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2-21 07:28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3+1 권력지도

19대 총선을 코앞에 둔 2012년 3월. 전주 덕진구 민주통합당 후보로 유종일씨(전 KDI교수)가 사실상 표밭갈이를 하고 있었다. 당 압박에 못이겨 서울 강남을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의원에게 지역구를 물려받은 셈이다. 그는 유종근 전지사의 동생으로 잘 나가는 경제전문가였다. 그랬던 그가 돌연 당의 경선 방침에 야반도주 하듯 서울로 줄행랑을 놓았다. 결국 호랑이 없는 무주공산(無主空山)에서 현역 도의원이었던 김성주 의원이 금배지를 달았다. 이상직 의원도 전북연고 이스타항공을 설립해 주목을 끌었다. 그는 18대 총선에서 공천심사 탈락의 아픔을 겪고 19대 때 여의도에 입성했다. 그리고 4년 임기중 절반 이상을 재판 때문에 속앓이를 해야만 했다. 그런 과정에서 겨우 살아 남았는데 20대 총선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해 정치 공백기를 가졌다. 이 기간 절치부심 설욕의 칼날을 세운 건 물론이다. 세상 일에는 이처럼 전혀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긴다. 한차례 낙선과 경선 탈락이라는 쓰라림을 경험한 이들 2명이 21대 총선에서 동병상련 김윤덕 의원과 함께 4년만에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세 사람 모두 민주당에 몸 담고 국회의원 활동도 같이한 데다 연배도 엇비슷해 공통점이 많다. 전주의 권력지도를 다시 바꾼 이들 3명과 다른 한 축인 김승수 시장과의 역학관계가 자못 궁금해진다. 4명이 뜻을 모으면 못할 게 없는 권력의 중심축이라 더욱 그렇다. 이상직 의원과 김성주 의원은 중고교 선후배 말고는 특별한 인연은 없다. 더군다나 이 의원은 김윤덕 의원김 시장과는 아예 학연조차도 없다. 반면 양김(兩金)은 대학시절 학생운동과 시민단체도의원 활동을 같이 한 터라 나름 공감대를 갖고 있다. 두 사람은 김 시장과도 잘 통하는 사이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총선 때 전주 을 경선에서 현역 이상직 의원이 최형재 후보에게 덜미가 잡혔다. 외부에서 숨겨 놓은샤이대의원에게 저격 당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렇게 해서 3명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국민의당 바람에 모두 고배를 마셨다. 그 이후 난마처럼 얽히고 설킨 3+1명의 껄끄러움을 놓고 해석이 분분했다. 정치공학적인3+1이들 관계가 자꾸 신경 쓰인다. 전주발전은 물론 차기 지방선거 헤게모니까지 복선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당초 예상했던4+0체제 에서 3+1구도로 바뀜에 따라 향후 셈법이 복잡해진 건 사실이다. 민주당의 총선 압승은 이들 에게도 각자 부족하지만 힘을 합쳐 제대로 일 하라는 유권자의 준엄한 심판이다. 민심의 바다는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민심이 요동치면 거대한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경구가 새삼 남다른 의미로 와닿는 요즘이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0.04.21 19:38

지역현안 성과내지 않으면 ‘코돌이’ 비판 받는다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415 총선의 민주당 쏠림은 매서웠다. 호남 28석중 27석 싹쓸이. 총선 전 여론조사 예측치보다 더 심했다. 인물 대 여당의 프레임 역시 무망했다. 호남의 대표적 중진 의원들이 대거 퇴장한 것도 특징이다. 4선인 정동영 조배숙, 3선인 유성엽 등 전북의 중진 의원들이 맥없이 무너졌다. 김관영도 3선 중진대열의 벽을 넘지 못했다. 6선의 천정배, 4선의 박지원 박주선 김동철, 3선의 장병완 등 전남광주의 중진들이 고배를 마셨다. 호남정치 터줏대감들의 퇴장은 호남정치의 한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반증이다. 4.15총선은 중진 심판의 선거이기도 했다. 중진 의원의 퇴장은 새 숙제를 던져 주었다. 초재선으로 정치지형이 바뀐 전북은 정치력 약화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초선 4명, 재선 6명. 3선 이상의 중진 한명 없이 모두 초재선으로 교체됐다. 정당과 국회는 국회의원 선수(選手) 위주로 운영되는 곳이다. 정당의 지도부와 국회 상임위원장 정도는 맡아야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다. 예산 주무부처인 기재부 같은 힘 있는 부처는 초재선 명함 갖고는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 지역의 중요 현안이 기우뚱거리거나 다른 지역과의 갈등이 불거질 때 중진역할론이 나오는 이유도 정치에 힘의 논리가 작동되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 핫이슈가 됐던 남원의 국립 공공의료대학원 설립 문제가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국립 공공의대는 남원 서남대 폐교 관련 대체 현안이다. 의사협회와 일부 야당의 반대로 관련법이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표류하는 사이 목포에선 박지원 의원이 정원 49명의 목포의대 설립을 공약했다. 정원 49명은 남원 공공의대 정원 바로 그 숫자다. 그런가 하면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양정철 원장은 총선을 목전에 두고 민주당 소병철 후보(순천광양곡성구례갑 선거구)와 전남 동남권 의과대학 설립 협약을 맺었다. 목포쪽의 반발이 커지자 다음 날엔 목포의 민주당 김원이 후보 사무소를 방문, 목포의대 설립 연구를 약속했다. 아무리 선거판이라지만 이런 정치쇼가 없다. 전북의 것을 놓고 뜯어발기는 이 현상을 놓고 당시는 물론 총선 이후에도 전북의 정치인 어느 누구 하나 일갈하는 사람이 없다. 어물어물 하는 사이 남원의 의대정원을 순천이나 목포에 빼앗길지도 모른다. 주어진 전북몫도 빼앗긴다면 국회의원 배지를 내놓아야 한다. 전북 제3금융중심지 공약도 부산 정치권이 반대하는 등 전북 정치력 실험의 대상이다. 다른 지역과 이해가 충돌하는 현안들은 저항을 받게 되고 그때마다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국가예산과 정책, 사업, 인사 등이 모두 그런 범주에 있다. 민주당 내에서의 존재감, 국회에서의 위상은 정책결정과 국가예산을 현실화할 수 있는 추진동력의 보증수표나 마찬가지다. 선수(選手)가 적은 정치인들로 대폭 교체된 전북의 정치지형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다. 전북의 친구 문재인 전략도 수명이 다했다.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충청이 민주당의 우호적 관계로 변했다. 문재인 대통령 측근과 청와대 출신의 국회 진출도 다른 지역이 질적 양적으로 앞서 있다. 그런데도 당선인들의 포부는 오로지 문재인 마케팅이다. 새 인물의 국회 입성은 지역정치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하지만 우려가 더 크다. 민주당 지역구 당선인 163명중 3선 이상 중진이 45명이나 된다. 이 틈바구니에서 초재선이 존재감을 나타내기란 한계가 따를 것이다. 민심은 무섭다. 국민의당 돌풍 - 민주당 독식. 4년 밖에 안걸렸다. 문재인 표 총선 코로나 총선이라지만 이 역시 민심은 민심이다. 이제 전북의 당선인들은 전북의 정치력 약화 걱정이 기우란 걸 증명해 보여야 한다. 당선인 자신만의 지역경영철학과 실천 가능한 방법론에 천착해야 할 때다. 일당백의 자세로 일하고 성과를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4년후 민심이 매섭게 평가할 것이다. 코로나 정국에 당선된 코돌이였다고. /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 오피니언
  • 기고
  • 2020.04.21 17:09

