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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방신문협회 "포털 다음, 국민 알 권리 침해"

한국지방신문협회(이하 한신협)가 포털사이트 다음(DAUM)이 '콘텐츠 제휴 언론사'(이하 CP사) 기사만 보여주도록 뉴스 검색 기본값을 변경한 것에 대해 '국민 알 권리와 언론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며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한신협은 7일 성명서를 통해 "국내 양대 포털사이트 중 한 곳인 다음이 콘텐츠제휴 언론사를 제외한 검색 제휴 매체의 기사 노출을 기습적으로 차단한 지도 보름이 지났다"며 "그동안 많은 언론학자가 다음의 이러한 조치에 대해 뉴스 다양성 훼손이라는 우려를 표명했고, 다수 언론단체와 개별 매체들이 성명 등을 통해 개선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다음의 뉴스 메인화면은 CP사 기사만 노출되고, 이용자가 기본 설정을 '전체'로 바꾸지 않으면 다음이 노출한 특정 언론사들의 기사만 보게 되어 있다. 이에 한신협은 "'다음에 들어와 뉴스를 보는 국민은 이것만 보라'는 식의 명백한 국민적 알권리 침해이며 아울러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다양한 뉴스를 생산해 온 다수 언론매체를 좌절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지역일간신문사 중 다음의 CP사로 계약돼 현재 뉴스 메인화면에 기본적으로 노출되는 매체는 5곳에 불과하다. 지역에서 신문을 발행하는 매체가 200여 곳에 달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극소수의 지역신문 뉴스만이 다음을 통해 제공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 한신협은 "결과적으로 국민은 상당수 지역 매체들의 특종과 비판, 정보 등을 다음을 통해서는 접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며 "그렇지 않아도 인구소멸 위기와 경제적 악조건에 시달리고 있는 지역을 살리고 대한민국의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지역 기자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지는 못할망정, 그 노력마저 짓밟는 다음의 행위에 분노를 넘어 허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이 이러한 정책을 실행함에 있어 지역신문을 포함하는 관련 단체들과의 협의 한 번 없었다는 점은 대형 포털사가 갑의 위치에서 언론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자만감에서 비롯되었다"고 꼬집었다. 특히, 다음의 이번 조치는 헌법에 명시된 언론자유를 침해한 것은 물론 민주주의 실현과 민주국가 내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하는 의무마저 어긴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다음의 잘못된 뉴스 검색 정책 변경 철회뿐만 아니라, 대형 포털사업자들의 독점적·독단적 행위를 바로잡기 위해 정부와 국회 등도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 방송·연예
  • 이용수
  • 2023.12.07 15:54

장세원 시인, 두 번째 시집 ‘별을 바라는 동행’ 펴내

장세원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별을 바라는 동행>(신아출판사)을 문단에 내놨다. 여든을 훌쩍 넘긴 그가 인생에서 여행과 같은 특별한 경험, 기억뿐 아니라 코로나19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오며 감내했던 엄혹한 순간들을 시적 정서로 풀어냈다. “맑은 날 궂은 날 가리지 않고/ 한 생애를 살아오며/ 맡은 소명 다하는 동안/ 무겁게 누적된 과로의 응어리/ 쇠잔한 기력으로 소생하지 못하고/ 예정된 운명의 길을 가고 말았구나// 오호, 통재라/ 폐차장으로 가는 길/ 영원한 영광은 없나보다”(시 ‘폐차장으로 가는 길’ 중에서) 그가 이제 눈 뜨기 시작했다는 시의 세계는 오묘한 미지의 탐험과 같다. 5년 전 시집을 펴낸 후 끊임없이 시 문학에 천착한 시인에게 여전히 고민과 숙제를 안겨주는 것은 창작의 고통이다. 시인은 “조금 더 나은 시를 써보이겠다는 의욕은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희망이었고 능력의 한계를 느낀다”면서 “시간의 흐름에 의무감으로 두 번째 시집을 펴내고자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은 평설을 통해 “장세원 시인의 시는 기승전결의 연 구성이 확연하다”며 “건강한 정서와 서정시의 표본이다”고 평했다. 부안 출신인 그는 전북대와 숭실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전주여고 교사, 서해대 교수를 역임했다. 한울문학 시로 등단해 시집 <시간의 소리마디>를 펴냈고 열린시문학회, 전북문협, 부안문협, 신아문예작가회 등에서 작품 활동을 해왔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2.06 17:24

