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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형유산원, ‘아리랑’의 역사 오롯이 담긴 기록영상 공개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최근 국가무형유산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인 ‘아리랑’의 기록영상을 무형유산 디지털 아카이브 누리집에 공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에 제작된 ‘아리랑’ 기록영상은 국립무형유산원이 무형유산의 기록보존과 조사·연구를 위해 1995년부터 진행 중인 기록화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실제 영상에는 국가무형유산 전승공동체 종목으로서 아리랑의 정의, 그 어원과 노래의 시작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역사 기록과 음반을 비롯한 지역별 유형으로 구분한 8대 주요 악곡이 포함됐다. 특히, 전국 각지의 아리랑 전승 현장을 담기 위해 직접 아리랑 가창 등에 나선 정선·진도 아리랑 보존회 등 7개 단체 등 총 200명에 달하는 인원이 이번 영상 제작에 참여했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이번 아리랑 기록영상 제작은 국가무형유산 전승공동체 종목(특정 보유자를 인정하지 않는 종목) 중 최초의 기록화 사례라고 소개했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이번 ‘아리랑’ 기록영상과 함께 올해 국가무형유산 기록화 사업으로 제작한 ‘김천농악’의 기록화 영상과 ‘불화장’ 기록도서를 무형유산 디지털 아카이브 누리집에 무료로 공개한다. '아리랑' 기록도서와 '남원농악' 기록도서는 온라인과 수도권의 대형 서점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3.12.25 16:09

"장수 삼봉리·동촌리·삼고리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확장등재 추진돼야"

“가야문화 유산의 뱅크인 장수 삼봉리·동촌리·삼고리 가야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확장 등재돼야 합니다.” 지난 22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열린 '(사)호남문화콘텐츠연구원 출범식 및 가야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기념식'에서는 가야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확장 등재 필요성이 제기돼 관심을 모았다. 이날 기념식에서 곽장근 군산대 교수는 ‘장수 가야고분군 현황과 확장 등재’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장수 가야고분군 확장등재의 필요성’, ‘전북 동부 가야의 연구 현황’, ‘전북 동부 가야문화유산 활용방안’ 등에 대해 설명했다. 곽 교수는 “지난 9월 17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개최된 제45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총회에서 가야고분군이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됐다”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장수군 가야고분군은 탁월성과 역사성, 진정성을 검증하기 위한 발굴조사가 너무 늦게 시작돼 세계유산에 포함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수군 가야고분군은 한반도의 척추이자 자연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진 백두대간에 자리하는 등 지리적 환경이 탁월하다”며 “문화재청과 전북도, 장수군이 지혜를 모아 지난 9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가야고분군의 탁월성을 중심으로 ‘확장 등재’를 추진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 이후 (사)호남문화콘텐츠연구원의 출범식과 함께 김용현 신임 이사장 및 이동호 전임 이사장의 이취임식도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전임 및 신임 회장을 비롯해 임상규 전북도 행정부지사, 국주영은 전북도의회 의장, 최원철 전 전주대 부총장, 송화섭 전 중앙대 교수, 김학원 원광대 명예교수, 조상진 전북일보 논설고문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전임 이동호 이사장은 “2003년 (사)전북전통문화연구소 이사장에 취임했을 당시 지역문화연구는 향토사학자들의 손에 겨우 명맥을 이어가는 정도로 기억돼 지난 20여 년의 성과와 사업활동을 회상하면 감개무량하다”며 “그동안 제 역할이 (사)호남문화콘텐츠연구원의 밀알이 될 것을 확신하며, 연구원의 새로운 출범을 시대적 소명이라 생각한다”고 이임사를 전했다. 신임 김용현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전북은 문화유산자원 보존 상태가 매우 좋은 여건을 갖춘 곳”이라며 “전북이 문화유산자원을 지식정보화하고 문화콘텐츠산업을 선도해야 하는 현재, (사)호남문화콘텐츠연구원도 전북세계화, 세계화전북을 기조로 전북 문화산업을 글로컬문화산업으로 선도할 것을 약속한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3.12.25 16:08

[이승우 화백의 미술 이야기] 기린미술관, 김준기 작가 개인전

현대로 오면서 사진은 회화에게 회화는 사진에게 서로 무한애정을 품고 서로가 서로에게 닮으려 했다. 아니 서로 뛰어넘으려고 하는 경쟁을 통해 가까워졌는지도 모른다. 하이퍼 리얼리즘이(hyper realism)이 그렇고 김준기 작가가 지금 발표하려는 작품들이 그렇다. 김준기 작가가 생애 맨 처음 사진으로 알아 충격을 받았다는 하이퍼리얼리즘은 사진기가 한 점의 포커스 부분만 확실하고 나머지 부분이 흐릿한 약점을, 포커스를 공간 모든 곳에 확대하려는, 즉 샤프 포커스 리얼리즘(Sharp Focus Realism)에 착안한 화가들의 도전이었다. 포커스를 화면 전체에 날카롭게 들이민다는 뜻이다. 김준기 작가는 이와는 반대로 사진의 냉혹한 기록성에, 찰나를 영원히 기록하리라는 기록성에 회화의 서정을 덧붙이는 작업이다. 기계에 인간성을 입히는 작업이다. 두 상반된 입장은 애초 사진기가 만들어질 때부터 과학자와 화가의 협업으로 이루어졌으니 오히려 그 역사적 배경이 깊다 하겠다. 발명가인 니엡스(Niepce)와 화가 다게르(Daguerre)가 바로 그들이다. 원래 니엡스가 발명한 사진기로는 찍는 시간만 8시간 가까이 걸려 인물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그것은 다게레오타이프(Daguerreotype)에 의해서 해결됐다. 이때가 1840년대 초의 일이다. 그때는 발명가의 행위를 화가가 풀어냈는데 지금은 사진작가가 그림에서나 표현할 수 있는 붓 터치, 질감 등을 도입해 작업을 한다. 예전에도 이런 사진 작품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런 작품들을 직접 대면한 나로서는 대단히 흥미로웠다. 인공지능이 이세돌과 바둑을 둘 때도, 인공지능이 장착된 판자가 축구선수 이영표의 슛을 100% 막아낼 때도 그저 남의 일이었는데 내 앞에 나타난 김준기 작가의 결과물들을 보면서는 도무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랐음은 비슷한 업종이어서였나보다. 교육학박사이면서 원광대학교 교수였던 묵암 김준기의 졸수 기념 사진초대전 ‘사진작가 그림을 만나다-사중유화 화중유사(寫中有畵 畵中有寫)’ 전이 내년 벽두인 1월 2일부터 전주 기린미술관에서 초대전으로 전시하게 됐다. 초대일시는 1월 6일(토요일) 오후 3시이며 1월 15일까지 14일간 계속된다. 90세를 졸수(卒數)라 하는지도 처음 알았다. 이 노익장은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작품에 대한 생각뿐인 것 같다. 후기 인상주의 작가들의 그림을 책으로 독학하고, 사진 작품을 위해 직접 그림도 그려보려고 어느 인사를 찾아갔으나 "유화 맛을 알려면 10년은 해야 한다"는, 화가 지망생에겐 지당한 말이지만 당시 팔순의 중반이었을 작가이며 동시에 학생에게는 전혀 비교육적인 말로 낙담을 한 일도 있는 영원한 학생이다. 세기의 예술가 겸 단테의 신곡을 줄줄 암송했던 인문학자 미켈란젤로도 89세로 죽는 그날까지 영원한 학생임을 주장했었다.

