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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부터 뉴욕 Temple Gallery에서 개인전 ‘A Quiet Wildness’를 여는 설치 작가 송베키(Beki Song·29)는 제목 그대로 인간 내면의 야생성을 극대화한 한 예술가의 세계를 보여준다. 뉴욕에서 이방인으로 겪은 정체성 혼란, 언어적 괴리감, 외로움 등에 몰입한 작가는 역동적인 붓터치와 질감을 살린 섬세한 손길로 내면의 감정들을 형상화했다. 전시장에는 점토, 석고, 인모, 천, 가발, 나무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조각들부터 수채화로 구성된 대형 벽화와 소형 회화까지 베키송의 작품 세계를 집약적으로 선보인 21점이 나온다. 이번 전시는 공간 구성 방식이 독특하다. 작가의 조각 작품들은 벽면에 설치된 플로팅 선반 위에 하나씩 배치된다. 전시장 반대편 벽에는 수채화로 구성된 대형 벽화가 공간의 정서를 조성한다. 그 사이에는 흑백으로 그려진 소형 회화 작업물이 함께 놓여 작가의 다채로운 예술 세계를 펼쳐 보인다. 특히 회화 작품은 자라나는 세포나 배아 상태의 동물처럼 보인다. 이는 타국에서 작가가 마주한 낯선 경험과 아직 완전히 자라지 못한 존재들을 표현한 것이다. 회화 속 세포들은 명료하게 해석되지 않지만 품고 있는 야생성과 감정의 폭이 넓어 전시의 정서적 긴장을 조용히 끌어올린다. 1996년 전주에서 태어난 송베키(Beki Song)는 2021년 시카고 예술대학에서 순수미술로 미술학사를 취득하고 2024년 파슨스 디자인학교에서 석사 학위(MFA)를 받았다. 뉴욕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젊은 예술가로 The Destructive Harmony 프로젝트(서울)와 Melted City 5(필리핀), Art and Music(뉴욕)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했다. 전시는 6월 4일까지.
(재)전주문화재단이 2025 전주-멜버른 예술인 교류 프로그램 ‘모종의 모임(Seedling Sessions)’에 참여할 국내 예술인을 공개 모집한다. 올해로 3회를 맞는 이번 프로그램은 전주문화재단과 호주 멜버른 시 산하 어린이 예술센터 ‘아트플레이(ArtPlay)’가 공동으로 추진하며, 2025 문화예술교육 국제교류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전주와 멜버른의 예술인이 협업해 디지털 기반의 실험적인 문화예술교육 콘텐츠를 공동 개발하고, 지역 예술인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프로그램은 7월부터 9월까지 약 2개월간 온라인으로 운영되며, 전주와 멜버른에서 각각 3명의 예술인을 선발해 1:1로 매칭할 예정이다. 참여자들은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총 5회의 온라인 세미나와 팀별 자율 회의를 거쳐 공공 창작 활동을 진행하며, 최종 결과물은 오는 9월 ‘2025 예술놀이축제’에서 참여형 전시 형태로 공개된다. 참여 신청은 6월 15일까지 공고문에 첨부된 구글폼을 통해 접수할 수 있다. 서류 심사와 온라인 면접을 거쳐 최종 참가자가 선정되며, 결과는 7월 3일 전주문화재단 및 팔복예술공장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다. 최종 선정된 예술인에게는 활동 기간 동안 개인당 160만 원 상당의 활동비가 지급되며, 외국인의 경우 환전 후 지급된다. 지원 자격은 최근 3년간 전주시 또는 멜버른시에서 활동 이력이 확인 가능한 예술인으로, 연령·예술 장르·외국어 능력 등에 제한은 없다. 단, 전주문화재단 또는 아트플레이의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 대상 문화예술교육 경험이 있는 경우 우대한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전주문화재단 예술교육팀(063-283-9221)으로 문의하면 된다.
