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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언어로 들려준 삶의 지혜…백승록 '초목이 토해낸 산추바람'

백승록(79)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초목이 토해낸 산추 바람>(빛남출판사)이 출간됐다. 전북 장수군 계북면 심산유곡에서 자연을 벗 삼아 살고 있는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내적 단장(丹粧)이 무엇인지를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시인은 자연이 지혜를 전하는 스승임을 깨닫고 이에 절로 터져 나오는 감탄사와 깨달음의 표식을 언어로써 형상화했다. “욕망과 탐욕을 끈끈한 인화로 발효시키는/자연의 순리로/사랑 봉오리를 개화시키는/백암골//봄 햇살 단장한 야생화의 해맑은 미소에/산채 향이 은은하고/여름 심장인 염천이 토하는 신록 향에/산새들이 평화로운 곳/시금 가루 현란한 가을 정취에/여무는 산열매 풍요로우며/백설이 채색하는 두메산골 외딴집 설경들/백암골이 그려내는 사계절의 풍경화다//(…중략…)”(‘백암골의 사계절’ 중에서) 백승록 시인의 시는 삶의 좌표와 인생관이 녹아있는 한 편의 기록인 동시에 자연이 인간에게 남기는 선물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는 수기의 성격을 띠고 있다. 마치 자연의 언어가 들려준 말로 기록한 수기는 인간이 도달해야 하고 꿈꾸어야 할 세계가 무엇인지 귀띔하는 메시지 같은 역할을 한다. 정훈 문학평론가는 “백승록 시인의 시는 산야에 파묻혀 살면서 자연의 장엄한 풍경을 숭고하게 응시한다”라며 “그가 표현한 시는 인간에게 불어넣는 언어의 무늬이자 다른 장르에서는 흉내 내기 힘든 문학의 씨앗과 같다”고 설명했다. 백승록 시인은 2021년 계간지 ‘새시대 문학’ 을 통해 문학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국제펜한국본부 이사와 한국문협 회원,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삶을 그려낸 초상화> <삶 그리고 동행> <꿈을 가꾸는 인생> 등의 시집을 펴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3.13 18:1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영종 시인 – 김성철 ‘풀밭이라는 말에서 달 내음이 난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은 단순해요. 검은 티와 흰 티를 입은 두 팀이 공을 주고받는 영상을 피험자들에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하얀 팀이 패스하는 횟수를 세도록 합니다. 이제 질문을 해요. 고릴라를 보았나요?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고릴라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어요. 고릴라 복장을 한 사람이 지나갔는데 말입니다. 심지어 잠시 멈추어 춤까지 추었죠. “짧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다/ 나는/ 당신에게서 짧고/ 시간에 짧고/ 세금계산서에 짧다// 풀밭이란 말에서 달 내음이 난다// 나는 흔한 풀이고/ 흔한 풀이 받는 달빛이고// ……// 어느 날/ 당신의 말마다/ 독한 소주 향이 났다/ 당신도 나를 따라/ 세속적이라는 말// 쌓이는 세속이 나도/ 모르게 쌓이고 쌓인” (‘풀밭이란 말에서 달 내음이 난다’ 중). 어떤 것에 몰두하면 다른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되죠. 김성철 시인은 그걸 우려했는지 세속 뒤에 바로 달을 놓았군요. 당신, 시간, 세금에 집중해서 살아도 우리는 늘 거기에 닿지 못해요. 약 38만 4천 킬로미터를 날아온 달 내음을 맡지 못했기 때문 아닐까요? 풀밭에 엉덩방아까지 찧었을 텐데 말입니다. 시인은 흔한 풀에서 쏟아져 나오는 긴 달빛을 보라고 하는군요. 그러면 소주 향같이 쌓이고 쌓인 세속에도 달 내음 나는 날이 오겠죠. “보이지도 않는, 잡을 수도 없는, 맡지도 못하는/ 염병스런 열병”인 사랑에게도 “-밥이나 한 끼 하자. 우리 밥 먹은 지 오래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되겠죠. “아랫목에서 피었다 윗목으로 옮아가는 말/ 저기에서 오고/ 여기에서 다시 저기로 가는/ 붉은 말/ 탄성을 짊어졌으나/ 곧 뼈대만 남을 말/ 당신이란 말에 곁을 주었다가/ 앙상한 골격만 드러나는 말/ ……” (‘결이라는 말’ 중). 아랫목에 핀 말, 여기의 붉은 말, 탄성을 짊어진 말, 당신에게 곁을 준 말에 주의를 기울이면 윗목에 핀 말, 저기의 붉은 말, 뼈대만 남을 말, 골격만 드러나는 말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물론 그 덕에 앞에 있는 말에 몰입할 순 있습니다. 그러나 뒤에 다른 말이 있다는 걸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걸 믿지 않는다고 합니다. 무주의 맹시(Inattentional blindness) 때문이겠죠. 선거철입니다. 뒤에 있는 것을 잊도록 앞에 이것저것 가져다 놓는 철이죠. 경제, 민주주의, 평화, 기후같이 소중한 것들이 울면서 지나가도 눈치채지 못할 겁니다. 그것들을 해치는 괴물들이 웃으며 지나갔다 해도 믿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왜 그리 이쁠까?/ 오구오구 궁둥이를 두드려도/ 새하얀 흰 눈꽃 사이로 금니로 웃는 당신// 이 이쁨을 모를 이가 있을까?/ 아니지, 모를 이가 더 많겠지” (‘나날들’ 중). ‘나날들’은 이뻐요. 눈부시게 웃고 있어요. 그러나 모르는 이가 더 많다네요. 우리는 눈앞을 흘러가는 ‘나날들’ 대신 무엇에 홀려 있는 걸까요? 이영종 시인은 2012년에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에 선정되어 2023년에 첫 시집 <오늘의 눈사람이 반짝였다>를 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4.03.13 18:14

