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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도 남장로교 선교사 하위렴(William W. Harrison)에게 복음을 듣고 익산에 동련교회를 설립한 백낙규 장로의 신앙과 영성에 관한 책이 세상에 나왔다. 백낙규 장로는 일찍이 동학농민항쟁에 뛰어들어 소접주로 우금치 전투에 참여했지만, 패전 후 실의에 빠져 방황하고 있다가 복음을 듣게 된 특이한 신앙 이력을 소유하고 있다. 백종근 목사가 익산 동련교회 설립자인 토박이예수꾼 백낙규 장로의 신앙과 영성 담은 <하나님 나라에서 개벽을 보다>(해드림출판사)를 펴냈다. 이 책을 펴낸 것은 한국 초기 교회사를 뒤돌아보면 수도 없이 다양한 영성을 가진 분이 출발을 알렸지만, 백낙규 장로가 진정 역사의 한복판인 ‘격동의 시대’를 지나며 실천 신앙과 영성이 무엇인지를 보여 준 인물이어서다. 이 책을 통해 아직도 묻혀 있는 초기 교회 인물을 세세히 다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백낙규 장로의 활동과 신앙에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음에 따라 점점 잊혀 가는 당시 상황과 초기교회의 진경을 새롭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 백종근 목사는 필력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책 출판까지 몇 번을 망설였다. 한신대 연규홍 교수의 <생명나무에 이르는 길>에서 백낙규의 영성을, 전영철의 <믿음, 그 위대한 유산을 찾아서>에서 그의 신앙을 묶어 다루고 있는 책이 소수 있고, 학술 논문에서도 그의 삶을 다루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용기를 냈고, 백낙규 장로의 이야기를 담은 한 권의 책을 출간했다. 그는 “‘나의 달려갈 길을 다 달리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의의 면류관이 내게 예비되었다’는 바울의 고백처럼 백낙규 역시 죽음을 앞에 두고도 중생의 존엄을 조금도 잃지 않고 영생을 바라봤다”며 “그는 변함없이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며 어떤 고난도 초극하려 했던 토박이 예수꾼으로 남아서 아직도 우리 곁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가 오는 5월 10일까지 프렌디 스쿨 참여자를 모집한다. 센터는 함께하는 육아를 통해 가족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문화 조성을 위해 프렌디 스쿨을 운영한다. 참여 대상자는 초등학교 이하 자녀를 둔 아버지로, 참여비는 무료다. 일하는 아버지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며 일과시간 이후인 오후 7시에 교육 예정이다. 교육 기간은 5월 둘째주 금요일부터 20, 27, 28일까지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교육사업팀 전화(063-254-3814)로 문의하면 된다.
아득한 수평선을 바라보며 바다의 행간을 읽는 일을 좋아한다. 바다에서 촉발되는 상상과 사유를 즐기며 소실점 너머로 사라지는 인연을 생각해본다. 복잡한 내면과 군더더기 많은 삶을 풀며, 솟구치는 파도를 바라보는 일은 매력적이다. 바다가 주는 친밀감과 날마다 접하는 삶을 뒤꼍으로 두고 여행하는 것을 즐기는 나. 제주 한 달 살기와 제주올레 에 합류하며 들썩이던 마음을 쉽사리 놓지 못하던 날이었다. 제주 동네책방올레를 하면서 제주의 책방을 꼼꼼히 둘러보았다. 종달리에 있는 ‘책약방’ 다양한 굿즈 상품이 있고 호기로운 청춘의 열정이 탐났던 ‘소심한 책방’, 골목에 있던 ‘바다는 안 보여요’, 예술서적이 많았던 빨간 벽돌집의 ‘책자국’, 흰 개 광복이가 있는 ‘풀무질’ 등등. 배낭하나 둘러메고 아무 생각 없이 제주를 가면 꼭 들르던 곳, ‘시인의 집’을 빼놓을 수 없다. 정읍 출신의 손세실리아 시인이 운영하는 책방카페는 바다를 보며 멍 때리기 좋은 공간이다. 한때 카페지기와 책방지기의 삶을 살고자 했던 내게, 조천 ‘시인의 집’은 최애장소이다. 주황색지붕과 현무암으로 둘러싸인 돌담, 고양이 랭보, 깊고 푸른 노래 몇 소절이 적힌 <섬에서 부르는 노래>를 집어든다. 손세실리아 시인의 두 번째 산문집이다. 제주의 모습, 책방이야기, 문학과 인연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뼈대란 뼈대와 살점이란 살점이 합심해 무너뜨리고 주저앉히려는 세력에 맞서 대항한 이력이 곳곳에 역력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나의 생도 저렇듯 담담하고 의연히 쇠락하길 바라며 덜컥 입도를 결심하고 말았던 것인데요. 이런 속내를 알아챈 조천 앞바다 수십 수만 평이 우르르 우르르 덤으로 딸려왔습니다.” 라고 시인은 말한다. <섬에서 부르는 노래>는 시인의 삶의 노래이다. 27편의 글과 곁들인 시와 삽화들이 다감했다. 자신의 시와 다른 작가들의 이름이 호명되고 사연이 흘러나온다. 그 중에서 ‘고아의 노래’ ‘나만 알고 싶은 곳’ ‘그림에 울다’는 울림이 컸다. “별다를 것 없는 황토 빛 캔버스에 이렇다 할 선이나 색도 없이 다만 민들레 꽃씨를 솔솔 흩뿌려 놓은, 숨만 크게 내쉬어도 일제히 날아가 버릴 것 같은, 지나온 날의 회한과 미래의 바람이 무수히 중첩된. <민들레 꽃씨, 당신>은 내게 그렇게 들어왔다. 그야말로 기습적으로, 훅!” -89쪽, 임옥상의 그림을 만나며 눈물이 터진 이야기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지우는 지극한 사랑이 아직 존재하는 구나. 이런 부모 슬하의 자녀는 사랑의 힘도 어마어마 하겠구나. 진심 어린 고백을 생의 이쪽에서 생의 저쪽으로 대신 전달하는 일,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 않은가, 그러니 천번 만번 생각해도 축복 맞다.” -195쪽, 책방에서 만난 특별한 인연이 풀어져있다. ‘고아의 노래’ 에서는 곰살궂은 딸의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라는 노래와 ‘비 내리는 고모령’을 같이 흥얼거렸다. 