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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이번 기회에 엄벌하고 뿌리 뽑자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N번방과 박사방 사건을 계기로 신종 디지털 성범죄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디지털 성범죄는 상대방이 찍힌 사진이나 영상을 상대방의 동의 없이 촬영 및 유포하거나 이를 빌미로 협박하는 행위, 사이버 공간에서의 성적 괴롭힘 따위를 이르는 말이다. 최근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구속된 조주빈(25) 등은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면서 미성년자 등을 상대로 성 착취물을 찍게 하고 유포했다. 텔레그램 채팅방에서만 피해 여성이 70여명에 이르고, 채팅방 내부에서는 여성을 상대로 각종 디지털 성범죄가 이뤄졌다. N번방 박사방은 텔레그램 메신저 채팅방 이름이다.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의 가입비를 내고 참여하는 채팅방인데 조씨는 100억원대 수익을 챙겼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용의자 등의 신상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청원이 300만명에 육박할 만큼 국민적 공분과 지탄 대상이다. 디지털 성범죄는 전북지역에서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7년도부터 올해 3월까지 210건의 디지털 성범죄가 발생했고, 204명이 검거됐다. 유형은 일반 음란물을 업로드하거나(140건) 아동음란물 유포(45건), 불법촬영물 유포(4건) 등이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10대에서 20대로, 가해자로부터 불법촬영 유포, 협박 등을 당한 사례도 상당수였다. 이같은 디지털 성범죄는 사람의 영혼을 파괴하고 사회 공동체마저 위협하는 반인륜적 범죄다. 그런데도 솜방망이 처벌이 많았다. 지난 2017년 기준 불법 촬영 및 유통을 포함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중 64.2%가 집행유예를 받았고, 징역형을 받은 경우는 6.4%에 불과했다(여성가족부 자료) 미성년자 성착취물 제작 소비에 관여한 사람은 중범죄자로 처벌 받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과 대조적이다. 디지털 성범죄는 갈수록 지능화, 음성화, 상업화되고 있고 확대 일로에 있다.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발 붙이지 못하도록 영상제작자 뿐 아니라 회원으로 가입해 영상을 유포한 자 등 참여자 전원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엄벌해야 마땅하다. 이 기회에 디지털 성범죄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도록 관련 생태계 참여자를 엄벌하고, 강력한 제어장치를 만들기를 촉구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3.25 17:13

n번방 추적단 불꽃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디지털 성범죄 n번방 사건. 초등생을 포함한 미성년자와 여성을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유인, 성착취 영상물을 찍도록 협박해서 텔레그램을 통해 공유한 n번방 사건은 너무나도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말초적 욕구 충족과 돈벌이를 위한 수단으로 어린 여아와 여성들의 인격과 삶을 짓밟고 파괴하는 잔인한 행태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중대 범죄이다.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등록 6일 만에 256만 명이 동의했다. 이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생긴 이래 최다 기록이다. n번방 사건 관련자 모두에게 엄벌을 요구하는 국민청원 5건에는 무려 560만여 명이 동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경찰에 철저한 조사와 대응을 지시했고 법무부와 대검찰청도 n번방 가담자 전원에 대한 엄정 수사를 시달했다. 대법원에선 n번방 사건과 관련해 아동 성착취 영상에 대한 양형기준 마련 작업에 착수했다. 경찰은 n번방의 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을 검거하고 성폭력범죄 특례법에 따라 얼굴과 신상을 공개하고 n번방 최초 운영자와 가담자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n번방 사건의 실체를 처음 밝혀낸 것은 검경 등 수사기관이나 언론이 아니었다. 정의감과 모험심이 강한 두 명의 대학생이 스스로를 추적단 불꽃이라고 칭하며 잠입 취재를 통해 n번방 실상을 세상에 알렸다. 같은 대학에 다니는 이들은 지난해 7월 뉴스통신진흥회가 주최한 제1회 탐사심층르포취재물 공모에 참여하기 위해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취재에 나섰다. 아동 청소년 대상 불법 음란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의 존재를 경찰에 미리 알리고 직접 채팅방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들은 박사방을 비롯해 8개의 파생방에서 5000~6000명의 이용자가 미성년자를 협박해 제작한 음란물과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돈을 주고 공유유통하는 실태를 파악하고 채증했다. 추적단 불꽃의 n번방을 고발하는 미성년자 음란물 파나요?텔레그램 불법 활개 르포기사는 지난해 9월 뉴스통신진흥회를 통해 처음 보도됐고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그렇지만 추적단 불꽃의 n번방 고발기사는 사회의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올 1월 국회 청원사이트에 텔레그램에서 발생하는 디지털 성범죄를 해결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오면서 국민적 관심을 끌었다. 용기 있는 두 대학생의 펜 끝을 통해 알려진 악질적인 디지털 성범죄가 더는 발붙일 곳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할 책무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0.03.25 17:13

공공의대법의 국회 통과가 절실하다

윤지홍 남원시의회 의장 전쟁이다. 숫자는 나날이 늘어갔다. 우리는 두려웠다. 탓할 대상을 찾았다. 중국, 대구, 때로는 종교, 어느 날은 반대당이었다. 오직 두려워서, 라면 하나를 더 샀고, 마스크에 줄을 섰다. 필요한 것을 구할 때마다 애가 탔다. 그 사이, 거리는 한산해졌다. 손님보다 사장님들이 더 많았다. 학교와 회사에 가지 못했다. 버스는 기사 혼자 다녔고, 비행기는 날지 못했다. 누군가는 움직여야 했다. 바이러스를 뒤쫓고, 미열을 탐색하고, 접신을 막기도 했다. 세를 낮추고 기본소득을 소환했다. 대구로 달려가기도 했다. 날이 길어지고 그들도 지쳐갔다. 어떤 이는 의사와 병상을 기다리다 속절없이 죽었다. 천장만 바라보며 죽음을 향해 지나갔을 하루 이틀. 생각만 해도 참혹한 그 두려움과 외로움은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왜냐하면 대구야 실언과 비난으로 그쳤지만, 남원 같은 소도시는 정말 봉쇄했을 지도 모르니까. 병상도 없고 인력도 없는 지방에서 사태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상. 광주와 세월호로 이어지는 고립의 기억도 새로웠다. 이러한 상상이 망상이 아님은, 이탈리아 등 다른 나라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치료대상을 선별해야 하기도 했다. 우리가 대응을 잘했을 수는 있어도 체력이 좋다 말할 순 없다. 우리나라 공공병상의 비율은 10%이다. OECD 다른 나라는 73%이다. 비율로 따져서 의사는 OECD 다른 나라의 절반 조금 넘고, 간호 인력은 절반 수준이다. 이마저도 모두 수도권에 몰려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항상 답은 단순하다. 지역거점 의료기관을 설립하고, 공공병상을 확충하고, 의료 인력을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 공공의대법이 이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보류중이다. 혹자는 말한다. 효율적이지 않다고. 그렇게 해서 진주의료원은 폐쇄되었고 전국에서 가장 공공병상수가 적게 된 경남은 전전긍긍해야했다. 그러나 돈이 되지 않더라도 꼭 필요한 그런 일을 하라고 국가가 있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일은 민간이 더 잘하기 때문이다. 누구는 또 말한다. 특정 지역만을 위한 대책이라고. 그렇게 해서 정치인들은 너도 나도 요구를 하고 물타기를 한다. 5월 임시회도 불안한 이유다. 이번에도 보았듯이 감염병에 있어 1차 대응기관은 지자체이고, 의료인프라는 모든 지역에 필요하다. 그러나 전국 동시에 갖출 것이 아니라면 어딘가부터 시작을 해야 한다. 그렇게 시작하면 된다. 사람들은 말한다. 선거철만 되면 표를 얻기 위해 같은 주장을 반복한다고. 그렇게 해서 공공의대법도 2월 국회에서 보류되었다. 그러나 4년에 한번이라도 국민들 마음을 얻으라고 선거가 있는 것이다. 그 때나마 국민은 주인이 된다. 평소에는 전문가 논리와 경제 논리에 따라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태는 끝나지 않았지만 선거는 다가왔다. 의료 문제는 하루 이틀 걸리는 문제가 아닌 만큼 공동체의 의지를 확인해야 하는 문제이고, 이는 곧 정치의 문제로 돌아간다. 의료나 감염의 문제는 최소한 국가가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 공동체의 의지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거주이전의 자유니 평등이니 지방자치니 헌법적 가치들도 보편적 의료가 확보되지 않는 한 껍데기라는 것을 우리가 알고 있음을 표현해야 한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지방에 산다는 이유로 더 쉽게 죽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해야 한다.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다. 공공의대법의 국회통과를 촉구한다. /윤지홍 남원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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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25 17:13