  • 전시·공연
  • 기고
  • 2023.12.25 16:08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91. 렛츠 고! 레고랜드

△글제목: 레츠 고! 레고랜드 △글쓴이: 김단아(서울 숭의초 2년) 삐입 – 삐입 - 삐입, 철컹! 딸깍! 주차 완료! 나와 내 동생 단우는 부리나케 차에서 튀어나왔다. “와! 온통 다 레고야!” 우리가 온 바로 운명의 이곳은, 두구두구, 레고랜드였다. 우리는 호텔에 짐을 풀기 전에 놀기부터 하기로 결정했다. 먼저 우리는 ‘팩토리 어드밴처’ 라는 라이드를 탔다. 좀 으스스했지만, 내가 게임 속 세상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아서 너무 재미있었다. 그 뒤로도 소방차, 롤러코스터, 경찰차 놀이 등 많은 놀이기구를 탔다. 그때, 방송이 들렸다. “지금부터 15분 후 더위를 물러 내줄 워터메이즈 물 공연이 있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너무 더웠던 우리 가족은 ‘물’이라는 소리에 너무 반가워서 바로 워터파크 쪽으로 뛰어갔다. 무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 아래에서 사람들이 흥겹게 춤을 추고 있었다. 나는 엄마를 끌어당겨 사람들 틈으로 들어갔다. 내 몸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었다. 너무 시원하고 걱정이 한 방에 싹 날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레고랜드에서 마지막 하이라이트인 화려한 불꽃놀이처럼 내 마음도 팡팡 터지는 최고의 하루였다. ※ 이 글은 2023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7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3.12.24 13:30