나도 그 안의 추임새, 그 안의 숨소리와 여전한 웃음, 그 안의 울음에 눈물콧물 범벅이 되었다. 시인이 사랑하는 모든 것을 노래하듯 사랑해보고 싶어졌다. 꽂히는 노래가 있으면 온종일 그 노래만 돌려 듣는 버릇이 있다. 노래를 부르듯 시인에게 주어진 섬에서의 삶을 후렴구까지 들여다 본 기분이다. 시인의 노래는 고해성사이자 고백이고 넋두리이자 절규였다. 떠나고 다시 짐을 꾸리고 일하며 다시 쉼을 얻는 삶을 생각해본다. 여행의 지표를 꼼꼼하게 세우고 다음 행선지를 기약한다. 다른 계절의 제주를 담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래본다. 바다는 모퉁이가 없어서 숨어 울지도 못하고 계단도 없어서 핑계 삼아 주저앉지 못한다는 시인의 말이 맴돈다. <섬에서 부르는 노래>는 시인의 독창이 아니라 어느새 클라이맥스에 다다른 합창이 되어주었다. 책과 꿈꾸는 손세실리아 시인의 삶속에 기꺼이 다가가는 4월, <섬에서 부르는 노래>가 조곤조곤 들리는 조천 앞바다로 떠나도 좋겠다. 김헌수 시인은 전주 출생으로,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서 ‘삼례터미널’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다른 빛깔로 말하지 않을게>, <조금씩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 시화집으로는 <오래 만난 사람처럼> 등이 있다.
박상재 작가가 ‘박상재 선생님이 들려주는 금강산 전래 동화’ <한 봉우리 두 봉우리 금강산 이야기 여행>(머스트비)을 출간했다. 이 책에는 총 23편의 금강산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 인간의 효심과 충심, 선한 마음이 담긴 금강산 이야기와 금강산 풍경을 보고 반한 신선과 선녀의 이야기, 금강산의 기암괴석이 된 동물의 이야기까지 담겨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이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을 펴내고자 했다. 금강산은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킨 산이자 역사를 간직한 산이고 우리가 계속해서 지켜 가야 할 산이다. 박상재 작가는 <한 봉우리 두 봉우리 금강산 이야기 여행>을 통해 독자에게 책으로나마 금강산 여행할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한다. 또 부록을 통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금강산에 대한 지식도 쌓고, 이야기 속 나온 장소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어린이를 위한 전래동화집으로 책 중간중간 관련 삽화도 그려 넣었다. 그림은 이재호 작가의 작품이다. 자칫 이해하기 어려워지거나 지루해질 수 있는 긴 글 사이사이 삽화가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박상재 작가는 “금강산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으며, 금강산에 대해 더 많이 알고 금강산과 친해지길 바란다. 일만 이천 봉우리를 가진 아름다운 금강산은 오늘도 우리가 오기를 기다릴 테니”라고 전했다. 그는 장수 출신으로 단국대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1981년 동화 ‘하늘로 가는 꽃마차’로 아동문예 신인상을 받았으며, 1983년에는 새벗문학상 장편동화, 1984년에는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됐다. 또 40여 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활발한 창작활동을 해 황조근정훈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가보훈처 행정사무관인 이태승 작가가 직장인으로, 청년으로, 불완전한 인간으로 겪는 삶의 굴곡이 담긴 한국소설 <근로하는 자세>(은행나무)를 펴냈다. 이태승 작가는 ‘첫 책 지원 공모’ 사업 선정 당시 선정위원에게 “산뜻하다. 허세나 지나친 자의식을 벗어나 균형 있게 섬세했다. 무엇보다 재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책은 균형 있게 섬세하면서도 적당히 따듯하고, 적당히 무겁고, 지나치게 현실적이다. 그는 첫 소설집임에도 불구하고 성질이 뚜렷한 소설집을 펴냈다. 자신의 목소리를 갖지 못한, 관료주의에 신음하는 사람들의 ‘웃픈(웃기면서 슬프다)’ 사회생활 이야기를 그렸다. 제도에 희생당하며 그 반복되는 일상에서 발견되는, 그렇지만 여전히 반짝이는 삶의 감동과 의미를 이야기하고, 서류더미로만 존재하는 사람들의 현재를 적나라하게 그려냈다. 이태승 작가의 실제 직업인 ‘공무원’이 주된 등장인물이다. 시청에 근무하는 공무원, 국립묘지 관리 공무원, 중학교 기간제 교사 등의 이야기다. 세상에 ‘하나의 소설집’으로 공개했지만, 소설집 안의 내용은 단편이다. ‘공무원’이란 큰 주제로 묶인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하나같이 재미있고, 하나같이 짜임새 있다. 이태승 작가는 이 책에 독자들이 몰랐거나 잃어버린 줄로만 알았던 ‘독자’의 모습과 마주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그 역시도 수록된 이야기들처럼 고단하고 치열하게 살며 방황과 혼돈을 거듭해 왔다. 막막했던 시절은 소설과 함께 통과했고, 이제는 안도와 위안에 가까운 감정에 숨을 돌리고 있다. 그가 세상에 이 책을 내놓은 이유기도 하다. 독자에게도 진짜 본인의 모습을 마주하고, 안도와 위안이 찾아오는 날이 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는 정읍 출신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2017년 계간 ‘아시아’ 봄호에 단편 <우리 중에 누군가를>을 수록하며 등단했다. 심훈문학상, 평사리문학대상을 받았다. 현재 세종시에서 행정사무관으로 일하고 있다.