모든 이야기는 길에서부터 시작한다

박천택 (주)솔트앤파트너즈 대표이사 등산, 트레킹, 트레일 등 두 발로 걷기를 즐기는 인구가 2600만명이 넘었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은 한국인 여행자만 6년 새 4배 가까이 늘었고, 제주 올레길은 한 해 방문자가 100만명이 넘는다. 힐링, 자연, 여유, 건강 등의 이유로 걷기 인구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걷기 여행 참여 경험이 있는 사람은 60%, 최근 1년 기준으로는 전체의 30.9%를 차지하고 있다. (2018년걷기여행길이용자실태조사) 2018년 걷기여행길 이용자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에서 걷기여행길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길은 제주 올레가 53.8%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렇다면 내륙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걷기 여행길은 어디였을까? 바로 지리산 둘레길이다. 지리산을 차치하더라도 전북에는 아름다운 길이 아주 많다. 아름다운 순례길, 천년 전주 마실길, 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로, 진안고원길 등 수많은 아름다운 길이 준비되어 있다. 바쁜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느린 여행, 가장 기본적인 이동 수단에 집중해 자연과 교감하고 내 자신을 돌아보고자 하는 여행객이 늘어가고 있다. 세상이 더욱 빠르게 돌아가고 디지털화 되어가면서 다시금 원초적인 방식의 여행이 각광을 받고 있는 듯하다. 사실 모든 여행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는 바로 <길>이다. 이 길을 걷는 다는 것은 그 장소를 가장 온전히 즐기고 이해하는 여행 방식이다. 길에는 역사, 문화, 경제, 과거, 현재, 미래 모든 요소가 녹아 들어 있다. 전북을 방문한 여행객이 전북의 길을 오롯하게 느끼고 돌아간다면 그들은 이미 전북의 팬이 되어있을 것이다. 전북의 아름다운 길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걷기 여행길이 될 수 있도록 전북도민과 지자체가 함께 노력해야한다. 길은 걷는 사람들이 꾸준하게 걸어야 유지된다. 산길을 봐도 그렇다. 사람들의 발길을 따라 새로운 생기고, 또 발길이 끊긴 곳은 길도 끊기게 된다. 우리가 갖고 있는 아름다운 길들을 아끼는 마음으로 많이 걸어줘야 더 많은 발걸음을 이끌어 올 수 있다. 지금 가장 가까운 아름다운 길을 사진 찍어 자신의 SNS 올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타지역에 사는 지인에게 전화해서 주변의 아름다운 길을 자랑하는 것 역시 좋은 방법일 것이다. 지자체는 방문객의 경험이 아름다울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길을 관리하고 보존해야 한다. 또한 길의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을 지속적으로 관리운영해야 한다. 교통편, 편의시설, 코스정보, 볼거리와 즐길거리에 대한 정보를 끊임없이 찾아내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해야 방문객에게 살아있는 경험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걷기 여행 희망자들은 필요한 관련 정보 1위에 대해 걷기여행길 추천 코스라고 답하였다. 결국 좋은 길을 널리 알리면 방문객은 길을 따라 찾아오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가 사회적, 정신적으로 위축되어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지고 있다. 이는 코로나로 인해 집에만 있으면서 신체적정신적으로 위축되어 우울감을 느끼는 증상을 뜻하는 말이다. 이러한 시기에 집에서 코로나를 무작정 피하기 보다는 사회적 거리를 지켜내는 한도내에서 야외활동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정부에서도 충분한 거리를 둔 야외활동은 안전하다는 방침을 내렸다. 지속되는 실내활동으로 코로나 블루를 경험할 수 있는 이 때, 사회적거리를 지킬 수 있는 한적한 길들을 찾아 걸으며 사회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벗어나 보길 추천한다. /박천택 (주)솔트앤파트너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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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25 17:07

전북경제 위기 선제 대응만이 살길이다

송지용 전북도의회 부의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은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등 우리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한다. 특히 도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방역 활동과 함께 고사 위기에 놓인 전북경제 위기를 극복할 선제 대응이 절실한 때다. 한국경제는 이번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성장률이 1%대 초반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심지어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성장률이 멈출 수 있다는 최악의 전망도 있다. 전염병으로 인한 경제 위기는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국은 물론 세계 경제가 코로나19라는 공포의 블랙홀에 빠진 것이다. 실제로 주요국이 잇따라 돈풀기에 나섰지만 각국 증시는 도미노식으로 폭락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전북 역시 예외는 아니다.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일반음식점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반 이상 줄어 인건비와 월세 걱정이 메르스 때보다 심각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특히 확진자가 다녀간 상가나 식당은 그 여파가 남아 있으며, 전통시장은 개점 휴업 상태다. 여행업계는 아예 문의가 끊겼고 졸업과 입학,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화훼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은 전북 수출의 22.7%를 차지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수출길이 끊기다시피 했다. 무엇보다 각종 원자재 수입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인 현대차 전주공장도 부품 공급 차질로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이다. 도내 소상공인은 사업체수의 84%, 종사자수의 32.9%를 차지한다. 소상공인은 전북경제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소상공인이 살아야 우리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내수 경기 불황, 여기에다 코로나19 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악재에 소상공인들의 경영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악화된 상황이다. 정부는 11조7000억 원 규모의 코로나 추경 예산을 편성했다. 하지만 GDP 대비 1%에도 미치지 못해 코로나19의 심각한 상황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전북도 역시 소상공인 지원 등 경제안정과 방역 대책을 위해 2456억원의 긴급 추경안을 편성했고, 도의회가 원안대로 의결했다. 전문가들은 GDP가 감소하는 만큼 재정지출과 경제적 어려움에 놓인 근로자와 사회적 취약계층,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중소기업에 매우 신속한 현금 지원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노인 일자리사업 역시 중단돼 노년층 생계도 막막한 상황이다. 현재 도내에는 5만4천여 명의 노인이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어 이들을 위한 선지급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이뿐만 아니다. 비정규직 근로자와 체육지도자, 문화예술인,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대상인 특수고용노동자 등을 위한 구제 방안도 시급하다. 전라북도는 14개 시군과 함께 도민들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도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키로 했다. 전북도는 긴급 추경은 물론 추가 추경안을 편성해 재난기본소득 등 직접 지원에 나서야 한다. 지금은 재정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 미룰 일이 아니다. 지역 경제의 근간이 뿌리째 흔들리지 않도록 전라북도의 선제 대응을 주문한다. /송지용 전북도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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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25 17:07