[전북의 문학 명소] 12. 계절마다 한 권의 책이 되는 곳

△춘정이 활짝 피어나는 봄날 사람의 심정에 작은 불꽃을 피워 올리는 예술이라는 점에서 문학은 봄날의 햇살과 같다. 문학은 얼어붙은 인간 감정에 따뜻한 피가 돌게 하고, 새로운 박동으로 생명의 탄생을 예고한다. 그래서 예부터 많은 시인이 춘정(春情)을 노래해오지 않았던가! 완주, 임실, 남원, 순창의 문학 명소 중에서 봄날에 거닐어 보고 싶은 곳이 있다. 그곳에 갈 때면 옆구리에 시집이나 소설책 한 권 정도는 끼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지리산 바래봉은 봄의 전령사 철쭉꽃으로 유명하다. 군락을 이룬 철쭉꽃이 만개하는 5월이 되면, 바래봉은 온통 연분홍으로 물든다. 누군가는 철쭉꽃 앞에서 가슴 설레는 사랑의 향기를 맡기도 하지만, 우리 역사는 처절했던 피비린내를 떠올리게도 한다. 그래서 지리산 바래봉은 많은 작가에게 문학적 영감을 주는 장소인지도 모른다. 우미자·안도현·고정희·김광원 등 많은 시인이 매년 봄 철쭉이 흐드러진 지리산 바래봉에서 붉은 언어의 시를 써냈다. 지리산 바래봉에서 철쭉꽃의 향연을 감상했다면, 이제는 남원 광한루원에 늘어진 능수버들의 싱그러운 연두의 봄날을 거닐어도 좋다. 광한루원은 판소리 <춘향가>의 배경이 되는 곳이다. 남원 부사의 아들 이몽룡이 봄밤의 정취를 감상하기 위해 광한루에 나왔다가 그네를 뛰는 춘향 모습에 넋을 잃었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이팔청춘의 첫사랑이 그렇게 광한루원의 봄날 저녁을 환하게 밝혔다. 복효근 시인의 시 「춘향의 노래」라든가 서정주 시인의 「추천사」 등에서 봄날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봄날의 정취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곳은 흐드러진 벚꽃 아래일 것이다. 임실군 강진을 지나 덕치를 흘러가는 섬진강을 따라 4월 벚꽃은 피어난다. 그리고 섬진강 그 맑은 강물 같은 시심으로 덕치초등학교 운동장 가에도 벚꽃이 핀다. 이 벚꽃 그늘에서 김용택 시인이 오랫동안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래서일까? 벚꽃 피는 날, 덕치초등학교의 아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인이 된다. 봄날 거닐어 보고 싶은 문학 명소에는 강천산과 모악산도 있다. 산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문학적 영감을 주지만, 강천산과 모악산은 특히 봄날의 정취가 좋다. 강천산이 봄날의 연두를 보여준다면, 모악산은 진달래꽃의 연분홍으로 설레게 한다. 겨우내 숨죽이고 있던 만물이 봄날을 맞아 그렇게 자기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다. 그래서 봄날, 연두의 햇살을 받으며 강천산 등산로를 맨발로 걷다 보면 눈에 보이는 것과 귀에 잡히는 것들이 마음에서 자그마한 연못을 이룬다. 그 연못에 살랑 바람이 일면 그것이 바로 시가 아닐까? 모악산 등산로에서 저만치 비켜 서 있는 진달래꽃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동자에 맺힌 그 다사로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 영혼을 서늘하게 해 줄 여름 여름은 인간과 자연이 맨몸으로 마주하는 계절이다. 그래서 진심이 서로 통한다. 이렇게 통하는 진심의 힘으로 문학은 탄생하고, 독자의 가슴에 서늘한 파문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무더위를 피해 찾아든 계곡에서 우리는 문학을 읽는지도 모른다. 게으른 영혼을 화들짝 일깨울 정도로 시리게 맑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 책갈피를 넘기다 보면 시간이 흘러가는 것도 잊어버릴 것 같다. 지리산 뱀사골 계곡과 달궁계곡은 여름날 찾아가 며칠쯤 머물고 싶은 곳이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 있으면 정신은 맑아지고, 그 투명한 영혼으로 시 한 구절이 새겨질 것 같다. 소설의 한 대목을 읽다가 눈을 들면 숲 그늘은 푸르고, 그 아래로 하얗게 속살을 내보이며 굴러가는 물살이 보인다. 그 물살을 일으키는 크고 작은 바위에서 우직하게 자기 삶을 지켜내는 우리 자신이 보인다. 그게 보일 때면 여름이 성큼 물러나고 있지 않을까? 뱀사골 계곡 입구에 우람하게 서 있는 전적비 앞에서 한 번쯤 우리 역사를 생각해봐도 좋겠다. 역사는 인간의 비극을 어떻게 기록하는지, 또 우리는 그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는지 생각하다 보면 더운 여름날에도 등골이 서늘해지는 순간이 온다. 사람이 사람을 죽여야 했던 숱한 사연들을 그 숲은 지켜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숲을 본다. 그것이 역사다. 오늘의 우리가 과거의 우리를 바라보는 것. 지리산 뱀사골 계곡과 달궁계곡에서 우리는 온몸으로 우리 자신을 볼 수 있다. 과거로부터 오늘에 도착해 있는 역사적 인간인 우리를. 지리산 계곡물이 섬진강으로 흘러가면 임실과 순창의 어름에서 또 크게 물살을 뒤척인다. 기괴한 물속 바위로 유명한 장군목 유원지다. 귀 맑은 사람이라면 여름밤 이곳을 흘러가는 물살의 기척에서 요강바위에 얽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런 밤에는 또 높이 펼쳐진 하늘에서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다슬기 같은 별들을 보게 된다. 그래서 장군목 유원지에서 건져낸 다슬기에서는 별빛의 향기가 나는지도 모른다. 완주의 위봉폭포도 여름날 찾아가기 좋은 문학 명소다. 여름 한 철,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폭포수를 보고 있으면, 한낮의 열기를 지워낼 수 있다. 그뿐인가? 폭포의 수직 낙하를 보면서 우리는 마음에 얹혔던 근심이나 시름을 통렬하게 씻어내는 기분을 느낀다. 그리고 무모하리만큼 겁 없이 뛰어내리는 폭포수 앞에서 여름날 조금은 게을러졌던 삶의 자세를 고쳐볼 수도 있을 것이다. △신이 허락해준 인간의 시간, 가을 가을에는 다른 계절보다 우리 자신을 더 잘 알게 된다. 자연이 만들었던 봄과 여름의 맹렬했던 시간이 조금씩 소멸해가면서 비로소 인간의 시간이 도래하는 것이다. 그래서 가을에는 자주 우리 내면과 마주하게 된다. 특히 단풍 흐드러진 산자락에서 더 그렇다. 눈은 자연이 만든 소멸의 시간을 바라보고 있지만, 마음에서는 한껏 풍부해진 자기감정에 충실해진다. 가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산사(山寺)다. 가을 햇살이 고즈넉하게 떨어지는 절 마당을 중심으로 사방에 단풍이 물들어 있다. 가을 산사에서 만나는 시간은 한없이 느리게 흘러간다. 그래서 자주 자기를 들여다볼 수 있는 게 아닐까? 완주 송광사에서는 하루가 일 년처럼 흘러간다. 발소리를 죽이며 대웅전 앞에 서면 부처의 마음에 닿는 것 같다. 눈을 들면 사찰의 단청 빛과 산자락의 단풍을 구분할 수 없을 듯하다. 송광사를 지나 위봉사에 도착하면 그곳은 또다른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아니, 그곳에는 시간이 없다. 무시간의 공간이다. 그래서 위봉사에서는 절도 없고 나도 없어진다. 그냥 텅 빈 무(無)의 세계에서 오로지 간절한 마음만 존재하는 것 같다. 그 마음 안에 무엇이 담겼는지는 그곳에 서 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마음을 다잡고 경내를 걸으면 산그늘에 발자국이 새겨지고, 몸과 마음이 한없이 가벼워져 말소리마저도 그대로 스님의 미소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한나절 위봉사 경내에 머물다 보면 침묵이 한 편의 시처럼 영혼에 깊이 새겨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완주의 사찰 가운데 가을에 가고 싶은 가장 아름다운 곳은 화암사이다. 시인 안도현이 쓴 것처럼, 화암사는 이 지상에서 가장 순결하고 아름다운 절이다. 특히 가을볕이 그 어느 곳보다 환하고 따스하게 내린다. 곱게 늙어가는 절 마당에 서 있으면 삶이 한결 가뿐해지고 단순해진다. 남들과 시비를 가리고, 손에 뭔가를 쥐고자 애썼던 날들이 그저 야속해진다. 그래서 가을 화암사를 다녀간 사람들은 영혼의 무게가 조금 가벼워져 있다. 화암사를 지나면 대둔산과 마주하게 된다. 단풍이 물든 대둔산의 가을은 서늘하다. 온몸의 피부가 잔뜩 긴장한 듯, 대둔산 앞에 서면 인간은 비로소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를 깨닫는다. 수천 년을 단단하게 서 있는 바위와 한 번도 그 자세를 고쳐본 적 없는 능선은 가을을 가을답게 해 준다. 그래서 대둔산에 오르는 사람들은 저절로 가을을 걷는다. 아니, 신의 시간을 걷는다. △숨죽인 우리의 사랑 노래, 겨울 겨울을 걷는 사람에게는 이미 봄이 깃들어 있는 법이다. 그래서 겨울은 더욱 혹독하다. 새로운 계절을 잉태하고 있으므로, 겨울은 더욱 치열하게 자기를 수련한다. 그 수련의 깊이를 사랑이라고 말하면 과장일까? 자기를 갈고닦는 일이 다른 존재를 향해 마음을 여는 일이고, 다른 존재를 조건 없이 기꺼이 품어주는 일이라면, 겨울은 한 번도 사랑으로부터 멀어진 적 없는 시간이다. 겨울 실상사는 그런 점에서 사랑의 처소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눈 내린 실상사 마당을 엇갈려 지나가는 발자국에서도 사랑은 피어난다. 도종환 시인이 「실상사-정도상에게」라는 시에서 “네가 만나야 할 것은 진여실상”이라고 말했을 때, ‘진여’의 모습에서 사랑이 보인다. 그럴 때 사랑은 세속의 모습도 아니고 탈속의 자세도 아니다. 사랑은 언제나 진심의 영역에서 피어나고, 참된 자기에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게 실상의 세계가 아닐까? 순창 회문산에서 어쩌면 ‘진여실상’과 마주할지도 모른다.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 장면이 회문산에 묻혀 있다. 이태의 남부군을 읽어보라. 그들은 이념이 아니라 사랑을 위해 자기 목숨을 내건 사람들이다. 눈 덮인 회문산 자락에서 꽁꽁 얼어붙은 몸을 깨워준 것도 사랑이었고, 죽어가는 이들의 눈앞에 마지막으로 나타났던 모습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므로 회문산에 오른 사람들은 가슴 깊은 곳에 사랑을 품게 될 것이다. 임실 국사봉도 겨울에 다녀오기 좋은 명소다. 전망대에 오르면 눈 아래 옥정호가 지상의 하늘처럼 맑게 펼쳐져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국사봉 전망대는 새해 일출을 맞이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멀리 산자락 너머로 뜨겁고 붉은 햇살이 솟아오를 때, 허연 입김을 내뿜는 감탄의 소리가 울린다. 꼭 새해 첫날이 아니어도 국사봉 전망대에 오르는 눈길은 특별하다. 서걱서걱 눈 밟히는 소리와 함께 마음의 무거운 짐이 하나씩 벗겨져 나간다. 그러나 겨울 진객은 따로 있다. 완주 비비정에서 바라본 풍경은 그대로 새한도다. 고결한 정신과 순결한 마음이 견디어내는 혹한의 겨울 풍경처럼, 비비정에서 바라본 만경강은 으뜸이다. 과연, 비비낙안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넓게 펼쳐진 삼례 들녘으로 겨울 해가 저물어가는 풍경은 어떤 그림으로도 담아낼 수 없을 만큼 찬란하다. 살얼음 낀 강가에 갈대가 제 몸을 부러뜨리고, 바람이 갈대의 심장을 차갑게 훑고 지나가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인간의 자리가 없이도 겨울은 저절로 깊어간다. 아쉬운 건, 그 겨울의 내면을 어떤 시인도 온전하게 글로 옮겨 담지 못한다는 것이다. /문신(문학평론가, 우석대 문창과 교수)