복사꽃 필 때

이기선 전 전주고 교사 비록 일상이 무너지고 삶의 균형이 흐트러졌지만 계절은 지나가고 산야엔 봄꽃들이 한창이다. 산에는 산목련꽃, 산벚꽃, 진달래꽃 등이 연두색 신록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처럼 수놓고, 들에는 자세히 봐야 예쁜 별꽃, 제비꽃, 민들레꽃이 피어있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런 라일락꽃, 수선화, 튜율립꽃이 피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벚꽃이 지고 나면 복사꽃이 핀다. 청마 유치환의 시처럼 열여덟 아가씨의 풋마음 같은 새빨간 순정의 봉오리가 너무나 인상적이고 설렘을 주는 꽃이다. 복사꽃으로 전국에 명소가 많지만 지금 전주동물원 근처 복사꽃 피는 대지마을엔 수만 평이나 되는 복사꽃이 그리움을 가득 끌어안고 만개한 봄이 절정을 이루어 화사하다. 느닷없이 만나는 꽃도 아닌데 해마다 그꽃은 처음처럼 가슴을 두드리고, 흐드러져 만발해도 헤프지 않고 오히려 부끄러워 발그레 양볼을 붉힌다. 아무 향취도 없는 벚꽃처럼 요란스럽게 피어 싸가지 없이 지지 않고, 봄을 물들이는 복사꽃 향기로 나에게 가장 예쁜 봄날을 만들어 준다. 올해 복사꽃은 적당한 기온과 강우로 벚꽃이 지기도 전에 피어 어느 해보다 아름답고 고혹하다. 갑자기 피는 꽃은 없다. 계절의 순환에 따라서 저절로 꽃이 피고 지는 것 같지만, 한송이 꽃이 피기까지는 참고 견디어 온 숱한 세월이 묻어있다. 혹독한 추위와 더위, 모진 비바람, 타는 듯한 가뭄 같은 악조건에서 꿋꿋하게 버텨온 풀과 나무들만이 꽃과 잎으로 웃을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엄동설한을 이겨내고 긴긴 기다림 속에 피어나는 봄꽃은 눈부시게 화려하다. 나에게 복사꽃은 봄바람에 흩날리는 연분홍치마다. 꽃은 기다리지 않아도 피고, 누가 보아주지 않아도 저홀로 피어난다. 새벽 찬 공기에 꽃몸살을 할지라도 시리도록 청초한 복사꽃이다. 잘 알다시피 복사꽃은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나오는 무릉도원을 뜻한다. 복사꽃이 만발한 곳, 그곳이 파라다이스다. 삼국지의 세 장수가 의형제를 맺은 도원결의도 바로 복사꽃 만발한 밭이었다. 코로나19로 전세계가 고통스럽다.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인데 함께할 수도 없고, 사회적 거리 두기로 몸과 마음이 지쳐가고 서로를 불신한다. 연일 뉴스 매체에서는 세계 경제가 유례 없는 대폭락과 대공황 상태를 예고하고 있으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가계는 문을 닫고, 수입이 줄어 들고, 먹을 것이 부족해지고, 빚을 내야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복사꽃말은 희망이다. 도연명이 미지의 땅에서 희망을 보았고, 유비, 관우, 장비 세 의형제가 미래를 향한 희망을 약속했듯 이 복사꽃의 진정한 의미는 더 나은 미래로의 나아감이라 할 수도 있겠다. 복사꽃이 만발할 때 우리가 꿈꾸는 희망의 미래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아야 하고 지금보다 더 나은 현실을 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는 하루하루를 잘 살아가야 한다. 화락춘잉재(花落春仍在) 청나라 말기 유월의 오언시 첫머리다. <꽃은 떨어져도 봄은 그대로 있다>의 시구는 실패하고 좌절에 빠진 모든 사람들은 다시 새 출발의 가능성이 누구에게나 항상 있다는 소중한 가르침이다. 청안(淸安)하시길 빈다. /이기선 전 전주고 교사

  • 오피니언
  • 기고
  • 2020.04.21 17:09

전북판 'n번방 사건' 신속히 철저하게 조사하라

여중생등 수십여명의 여성을 협박하여 성착취 영상물을 찍게하고 이를 텔레그램을 통해 거래한 디지털 강력 성범죄 사건인 이른바 n번방 사건이 전 국민의 공분을 산데 이어, 도내에서도 이 사건과 유사한 형태의 사건이 중학생들에 의해 저질러져 충격을 주고 있다. 도내 모지역 중학교 1학년 남학생 2명은 단체 SNS채팅방을 만들어 또래의 여중생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고, 성관계를 요구했다는 주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유포되면서 경찰과 교육당국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남학생들은 5만원에 신체 특정부위 사진을 사겠다고 하고, 1015만원에 음란행위 영상을 구매하겠다고 제의했다는 내용등이 담겨있다. 글을 올린 피해 학생의 친척은 본보 기자에게 피해 여학생 이외에도 또 다른 3명의 추가 여학생이 있다고 주장해 파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글이 게시된 뒤 SNS상에는 피해 학생들의 실명및 재학중인 학교명 등이 게재돼 2차 피해도 우려된다. 이 게시글에는 어제 기준 2700여개의 댓글과 323회의 유포 기록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 모두를 경악케 한 n번방 사건의 전북 축소판인 셈이다. 사이버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불법 음란물 공유나 유포 등 각종 디지털 성범죄기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가치관 혼란과 도덕적 기준이 아직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은 성(性)을 바라보는 인식이 부족해 자칫 디지털 성범죄에 휩쓸릴 수 있다. 가상공간에 익숙하다 보니 범죄의 무서움을 간과해버리는 것이다. 미성년 성착취는 피해자들에게 전인적인 인격 파괴와 오래 지속되는 트라우마를 남김으로써 한 인간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입힌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악랄한 범죄라 할 수 있다. 가해자 역시 일생을 망칠 수 있다. 클릭 한번으로 원하는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는 청소년들에게 정보의 질적수준을 구분할 수 있는 분별력 그리고 건강한 인성을 길러주는 일이 시급하다. 경찰은 우선 이번 사건의 진상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도 서둘러야 한다. 교육당국도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으로 분주하지만 대책 마련을 서두르기 바란다. 청소년들이 바른 인성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공동체 모두의 지혜를 모을 때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4.21 17:07