한국기자협회 "포털 다음은 CP사 위주 검색 정책 철회하라"

한국기자협회가 6일 포털 사이트 다음(Daum)이 뉴스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기본 설정을 '콘텐츠 제휴 언론사'(CP사)로 한정하는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포털 다음은 최근 뉴스 이용자의 선호도를 고려해 양질의 뉴스 소비환경을 제공한다는 이유로, 뉴스검색 기준을 기존의 전체 검색 제휴 언론사에서 콘텐츠제휴(CP) 언론사로 변경했다. 기자협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정책으로 1300여개의 검색 제휴사가 생성한 뉴스콘텐츠는 뉴스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지역 언론과 다양한 전문 매체의 뉴스가 제한되면서 언론 다양성을 위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정책은 기사 품질을 평가하는 제휴평가위원회의 활동 중단과 함께 이뤄졌으며,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를 증가시키기 어려운 상황에서의 결정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정치적 압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조치가 각계의 의견 수렴이나 현업 언론 단체와의 논의 없이 이뤄졌다고도 강하게 비판했다. 기자협회는 “이는 포털 뉴스 제공자로서 공적 책무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정보와 뉴스를 제공하지 않고 자체 이익에만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번 정책은 언론 다양성을 위반하며 민주주의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 이어 “국민의 알권리와 언론 다양성, 민주주의의 원칙을 위해 다음은 이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면서 “뉴스 검색의 기본값 변경이 군소 언론사에겐 피해갈 수 있는 결과를 초래한다. 언론사의 가치는 기사의 품질로 판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방송·연예
  • 육경근
  • 2023.12.06 17:22

이혜성 에세이집 ‘예체능 자녀 엄마로 산다는 것’ 출간

자녀의 진로를 결정할 때 타고난 재능 위주로 뒷바라지할 것이냐, 세상의 성공 기준에 따라갈 것인가 결정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런 부모들을 위해 이혜성 전북도의회 사무관이 에세이집 <예체능 자녀 엄마로 산다는 것>(더로드)을 새로 냈다. 이 책은 자녀를 잘 교육해 좋은 대학에 보내는 법, 공부 잘하는 방법 등을 담은 실용서가 아니다. 지금도 자녀의 타고난 재능과 세상의 성공 기준에서 고민하는 부모를 위한 성장과 해법을 담았다. 아울러 직장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하면서 개인적인 성장은 물론 가족과 더불어 보람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했다. 1991년 공직에 입문한 후 2000년대부터 일과 육아를 병행한 저자는 워킹맘으로 두 아들의 성장 이야기를 고스란히 써냈다. 현재 그녀의 큰 아들은 프로골퍼로 군 제대 후 계속해서 투어 프로에 도전 중이고 작은 아들은 거문고 전공자로 군악병으로 복무 중이다. 10대 초반에 아들이 문제행동을 보이자 심리상담과 진로 교육을 받은 뒤 예체능으로 자녀 교육의 방향을 잡았다고. 저자는 예능이든, 체육이든 자녀 한 명만 뒷바라지하기에도 벅찬데 둘을 어떻게 가르쳤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단다. 그럴 때마다 넉넉한 돈은 없지만 두 아들을 인격적으로 대하고 예체능의 꽃을 피워 열매 맺기를 항상 기도한다. 늦게나마 중년이 되고 철이 든 엄마로서, 공직자로서, 작가로서 늘 부끄럽지 않고 본이 되고자 노력하는 그녀의 이야기는 솔직담백하다. 저자는 “지난날의 일기와 기억을 떠올리며 책을 쓰다 보니 어느 방향이든 아이와 소통하면서 사랑으로 뒷바라지하는 것이 행복이고 해답이란 것을 깨달았다”며 “이 땅의 청소년들이 부모님과 가족의 품 안에서 자신의 꿈과 날개를 활짝 펼치길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썼다”고 말했다. 남원 출생인 그녀는 전주성심여고와 전북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고향 면사무소에서 공직자로 첫발을 내디딘 후 군청, 시청, 도청, 중앙부처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공직 업무를 수행했고 현재 전북도의회에서 근무 중이다. ‘효자동 공순이 포도나무각시’란 필명으로 블로그에서 일기를 쓰고 있으며 저서로 <운명을 바꾸는 종이 위의 기적-버킷 리스트 22>와 <완벽한 결혼생활 매뉴얼>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2.06 17:22