2022. 4. 27 ~ 10. 20 갤러리 공유 미 술 가: 조영대 명 제: 어머니의 보자기 재 료: 캔버스에 유채 규 격: 125.0x125.0cm 제작년도: 2022 작품설명: 우직하게 꽃을 그리던 화가가 무게감 있고 잔잔한 리듬을 지닌 색면 추상을 선보인다. 한 조각 한 조각 어머니의 손길로 만든 보자기의 결을 탐구해서 그 정감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 보자기의 메타포를 비구상적 색면과 질감으로 전환함으로써 고요한 정감이 충만하다. 미술가 약력: 조영대는 서울·광주·전주에서 18회 개인전, 한국구상미술대전, KIAF, 한국국제아트페어, 한국화랑미술제 등에 출품했다. /문리 (미술학 박사·미술평론가)
꽃 비가 내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연두 빛 연정이 바람에 하늘거린다. 버드나무의 다정한 나부낌을 바라보니 “냇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리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란 <고향의 봄> 노랫말이 절로 떠오른다. 그래서인지 봄을 상징하는 나무로 버드나무를 손꼽고 봄의 색을 버드나무의 한자어를 사용하여 유색(柳色)이라고도 한다. 버드나무의 옛 정취는 고창의 무장읍성을 그려낸 보물 지도와 김홍도의 그림에서도 엿볼 수 있으며, 다양한 시화와 문헌 등에 주요 소재로 표현되었다. 버드나무를 심은 오랜 기록으로는 『삼국사기』에 백제 무왕 35년(634년) 3월(음력) 궁궐 남쪽에 20여 리 밖에서 물을 끌어들여 못을 만들고 기슭에 버들을 심었다는 등이 남아있다. 오랜 세월 함께한 버드나무는 우리나라에 40여 종이 있는데, 버들강아지인 갯버들과 능수버들, 수양버들 등 종류가 다양하다. 물을 좋아해 주로 물가에 많이 자라는데 하늘거리며 춤추는 버드나무는 대부분 능수버들이다. 수양버들은 중국이 고향으로 수나라의 양제가 양자강에 대운하를 건설할 때 심어 그 이름이 유래된 나무로 우리 주변에서는 흔치 않다. 그 둘의 구분은 어린 가지가 적자색이면 수양버들 녹황색이면 능수버들로 구분한다는데 쉽지 않다. 버드나무의 하늘거리는 모습은 여인을 상징하는 의미로 쓰였는데, 가지가 가는 버들을 세류(細柳)라 하며 여인의 가는 허리를 유요(柳腰)라 했다. 버들 같은 눈썹을 유미(柳眉)라 하며 “미인의 눈썹은 새로 핀 버들잎 같다”고 표현했다. 버드나무는 여인과 더불어 이별의 징표로도 두루 쓰였는데, 버들의 ‘유(柳)’와 머물게 하는 ‘유(留)’와 음이 같아서 버드나무 가지를 건네는 것은 가지 말라고 만류하는 뜻이 담겼다 한다. 또한, “버들은 가지를 꺾어 눕혀 심거나 거꾸로 심어도 잘 자란다”란 말이 있다. 하여 버드나무에 새잎이 돋으면 나를 생각해 달라는 의미와 이른 봄에 가장 먼저 싹이 피니 가장 일찍 돌아오라는 당부도 담겨 있다고 한다. 그리고 가지에 새잎이 돋아나 금세 무성해지는 왕성한 생명력에 빗대어 떠나는 이의 강건함과 안녕을 기원하는 주술적인 의미도 담았다 한다. 버드나무의 생명력은 해열과 진통에 효과가 탁월한 천연 약재로 효능이 입증되었는데, 기원전부터 진통제로 히포크라테스가 버들잎을 사용했으며 아스피린의 주성분도 버들잎에서 추출했다. 『동의보감』에도 풍을 없애고 소화에 좋고 충치와 아픔을 줄이는 등 만병통치 격인 약효에 관한 기록이 있으며, 버드나무 속껍질을 달인 물로 양치질을 하는 양치도 버드나무 가지인 양지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나그네에게 물을 건네는 바가지에 버들잎을 따 넣어 후후 불어 물을 마시라며 건넸던 낭만적인 풍경도, 천천히 숨을 고르라며 마음을 챙겨주고 몸까지 두루 헤아린 것은 아닐까 싶다. 그 버들잎을 띄운 물 한 바가지가 부부의 연으로 이어진 이야기는 왕건과 신혜왕후 류(柳)씨의 전설로 유명하고 고구려 동명성왕 주몽의 어머니도 유화(柳花)부인으로 버드나무와 인연이 깊다. 여느 가녀린 버드나무와 달리 ‘버들 중의 왕’이라 이름 붙은 왕버들은 아름드리나무이다. 수백 년을 살 수 있는 왕버들은 물가의 습한 기운에 둥치가 잘 썩어 대부분 커다란 구멍이 있다. 야사에는 기생집에서 잠자던 수양대군이 갑자기 들이닥친 기둥서방을 피해 도망치다 커다란 버드나무 구멍에 몸을 숨겨 화를 면한 이야기가 있다. 수양대군의 이름을 따 수양버들이 되었다는 설도 있지만, 그가 몸을 숨길 정도로 구멍이 뚫린 나무는 수양버들이 아니라 왕버들일 것이다. 왕버들에 많이 있는 인의 성분으로 밤에 도깨비불이 번쩍여 귀신이 사는 버들이라 하여 귀류(鬼柳)로도 불렸는데, 반면,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 문간에 달아두면 사악한 귀신을 물릴 칠 수 있다 하였다. 오랜 세월 온갖 풍상을 함께한 노거수로 마을의 신목으로 신성시되는 왕버들 중에는 민속학적 생물학적 자료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는데 그중 <김제 종덕리 왕버들>은 청와대에 걸린 그림 속의 주인공이었다. 청와대 본관 1층 회랑의 동쪽 벽에 손장섭 화백의 작품 <김제왕버들>로 2006년 4월 다른 그림에게 자리를 내주기까지 역사의 한 장면을 장식했다. 그림이 어디에 있는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원평천 옆 <김제 종덕리 왕버들>은 올해도 새잎을 피워내며 까치를 비롯한 새들에게 가지를 내어주고 몇 년 전부터는 천연기념물인 후루티에게 구멍도 내주고 있다. 수형이 우람하고 아름다운 <김제 종덕리 왕버들>은 천연기념물 지정 당시 대략 300년 정도로 추정되는 나무로 마을의 정자목이자 신목으로 신성시되는 나무이다. 1980년 중반까지 매년 삼짇날과 칠월칠석에 마을에서 제를 지내던 풍습이 전해졌지만, 지금은 지낼 사람이 없어 서로를 보듬으며 켜켜이 이어온 일들이 마을의 오랜 기억으로만 남았다. 김소월의 시구처럼 실버들을 천 만사 늘여 놓고도 가는 봄을 잡지 못하겠지만, 조금 숨통 트인 일상을 추스르며 오랜 나무가 아낌없이 건네는 힘을 받고 신록의 계절을 맞아야겠다.