지난달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비행기, 철도, 지하철의 운영이 중단되었고 전화, 인터넷이 끊겼다. 신호등이 꺼진 도로에서 차들은 우왕좌왕했고 멈춰 선 엘리베이터에 갇힌 사람들은 구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도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정적과 어둠으로 뒤덮인 도시는 인간에게 두려움과 공포로 다가왔다. 하지만 모두 다 그렇게 생각했을까? 사실 도시는 사람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그곳에는 수많은 생명체가 공존하고 있다. 문득 전기가 사라진 도시를 보며 그들은 어떻게 생각했을지 궁금해졌다. 그림책 『도시에 불이 꺼진 밤』에는 발전소가 고장이 나 깜깜해진 도시에서 비로소 제 존재를 드러내는 생물들이 나온다. 가재는 해가 진 뒤에도 대낮처럼 환한 호수를 견디지 못해 호수 끄트머리로 밀려났다. 할아버지와 증조할아버지 때부터 살았던 곳을 떠나 불빛이 비치지 않는 조그만 땅으로 떠난 것이다. 그런데 어둠이 호수 전체를 감싸자 어릴 때 잠을 자던 호숫가의 익숙한 나무 기둥까지 가본다. 가로등 밑에 사는 분꽃은 불빛 때문에 제대로 자랄 수가 없었다. 해가 지면 꽃받침을 펼치고 다채로운 모습을 드러내는 다른 꽃을 보며 ‘나는 꽃을 피울 수 없는 걸까?’ 고민한다. 하지만 가로등 불빛이 꺼지자 비로소 꽃잎을 활짝 펼친다. 주차장 덤불 속에 사는 고슴도치 역시 밖으로 천천히 나와 밤새 돌아다닌다. 그동안 밖은 밤낮으로 시끄럽고, 밝아서, 먹이를 찾기도 힘들었다. 다른 고슴도치를 만난 지도 너무 오래라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 같은 슬픔에 빠지기도 했다. 풀밭으로 올라온 개구리는 목청껏 울어대고 날개를 활짝 펼친 나방은 곧장 어둠 속으로, 꽃들의 품 안으로 날아간다. 오소리는 새끼 오소리들에게 처음으로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굴 밖으로 나오고, 올빼미는 날개를 쫙 펼치며 날아오른다. 도시의 난개발에 밀려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던 생물들은 불이 꺼진 도시에서 당당하고 아름답게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아간다. 이상기후로 지구 곳곳에서 재난이 발생하고, 신종 바이러스가 발생해 생존을 위협받는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이미 늦어버린 건 아닐까 조바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도시는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것만으로 희망은 있다. 오직 인간의 편리만을 위한 개발을 멈추고, 다른 생명과의 공존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지구는 우리가 꿈꾸는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다. 도시 곳곳에서 숨 쉬고 있는 생물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면 우리 아이들이 자라는 도시 역시 평화롭고 아름다울 것이다. 장은영 동화작가는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통일 동화 공모전, 2024 남도의병 콘텐츠 공모전 스토리 부분 대상, 전북아동문학상과 불꽃문학상을 수상했다. 2022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발표지원)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광대특공대』, 『역사와 문화로 보는 도시 이야기 전주』, 『책 깎는 소년』, 『으랏차차 조선 실록 수호대』, 『열 살 사기열전을 만나다』 등이 있다.
전라도 출신 작가가 전라도를 정면으로 꼬집고 비판하는 내용의 책을 출간했다. 박이선 작가가 ‘작가는 자신의 정치적 색깔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라는 통념을 깨고, 신간 <전라도가 변해야 나라가 산다>(바밀리온)을 펴낸 것. 자신의 의견을 과감히 밝힌 이번 책은 총 2부로 나뉘어, 전라도가 언제부터 지역감정으로 정치적 피해자가 되기 시작했는지, 훈요십조가 과연 전라도 사람을 차별하라는 것인지, 해방 후 극심한 좌우 대립과 갈등의 이면, 독립과 이승만의 외교적 역할, 소녀상과 친일 논란은 물론 심지어 전두환과 장세동을 언급하며 사회를 꼬집는다. 작가는 프롤로그를 통해 “전라도는 사람들 마음이 푸근하고, 전통문화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다른 곳”이라며 “이렇듯 정 많고 전통을 사랑하는 지역 사람들이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전라도 밖을 나가면 은근히 차별받는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 입을 닫고 있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책의 시작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지역에서 말하는 것보다 차라리 전라도에서 태어나 전라도에 살고 있는 필자가 말하는 것이 오해의 소지를 줄이게 될 것”이라며 “전라도가 뒤집어쓴 누명을 벗고 나라의 발전을 위해 전라도 사람들이 발 벗고 나서보자. 전라도가 변하면 감동이 되고 나라가 산다”고 강조했다. 남원 출신인 작가는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제2회 고창신재효문학상과 대한민국디지털작가상 등을 받았다. 그의 저서로는 장편소설 <염부>, <그날 밤 합동수사본부>, <궁정동 사람들>, <여립아 여립아>, <춘포>, <이네기> 등이 있다.
1983년 월간 <시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뒤 전북 대표 여류 시인으로 손꼽혀 온 조미애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밥이 무섭냐>(신아출판사)를 펴냈다. 산문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한 감각적인 이미지와 다채로운 비유가 돋보이는 독창적인 시 세계를 구축해 온 조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삶의 풍경을 섬세하면서도 담담한 언어로 보여준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 질문한다. 컴컴한 세상 속 시인의 외침은 가족과 이웃, 자연과 사물, 삶과 죽음, 신명과 아픔이 한데 모여 그윽한 아름다움과 중후한 활력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어머니는 밥이 무서웠다/삼시세끼 행여 새끼들 굶길까/숙이고 또 숙이시며 닦고 또 닦았다/(…중략…)/꽃이 피는 줄도, 꽃구경은 사치스러운 여인들의 것이라고/바닷가 해수욕도 가을 단풍 구경도 모두가 남들 이야기라고/밥을 무서워하던 젊은 어머니는 어느새 팔순 노인이 되시어/늙어가는 자식들 먹을거리 투정을 보면서 말씀하신다/그렇게 밥이 무섭냐?”(‘밥이 무섭냐’ 부분) 시집 <꽃씨를 거두며> 이후 약 8년 만에 펴내는 시집답게 조 시인은 시를 한 편 한편 공들여 빚어냈다. 공들임의 언어로 정성스레 써 내려간 마음이 엿보이는 108편의 시를 읽다 보면 어느새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으로 충만해진다. 또한 감도 높은 생태적 상상력으로 자연과 동화되는 모습은 세상의 모든 존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일깨우며 공감과 연대의 세계를 보여준다. 40년의 시력을 쌓아오는 동안 한결같은 시심을 유지하면서도 시적 확장을 지속적으로 넓혀온 조미애 시인은 여산문화상, 월간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지역 시단을 대표하는 문인으로 입지를 더욱 굳게 다졌다. 저서로는 <풀대님으로 오신 당신> <흔들리는 침묵> <풍경> <바람 불어 좋은 날> <꽃씨를 거두며> 등이 있다. 현재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이사, 목정문화재단 운영이사 등을 맡고 있으며 표현문학회장으로서 계간 문예지 <표현>을 발간하고 있다.