이태원 참사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고길섶 작가, 장편소설 ‘엄마가 말할게’ 발간

“이들의 논리에는 희생자가 없어요. 희생자가 없으니 당연히 가해자도 없겠죠. 그게 부조리 참사의 핵심 아니겠어요?” (소설 ‘엄마가 말할게’ 본문 중) 이태원 참사 이후 한 유가족의 70여 일간의 삼보일배를 그린 이야기, 고길섶 작가가 장편소설<엄마가 말할게>(섶나무)를 발간했다. 책은 지난해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에 대한 고 작가의 날카로운 풍자와 유쾌한 상상력으로 채워졌다. 실제 책에서는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선택과 그 결과가 끼치는 삶의 참담함에 대해 질문하며, 슬픔과 기억의 차원을 넘어 우리가 역사적, 현실적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어떻게 선택하며 그 결과로써 우리의 삶은 어떤 방향으로 결정되는지, 중층적인 실존의 문제를 제기한다. 동시에 등장인물들이 갈등하는 실존적 현실은 생애사적으로 경험해 온 역사적 굴곡의 삶 및 감정구조와 유관함을 보여준다. 또 꿈과 혼령들과의 대화 등 동물 공화국 우화라는 복합형식을 통해 현실과 악몽, 이승과 저승, 인간사회와 동물 세계의 경계를 넘나드는 고 작가의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고 작가는 “이태원 참사 사건의 복잡계 스토리를 상상하다 ‘모든 사건은 결코 사건 자체로만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그렇게 작품의 안과 밖,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태원 골목길 참사의 복잡계 스토리를 추적했고 작가와 독자와의 긴장된 시선으로 재창작 해봤다”고 말했다. 한편 부안 출생인 작가는 성균관대학교에서 한국철학을 공부했으며 문화비평 및 지역문화 활동을 이어왔다. 그의 저서로는 <문화비평과 미시정치>, <어느 소수자의 자유>, <스물한 통의 역사진정서>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12.06 17:22

정읍문학회 ‘정읍문학’ 제23집 출간

정읍문학회(회장 김철모)는 회원들의 작품을 엮은 <정읍문학> 제23집을 발간했다. 이번 호에는 정읍문학회 김철모 회장과 김만권, 김인숙, 김용성, 김준식, 문순애, 박관호, 송병섭, 이복생, 이성자, 이재만, 이재형, 홍진용 회원 등의 시와 수필 등이 실렸다. 현재 전북문인협회장으로 있는 김영 시인의 시와 정읍 출신으로 전주와 군산에서 각각 활동하고 있는 이소애 시인과 신성호 시인의 작품도 초대 시로 실렸다. 이번 호에서는 노동의 숭고함과 고향 사람들의 삶과 애환을 표현한 정읍 출신 한영이 서양화가의 ‘나와 마을’이 표지화로 선정됐다. 아울러 제11회 정읍사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이명윤 시인의 시 ‘내 속에 든 풍경’과 최우수상 수상작인 장금식 작가의 수필 ‘물 때’, 우수상 수상자인 김태림 시인의 ‘송곳니 주의보’ 및 작품 심사평이 수록됐다. 정읍문학회는 지난 11월 12일 제11회 정읍사문학상 시상식을 열고 시상과 함께 시낭송, 축하 공연 등을 마련한 바 있다. 김철모 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정읍문학의 23년을 되새기면 글쓰기는 한술에 배부를 수 없는 것으로 한 발 한 발 차근차근 써나가는 것이 문학인의 좋은 자세”라며 “올해 정읍사문학상 응모작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위상이 높아졌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더욱 더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문집은 정읍사문학상 응모자, 출향 인사, 지역 관공서 및 학교 등지에 배부될 예정이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2.06 17:21