  • 문학·출판
  • 기고
  • 2023.12.24 10:00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90. 영어캠프를 다녀와서

△글제목: 영어 캠프를 다녀와서 △글쓴이: 김나연(인천해원초 5년) 내가 사는 인천에는 신청서를 제출하면 인천 영어마을 캠프를 4박 5일 다녀올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운영하지 않다가 작년부터 신청받기 시작했는데 부모님께서 아직 코로나에 걸리지도 않았던 내가 걱정되어서 신청해 주시지 않아 가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코로나가 좀 잠잠해지기 시작한 것 같다며 나와 동생을 같이 영어마을 캠프에 신청을 해주셨다. 영어마을에 가기 전날에는, 설레고 기대감에 잠을 제대로 자지도 못했는데 4박 5일이란 시간이 번개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영어마을에는 우리 학교뿐 아니라 인천에 있는 여러 초등학교 친구들이 모였다. 4박 5일간 6명의 친구와 한방을 쓰는데 어떤 친구가 한방을 쓰게 될지 두근두근했다. 6명의 친구 중 3명은 우리 학교 친구, 친구 2명은 다른 학교 친구들이었다. 우리 학교 친구들은 원래부터 무척 친했던 사이라 같은 방에서 지내게 된 사실에 너무나 기뻤다. 4박 5일간 우리는 각자 정해진 직업의 수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내 직업은 Musical Star(뮤지컬 스타)였다. 처음 접해보는 직업이 낯설고 영어로 하는 거라 어려움도 있었지만, 선생님들께서 모두 해처럼 밝은 모습으로 사랑과 친절로 열심히 가르쳐주셔서 그 시간이 즐겁고 행복했다. 게다가 먹는 걸 좋아하는데 급식이 너무너무 잘 나와서 더더욱 행복했다. 아빠 엄마와 처음으로 떨어져 지내는 거였는데도 가족과 집이 그립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이곳이 천국 같았다. 그렇게 4박 5일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곳이 벌써 그립다. 그래서 내년에도 신청해서 보내달라고 부모님께 부탁드렸다.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을 하나 더 만들고 온 느낌이다. ※ 이 글은 2023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7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3.12.23 13:30

