다. 12년 동안 전북교육을 이끌면서 역점을 뒀던 정책과 마무리하지 못해 아쉬운 사업, 그리고 앞으로도 꼭 이어줬으면 하는 정책 등 후임 교육감에게 전할 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끝내 소통은 없었다. 이제 새 교육감의 취임이 눈앞이다. 새 교육감은 취임과 함께 지금까지와는 결이 다른 교육정책을 의욕적으로 펼칠 게 분명하다. ‘전북교육 대전환’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만큼 변화와 혁신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소위 진보교육감 체제에 10년 넘게 익숙해진 조직 내부에 혼란이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 물론 수장이 바뀐 만큼 조직개편과 물갈이 인사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모두를,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다. 또 기존 정책과 체제에서의 갑작스러운 단절은 혼란과 부작용을 낳을 수 있고, 수장교체와 상관 없이 일관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교육정책도 있을 것이다. 더불어 기존 정책의 연속선 상에서 해법을 찾아야 하는 현안도 적지 않다. 어쨌든 불통의 시간이 속절없이 흘렀고,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는 일은 온전히 새 교육감에게 맡겨졌다. 불통의 시대를 마감하고 학생 중심의 미래 교육을 열겠다는 새 교육감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지방소멸 위기의 시대, 교육이 전북 대전환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교육계 내부의 소통과 화합, 협력이 먼저 요구된다. 행여 지역 교육계에 혼란과 단절이 없도록 새 교육감의 세심한 배려도 필요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6.27 11:26

김관영의 여야협치

중앙에서 전북을 보면 초라하기 그지없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다. 인구가 180만도 안된데다 여야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6·1 지방선거 때 민주당이 또 싹쓸이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대선 패배를 앙갚음 하려고 한 것인지는 몰라도 파란색으로 도배질했다. 지역주의가 더 강건해졌다. 도의회는 순창 진보당 오은미를 제외하고 40명 중 37명이 민주당 일색이다. 국힘 본고장인 대구 경북도 전북 보다 많은 민주당 후보를 당선시켜줬다. 대다수 도민은 김관영 후보를 당선시키면서 그 어느 때보다 지역발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 이유는 고시3관왕으로 실력을 갖춘 사람이고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거치면서 정치력과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 자산을 잘 활용해 국가예산을 많이 확보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갖고 있다. 국힘 안철수 인수위원장이나 국민통합위원장인 김한길 전의원과 한솥밥을 먹었던 관계라서 소통을 잘하고 중앙정치 무대에서 외연을 확대해 전북 몫을 찾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지사들이 중앙집권세력과 같은 편일 때는 지금보다는 훨씬 전북 몫 챙기기가 쉬웠다. 하지만 국힘으로 정권이 넘어간 지금은 중앙정치무대가 허허벌판과 같아 김관영지사 당선인이 백방으로 여야를 넘나들며 뛰지 않고서는 국가예산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김 지사 당선인이 국회와 중앙정부를 상대로 뛰려면 먼저 도내 출신 민주당 의원들이 원팀으로 뭉쳐서 뒷받침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고 민주당 8명 지역구의원이 각개약진하면서 김 당선자 잘 하는가 보자는 식으로 뒷짐만 지면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전북발전은 힘들어진다. 김 지사 당선인이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전북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힘을 몰아주지 않으면 헛고생하기 십상이다. 지금 정치적으로 예민한 때 진안 부귀 출신인 김종훈 전 농림축산식품부차관을 정무부지사로 발탁하거나 김광수 전 국민의당의원을 정무특보로 임명한 것도 뒷말이 무성하다. 하지만 김 지사 당선인은 심지어 국힘 전북 당사를 40년 만에 처음으로 방문해 정운천 도당 위원장한테 3급 정무직 자리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집권당인 윤석열정부와 소통하려고 정운천 도당위원장을 초청해 인수위에서 강연토록 한 것만 봐도 김 당선인의 협치의지를 읽을 수 있다. 중국 등소평처럼 실사구시를 유독 강조해온 김 당선인은 5개 대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공약 이행을 위해 발벗고 뛰는 모습이 역력하다. 지금 김 당선인은 예결위원 임명이 확실시된 국힘 정운천 의원과 남임순 이용호의원의 협조를 이끌어 내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특히 지사 선거 때 생겼던 안호영 김윤덕의원과의 앙금을 말끔하게 털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전북발전에 관한한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기 때문에 김 당선인이 진정성을 갖고 대해야 할 것이다. 지금부터는 군산 위주가 아닌 능력 위주의 인사탕평책을 써야 한다. /백성일 주필·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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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2.06.26 15:27

