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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 예술 원천과 확장을 묻다…교동미술관 '유연한 공간 동시대화'

교동미술관(관장 김완순)이 '유연한 공간' 기획전을 통해 시대적 예술의 원천과 확장을 어떻게 해석하고 전달할지에 대해 묻는다. 오는 6월 1일까지 교동미술관 본관 1·2전시실에서 열리는 기획전 ‘유연한 공간’은 2개의 섹션으로 나눠 진행된다. 본관 1·2 전시실에서 진행되는 첫 번째 기획 ‘유연한 공간 동시대화-시공간의 여’에서는 전통 수묵화의 깊이와 서사를 현대적으로 풀어가는 방의걸 화백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화백은 문화적 정체성의 본질과 예술적 영감의 원천인 ‘무형유산의 근원’에 대한 회화적 탐구에 집중한 작업물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먹’이라는 공통의 전통재료를 통해 장르·기법적으로 서로 다른 표현을 만들어내는 재불 화가 문민순과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된 안숙선 명창의 판소리가 어우러지는 ‘미술-소리SORI’ 복합 전시가 함께 진행된다. 미술관 본관 2관에서 열리는 두 번째 기획 ‘유연한 공간 동시대화-기록된 공명’ 은 동시대미술의 관점에서 세대적 경계를 허물며 기술적 영상미를 접목한 동시다발적인 작품들을 선보인다. 영상기술로 새롭게 재해석된 방의걸 수묵화와 그래피티 아트가 결합된 신선한 작품들이 관객들을 맞이한다. 여기에 미술과 비미술, 세대 간의 포용에 대한 시대적인 과제를 함께 바라보고 공동의 미래를 다지는 시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 프로젝트는 전주문화재단(팔복예술공장)과 협력을 통해 전주의 중심에서 주변부까지 도시 전주의 정체성인 문화와 예술을 지역에 매개하고 문화기관 간의 연대를 가시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김완순 관장은 “이번 기획전을 통해 예술이 시대적 역동과 발상에 화답하며 만들어가는 생동감 넘치는 순간들을 마주함으로서 연대를 전제로 한 예술적 대화를 경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박물관협회의 지원으로 ‘2025 박물관·미술관 주간’의 공식 프로그램 박물관×즐기다 사업에 교동미술관이 5년 연속 참여하게 됐다. 과거 섬유방직공장의 원형에서 출발한 교동미술관은 전주한옥마을이라는 장소적 정체성을 발판으로 전통공예부터 동시대미술로의 확장과 지역의 문화적 가치 전달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5.12 16:29

전북 곳곳에서 펼쳐지는 거리극 축제…'노상놀이야' 공연 시동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경윤)이 '2025 전북특별자치도 거리극축제 노상놀이야' 공연을 도내 5개 시군에서 74회 펼친다고 12일 밝혔다. 거리극축제 노상놀이야는 도내 대표 거리예술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2017년부터 시작해 올해 9년째를 맞았다. 오는 5월부터 11월까지 전주, 익산, 남원, 진안, 고창의 주요 관광지에서 펼쳐진다. 올해 참여하는 시·군 및 수행단체는 △전주 합굿마을문화생산자협동조합 △익산 국악예술원 소뢰뫼 △남원 협동조합 지리산권마실 △진안 전라좌도진안중평굿보존회 △고창 아트컴퍼니 고풍 등 5곳이다. 각 지역은 고유의 역사와 문화 자원을 바탕으로 특색 있는 거리극을 구성했다. 전주에서는 5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30분 전주한옥마을 청연루와 경기전 일대에서 동학군 이야기를 기접놀이와 마당극으로 풀어낸 '한옥마을 전통연희 퍼레이드'를 선보인다. 다만 7월과 8월은 혹서기로 인해 공연을 쉬어간다. 익산에서도 5월부터 10월까지 매월 지정된 날 오후 2시에 익산미륵사지에서 백제무왕의 이야기와 즉위식을 취타대 및 마당극 형식으로 재현한 '백제무왕 납시오'를 공연한다. 6월부터 8월은 휴연한다. 남원 광한루 일대에서 삼수관과 도예이야기를 주제로 한 연희극 '도자기 둥딱!'이 5월부터 9월까지 열린다. 매주 일요일 오후 3시에 공연을 만날 수 있다. 진안에서는 6월부터 11월까지 월별 공연 일정에 맞춰 오후 1시 진안 마이산 탑사 거리 일대에서 '마이산 놀이길 산울림' 무대를 선보인다. 마이산 탑사 거리 일대에서 마이산과 금척 관련 설화를 농악 퍼포먼스로 구성한 공연이다. 마지막으로 5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5시에 고창읍성에서 '흥따라 멋따라 딴따라' 공연이 열린다. 고창읍성에서 대형 깃발과 함께하는 대규모 농악 퍼레이드 형태의 공연이다. 자세한 공연일정은 재단 누리집 문화관광달력을 참고하면 된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5.12 14:47