도예가 이수종이 당도한 세계…달항아리로 만나는 도자예술

도예가 이수종(76)은 21세기에 맞는 달항아리를 구현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해 온 인물이다. 17세기 후반부터 빚어진 달항아리가 오늘날까지 똑같은 형태로 만들어지는 관행을 작가 스스로 깨트리기 위해서였다. 도예가로서 전통 도자의 현대적 표현에 몰두해 온 이수종 작가가 달항아리를 재해석하는 일에 매진하게 된 것도 이 때문. 작가는 2000년대 후반부터 자신의 상징적인 작품세계 '철화분청' 대신 새로운 양식의 백자 달항아리 작업에 집중했다. 오랜시간 숙련과 사유를 통해 탄생한 달항아리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대담하다. 두고 보기에 가장 적당한 크기, 넉넉한 형태, 자연스러운 빛깔을 추구하며 한국 전통 도예 기법을 현대적인 미감으로 승화했다. 그가 빚어낸 초기 작업물은 꽃과 풀 등 자연에서 얻은 영감을 토대로 사실적인 표현에 힘써왔다면, 최근에는 항아리에 한문의 서체를 철화 작업해 추상적으로 담는 작업이 주를 이룬다. 그렇게 흙과 물, 바람과 불로 일궈낸 이수종의 독창적인 도자예술의 세계가 완주 아원고택에서 펼쳐진다. ‘이수종의 도예세계가 당도한 곳’이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전시에는 달항아리를 비롯해 회화, 드로잉 작업물 등 작가의 근작과 신작을 두루 감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가 특별한 것은 전통한옥과 현대건축물의 조합이 아름다운 아원고택에서 이뤄진다는 점이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아원고택의 고즈넉한 풍경에 달항아리가 어우러지면서 황홀경을 선사한다. 장동광 미술평론가는 “이수종의 도예 세계는 무위자연의 철학에서 배태된 비작위적인 조형감각이 모태의 유전처럼 깃들어있다”라며 “그가 추구하는 도예세계는 물아일체의 한 순간에 떠낸 세상에 관한 명상이자 존재성에 관한 선문답의 그림자”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택의 아름다움을 재구성하고 있는 아원고택에서 열리는 도예전은 ‘피안의 가장자리’에 선 ‘도예의 다른 곶’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종의 도예세계가 당도한 곳' 은 15일부터 5월 26일까지 완주 아원고택에서 만날 수 있다. 오픈식 15일 오후 3시.