특수근로자·프리랜서 재난지원금 소외 없도록

전라북도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취약계층, 특수형태 노동자, 농어업인 등에게 총 6472억 원 규모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한계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많지 않은 금액일지라도 생계비를 지원하면 도움이 되고 자립 의지도 불어넣을 수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택시기사와 화물차 기사 2만5000명에게 생계비 50만 원씩이 지원되고 시간제나 단기 일용근로 아르바이트 등 비자발적 청년실직자에게는 1인당 50만 원씩, 3개월간 총 150만 원을 지급한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사실상 실직 상태에 있는 특수형태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 예술인 등은 생계비로 1인당 50만 원씩, 2개월간 지원한다. 하지만 특수형태 근로자나 일용근로자 프리랜서 등은 현실적으로 근거서류를 준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우려된다. 이들은 신청일 전 3개월 동안 용역계약서 및 위촉 서류, 노무 미제공 사실확인서 등을 제출해야 하지만 영세사업장의 경우 이런 증빙서류를 구비하기 어려운 곳도 있다. 또한 재난지원금 지원 기준도 건강보험료의 중위소득 80% 이하라는 조건으로 인해 보험료 납부액이 많은 부모나 배우자의 피부양자로 등록된 대상자는 배제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재난지원금 신청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 규정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본인의 소득과는 무관하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홍보 부족으로 수혜 대상자가 신청하지 못하는 사례도 많다. 전주시는 5만명에게 재난기본소득 52만여 원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절반 정도인 2만8000명만 심사를 통과했다. 전주시는 뒤늦게서야 지급기준 충족 대상자에게 재난기본소득 신청 안내문을 발송했으나 오는 24일 신청 마감일까지 계획 인원을 채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긴급재난지원금의 사각지대가 있어선 안 된다. 꼭 지원받아야 할 대상자가 과도한 기준이나 근거서류 발급의 어려움 때문에 소외된다면 오히려 상실감과 상처만 안겨주게 된다. 특수형태 근로자나 프리랜서 등에 대한 지원 기준을 낮추고 관련 서류도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서 완화해야 마땅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4.21 17:07

완화된 '거리두기', 감염우려 시설 철저히 방역을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가 높은 유흥주점 등에 강력한 행정권고가 내려졌지만, 방역지침을 무시한 채 배짱 영업해 단속이 절실하다. 비좁은 공간에 손님들이 밀집해 있는 데도 이를 제지하거나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아 방역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사회적 거리두기 참여를 그토록 호소했지만 이런 노력이 물거품에 그치고 있다. 전북도는 지난 10일 집단감염을 우려해 선제적 예방차원에서 이들 업소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벌였다. 그 결과 방역지침을 위반한 음식점 5곳을 대상으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집합금지 행정명령 조치를 내렸다. 그런데 이들 업소 주변은 여전히 마스크를 쓰지 않고 침을 뱉거나 고함을 지르는 등 몰려 든 인파 때문에 감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 주말 업소 입구에서는 발열 체크입장객 방문록 작성 등 외형상 수칙을 잘 지키는 듯 했지만 내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색케 하는 난장판이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지난 19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부 완화해 다음달 5일까지 연장키로 방침을 세웠다. 이번 완화 조치에 따라 종교유흥시설, 체육시설학원 등 4대 밀집시설에 대한 운영중단 권고조치도 해제됐다. 그런만큼 이들 시설에 대한 방역지침 준수 여부를 철저히 이행점검하는 게 급선무다. 정부의 연장 방침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지난 주 부활절과 총선과정에서 모임과 집회가 잦아 지면서 혹시 모를 집단감염 잠복기를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더욱이 4월 말에서 5월 초로 이어지는 연휴 기간을 코로나 사태추이에 최대 분수령으로 보고 이를 대비한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가 어느 정도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해 생활방역으로 전환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코로나 진행상황을 2주마다 점검해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약을 조절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전북은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일상 복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7일 17번째 환자를 끝으로 12일 동안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방심하면 한순간에 코로나19가 덮친다. 끝까지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활동에 긴장을 늦춰선 안되는 이유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4.20 19:33

압승 민주당의 첫 시험대 된 탄소법·공공의대법

이번 제21대 총선에서 전북도민의 압도적인 지지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의 첫 시험대는 지역 현안인 탄소소재법과 공공의료대학 설립법의 국회 통과 여부에 있다. 탄소소재법은 전북의 산업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한 법안이고 공공의료대학 설립법은 남원 서남대 의대 폐교에 따른 공공의료인력 양성을 위해 필수적인 대체 법안이다. 하지만 이들 법안은 20대 정기국회에서 발목이 잡혀 본회의 통과를 못한 채 표류 중이다. 탄소소재법은 기획재정부와 민주당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내면서 묶여있고 공공의료대학 설립법은 야당인 미래통합당에서 반대함에 따라 본회의 상정을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 법안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대선 공약이었지만 20대 국회에서 무산될 위기에 놓여있다. 다음 달 열리는 20대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이들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자동 폐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21대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민주당과 당선자의 역할이 요구된다. 지난 20대 총선에선 민주당에 대한 심판 여론으로 인해 참패했지만 이번엔 지역구 10석 가운데 9석을 휩쓴 만큼 전북 현안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도민들이 민주당 후보들에게 일할 기회를 준 만큼 전북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줘야 할 때다. 민주당은 그동안 탄소법 제정과 관련, 여러 차례 국회 통과를 전북도민과 약속했다. 지난해 말 12월 정기국회와 올 2월 임시회 때도 도민에게 거듭 확약했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이번 총선에서도 민주당 당선자들은 탄소법 국회 통과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양치기 소년처럼 매번 말로만 그친다면 민주당에 대한 전북도민들의 상실감은 또다시 커질 수밖에 없다. 공공의료대학 설립법은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지만 이번 국가재난 수준의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반대할 명분이 없어졌다. 지역구 의원인 남원임실순창의 이용호 의원은 공공의료대학 설립법 국회 통과를 공약으로 내걸고 재선 고지에 올랐다. 오는 5월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탄소소재법과 공공의료대학 설립법 통과 여부에 전북도민의 눈과 귀가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을 민주당과 당선자는 명심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4.20 17:25