제13회 무주산골영화제, 13일부터 본격 예매 시작

제13회 무주산골영화제의 일반 실내상영과 토킹시네마·산골토크 온라인 티켓 예매가 오는 13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된다. 티켓 가격은 (실내)일반 상영작 편당 6000원, 토킹시네마·산골토크는 편당 1만 5000원이다. 실내상영작은 각 상영관 입구에서 모바일 티켓(QR코드) 확인 후 입장이 가능하다. 무주등나무운동장 1일 입장권은 1일 3만 원으로 오는 14일 오후 2시부터 온라인 예매가 가능하다. 현장 티켓부스에서 반드시 입장 팔찌로 교환, 착용해야 무주등나무운동장 입장이 가능하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숙박과 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티켓 패키지 상품도 14일 오후 2시부터 함께 판매된다. ‘숙박 패키지’는 무주등나무운동장 1일 입장권 2매와 무주덕유산리조트 숙박권을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며, ‘교통 패키지’는 입장권 1매와 대전-무주 셔틀버스 편도권이 포함된다. 두 상품 모두 네이버 예약을 통해 선착순 예매가 가능하다. 올해는 무주군민을 위한 무료 입장권 사전신청 시스템도 새롭게 도입됐다. 오는 14일부터 26일까지, 무주군민은 신분증을 지참해 무주군 내 각 읍·면 행정복지센터 또는 무주산골영화관을 방문, 신청서를 제출하면 본인에 한해 무주등나무운동장 1일 입장권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영화제 현장에서만 적용되던 군민 무료입장이 올해부터 사전신청제로 전환되면서, 관람 편의와 현장 안전관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상영 시간표 및 예매에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무주산골영화제 공식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5.12 14:42

전통의 고장 남원에서 만나는 어린이 국악극⋯국립민속국악원 ‘이야기 보따리’ 첫 공연 성료

우리 국악의 멋과 흥을 담은 어린이 국악 공연 시리즈 ‘이야기 보따리’가 판소리의 본고장 남원에서 막을 올렸다. 국립민속국악원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어린이를 위한 국악 공연 ‘이야기 보따리’의 첫 공연을 지난 10일 오후 3시, 예원당에서 선보였다. 총 4회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기획 공연의 첫 주자는 어린이 체험형 국악극 ‘별이와 무지개다리’. 국악을 처음 접하는 어린이 관객들도 쉽고 자연스럽게 국악의 정서를 느낄 수 있도록 따뜻한 서사와 관객 참여형 무대 연출을 더한 작품이다. 지난 3월 초연된 이후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재공연됐다. 극은 사랑을 찾아 강아지별 ‘꾸슈랄라’에서 지구로 여정을 떠난 강아지 ‘별이’가 소녀 ‘지율이’를 만나고, 이별을 겪으며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랑과 책임이라는 주제를 국악 선율과 몸짓으로 풀어내며 어린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공연장 내부는 보랏빛을 시그니처 컬러로 활용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여기에 무지개빛 의상과 소품이 더해지며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특히 배우들이 무대를 벗어나 객석까지 내려와 관객과 눈을 맞추고 소통하는 장면은, 공연에 대한 몰입도를 한층 높였다. 국악원 단원들의 춤과 노래는 완성도 높은 무대를 이끌었고,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가사와 동작, 따뜻한 이야기 구조는 가족 관객의 만족도를 높였다. 공연을 관람한 한 학부모 최가연 씨(36·전주)는 “아이와 함께 처음 국악 공연을 봤는데 이야기와 음악이 쉽게 와 닿아 좋았다”며 “비 오는 주말, 아이와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만족스럽다. 앞으로 예정된 공연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야기 보따리’는 5월 한 달 동안 매주 새로운 어린이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오는 17일에는 극단 별비612의 그림자 인형극 ‘이야기 쏙! 이야기야!’가 무대에 오른다. 거인의 뱃속에 갇힌 세 인물이 펼치는 기발한 이야기 대결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24일에는 솔솔과 친구들의 체험형 국악극 ‘정가네늘보’가 이어진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던 아이가 느긋한 나무늘보 친구를 만나 자존감을 회복해 가는 과정을 담았다. 마지막 31일에는 창작집단 깍두기의 어린이 국악 뮤지컬 ‘신나는 빨강모자와 친구들’이 무대에 올라, 전래동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유쾌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 전후로는 국악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부대행사도 마련돼 있다. 예원당 앞마당과 로비, 2층 흥부마루에서는 윷놀이, 공기놀이, 미로 탐험, 색칠 놀이, 포토존 등 다양한 활동이 운영되며, 체험에 참여한 어린이에게는 기념품도 제공된다. 국립민속국악원 관계자는 “이야기 보따리는 전통음악을 매개로 아이들의 상상력과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기획한 공연”이라며 “온 가족이 함께 소통하며 즐길 수 있는 따뜻한 문화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5.11 16:50