사람 한복 만든 지는 26년, 인형 옷 만든 지는 3년 된 이미숙 작가가 오는 5월 1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 개인전 ‘누이에게 부치다’를 연다. 개인전으로는 처음 선보이는 인형 전시다. 이 작가는 현존하는 조선의 마지막 공주 덕온 가의 복식 유물과 고궁박물관의 유물을 문화 원형으로 왕과 왕비부터 세자와 공주 등 왕가의 복식을 미니어처(인형)로 재해석했다. 전시를 통해 1800년대의 왕실 복식과 궁중의 잔치 연향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그가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난 ‘한복’을 만들다 사람 대 인형으로 만난 것은 접근성 때문이다. 한복을 입는 사람이 몇 안 되는 게 가장 큰 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인형을 찾게 됐다. 사람 대 인형으로 작업하면서 사람 대 사람으로 한복을 만들 때보다 노력이나 비용, 시간 등 여러 방면에서 모든 수고가 1/3로 줄어드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미숙 작가는 “인형의 한복을 만드는 것은 사람의 한복을 만드는 것과 원리는 유사하다”며 “단지 사람 한복을 만들 때는 사람이 있어야만 한복을 입힐 수 있었는데, 인형에 입히니 아무 때나 인형만 있으면 입힐 수 있고, 우리의 한복을 입은 인형이 하나의 문화상품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따듯한 황색 조명 아래 전시된 작은 인형을 보면 ‘예쁘다’, ‘귀엽다’, ‘사랑스럽다’는 감정 외에도 이 작은 사이즈의 한복을 만들었을 이미숙 작가의 노고도 보인다. 전시에는 인형이 한복을 입고 있다고 해서 한복의 멋이 사라지거나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도 담겨 있다. 이미숙 작가는 원광대 동양학 대학원 예문화와 다도학 한국전통복식 석사, 동 대학교 대학원 한국문화학 박사를 수료했다. 그는 한국복식전문큐레이터, 한국예원문화협회 침선공예연구회 회장, ㈜차림문화원 대표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려청자 등의 유물이 무더기로 발견된 군산 고군산군도 해역에 대한 수중발굴조사가 시작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김연수)는 26일 군산 고군산군도 해역에서 수중발굴조사의 시작을 알리고, 발굴단의 안전을 기원하는 개수제(開水祭)를 진행했다. 군산 고군산군도 해역은 전라북도 군산시 옥도면에 위치한 곳으로 선유도, 무녀도, 신시도, 장자도 등의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고군산진 지도’에서 확인한 바, 국제 무역항로의 기항지이자 서해안 연안 항로의 거점이었으며, 조운선들이 정박하면서 바람을 피하거나 기다린 곳으로 이용됐다. 또한 선유도는 ‘선화봉사고려도경’에서 고려로 오는 사신이 묵었던 객관(客館)인 군산정(群山亭)이 있었던 곳으로 언급되며, 조선 초기에는 수군 진영이 설치되기도 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이 해역에서 2020년에 수중문화재 발견신고를 접수하고,지난해 60여 일간의 조사를 통해 고려청자 125점, 분청사기 9점, 백자 49점, 닻돌 3점 등 200여 점의 유물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81점의 청자발과 접시가 다발로 포개진 선적 화물형태로 확인됐고, 난파 당시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로 만든 닻과 노, 닻돌 등 선박에서 사용하는 도구들이 함께 발견된 것으로 보아 조사해역 인근에서 고선박이 난파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배경과 성과들을 토대로 올해는 연구소가 보유한 수중발굴전용선박 ‘누리안호’를 비롯한 각종 장비를 동원해 고군산군도 해역 일대의 수중문화재 조사를 진행한다. 특히 3차원 입체(3D) 지층탐사기, 다중빔음향측심기 등의 첨단 해양탐사장비를 활용하여 고군산군도 해역의 해저영상을 확보하고, 이상체를 탐지하는 조사도 병행할 예정이다. 고군산군도 해역은 유물이 넓은 범위에 걸쳐 분포하고 있고, 역사적 배경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장기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준동)가 오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전주 곳곳을 빨갛고 노랗고, 다채로운 색으로 물들인다. 3년 만에 영화제의 마스코트인 전주 돔이 부활한다는 소식과 함께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한 영화제 팬, 영화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역대급 규모의 개ㆍ폐막식 28일 오후 6시에 개막을 알린다. 170여 명의 게스트들의 레드카펫 행진부터 배우 장현성, 유인나의 사회로 전주를 영화 ‘축제’로 만든다. 