  • 전시·공연
  • 박은
  • 2024.03.12 17:49

한국소리문화의전당, 7인의 청년작가 야외조각전 Ⅱ '7ing:칠링' 개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하 전당)이 올해 첫 기획전시의 첫 문을 열었다. 이달부터 오는 5월 21일까지 전당 야외광장에서 7인의 청년작가 야외조각전 ‘7ing:칠링’을 개최하는 것. 전시명인 칠링은 ‘느긋하게 휴식을 취한다’는 의미를 가지며, 이번 야외조각전 역시 관객들에게 칠링의 시간을 선사하기 위해 기획됐다는 것이 전당의 설명이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를 시작으로 더 단단해진 내용과 작품들로 다시 찾아온 두 번째 이야기로, 7명의 지역작가의 개성을 엿보이는 작품들로 꾸며졌다. 참여 작가로는 김승주·김원정·박창은·배병희·임형진·장주원·홍경태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청년세대지만, 저마다 다른 주제의 작품을 통해 관객과 소통을 꾀하고 있다. 특히 실내 전시장이 아닌 야외광장에서 진행되는 전시인 만큼, 평소 접하기 어려운 넓은 전시공간을 필요로 하는 대형 설치작품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돼 따뜻한 봄철 전당을 찾은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서현석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는 “이번 전시는 조각·설치작품의 소재 특성상 단단하고 차가운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작가들의 열정과 따뜻함이 가득 찬 작품을 통해 관객들의 행복과 우리 삶의 모습을 나누고자 한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4.03.12 17:49

젊은 예술가들 패기와 신선함이 풍성… 그라운드 서학

새봄을 맞이해 역량있는 젊은 작가들의 패기와 신선함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서학동 예술마을에 자리한 아트갤러리 전주에서 ‘그라운드 서학’이 열린다. 갤러리 전시와 아트마켓으로 구성된 전시에는 8명의 예술가가 초대되어 조각, 순수회화, 사진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사람의 신체부터 일상의 풍경, 상상 속 이야기 등 주제와 소재도 다채롭다. 박미정 사진가는 주변에 쉽게 소비되고 버려지는 사물을 애도하는 마음으로 앵글에 담았다. 플라스틱 망에 불과했던 사물은 작가의 손길을 거쳐 예술 이상의 가치를 보여준다. 손은영 사진작가는 물질적으로만 평가되는 주택에 대한 기억을 특유의 화사한 색채로 표현했다. 화면을 가득 메운 빛과 질감은 독특한 인상을 풍긴다. 김누리 작가는 뉴욕에서의 경험을 담은 작품을 선보이며 귀국 이후 소중한 곳에 대한 이야기를 단골가게라는 타이틀로 전한다. 캔버스 위 켜켜이 올려 진 물감의 빛과 질감은 생동감이 넘쳐난다. 묽은 농도의 물감이 캔버스 위에서 흐르는 인상을 풍기는 김시오 작가의 ‘Losing GameIV’은 현재 작가가 바라는 곳을 그려냈다. 노미정 작가는 도형적 형태 안팎에서 현실과 호흡하고 경계 없이 재생되는 도형적 작품을 구성했다. 걷는 발을 그리는 이주원 작가는 목적성 없는 행위와 평생을 헤매며 정체성을 찾아가는 살아있음을 회화로 증명한다. 박재연 작가는 식물 뿌리의 생명력을 선적인 이미지를 차용하고 있으며 조진규 작가는 작고 부드러운 것을 재현하여 작품의 잠재적인 힘과 존재감을 부각시킨다. 올해 그라운드서학에서 소개되는 8명의 작가들은 전시 오픈날인 21일 전원이 참석해 관람객들과 예술적 교감을 가질 예정이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4.03.12 17:49

전북여성새일센터, 전북 7개 지자체 맞춤형 직업교육훈련 운영

전북여성가족재단·전북광역여성새로일하기센터(원장 전정희)가 전북특별자치도 내 군단위 7개 지역에서 맞춤형 직업교육 훈련을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직업교육훈련은 도내 여성의 취·창업 역량을 강화하고 여성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전북자치도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진안, 무주, 장수, 임실, 순창, 고창, 부안 등 7개 지역의 경력단절여성과 구직여성을 대상으로 오는 4월부터 교육을 실시한다. 직업교육훈련 과정은 내달 2일 부안군을 시작으로 약 2개월 동안 120시간으로 진행된다. ITQ 등 관련 분야 자격증 취득 뿐만 아니라 일대일 맞춤형 상담, 이력서 컨설팅, 동행 면접 등을 함께 지원해 전문적인 실무능력 양성 후 바로 취‧창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양질의 취업처 발굴을 위해 관계부처와 일자리 유관기관 및 기업체 인사담당자들이 참여하는 일자리 협력망을 운영할 예정이다. 교육대상은 도내 여성 중 취‧창업 의지가 분명하고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여성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과정당 면접을 통해 15명을 선발하며, 선발된 교육생은 예치금 10만원을 내고 수료 후 5만원, 6개월 이내 취‧창업시 전액 환급받을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전북여성가족재단 누리집(www.jbwf.or.kr) 또는 전북광역새일센터 전화(063-254-3716)으로 문의하면 된다.