신석정기념사업회 '윤동주 시인·윤봉길 의사 항일투쟁 발자취 따라'

신석정기념사업회(이사장 윤석정)는 지난달 28일부터 5월 1일까지 ‘조국의 별을 헤아리다’ 역사문화기행을 개최했다. 이번 기행은 ‘독립운동의 자취를 따라서’를 부제로 우리나라가 주권을 잃었을 때 일본 땅으로 건너가 독립운동을 했던 윤동주 시인과 윤봉길 의사의 자취를 찾았다. 기행은 일본 교토 도시샤 대학에 자리한 윤동주 시비와 일본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 윤봉길 의사 임장지적비(묘비) 등 일본 땅에서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독립운동의 역사 유적을 둘러보며 독립을 위한 숭고한 희생을 느끼고 감사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기행에 함께한 도내 문인들은 도시샤 대학에 위치한 윤동주 시비에 방문해 시를 낭송하고, 윤동주 시인이 하숙집에 세운 교토예술대학 다카하라 캠퍼스로 이동해 일어판으로 된 사화전도 열였다. 또 이들은 윤봉길 의사 임장지적비도 찾아 헌주하고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윤석정 이사장은 “주권을 되찾기 위해 타국에서 투쟁과 헌신으로 독립운동을 펼친 윤봉길 의사와 윤동주 시인의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선열들이 지켜주신 아름다운 대한민국 국민으로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 잊지 말아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 석정문학회 회장은 "윤봉길 의사의 기념비 주변 낮은 산에서 벌목하는 기계 소리가 크고 무서웠다. 그래도 동백꽃은 붉디붉게 피어나고 있었다"며 "우리가 대한민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계속 피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5.11 16:49