새만금 수질 6등급의 불편한 진실

박영기 전북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새만금호 내에는 13개의 수질측정지점이 있다. 새만금호가 전체적으로 수질이 좋지 않다면 이것은 수질상태가 좋지 않다고 판단 할 수 있다. 그러나 특정지점이나 지역이 좋지 않다면, 우선 일시적인지 장기적인지를 모니터링 자료를 가지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수질자료의 획득은 수질을 채취하는 수심에 따라 다르고 시간에 따라서 해수의 흐름 상태와 함께 변화한다. 따라서 결과 값에 대한 것보다도 자료를 획득하는 과정에 대한 해석이 반드시 필요하다. DE2, ME2지점의 6등급에 대한 수질자료는 방수제 공사 중 준설에 의한 영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판단된다. 이것은 준설 시 저층에 쌓여 있는 퇴적물이 재부유하면서 난분해성 물질과 뷰유물질이 영향을 미친다. 수질등급을 평가하는 데는 DO, SS, COD, N, P, 조류 등 여러 가지의 수질인자들이 관련되어 있다. DE2, ME2지점의 수질항목의 평가는 COD만 6등급에 해당한다. 그리고 SS(부유물질)은 평상 시 보다도 약간 높게 나타났다. 이는 준설의 영향이라는 것을 뒷받침한 결과이다. 모든 수질항목이 6등급이라면 수질은 하수도의 수질과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개연성이 있는 평가라고 볼 수 있지만 전 공간 중에 한, 두 개의 지점에서 한 개의 수질항목을 가지고 가장 최악의 경우로 해석하여 평가 합니까? 전북도청은 여러 차례 전북지방환경청에 새만금수질 환경정보시스템에 DE2, ME2지점은 측정할 때 준설공사가 진행되었다는 주석을 기입해 달라고 요청했다. 새만금지방환경청을 전북지방환경청이라고 개칭한 것은 새만금 수질개선은 포기한 것입니까? 새만금 해수유통을 주장하는 새만금전북행동과 모든 언론기관 매체들도 정확하게 새만금 수질은 6등급이 아니고 COD만 6등급이라고 보도하십시요. 이것이 새만금 수질6등급에 대한 불편한 진실이다. 해수유통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지금까지의 수질관리대책이 실효성이 있었는지를 검토하고 평가해 보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현장의 모니터링 자료를 가지고 성급하게 모든 것이 전부인 것처럼 평가한다. 결과는 현장의 현재상태 수질이지 이 수질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가능성은 평가하지 않는다. 그러면 장래 상황에 대한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다. 현재는 2단계 수질개선 종합대책(11년-20년) ; 10년간 총 48개 과제를 실행하고 있는 중간단계이고, 새만금 내부개발은 38%만 이루어져 있다. 중간평가는 모든 수질개선대책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평가되어야만 한다. 지금으로서는 해수유통이나 담수화를 결론짓는 것은 앞으로 추진해야 하는 일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해수유통의 문제는 수질개선대책을 성실히 실천하는 것이 급선무 이다. 따라서 모든 수질개선대책이 이루어졌을 때 그 때의 수질상태를 가지고 결정짓는 것이 타당하다. 현재상황에서 해수유통에 대한 논의는 실효성이 없는 무의미한 논쟁이다. /박영기 전북대 토목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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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24 20:46

경청.해.봄

강주연 전북극동방송 방송부장 퇴근하며 들어오는 엄마에게 아이는 기다렸다는 듯 달려와서 질문으로 반겨준다. 엄마! 경청의 정의를 알아요? 어린이집을 다니며 두 달에 한 번씩 새로운 성품을 공부하는데 이번 달 배운 성품 노래를 꽤나 자랑하고 싶었나 보다. 경청의 정의를 불러봅시다~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잘~ 집중하여 들어~ 상대방이 얼마나 소중한지 인정해~ 주는 것! 흔히들 경청(傾聽)을 말할 때 잘 듣는 것 정도로 생각하지만 귀를 기울여 듣기를 넘어 듣는 것으로 상대방이 소중한 존재임을 알려주는 단계에 이르기, 이것이 경청의 핵심이다. 사실 듣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닌데 사람들은 어렵다 말한다. 스토리텔링이나 발표 기술(Presentation Skill)에 큰 비중을 두며 말하기에 지대한 관심을 가져온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자기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며, 개인의 취향과 성향에 대해 알아주기를 바라고, 오히려 말을 조리 있게 하지 못하는 이들을 생태 낙오자처럼 여긴다. 들리긴 하는데 공감하지 못하고, 듣긴 하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는 어디에서도 잘 듣는 방법에 대해서는 배운 적이 없다. 정신과 전문의 윤홍균이 지은 <자존감수업>이라는 책에서 부부 생활에서 만족도가 떨어지는 남편들은 대부분 아내의 무시 속에서 자존감이 저하되어 있고, 아내는 자신의 감정을 공감 받지 못 할 때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상담 치료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헤아리는 훈련을 하며 듣기 시작할 때, 굳었던 마음은 녹는다. 그러고 보면 잘 듣는 것, 들으며 상대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려주는 행위만으로도 꼬인 매듭은 풀리고, 긴장의 관계는 완화된다. 경청이 가져오는 치유의 능력이다. 2001년 뉴욕, 세계무역센터(WTC)가 끔찍한 테러를 당한 뒤 아픔과 혼란 속에 신음할 때, 한 비영리 단체는 뉴욕 도심에서 Free Prayer 캠페인을 펼쳤다. 이는 생명의 위협과 공포 속에서 두려워하던 시민들에게 다가가 고민을 들어주고 기도하며 위로하는 운동이었다. 인종과 종교를 뛰어넘는 많은 이들이 곳곳에 설치된 야외 상담소를 찾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그렇게 상처는 조금씩 아물었다. 일본에서도 2011년 쓰나미로 일어난 대지진과 원전 사고로 인해 수만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생명을 위협하는 공포 속에서 시작된 것이 경청상담소였다. 그곳에서는 상담자가 30분씩 내담자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했다. 현실적인 처방은 없었지만 그곳에서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고, 이후 후쿠시마를 중심으로 100여 개의 상담소가 생기며 사람들을 치유했다. 우리 지역에서도 경청의 위로를 나누고자 2015년 여름 당신을 위해 기도해드립니다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길가 상담텐트에서 오고가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아픔을 위로하고 함께 기도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의 아픔, 2015년 메르스의 공포가 스치고 간 자리에 세워진 상담텐트에는 많은 이들이 찾아왔다. 사람들은 외로웠고, 대화가 필요했다. 잠시의 상담 시간이었지만 눈물을 흘리며, 고맙다고 말씀하시던 분들이 잊혀지지 않는다. 이청득심(以聽得心)의 지혜를 떠올린다. 경청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가장 진솔한 방법이다. 그리고 모든 소통과 대화의 첫 출발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요즘, 심리적 거리마저 멀어져 외로움에 아파하는 이들이 있다면 해처럼 따뜻하게, 봄처럼 싱그럽게 경청해봄은 어떨까. 영화 심야식당 마스터의 요리가 지친 현대인들에게 위로가 됐던 것은 그가 먼저 들어줬기 때문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강주연 전북극동방송 방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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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24 17:38