  • 여성·생활
  • 박은
  • 2024.03.12 17:49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3월 2주 차 상영프로그램 공개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이 3월 2주 차 신작을 공개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여질 영화는 미국 독립영화계의 거장 토드 헤인즈 감독의 <메이 디셈버>와 걸그룹 소녀시대 권유리 주연의 <돌핀> 등 총 2편이다. <메이 디셈버>는 미국 신문 1면을 떠들썩하게 한 교사 ‘그레시아’와 학생 ‘조’의 불륜으로 시작한다. 영화는 20여 년이 지난 후 이들의 로맨스를 소재로 삼은 영화에서 그레이시를 연기하게 된 야심 넘치는 배우 ‘엘리자베스’가 캐릭터 연구를 위해 실제 그레이시 부부 주변에 머물며 이들의 일상과 과거의 진실을 파헤치며 전개된다. 미국 독립영화계의 대표 감독 토드 헤인즈의 10번째 장편 영화인 이번 작품에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에 빛나는 배우 나탈리 포트만과 줄리안 무어, 그리고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찰스 맨튼이 출연한다. <돌핀>은 삶의 변화가 두려운 30대 여성이 우연히 발견한 즐거움을 통해 용기를 얻어 세상으로 튀어 오르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배두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영화는 인생의 모험에 소극적인 나영이 볼링을 매개로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면서 새로운 삶으로 들어서는 이야기로 진행된다. 또 걸그룹 소녀시대 권유리가 단독 주연을 맡은 이번 작품은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를 비롯해 국내외 유수 영화제의 부름을 받으며 개봉 전부터 주목을 받은 영화로 많은 이의 관심을 끌고 있다. <메이 디셈버>와 <돌핀>은 오는 14일에 개봉되며, 이후 추가 개봉될 작품은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전주영화제작소 홈페이지를 참조하거나 전화(063-231-3377)로 문의하면 된다.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4.03.12 17:48

전주문화재단-한국전통문화전당 통합되나

전주문화재단과 한국전통문화전당이 통합될 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의 공공기관 통폐합 기조에 맞춰 전주시가 전주문화재단과 한국전통문화전당을 통합하는 내용이 담긴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있어서다. 11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전주시가 운영·관리하는 문화 분야 출연기관과 민간 위탁 문화시설의 기능 중복여부 진단과 재정 건전성 확보 등을 취지로 '전주시 운영관리 문화시설 경영진단' 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사업 대상은 전주문화재단과 한국전통문화전당 등 출연기관 2곳과 전주전통술박물관, 최명희문학관, 전주대사습청, 부채문화관 등 민간위탁 문화시설 12곳이다. 전주시는 대내외 문화시설 환경 분석과 기관별 중복 업무 파악 등을 통해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이번 용역을 수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달 실시된 연구용역 중간보고에서 두 기관에 대해 “일정 부분 통합이 필요하다”라는 의견이 나오면서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사실상 두 개 조직을 통합하기 위한 연구용역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지역 문화예술계 한 인사는 “관련 용역이 지난해 11월부터 진행됐는데, 용역 착수 전부터 재단과 전당을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라며 “직원들의 처우나 기관 운영의 투명성 확보 등을 위해서는 몸집을 키우는 게 맞지만, 성격이 다른 두 기관이 어떻게 합쳐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주시는 연구용역과 함께 전주문화재단과 한국전통문화전당 통합 운영에 대한 조직 구성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시는 △두 기관을 모두 해산시키고 하나의 조직으로 신설하는 방안 △두 기관 중 하나의 조직만 해산시켜 남은 조직에서 흡수하는 방안을 두고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정부의 공공기관 통폐합 기조에 발맞춰 완전히 새로운 조직을 신설하기 보다는 하나의 조직을 해산시켜 다른 조직에서 흡수하는 방안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주시 관계자는 “통폐합 이야기가 거론되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라며 “아직 용역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결과가) 나와봐야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통폐합이 확정된다면 한 조직에서 다른 조직을 흡수하는 방법으로 이뤄질 것 같다”라며 “한 조직에 다른 조직을 본부 형태로 투입하는 방향 등이 논의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전주문화재단과 한국전통문화전당이 전주를 대표하는 문화시설인 만큼, 실제로 통폐합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폐합이 언급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잡음과 갈등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돼 이달 말 마무리되는 연구 용역 결과가 주목된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03.11 18:28