'7만 관객' 몰린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들여다보니

올해로 제26회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가 9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폐막식을 끝으로 열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영화산업 침체라는 위기 속에서도 실험 정신을 잃지 않은 영화제는 독립과 대안이라는 정체성을 입증하며 전주의 봄날을 영화로 물들였다. 올해 영화제는 감독들의 사적인 이야기부터 민주주의 가치를 되묻는 도전적인 작품까지 더욱 풍성해진 작품들로 관객과 만났다. 특히 대중성과 시의성을 강화한 특별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의 약진이 돋보였지만, 줄어든 부대행사와 현장 예매 분 배정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영화제는 이날 폐막식 행사 이후 김옥영 감독의 <기계의 나라에서>를 상영하며 막을 내렸다. △관객 7만 명 모으며 성공적 마침표 올해 영화제는 57개국 224편의 독립‧예술영화가 상영됐다. 좌석 점유율은 81.6%로 지난해 79.3%에 비해 2.3%포인트 늘었다. 586회 차 상영 중 지난해보다 67회 차 늘어난 448회 차가 매진됐고, 공식 행사에만 7만 명 이상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부대행사인 골목 상영도 총관객 수가 약 4500명을 달성하며 지난해(1797명)보다 약 2.5배 이상 증가했고, 100필름 100포스터 역시 작년 대비 4000명이 증가한 약 3만3000명이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은 폐막식 전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 배창호 감독과 크리스토퍼 페팃 감독, 몬세 트리올라 프로듀서, 페드루 코스타 감독 등 거장을 모시고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했다"며 “영화제가 창작자들이 세상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큰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상영작 티켓 구하기 ‘하늘의 별 따기’ 올해 상영작은 티켓을 구하기 힘들 정도로 관객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클래스 상영, 관객과의 대화, 무대 인사 등 프로그램 이벤트는 지난해보다 17회 증가한 267회가 진행됐고, 847명의 게스트가 관객과 소통했다. 문제는 예년과 달리 현장 예매 없이 온라인으로만 예매가 이뤄지다보니 현장을 찾은 관객 다수가 발길을 돌리는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장성호 사무처장은 “개막일을 제외하면 9일가량 영화 상영을 한다. 상영 일자를 늘리던지 좌석 수를 늘려야 한다”며 “현장 예매가 없어진 부분에 대한 불만이 있었는데 어떤 게 최선인지는 영화제 끝나고 고민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독립영화의 집이 개관한다면 내후년부터는 독립영화의 집을 활용할 수 있어 좌석 확보가 가능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복되는 예산 문제, OTT 활용 방안 고민 올해 영화제는 지난해와 동일한 56억 원의 예산으로 치러졌다. 하지만 그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갑자기 1억 5000만원의 예산을 삭감하면서 영화제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민성욱 공동집행위원장은 “영진위 예산이 전주국제영화제가 시작되기 직전에 발표가 되는데 예산이 갑자기 깎였다”며 “1억 5000만원은 영화제 예산에서 매우 크다. 시 예산 확대로 균형을 맞췄지만 매년 이렇게 평가할 것이 아니고 전주, 부산, 부천 등 주요 영화제는 3년 혹은 5년 주기로 일정 금액이 정해져서 계획에 맞게 영화제를 준비할 수 있으면 한다”로 토로했다. OTT 확산에 따른 자구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민성욱 집행위원장은 “전주국제영화제는 OTT를 배척하지 않는다. (영화제에서) 특별 상영으로 박하경 여행기나 당신의 맛을 소개하기도 했다”며 “OTT에 대해서도 여러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5.11 09:00