[전북의 문학 명소] 11. 뜻과 의지로 이름을 새긴 사람들

인걸은 지령이다. 영험한 땅에서 걸출한 인물이 나고, 그 인물이 있어 그 땅은 더 큰 가치를 지닌다. 남원시·순창군·완주군·임실군에는 빛나는 행적으로 이름을 남긴 위인이 많다. △고려 말 남원에서 왜군을 물리친 황산대첩의 이성계(1335∼1408) △조선 초기 집현전 학사로 문화를 꽃피웠던 최덕지(1384∼1455) △임진왜란 때 이치전투를 이끌며 왜군의 전라도 침공을 막은 명장 황진(1550∼1593) △조선 영·정조 시대의 지리학자·실학자인 여암 신경준(1712~1781) △한국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1759∼1791)과 권상연(1751∼1791) △조선 후기 3대 명필로 꼽히는 이삼만(1770∼1847) △조선 성리학의 마지막 거장인 노사 기정진(1798∼1879) △동학 경전인『동경대전』을 쓴 수운 최제우(1824∼1864)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김주열(1944∼1960) 열사 등이다. △“천하는 만백성의 것” 혁명가, 정여립 정여립(1546∼1589)의 탯자리로 알려진 완주군 상관면 월암마을에 정여립공원이 들어선 것은 2020년이다. 정여립이 오른손을 높게 치켜들고 있는 기개에 찬 모습을 형상화한 철판 조형물이 있고, 그의 생애와 사상, 기축옥사 등에 관한 설명이 8개의 오석 안내판에 적혀있다. 최기우의 희곡 「정으래비」(평민사·2022)는 ‘천하는 백성의 것’이라고 외쳤던 전주 출신 사상가 정여립과 기축옥사를 소재로 했다. 반상의 귀천과 남녀의 차별이 없는 대동계를 조직하고 왕위의 세습을 부인했던 혁명적 사상가인 정여립과 당시 억울한 죽음이 남긴 피비린내 나는 역사의 현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정여립의 삶을 다루지만, 이야기의 중심에는 민중이 있다. 차별 없이 고른 세상을 향한 정여립의 꿈을 잇는 이들이다. 홍석영의 장편소설 「소설 정여립」(범우·2008)은 기축옥사가 뜻하는 정치적 함의가 무엇인지, 그 영향은 어떻게 남았는지 보여주고자 사료와 문헌을 탐구한 뒤 소설의 형식을 빌려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서철원의 장편소설 「별의 노래」(짓다·2023)는 마이산이 있는 진안의 밤하늘에 그려진 별의 천문을 통해 정여립의 삶과 죽음에 관한 이상향과 판타지를 보여준다. 정여립의 죽음은 참혹하고 뜨악한 역사를 남겼지만, 푸른 댓잎 같던 그의 대동사상은 후세에 큰 울림을 남겼다. 백성으로부터의 개혁을 지향한 그의 사상은 허균의 ‘호민론’과 정약용의 ‘탕론’으로 이어졌으며, 동학사상도 그 줄기로 엮여 있다. △임실치즈를 만든 신부, 지정환 임실성당은 대한민국 치즈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벨기에 출신의 지정환(1931∼2019) 신부는 1964년 6월 임실성당 주임신부로 부임했다. 척박한 땅을 일구며 가난에 시달리는 농민들을 가까이 지켜본 신부는 산양을 키우며 사제관에서 산양유를 이용해 치즈를 만들었다. “치즈!” 사실, 지 신부는 벌써 며칠 전부터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면서 산양으로 만들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꼼꼼히 헤아려 본 터였다. 연유나 분유 같은 가공식품도 고려해 보았지만, 얼핏 생각해도 엄청난 시설비용을 도저히 감당해 낼 재주가 없었다. 그리하여 궁리 끝에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치즈였다. ∥고동희·박선영의『치즈로 만든 무지개』 중에서 1961년 1월 임실성당 주임대리로 6개월 동안 근무했던 지정환 신부는 부안성당을 거쳐 1964년 6월 임실성당 주임신부로 다시 부임했다. 척박한 땅, 가난한 주민들을 위해 그가 찾은 것은 산양유를 활용한 치즈 만들기. 그러나 치즈 제작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산양유를 약탕기로 졸이고, 비눗갑에 담아 숙성시키고, 유럽의 치즈공장들을 둘러보며 방법을 배워오는 등 숱한 도전과 실패 끝에 치즈 만들기에 성공했다. 지정환 신부의 삶과 의지는 고동희·박선영의『치즈로 만든 무지개: 지정환 신부의 아름다운 도전』(명인문화사·2007)과 박선영의『지정환 신부: 임실치즈와 무지개 가족의 신화』(명인문화사·2014) 두 권의 책에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1959년 12월 사제의 신분으로 한국에 온 벨기에 출신의 지정환 신부가 전주·부안·임실·완주·서울 등에서 만났던 사람들, 임실치즈의 태동을 함께한 사람들, 다발성신경경화증으로 장애를 갖게 되었지만, 오히려 평생 장애인들의 아버지로 살며 무지개장학재단을 이끈 이야기들은 큰 감동을 선사한다. 임실치즈테마파크에도 지정환 신부와 임실N치즈의 이야기를 담은 임실치즈역사문화관과 지정환신부역사관이 있다. △붓으로 지켜낸 구국의 신념, 조희제 임실군 덕치면 회문리 절골(寺洞)은 대한제국 말의 학자이며 순국지사인 조희제(1873∼1939)의 삶터이며, 1895년부터 1919년까지 절의를 세운 의열선비와 의병들의 실적과 문헌을 수집해 편찬한『염재야록』을 집필한 곳이다. 조선의 국운이 쇠퇴하던 시기, 항일의식이 투철한 집안에서 자란 조희제는『염재야록』 집필을 마음먹고 수십 년 동안 한말 의병장과 초야에 묻힌 애국지사의 행적, 독립투사의 항일사적, 3·1운동 애국투사의 공판 등을 찾아 재판 실황을 기록했고, 자료를 수집해 야사 형식으로 엮었다. 그러나 1938년 책을 쓴 일이 일제에 발각되면서 조희제를 비롯해 서문과 발문을 쓴 최병심(1874∼1957)·이병은(1877∼1960)과 교정을 본 김영한, 서역을 맡은 조현수 등 많은 인사가 임실경찰서에 연행돼 목숨이 끊어질 정도로 잔혹한 악형과 고문을 당했다. 다행히 조희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염재야록』을 두 개로 편집해 책 표지에 ‘덕촌수록(悳村隨錄)’이라고 쓴 뒤, 한 질은 책상에 두고, 한 질은 궤짝에 넣어 마루 밑 땅에 묻었다. ‘덕촌’은 조희제가 살던 ‘덕치(德峙)’를 가리키는 말로 ‘덕치(덕촌)의 이야기를 기록한다’라는 뜻으로 이목을 피하려 한 것이다. 고문받던 조희제의 생명이 위독해지자 일경은 고문의 만행을 인멸하기 위해 병보석으로 석방, 임실병원에 입원시켰다. 이후 조희제는 일제가 단발 종용을 강요하자 “저들에게 모욕당하고 구차히 사는 것보다는 차라리 대의를 지켜 죽음을 맹세한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결 순국했다. 그가 남긴 소중한 기록들은 후세에 길이 전해져 역사의 교훈이 되었다. △춘향의 정절을 이은 최봉선 춘향사당은 남원을 배경으로 한 고전소설 「춘향전」의 여성 인물인 성춘향의 일편단심을 되새기고, 그녀의 영정을 모시기 위해 세운 영정각으로 1931년 광한루원에 세웠다. 춘향사당은 이곳을 건립하고 오랫동안 제사 지내는 일에 앞장섰던 남원예기조합의 기생 최봉선(1900∼1974)의 꿋꿋한 삶과 의지가 담겨 있어 더 의미가 깊다. 1931년 단옷날 새벽, 단정하고 깨끗한 옷을 차려입은 기생 100여 명이 사당 앞에 줄지어 섰다. 남원 권번 기생들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모인 기생들이었다. 남원 출신으로서 경성뿐 아니라 전국에 이름을 날리고 있는 이화중선, 이중선 자매도 와 있었다. ∥김양오의 동화 「백 년 동안 핀 꽃」 부산 출신인 최봉선이 남원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24년 봄. 열녀 춘향에 대한 흠모의 정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었던 그녀는 남원의 유지들과 사당을 짓기로 협의했다. 그러나 일제 관헌은 모든 협조를 거절했고, 몇몇 사람은 ‘천한 퇴기의 딸 춘향의 사당 건립은 점잖지 못한 일’이라고 반대했다. 그러나 최봉선은 뜻을 굽히지 않고 기금 2백 원을 내놓았으며, 동료들과 모금 운동에 나서 건축비 1천 2백 원을 모았다. 초상화는 ‘진주의 화가 강(姜) 모 씨’에게 맡겼으며, 1929년 춘향의 생일로 여긴 음력 4월 8일에 준공식을 올렸고, 1931년 6월 3일 춘향사당 낙성식과 제전을 열었다. 최봉선의 삶은 김양오의 동화『백 년 동안 핀 꽃』(빈빈책방·2021)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최초의 지역 축제 춘향제를 만든 최봉선’을 부제로 한 이 동화는 1931년 제1회부터 1967년 제37회까지 제주(祭主)를 맡아 춘향제향을 모셨고, 한국전쟁 때에는 춘향의 영정을 주천면으로 옮겨 전쟁의 화마에서 지켜낸 최봉선의 결의에 주목한다. 우리말과 우리글조차 마음대로 쓰지 못했던 일제강점기에 춘향제를 통해 우리의 소중한 문화를 되살리고 민족의 자긍심을 높인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소설 속 인물인 춘향을 현실 세계로 불러오고, 이야기 속 춘향의 얼을 오늘에 되살려 후손들의 본보기로 삼은 것은 춘향을 향한 열녀 최봉선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춘향사당과 춘향 영정은 춘향의 정절을 이은 최봉선과 같은 이들의 존재만으로도 감동을 준다. /최기우(극작가)

  • 문학·출판
  • 기고
  • 2023.12.23 10:00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89. 바다 지킴이의 편지