지난해 출간한 시 에세이 <몽돌이라 했다>로 무르익은 통찰과 시적 갱신을 보여준 이소애 시인이 1년 만에 신작 시집 <동동구리무>(리토피아)를 펴냈다. 1960년 황토 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단단한 사유로 문단의 주목을 받아온 시인은 신작에서 인간과 삶의 내력 그리고 존엄을 지향해 가는 인간관계에 대한 깊은 탐구를 보여준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자연 속에서 인간의 삶과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에 대한 곡진한 사연, 사랑하는 시와 책에 대한 이야기를 차분하고 살뜰한 문장으로 담아내 우리 생의 아름다움을 파고든다. 이 시집의 매력은 그뿐만이 아니다. 수많은 인물과 장소를 호출하며 현재의 삶을 구체적인 이야기의 주체로 되살려낸다. 고통의 시간을 반추하며 현재의 삶을 성찰하고 미래를 모색하는 시편마다 시인이 힘겹게 세상을 건너온 고투의 흔적들로 역력하다. "반백 년 동안 처음 들어본/"미안해"/깜짝, 목구멍에 걸린 대답은/"괜찮아"//고장 난 줄 알았던 그 사람"( '미안해' 전문) 그리고 고통의 끝에서 시를 써 내려간 시인은 이윽고 벼랑 끝 같은 현실 속에서도 이를 악물고 희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외로움이 시가 되었고, 다름과 틀림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감정의 색을 엮었다"는 시인의 말처럼 그는 이번 시집에 이르러 아득한 그리움의 시간 속으로 잠겨 들어 지나온 삶의 곡절들을 하나하나 되짚는다. 농익은 언어 감각과 완숙한 은유적 상상력이 어우러진 서정세계는 개인의 회한을 넘어 보편적 고독에까지 시선을 옮겨 놓는다. 정읍 출생인 이소애 시인은 1994년 <한맥문학>으로 등단했으며 2000년 <지구문학>으로 문학평론 신인상을 받았다. 시집으로는 <시간에 물들다> <색의 파장> <수도원에 두고 온 가방> <쉬엄쉬엄> 등이 있다. 왕성한 문단 활동으로 한국미래문화상, 전북여류문학상, 허난설헌문화예술상, 매월당 문학상, 중산시문학상, 한국예총공로상, 바다문학상, 전북문학상, 전주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부안 출신 강민숙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소년공 재명이가 부르는 노래>(도서출판 생각이 크는 나무)를 출간했다. 1990년대 첫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로 독자의 심금을 울렸던 베스트셀러 작가 강민숙 시인은 남편의 사망신고와 둘째 아들의 출생신고를 같이 해야 했던 기구한 운명을 시작(詩作) 활동으로 극복한 사연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강 시인은 두 아들을 홀로 키우느라 생활고에 쫓기면서도 같은 처지의 여성들 모임인 ‘참솔회’ 를 이끌었고,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 ‘둥지는 없다’, ‘채석강을 읽다’ 등 많은 시집을 출간하며 문학인의 길을 걸어왔다. 시작 활동뿐만 아니라 40세에 대학 공부를 시작해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맹렬 여성의 대명사로 회자 되었다. 이번에 출간한 시집은 강 시인이 “뼈저리게 아파본 사람이 아픈 사람의 마음을 안다”는 심정으로 '소년공 재명이의 삶'을 70편의 시로 묶어낸 것이다. “내 어릴 적 하늘은/가난에 매 맞아/시퍼렇게 멍든 하늘이었다./내 마음 같아/차마/올려다볼 수 없는/그런 하늘이었다./아픔을 참다가/마침내 쏟아내는 눈물/소나기/나도 시원하다/가난의 눈물 쏟고 나니.”( ‘내 하늘’ 전문) 가난에 지친 소년공 재명이가 올려다본 하늘이 매 맞아 ‘시퍼런 하늘’이었던 것은 강 시인이 서른살에 남편을 떠내보내고 보았던 그 시퍼런 하늘이었다. 소년공에게, 강 시인에게 ‘쏟아지는 소나기는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는 선물’ 이었던 셈이다. 시집에 수록된 시에는 춥고 가난한 삶이 담겨 있다. 그리고 소년공 재명이의 고단한 삶과 이를 극복해내는 용기와 응원이 있다. 정준희 한양대 겸임교수는 추천사에서 “어떤 ‘사람’에게 온전히 바쳐지는 시를 쓴다는 것은 쉽지 않다. 무엇이 이 시인을 그리로 이끌었을까? 어느 날 어느 곳에서, 그는 나였고 곧 우리라는 강렬한 일체감 때문이 아니었을까”라며 “우리가 외면하고 덮으려 했던 자화상이자, 우리 자신에게 바치는 고통과 희망의 헌사가 부디 ‘시퍼렇게 멍든 하늘’까지 닿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강 시인은 “30년을 넘게 앓아온 아픔이 한 사람을 만나 붓을 들게 했다”며 “아무나 걸을 수 없는 길을 걸어온 소년공의 삶을 시로 써내며 세상의 낮은 자들을 보듬고자 했다”고 말했다.