19세기 조선시대 '어벤저스'⋯동학농민혁명 숨겨진 영웅은

프랑스에 봉건 제도의 막을 내린 ‘프랑스 대혁명’이 있다면 한국에는 항일 전쟁과 독립운동의 밑거름이 된 ‘동학농민혁명’이 있다. 현대 촛불 운동의 전신이나 다름없는 한국 최초의 민중항쟁, 동학농민혁명이 131주년을 맞았다. ‘동학농민혁명’ 하면 먼저 녹두장군 전봉준과 그와 뜻을 함께하는 민중의 비장한 얼굴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전봉준의 이름과 달리 함께하는 민중의 이름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 실정이다. 전북일보가 동학농민혁명 131주년을 맞아 역사 속 숨겨진 영웅 이야기를 소개한다 동학농민혁명은 19세기 초 반봉건·반외세의 가치를 내걸고 일어난 민중항쟁이다. 당시 민중은 부패한 봉건 사회 지도층과 외세의 조선 침략에 대항해 들고 일어섰다. 억압과 폭정에 억눌려있던 민심이 폭발한 시작점은 지금의 정읍시인 전북자치도 고부였다. 1894년 초, 고부의 군수였던 조병갑이 탐관오리로서 온갖 폭정을 저지르자 전봉준을 필두로 들고 일어선 민중이 그를 몰아내고 수탈의 상징인 만석보를 허물었다. 만석보는 조병갑이 농민을 강제로 동원해 만든 보로 그동안 농민에게 상당한 규모의 물세를 받아왔다. 이후 조정은 조병갑을 처벌하고 임시 파견 관리 이용태를 파견해 사건을 수습하고자 했으나 이용태는 사건을 일으킨 농민들을 동학교도로 몰며 억압을 이어갔다. 이에 1894년 9월 전봉준을 비롯한 농민들은 사발통문을 띄워 궐기를 호소해 대규모 농민군을 형성했다. 그러나 훈련을 받은 군인이 아니었던 그들은 이어진 1차, 2차, 3차 봉기에서 패배하며 후퇴를 거듭했다. 그해 말 전봉준이 순창 피노리에서 체포되어 한양으로 압송되자 그와 뜻을 함께하던 민중들도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전봉준을 순창 피노리까지 안내한 동학군의 선봉장 차치구 장군 또한 쫓기는 신세를 면할 수 없었다. 차치구는 전봉준의 체포 소식을 듣자마자 정읍군 소성면 광주골에 위치한 그의 친우 최재칠의 안내로 근처 산속에 은신했다. 동학농민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1893년, 전봉준은 차치구를 찾아와 동학군 선봉장 자리를 제안했다. 그러나 차치구가 이를 완강히 거절하자 전봉준은 그의 친우 최재칠을 찾아가 설득을 부탁했다. 최재칠의 간절한 설득으로 차치구는 동학교도로 입적하지 않는 조건으로 선봉장 자리를 승낙했다. 당시 최재칠은 독자로 태어나 노부모를 모시고 어린 아들과 사는 탓에 출정하지 못했다. 대신 자신의 삶터인 광주골에서 대나무 죽창 1000개를 깎아 차치구에게 전달했다. 그 결과가 차치구 장군의 피신으로 이어지니, 최재칠은 가족들도 모르게 은신처를 마련한 후 그를 한 달 동안 보호해 행동에 책임을 졌다. 그러던 중 차치구 장군과 절친인 최재칠을 의심한 지방 관료 윤석진이 그를 붙잡아 고문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끝없는 고문에도 최재칠은 차치구의 은신처를 발설하지 않았지만, 이를 보다 못한 차치구가 스스로 나와 붙잡혔다. 그러나 격분한 윤석진은 일본군 입회 참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차치구 장군을 그 자리에서 즉결 처형하고 만다. 최재칠 또한 죽음을 직감하고 있던 때, 그들의 우정에 감읍한 일본군 입회 참위가 호의를 베풀어 참형을 면하게 되었다. 현재 차치구와 그의 친우이자 조력자였던 최재칠은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로 등록돼 있다. 이들을 비롯한 독립운동·민중항쟁 역사 속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는 그들의 주변인·후손의 구술을 하나의 책으로 엮은 <원군교를 감시한 어느 한국인 순사의 증언>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 문화일반
  • 문채연
  • 2025.05.11 00:06

[안성덕 시인의 '풍경'] 눈을 막고 귀를 뜨고

깍깍 깍 미루나무 우둠지 까치네요. 포르릉, 놀란 참새가 날아갑니다. 개개비는 마른 갈 숲에 내려 팥알보다 작은 심장을 할딱거립니다. 징검돌 틈을 빠져나가는 냇물, 있으나 없었습니다. 가끔 물멍이나 하던 삼천 변에 앉습니다. 한나절 눈을 막고 귀를 뜹니다. 여태 못 본 안 보이던 게 들립니다. 자꾸만 목청을 돋우는 까치에 놀란 왜가리가 행여 제 숨 새어 나갈세라 입을 틀어막습니다. 버들치에게 들켰을세라 먼산바라기 딴청입니다. 건너편 친구네 마당엔 벌떼 붕붕거리던 모과나무 분홍 꽃잎이 하롱하롱 내렸겠지요. 꽃진 자리에 딱지 앉았겠지요. 문풍지 바르는 가을이 오면 세상은 노랗게 모과 빛으로 밝겠지요. 가까워졌다 멀어지는 구급차가 바쁠 것 하나 없는 봄날을 재촉합니다. 구구거리는 재 너머 멧비둘기 세레나데도 어제보다 한 뼘은 더 깊어졌고요.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으나 놓친 것 많았습니다. 비행기나 기차만 보이던 유년의 관성이겠지요. 이제 어떤 시인처럼 “비 가는 소리”도 챙겨야겠습니다. 새 만년필에 초록 잉크 가득 넣은 갈대처럼 또박또박 개개비 노래 받아적겠습니다. 꾀꼬리 날아든 오동나무는 분명 거문고 가락 들려줄 겁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5.05.10 08:00

제13회 무주산골영화제는 '무성영화와 라이브 연주의 만남'