통합당 ‘아 옛날이여’

국회의원 재활용 이란 신조어가 요즘 시중에선 화제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돌려막기 공천을 빗대서 나온 말이다. 아무리 인물이 없다 하더라도 경쟁력이 없다고 컷오프 한 후보를 다른 지역에 공천하는 것. 유권자를 무시해도 유만부동이지 해도 너무한다고 쓴소리를 쏟아낸다. 통합당과 위성정당이 연출한 공천 막장드라마는 볼썽사나웠다. 금배지쟁탈을 향한 진흙탕싸움의 연속이었다. 거기에는 아예 국민은 안중에도 없었다. 명분과 체면은 고사하고 본인이 컷오프 됐는데도 그리고 아무 연고없는 곳에 차출명령 받고도 당당한 척 하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심지어는 극단적인 선택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23일 보수텃밭 강남병에서 컷오프된 이은재 의원이 감옥 간 전광훈 목사가 만든 당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한다고 탈당했다. 황교안 대표는 비례대표 명단이 내키지 않는 듯 심사위원장을 갈아치우고 새판짜기에 주저함이 없었다. 선거결과가 자못 궁금해진다. 이런 모습들이 덧셈정치 일까. 뺄셈정치 일까. 총선 후보등록이 2627일로 다가왔다. 전북 미래통합당은 중앙당의 뜨거운 선거열기와는 달리 무풍지대나 다름없다. 총선을 코앞에 둔 정당이라고는 도무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다. 출마예상자로 도내 10개 선거구에서 전주을 이수진 후보와 익산갑 김경안 후보가 그나마 체면치레할 것 같다. 이달 초까지 단 한명의 예비후보도 내지 못해 애간장을 태웠으나 이후 잇따른 출마선언으로 한시름 놓았다.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이라고는 하나 명색이 113석을 거머쥔 제1야당이란 타이틀이 무색할 지경이다. 여당 프리미엄 덕인지 지난 2016년 총선때는 정읍고창을 제외한 10개 선거구중 9곳서 출사표를 던졌다. 2008년 18대는 11군데 모두 후보자를 낸데 이어 2012년 19대도 7명을 공천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름 여당 몫을 톡톡히 해냈다. 끝 모를 추락의 변곡점은 박근혜 탄핵이었다. 야당으로 전락한 데다 공동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워낙 지지기반이 약세이다 보니 선뜻 나서기가 두려운 게 사실이다. 호남에서 만큼은 유별난 민주당 강세를 부인할 순 없다. 그래도 총선을 앞두고 어느 정도 고전은 예상했지만 전투력이 상실될 만큼은 아니었다. 야당 위치에서도 설자리가 점차 좁아보이는 미래가 더 불안하다. 경쟁과 균형을 통해 정치는 발전하고, 비온 뒤 땅이 굳어지기도 한다. 일방통행 독주는 자칫 독선과 아집을 낳을 수 있다. 잔치는 시끌벅적해야 제격이다. 총선을 앞둔 전북은 너무 조용해서 인지, 밥그릇 싸움으로 시끄러운 중앙당 쪽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뭘까.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0.03.24 17:00

‘문진금 ’공모사업 문제점 개선 필요하다

전북예총 소재호회장을 비롯 회장단들이 엊그제 전북문화관광재단을 방문, 최근 발표된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문진금)의 문 제점을 지적하고 개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재단은 지난달 말 올해 사업에 선정된 단체와 개인 문화예술가를 발표했다. 총 768건이 접수된 가운데 382건을 선정, 13억79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최소 2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된다. 회장단의 지적은 심사과정의 공정성에 모아졌다. 먼저 다른 시도 심사위원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지역 문화예술계의 현실과 바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현장을 잘 모르는 대학교수들이 참여함으로써 심사 방향이 왜곡되는 결과를 빚었다고 주장했다. 지역의 실정에 생소할 수 밖에 없는 타지역 교수에게 서류만의 평가로 심사를 의뢰하는 것은 지역 문화예술인들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임에 틀림없다. 치우치지 않는 심사위원 선정을 위해 무작위 추첨을 하고, 심사위원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해서 결코 공정성과 객관성이 담보되는 것은 아니다. 심사 기준이 매년 달라지는 것 또한 일관성과 합리성의 결여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예총은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도의회에 감사를 청구하기로 결의하는등 강경한 입장을 밝혀 앞으로 추이가 주목된다. 문진금 선정결과 발표 후에 재단에 7건의 민원신청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민원이 적다고 선정절차에 별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없다. 예총 회장단의 목소리는 전체 회원의 목소리이다. 재단은 투명하고 합리적인 심사위원 구성과 함께 치밀한 기준과 매뉴얼을 마련해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현재 재단은 대표이사가 공석인채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면접심사 개입과 전북 인물론등의 논란으로 대표이사 추천안이 이사회에서 부결된후 후임을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재단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서도 대표이사 선정을 서둘러야 한다. 코로나19사태로 지역 문화예술계도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은 어려움속에서도 창작활동에 노력하고 있는 지역문화예술인들을 위해 문진금 추가 공모등 지원사업에 더욱 힘써주기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3.24 17:00

비전도 없고 이행도 않는 총선 공약 왜 하나

21대 총선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북지역 공약을 발표하고 표심잡기에 나섰지만 기대를 거는 도민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민주당 전북도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지난 23일 발표한 제21대 총선 정책공약 내용을 보면 별반 새로울 게 없기 때문이다. 전북 융성을 견인할 메가 프로젝트나 거시적인 지역발전 구상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민주당 전북도당 선대위는 이날 총선과 관련, 10대 정책 77개 세부공약을 발표했다. 전북도당은 총선 1호 정책으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된 감염병 안전지대, 방역전초기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인수공통 전염병연구소 기능과 역할 확대,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 국립남원의료원 설립, 국립희귀질환의료원 건립, 가축질병 안정성 연구센터 구축 등을 약속했다. 2호 정책으로는 경제와 일자리를 위한 수소상용차 생산거점클러스터 및 수소산업생태계 구축, 홀로그램 규제자유특구 지정, 제3금융도시 및 전북 금융타운 조성, 재생에너지 국가종합 실증연구단지 조성을 제시했다. 이외에 지방소멸방지 및 인구감소지역 활력강화 특별법 제정, 국가식품클러스터 거점화, 전라천년 광역관광권 개발계획, 전주~대구 고속도로 건설 등을 내놓았다. 이들 공약을 보면 지난 20대 총선 때 제시했던 재탕용 공약이거나 이미 전북도와 정부에서 추진중인 사업들이 다수 포함됐다. 한마디로 부실 공약이 아닐 수 없다. 집권당으로서 전북발전을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려는 노력과 의지가 엿보이지 않는다. 민주당 전북도당의 이 같은 부실한 전북공약은 고공행진을 보이는 민주당의 지지율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맹목적 지지를 보내는 지역정서에만 기댄 채 한 표라도 더 잡아보려는 치열함이 결여됐다. 민주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전북도민과 약속했던 1호 공약인 제3금융중심지 지정과 2호 공약인 탄소밸리 조성 및 탄소산업중심도시 조성도 지키지 않았다. 탄소산업 육성을 위한 탄소법 제정은 어이없게도 기획재정부와 민주당에서 반대해서 무산됐다. 전북발전을 위한 새로운 비전도 없고 전북도민과 약속한 공약도 지키지 않으면서 무슨 염치로 이번 선거에서 지지해 달라고 할 것인지 민주당은 전북도민에게 먼저 답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3.24 17:00

