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호국·민주의 ‘균형있는 보훈’
 최정길 전북서부보훈지청장 하늘이 넓어서 좋은 곳! 호남평야에 봄이 오고 있다. 겨우내 움츠리게 했던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말끔히 잠재우고 새봄의 희망처럼 현장과 사람 중심의 보훈이 청보리같이 들녘에 넘실대는 상상을 해본다.
전북서부의 6개 시군 보훈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로 부임한 뒤 많은 분들을 만나고 또 현장을 돌아보면서 느낀 점은 우리 지역에는 국가보훈에서 다루는 독립, 호국, 민주 분야의 자원이 많다는 것이었다.
독립과 관련해서는 한강 이남 최초의 독립만세운동이 군산에서 열렸고, 삼의사(三義士 : 백정기, 윤봉길, 이봉창) 중 백정기 의사 기념관이 정읍시에 있으며, 이석규 애국지사님이 전북에서는 유일하게 생존해 계시고, 전국 최대의 농민항일투쟁인 옥구농민항쟁 현장이 우리지역에 있다.
호국으로는 백마고지 3용사 안영권 하사, 정읍 칠보발전소 전투 차일혁 경무관, 군산상고와 고창고의 학도의용군, 2010년 연평도 포격전에서 전사한 문광욱 일병을 비롯한 수많은 호국영웅들과 이를 계승하는 시설과 행사가 있다.
민주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첫 희생자로 인정받은 전북대학교 이세종 열사와 당시 광주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 현장에서 희생된 원광대 한의대생 임균수 열사의 추모비가 김제와 익산에 각각 세워져있다.
이처럼 우리 지역에 많은 국가보훈 자원들을 잘 꿰서 함께 기억하고 참여를 통해 국민통합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독립호국민주 서로의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
외세로부터 나라를 되찾고, 외침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독재로부터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들은 각각의 시기와 형태는 달랐지만 그 시대의 최고의 가치였으며, 공동체를 위한 헌신이라는 점에서도 동일하므로 보훈이 추구하는 독립호국민주 가치에 조금도 차별이 있어선 안 될 것이다. 아울러 보훈현장에서도 이 세 영역을 어떻게 조화롭고 균형있게 조율해 나가면서 국민통합을 이룰 것인지를 늘 고민해야 한다.
올해는 청산리봉오동전투 전승 100주년, 625전쟁 70주년, 419혁명 60주년,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이 되는 등 오늘날 대한민국을 이룬 세 축인 독립호국민주 영역 모두에게 특별한 해로 우리 지청은 공동체를 위한 헌신이라는 메시지를 지역민들과 함께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먼저, 독립관련 행사로 익산 44만세운동과 김제만경 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를 기획하고 있고, 백정기 의사 및 이인식 선생 추모제, 가람 이병기 선생을 기리는 시조문학제 등이 개최된다.
호국 관련 행사로는 참전유공자에 대한 감사와 명예선양은 물론,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참전세대와 전후세대가 함께 참여하고 공감하는 호국영웅 추모 애국울림 콘서트, 군산장항이리지구 전투 전승기념 및 추모제를 열고, 민주 관련 행사로는 419혁명 기념식 및 민주화운동 순회사진전 등이 열린다.
나라를 사랑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먼저 이 나라를 되찾고, 지키고, 바로 세운 분들에 대한 공동체를 위한 헌신에 감사하는 마음가짐을 다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독립호국민주의 가치가 집약된 금년에 우리지역에서 열리는 균형있고 다양한 보훈기념행사가 보훈가족과 지역민에게 체감되어 국민통합의 바람이 더 멀리 확장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짐해본다.
/최정길 전북서부보훈지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