코로나19 고용 대란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으로 퇴직한 한 은행원의 애환을 묘사한 영상물이 많은 국민들의 심금을 울렸다. 중간중간에 직장 동료들과의 일상 등을 잔잔하게 화면에 담은 이 비디오가 공개되고 많은 사람들이 눈시울을 적셔 일명 눈물의 비디오 라고 불리였다. 당시 국가가 부도위기에 직면하면서 국민 모두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렸다. 그 충격으로 흑자기업 7000여개가 파산하고, 220만명이 눈물의 비디오 주인공처럼 직장을 잃고 길거리에 내몰렸다. 외환위기는 한국경제에 엄청난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하지만 동아시아의 일부 국가에 제한된 문제였다. 마찬가지로 2008년에 터진 금융위기는 미국이 진원지인 국지적인 사건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코로나19 사태는 전 지구적인 재난이다.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의 강도는 가늠하기 조차 어렵다. 세계의 주가 유가가 폭락하고, 관련사업이 침체하면서 대부분 국가가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도 위기에서 비껴나지 못하고 있다. 자영업은 초토화되고 있고, 대기업들도 항공 자동차는 물론 전 산업 분야로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IMF 위기 때 이상의 고통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100조원 규모의 기업 구조자금을 긴급 투입하고, 1000억원 수준이던 고용유지 지원금을 5배로 늘렸지만 거세게 몰아치는 실업 쓰나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기업의 어려움은 결국 일자리의 상실 소멸로 이어진다. 통계청이 지난주 발표한 고용현황에 따르면 3월 신규 실업급여 신청자 수는 15만6000명으로 3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실상의 실업상태인 3월 일시 휴직자 수도 160만7000명으로 급증했다. 이같은 고용대란은 전 세계 각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미국은 최근 한달새 220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프랑스 영국 등 유럽에서도 매주 100만명 안팎의 실업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실업자 급증이 글로벌 수요 감소와 교역 위축으로 이어져 그 여파가 개방형 수출국인 우리나라에 고스란히 전이된다는데 있다. 내수가 급감하면서 국내 관련산업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수요격감은 실업대란의 속도와 강도를 높이리라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코로나19가 언제 진정될지 짐작하기 조차 어렵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고용악화는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실업대란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한 국민적 합의와 노력이 절실하다. 정부와 기업, 노동계가 현재의 위기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힘을 모아 협력하는게 급선무다. 아울러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실업자들의 생활안정 대책을 비롯한 사회안전망도 촘촘히 보강돼야 한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20.04.20 17:23

로또 당첨번호 예측서비스 해지 어려워

일확천금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 심리가 복권 구매로 이어지면서 로또 당첨번호 예측서비스(로또 당첨이 예측된다고 추정되는 번호를 소비자에게 유료로 제공하는 서비스)에 가입해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으나 이로 인한 소비자피해도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019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로또 예측서비스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은 88건으로 2018년의 41건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또 예측서비스 사업자는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무료로 로또 당첨번호 예측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소비자의 휴대전화번호를 확보한 후 이를 이용하여 휴대전화번호로 연락하거나 텔레마케팅 등을 통해 유료가입을 유인하고 있다. 로또 예측서비스를 운영하는 사업자는 비싼 서비스에 가입할수록 당첨 가능성이 높다거나, 계약기간 동안 당첨이 되지 않을 경우 전액 환급 또는 무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등의 상술로 소비자를 유인하여 계약을 성사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2019년 접수된 로또 예측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 88건 중 72건 (81.8%)이 당첨 예측번호가 계속해서 당첨되지 않아 계약을 해지하고 대금환급을 요구하였음에도 사업자가 거절한 사례였다. 또한, 당첨되지 않으면 환급하겠다고 약정한 경우에도 약관의 환급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거나 환급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당초 약속했던 환급 이행을 거절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는 이러한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로또 당첨 자체에 과몰입하지 않아야 한다. 복권은 소액으로 건전하게 즐겨야 하며, 당첨 자체에 과몰입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로또 당첨예측번호는 사업자가 임의적으로 번호를 조합하여 가입한 다수의 소비자에게 발송하는 것으로 예측서비스에 가입한다고 해서 당첨확률이 높아진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신중하게 계약을 체결한다. 또한 전화권유판매를 통해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바로 계약을 체결하기보다 사업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약관을 확인하여 신중하게 계약체결 여부를 결정해야한다. 계약시에는 사업자가 제안한 내용은 반드시 자료를 보관한다. 약관 등에 없는 내용을 사업자가 구두로 제안하는 경우 약정서 작성을 요구하거나 약정한 내용을 녹취하여 반드시 자료를 보관한다. 로또 예측서비스 계약은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1개월 이상의 계속거래에 해당되어 소비자는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이에 사업자와 해지 여부, 해지 일자 등의 다툼을 예방하기 위해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하여 해지 의사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좋다. 로또 당첨번호 예측서비스관련 피해을 입은 경우, 전북소비자정보센터(282-9898)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전북소비자정보센터

  • 오피니언
  • 기고
  • 2020.04.20 17:22

다가오는 대선, 전북의 역할

위병기 정치경제 에디터 이번 제21대 총선은 정말 10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결과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쓰나미가 몰아칠 때도 152석을 얻는 데 그쳤으니 이번 결과는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기대하기 힘든 꿈의 숫자다. 선거 후 패배의 아픔을 삭이면서 재기를 노리거나 정계은퇴를 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한편에선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이번 총선을 계기로 전북정가는 재선급이 6명, 초선급이 4명이고 3선 이상 중진은 전무한 상황을 맞고 있다. 한 세대는 가고 또 한 세대는 오는 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이치이건만 일거에 중진이 사라진 전북의 정치적 위상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물론, 지역구 10명 이외에도 전북과 직간접적으로 얽혀 있는 당선인들이 30명 가까이 되기에 마냥 걱정할 것만은 아니지만, 노련미가 부족한 신인들의 역량은 당장 지금부터 시험대에 올라 있다. 선거로 모든 게 끝난 것 같은 바로 이 순간 거대한 싸움이 붙을 수밖에 없다. 2022년 대선이 3월 9일로 예정돼 있고 곧바로 6월엔 지방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이다. 2년이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무슨 대선 얘기냐고 하는 이들은 냉혹한 정치 현실을 잘 모르기에 하는 말이다. 역산해 보면 내년 9월 쯤엔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데 이는 올 연말 정기회 직후부터 여야 공히 대선 정국에 돌입한다는 얘기다. 결국 6월 초 21대 국회 원구성, 8월 전당대회부터 엄청난 권력투쟁이 벌어짐을 의미한다. 지금 여야의 모습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0일 개헌이나 검찰총장 거취 같은 민감한 문제에 대해 함구령을 내렸다. 첫 발부터 시비거리를 만들지 말고 경제와 일자리 등 민생 문제에 집중해 달라는 주문이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로 가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로 시끄럽다. 민주당에서는 이낙연 전 총리의 거취가 최대 변수다. 과연 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장악할지 여부가 대권가도에 있어 큰 전환점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를 비롯한 잠룡들이 즐비한데 현재로선 이낙연 전 총리가 대권에 가장 가까이 접근해 있다. 만일 오늘 대선을 치른다면 각종 여론조사 결과 등을 감안할 때 이낙연 카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대선은 내후년 3월에 치러진다. 진짜 대권행 열차는 지금부터다. 그의 고향인 영광에서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거쳐 삼청동 총리공관까지 가는 데 68년이 걸렸다면, 이제 여의도에서 청와대까지 가는 2년의 시간도 결코 과거 68년에 못지 않은 우여곡절이 있을 것이다. 뚜렷한 대권주자가 보이지 않는 미래통합당은 한동안 커다란 소용돌이에 휘말릴 조짐을 보인다. 총선 참패의 원인을 둘러싼 논쟁과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로 가느냐, 마느냐 시끄럽다. 확실한 대권 후보가 없기에 당분간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는 8월 전당대회 이후에는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지금은 민주당과 통합당 의원 수가 거의 2배나 차이가 나기에 대선은 해보나 마나 한 대결같지만, 홍준표 의원이 불쑥 던진 말이 꼭 틀린 것만은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83명의 의원으로도 대통령이 됐다 물론 DJ 흉내라도 낼만한 후보군이 과연 통합당에 있느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지만 2년 후 세상 인심은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면 전북은 향후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뚜렷한 대권 후보가 없는 전북으로서는 향후 이합집산을 거듭할 것이나 대체로 호남의 맹주인 이낙연 전 총리의 대세론에 따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선거인 수 전국비 3.5%에 불과하고 3선 이상 중진이 전무한 전북은 향후 대권가도에서 큰 흐름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전북의 정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행보를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0.04.20 16:49