현재 예상 관객 수는 2300여 명이다. 7일 폐막식은 오후 5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영화제 기간을 함께 울고 웃으며 보낸 관객과 게스트, 스태프들이 모여 열흘 동안 펼쳐졌던 영화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와 함께 하는 나래코리아 콘서트 27일에는 전주국제영화제 개막 전야제로 콘서트를 연다. 나래코리아 콘서트가 전주 시민을 위해 무료로 찾아온다. 전주 돔에서 120분 간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이날 무대에는 류정필, 무슈고, 김범룡, 신정혜 등과 왕주철 지휘자, 서울유니스챔버 오케스트라가 선다. △이창동 감독의 신작 첫 공개 이창동 감독의 신작인 단편영화 <심장소리>가 30일에 전주 돔에서 전주국제영화제가 첫 공개된다. 이날 전주 돔에서는 <심장소리>뿐만 아니라 <박하사탕>(1999)도 관람할 수 있다. <박하사탕>은 일명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4K 화질로 상영된다. 이창동 감독의 신작과 이전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무후무한 자리가 될 전망이다. △재즈 음악가 ‘케니 지’의 음악 인생 3일 전주 돔에서는 <리스닝 투 케니 지>를 상영할 계획이다. 케니 지가 어떻게 세계적인 연주가로 성공할 수 있었는지, 그의 히트곡이 어떻게 탄생하는지를 담은 작품이다. 전주 돔에서 듣는 케니 지의 감미로운 소프라노 색소폰 소리로 관객들의 귀를 호강할 예정이다. △어린이부터 2030까지 모두 저격 5일에는 어린이날 100주년을 기념해 <아기공룡 둘리-얼음별 대모험>(1996)을 4K 화질로 상영한다. 어린이는 물론 어린 시절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를 보고 자란 세대들의 취향을 저격한 상영작이다. 어린이날을 맞아 특별히 무료 상영으로 진행하며 이날 전주 돔에는 가족 단위부터 단체 관람 등 다양한 유형의 관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Have A Nice Day X 전주국제영화제 민트페이퍼와 전주국제영화제의 특별한 만남이다. 5, 6일 양일간 음악 페스티벌을 연다. 라인업 역시 페스티벌 계 자타공인 가수로 구성했다. 10CM부터 소란, 김필, 선우정아까지 무대에 오른다. 특히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인해 현장의 열기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전주 영화의 거리 일대에서 열리며, 이밖에도 골목&야외 상영, 산업과 비평을 아우르는 ‘전주컨퍼런스 2022’, 포스터 전시 등도 계획돼 있다. 지난 22일 거리 두기로 판매하지 않았던 좌석을 추가 오픈하기도 했다.
송베키 작가가 오는 29일까지 Project W299(갤러리웅)에서 데뷔전 ‘The Destructive Harmony’를 연다. 서울에 위치한 Project W299(갤러리웅)에서는 개관전이자 송베키 작가 데뷔전이 한창이다. 그의 작품은 강렬한 색채뿐만 아니라 독보적인 캐릭터 표현이 돋보인다. 이는 곧 송베키 작가 본인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실제 송베키 작가는 청소년기에 외부 세계와의 충돌로 혼란스러움을 겪었다. 당시 종교의 교리 교육과 압박에서 작가의 가치관과 종교와 상관없는 현실이 가진 가치관이 부딪히는 과정에서 작가는 모순과 불안정함을 느꼈다. 이에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종교화'의 형식을 빌렸다. 송베키 작가는 종교화 안에 축적돼 있는 수많은 상징과 은유를 작품에 담아 작가의 경험을 넘어 인간 모두가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을 작업했다. 작품을 통해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풀어냈다. 그의 작품이 독보적인 이유다. 상이한 두 세계 사이에서 숨 쉬는 고통이 담겨 있다. 송베키 작가는 ‘고통’을 마냥 아픈 것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유머로 풀어내는 데 집중했다. 본인의 고통을 유머로 풀어낼 수 있는 창조론과 진화론 사이의 인간을 캐릭터화하고 밝은 색채를 사용하며 장난기 가득한 장면을 연출했다. 전주 출신인 송 작가는 지난 2021년 시카고 예술대학교를 졸업했으며, 2024년 5월 대학원 석사 졸업 예정이다. 2017년부터 미국에서 열린 전시회에 참여했으며, 이후 2021년 군산, 전주 단체전에 참여하고, 2021년에는 중앙 회화대전에서 특선을 차지하기도 했다.