△글제목: 바다 지킴이의 편지 △글쓴이: 김소연(군산 소룡초 4년) 대한민국의 모든 초등학교 4학년 친구들에게 안녕! 나는 바다가 있는 도시, 군산에 살고 있어. 소룡초등학교 4학년 김소연이야. 너희들의 학교생활은 어때? 난 7월에 학교에서 NO 플라스틱 캠페인을 한 적이 있어. 플라스틱 칫솔을 나무 칫솔로 바꾸자는 활동이었는데, 좀 쑥스러웠지만, 계단에서 캠페인 활동도 하고 내가 꾸미기를 좋아해서 칫솔 통도 예쁘게 만들었던 기억이 나. 그런데 우리 학교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전체 학생들이 알릴 기회가 어디 없을까 해서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대회를 통해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었어. 요즘 사람들이 바닥이나 하수구에 버려서 바다 생물들과 지구가 아파하는 모습이 너무 걱정이야~ 거북이의 코에 빨대가 들어가고, 비닐봉지가 해파리인 줄 알고 먹으려다가 봉지의 손잡이 쪽에 걸리고, 조그마한 플라스틱을 물고기가 먹고, 그 물고기를 사람들이 먹으니깐 우리의 건강에도 바다 생물의 건강에도 엄청~ 좋지 않아서 너무 속상해. 하지만 나도 한 번쯤은 길에 쓰레기를 버린 적이 있어. 그래서 난! 앞으로는 길에 절~대로 쓰레기를 버리지 않겠다고 다짐할 거야! 앞으론 나 한 명이 좀 버리면 어때? 가 아니라 나 한 명이라도 환경을 지키자! 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래서 말인데! 플라스틱 칫솔 말고 대나무 칫솔로, 비닐봉지보다는 에코백으로, 플라스틱 물병보다는 텀블러로, 플라스틱 빨대보단 종이 빨대로 우리 한번 시도라도 해보자. 우리가 조금씩! 조금씩! 힘을 합치면 우리의 지구도, 바다도, 바다 생물도, 우리들도 함께 지킬 수 있을 거야! 우리 앞으로도 아자! 아자! 파이팅!~ 2023년 8월 4일 바다 지킴이 소연이가! ※ 이 글은 2023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7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3.12.22 13:30

[2024 전북일보 신춘문예 본심] 이렇게까지 심사한다고요?

'임용이 없는 고시'라고 말하는 신춘문예. 1950년 창간과 함께 '현상문예'로 출발한 '전북일보 신춘문예'는 역사가 긴 만큼 여러 문학 지망생들에게 달콤한 등단의 길을 열어왔다. 인생에 그리 자주 오지 않는 기회, 그래서 해마다 경쟁은 치열했고 당선의 설렘은 꽤 눈부셨다. "이제 당신 차례입니다. 두드리세요." 한국 문학의 새로운 주인공을 찾는 '2024 전북일보 신춘문예'가 지난 14일 예심을 거쳐 본심 진출작 73편을 가렸다. 당선작을 뽑는 본심 심사도 이어졌다. 21일 본심 심사가 이뤄지고 있는 전주 한옥마을 '공간 봄'. 심사를 위해 시 부문 김용택 시인·문신 우석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소설 부문 김병용 소설가, 동화 부문 김자연 아동문학가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심사위원들은 본심 진출작들을 꼼꼼하고 진중하게 살펴보고 있었다. 원고를 넘기는 손길과 글을 읽어내려가는 눈길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원고에 들인 공까지도 문학'이라고 했던가. 문학 지망생들이 가슴 한켠을 새까맣게 불태우고 나서야 세상에 내놓았을 '자식 같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외로운 문학의 바다를 건너며 어둠을 밝히는 등불 같은 문인이 될 샛별은 누굴까, '한국 문단의 봄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작품은 무엇일까. 심사위원들은 기대 반 우려 반, 줄곧 신중 또 신중한 모습이었다. 김용택 시인은 "시란 시대적인 정서와 언어를 통해 창조되는데 출품작들이 전체적으로 약간 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문단의 모든 시에 견주어 뒤지지 않는 내공을 가지고 있는 작품도 있다"고 말했다. 김자연 아동문학가도 "신춘문예에는 시대의 흐름을 담아야 하는데 이미 나왔던 주제들이 많았다. 출품작이 대체로 개연성과 설득력이 떨어지는 점도 아쉽다”고 밝혔다. 문신 교수는 "현재의 삶보다는 장롱 속에 오랫동안 묵혀왔던 것을 끄집어내는 느낌을 받았다.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스스로 충분히 가다듬는 시간을 갖고 아름다운 글을 만들어내기를 기대한다"며 응원을 보냈다. 한편, 당선작은 내년 1월 2일자 신년호 지면에서 만날 수 있다. 시상식은 1월 16일 오후 전북일보 본사에서 열린다.

  • 문화일반
  • 서준혁
  • 2023.12.21 19:07

2023 ‘제27회 전북예총하림예술상’ 시상식 열려

한국예총 전북연합회(회장 소재호)와 ㈜하림그룹(회장 김홍국)이 공동으로 수여하는 ‘제27회 전북예총하림예술상’ 시상식이 21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는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을 비롯해 임상규 전북도 행정부지사, 서거석 전북도교육감, 조현성 하림 전무를 포함해 전북예총 회장단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전북예총하림예술상은 해마다 예술 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큰 예술인에게 주는 상으로 10개 협회와 13개 시·군예총에서 추천을 받아 각 장르별로 1명씩을 선정해 시상한다. 올해 본상은 문창호(건축), 허영욱(국악), 박영대(무용), 이원구(문인), 김정숙(미술), 반봉현(사진), 최균(연극), 박인경(연예), 현철주(영화), 김진옥(음악) 씨 등 10명이 수상했다. 공로상은 이석규(사진), 이희찬(영화), 유은철(익산예총), 이태성(김제예총), 오형철(사진), 박규현(연극) 씨 등 6명이 받았다. 전북 예술 문화 발전에 크게 공헌한 예술가에게 주는 ‘제3회 전북예술문화대상’에는 시낭송 발전에 공헌한 고순복 낭송가와 서양화 발전에 헌신한 박종수 화백, 고창예총 회장으로 예술인 저변 확대와 향토 예술 문화 발전에 이바지한 박종은 회장, 16년간 전북예총 사무처장직을 수행하면서 다양한 문화사업을 품격 있게 추진하고 회원들의 화합과 결속에 이바지한 백봉기 씨 등 4명이 수상했다. 소재호 회장은 “지금의 영광은 전북지역 예술 문화 발전에 이바지해달라는 격려로 여기고 열정을 다해달라”며 “예술을 즐기고 예술인을 배출하는 예향 전북이란 명성에 걸맞게 활발한 창작 활동을 다짐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김영호
  • 2023.12.21 18:08