깜깜이 부실 총선, 토론 활성화가 대안이다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26일부터 이틀간 415총선 후보 등록이 진행되면 선거운동도 본격화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사상 유례 없는 깜깜이 선거를 예고하고 있다. 대면접촉이 어렵고 다중공간도 형성되지 않아 선거운동이 크게 제한 받고 있다. 유권자들도 갑갑하기는 마찬가지다. 각 정당의 후보가 누구인지, 후보는 어떤 정책을 갖고 있는지, 공약이나 정치발언에 대한 약속은 제대로 이행 했는지, 도덕적 하자는 없는지 등의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선거를 맞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후보간 차별성을 판별하기란 언감생심일 터다. 총선은 곧 검증이고 심판이다. 국정 지지론과 견제론 등 거대 담론에서부터 생활의제에 이르기까지 검증해야 할 대상이 많다. 또 지역현안과 비전, 정책대안을 놓고 검증하고 심판하는 것도 이에 못지 않은 중요한 포인트다. 전국의 총선 후보들이 국가 현안보다는 지역의제를 공론화하고 지역발전의 비전을 제시하는 데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지역의 유권자들은 지역의 문제에 대해 후보들이 어떤 입장과 처방전을 갖고 있는지가 더 큰 관심사일 수 있다. 그럼에도 몇몇 후보를 제외하고는 공약다운 공약을 찾기도 어렵다. 전북도의 정책, 14개 시군의 사업 등을 나열한 공약들이 부지기수이다. 차별성도, 참신성도 떨어진다. 이른바 무검증, 무공약, 무정책 등 3무 선거가 될 공산이 크다. 쌀 속의 뉘를 가려내기도 어렵거니와 악화가 양화를 몰아낼 수도 있다. 또 유권자 선택의 폭을 제한시키는 폐해가 있다. 후보는 자신을, 유권자들은 후보를 제대로 알리거나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선거가 치러진다면 분명 부실선거다. 이를 막기 위해선 후보 정책토론회를 활성화하는 일이다. 지역의제를 놓고 경쟁적 담론 마당이 펼쳐지면 후보들의 이해와 고민, 대안을 가늠할 수 있게 된다. 후보는 후보대로 자신을 알리는 기회가 되고 유권자는 후보를 파악하는 유익한 이벤트가 되는 것이다. 또 후보간 차별성도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주갑 지역구의 김광수 후보(민생당)가 정책토론회를 제안하자 김윤덕 후보(민주당)가 즉각 화답한 건 박수 받을 좋은 본보기다. 익산갑 지역구의 경우는 고상진 후보(민생당)와 전권희 후보(민중당)가 김수흥 후보(민주당)에게 정책토론회를 제안했지만 반응이 없다. 유권자 눈높이를 외면한 나쁜 사례다. 민주당 사무총장을 지낸 3선의 이춘석의원을 꺾고 공천을 받은 김수흥 후보라면 토론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상대방 인지도만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정치신인 답지 않은 퇴행적 판단이다. 이도저도 아니면 정책이해도가 떨어져 수세에 몰릴 우려 때문이라는 비판을 들을 수 있다. 발전이 더디고 정치력이 약한 전북은 415총선이 동력을 얻을 호기다. 지역현안과 비전을 놓고 활발히 경쟁하면서 비판과 대안 제시의 담론 공간을 만든다면 코로나 정국에서도 생산적인 총선이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정당과 후보간 차별성도 드러나게 된다. 코로나 사태는 총선이슈를 집어 삼켰다. 몸도 마음도 묶어 버렸다. 선거운동도 깜깜이다. 부실선거를 보완하고 지역의제를 공론화할 수단으로는 정책토론회 활성화가 최선이다. 공약과 비전, 도덕성이 토론마당에 올려질 때 비로소 제대로 검증 받게 된다. 유권자가 변별력을 확인할 수 있는 유력한 장치다. 후보등록이 이뤄지면 토론도 구체화될 것이다. 익산갑 지역구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른 지역구에서도 토론 보이콧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 인지도와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다는 이유로 토론 참여를 기피하는 후보는 후보로서 적격자가 아니라는 적극적 인식을 유권자들이 가져야 한다.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 오피니언
  • 기고
  • 2020.03.24 16:53

코로나19 생활안정 긴급자금 국고 지원해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생활안정 긴급자금에 대해 전액 국비지원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코로나19가 두달 넘게 지속되면서 소비가 얼어붙고 경제기반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서민들이 겪는 일상의 고통은 심각한 지경이다. 이런 국면에서 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재난기본소득 사업이 지원대상과 규모에서 형평성 문제가 불거졌다. 이같은 불필요한 혼란과 부작용을 없애고 전국적으로 동등한 혜택이 보장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 차원의 실행방안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생활현장에서 느끼는 속도전에 달려 있다. 시중 경기가 갈수록 나빠지면서 가계소득이 크게 줄어 생계를 호소하는 서민들이 늘고 있는데 반해 행정과 금융기관에서는 기존 방식의 일처리만 고수함으로써 실질적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실제 전주시가 지난 10일 전국 첫 재난기본소득 도입을 발표했지만, 시행은 한발 늦은 서울시가 오히려 빠르다는 점이다. 지금은 국가적 비상시국임을 감안해서 신속하고 간편한 절차를 통해 자금이 조속히 집행될 수 있도록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19일 열린 전북도 시장군수협의회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 원활한 자금집행을 위해 중앙정부 차원의 국비지원 대책을 촉구했다. 대정부 건의문 형식의 내용을 보면, 지역경기 침체 장기화와 도민들 기본생활 침해가 심각하다는 판단아래 최소한의 생활권 보장에 초점을 뒀다. 대상자의 동등한 혜택을 강조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와 관련해 자영업소상공인을 위한 긴급자금도 창구마다 장사진을 이뤄 포화상태다. 20일 기준 지역신보에 접수된 대기 물량은 5만여건이다. 피 말리는 하루하루가 계속되는 영세업자 입장에선 속만 태우고 있다. 그런가하면 정부와 자치단체가 다음달 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도를 훨씬 높이면서 가게손님은 줄기 마련이다. 매출감소로 인한 생계대책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는 이유다. 코로나19 사태로 영세 자영업자와 취약계층의 힘겨운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어려운 때일수록 현장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신속한 자금집행이 이뤄져야 한다. 때를 놓치면 긴급자금이란 말이 무슨 소용인가.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3.23 20:35