민선 8기 ‘전북도민 성공시대’ 열자

올해 대선과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이제는 지역낙후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는 전북도민의 열망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도 지역 정치권에 경쟁은 없었고,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대결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역 정치권의 일당독주 체제는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전북도민은 김대중 대통령 이래 민주당을 전폭적으로 지지했지만 그 결과는 여전한 낙후와 소외였다. 심지어 지방행정과 지방의회, 그리고 지역 국회의원까지 모두 특정 정당 일색인데도 ‘행정과 정치권이 지역발전에 원팀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자주 나온다.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역에서 일당이 독주하면서 그 혜택을 누린 것은 소수 정치인과 엘리트 관료, 그리고 그들과 유착된 기득권 세력 뿐이었고, 도민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경쟁과 견제가 없으면 변화와 혁신의 동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 전북지역의 경제기반은 갈수록 쇠약해졌고, 지방소멸 위기의 시대,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전북 인구는 지난해 3월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180만 명 선마저 속절없이 무너졌다. 그간 지역사회에서는 전북몫 찾기를 명분으로 중앙정부에 전북 출신 요직 등용을 촉구해왔다. 전북 출신이 정부 요직에 앉으면 마치 지역의 위상이 높아지고 지역발전에도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착각 속에서 말이다. 같은 맥락에서 지역의 우수 학생을 소위 서울 명문대학에 진학시키는 데 지자체까지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섰다. 지자체가 앞장서 거액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서울에 경쟁적으로 장학숙을 건립하기도 했다. 지역발전의 플랫폼, 지역 혁신역량 강화의 핵심축이 되어야할 지방대가 죽어가고 있는데도 지방대 살리기는 항상 진정성 없는 구호에 그칠 뿐이었다. 이제는 지역발전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지역에서 성장해서 지역발전을 이끌 수 있는 인재를 키워야 하고, 지역경제를 견인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전북의 내재적 발전역량, 지역혁신 역량을 스스로 키워야 한다. 소수 정치인이나 고위직 공무원 등 기득권층이 아닌 ‘도민 성공시대’, ‘전북 대전환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민선 8기에는 전체 도민의 ‘더 나은 삶’에 초점을 맞춘 진정한 위민행정을 통해 ‘살고 싶은 전북’, ‘더 나은 전북’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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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2.06.26 14:27

‘5극 3특 광역경제권’ 선택아닌 필수다

윤석열 정부의 6대 국정목표에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가 담겨있지만 새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 발표된 뒤 전북의 소외와 낙후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새정부의 지방정책이 초광역 메가시티 집중 지원 쪽으로 방향이 잡혔기 때문이다. 메가시티가 없는 전북은 특별자치도 지정마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정부 정책과 지원에서 소외되고 차별받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16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 방향’에서 초광역 메가시티 중심 지방정책 추진을 예고했다. 초광역 메가시티를 통해 지역 간 협력을 확대하고 초광역 메가시티 중심의 신산업 생태계 육성, 교통 인프라 구축, 인재양성 등 권역별 맞춤형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메가시티와 특별자치도에서 배제된 전북이 가장 큰 피해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 메가시티 중심 지방정책을 위해 광역경제권 설정이 추진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북의 상황은 암울하다. 지난 대선과 대통령직 인수위 운영과정에서 드러난 새정부의 광역경제권 설정 방향은 5개 메가시티와 2개 특별자치도로 구성된 ‘5극 2특(5+2) 광역경제권’이다.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충청권, 호남권 메가시티와 제주·강원 특별자치도다. 전북은 자체 의지와 상관없이 광주·전남과 함께 호남권에 포함됐다. 역대 정부의 지방정책에서 호남권에 묶이면서 역내 소외와 차별을 경험해온 전북은 독자권역화를 통한 제몫 찾기 노력을 벌여왔다. 독자적 메가시티 구축이 어려운 지역 현실을 감안해 강원·제주와 함께 강소권 메가시티를 추진하다 특별자치도로 전환했다. 그러나 강원이 지난달 국회 입법을 통해 특별자치도 지위를 갖게된 것과 달리 전북의 특별자치도 입법 노력은 제자리 걸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새만금 메가시티 조성을 공약했지만 새정부의 메가시티 광역경제권은 물론 특별자치도에도 전북새만금은 찾아볼 수 없다. 전북애향운동본부는 지난 23일 성명을 통해 “‘5극 2특’ 광역경제권 구상은 불균형 전략”이라며 “전북새만금특별자치도를 포함한 ‘5극 3특’ 광역경제권을 정부 안으로 채택하라”고 촉구했다. 대통령 공약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전북 정치권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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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2.06.26 14:26