코로나19 팬더믹이 식량위기를 부른다

이승형 삼농연구소장 지난 주 제법 화창한 날씨로 온갖 기화이초로 눈과 마음을 사로잡아 버리는 아름다운 풍경이었지만, 24절기의 여섯 번째 절기인 곡우에 내린 비로 꽃잎이 많이 떨어졌다. 간밤에 부던 바람 만정도화(滿庭挑花) 다 지거다. 아이는 비를 들고 쓰로려 하는 괴야. 낙화(落花)인들 꽃이 아니랴 쓸지 만들 어떠리란 작자미상의 고시조를 통해 떨어진 꽃도 꽃인데 쓸지 않고 그냥 두면 어떠냐고 아쉬움을 표하는게 꼭 내 마음이다. 하지만 지금의 코로나19 사태로 봄날을 즐기기엔 아쉬움이 많다. 지난 12월에 중국 우환에서 시작된 전염병이 불과 4개월 만에 한국, 유럽, 미국,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로 퍼져 4월 20일 현재 235만2000명이 감염되고 16만4000명이 사망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사태가 쉽사리 끝나지 않고, 아직 정점이 언제일지 알지 못하며, 완전히 극복되는 시기도 예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세계경제가 마비되는 상황 속에 새로운 위험으로 다가오는 것은 식량 위기다. 세계 각국이 안전을 이유로 국경 봉쇄에 나서면서, 식량 유통망이 차단돼 식량 수급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베트남과 캄보디아가 쌀 수출을 금지했고, 밀의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 카자흐스탄 역시 밀을 비롯한 주요 곡물의 수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있다. 우리나라 밀가루 원료 수입의 절반 가량을 의존하는 호주는 이미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중국 정부는 쌀 수매를 사상 최대로 확대해 수출물량이 감소하고 있다. 2007~2008년의 세계 곡물가격 폭등, 2010~2011년의 세계 이상기후로 이어진 식량 불안정에 이어 코로나19 팬더믹에 기반한 식량 위기가 재현되고 있다. 최근 유엔식량농업기구 관계자는 물자 이동이 어려워져 공급 쇼크가 일어날 수 있다며 지금까지 접하지 못한 새로운 현상으로, 현재 직면한 가장 큰 위험 이라고 지적한 것을 상기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식량자급률 46%, 곡물자급률 21%로 최하위 수준의 식량자급률을 보이고 있다. 주식인 쌀은 별 문제가 없지만, 밀, 옥수수, 콩 등은 자급율이 형편없으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더믹이 장기화되면 국내 가공식품 생산은 물론 수입산 사료에 의존하는 축산업도 크게 영향을 받을 것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세계 식량위기가 도래할 경우 우리나라의 위기대응능력은 여전히 미흡하다. 중장기적으로 식량위기 대응체계를 갖춰 해외 의존도를 최대한 낮추고 국내 생산기반을 강화하며, 정부와 농업생산자, 소비자가 함께 먹거리 체계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 식량자급률을 높여나가야 한다.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 우리 국토의 식량생산기반이 확보되고 농민이 지속가능하게 농사지을 수 있는 환경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코로나19 팬더믹이 종식되어 식량 걱정없이 화란춘성하고 만화방창이라. 때 좋다 벗님네야 산천경개를 구경가자고 봄날의 즐거움을 희망한다. /이승형 삼농연구소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0.04.20 15:40