“농부는/ 땅에다 시를 쓰는 사람이라면/ 시인은/ 가슴에 농사를 짓는 사람이다/ 김매고 거름 주며 씨앗도 뿌려보았건만,/ 진땀도 싱겁게 흘려보았건만/ 겨울가슴께가 휑하다,/ 가을걷이 지나도록/ 흙이 싹을 틔워 길러 주시듯/ 빗줄기 흠씬 맞아, 다랑이마다/ 숨구멍 칸칸마다 물길 넘쳐나기만 한다면…”(시 ‘천수답(天水沓)’ 전문) ‘무자서(無字書)를 읽는 시인’ 이동희의 열한 번째 시집 <지금 시>(시(詩)로 여는 세상)이 출간됐다. 이동희 시인은 삶의 여정에서 만난 사건과 이야기, 생명체는 물론 무생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상을 통해 새로운 진실을 길어 올리고 시로 길어내 왔다. 그의 깊은 사유는 세상 이면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의미를 드러내고, 우리가 미처 알아채지 못한 가치들을 새롭게 밝혀낸다. 시인은 이번 시집의 ‘책머리’에서 “시 문학이 지향해야 할 시선은 언제나 ‘지금+여기’여야 한다”며 “‘지금-여기’를 마련하는 것이 곧 과거를 오늘로 끌어올리고, 미래를 오늘의 의식으로 현실화하는 길임을 어렴풋하지만 흔들림 없이 실감한다. 이 시집은 그런 ‘지금-여기’에서 얻은 앎과 삶의 변주곡이며, 그 모음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시집은 2021년부터 2023년 9월까지 약 3년 동안 시인이 직접 체험한 세상살이를 바탕으로 창작한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사람세상 곳곳마다 이를 수 없어/ 어머니를 대신 보내주셨다/ 신께서는-/ 바람 따라 강물 건너가셨듯이/ 바람 타고 강물 건너오시듯이/ 들숨날숨 사이사이/ 몸을 덥혀주시는/ 어머니 손길-/ 내 몸은 신의 은신처이시다”(시 ‘신의 은신처’ 전문) “사랑이/ 밖에서 오는 줄 알았다,/ 미움마저 춥지 않던 시절엔,/ 그런데/ 아픔이 식은 땀 흘리는/ 계절에 이르고 보니/ 침묵 속에 맺힌/ 꽃망울이더라,/ 흐린 후회 뒤에 오는/ 맑은 늦사랑이더라”(시 ‘또 다른 봄’ 전문) 이처럼 이동희 시인의 시는 평이한 언어로 쓰였지만, 그 안에 담긴 사유는 깊고 묵직하다. 그의 시어는 일상에 지친 독자의 마음을 다정하게 감싸며, 삶의 지혜를 통해 잔잔한 위로를 건넨다. 황정산 문학평론가는 시집의 평설에서 “이동희의 시는 전통적인 시인관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단순히 자연 속의 유유자적이나 도학적 안빈낙도에 머무르지 않는다”며 “그의 시는 현실에 밀착해 있다. 삶의 현장에서 지혜를 구하고, 지금-여기의 일상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며 그것을 노래하는 기쁨이 있다”고 평했다. 전주 출신인 시인은 1985년 시전문지 <심상(心象)>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전주대학교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 석사,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다수의 저서를 펴내며 꾸준한 시 창작과 학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통적 서정과 현대적 감성이 어우러진 시세계로 시단의 주목을 받은 엄참희 시인이 네 번째 시집 <내일을 위한 한 걸음>(신아출판사)을 출간했다. 시인은 순정한 마음과 깨끗한 진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참되게 사는 인간의 품격을 시적 언어로 노래한다. 이번 시집에서 그는 담백하면서도 진중한 시적 성찰과 상상력이 빛나는 형이상학적 사유의 세계를 활짝 펼쳐 보인다. “내일은 인생의 길이다/가고자 하는 방향으로/손짓이다/오늘은 저물지만/여명을 묻어둔/마음의 행로이다//(…중략…)//미명을 밝혀 이른 새벽/꽃은 또 한 세상 풀어놓지 않던가/길은 길에 닿아 노란 민들레가 피던 것/감사하고 감사하면/우리 스스로 밝은 길이 된다”(‘내일을 위한 한 걸음’ 부분) 삶의 길 위에서 얻은 사색과 통찰로 가득한 70편의 시를 5부로 나누어 실었으며 정갈한 시편들이 잔잔한 울림 속에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특히 문학이 인간의 삶에 어떤 방향을 제시하는지 생의 육화(六花)를 시로 표상한다. 독자들에게 ‘삶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하고 ‘시는 무엇이 될 수 있는가’를 고뇌한 흔적들이 담긴 시편들은 곱씹어 읽을 만하다. 소재호 시인은 시인의 시에 대해 "참되게 사는 인간 품격을 그림 그리는 인간학"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인간성 성취에 필요한 요소들로서 자연의 현묘함이나 유·불·선의 융합적 사유가 바탕이 된다"고 설명했다. 엄 시인은 임실에서 출생하여 2018년 <표현> 신인상에 당선돼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전주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따뜻한 한마디> <어린사과> 등이 있으며 좋은글 모음집 <우리들 동행길 1·2>을 출간했다.