시외버스, 코로나19와 고유가로 멈출 위기 직면

코로나19 피해업종 중에 시외버스 심각한 피해는 잘 알려지지지 않고 있다. 시내버스와 농어촌버스도 경영애로 겪고 있으나 도·시·군 지원에 겨우 겨우 지탱하고, 시외버스는 시내·농어촌 버스 지원금 대당 평균 년 32% 지원되고 있어 경영 위기를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코로나19 방역 위해 정부 지자체는 다중이용 시설 운영,이용을 통제하고 버스 이용에 제약이 따르면서 승객없는 운행이 2년 이상 계속됨으로써 운송비용은 고정비로 승객이 있으나 없으나 같은 비용이 지출되는데 3년 이상 요금 동결되고 경유가격이 휘발유 보다 더 높은 L당 2,100원 이상 되는 사태는 유사 이래 없었던 일로 고유가는 시외버스를 더욱 경영 위기로 내몰고 있다. 2008년 경유 값 급등으로 (현재 보다는 낮은 수준) 도는 시외버스 특별지원 위기를 면하게 해준 바 있다. 코로나19가 2년 이상 지속, 부채 누적되고 일반직의 임금 12.5%, 임원 20% 삭감으로 버티고 있으나 5월말 현재 체불이 30억원에 이르는데 대책이 없다. 코로나19로 피해 운전기사들 지원은 다행한 일이나 2년 이상 삭감된 임금으로 버티면서 버스운행 지원하고 있는 일반직에 대한 지원이 더욱 절실한데 외면되고 있는 것이다. 사업자들과 노조는 시외버스가 겪고 있는 경영애로와 대책에 있어, 과거 교통물류과 단일 과 로 있을 때는 위기가 있을 때 현장을 살피는 등 신속한 대책이 있었으나 도로교통과 통합 후에 업무량 과다 인지 알수 없으나 더욱 심각한 경영애로를 호소하고 있다. 전국의 각 시·도는 교통업무의 1997년 도로교통과에서 비효율 때문에 교통정책과로 개선했고, 전북은 2003년 교통물류과로 개선했었는데 2019년 또 다시 도로교통과 로 통합, 전북과 전남만 도로교통과로 있으며, 전남은 운송 환경이 좋고, 수입이 전북보다 월 평균 대당 7백만원이 높다. 운송 환경과 수입이 취약한 전북의 도로과와 통합, 버스교통 업무 관장으로 경영애로와 위기에 대한 대책이 소홀하다고 보는 것이다. 2018년 전북에서만 시외버스 사업을 포기한 사례도 있었다. 시외버스는 전국 지역간 교통으로써 우리나라가 선진국처럼 철도 등 버스를 대체할 지역간 교통이 잘 구축되어있지못하고, 국토면적당 철도 영업거리 OECD 평균 50.22km이고 우리나라 36.68km이며 인구당 철도 총 영업거리 OECD 평균 0.45km이고 우리나라 0.07km로 철도 자가용 등 대체 수단 시외버스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국민들 특히 교통 약자의 지역간 이동에 필수, 기저 교통수단이다. 우리나라 자가용 미보유 가구가 전체 가구의 35%나 되기 때문에 지역간 이동에 버스 이용하지 않을 수 없는 교통약자들의 이동권은 보호되어야 한다. 시외버스 지원을 위한 특단의 대책수립이 시급하다는 것은 사업자 위해서가 아니다. 지역간 이동하는 교통 약자가 보호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이동권 보호는 국가와 지자체 책임이다는 것쯤은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버스 운송기업의 심각한 경영애로 겪고 있는데 교통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제공될 수 없다는 것은 설명이 있어야 알게 되는 일이 아니다. /황의종 전북고속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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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6 13:36