"설레는 토요일 문화공연"… 국립민속국악원, '2024 토요국악나들이' 시작

국립민속국악원은 국악공연을 통해 토요일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2024 토요국악나들이’를 총 15회차에 걸쳐 선보인다. 전석 무료.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지역민과 남원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다채로운 전통공연예술의 진수를 선보이기 위해 마련된 주말 기획 공연이다. 올해는 기악합주, 산조, 판소리, 민요, 민속춤, 사물놀이 등 민속악 작품과 국립민속국악원 국악연주단이 새롭게 구성한 작품에 이르기까지 국악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는 다채로운 무대로 꾸며질 예정이다. 첫 문을 여는 16일에는 관악기·현악기·타악기를 포함해 악기들이 교감하며 박진감을 드러내는 기악합주곡 ‘태평소와 관현악’이 무대에 오른다. 이어 ‘판소리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 아름다운 우리나라 대표 민속춤 ‘부채춤’, 민요 ‘액맥이, 지경다짐’, ‘삼도농악가락’ 등이 선보인다. 30일에는 꿋꿋하고 소박한 멋을 느낄 수 있는 사물놀이 ‘영남농악가락’, 슬픔을 기쁨으로 승화시킨 한국 춤 ‘살풀이품’, ‘산조춤’, 단막창극 ‘심봉사 황성 올라가는 대목’ 등 풍부한 구성으로 관람객의 오감을 자극한다. 또 이날 공연에는 굿에서 무당이 신을 대신해 축원하거나 조언하는 공수, 무당과 신이 주고받는 만수받이, 굿에서 불리는 민요 등 경기지역의 무악을 엮어 지난 2021년 기악단 조옥선 단원에 의해 구성된 곡인 기악합주 ‘염원’을 선보일 것으로 예고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외에도 자세한 사항은 국립민속국악원 누리집과 카카오톡 채널 및 전화(063-620-2329)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4.03.11 18:28