코로나 시대 온라인 교육 체험기

박문칠 다큐멘터리 감독우석대 교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학에서는 온라인 교육이 한창이다. 필자가 속해 있는 대학에서도 몇 주째 비대면 화상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시행착오가 없지는 않다. 수업 중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떠드는 학생의 목소리 때문에 방해가 되는 경우도 있고, 누워서 수업을 듣는 학생을 일으켜 세우거나, 놀러 가면서 차 안에서 수업에 접속한 학생에게 주의를 줘야 하는 황당한 상황들도 있었다. 화상 수업이 어느덧 익숙해지니 장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평소 수업시간에 대답을 안 하는 학생들도 채팅창을 통해 질문이나 의견을 말하라고 하니 훨씬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한다. 또한 온라인상의 각종 설문조사나 투표 기능을 활용해 학생들의 내용 이해 정도를 편하게 확인할 수도 있다. 화면상에서 학생들의 얼굴이 모두 동일한 크기로 보이니, 멀리 뒷자리에 앉아 있는 학생을 소홀히 대할 일도 없어졌다. 하지만 아무래도 직접 눈을 마주치고, 인간적인 유대를 형성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 수업을 하다 보면 교수와 학생 간에 주고받는 기라는 게 있다. 학생들이 수업에 흥미를 느끼고 눈을 반짝이기 시작하면 교수자도 덩달아 에너지가 올라가서 마치 서로 팽팽한 줄을 잡아당기고 있는 듯한 긴장감인데, 아쉽게도 온라인으로는 이런 기를 주고 받을 수가 없다. 강의가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기능에 머무르지 않고, 여러 교육주체 간 상호작용과 전인적인 교육을 목표로 한다면 대면 수업의 중요성을 간과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제 전 세계가 온라인 교육의 맛을 봤으니, 코로나 상황이 종료되더라도 그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을 지도 모른다. 벌써부터 4차 산업혁명이라는 레토릭을 써가며 포스트-코로나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을 설파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실제로 최근 대학 총장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서는 73%가 대학교육의 생태계를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했다고 한다.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 온라인 교육의 장점을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또한 이러한 온라인 교육이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에 활용될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온라인 전환의 진의가 교육의 질 향상이라기보다 비용 절감에 있는 것으로 보여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온라인 교육은 학생 수의 제한이 없고, 강의실도 배정하지 않아도 되어 학교 입장에서는 소위 가성비가 훌륭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교육부나 대학들은 갖은 방법으로 온라인 강의를 확대하려고 애를 써 왔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 온라인 강의가 급속히 확대됐을 때 교육의 질 저하는 불가피하다. 사이버대학에서 오랫동안 온라인 강의를 해온 교수들에 따르면 온라인 강의는 단지 오프라인 강의를 그대로 온라인에 탑재하면 되는 게 아니라고 한다. 품질 좋은 사이버 강의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두 달 전부터 5~6명의 제작진이 교수와 함께 기획 회의를 갖고, 영상, 디자인, 프로그래밍 등 전문 인력이 함께 해야만 한다. 또한 온라인 환경에 걸맞은 교육학적 고민과 방법론도 수반되어야 한다. 지금 각 대학들이 이런 부분들을 얼마나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현재 코로나로 인해 각 대학은 비상 운영 중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족하더라도 여러 교육 주체들이 서로 참고 양보해가며 온라인 교육을 하고 있다. 예외 상황은 어디까지나 예외 상황이지, 상시화를 위한 발판으로 이용되어서는 곤란하다. 부디 교육부와 각 대학이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의 유혹에 빠져 교육의 질을 떨어드리는 자충수는 두지 않기를 바란다. /박문칠 다큐멘터리 감독우석대 교수

  • 오피니언
  • 기고
  • 2020.04.20 15:39

건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안전관리자를 아시나요?

최갑봉 한국소방안전원 전북지부장 2019년 소방청 화재현황 통계자료를 보면, 화재건수는 40,064건, 사망 283명, 부상 2,223명 재산피해는 8,071억 원으로 집계되어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살아가면서 큰 화재를 겪을 일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겪어본 사람은 화재의 트라우마로 소방안전을 우선시 생각할 것이다. 소방안전에 대한 교육은 화재 상황 시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소방안전관리자는 이러한 화재 상황에서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의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소방안전관리자란 건물(특정소방대상물)의 면적이 일정크기 이상이 되면, 해당 건물에 선임되어 소방안전에 관한 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소방안전관리자의 역할과 임무를 살펴보면, 7가지의 업무가 있고 그 중 대표적인 것으로 소방계획서의 작성 및 시행, 자위소방대의 구성운영교육, 소방시설, 그 밖에 소방관련 시설의 유지관리가 있다. 각 대표적인 업무를 살펴보면 첫째, 소방계획서의 작성 및 시행, 소방계획서란 소방 업무의 전반적인 사항에 대한 구체적 진행 방법을 기록하여 놓은 것이다. 소방계획서에는 화재 상황 시 지휘감독, 화재 시 피난계획, 소방시설 점검, 소방교육 및 훈련계획 등에 대하여 기록한다. 소방안전관리자는 소방계획서를 작성 후에 2년간 보관하도록 되어있다. 둘째, 자위소방대의 구성운영교육, 자위소방대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소방대로써, 화재 등 재난 발생 시 인명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편성된 자율 안전 관리 조직이다. 자위소방대는 상시 근무 인력을 중심으로 조직되어 화재 발생 시에 효율적인 초기 대응을 할 수 있으므로, 화재 시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필수 조직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소방시설, 그 밖에 소방관련 시설의 유지관리, 소방시설이란 화재를 탐지(감시)해서 통보함으로써 사람들을 보호하거나 대피시키고, 화재 초기단계에서 즉시 소화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며, 자동설비 또는 수동조작에 의해 화재진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계기구 및 시스템을 말한다. 이에 따라, 평상시 소방시설의 기능과 성능에 지장을 줄 수 있는 폐쇄 차단 등의 상태를 확인하고, 소방시설 등을 점검하여 불량 항목에 대한 보완 조치 및 정비 계획을 하는 등, 유사시에 화재진압을 바로 할 수 있도록 건물의 소방시설을 유지관리하는 업무를 말한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소방안전관리자는 그 건물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관리 업무를 총괄하며 화재예방은 물론, 화재 발생 시 피해의 최소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며,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관련 자격 및 경력이 필요하다. 소방안전관리자는 국가기술자격증(전기,소방,건축 등)을 소지하거나, 한국소방안전원에서 실시하는 소방안전관리자 강습교육을 수료하고, 소방안전관리자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으로 선임할 수 있다. 한국소방안전원 전북지부에서는 매월 소방안전관리자 자격취득을 위한 강습교육을 개설하고 있으며, 올해는 도내 건물에 선임되어 있는 소방안전관리자 중 10,183명의 소방안전관리자들에 대한 실무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최갑봉 한국소방안전원 전북지부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0.04.19 19:26