물축제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코로나 규제가 완화되고 여름이 다가오며 곧 공연계도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부풀어오르고 있다. 올해 5월에는 제법 많은 대학이 대동제를 열며 3년만에 축제의 장을 열었다. 뿐만 아니라 국내 곳곳에서는 페스티벌이 개최되었다. 점차 공연계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 함께 ‘싸이의 흠뻑쇼’ 역시 올 여름 돌아올 것임을 알렸다. 며칠 전 필자 지인들의 SNS에는 ‘흠뻑쇼’ 티켓팅과 관련된 글이 많이 올라오기도 했다. 많은 이의 기대와 함께, 싸이 역시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언급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흠뻑쇼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했다. 싸이가 한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한 발언 때문이다. 싸이의 말에 따르면, 흠뻑쇼에서 회당 대략 300톤의 식수가 사용된다고 한다. 마셔도 되는 식용물을 구입하여 공연장의 수도와 살수차를 이용하여 관객들을 향해 물을 뿌린다고 설명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갑론을박을 벌였다. ‘유례없는 가뭄 상황에서 식수 300톤은 지나친 낭비가 아니냐’는 의견과 ‘직접 구입해서 사용하는데 낭비일게 뭐가 있냐’라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이에 한 배우는 SNS에 “워터밤 콘서트 물 300톤 소양강에 뿌려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사람들은 물을 사용하는 워터파크나 골프장과 같은 시설은 두고 공연계만 비판한다는 반론을 들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가뭄이 심각한 상황임은 분명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5월 강수량이 전국 평균 5.8mm로 평년의 6.1%에 그쳤다고 한다. 관측 이래 가장 비가 적게 온 달로 기록되며, 올해 누적 강수량은 지난해 대비 57% 수준에 불과하다. 소양강은 바짝 말라 바닥이 갈라졌고,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낼 정도이다. 논에서는 물이 부족해 모내기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섬에서는 주민들이 사용할 물이 부족해 3달째 제한 급수 중이라고 한다. 최근 비가 잦아지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평년에 비해 강수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다행히 비가 계속되면, 6월 하순부터는 가뭄이 완화되어 장마가 시작한 7월부터는 대부분의 지역의 가뭄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사실 흠뻑쇼에서 사용되는 300톤의 물은 생각보다 적은 양이다. 300톤의 물을 관객 수인 25,000명으로 나누면, 인당 12L 정도로 한 사람이 1분 동안 샤워할 수 있는 수준의 양에 불과하다. 18홀 기준으로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물은 200~800톤에 달하고, 워터파크에서는 하루 평균 약 4500톤의 물을 소모한다. 또한, 흠뻑쇼에 사용되는 식수는 애초에 농업용수와 그 사용 목적이 달라 농민들의 가뭄에 큰 도움이 되기는 어렵다. 오히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항구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물론 현 시국을 생각해보았을 때 흠뻑쇼나 워터밤 등과 같은 물축제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례없는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물 300톤은 결코 작은 양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에게는 각자의 사정이 있듯 공연 나름의 사정과 물을 이용한 콘서트라는 상품 가치, 콘서트를 기다리는 스태프와 관객 등을 생각하면 콘서트를 취소하라는 등의 비난은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다. 현 상황에 심각성을 느낀다면, 콘서트에 가지 않는 방식으로, 샤워 시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각자의 소신을 표현하고 물 절약을 독려하는 것이 어떨까? 단순한 비난보다는 나의 실천을 통해 정의를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 /서하나 전북대 졸업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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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6 12:27