전라시조문학회, 동인지 '전라시조 제60집' 발간

전라시조문학회의 60번째 동인지 <전라시조 제 60집>이 세상에 나왔다. 동인지에는 김형중 전라시조문학회장의 권두언을 비롯해 제26회 전라시조문학상 수상작, 제1회 찾아드리는 전라시조문학상 수상작, 박기승·남승렬 시조시인의 특집 작품이 수록됐다. 또 권경주, 김영남, 백현종, 이정자 등 42명의 회원의 풍부한 창의력이 어우러졌다. 이번 동인지의 특집에서는 박기승 시조 시인의 ‘시조와 번역 한시-세월호(歲月號)’와 남승렬 시조 시인의 ‘초대시조-동백꽃을 주우며’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또 동인지에는 지난해 전라시조문학회 총회, 제59집 전라시조 출판기념회, 제5차 임원회의 등 협회 내부 행사 사진과 전라시조문학회 정관·규정·연혁, 전라시조문학회 역대 회장단·수상자 명단 등 다양한 자료도 함께 실려있다. 김형중 회장은 “영예로운 전라시조문학회의 회장직을 제안받아 활동해 온지 벌써 2년의 시간이 지났다”며 “새롭게 입회한 회원들과 더불어 30년 이상 성실하게 제자리를 지켜주신 원로 회원님들에세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앞으로 전라시조문학회를 이끌어 갈 회장단과 많은 동참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12.06 17:21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영종 시인 – 안도현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

안도현의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를 읽다가, 해밀턴의 법칙이 떠올랐습니다. rB > C. 유전적으로 가까운 정도(genetic relatedness)에 이타적 행동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Benefit)을 곱합니다. 값이 그 행동을 하는 데 드는 비용(Cost)보다 크기만 하면 이타적 행동은 진화한다는 것입니다. “초록 풀잎 하나가/ 옆에 있는 풀잎에게 말을 건다/ 뭐라 뭐라 말을 거니까/ 그 옆에 선 풀잎이 흔들린다/ 흔들리는 풀잎이/ 또 앞에 선 풀잎의 몸을 건드리니까/ 또 그 앞에 선 풀잎의 몸이 흔들린다/ 흔들리는 것들끼리/ 한꺼번에 흔들린다/ 초록 풀잎 하나가/ 뭐라 뭐라 말 한 번 했을 뿐인데/ 한꺼번에 말이 번진다/ 들판의 풀잎들에게 말이 번져/ 들판은 모두/ 초록이 된다” (‘초록 풀잎 하나가’ 전문). 옆과 앞에 있는 풀잎은 가까운 사이입니다. 땅속을 벋어 가는 뿌리를 잠시 멈추고 물과 양분을 나눌 수 있는 사이죠. 이롭고 보탬이 되는 일은 무엇일까요? 들판이 모두 초록이 되는 것. 초록은 젊음, 순수, 발달, 평화, 휴식, 여유 등을 상징해요. 말을 거는데 비용은 얼마나 들까요? 흔들림을 지불해야 한다고 하는군요. 흔들림은 슬픔과 아픔으로 흔들릴 뿐, 넘어지지는 않습니다. 어지러울 연(䜌)과 마음 심(心)이 합해져 그리워할 연(戀)이 되는 것처럼 말이죠. 나는 좋은 느낌과 약간의 용기만 있으면 된다고 말하겠어요.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야겠습니다. 내게도 초록 들판 하나 무연히 흘러들어 오겠지요. 로드 킬을 당한 족제비를 지나치지 않고 차를 세웁니다. 그와 가까워져요. “털가죽으로 노란 목도리를 만들어 팔던 때”의 소리를 듣습니다, 생태계를 지탱해 준 족제비를 “산머루 같은 까만 눈으로” 바라봅니다. “지금은 길가에 누워 있는 족제비/ 아스팔트의 목을 감싸고 있는 목도리”는 숭엄함을 가만히 건네줍니다. “흉측한 걸 왜 보느냐”라는 말은 한 손으로 받아도 가볍지만 말이죠 (‘아무도 주워 가지 않는 목도리’ 중).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셨다는/ 할아버지의 유품 중에는/ 씨앗이 든 낡은 자루가 있다”로 시작되는 ‘할아버지의 시드볼트’는 “올해 화분에 한번 심어 보자”라고 말하는 아빠로 끝납니다. 유전적으로 가까운 사이일수록 이타적 행동이 진화할 현실성이 높은 것이지요. “먼 훗날 열어 보라고/ 할아버지가 시드볼트를 만들어” 놓았겠지요. 덕분에 화자는 “이 작고 여린 것들이/ 힘이 정말 세다”라는 것과 “손끝에도 잡히지 않는 씨앗 중에서/ 채송화와 상추씨가 제일 작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지요. 물론 “씨앗을 담아/ 이름을 하나하나 적어 놓은” 할아버지의 노고는 봉투처럼 작죠.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고/ 귀뚜라미와 대화를” 나누면, “혼자 지낼 줄 알아야 어른이 된다” (‘귀뚜라미와의 대화’ 중)라는 진실을 살릴 수 있겠지요. 이영종 시인은 2012년에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에 선정되어 2023년에 첫 시집 <오늘의 눈사람이 반짝였다>를 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3.12.06 17:15