무주산골영화제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로 매년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토크 프로그램 ‘토킹시네마’와 ‘산골토크’의 올해 라인업이 공개됐다. '토킹시네마' 참여 게스트 15인. (왼쪽 위부터) ‘한국영화&제작’ 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 김성훈 「씨네21」디지털콘텐츠본부장, ‘한국영화&감독1,2’ 엄태화 감독, 주성철 씨네플레이 편집장, 박세영 감독, 김병규 평론가, ‘영화&건축’ 정구노 건축가, 정재은 감독, 정다운 감독, 형건 EBS 프로듀서, ‘해외영화&연출1,2’ 임선애 감독, 강윤정 문학편집자, 정지혜 평론가, 송경원 「씨네21」편집장, 오찬호 사회학자·작가/사진=무주산골영화제 제13회 무주산골영화제에서 선보이는 ‘토킹시네마’는 총 6개의 주제 아래, 각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 15인이 참여해 관객과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먼저, 누적 관객 920만 명을 기록한 영화 <내부자들>의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가 참여한다. 창립작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상영 후에는 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와 김성훈 ‘씨네21’ 디지털콘텐츠본부장이 ‘하이브미디어코프의 시작과 현재’를 주제로 대담을 나누며 영화 팬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올해 신설된 두 편의 감독 특집 토크도 주목할 만하다. 엄태화 감독은 주성철 ‘씨네플레이’ 편집장과 함께 초기 단편부터 뮤직비디오 작업까지 자신의 연출 세계를 돌아보며 창작 여정을 들려준다. 박세영 감독은 김병규 평론가와 함께 최신 단편을 중심으로 앞으로 그려나갈 영화 세계를 조명한다. 무주산골영화제의 메인 공간인 무주등나무운동장을 설계한 고(故) 정기용 건축가의 공공 건축 프로젝트 30주년을 기념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정기용 건축가의 무주 공공 건축 프로젝트’를 주제로 그의 아들 정구노 건축가를 비롯해 정재은 감독, 정다운 감독, 형건 EBS 프로듀서가 참석해 건축의 사회적 의미와 특별함을 나눈다. 또한, 사회적 리얼리즘의 대가 마이크 리 감독의 <내 말 좀 들어줘> 상영 후에는 임선애 감독, 강윤정 문학 편집자, 정지혜 영화평론가가 ‘마이크 리의 키친 싱크 리얼리즘의 세계’를 주제로 심도 깊은 대화를 펼친다. 올해 <동시대 시네아스트>로 선정된 션 베이커 감독의 <테이크 아웃> 상영 후에는 송경원 ‘씨네21’ 편집장, 오찬호 사회학자이자 작가, 정지혜 평론가가 ‘션 베이커의 유쾌하고 리얼한 세계’를 조명하며 영화 속 현실성과 유머를 풀어낼 예정이다. 또 다른 인기 토크 프로그램 ‘산골토크’는 영화 상영 후 전문가의 해설을 듣는 강연 형식으로 진행된다. 올해는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의 최신작 <베일리와 버드>와 제77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인 파얄 카파디아 감독의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이 상영된다. 상영 후에는 각각 송경원 편집장과 김병규 평론가가 참여해 작품의 예술성과 메시지를 관객과 함께 나눌 예정이다. 제13회 무주산골영화제는 다음 달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무주군 일대에서 열린다.
(사)전라북도 전통공예인협회(이사장 박광철)의 서른세 번째 회원전이 6월 5일까지 전북특별자치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목칠, 금속, 도자, 한지, 서각, 섬유, 민화, 기타 등 8개 분과가 속해 있는 전북공예인협회는 매년 회원전을 통해 전통공예에 대한 관심과 소통, 교감을 나누고 전통공예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광철 이사장과 최동식(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12호 악기장-거문고) 등 소속회원 42명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주에서 마티스 작품을 원화로 만날 기회가 흔치 않잖아요. 그래서 찾아오게 됐어요” 27일 오전 전주문화재단 팔복예술공장에서 열리고 있는 ‘20세기 미술의 거장: 앙리 마티스와 라울 뒤피’ 특별전 매표소에서 만난 한미연(64)씨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 5월 황금연휴 기간 전시를 보기 위해 팔복예술공장을 찾았던 그는 “당시에는 사람이 많아서 관람할 엄두가 나지 않아 평일에 다시 오게 됐다. 원화를 가까이서 볼 생각에 설렌다”고 했다. 전주문화재단에 따르면 지난 5월 황금연휴(3일~6일) 기간에만 약 16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된다. 전시 개막 이후 하루 평균 약 330명의 관람객이 찾아오고 있으며, 누적 방문객 수는 21일 기준 약 1만 명을 넘어섰다. 4월 22일 개막한 뒤 한 달 만이다. 이날 역시 평일 오전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개인 휴대전화로 오디오 가이드(음성안내)를 들으며 천천히 그림을 관람하고 음미하는 이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관람객 만족도도 높다. 광주광역시에서 특별전을 찾은 한 관람객은 “서울에서도 보기 힘든 전시를 지방에서 접할 수 있다는 점이 감동적”이라며 “6월 중에 다시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앙리 마티스의 ‘재즈’ 시리즈 판화와 아트북, 라울 뒤피의 식물도감 시리즈 판화, 삽화, 원화 등 총 169점을 엄선해 선보이고 있다. 재단은 관람객들이 예술적 경험을 더욱 깊고 풍성하게 느낄 수 있도록 전시장 한편에서 체험 행사도 운영한다. 앙리 마티스가 사랑한 종이 오리기 기법인 컷오프(cut off)와 라울 뒤피의 걸작 ‘동물의 시집’ 속 4종 목판화를 직접 찍고 경험할 수 있다. 전주 문화예술인을 후원하는 ‘이팝프렌즈’ 문화기부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재단 관계자는 “이팝프렌즈는 포스터나 골프공 세트와 같은 전시 굿즈를 구매하면 지역 예술인에게 후원되는 기부 캠페인”이라며 “캠페인 취지에 공감한 관람객들이 관심을 가지고 기부를 해주고 있다”고 했다. ‘20세기 미술의 거장: 앙리 마티스와 라울 뒤피’특별전 도슨트 프로그램 화요일~금요일 오후 3시, 토요일~일요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 각각 진행된다. 전시 준비를 총괄한 전주문화재단 나유미 미래 문화팀장은 “유료 전시로 선보이는 첫 특별전인 만큼 20세기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두 거장의 독창적인 발자취 조명에 집중했다”며 “돈을 지불하고 전시를 관람하다 보니 관객들도 더욱 꼼꼼하게 그림을 관람하고 음미하는 것 같다. 문화적 마인드가 달라지는 것 같아서 고무적인 시도가 아니었다 싶다”고 밝혔다. 전시는 오는 7월 27일까지 계속된다.