크리스마스 맞이 전주지역 공연 ‘풍성’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전주지역 곳곳에서 2023년을 마무리하는 공연이 펼쳐져 풍성한 연휴로 꾸며질 예정이다. 먼저 창작 음악그룹 이희정 밴드가 오는 23일 오후 3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음악극 ‘오늘만큼은’을 선보인다. 1897년 LH 언더우드 여사의 자서전 <상투의 나라>의 기록을 배경으로 제작된 이번 공연은 조선시대 첫 크리스마스를 각색한 음악극으로 크리스마스 궁녀의 사랑 이야기를 관객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이날 공연은 최수희 작곡의 강강술래를 시작으로 김휘상 작곡의 밀당 아리랑, 녹수, 이지연 작곡의 궁녀의 노래, 궁녀의 삶 등을 연주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공감을 전할 계획이다. 만 6세 이상 도민이면 무료로 관람이 가능한 이번 공연의 티켓예매는 전화(063-231-2553)로 문의할 수 있다. 이어 같은날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는 소리지존 퓨전타악퍼포먼스 ‘부배반(捊排飯)’이 공연된다. ‘부배반’은 비벼지는 소리를 나타내는 비빔밥의 옛말로 이번 공연을 통해 이들은 타악기가 가지는 폭발적 에너지를 이용해 소리의 섞음, 장르의 섞음, 악기 음색의 비빔 등 융복합적 성격을 연주할 예정이다. 공연은 8세 이상 관람가며, 티켓은 나루컬쳐(1522-6278)에서 예매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에는 차복순 판소리연구소의 구성진 소리로 채워질 예정이다. 차복순 명창과 16명의 제자가 함께하는 이날 무대는 오후 2시 우진문화공간에서 펼쳐지며, 20여 곡의 무대를 2부에 나눠 공연된다. 총 2부로 구성된 이날 발표회에 고수로는 김청만·이상호 고수가 함께하며 ‘놀보 심술’, ‘가난타령’, ‘온갖 비단이 나옴’ 등 20여 곡을 통해 경쾌하며 짧게 끊어지는 동초제 판소리의 묘미를 전할 예정이다. 마지막, 긴 크리스마스 연휴의 여운은 오는 26일 전주해금연주단이 제16회 정기연주회를 올려 장식할 계획이다. 이날 오후 7시 30분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선보여질 ‘해금(奚琴) 애(愛) 2’에서는 해금의 대표적 산조인 지영희류해금산조 제주를 시작으로 서용석류 대금산조 등을 연주하며 해금의 음악적 표현력을 발산할 예정이다. 오정무 전주해금연주단장은 “옛말에 해금은 ‘약방의 감초와 같다’는 말이 있듯, 어느 곳에도 잘 어울리는 악기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해금(奚琴)애(愛) 2번째 시리즈에서는 다른 전통악기들의 산조를 해금의 특색을 살려 해금의 시선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해금의 시선으로 풀어낸 이번 음악회를 통해 따뜻한 연말을 보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3.12.21 18:07

국립전주박물관, 고 이건희 회장 유족 기증 유물 상설전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유물이 전주에서 새롭게 선보인다. 국립전주박물관은 21일 야외 정원을 옥외전시장으로 조성해 ‘내 마음을 돌아보는 길’이란 주제로 고인이 기증한 유물 중 문인석, 석인상 등 총 6개 주제로 석조문화재 35점을 전시해 이목을 끌고 있다. 1부 ‘나를 돌아보는 마음’에서는 무덤 앞 좌·우에 배치되는 돌로 만든 조각인 문인석을 감상할 수 있다. 문인석은 공복(公服) 차림을 하고 머리엔 관을 썼으며 손에는 패를 뜻하는 홀(笏)을 들고 있다. 옛사람들은 문인석 앞에 죽은 자를 애도하고 추억했으며 자신의 지난날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문인석은 죽은 자를 위해 세웠지만 동시에 산 사람을 위로하는 석조물이라 할 수 있다. 2부 ‘단단한, 견뎌내는 마음’과 3부 ‘간절히 모은, 바라는 마음’에서는 다양한 표정과 자세가 돋보이는 석인상들을 감상할 수 있다. 단단한 돌 위에 새긴 인간의 희로애락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양한 얼굴 표정을 한 석인상은 각기 다른 독특한 개성을 보여준다.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은 얼굴, 인상을 잔뜩 찡그리며 화를 내는 얼굴, 간절한 표정을 지으며 두 손을 모은 모습이 눈길을 끈다. 4부와 5부, 6부에서는 전북지역의 불교·민속 문화재와 고분 유적들을 소개해 신앙과 매장 의례의 한 측면을 살펴볼 수 있게 했다. 전시는 이날부터 국립전주박물관 야외 정원에서 상시 관람할 수 있다. 국립전주박물관 관계자는 “추운 겨울 얼어있는 관람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선물 같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12.21 18:07

온글문학회, ‘2023 온글문학의 밤’ 행사 전주서 개최

온글문학회(회장 김덕임)는 20일 전주 모처에서 ‘2023 온글 송년 문학의 밤’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김덕임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회원들이 지역으로부터 신뢰받는 문학적인 동반자로 더욱 사명감 있는 창작활동을 펼쳐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온글문학인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격려사에 나선 김동수 대표 겸 지도교수는 회원들의 창작 열정과 성과에 축하의 말을 전하고 “올해 전통의 온글문학회가 이제는 전북지역의 견고한 공익적 문학 봉사활동의 산실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새해에도 지역 문화예술 발전의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격조 있는 창작 활동을 통해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삶의 모습이 타의 귀감이 되는 문인을 선정하는 ‘아름다운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형효순(75·남원) 수필가에 대한 시상식도 열렸다. 시상식에 앞서 강연호 시인은 ‘AI 포스트휴먼 시대의 휴먼 정체성과 문학’을 주제로 한 문학특강이 마련됐다. 아울러 ‘아름다운 문학상’을 12년째 후원하고 하고 있는 김부철 푸른산부인과 원장의 감미로운 색소폰 축하 연주까지 진행돼 재능기부를 선사하면서 참석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2.21 18:07

전북 레드콘 음악창작소, 7기 아티스트 앨범 발매

지역 예술가들의 창의적이고 솔직한 이야기가 담긴 앨범이 세상에 나왔다. 지난 20일 전북콘텐츠융합진흥원이 주관하는 전북레드콘 음악창작소(이하 레드콘) 뮤지션 6팀의 앨범이 발매됐다. 이번에 새롭게 앨범을 발매한 주인공은 제7기 레드콘 신인 뮤지션인 선정된 ‘고니밴드’, ‘국악예술단 고창’, ‘신민수’와 기성 뮤지셩인 ‘슬로우진’, ‘바람처럼’, ‘커런트무드’ 등 각기 독창적이고 다채로운 음악 스타일을 가진 예술가들이다. 레드콘이 진행한 ‘2023 음원·음반 제작 지원 사업’은 레드콘 뮤지션을 대상으로 프로듀싱, 레코딩, 믹싱, 마스터링 등 음원 제작과 발매 전 과정을 지원했다. 특히 슬로우진 팀 앨범 제작에는 2015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음반상을 받은 밴드 ‘단편선과 선원들’의 리더 단편선이 프로듀서로 함께 참여해 도민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레드콘 뮤지션의 디지털 음원은 이달 말 국내외 스트리밍 사이트에 유통될 예정이다. 더불어 앨범별 타이틀곡 총 6곡을 담아 제작한 컴필레이션 LP도 발매된다. 한편 전북콘텐츠융합진흥원이 주관하는 레드콘은 지난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공모한 ‘지역기반형 음악창작소 조성사업’에 선정돼 창작자 발굴 및 창작 지원, 공연 운영, 음악 창작 교육 등 지역 음악 산업 저변 확대를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3.12.21 18:06