20년 만에 민간 출신 전북도립국악원장 공모… '스타급' 국악인 발탁 여론 우세

전라북도립국악원이 20여년 만에 다시금 민간인 출신 원장을 맞이하게 된 가운데 실기와 행정 경험을 두루 갖춘 '스타급' 국악인이자 전문가의 발탁 여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5일 전북도와 전북도립국악원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11일까지 개방형 직위인 일반임기제(4급 상당) 신임 원장에 대한 공개 모집을 진행한다. 전북도청 총무과 공무원채용팀(2층)에서 응시원서 접수를 받으며 접수 마감 후에는 14일 1차 시험으로 서류 전형 심사가 이뤄진다. 응시자가 선발예정인원의 8배수 이상인 경우 임용예정 직무에 적합한 지 기준에 따라 7배수 이상으로 서류전형 합격자를 제한해 결정할 수 있다. 19일에는 1차 시험(서류 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2차로 서류심사와 면접시험으로 적격성 심사를 진행해 늦어도 이달 중에는 최종 합격자 발표가 이뤄질 예정이다. 관건은 응시자의 자기소개서 및 직무수행계획서와 직무 관련 면접이 이뤄지는 2차 시험에서 신임 원장의 윤곽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면접시험에서는 도립국악원의 중장기적인 사업계획과 개인의 잠재능력 등 직무수행요건에 대한 심층적인 심사 및 직무수행에 필요한 자질 등을 검증하는 절차가 진행된다. 현재 도립국악원장 공모 이전부터 판소리를 전공한 정통 국악인 출신 명창 등 다양한 인사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지역 출신의 명창 등 일부가 원장 공모 지원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소재 국악 관련 국립기관장 출신인 A씨와 B씨를 비롯해 타 지역 국악단의 총괄기획자 C씨, 대학 교수 D씨, 지역 일간지 간부 E씨, 국악 관련 방송국 간부 출신 F씨, 국악 관련 사단법인 단체장 G씨 등 7명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지역 안팎에선 20여년 만에 민간인 출신이 원장으로 임용되는 만큼 도의 낙하산 출신이 아니라 경륜과 자질을 겸비한 스타급 국악 실기인의 발탁 목소리가 높다. 과거 도립국악원 창극단장에는 조통달 명창이 활동했던 전례도 있다. 도립국악원의 신임 원장은 국악 관련 단체나 기관을 행정적으로 운영해본 경력을 갖춘 인사로 예술단 운영과 상임단원 관리 등 개성이 뚜렷한 구성원을 아우를 수 있는 포용력과 청사 신축 등 현대화사업에 관련해 산적한 현안을 추진할 실력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복수의 국악계 인사는 “도립국악원의 위상에 걸맞고 전북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는 특별한 모범 기관이 되도록 지역 정체성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인물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국악계에서 금전 문제에 결부되지 않으면서 파벌 위주의 운영이 아니라 사심 없이 오랫동안 무대에서 활동하고 실무 행정을 맡아본 전문가가 기관장으로 적임자다”고 조언했다.