김관영의 시대, 성공 가능성 있나

김관영의 전북도지사 시대가 열린다. 53세의 젊은 지사이며, 82.11%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출범하는 지사라는 점에서 기대와 희망이 크다. 다른 한편으로 전북은 성장의 측면에서 기회보다 위협적인 요소가 많은 지역이라는 점에서 과연 김관영의 시대가 미래 젊은 세대에게 희망을 줄 것인가. 기존의 것을 반복할 것인가 상당히 궁금하다. 만약 권력을 누리는 관리형 지사가 된다면 전북의 지형은 더욱 어려워지고, 쪼그라드는 도시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새롭게 출범하는 김관영 체제와 관련하여 우리가 진지하게 가질 수 있는 예상은 크게 2가지이다. 하나는 과연 김관영 지사의 성공모델이 나올 수 있는가이다. 다른 하나는 성공한 지사가 된다면 미래의 전북을 대표하는 대권후보로서의 가능성도 있는가이다. 성공하는 지사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볼 수 있다. 김관영 지사는 젊고 개인만이 가진 3고시 출신이며, 과거의 중앙정치무대에서 활동과 인맥이 있어 정치적인 교섭력을 잘 발휘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그러나 개인을 떠난 성공적인 자사가 되기 위한 전북 여건을 보면 그렇게 만만치 않다. 예컨대 심각한 인구유출. 꼴지의 경제규모, 변방이 된 메가시티 문제, 30년 넘게 끌어온 새만금사업. 정치적 약체 지역 등등의 구조적인 제약상황이 산재해 있다. 거기에 현재 43명의 메머드급 인수위원회를 구성하여 도정의 방향을 그린다고 하지만 아직은 그렇게 확 끌리는 제안도 없다. 그렇다고 선거과정에서 내세운 대기업 계열 5개 기업유치나 새만금 디즈니랜드 유치 등도 그것의 실현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다. 여기에 전북의 영역을 벗어나 외부적 여건도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다. 중앙정부의 권력은 국민의 힘이 집권하고 있으며, 경제적으로는 저성장과 고물가가 병행하는 스테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닥치고 있다. 지방자치 차원에서 재정분권도 큰 변화가 없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경우 김관영 지사의 성공모델은 그렇게 쉽게 그려질 수 없다. 단지 가능성을 찾는다면 그것은 결국 김관영 지사가 가진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데 있다. 도정에 최고의 창조적인 힘을 쏟아 넣거나 역발상의 새로운 도전으로 좋은 실적을 도출하는 것이다. 농생명, 역사문화, 탄소, 제3 금융도시 등 역대 도지사의 사업을 뛰어넘는 4차산업혁명기술, 메타버스 등 선도적인 사업을 치고 가거나 일하는 방식에서 혁신적인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김관영 지사는 역대 지사와 달리 행정 경험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조직장악의 문제도 제기된다. 정책결정에서 전문적인 리더쉽도 요구된다. 중앙정치 경험이 많다고 행정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는 협상과 타협의 장이 지배한다면 행정은 전문성에 기반한 효율성과 문제해결능력을 강조한다. 그렇다고 자신의 역할을 과거의 화려한 경력을 가진 사람에게 맡기는 도정은 더욱 성공에서 멀어진다. 김관영 지사가 성공적인 도지사가 될 경우 대권 도전의 꿈도 가능하리라 본다. 지역 정치인의 세대교체와 함께 젊고 성공적인 지사로서 전북도민의 추앙받는 인물이 된다면 미래 대한민국의 통치자가 아니 되란 법이 없다. 물론 대권가도에 전북이라는 지정학적, 정치적 열세지역으로서의 태생적 제약요인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차원을 달리하는 또다른 김관영 지사의 몫이다. 지역을 넘어 민심도, 능력도, 인품도, 포용력도, 시대정신도 담아내는 신 리더쉽이 있어야 할 것이다. /송재복 정의평화포럼 상임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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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6 12:18

새만금 속도감 있게 제대로 개발해야

전북의 미래가 걸린 새만금 개발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내 완공을 약속한 만큼 속도감 있게 제대로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22일 본보 주관으로 열린 전북발전 도민 대토론회에서 새만금 개발과 관련한 다양한 제안이 쏟아져 시선을 끌었다. 지난 30년간 지지부진했던 새만금 개발이 최근 속도감을 내면서 스마트 수변도시 조성과 국제공항 신항만 철도 등 내부 개발과 SOC 인프라 구축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개발 속도와 국가 예산 투입으로는 계획 공기 내 새만금의 완성은 불가능하다. 문재인 정부에서 예산 지원 확대로 개발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지만 아직 내부 매립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새만금 내부 매립이 완료돼야만 내부 개발과 기업 유치 등이 가능하다. 현재 국비 지원 수준으로는 내부 매립마저도 요원한 실정이다. 새만금 개발이 더 속도를 내고 윤석열 대통령 임기 내 마무리되려면 파격적인 국비 지원과 세제 혜택 확대, 규제 완화 등 획기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현재 새만금 내부 매립 진척도를 보면 47%에 불과한 만큼 2027년까지 78%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전폭적인 예산 지원이 필수다. 이를 위해 새만금 특별회계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 특히 새만금 내부 개발이 속도를 내려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가 시급하다. 각종 개발 사업마다 번번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으려면 속도감 있는 개발은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대규모 국책사업인 만큼 전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것이 마땅하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도 새만금을 규제 없는 자유시장 경제활성화의 교두보로 만들겠다고 공언했기에 새만금을 완전 규제프리존으로 설정하고 기업 유치와 투자에도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법인세를 5년간 감면해주는 국제투자진흥지구로는 새만금에 투자 메리트를 갖기 어렵다. 무엇보다 새만금을 제대로 개발해 나가는 것이 관건이다. 성급하게 이것저것 꿰맞춰서는 새만금이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유망 신산업과 미래 첨단산업 등 글로벌산업트랜드를 선도하는 분야를 유치하고 초일류기업으로 키워나가는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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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2.06.23 19:28