한국광역문화재단연합회 소속 전라ㆍ제주권 광역문화재단협의회가 27일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 4층에서 ‘새 정부 지역문화정책 어디로 가야 하나?’를 주제로 지역문화 정책포럼을 개최한다. 이날 정책포럼에서는 문화예술생태계 활성화 방안, 정책 제안, 지역문화정책의 지향점과 방향성 등 발제와 주제별 토론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후 정책제안서를 채택해 발표하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전달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행사는 전라ㆍ제주권 광역문화재단협의회가 주최하며, 전북문화관광재단, 전남문화재단, 광주문화재단, 제주문화예술재단이 공동주관한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왕기석)이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개최하는 차와 이야기가 있는 국악 콘서트 ‘다담’ 공연으로 오는 27일 지리산 소극장을 가득 메운다. 이번 이야기 손님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알려진 김녕만 사진가다. ‘대통령의 사진가’를 주제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계획이다. 그의 고향인 고창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새마을운동, 광주 민주화운동, 역대 대통령의 사진, 판문전 사진 등을 함께 감상한다. 또 카메라 렌즈 속에 담긴 역사 속 그날에 관한 이야기보따리도 모두 푼다. 흑백 사진으로만 구성된 김녕만 사진가의 사진을 통해 왠지 모를 처연함과 인생의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는 공연으로 꾸며진다. 이날 이야기 손님 김녕만 사진가에 이어 우리 음악 즐기기에서는 조갑녀 전통춤 보존회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정명희 무용가가 무대에 오른다. 춤에는 정명희, 장단에는 박종훈, 아쟁에는 이관웅, 대금에는 이성준, 피리에는 이정훈이 선다. 정명희 무용가는 故조갑녀 명무의 혼이 깃든 조갑녀류 승무와 살풀이 등 다양한 공연을 펼친다. 정명희 무용가는 호남 민살풀이춤을 대표했던 故조갑녀 명무의 딸로 어머니에게 배운 춤을 계승하며 전통춤 전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관람은 사전 예약제로 진행되며, 예약은 국립민속국악원 전화(063-620-2329) 또는 국립민속국악원 카카오톡 채널로 하면 된다.
한옥마을 아트홀(대표 김영오)이 14년을 뿌리내리고 연극을 펼쳤던 한옥마을에서의 추억을 모두 정리하고 지난 2021년 전북도청 주변으로 거처를 옮겼다. 매년 다양한 주제와 콘셉트의 창작극을 발표했던 한옥마을 아트홀이 거처를 옮긴 후 첫 창작 초연작을 선보인다. 한옥마을 아트홀이 오는 5월 3일부터 7월 9일까지 창작 초연작 <하나, 둘, 셋, 김치>를 선보인다. 오랜 기간 지속되는 코로나19로 무너진 일상과 지쳐가는 심신을 치유해 주는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창작 초연작이다. 창작 초연작 <하나, 둘, 셋, 김치>에서는 가족 구성원의 상실로 인해 무너진 ‘가족’의 회복을 담고 ‘가족’이란 서로 의지하고 서로에게 힘을 주는 존재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무대에는 배우 진시라, 정윤경, 홍정은, 정찬호 등이 오른다. 이 작품은 극작부터 연출, 제작도 김영오 대표가 맡았다. 김영오 대표는 “코로나19 시대에 가족은 무너진 일상과 지쳐가는 심신에 버팀목이 돼 줬다. 비단 피를 나눈 가족뿐 아니라 서로 의지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를 ‘가족’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공연은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마음으로 기획한 서정적인 창작극”이라고 말했다. 예매는 인터파크, 타임티켓, 티몬, 예스24, 위메프, 플레이 티켓 등에서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으며, 현장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한편 공연은 5월 3일부터 7월 9일까지 진행되며, 평일에는 오후 7시 30분에, 토요일과 5월 5일, 6월 1일에는 오후 3시와 7시로 총 2회 공연한다.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이다.
전주한지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가 오는 5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한국전통문화전당 일원에서 제26회 전주한지문화축제를 개최한다. 조직위는 지난 2월에 제26회 전주한지문화축제 주제로 ‘한지로 누리고, 한지와 노닐다’를 확정 짓고 공식 포스터 공표와 함께 5월 축제 개최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올해는 코로나19 단계적 일상 회복 추진에 따라 축제의 90%는 대면으로, 10%는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올해는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이해 특별 프로그램으로 ‘전주한지 가족소풍’도 진행한다. 조직위는 사전 신청한 가족들과 함께 전주한지놀이, 한지 집 꾸미기, 한지 정원 만들기 등 한지와 함께하는 봄 소풍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이어 ‘함께 만드는, 참여형 축제’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 실험적으로 도입한 한지를 활용한 각종 공모전도 계속 추진한다. 올해 새로이 마련한 ‘한지 조형물 전시’ 프로그램에서는 지역 예술작가와 연계해 한지로 대형 조형물을 만들어 선보인다. 축제 동안 한국전통문화전당 일원에서 5월 15일까지 전시된다. 조직위는 날씨 영향을 받지 않을 시에는 5월 말까지 전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전주한지로 만든 의자부터 테이블, 가방, 우리가 몰랐던 우리 생활 속 한지의 쓰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한지 쇼룸’도 구축한다. 