물리적 거리두기

우리는 일상적인 인간관계에서 사이가 좋다라는 말을 흔히 쓴다. 서로 간의 관계가 좋다는 뜻이다. 여기서 사이라는 것은 한자로 간(間)이다. 사이(거리)는 서로 간의 관계를 이어주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사이가 좋다라는 말은 공간적으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인 셈이다. 서로가 틈도 없이 딱 붙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다. 아름다운 풍경 등의 대상도 일정거리를 두고 볼 때 제대로 그 가치를 느끼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은 그의 저서 숨겨진 차원에서 인간관계의 공간적 거리를 4가지 영역 별로 분류했다. 첫 번째가 45㎝ 이내의 밀접 거리이다 부모와 자식 간이나 연인 사이처럼 서로 사랑하고 밀착된 거리이다. 두 번째는 개인 거리이다. 45120㎝ 정도로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가까운 친구나 지인등이 전통적으로 유지하는 소위 사적인 공간의 범주다. 세 번째는 120360㎝ 정도의 사교 거리이다. 인터뷰등 공식적인 상호작용을 할 때 필요한 간격인 사회적인 영역이다. 네 번째는 360㎝ 가 넘는 공중(公衆) 거리다. 무대위 공연자와 관객들 처럼 떨어져 앉아 있는 그래서 서로 알지 못하는 거리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더욱 강조되고 있다. 병원체인 바이러스의 경우 비말(飛沫)이 튀는 거리가 2m 정도로 접촉에 의한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가장 효과적이고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거리두기는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적이고 불가피한 방식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면서 대부분 사람들이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꺼리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거나, 직장만을 오가는 패턴이 일상화되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이웃에 확진자 발생을 알리는 재난문자가 울려대고, 아직도 그 끝을 가늠하기 조차 어렵다 보니 긴장과 두려움 속에 우울감이 높아진다는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 상황에서 최선의 방역대책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결코 사회적으로 단절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며칠 전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표현 대신 물리적 거리두기로 바꾸고, 이 단어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구촌 모든 사람들이 여전히 사회적으로 연결돼 있고, 단지 감염예방을 위해 물리적으로만 거리를 두는 것을 강조하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른 사람과 계속 소통하고 연결해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는 정신건강 또한 신체건강 못지 않게 중요하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20.03.23 20:35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는 공동체의 의무다

코로나19 확산이 진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와 전라북도가 완전 종식을 위해 지난 22일부터 2주간을 감염원 차단 총력 대응 기간으로 정했다. 유초중고등학교가 개학하는 4월 5일까지 코로나19 감염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특단의 조치다. 인구 다중집합 장소인 종교시설과 실내체육시설, 콜라텍과 클럽 등 유흥시설 등은 운영제한 대상이다. 여기에 전라북도에서는 PC방과 노래연습장 학원 콜센터 영화관까지 포함시켰다. 전라북도 내 전체 운영제한 대상시설은 총 1만4330개소에 달한다. 이번 코로나19 집단감염 위험시설에 대한 운영제한 명령은 도민 모두가 따라야 한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명령을 준수하지 않는 시설과 사업장은 임시폐쇄 등 행정조치도 가능하다. 또한 시설 운영제한을 따르지 않다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올 경우에는 입원치료비는 물론 방역에 든 모든 비용에 대한 구상권도 청구하게 된다. 전라북도는 그동안 종교시설과 인구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운영 자제를 강력히 요청해왔다. 하지만 일부 종교단체와 다중이용시설들이 이를 어기고 예배나 운영을 강행하다 말썽을 빚기도 했다. 익산에선 지역 교회 중 80% 정도가 예배를 진행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1000명 이상 출석하는 대형 교회도 주일 예배를 강행해 시민들로부터 눈총을 샀다. 이웃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없는 예배행위는 누구도 기뻐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기독교 정신의 근간은 사랑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자치단체에서 강제력을 동원하기 이전에 자발적으로 운영제한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될 경우 사회경제적 파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충격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현재도 가정과 기업, 국가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미치고 있는 파장이 심각하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취약계층은 이미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따라서 이번 집단감염 위험시설 운영제한 준수는 사회 공동체와 구성원으로서 마땅한 의무이자 책임이다. 마스크 쓰기와 자가격리, 재택근무, 기침 발열 등 유증상자 출근 자제 등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사항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지금은 코로나19와의 전쟁상황인 만큼 정부와 자치단체의 행정명령을 귓등으로 흘려보내선 절대 안 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3.23 20:35

재난 가운데서 그리는 또 다른 미래

박문칠 다큐멘터리 감독우석대 교수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를 맞아서 많은 이들이 재난 영화나 좀비 영화를 찾고 있다. 위기의 순간 드러나는 인간의 진면목을 확인하는 데에는 이만한 선택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이미 좀비 영화의 상상력을 뛰어넘은지 오래다. 전지구적 위기를 맞아서 우리는 이제껏 본 적 없는 풍경과 조치들을 목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례없이 재난 기본소득이 검토되고 있고, 해외에서는 통행금지, 한시적 해고금지, 일시적 병원 국유화 등이 단행되었다. 전시 상황이나 혁명정부 하에서나 볼 법한 조치들을 보면서 좀비 영화보다, 켄 로치 감독의 <1945년의 시대정신>이라는 다큐멘터리가 떠올랐다. 지난 세기를 뒤흔들었던 전지구적 위기를 꼽자면 2차 대전을 빼놓을 수는 없다. 역사책을 들춰보면, 당시 상황이 지금과 흡사하게 느껴진다. 각국 정부는 전쟁 승리라는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회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배분했으며, 시민의 안녕을 책임지기 위해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다. 식량배급이 실시되었고, 생필품과 군수물자 생산에 대한 국가 통제가 이뤄졌다. 전시라는 비상상황이라서 가능한 일이었지만, 흥미로운 점은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이러한 경향이 한동안 지속되었다는 점이다. 전쟁이라는 삶의 위기는 사람들에게 각자도생보다는 함께 살기가 더 낫다는 교훈을 남겼고, 이런 정신은 전후 서구 복지국가 건설이라는 결실로 맺어졌다. 영국의 경우, 노동당 정부가 집권하면서 전국민 무상의료시스템인 NHS (National Health Service)가 도입되었고, 국가 기간산업은 국유화되었으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보험(National Insurance)이 확대되었다. 말 그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시민의 삶을 책임지는 사회 시스템이 마련된 것이다. 전쟁이라는 위기 상황에 직면해서 집단적으로 터득한 삶의 지혜, 즉 나 하나의 이익보다는 공동체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해, 서로 협력하고 가진 것을 나누는 정신이 전후 복구의 중요한 원칙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 당시의 시대정신을 담은 영화가 제목 그대로 <1945년의 시대정신>이다. 코로나가 지나가고 평온한 일상을 되찾을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 하지만 팬데믹과 같은 전지구적이고 체계적인 위기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꼭 팬데믹이 아니더라도 전 세계는 이미 온난화와 생태계 파괴와 같은 기후위기, 전쟁과 내전으로 인한 난민 문제 등 심각한 위협에 놓여 있지 않은가? 피할 수 없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철저히 대비하자. 금번 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는 이미 전시상황에 버금가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실천하고 있다. 헌신하는 의료진, 마스크가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내 것을 기꺼이 내놓는 사람들, 고생하는 택배기사를 위해 간식과 응원쪽지를 남기는 사람들. 그리고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획기적인 지원책들. 이렇듯 위기의 순간 발휘되는 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시스템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 기여할 획기적이고 창의적인 방법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런 방안들이 코로나에 대한 일시적인 조치가 아니라, 보다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중장기적인 사회개조 프로젝트의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다. 2차 대전이라는 끔찍한 인류사의 불행을 딛고, 복지국가를 건설한 지난 세기의 교훈처럼 우리도 위기를 기회 삼아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사회를 예비해보면 어떨까? /박문칠 다큐멘터리 감독우석대 교수