세 명의 젊은 안무가가 우진문화공간을 뜨겁게 달군다. 전주시가 후원하고 우진문화재단이 주최하는 무용 공연 ‘2025 젊은춤판’이 오는 31일 오후 5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린다. 2005년 시작된 ‘젊은춤판’은 젊은 무용가들이 끼와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창작 무대를 제공하며, 20년간 신진 안무가들의 꿈과 비전을 응원해왔다. 다양한 춤의 스펙트럼과 예술적 실험정신이 공존하는 이 무대는, 안무가들에게는 성장과 교류의 장이 되고 관객에게는 새로운 감각의 무용예술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공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젊은춤판에는 강영진, 장소린, 함희원 등 세 명의 안무가가 선정됐다. 이들은 45세 이하 전문 무용가를 대상으로 한 공모에서 치열한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된 유망 신진 예술가들로,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각자의 개성과 감각이 담긴 신작을 선보인다. 첫 무대는 강영진의 ‘단편집(미완성)’. 그는 아직 정의 내리기 어려운 감정인 ‘사랑’에 주목한다. 강 씨는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은 많지만, 내가 사랑을 표현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질문에서 작업을 시작했다”며 “나에게 사랑은 부담스럽고 어렵고, 때론 낯 뜨겁고 무겁다. 나를 진지하게 만들고, 어쩌면 고장 내기도 하죠. 아직 사랑을 정의할 수 없지만, 이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당신에게 사랑이란 무엇인가’라고 묻고 싶다”고 말하며 작품내용과 안무의도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장소린 무용가의 ‘블루스 블루스’가 무대에 오른다. 그는 이번 무대에서 느리고 가벼운 몸짓, 때로는 담백하지만 자유로운 움직임으로 ‘함께하는 존재’의 불완전한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장 씨는 “인간의 존재는 각기 다른 리듬을 따라 흐른다, 하지만 그 리듬은 고립되지 않고, 마치 블루스처럼 고요한 흐름 속에서 하나로 이어진다”며 “그 흐름 안에 ‘개별적인 존재’와 ‘함께하는 존재’의 의미를 담아, 마침내 블루스라는 공명 안에 개인이 아닌 하나의 거대한 존재로 연결되는 형상에 집중했다”고 안무 의도를 밝혔다. 마지막 무대는 함희원 안무가의 ‘해피블룸’이다. ‘행복(Happiness)’과 ‘꽃(Bloom)’의 합성어인 이 작품은 추상적인 ‘행복’의 개념을 움직임과 공간 속에 풀어내며, 삶의 여정 속에서 마주하는 짧지만 깊은 행복의 순간들을 이야기한다. 함 씨는 “단 한 번도 완벽하게 행복한 적이 없었다. 아침 햇살 속에서 느끼는 평온, 사랑하는 이의 따뜻한 손길. 흑백과 다름없던 삶을 돌아보며, 작은 기적 같은 모든 순간을 되새긴다”고 말하며 작품을 설명했다. 공연 예매는 전주티켓박스에서 가능하며, 전석 1만 원이다. 예매 및 공연 관련 문의는 우진문화재단(063-272-7223)으로 하면 된다.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 소리축제)가 다음달 30일까지, 5일간의 소리 여정을 함께할 자원활동가 ‘소리천사’를 모집한다. ‘소리천사’는 축제 현장에서 프로그램 운영, 행사 지원, 홍보 등 전반적인 업무를 맡아 소리축제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 자원활동가다. 이들은 축제장 곳곳에 배치되어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며, 생생한 현장을 체험하고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매년 많은 지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는 운영팀과 홍보팀 두 분야로 나뉘어 △프로그램 운영 △아티스트 지원 △백스테이지 △수송 △숙박 △무대 △객석 △운영본부 △주차 △환경 △기록 △홍보 및 매표소 운영 △티켓 등 다양한 세부 영역에서 활동할 자원활동가를 모집한다.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으며, 소리축제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발대식과 오리엔테이션, 공식 활동 기간 동안 성실히 임할 수 있어야 한다. 선발된 소리천사에게는 유니폼, ID 카드, 활동 물품 등이 제공되며, 식사와 간식, 1365 자원봉사포털 봉사 시간 인정 등의 혜택도 주어진다.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시간대에는 퇴근 버스가 운행되며, 지역 외 거주자에게는 숙소도 제공된다. 지원은 소리축제 공식 홈페이지 내 ‘소리천사’ 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최종 합격자는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선발되며, 합격 여부는 오는 7월 14일 오후 3시 ‘소리천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세한 모집 공고는 소리천사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관련 문의는 이메일(event2@sorifestival.com)로 하면 된다.