  • 문화일반
  • 김영호
  • 2023.12.05 17:39

국립전주박물관 석전기념실 개편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은 석전기념실을 새로 개편하고 관람객에게 공개했다. 석전기념실은 서예가로 널리 알려진 전북의 명필 석전 황욱(1898~1993) 선생을 기리는 전시 공간이다. 석전기념실은 1990년 석전의 아들 황병근 선생이 5000여 점이 넘는 수집품을 국립전주박물관에 기증하면서 2002년 11월 처음 문을 열었다. 올해는 잠시 문을 닫았던 석전기념실을 새롭게 꾸며 석전의 서예작품을 비롯한 문방사우, 옛 책과 편지와 수집품 등을 전시하고 석전의 삶과 작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된 영상을 상영한다. 석전기념실에서는 먼저 석전의 글씨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살펴볼 수 있다. 아직 중앙서단에 나서지 않았던 초기의 단아한 글씨(1965년)부터 수전증을 극복하기 위해 악필법을 시작한 때의 달라진 서풍(오른손 악필법, 1965~1983년), 그리고 오른손 악필조차 어렵게 되자 왼손 악필을 시도하면서 역경을 이겨낸 시기의 글씨(왼손 악필법, 1984~1993년)를 전시한다. 특히 만년의 왼손 악필법 시기는 오히려 가장 많은 작품을 남긴 시기이자 석전의 독특한 서풍을 잘 보여주는 때로 그의 서예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석전 선생이 간직한 서예 특징을 디지털 패널과 영상 등의 보조 자료를 통해 소개하고 이해하기 쉬운 내용과 조형미를 갖춘 글씨를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품을 선정했다. 전시실 한 곳에 마련된 영상 상영 공간에서는 석전이 남긴 전주 오목대, 한벽당 요월대 현판을 비롯해 고창 계산서원, 고창읍성, 김제 금산사 대적광전, 정읍 무성서원 태산사 등 전북의 여러 명소의 현판을 소개하는 영상을 상영한다. 또한 생전의 휘호장면, 석전의 아들이자 기증자인 황병근 선생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석전의 삶과 글씨에 대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석전이 사용했던 안경, 담뱃대 같은 유품과 문방사우로 대표되는 글씨 쓰는 도구들을 모아보는 공간을 마련했고 마지막으로 황병근 선생과 이재 황윤석의 8대 종손 황병무 선생이 기증한 고서, 간찰, 회화와 고고학 자료, 민속품 등 석전 글씨 외에도 다양한 기증유물을 선보인다. 국립전주박물관 관계자는 “이번에 새롭게 문을 여는 석전기념실은 석전 선생의 서예를 소개하면서 관람객들이 서예 작품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역경을 극복한 강인한 의지와 불굴의 예술정신으로 이뤄진 석전의 삶과 그 속에서 탄생한 예술 혼이 깃든 개성적인 글씨를 만나볼 수 있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12.05 17:38

강명선현대무용단, ‘아트 클래식 동행’ 8일 소리전당 연지홀

예술에 있어 창작의 강력한 무기는 상상력과 영감이다. 14세기 후반부터 16세기 후반까지 서유럽에서 이뤄진 르네상스 시대는 문화와 예술 분야에 있어 부흥의 시기로 일컬어진다. 강명선현대무용단은 8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르네상스 미술과 현대무용을 결합한 공연 ‘아트 클래식 동행’을 무대에 올린다. 르네상스의 예술 혼을 무용수들이 손끝 발끝에서 흩날리는 표현력을 한껏 담아 현대무용으로 풀어내는 것이다. 이날 ‘아트 클래식 동행’ 무대를 통해서 현대무용과 미술의 하모니를 창작의 모티브로 삼아 르네상스 미술의 거장(巨匠)이자 천재 작가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인생과 그의 대표작들을 무대에서 한데 감상할 수 있다. 이번 무대는 세기의 명작인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 ‘비트루비안 맨’ 등 대중에게도 친숙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대표작들 속에 내재된 다양한 상징적인 의미들과 작가의 예술 철학, 그리고 정신세계 등을 무대 위에서 현대적인 무용으로 표현한 몸짓과 울림으로 선보인다. 강명선 강명선현대무용단 대표(무용평론가)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랑받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들과 현대무용으로 객석에 깊은 감동과 여운을 선사할 예정이다”며 “이번 공연이 수백 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이어지는 다빈치의 대표작품으로 관객들이 새로운 시선으로 무대를 바라보고 현대무용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티켓 문의 등 기타 자세한 사항은 전화(063-228-0242)로 확인하면 된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12.05 17:38