<금요수필>칭찬, 신께서 주신 선물

사람은 누구나 칭찬을 받으면 기쁘다. ‘오늘 멋지십니다.’ ‘오늘 웃는 얼굴이 멋져요.’ ‘요즘 더 예뻐진 것 같아요.’ ‘뭐 좋은 일 있어요?’ 참, 기분 좋은 인사다. 상대를 설레게 한다. 며칠 전 고향 선배님이 ‘운을 부르는 부자의 말투’란 책을 우편으로 보내주었다. 코로나시대 내공을 쌓으며 힘을 내란다. 칭찬에 인색하거나 미숙한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칭찬 테크닉을 소개한 책이다. 그것은 바로 ‘박수’라고 한다. 박수만 잘 치면 말을 한마디 안하고도 상대를 칭찬할 수 있다. 박수는 세계 공통 언어이니 말이다. 연령이나 성별, 국적을 불문하고 누구나 박수의 의미를 알고 있으니 박수는 최고의 칭찬이다. 사람들의 호감을 사는 말을 하는 일이 당연한 사람이 되었을 때 나쁜 일이 생길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한다. 신께서 인간에게 주신 최고 무기는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일’이다. 칭찬을 받으면 입 꼬리가 올라가거나 귀에 걸리기도 하여 종일 기분이 좋다. 오늘 새벽에는 서곡지구에 있는 황방산 오솔길을 걸었다. 영하4도를 넘나들었는데 가볍게 운동하기에는 안성맞춤인 높이 200m 정도의 산이다. 어둑어둑한 밤이 지나고 해가 살포시 얼굴을 내밀었다. 새벽공기는 마음까지 상큼해 황방산 오솔길에 몸을 맡기니 마음이 구름 위를 걷는 것 같다. 상쾌한 공기에도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현실이니 입이 튀어나왔다.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하고 걷지만 비켜갈 때마다 내심 불안하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마음까지 쭈볏거려진다. 걷는 동안 산길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인사도 하고 ‘반갑습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라며 말도 건네곤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썼으니 좋은 인사도 못한다. 걷는 내내 다람쥐와 까치와 무언의 대화를 나누며 걸으니 어느새 종점에 이르렀다. 몇 년 전부터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반에 공부할대 교수님은 수업시작 전 칭찬꺼리를 한 가지씩 말하곤 했다. 학생들이 다 끝이 나야 수업을 진행하신다. 수업시간마다 칭찬거리를 하나씩 소개하니 처음에는 남을 칭찬한다는 것이 참 어색하고 쉽지 않았다. 매번 반복되는 일이니 평소 일상생활을 하면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숙제를 하며 즐기곤 했다. 인생도 배우고 칭찬도, 수필도 배우니 더없이 좋다. 아침식사 때 냉이국은 입맛을 돋우었다. 운동 뒤 식사 맛은 꿀맛이다. 아내가 준비한 냉이국은 봄도 아닌데 봄 향기로 방안이 그윽하다. 맛도 상큼했다. ‘당신은 김치도 잘 담그고 냉이국도 맛있다’며 ‘당신은 못하는 것이 도대체 뭐야?’ 라고 칭찬을 했다. 아내 표정을 보니 싫지 않은 기색이다. 얼굴 화장 뒤 거울 앞에 서서 옷단장을 하고 출근하는 아내를 보며 ‘당신은 정말 예쁘다.’며 크게 말했다. 미소 짓는 모습에서 싫지 않은가 보다. 나가는 뒷모습을 보며 오늘도 행복한 하루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아내에게 늘 응원했다. 눈뜨면 오늘은 아내에게 어떤 장점을 찾아 말할까 고민도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장점을 갖고 있다. 장점을 말하면 분위기도 좋아진다. 상대방은 면전에서 칭찬을 하니 계면쩍어 하지만 싫어하지 않는다. 평소 습관을 만들어 갔다. 처음부터 습관을 잘 들여야 나의 흠결도 없어지고 이미지도 살고 상대가 말은 안하지만 나름의 잣대에 의거 나를 평가할 것이다. 하광호 수필가는 진안 출생으로 진안군청에서 퇴직했으며 「표현」에서 등단을 했다. 전주시민문학제에 수상을 하였으며 현재 신아문예대학 작가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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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3 16:42