올해로 8회를 맞은 전주가족영화제(집행위원장 곽효민)가 29일 오후 7시 전주 조이앤시네마에서 개막한다. (사)문화콘텐츠연구소 시네숲이 주최하고 전주가족영화제 조직‧집행위원회가 주관하는 영화제는 올해 ‘아빠의 어깨’를 슬로건으로 31일까지 사흘간 20여 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올해 개막작은 이진우 감독의 <네모 과자>와 이성준 감독의 <나의 포켓 다이어리>이다. 개막작 상영에 앞서 테너 김효성의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특히 이날은 2편의 개막작 상영과 함께 조유신 감독이 연출한 <엄마의 목소리>도 관객과 만난다. 개막 이튿날인 30일에는 전북 지역 감독들의 연출작으로 구성된 온가족(전북) 섹션 작품들이 관객과 만난다. 또한 단편영화를 꾸준히 만들어 온 김소형 감독을 조명하는 ‘김소형 감독전’도 마련돼 관객과 소통한다. 31일에는 핵가족(청소년)섹션 영화들이 상영된다. 핵가족 섹션은 전북 지역 청소년들이 제작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이 섹션에서는 영화를 만든 학생들이 부모님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고,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가족영화 감독들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대가족섹션도 눈여겨볼만하다. 대가족섹션 영화들이 상영된 후 오후 5시부터 시상식과 폐막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곽효민 집행위원장은 “가족의 한 구성원인 아빠를 생각하는 영화를 통해 아빠를 향한 관심과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영화들로 준비했다”며 “자녀가 직접 제작한 영화를 부모님과 함께 관람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소통하고 공유하며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주전통문화연수원은 오는 31일 전주동헌 체험 한마당의 일환으로 ‘단오에 즐기는 전통놀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주동헌 체험 한마당은 지난 2월부터 오는 11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한옥마을을 찾은 전주시민과 관광객에게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오는 31일에는 단오를 맞아 전통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우리 민속놀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장명루(소원팔찌) 만들기와 전통놀이(저포, 화가투) 체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프로그램에 참여를 희망하는 시민과 관광객은 전주전통문화연수원 누리집(www.dongheon.or.kr)을 통해 사전 접수하면 되며, 체험비는 무료다. 사전 접수 시 마감되지 않은 프로그램은 당일 현장 참여도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전주전통문화연수원 누리집에서 확인하거나 전화(063 281 5271~4)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전주시는 우리나라의 5대 명절 중 하나인 단옷날을 기념해 오는 31일과 6월 1일 이틀간 덕진공원 일원에서 전주시민의 안녕과 한 해의 풍년을 기념하는 ‘2025 전주단오’ 행사를 마련한다. 이 행사에서는 전주단오의 전통 프로그램인 △풍년기원제 △전주단오 장사씨름대회 △창포물 머리감기 등을 비롯해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가 제공될 예정이다.
매년 가족 단위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아온 무주산골영화제의 대표 프로그램 ‘키즈스테이지’가 올해도 다채로운 콘텐츠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올해 ‘키즈스테이지’는 글로벌 토이 브랜드 ‘나비타’와 협업해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나비타’는 전 세계 아이들과 키덜트들에게 인기 있는 해외 프리미엄 장난감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현장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상영작으로는 국내 인기 캐릭터 ‘베베핀’을 주인공으로 한 첫 장편 애니메이션 <베베핀 극장판: 사라진 베베핀과 핑크퐁 대모험>(2025)이 있다. 이번 영화는 무주산골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되며, 상영 이후에는 베베핀과 함께하는 포토타임 이벤트도 예정되어 있어 뜨거운 호응이 예상된다. 이밖에도 자연, 생태, 우정을 주제로 한 단편영화와 그림책 및 만화책 원작의 한국 단편 애니메이션들이 다수 상영되어 어린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부대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태권도진흥재단의 시범단이 선보이는 퍼포먼스 ‘위대한 태권도’, 서커스 아티스트들이 펼치는 공연 ‘서커스 게임즈’, 북유럽 No.1 치위생용품 브랜드 ‘조르단’이 함께하는 어린이 양치 습관 교육 워크숍 등 다채로운 체험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올해 신설된 <넥스트 시네아스트> 전시 상영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무주 최북미술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박세영 감독의 작품을 전시 상영 형태로 무료로 감상할 수 있으며, 시각 예술과 문자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창작 집단 ‘소리그림’과 함께하는 라운드 테이블도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덕유산국립공원 대집회장에서 열리는 <숲> 섹션 야외 상영도 영화제의 낭만을 더한다. 