전주한지를 활용한 소품들을 선보여 한지를 한층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온라인상으로만 참여했던 한지체험키트를 현장에서도 만나볼 수 있으며, 한지패션대전 연계행사로 한지 패션 및 생활 액세서리 만들기 체험부스도 세운다. 경기전에서는 한지와 노니는 행사가 열린다. 전주한지로 경기전 부속채인 수복청과 경덕헌의 창호지를 직접 교체할 수 있는 체험을 제공한다. 김선태 조직위원장은 “지난해 비대면으로도 우리가 한지로 하나 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인 만큼, 이번 제26회 전주한지문화축제에서도 시민과 한지인들의 손길을 통해 모두가 누리고 즐기는 한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미애 총감독은 “지난해부터 온라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포스트 코로나 축제의 확장성을 제시했다. 일상 회복을 응원하며 한지의 멋과 가치를 즐기는 축제로 시민과 한지인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올해 제26회 전주한지문화축제는 완화된 정부 정책에 맞춰 현장 중심의 대면 소통 프로그램과 더불어 만족도가 높았던 비대면 프로그램을 부분적으로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프로그램 일정 등 자세한 내용은 전주한지문화축제 홈페이지(www.jjhanji.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37년 4월 26일, 스페인의 작은 마을 게르니카에서 프랑코 총통의 허가 아래 자행된 독일군의 처참한 살육전은 피카소를 격분하게 했다. 그는 자신의 분노만큼이나 엄청난 크기 351cmx 782cm의 화면을 준비하고 그답게 공개적으로 작품 제작에 들어갔다. 이때 그의 제작 과정을 지켜보며 시중을 들어준 여인이 바로 도라 마르다. 나중에는 심심찮게 두드려 맞기도 했다. 심지어는 그의 그림 속에서 개의 얼굴로 표현되는 수난을 당하게 되는 그녀지만, 게르니카를 그릴 당시에는 꽤나 많이 피카소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여인이었다. 어느 날 딸 마하를 낳아 기르고 있던 마리 테레즈가 그의 화실에 왔다가 도라 마르와 같이 있는 자기의 낭군을 보게 되었다. 당연히 두 여인은 서로 그 자리에 있어야 되는 사람은 자기라고 언쟁을 시작하였다. 마리는 사랑의 증거인 딸 마하를 앞세워서 도라 마르의 머리채를 잡았다. 여자들이 머리채를 잡는 것은 동서양 고금을 막론하는 모양이다. 그런데도 자기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듯이 그림만 그리고 있는 피카소에게 이제는 싸움에 지친 두 여인 중에서 도라 마르가 제안을 했다. “누가 여기에 있어야 하는지 결정해 주세요” 그러나 임기응변의 천재인 피카소는 처음으로 입을 열어 너는 이러한 점이 좋고 또 너는 저러저러한 점이 돋보인다. 그러나 나는 선택이라는 말은 질색이다. 그러니 너희들끼리 알아서 결정해라는 식으로 자리를 모면하였다. 두 여인은 다시 서로의 머리채를 움켜쥐고 바닥에 뒹굴기 시작했으나 피카소는 이내 무표정한 모습으로 작업을 계속할 뿐이었다. 이렇게 해서 마리는 또 피카소의 곁에서 멀어져 갔다. 그러나 여섯 번째 여인인 프랑스와즈 질로에게 다섯 번째 여인이었던 도라 마르의 이야기를 해주면서 “현재는 과거보다 언제나 앞서지. 그러니 당신이 이긴 셈이야”라고 했을 때는 당연히 도라 마르도 잊힌 여인에 불과했다. 그 이야기를 듣던 프링스와즈 질로도 떠나고 만다. 피카소의 품을 떠난 질로는 혼자 살 수 없어서 새로운 남편 뤽시몽을 만나지만 같은 화가였던 뤽시몽의 그림이 그 이후애는 전혀 팔리지 않았다. 이미 유명한 파카소가 화상들에게 압력을 넣은 것이다. 화가가 그림을 팔지 못하니 그 궁핍이야 오죽했으랴만 당시의 화상들은 감히 피카소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었다.
“아직도 얼떨떨해요. 큰 상을 바라고 한 작업은 아니라 실감도 안 나고 오랫동안 준비한 작품이라 ‘이걸 드디어 내놓는구나!’에 대한 안도감, ‘이제 드디어 끝났다!’에 대한 홀가분한 마음이 더 커요.” 제28회 전국한지공예대전 대상 수상의 영예는 '전통부문' 최연소 수상자인 허석희 작가(25)의 원앙장이 차지했다. 그는 어린 나이에도 흠잡을 데 없는 작품을 선보였다. 허석희 작가의 원앙장은 전통에 기반한 골격에 전체를 국화문으로 새긴 후 문자도인 ‘백수백복’을 배접해 장식한 전통 원앙장이다. 원앙장을 만드는 데까지는 5, 6년이 걸렸다. 원앙장이 빛날 수 있었던 것은 허석희 작가의 섬세함뿐만 아니라 ‘백수백복’이다. 이는 서울의 가회민화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한자다. 그는 원앙장이 공주나 옹주 등의 혼수품으로 제작되고, 부부의 백년해로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긴 가구라는 점을 고려해 상서와 장수의 상징인 ‘백수백복’을 새겼다. 도록에만 있던 ‘백수백복’을 활용하기 위해 해당 박물관장의 허락을 받고 ‘백수백복’을 새겨 전통의 미를 살렸다. 원앙장은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한지 공예와 가까이 지내고 허석희 작가의 본인만이 추구하는 작업세계가 분명했기에 나올 수 있었던 작품이다. 실제 허석희 작가는 3대에 걸쳐 한지 공예를 전수해 오고 있다. 할머니, 어머니에 이은 딸까지. 허석희 작가의 할머니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60호 김혜미자 색지장이다. 3대째 한지 공예를 하고 있지만 ‘한지 공예’를 강요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허석희 작가는 "할머니는 조력자 느낌이다. 도움을 요청하기 보다는 조언을 구하는 편이다.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 조언해 주시는데, 저는 하고 싶은 대로만 한다"며 웃었다. 이어 그는 “물론 ‘한지 공예’를 직업으로 할 생각은 있다. 하지만 아직은 다 정리하고 본업이나 한 직업에 집중하고 싶진 않다. 하고는 싶은데 주변에서도 안정적이지 않으니까 조금 뒤에 하라는 조언을 해 주신다. 저 역시도 나중에 전업으로 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허석희 작가는 올해 9월 공예품전시관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그는 지난 2010년에 색지공예에 입문해서 안동한지 전국공예 공모전 특별상, 전라북도미술대전 입선, 특선, 전국한지공예대전 특별상, 대한민국전승공예 입선, 장려상 등을 수상했다. 한편 제28회 전국한지공예대전에는 전통부문 29점, 현대부문 64점, 문화상품 및 기타부문 18점으로 총 111점이 접수됐다. 최우수상은 현대부문 지정민 작가의 '겹과 결', 문화상품 및 기타부문 이유빈 작가의 '중심'이 받았다.