아버지와 아들

“재벌 집안에 아들과 아버지가 있는 줄 알아?” 집안 문제를 아버지와 상의해보라는 내 권유에 재벌 회장 아들은 그렇게 말했다. 그동안 그가 아버지에 대한 불만을 거침없이 쏟아낼 때면 아버지에 대한 애정을 에둘러 표현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 말을 듣고부터 그를 만나고 나면 뭔가 허전했다. 한번은 임원들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인사를 했다. 그러자 “저렇게 굽실대기만 하는 놈들이 회사에 꽉 차 있다. 저놈들 보는 것도 지긋지긋하다”며 빨리 점심 먹으러 가자고 했다. 겉치레 겸손을 수없이 보며 자랐을 재벌 아들 자리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어린 시절, 영화를 보면 부잣집이 부러웠다. 널따란 정원에서 아빠가 사다 준 멋진 자전거를 타는 아들, 생일이면 선물을 한 아름 들고 나타나는 아빠… 내 아버지는 한 번도 그런 선물을 해주지 않으셨다. 하지만 아버지는 늘 내 곁에 있어 주었다. 나와 바둑, 장기를 두었고 어려운 산수문제도 같이 풀었다. 가끔은 돈을 걸고 화투도 쳤다. 한약방을 하는 아버지가 저울을 들고 한약을 지으면 나는 작두로 약재를 썰었고, 내가 늦은 밤까지 공부를 하면 아버지는 연필을 깎아주었다. 나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아버지부터 찾았고, 어떤 시험 문제를 어떻게 틀렸는지까지 다 말했다. 손님이 많아 한약방 서랍에 돈이 모이는 날이면 내 주머니가 든든한 듯 기뻤다. 그렇게 나와 아버지는 하나였다. 그런데 그 재벌 아들에게는 그토록 많은 것을 이룬 아버지가 그런 존재라니… 세월이 흘러 아들이 회장이 되었다. 불미스러운 일로 수사를 받거나 구설에 오르는 그를 본다. 우리에게 진정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중학생 때 섬마을에 2년이나 가뭄이 들었다. 나는 물 긷는 사람들이 드문 한밤중에 십여 리 떨어진 샘터에 가서 졸졸졸 나오는 물을 한참 동안 모아 길어 와야 했다. 물동이에 물을 가득 담아 물지게를 지고 걷다가 쉬고 걷다가 쉬곤 했다. 그래도 아버지와 함께 가는 날이면 그 고된 일이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내가 힘들어하면 아버지가 물지게를 지고, 아버지가 힘들어하면 내가 물지게를 지고 걷던 그 길… 나는 수십 년 전 옛날로 돌아가 밀항을 해서라도 일자리가 많은 일본으로 건너가 막노동이라도 하며 공부하고 싶었다던 아버지의 꿈도 듣고, 아버지의 아픈 가슴도 느낄 수 있었다. 집에 와 항아리에 물을 부으면 우리는 부자가 된 듯했다. 한 그릇 물로 세수하고, 그 물을 아껴두었다가 발도 씻고 걸레도 빨고… 나는 그렇게 절약을 배웠는지도 모른다. 도회지에 나와 돈이 떨어져도 걱정되지 않았다. 아껴 쓰면 되고 하나를 여러 용도로 쓰면 되기에! 요즘 결혼할 자녀들의 집 장만이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부모들이 많다. 그런데 아이들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부모들은 의외로 적다. 일본에 가면 가끔 아버지를 떠올린다. 돌아가시기 전 한번 모시고 왔더라면! 언젠가 동경대학을 구경갔다가 교정에서 밝은 달을 보았다. 등록금을 못 내 초등학교를 겨우 1년만 다니다 말았지만, 한학은 물론 일본말에도 능통했던 아버지가 이런 대학에서 공부를 했더라면 무언가 이루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 갔다. 그러다 문득 아버지와 물지게 지고 오던 그 달 밝은 밤이 스쳐 갔다. 달빛으로 물든 고요한 바다를 보며 조각배를 저어 아버지와 조그마한 섬으로 물 길으러 갔던 뱃길도 다가왔다. 아버지는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은 못했지만 아들인 내게 너무나 많은 것을 남기고 떠났다. 내가 뭔가 못마땅해 화를 내면 입을 실룩거리며 한마디 하려다 그만두곤 했던 선량한 아버지… 그런 아버지와 친구처럼 살았던 나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없지 않을까? 서울대학을 나오고 변호사에 법학박사도 되었지만 나는 내 아이들에게 그렇게 다정했던가. 재판 준비를 한다, 책을 만든다, 칼럼을 쓰고 방송에 출연하고 건물을 짓는다며 그 재벌 회장처럼 수많은 것을 이루었지만 정작 내 아이들과는 달빛으로 물든 바다를 함께 보고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눈 시간들이 얼마나 있었을까? ‘아버지는 아들을 기다리지만, 아들은 아버지를 기다리지 않는다’고들 한다. 그러나 이 세상의 모든 아들들도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윤학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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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3 15:18