  • 오피니언
  • 기고
  • 2020.03.23 17:39

코로나19로 위축된 농업, 어찌 할 것인가

이승형 삼농연구소 대표 지난 주 후반 꽃샘추위가 물러가고 절기상 춘분이 되면서 진달래와 개나리 등 봄꽃이 개화하기 시작했다. 춥지도 덥지도 않아서 일년 중 농사하기에 가장 좋은 절기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농업부문의 피해 확대와 농사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졸업식, 입학식 등의 취소로 화훼농가는 이미 직접적인 경제적 타격을 받았고, 학교 개학이 4월로 연기되면서 학교 급식 납품일정에 맞춰 계약 재배한 엽채류, 과채류 및 과일류 생산농가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특히 저장성이 낮은 채소류는 납품시기를 놓쳐 전량 폐기해야 할 위험에 처해 있다. 농촌 체험을 운영하는 농장 및 마을들은 예약된 체험이 취소되어 체험 소득이 전혀 없는 상태가 되었다. 이렇게 심각해지고 있는 농업부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광역지자체가 판촉활동에 애쓰고 있다. 택배비 지원과 감자 파는 도지사를 자처하며 도지사가 감자팔이에 나선 강원도의 경우도 연일 완판 행진이라는 예상 외의 열풍을 불러 일으키고, 경기도 역시 도지사가 SNS를 통해 착한 소비를 독려하며 친환경 학교급식 농산물 구매 홍보에 나섰다. 전라북도와 전북교육청도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판매 운동을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지난 20일 친환경농산물 할인판매 지원 등 긴급대책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광역지자체의 일시적인 홍보와 이벤트, 농림축산식품부의 할인판매 지원으로 전체물량을 소화하는데 한계가 있다. 중앙정부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추가경정예산 11조7000억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여 지난 주 국회에서 최종 통과했다. 추경의 주요 세부내용을 보면 민생고용안정 지원, 중소기업소상공인 회복지원, 침체 지역경제 회복 지원, 감염병 방역체계 보강고도화, 대구경북 지역 특별 지원 등이 핵심이다. 농업분야에 대한 지원은 추경과 별도로 농산물가격안정기금 운용계획 변경을 통해 농식품 수출지원, 식품외식업체 지원, 화훼소비 촉진 분야에 483억 원을 지원하고, 예비비로 친환경농산물 수요기반 확대에 지원하는 것에 불과하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날 전망임을 고려하면, 농민들에게 피부에 와 닿는 지원 대책은 미미한 것이다. 더구나 농촌의 중요한 노동력으로 자리매김한 외국인노동자들마저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의 국내 발생 후 감염 확산세가 이어지자 농촌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속속 자진 출국하거나,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통한 계절근로자 입국이 보류되는 등 노동력 수급에 대한 불안이 커진 상태로 향후 영농 규모 축소와 작목 전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묵묵히 농토를 일구어 국민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해 오고 있는 농민을 외면하지 않고,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지원 방안이 마련되길 희망한다. 농업인과 농업부문 피해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영농활동 지원을 위해 관련 기관의 모든 역량을 모아주길 바라며, 소비자 역시 로컬푸드 직매장과 직거래장터를 자주 이용하여 판로가 막힌 농산물의 숨통을 터주는 데 한 몫을 하는 착한 소비자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코로나19에게 빼앗긴 봄, 그래도 꽃은 피고 있다. 갑자기 시인 이상화님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시가 떠오른다. 우리 모두 사회적 거리를 두고 심정적 거리를 가까이하며 빼앗긴 봄을 찾아 나설 때이다. /이승형 삼농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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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23 17:33

저가형 휴대용 카시트, 안전인증 표시 없고 보호기능 미흡

6세 미만 영유아를 위한 카시트(자동차용 어린이보호장치) 장착이 의무화되면서 휴대용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이 해외직구(구매대행)를 통해 다수 판매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과 보험개발원이 저가형 휴대용 자동차용 어린이보호장치 15개 제품(포털 검색순위 상위권 제품 중 5만원 이하 제품 선정)을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전 제품에 안전인증 표시가 없었고 일부 제품은 안전기준에도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두 미인증 제품으로 확인된 조사대상 15개 제품 중 2개 제품과 별도로 구매한 1개의 KC 인증 제품을 시험하여 비교한 결과, 미인증 제품은 차량 충돌 시 더미 상체가 크게 움직여 상해 위험이 높았다. 충돌시험 후 1종(제품명:휴대용 카시트 보조시트 st155)더미 목부위가 횡방향으로 찢어졌으며, 다른 1종(제품명:간이 유아동 카시트 자동차용 아기 키높이 휴대용 카시트)은 골반 부위 고정 장치가 파손돼 더미의 골반부위가 고정되지 못했다. 반면 비교용 인증제품은 더미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며 적절하게 고정했다. (차량충돌시험(보험개발원) : 6세 더미를 중형 자동차(NF소나타) 2열 시트에 탑승시킨 후 주행(50Km/h) 중 차대고정벽 충돌) 조사대상 15개 제품 중 2개 제품(간이유아동 카시트 자동차용 아기 키높이 휴대용 카시트, 귀여운 토끼 카시트 키높이 휴대용보조시트)에서 안전기준(어린이제품 공통안전기준(산업통상자원부 고시 제2018-266호)을 초과한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 2개 제품의 폼알데하이드 함유량은 허용기준(75mg/kg)을 각각 약 2.2배(166mg/kg)와 1.8배(138mg/kg) 초과했다. 조사대상 15개 전 제품에 안전인증, 주의경고 등의 표시사항이 없었는바, 해외직구(구매대행) 형태로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하다. 또한, 자동차용 어린이보호장치의 제조사용 연령기준이 관련법마다 다르고 사용자 보호에도 미흡하므로 영유아 및 어린이의 안전 확보를 위해 의무 사용대상을 연령 및 신장 기준으로 확대하고 기준도 통일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용 어린이보호장치는 몸무게 36kg 이하의 신생아젖먹이 유아 및 어린 학생을 대상으로 제조(산업통상자원부 안전인증기준)되고 있음에도, 도로에서의 착용 의무는 6세 미만 영유아(도로교통법)로 한정하고 있다. 어린이가 성인용 안전벨트를 착용할 경우 어깨벨트가 목을 감거나 골반벨트가 복부에 충격을 가해 장파열 등의 상해가 발생할 수 있어, 해외에서는 신장연령 등으로 의무 사용대상을 규정하고 있다. (독일은 신장 150cm미만이거나 12세까지 의무착용 등)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업체에 미인증 제품의 자발적 판매중지 및 폐기를 권고했고, 해당 업체는 이를 수용해 조치를 완료한 상태다. 소비자는 안전인증표시 여부를 꼭 확인 후 구매해야 한다. 보다 자세한 시험결과는 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카시트 관련 문제 발생 시에는 전북소비자정보센터(282-9898)로 문의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전북소비자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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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23 17:33

투표의 사각지대, 거소투표로!