남원시립국악단, 창작창극 ‘운명의 주사위’ 공연

남원시립국악단은 남원의 숨은 이야기, 김시습의 금오신화 중 <만복사저포기>를 원작으로 한 창작 창극 <운명의 주사위>를 오는 28일과 29일 금녁 7시, 30일 오후 3시 춘향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연한다. 이 공연은 6세 이상, 사전 예약을 통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공연예약은 전화(063 620 5583, 6162) 또는 남원시립국악단 카카오톡 채널로 가능하다. 남원시립국악단은 이번 창작 창극 <운명의 주사위>를 통해 김시습의 금오신화 중 <만복사저포기>를 2023년의 감성으로 기획해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제작했다. 금오신화는 한국소설의 출발점이라는 점과 후대소설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문학사적 의의를 지니고 있다. 그중 특히 <만복사저포기>는 죽음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로 생육신 김시습의 생애와 닮아있다. 수많은 창극 작품을 집필한 사성구 작가는 주인공들이 저포놀이를 통해 인간과 귀신으로 만난 원작과 달리 이미 이승에서 사랑하는 연인이었던 것으로 스토리를 재창조했다. 이를 통해 사랑의 약속을 위해 죽음의 강을 건너는 남자 주인공의 모습을 부각시켰다. 특히 주인공 양협과 항아는 물론이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동자승과 귀여운 귀신 설랑·죽랑·매랑, 영주·봉래·방장의 월하노인 등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최경식 남원시장은 “이번 남원 시립국악단의 창극 공연은 만복사저포기가 가진 문학적 의미와 역사를 나눌 수 있고, 환상적이고 로맨틱한 연말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공연”이라며 “남원 창극 ‘운명의 주사위’와 함께하는 연말로 문화력을 충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신기철
  • 2023.12.21 15:48

박종수 화백 화평집 '민족적 원형의 현대적 계승과 재창조' 출간

한국적 정체성을 탐구하는 작가, 박종수 화백의 화평집 <민족적 원형의 현대적 계승과 재창조>(문예원)이 출간됐다. 문예원이 이번 책을 통해 세상에 내놓은 ‘한국미술 총서’ 시리즈는 한국의 여러 지역에서 ‘지역적-정체성’과 ‘차이’의 부단한 발견과 추구를 자신의 중심 작업으로 지향하는 대표적인 지역 작가들의 발견과 드러냄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문예원 미술총서 간행위원들은 “한국문화의 ‘문화-다양성’은 한국예술, 그중에 한국미술에서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한국 미술의 ‘문화-다양성’을 ‘지역적-차이’에서 발견해 나아가는 것은 한국미술의 ‘문화-다양성’추구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기획 출판을 계기로 한국회화의 21세기 세계를 새롭게 갱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책에는 1970년대 초반 박 화백이 직접 작성했던 작가 노트, 1980년부터 현재까지의 화백의 작품에 대한 화평이 담겨있다. 화평에는 강상기·김종·김광원·김미진·김병덕·김선태·김영재·김은정·김익두·박미언·신항섭·윤범모·이보영·진동규·호병탁 등 전국에서 모인 15명의 시인, 화가, 미술평론가, 기자 등이 함께 했다. 김익두 교수는 발간사를 통해 “예술가가 자신만의 독자적인 정체성을 찾아 부단히 고민하지 못하면 독자적인 ‘세계’를 가진 예술가가 될 수 없고, 그런 세계가 그 예술가의 부단한 새로운 탐구의 노력에 의해 부단히 ‘변화’하지 못하면 또한 미술사적으로 상당한 역량과 진폭을 가진 화가가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 화백은 지금 우리 화단에서 몇 안 되는 민족적-한국적 정체성을 담지한 왕성한 작품 활동의 소유자이면서, 동시에 부단히 ‘변화’를 거듭하는 화가로 이번 한국미술총서 1권의 주인공으로 그를 선정하게 된 이유다”고 덧붙였다. 또 부록에는 칼럼과 박 화백 그림시, 그의 논문 ‘진환론’, 그의 약력 등이 담겨 있다. 한편 고창 출생인 박 화백은 조선대 미술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또 그는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가했으며, 현재 상현전 자문위원, 전북미술대전 초대작가, 광주미술상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12.20 17:03

김금남 동시집 ‘별들이 숲속에서 숨바꼭질해요’ 출간

김금남(77) 시인이 동시집 <별들이 피난 갔어요>에 이어 두 번째 동시집 <별들이 숲속에서 숨바꼭질해요>(도서출판 마음)를 펴냈다. 이번 동시집은 어릴 적 순수했던 때로 돌아가 상상력을 바탕으로 동심을 자극하고 있다. 시인은 동시집을 펴내며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숲 사이에 유난히 반짝이는 별과 같은 마음이 아이들의 마음이다”고 설명했다. “까만 밤하늘에/ 고장 난 형광등 마냥/ 별들이 깜빡 거리고// 밤안개들이/ 모두 모여/ 풀잎에 내려와// 깜빡깜빡/ 눈동자를 굴리다가// 눈부신/ 아침 햇살에// 또르륵 또르륵/ 방울 소리를 내며/ 떨어져요”(시 ‘별들이 숲속에서 숨바꼭질해요’ 전문) 동시집은 1부 ‘봄이 왔어요’, 2부 ‘시골우물’, 3부 ‘새털 구름이 보여요’, 4부 ‘우리 누나 바느질’로 구성돼 해맑고 아름다운 동심을 표현한 100여편이 넘는 작품이 수록됐다. 시인은 “어른들도 아이들처럼 밤하늘에 별을 찾아 함께 가자”며 “우리도 별들이 반짝이는 숲으로 함께 가서 별들을 찾아보자”고 밝혔다. 동시집의 삽화작가는 장소연 미술심리상담교사가 맡았다. 안도 문학평론가(시인)는 평설을 통해 “동시는 상상력으로 쓰고 읽어야 한다”면서 “동심의 순수한 열정으로 어린이들을 양육하듯 온갖 정성을 들여 준비한 작품이다”고 평했다. 남원 출신인 시인은 전북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했고 2010년 한국문학예술(시) 신인상, 2020년 소년문학(동시) 신인상을 비롯해 열린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문단 활동뿐 아니라 전북문인협회 아동분과위원장, 전주문인협회 편집국장을 역임했으며 전북시인협회, 표현문학회, 전북여류문학회 결 이사, 신석정시낭송협회 고문 등을 맡았다. 현재 문예창작 1급 지도사, 시낭송 1급 지도사, 다도예절 1급 지도사 자격증을 갖고 있으며 동심문학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2.20 17:03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