전주전통술박물관, 2024년 상설교육 '홈술빚기 클래스' 개설

전주전통술박물관은 2024년 상설교육으로 ‘홈술빚기 클래스’를 개설해 오는 28일까지 수강생을 모집한다. 이번 강좌는 우리 술의 문화와 역사를 알고, 술빚기를 배워 나만의 술을 직접 빚어보고 싶은 도민들을 위해 마련했다. 박소영 전주전통술박물관 관장은 “홈브루어링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술빚기를 배우려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특별한 도구가 필요하는 등 술 빚는 과정이 복잡하기에 개인이 술빚기를 선뜻 도전해 보기가 쉽지 않다”며 “술빚기를 처음 배우는 사람들이 집에서 혼자 힘으로 실행해 보는 경험이 중요한데 이를 이끌어 주는 교육프로그램의 역할로서 이번 상설교육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교육과정은 전통주 문화론을 시작으로 부의주(浮蟻酒) 빚기, 쑥으로 빚는 애주(艾酒), 술로 술을 빚는 부의주 별법, 전주의 향토음식 모주를 직접 빚어보는 실습과 소믈리에 방식으로 우리 술을 관능 평가해 보는 내용 등 총 7강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수업은 이달 30일부터 오는 5월 11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3시간 전주전통술박물관 계영원에서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전주전통술박물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전주전통술박물관(063-287-6305)에 문의하면 된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03.11 18:26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예술계 이끌 새 수장들 과제는⋯“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화합”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예술계를 이끌 새 수장들의 선출이 마무리된 가운데 여전히 내부에서 세력 싸움이 계속 이어지면서 ‘지역문화예술인 간의 화합과 소통을 끌어낼 방안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약 4개월에 걸쳐 새롭게 선출된 신임 회장들은 지역 예술인 복지와 지역문화 발전 등에 힘쓰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이석규 전북예총 회장은 전라예술제의 공연·전시의 대전환과 10개 협회의 연간 기초 운영비를 지급해 예산 확보에 주력할 것을 약속했다. 백봉기 전북문인협회 회장은 전북문학관 건립, 공간 활용 극대화와 건지산 문학의숲 조성과 함께 회원들간의 화합과 단결에 최우선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정두영 전주예총 회장은 전주예술인 연금제 도입과 전주문화예술대상 신설 등을 공약화하며 전주예총의 변화와 혁신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임 회장 선출이 마무리 된 현재까지 절차상 공정성 시비가 일었던 제25대 전북예총 선거 법정 공방 등 지역의 문화 발전을 선도해 나갈 일부 단체에서 선거와 관련한 뒷말이 무성하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예술인 복지 등 처우개선이 후순위로 밀리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문화 발전도 중요하지만, 여기저기 흩어진 지역 문화예술인의 민심을 소통과 화합으로 끌어낼 리더십이 필요해서다. 지역 문화계 한 원로는 “전북예총을 비롯한 문화예술단체는 지역 문화 발전에 구심점이 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단순히 지역 예술인들을 아우르는 것이 아닌, 적극적인 사업과 행정으로 문화 토양을 굳혀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예향의 고장 전북이 무너져 가고 있는 현재, 개개인의 욕심이 아닌 지역 예술의 새싹을 길러내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계속되는 파벌 싸움으로 적지 않은 젊은 문화·예술인들이 문화예술 단체에 관심을 거두는 등 현 상황에 저조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도내에서 예술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A 씨는 “지역의 작은 예술 협회에 소속돼 있긴 하지만, 파벌 싸움에 지쳐 관심을 거둔 지 오래”라며 “올해 이렇게 큰 선거가 있었는지 또 전북예총이 법정 공방을 진행 중이었는지 몰랐다. 솔직히 오랜 기간 동안 예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금껏 전북예총 등의 협회와 단체의 존재감을 체감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지역 내 문화예술협회와 단체가 지역 예술인들을 지지해주고 지원해 주는 창구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03.10 17:24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발표… 올해는 '선택과 집중' 초점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경윤)이 발표한 올해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은 선택과 집중에 초점이 맞춰졌다. 도내 예술인과 예술단체의 성장도모와 문화예술 활성화라는 사업 취지를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예년보다 선정 건수를 높이고 젊은 예술가 창작 역량 강화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은 지난 8일 ‘2024년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공모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재단에 따르면 올해 문학, 미술, 공예, 사진, 서예, 음악, 무용, 연극, 전통, 다원예술 등 10개 장르에 모두 1046건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360건이 지원 사업에 선정돼 34.4%의 선정률을 기록했다. 이는 1125건이 접수돼 341건(30.31%)이 선정됐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소폭 늘어난 수치다. 올해 투입되는 사업비는 작년과 동일한 16억5000만원이다. 장르별 선정 현황을 보면 매년 강세였던 문학(84건·2억5800만원)과 음악(74건·4억1200만원), 미술(51건·2억2000만원) 장르에서 다수의 사업이 선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전통(23건·1억3700만원), 다원예술(21건·1억3000만원), 공예(14건·6300만원), 연극(11건·6800만원), 무용(11건·6300만원), 사진(11건·5000만원), 서예 (10건·49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재단이 올해 더욱 신경 쓴 젊은 예술지원 분야의 경우 지원 대상을 기존 개인 및 단체에서 개인으로 전환해 최종 50건의 사업을 선정했다. 젊은 예술가 개개인의 창작 역량을 장려하겠다는 목적에 공감한 예술인들이 139건의 사업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젊은 예술가들이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의지와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장르별 편차가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문학과 공예 장르에서 선정된 사업은 각각 1건에 불과했고 다원과 연극에서 2건, 무용에서 4건이 선정됐다. 서예 장르에서는 선정된 사업이 아예 없었다. 지역별 선정률 편차도 나타났다. 행정구역상 군 단위에 부여되는 2.5점의 가점이 사업 선정에 영향을 주면서 시단위에서 보다 군단위에서 사업 선정률이 높았다. 실제로 올해 사업 신청 대비 선정률이 무주군 61.5%, 순창군 60%, 완주군 53.6% 진안군 50% 순으로 높았다. 반면 전주시가 34.5%, 군산시 29.6% , 김제시 26.1%의 선정률을 보였다. 재단은 지역별 선정률 편차를 줄이기 위해 내년도부터 가점 제도 전환을 구상하고 있다. 군 단위에 부여되던 가점을 인구소멸지역 10곳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지금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배분에 힘쓰겠다는 복안이다. 재단 관계자는 “한정된 예산으로 신청한 다수의 예술인과 단체를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어 아쉽다”라며 “합리적인 지원체계를 통해 도내 예술가들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2024년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과 관련해 지원 및 심의 중 부정하고 부당한 업무처리 사안에 대한 민원신청을 15일 오후 6시까지 접수 받는다. 자세한 내용은 재단 홈페이지와 창작지원팀(230-7404,7441)에 문의하면 된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03.1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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