조치연 완주군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작년 한해동안 나의 취미는 드라마 보기였다. 한국드라마 뿐만 아니라 미국드라마, 중국드라마 등 국적, 장르를 불문하고 열심히 보았다. 그 중 가장 재밌게 보았던 드라마를 꼽으라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동백꽃 필 무렵을 꼽을 것이다. 그 이유는 출연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뿐만 아니라 실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서 더 흥미진진하게 보았기 때문이다. 특히 드라마의 백미는 매번 CCTV의 사각지대를 이용해서 아무도 모르게 주인공인 동백이를 위협하는 까불이가 과연 누군지 찾아보는 것이었다. 사각지대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어느 위치에 섬으로써 사물이 눈으로 보이지 아니하게 되는 각도로 정의하고 있다. 드라마의 소재뿐만 아니라 요즘 뉴스에서도 사각지대란 단어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노인돌봄 사각지대, 문화 사각지대, 복지 사각지대... 등 우리는 여러 분야에서 사각지대를 경험하고 있다. 오는 4월 15일 실시하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사각지대는 존재한다. 아무리 많은 투표소가 설치된다 하더라도 투표소를 직접 찾아가는데 어려움을 겪는 유권자가 있을 것이며 바로 이들이 투표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일 것이다. 지난 2018년 실시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살펴보면 거소투표 신고인수는 선거인수의 0.2%인 82,225명이였으며, 이중 군인경찰공무원가 37%. 병원, 요양소, 교도소 등에서의 기거자가 33%, 거주불능자가 28%순으로 나타났다. 생각보다 많은 유권자가 투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셈이다. 사전투표소 및 투표소와 멀리 떨어진 영내 또는 함정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는 군인이나 경찰공무원과 병원, 요양소에 머물거나 수용소?교도소 또는 구치소에 수용?수감된 사람, 신체에 중대한 장애가 있어 거동할 수 없는 사람들은 투표를 하고 싶어도 투표소에 가기가 어렵다. 이런 불편을 겪는 유권자의 권리보호를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거소투표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거소투표제도란 투표소에 직접 가지 않고 우편으로 투표를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만약 본인이 거소투표가 필요한 유권자라면 다음의 절차에 따라 거소투표를 할 수 있다.(단, 본인이 거소투표를 신청할 수 있는 유권자인지 여부 확인은 공직선거법 제38조④항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란다) 우선, 2020.3.24.부터 3.28.까지(선거인명부작성기간) 가까운 읍면동행정복지센터에 비치된 거소투표신고서를 작성하여 주민등록지 읍?면?동행정복지센터로 우편송부하거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양식을 내려 받아 주민등록지의 읍?면?동행정복지센터로 우편송부 한다. 두 번째, 신고 후 관할선거관리위원회에서 보내온 거소투표안내문과 투표용지를 확인 후 자신이 거소하는 곳에서 후보자와 정당을 선택하여 기표한다. 세 번째, 기표한 투표지를 회송용봉투에 넣어 우체국에 접수하면 된다. 생각했던 것보다 간단하지 않은가? 투표일에 투표소를 방문하여 투표를 하는 것보다 편리하고 쉽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라와 가족을 위해 고향이 아닌 먼 곳에서 본인의 의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많은 분들이 있다. 이번 국회의원선거에서는 거소투표제도를 통해 많은 분들이 투표의 사각지대를 벗어나 우리나라의 미래 방향을 결정하는데 함께 참여해주시길 기대해본다. /조치연 완주군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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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23 17:33

설령 코앞에 삼재 팔난이 닥칠지라도

문지연 최명희문학관 학예사 알록달록 색을 더해가는 전주한옥마을 담벼락. 낯설게 고요하다. 익숙한 재잘거림이 사라진 거리에 상인들의 한숨이 나뒹굴고 있다. 갑자기 찾아온 코로나19는 평범했던 일상과 특별했을 계획을 모두 얼어붙게 했다. 소살소살 흘러온 봄을 보고 있자니 더욱 야속해진다. 사람이 아무 살도 안 띠고 평생을 순탄하게 살기는 아무래도 어려운 법이란다. 누구라도 한두 가지 살은 맞게 되어 있지마는, 그러더라도 어쩌든지 제가 미리 알고, 조심허고, 뛰어갈 거 걸어가고, 소리칠 거 어루만지고, 그렇게 삼가면, 설령 코앞에 삼재 팔난이 닥칠지라도 가벼이 지나간단다.(소설 「혼불」 중) 전주시의 지침으로 도서관박물관체육관 등 대부분의 공공시설은 문을 닫았지만, 최명희문학관을 비롯한 일부 민간위탁 문화시설은 정상 운영하며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문학관 역시 다수의 사람이 모이는 문학강연문학기행체험행사문학제 등 모든 행사를 잠정 중단한 상황이다. 출근길 전주사고 근처를 지나니 과거 조상들은 전염병을 어떻게 이겨냈을까 궁금증이 인다. 지금보다 의학지식도 첨단장비도 부족했던 왕조시대에는 심각한 국가위기를 어떻게 이겨냈을까. 그 안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는 무엇일까. 『조선왕조실록』에는 1,455건의 전염병 기록이 등장한다. 1392년부터 1917년까지 연평균 2.73회 발생했다. 임금별로 보면 숙종이 25회로 가장 많았고, 영조(19회)와 현종(13회)이 뒤를 잇는다. 유행 빈도는 3월(12.3%), 2월(12%), 4월(10.4%) 등 봄철이 34.7%로 가장 많다. 겨울에 시작해 봄에 확산된 코로나19의 상황과 비슷하다. 병자 격리, 처방문 배포, 위생관리, 구휼미 제공 등 대응 방안도 지금과 유사한 부분이 눈에 띈다. 1437년 봄 전염병이 진제장(무료급식소)을 휩쓸어 수많은 백성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1444년 또다시 역병이 돌자 세종은 7년 전의 전처를 밟으면 안 된다.라며 빈민들을 분산 수용하고 질병에 걸린 사람은 다른 사람과 섞여 살게 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1526년 중종은 평안도로 의약품을 내려보내 마음을 써 치료하도록 하고, 또한 중앙에서 제사 지낼 것을 예조에 말하라.라며 피해자의 영혼을 위로하고자 했다. 1613년 2월 광해군은 백성들이 병에 대처할 수 있도록 전염병 매뉴얼인 『신찬벽온방』을 전국에 배포했는데, 물을 반드시 끓여먹고, 옷가지를 삶아서 입고, 몸을 깨끗하게 하고, 고여 있는 물을 퍼내어 쓰라고 적혀 있다. 기록 속 조상들의 모습에서 전염병을 개인의 희생이 아닌 사회문화적 문제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엿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태도는 현재로 이어져 코로나19를 막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전주에서 시작한 착한 임대료 운동과 재난기본소득을 비롯해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부, 피해지역 의료봉사, 사회적 거리두기, 예방수칙 지키기 등 사회 전반에서 서로를 배려하는 기분 좋은 소식들이다. 과거에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공동체 문화를 강화하는 것이었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은 재물을 풀어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병으로 농사를 못 짓는 가정을 위해 이웃에서 대신 농사를 지어주는 것.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고통받는 힘든 상황에서도 희망을 품는 이유이다. 우리는 이 위기를 잘 이겨내고 소중한 일상으로 반드시 돌아갈 것이다. 설령 코앞에 삼재 팔난이 닥칠지라도. /문지연 최명희문학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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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2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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