청년들의 열정 연극, 겨울을 녹인다… 제31회 전북소극장연극제 개최

차가운 겨울, 소극장에서 꿈을 펼치는 젊은 연극인들의 열정으로 따뜻하게 녹이는 연극 축제가 전북 곳곳에서 열린다. 제31회 전북소극장연극제가 오는 17일까지 펼쳐진다. 연극제는 ‘신명난 화합의 한마당’을 주제로, 새로운 꿈과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담긴 연극 3편을 무대에 올린다. 올해는 우리아트컴퍼니, 극단 둥지, 극단 자루가 출사표를 내밀었다. 먼저 오는 9일까지는 전주 한옥마을아트홀에서 우리아트컴퍼니 연극 ‘하나, 둘, 셋 김치!’가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가족 또는 가족같은 이들과 앞으로 가족이 될 모든 관계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전하는 마음으로 제작됐다. 공연 시간은 평일 오후 7시 30분과 토요일 오후 3시와 7시. 이어 10일부터 14일까지는 남원 지리산 소극장에서 극단 둥지가 연극 ‘진달래 할매, 물장고 치고…’가 공연된다. 이번 연극은 지역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창작작품으로, 사라져가는 화전놀이에 대한 추억과 할머니들이 지나온 삶의 이야기를 웃음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공연은 평일 오후 7시와 주말 오후 3시. 마지막 무대인 극단 자루의 '편지'는 13일부터 17일까지 전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공연되며 연극제의 막을 장식한다. 이번 작품은 가까운 사이이기에 미처 말하지 못했던, 차마 말할 수 없었던 부치지 못한 편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연극은 평일 오후 7시 30분과 주말 오후 4시에 공연된다. 조민철 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장은 “올해 31번째의 나이를 갖게된 전북소극장연극제는 매년 매서운 추위도 녹여낼 따뜻한 겨울 연극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새로운 꿈을 품고 더 따뜻한 마음으로 관객들을 품어갈 전북소극자연극제의 여정을 응원하며 아름다운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극제와 관련한 자세한 문의는 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 전화(063-277-7440)로 하면 된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3.12.05 17:38

전라삼현육각보존회, 7일 제3회 정기공연 개최

예향의 고장, 전주에서 활동하는 전라삼현육각보존회가 정기 공연을 올린다. 공연은 7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 전북무형문화재 제46호로 지정된 전라삼현육각은 전라감영을 중심으로 전승된 음악이다. 전라삼현육각은 전주와 정읍 등지에서 활동하며 많은 전승자를 배출한 정자선 선생을 거쳐 그의 아들 정형인, 전태준으로 전통이 이어져 1984년 전태준을 중심으로 전라삼현육각보존회가 결성됐다. 이번 공연은 이향윤 전라감현육각보존회장과 조용오 사무국장 등 총 6명의 이수자와 함께 전수교육생들이 무대를 꾸민다. ‘행락’으로 막을 올리는 이날 공연은 본영산, 고제승무, 민삼현, 판소리, 호남대풍류 등 과거 역사 속에 존재했던 제례, 의례, 회례, 연례행사에서 선보였던 전통의 소리를 복원해 낼 에정이다. 이항윤 전라삼현육각 보존회장은 “지난 20여 년간 많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꿋꿋이 지켜온 전라삼현육각보존회가 이번 정기 공연을 통해 연례 음악과 의례음악을 복원해 전북의 소중한 문화자산을 선보일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지역의 향토음악인 전라삼현육각의 계승을 위해 앞으로도 한국문화의 우수성과 한국문화 산업의 기초를 마련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3.12.05 17:38

전주문화재단, 2023년 전주신진예술가 지원사업 발표회 개최

지역 신진예술가의 실험과 도전을 연주하는 공연이 펼쳐진다. (재)전주문화재단은 6일과 9일 2023년 ‘전주 신진예술가 지원’ 사업 발표회를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 먼저 6일 오후 7시 30분 전주한벽공연장에서는 박민지 바이올리니스트가 향기에 대한 기억을 의미하는 공연 ‘Proust Effect(프루스트 이펙트)’로 관객을 찾아간다. 이번 공연은 향기에 대한 기억처럼, 소리에도 기억이 있다는 주제를 기반으로 조향과 연주가 어우러진 무대로 꾸며질 예정이다. 클래식을 전공해 전북을 중심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박 씨는 이번 공연을 통해 클래식을 더욱 쉽고 즐겁게 전하고자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9일 오후 4시 전주국립박물관 강당에서 황보석 대금 연주자의 ‘즉흥적 발상’의 무대가 올려진다. 이날 황 씨는 전통음악과 현대적인 재즈의 만남과 재활용 악기로 선보이는 특별한 퍼포먼스로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폐기물과 예술, 전통과 현대의 만남 등을 표현할 계획이다. Proust Effect(프루스트 이펙트)’ 공연의 예매는 전주티켓박스에서 가능한 반면 ‘즉흥적 발상’은 무료 공연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전주문화재단 문예진흥팀(063-211-9277)로 문의할 수 있다. 한편 전주문화재단이 추진하는 전주신진예술가지원 사업은 지역 예술인들이 창작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무정산 시상금 형태의 지원금을 지급하며 작품완성도 제고를 위한 전문가 컨설팅과 리뷰, 연습 공간·전시 공간 등을 지원한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3.12.05 17:37