(재)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백옥선)이 황금빛 색채화가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세계적인 미술 거장, 구스타프 클림트(이하 클림트)의 레플리카 작품전을 팔복예술공장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의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전시로 ‘2022 전시공간 활성화 지원사업’의 일환이다. (재)전주문화재단과 무진컴퍼니가 공동주관으로 추진한다. 전시는 오는 5월 3일부터 6월 17일까지 42일간 진행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사전 예약 없이 현장방문으로 전시 관람이 가능하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자세한 사항은 팔복예술공장 창작기획팀(063-212-8801)으로 문의하면 된다.
전북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기전, 이하 재단)의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선정자 심사를 둘러싼 잡음이 일은 가운데 재단이 심사 강화를 위해 ‘전북 예술인 실태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재단은 지난 21일 최근 일고 있는 논란과 관련한 해명 자료를 배포했다. 재단은 전북예총이 주장한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과 함께 심의 규정을 만들고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자는 전북예총의 요구 무시 △재단 임의대로 대학교수와 외부 인사를 대거 심의위원으로 위촉 △특정 심의위원의 장르 불문한 돌려막기식 선정으로 인한 불공정 진행 등에 대해 해명했다. 재단에 따르면 심의 규정 등에 따라 전북예총에 심의위원 추천을 요청했었다. 실제 재단은 전북예총이 추천한 심의위원을 심의위원 풀로 구성했다. 이번 심사에도 총 12명이 참여했고, 4명이 본 심사에 참여했다.(심사 당일 코로나19 확진으로 1명 불참, 최종 3명 참여) 재단은 “도내 심의위원으로만 심의위원을 구성할 경우 이해충돌의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보다 객관적인 심사를 위한 내규를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심의위원 풀에 구성된 대학교수들은 학계 활동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예술활동을 하고 있는 인원들로, 현장의 경험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재단은 예술가에게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할 계획이다. 전북의 문화예술가와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지원 체계 강화를 위한 ‘전북 예술인 실태조사’를 전문기관과 협조해 실시할 예정이다. 해당 데이터를 기초로 예술지원과 문화예술진흥, 예술인 복지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재단은 “심사 제도 개선을 위해 내부 TF(태스크포스)와 전문가 TF를 동시에 운영해 보다 나은 개선방안을 담은 제도 개선안을 내놓고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공청회와 의견수렴 과정을 준비할 것”이라며 “전북 문화예술의 발전이 예술가와의 끊임없는 소통의 과정임을 명심하겠다. 전북예총을 포함한 모든 예술단체에 소중한 말씀에 귀 기울이며 모든 업무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전북연합회(회장 소재호)는 지난 21일 전북문화관광재단 인근에서 ‘전북문화관광재단은 더 이상 예술인들을 우롱하지 말라! 심각한 불공정 심사 규탄한다’ 는 시위를 열고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전라북도립국악원(원장 박현규, 이하 국악원)은 사회적 거리 두기 전면 해제에 따라 4월 말부터 공연장의 전 좌석을 개방하고 하반기 시군 순회ㆍ방문공연 재개, 찾아가는 국악연수 확대 운영 등 도민들의 오랜 공연 갈증을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평소 전통예술을 접하기 어려운 중학생의 정서함양과 예술적 이해를 돕기 위해 오는 26, 27일 전북교육문화예술회관에서 중학생을 위한 문화예술공연을 연다. 전라북도교육청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이번 공연은 도내 10개 중학교 11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해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또 단막창극 수궁가, 춘향가, 배비장전, 무용단의 어허둥둥 내 사랑 공연과 관현악단 국악 콘서트 The 도약을 포함해 예술3단(창극단, 무용단, 관현악단)이 합동으로 꾸미는 공연까지 상반기 동안 목요국악 예술무대가 계획돼 있다. 특히 전주시를 중심으로 추진해 온 국악연수도 국악원 본원 증개축 기간을 이용해 도내 전 지역에서 교육을 실시한다. 연수과목은 성악, 기악, 타악, 무용 등 13개 과목으로 지역별 상황에 맞춰 운영될 예정이다. 공연 외에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통공연예술의 활성화 전략 모색 위한 학술 세미나,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보유자 김영자 명창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명한 전통예인구술사 발간 등을 계획 중에 있다. 올해 국악원은 증개축 공사에 따라 4월 말까지 국악원 임시 이전을 마무리한다. 노후화된 청사를 철거하고 현 부지에 증개축 해 연수공간 확장 및 시설 개선 등을 통해 쾌적하고 안전한 교육환경으로 다시 도민과 마주한다. 증개축 공사는 202억 원을 투입해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다. 올해 8월경 착공 예정이며, 공사기간 도립국악원 본원의 행정 및 교육학예 업무는 전통문화체험전수관으로, 공연기획 업무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로 각각 분산한다. 2024년 4월 완공 예정이다. 박현규 원장은 “지난 2년여 동안 코로나19로 취소됐던 복지시설 방문 공연 및 시군행사 공연 지원도 하반기에 적극 실시할 예정”이라며 “팬데믹 시대 힘든 시기를 보낸 도민들의 우울한 정서를 신명 나는 국악공연으로 전환시키고 도립국악원이 일상회복 추진의 선두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윤흥길·박범신·안도현, 세 거장이 불러낸 ‘문학 도시 익산’
한강노벨문학상 수상기념 1주년 시화전 열린다
인문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나만의 사진언어를 제시하다
[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 “다양한 소재와 내면을 살피는 작품 다수…글을 끌고 나가는 힘 아쉬워”
전주문화재단, 2025 탄소예술기획전 개최
정상현 우석대 명예교수 대통령 표창
[결산! 전북문화 2025] ①희비 교차한 전북 미술계
창의와 열정의 주인공…2025 주민시네마스쿨 영상콘텐츠대잔치 시상식 개최
미소로 건네는 작은 평화⋯박종권 사진전 ‘보시니 참 좋았다’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은영 동화작가-윤일호 ‘거의 다 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