다시 손으로 씁니다

문지연 최명희문학관 학예사 복고가 대세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트로트를 비롯해 경제문화예술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다. 고전문학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출판계 역시 그 바람을 타고 있다. 인터넷서점 YES24에 따르면,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1947)가 문학을 포함한 전 분야를 통틀어 3월 한 달 판매 순위 2위를 기록했다. 최근 개봉한 동명 영화로 입소문을 탄 루이자 메이 올콧의 『작은 아씨들』(1868)은 3위.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1919)은 6위에 올랐다. 초판본 표지 디자인도 다시 등장했다.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55년 증보판을 시작으로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1795), 김소월의 『진달래꽃』(1925), 백석의 『사슴』(1936), 김구의 『백범일지』(1947) 등이 옛 얼굴로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디지털에 밀려 희미해져 가던 아날로그는 지친 현대인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자아와 성찰을 다루는 과거 문학작품이 인기를 얻고, 전자 화면에 손으로 글을 쓸 수 있는 스타일러스와 스마트펜 기술이 발달하고, 컬러링북다이어리 북필사시집 등이 생겨난 것은 기계가 충족시키지 못하는 인간 고유의 감성 때문이다. 사과문, 각서, 편지 등을 타이핑하지 않고 여전히 자필로 쓰는 것 또한 비슷한 이유이다. 우리는 활자가 주지 못하는 따뜻함과 정겨움, 진정성을 손으로 글을 쓰는 과정에서 느낀다. 예부터 글씨는 인격을 수양하는 도구로 활용됐고, 오늘날에는 서예와 캘리그래피(멋글씨)가 느림과 정성의 미학을 뽐내며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문학청년들의 글쓰기 연습에 필사가 우선으로 꼽히듯 대다수의 시인과 작가도 손으로 먼저 글을 익혔다. 소설가 조정래는 「태백산맥」과 「아리랑」을 연이어 쓰면서 하도 팔을 굴려 먹어서 오른팔 관절이 어긋나 버렸다.라고 밝히면서도 사람이 글을 쓰는데, 육필, 손으로 쓰는 글씨가 다 없어져 버리는 시대는 얼마나 삭막한가.라고 탄식했다. 작가 박경리는 유고 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에 책상 하나 원고지 펜 하나가 나를 지탱해 주었다.라고 적었고, 시인 김수영은 글을 쓰는 것이 천직이라 좋은 만년필을 갖고 싶은 것이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욕망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만년필 사랑이 각별했던 소설가 최명희도 만년필과 원고지를 고집하는 이유를 만년필은 몸의 일부이며 원고지를 펼치고 펜을 잡을 때 신선한 영감이 온몸에 차오르는 것을 느낀다.면서, 소설 「혼불」을 차가운 기계에 의존해 쓴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었다.라고 대답했다. 종이에 손으로 글을 쓰는 행위는 생각을 가다듬게 하고 마음의 안정을 준다. 특히, 필사는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와 더불어 논리력과 어휘력을 키우고, 헷갈리는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 별을 보지 못하고 자라는 아이들은 불행하다. 아이들은 자신의 불행을 모른 채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자란다. 아이들아, 먼지의 장막 뒤에서 별들은 빛나고 있다. 아이들아, 별들은 보이지 않을 뿐 사라지지 않는다.(김훈 『연필로 쓰기』 중) 여러모로 심란한 요즘, 가슴에 와 닿은 시 한 구절, 산문 한 문단을 따라 써 보며 조금은 느리고 불편하지만 과정이 주는 기쁨과 정성의 가치를 다시 느껴보길 바란다. /문지연 최명희문학관 학예사

  • 오피니언
  • 기고
  • 2020.04.19 16:15

지방의회 해외연수비 반납, 상생대열 동참을

코로나19의 힘겨운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을 돕는 훈훈한 사랑나눔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착한 임대료 운동단골가게 선불 카드결제를 통해 어려울 때일수록 함께 고통을 분담하자는 취지로 이런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생존위기에 내몰린 이웃들에게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 줌으로써 위기극복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도 모처럼 이같은 동참대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상생을 위해 해외 연수비를 자진 반납해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 지난 17일 도의회도 이런 취지에 공감해 해외출장 예산 3억 7400만원을 반납, 재난대응기금으로 사용키로 했다. 16일 김제시의회도 1억 1700만원의 해외출장비 등을 반납했다. 이에 앞서 익산과 무주완주부안 등 4개 시군의회가 사랑나눔 실천 운동에 동참한 바 있다. 이들 의회가 반납한 예산은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취약계층과 소상공인들을 돕는데 쓰일 예정이다. 대구경북을 비롯해 경기와 충북 등 전국 지방의회로 확산 추세에 있다. 코로나의 기세는 한풀 꺾인 반면 경제 현장 곳곳에서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매출 절벽이 가시화됨에 따라 생계 곤란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고삐를 죄면서 오래 멈춰선 일상은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어차피 엄중한 사회적 분위기탓에 해외연수 운운할 때가 아닌 만큼, 그동안 미루거나 망설인 지방의회 합류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도내 9개 시군의회도 조만간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도 매번 되풀이되는외유성 해연연수논란은 지방의회의 고질적 병폐다. 천재지변의 비상 재난상황에도 해외연수를 강행함으로써 주민들 빈축을 산게 한두 번이 아니다. 우리나라 코로나 상황은 안정세이지만 미국일본을 비롯한 지구촌은 아직도 코로나19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불가피하게 해외연수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위험요소들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며 계속 미적대는 일부 지방의회 태도에 시선이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힘들고 어려운 때인 만큼 대의기관인 지방의회부터 주민과의 상생대열에 적극 나서야 할때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4.19 16:15

전북 연고 당선자 46명, 대도약 지렛대 역할 기대

이번 제21대 총선 결과, 전북 출신과 전북 연고 국회의원 당선자가 46명에 달했다. 도내 지역구 당선자 10명과 전북이 고향인 당선자 22명, 전북에 처가나 시가 등이 있는 연고자가 12명이다. 도내 지역구 당선자는 모두 초재선이지만 고창 출신 부평을 홍영표 의원과 동대문갑 안규백 의원은 4선에 성공했고 순창 출신 이학영 의원은 군포에서 3선 고지에 올랐다.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낙연 당선자는 처가가 전주다. 야당에서도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고창 출신 정운천 의원과 익산 출신 이종성, 익산 출신 조수진, 전주 출신 이용 당선자 등 4명이 나왔다. 고양갑에서 4선을 이룬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시가가 정읍이다. 여야를 망라해서 도내 출신과 전북 연고자가 대거 국회에 진출함에 따라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지난 20대 국회에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지역구 의원이 2명에 불과했지만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9명이나 당선됐고 민주당이 전체 의석의 60%에 달하는 180석을 차지함에 따라 힘 있는 정책 추진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국가예산 심의나 법안 처리 때 야당의 협력도 필요한 만큼 미래한국당에서 당선된 전북 출신 비례대표 의원들의 역할도 기대된다. 사실 전북의 지역구 의원이 10명에 불과해 18개에 달하는 국회 상임위원회에 고루 포진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지역구 의원이 없는 국회 상임위에서는 전북관련 현안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미흡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초 제3금융중심지 지정 안건 심의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에 전북 출신 국회의원이 없다 보니 부산과 경남 지역 국회의원의 파상적인 반대 공세를 막아내기가 역부족이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100대 정책 추진과제인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 보류되고 말았다. 21대 국회에서는 전북 출신 국회의원들이 지역 발전을 위해 팀플레이가 필요하다. 전북 현안과 관련, 여야를 떠나 서로 협력하고 지원해서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 이를 위해 국회 차원에서 상시적 협력창구를 만드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젠 전라북도가 당당히 독자권역으로서 전북 몫을 챙기고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서 전북 대도약 시대를 열어가야 할 책무가 21대 전북 출신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주어졌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4.19 16:15