남원시립 김병종미술관 ,도시를 일으키다

4일 오후 2시에 남원시립 김병종미술관에서 최경식 남원시장, 천선미 도 문화관광국장, 이경윤 도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에듀센터 개관식이 성대하게 열렸다. 개관 5년만에 크고 작은 전국 200여 미술관 중 매년 관람객수 상위 5위권 안에 들 정도의 전국적 명소로 떠오른 이 미술관이 시민과 유•청소년을 위한 교육동을 열게 됨으로써 어린이 미술 및 성인 교양강좌의 일익까지 담당하게 되었다. 그간 남원시립 김병종미술관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화제의 대상이 되었다. 국비와 도비를 포함 54억이라는 작은 예산으로 건립된 미술관이 오천억 일조의 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일본이나 중국 등지에서까지 관람객이 몰려들면서 순식간에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고 한국관광공사에서 관광백선에 뮤지엄 산과 함께 꼭 가봐야 할 명소로 꼽기도 했다. 광한루 외에는 이렇다 하게 내세울 관광목록이 없던 고전 문화의 도시 남원시는 함파우 아트밸리속에 자리한 이 미술관이 일으킨 돌풍에 활기를 얻기 시작했다. 주말이면 외지에서 몰려드는 관람객들로 시내 주요 숙박시설의 예약이 어려워졌고 음식점 카페 등도 만석을 이루는 진풍경이 생겨났으며 함파우 일대는 땅값이 폭등하기도 했다. 여러 자치단체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찾아오는 이 미술관의 성공 요인을 짚어본다. 첫째는 뭐니 뭐니 해도 화가 김병종이 지닌 브랜드 효과이다. 이미 삼십여년 전에 글과 그림을 엮어 펴낸 화첩기행으로 낙양의 지가를 올린 작가인데다가 생명의 노래, 바보예수로 전국적 팬덤을 거느린 유명화가라는 점이다. 그 위에 서울대 미대 최연소 교수와 최연소 학장을 역임한 교육자이자 이론가라는 지명도가 톡톡히 한몫을 한 것이다. 게다가 대영박물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고 시진핑 국가주석이나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등의 셀럽들이 그의 생명의 노래나 화홍산수 같은 작품의 애호가라는 사실도 한몫한 것이다. 둘째는 그런 유명 화가가 생애에 걸쳐 제작한 원화 470여점을 완전 무상으로 기증함에 따라 한 화가의 작품전모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화가의 필모그라피가 고스란히 함파우 아트밸리에 담기게 된 것이다. 여기에 하루 십여회를 운행하는 KTX로 인해 공간이동이 수월해졌다는 점이다. 불과 두시간여만에 서울에서 미술관까지의 이동이 가능해짐으로써 먼거리라는 인식이 사라지게 되었다. 셋째로는 미술관이 포근하게 안아주는 듯한 지형 속에 담겨 있는데다 건축물이 유려하다는 점이다. 이 먼 곳에 이토록 아름다운 건축물이 숨어 있었구나 하는 발견의 기쁨을 주는 것이다. 특히 시각적 피로감에 시달려온 도시인들이 중첩하여 아스라이 몇 겹으로 보이는 산을 바라보면서 미술품뿐 아니라 자연속에 힐링까지 체험하게 된 것이다. 한 가지 옥에 티라면 미술관 뒤편으로 거대한 철골탑이 들어서 있다는 것. 미술관 측은 관람객의 원성이 높아지자 여러 가지 방안으로 그 문제를 풀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교육동의 개관과 함께 남원시는 함파우 아트밸리를 일본의 나오시마처럼 발전시키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버려진 바닷가의 땅 나오시마가 어떻게 매년 백만명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예술의 섬으로 바뀌었는지 학습하면서 이 전원형 미술관을 키워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남원시 최경식 시장은 문화로 새로운 남원을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문화가 답입니다. 수많은 고전문화의 자원을 거느리고 있는 남원을 새로이 김병종이라는 브랜드로 고전과 현대가 함께 살아 숨 쉬는 곳으로 바꿔 놓으려고 합니다. 저는 그 가능성을 함파우 아트밸리에서 보았습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3.12.04 18:13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