삶의 궤적과 말의 뿌리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뛰어넘어 감동을 주는 말들이 있다. 대통령들이 남긴 말도 그렇다. 링컨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은 세계의 명연설 중에서도 뛰어난 연설로 꼽힌다. 고작 3분짜리, 단어 272개로 조합된 짧은 말이다. 누구라도 입에 달게 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도 이 연설문에서 나왔다. 링컨의 연설이 있었던 것은 1863년, 미국의 남북 전쟁으로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펜실베이니아주의 게티즈버그에서 열린 죽은 장병들을 기리는 추도식이다. 애초 이날 참석한 군중들은 링컨보다는 세계적 명연설가 에드워드 에버렛의 추모 연설을 기대하고 있었다. 군중들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그는 1시간에 걸친 긴 연설로 답했다. 그러나 군중들은 그의 뒤를 이은 링컨의 짧은 연설에 더 큰 환호와 찬사를 보냈다. 간결하고도 명료한 메시지의 힘이었다. 놀랍게도 링컨의 연설문은 즉흥적으로 작성된 것이었다고 한다.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을 분석한 책 <링컨의 연설>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게리 윌스는 “272개 단어에 구현된 링컨의 문화적 지적 노력이 바탕이 된 이 연설문이야말로 내전이라는 극단적인 정치 상황을 전환시키기 위한 오랜 고뇌의 산물이었다”고 분석했다. 2012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의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에서는 우루과이의 호세 무히카 대통령이 연설에 나섰다.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한 그는 “무자비한 경쟁에 기반을 둔 경제체제 아래에서 연대를 말하며 ‘우리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자’고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하냐”며 그 이중성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이 연설을 계기로 세계 언론들은 무히카 대통령을 조명하기 시작했다. 무히카 대통령은 사람들을 감동하게 하는 많은 어록을 남겼다. 탄탄한 정치적 신념과 철학을 온전히 담은 그의 말들은 평생을 도덕적이고 모범적으로 살았던 삶의 궤적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명연설로는 오바마 대통령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항상 섬세하고 명쾌한 문장에 열정과 감동을 담은 연설로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었다. 2008년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오바마가 첫 연설에서 내건 구호는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 그리고 8년 임기를 마치고 남긴 고별 연설문 마지막 문장은 ‘Yes We Did(우리는 해냈습니다)’였다. 미국 국민은 늘 그의 말을 환영하고 공감했다. 돌아보면 지금처럼 말과 글이 넘쳐나는 시절도 없었던 듯하다. ‘소통’이 화두가 된 시대라지만 말의 과잉이 가져오는 고통과 폐해가 적지 않다. 새삼 확인하게 되는 것이 있다. 말은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의 궤적과 따로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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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2.06.2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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