올해는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상 수상작 <플로우>(2024)와 긴츠 질발로디스 감독의 데뷔작 <어웨이>(2019), 인간 내면을 우화적으로 그린 <붉은 거북>(2016) 등이 상영된다. 이외에도 영국 팝스타 로비 윌리엄스의 삶을 다룬 뮤지컬 영화 <베러맨>(2024), 션 베이커 감독의 따뜻한 시선이 돋보이는 <플로리다 프로젝트>(2017), 국내에서 입소문만으로 10만 관객을 동원한 화제작 <더 폴: 디렉터스 컷>(2024)도 상영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채워진 이번 ‘키즈스테이지’는 무주산골영화제의 대표적인 체험형 콘텐츠로서 또 한 번 관객들의 호평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완판본문화관은 ‘시민 작가의 문장, 완판본이 되다’를 주제로 완판본 예술 자서전을 엮어갈 시민 작가 10명을 모집한다고 25일 밝혔다. 전북특별자치도 평생교육 프로그램 지원사업인 이번 프로그램은 개인의 삶을 문화 예술적으로 조명하고 글과 그림을 통해 자서전을 완성해 보는 예술 기반 평생교육이다. 프로그램은 오는 6월 18일부터 9월 24일까지 매주 수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총 15주 동안 완판본문화관 전시실에서 운영된다. 참여자들은 매주 주어지는 주제에 따라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표현하게 된다. 글과 그림이라는 매체를 활용하여 자신만의 서사를 구성하고, 그 결과물은 전통 제책 방식으로 제본되어 한 권의 예술 자서전으로 완성할 계획이다. 교육은 시인이자 ‘물결서사’ 대표인 임주아와 화가 서완호가 함께 맡는다. 문학과 시각예술이라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두 강사는 예술적 시너지를 바탕으로, 참여자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모집 대상은 전북자치도에 거주하는 청년과 중장년층(19~64세)으로 총 1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신청은 완판본문화관(231-2212)을 통해 접수하면 된다. 안은주 완판본문화관 학예실장은 “디지털 시대에도 손으로 엮는 기록의 의미를 되새기고, 시민 개개인의 이야기가 지역의 문화로 남기를 바란다”며 “이번 프로그램이 삶을 예술로 기록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여정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농경 시대의 유전자였습니다. 보릿고개 설움이었습니다. 손바닥만 한 땅만 보여도 고추, 상추, 오이, 가지, 파를 심었지요. 푸릇푸릇 생각만으로도 향기로웠지요. 골목을 오가는 이웃도 배가 불렀고요. 품이라도 팔아먹으려면 도시가 낫다던 디아스포라들, 손도 땅도 놀릴 수 없어 겨우 두어 이랑 가꿨지요. 다 계획이 있었던 겁니다. 삼천 산책길 옆, 날 잡아 잡초를 뽑고 빈터를 일구었습니다. 이젠 눈이 고픕니다. 고추, 오이, 상추 대신 대목장 먹줄 놓듯 줄을 띄우고 코스모스, 접시꽃, 백일홍, 사루비아 꽃씨를 묻었습니다. 삼천 노인회 어르신들, 벌써 겨울부터 언제쯤 어디에 빨강 노랑 하양 꽃씨를 묻을지 궁구하신 게 분명합니다. 세상 환해져라, 소원했던 게 틀림없습니다. 먼 산 아카시꽃, 오동꽃 아직 지기 전입니다. 아파트 울타리에 덩굴장미 한창입니다. 잡초 뽑은 손길과 꽃씨 묻은 마음도 이미 피었나 봅니다. 가는 봄, 세상이 온통 향기롭습니다. 어떻게 아셨을까요? 조리개는 하느님이 드셨네요. 흡족하게 한나절 비를 뿌리십니다.
‘성평등 정치로 가는 페미니스트 공동행동’에서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성평등 정책을 복구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 수립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성평등 정치로 가는 페미니스트 공동행동’은 차별과 혐오로 가득하며 성평등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정치에 맞서 시민들의 힘으로 만들어낸 연대체다. 이번 대선에 성평등 의제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전북여성단체연합을 비롯한 15개 여성단체가 함께 하고 있다. 이에 전북여성단체연합은 지난 20일 한옥마을 경기전 앞에서 ‘내 삶을 바꾸는 성평등 한표-세상은 바뀌는 중입니다. 당신의 참여만큼’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성평등 정책을 통해 바뀌었으면 하는 세상에 스티커를 부착하고, 제21대 대통령 후보에게 성평등 정책 공약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작성, 성평등 정책을 알리는 유인물 배포 등이 이뤄졌다. 성평등 정치로 가는 페미니스트 캠페인에 참여한 한 시민은 “성평등한 공약을 내는 후보를 지지하고 싶다”며 “여성가족부 예산을 늘려 성평등한 사회로 바뀌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전북여성단체연합은 오는 27일까지 익산역과 군산 월명산 입구, 전북대학교 정문 앞 등에서 관련 캠페인을 추진할 예정이다.
윤흥길·박범신·안도현, 세 거장이 불러낸 ‘문학 도시 익산’
한강노벨문학상 수상기념 1주년 시화전 열린다
인문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나만의 사진언어를 제시하다
[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 “다양한 소재와 내면을 살피는 작품 다수…글을 끌고 나가는 힘 아쉬워”
전주문화재단, 2025 탄소예술기획전 개최
[결산! 전북문화 2025] ①희비 교차한 전북 미술계
미소로 건네는 작은 평화⋯박종권 사진전 ‘보시니 참 좋았다’
정상현 우석대 명예교수 대통령 표창
창의와 열정의 주인공…2025 주민시네마스쿨 영상콘텐츠대잔치 시상식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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