송 지사의 3선 가도

어떤 선거든 처음 당선되기가 가장 힘들고 어렵다. 한번 되면 경험이 축적돼 재선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대개 1 3 5처럼 홀수 때 되기가 힘들지만 어느때든 유권자의 맘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선거는 어렵다. 혹자는 전생에 죄 많이 지은 사람이 그 업보 때문에 출마한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논두렁 정기라도 타고 나서인지 운좋게 첫 출마때 당선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얼핏 보기에 억세게 운 좋아 당선된 것처럼 보여도 후보는 밤잠 못자고 수없이 고민하기 마련이다. 고스톱 칠 때도 운칠기삼(運七技三)이란 말이 있듯 운 앞에서는 기술도 그 무엇도 필요 없다. 하지만 그 운도 따지고 보면 연기(緣起)에서 비롯된다. 세상살면서 좋은 일 많이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는 법이다. 대부분 그 결과만 놓고 봐서 그렇지 전 과정을 살펴보면 고비마다 말 못할 고민과 번뇌가 서려 있다. 선거가 일상화 되었지만 아무나 출마해서 당선되는 게 아니다. 선거는 자신이 살아온 내력을 담보로 해서 출마하므로 고시공부해서 합격하거나 사업해서 성공한 것보다 더 어렵다. 어느정도 결과를 예상 했지만 민주당 싹쓸이로 끝났다. 지난 선거 때 국민의당 한테 내준 안방을 되찾았다. 코로나19가 블랙홀로 작용해 모든 것을 삼켜버린 게 이같은 결과를 가져왔지만 통합당이 사사건건 문재인정부를 발목 잡은 게 도민들을 민주당 쪽으로 결집시켰다. 문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는 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의 발언이 결국 싹쓸이를 가져왔다. 그 결과 전북 중진의원들이 민주당 강풍에 설산(雪山)같이 힘 없이 무너져 내렸다. 이번 선거로 민주당 1당독주체제가 또 만들어졌다. 대부분이 초 재선이어서 정치력 부족으로 군산조선소 가동문제를 비롯 전북 현안을 제대로 풀어낼지 걱정이다. 송하진 지사와 협조가 잘이뤄질 수 있는 당정관계지만 수도권 당선자에 비해 쉽게 당선되어 상임위 배정을 제대로 받을지도 의문이다. 그간 전주 제3금융지 지정이 안된 것도 해당 상임위에 한명이 없었기 때문이다. 20대 전북정치권은 다당제로 각개약진해 송하진 도지사가 국가예산 확보나 현안을 추진할 때 고민이 많았다. 모두가 지역개발에 한 목소리를 낸 것 같지만 협치는 고사하고 오히려 도정을 발목 잡았다. 결국 그게 후보한테 부메랑 되어 낙선의 쓴잔을 마시게 됐다. 사실 다선 중진의원이 되면 올챙이적 초심은 오간데 없고 자기도 모른채 목이 뻣뻣해지면서 겸손하지 못해진다. 선출직은 목에 힘들어 가는 순간부터 표 떨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송하진 도지사가 민주당 싹쓸이로 탄력을 받았다. 이번 선거로 다선 중진들이 낙선해 송지사로서는 대항마가 사라졌다. 본인이 3선 출마의지를 밝힌적은 없지만 지금은 마땅한 경쟁자가 없어 보인다. 2년후 정치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송지사의 3선 도전은 확실해졌다. 송지사 한테 적선지가 필유경(積善之家 必有慶)이란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0.04.19 16:15

10년의 꿈, 새만금 관광

김현숙 새만금개발청장 33.9km,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가 개방된지 10주년을 맞이했다. 기네스북에도 기록된 새만금 방조제는, 개통 후 첫 1년 동안 바다 한 가운데를 자동차로 달리는 이색적인 경험을 위해 찾아온 880만 명의 방문객을 맞이했다. 그러나 방문객들이 가진 관광명소로서의 기대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본래 방조제는 농지조성 목적으로 축조되었으나, 세계 최장 방조제를 관광명소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제방을 따라 부속 토지에 12개소의 명소화 계획이 수립되었다. 그 중 방조제의 중심부인 신시 배수갑문과 연계되어 복합리조트가 예정된 신시-야미지구는 새만금 관광의 핵심 사업지였다. 아쉽게도 이곳의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가 SPC를 설립하지 못해 취소절차 등에 시간을 허비하는 동안, 지원 시설이 없는 새만금의 관광매력도와 투자매력도는 낮아져 갔다. 새만금을 찾은 방문객들은 방조제와 배수갑문을 본 후 먹고 즐길만한 오락편의시설이 부족해, 재방문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의견을 냈다. 당연히 방문객도 대폭 감소했다. 감소 추세는 2017년 12월 천혜의 자연경관으로 명성 높은 고군산군도와 방조제를 연결하는 교량이 개통되고서야 멈췄다. 신시도에서 시작해 방조제와 섬들을 연결하는 해상교량은 고군산군도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교량으로 완성된 변산반도 국립공원에서 고군산군도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자연관광축은 5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새만금을 찾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방조제 개통 후 10년을 되돌아보면, 새만금의 관광에서 엉킨 사업 하나의 부정적 영향이, 고군산군도 교량처럼 기반시설 하나의 긍정적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앞으로 10년 후에 같은 아쉬움을 말하지 않도록 새만금만의 매력이 담긴 관광테마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적기에 개발해야 한다. 이에 새만금개발청은 더 많은 사람들이 새만금을 찾아올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준비 중이다. 아름다운 섬, 바다와 호수 등 환경적인 장점을 적극 활용한 고군산군도와 관광레저용지 개발은 물론, 재생에너지 단지와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과 미래 스마트도시의 매력을 함께 보여줄 방안을 찾고 있다.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 부지매립을 민간주도에서 공공주도로 전환한 것, 잼버리대회와 함께 호텔이 문을 열 수 있도록 신시야미지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같은 해 개관을 목표로 국립 새만금박물관을 건립 중이며, 박물관과 홍보관 인근에 지어질 가상증강현실 테마파크 사업자를 선정 중이다. 새만금 대표축제인 노마드 페스티벌을 포함한 다양한 문화행사 추진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심스럽게, 방조제 첫 완공 시 기대했던 새만금 방조제 명소화 계획처럼 앞으로의 관광명소 새만금도 생각해본다. 개경을 방문한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은 자신이 쓴 고려 여행보고서에 고군산군도, 특히 선유도의 아름다움을 자세히 기록해놓았다. 열두 봉우리가 잇닿아 마치 성처럼 보이는 섬의 풍경, 푸른 소나무 숲, 수백 길의 절벽이 만들어 내는 정경. 고군산군도의 아름다움은 사신의 귀국을 14일 간이나 붙잡았다. 방조제 개통으로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던 새만금은,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머무르고 싶은 곳으로 변화할 것이다. 고국으로 돌아가던 사신이 걸음을 멈추었듯, 지구촌 곳곳에서 찾아온 사람들이 바쁜 일상을 멈추고 또 다른 꿈을 꾸는 공간이 될 새만금의 10년 후를 기대한다. /김현숙 새만금개발청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0.04.19 15:35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