제13회 무주산골영화제가 다음 달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무주군 일대에서 열린다. 영화제는 개막작과 전체 상영작을 포함한 공식 프로그램을 9일 공개하며 본격적인 축제 준비를 알렸다. 매년 다양한 영화에 라이브 연주를 결합한 복합 공연 형식으로 특별한 개막 무대를 선보여온 무주산골영화제는 올해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13회 영화제의 개막작은 1928년작 무성영화 <바람(The Wind)>으로, 무성영화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 빅토르 쇠스트롬 감독의 작품이다. 한 여성의 정서적 고립과 내면의 고통을 자연과의 충돌을 통해 시적으로 형상화한 이 영화는, 무성영화 시대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개막 공연은 영화 <말하는 건축가>(2011)를 연출한 정재은 감독이 총연출을 맡았으며, 작곡가이자 거문고 연주자인 황진아를 중심으로 결성된 4인조 컨템포러리 밴드 ‘반도’가 라이브 연주를 선보인다. 배우 김우진, 윤동원, 최다은, 홍나현은 무성영화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라이브 더빙으로 관객 몰입도를 높일 예정이다. 개막식은 6월 6일(금) 저녁, 초여름 밤의 정취 속에서 펼쳐진다. 무주등나무운동장 일대에 마련된 4개의 실내 상영관과 3개의 야외 상영장에서 진행되는 올해 영화제는 총 18개국 86편의 작품을 상영한다. 공식 프로그램은 5월 9일 오후 2시부터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관객과의 깊은 교감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배우 최현욱이 ‘넥스트 액터’로 선정되어 직접 관객과 만나는 시간을 가지며, 올해 새롭게 신설된 ‘넥스트 시네아스트 박세영’과 ‘디렉터스 포커스 엄태화’ 프로그램은 차세대 감독들의 작품 세계를 조명한다. 이외에도 <플로리다 프로젝트>로 알려진 미국 감독 션 베이커가 ‘동시대 시네아스트’로 소개되며, 감독 및 영화인들과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토킹 시네마’ 등 다양한 기획 프로그램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등나무운동장 메인 무대는 올해부터 ‘등나무스테이지’로 명칭을 바꾸고, 주·야간 영화 상영과 음악 공연이 더욱 유기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에피톤 프로젝트, 적재, 이승윤, 유다빈밴드, 소수빈, 오월오일 등 개성 넘치는 뮤지션들이 낮과 밤을 낭만으로 수놓는다. 또 매일 밤, 음악감독 이민휘와 밴드 CHS가 함께하는 무성영화 라이브 연주 무대도 영화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기대를 모은다. 가족 단위 관객을 위한 체험 공간도 확대된다. 책과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산골책방’, 어린이 전용 프로그램 ‘키즈스테이지’, 그리고 덕유산국립공원 내 숲속 극장에서 열리는 심야 상영 프로그램 등 무주산골영화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콘텐츠들이 준비됐다. 영화제 측은 관객들의 안전하고 쾌적한 관람 환경을 위해 인력 배치를 강화하고, 숙박 및 교통 패키지 상품을 새롭게 출시했다. 셔틀버스 운영, 안내데스크 정비, 편의시설 확충 등 현장 운영 시스템 전반에 걸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제13회 무주산골영화제의 실내 상영 프로그램 예매는 이달 13일부터, 1일 입장권 및 숙박·교통 패키지 예매는 같은 달 14일부터 각각 시작된다. 영화제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무주산골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와 SNS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5.05.09 21:35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9일 폐막…폐막작 김옥영 '기계의 나라에서'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가 9일 폐막식을 열고 열흘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대미를 장식하는 폐막작은 김옥영 감독의 <기계의 나라에서>다. 영화는 한국에 들어온 네팔 이주 노동자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지난 2020년 출간된 시집 <여기는 기계의 도시란다>에 시를 쓴 35명의 이주 노동자들 가운데 한국에 거주하는 딜립 반떠와, 수닐 딥떠 라이, 지번 커뜨리 등 세 명의 인물을 밀착해 쫓는다. 효율성만 따지는 한국 사회의 민낯과 네팔 이주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시어(詩語)를 활용해 보여주고, 노동자들의 마음을 대변한 시들을 읊조리며 한국이라는 지옥도를 완성한다. 영화제 폐막작 상영에 앞서 이날 오후 7시부터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배우 강길우와 김보라의 사회로 폐막식 행사가 열린다. 폐막식은 영화제 경과보고를 시작으로 수상작 소개와 가치봄상 시상, 폐막공연 및 폐막선언, 10일간의 기록 영상 상영, 클로징 순으로 진행된다. 한편,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57개국 224편(국내 98편, 해외 126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올해 영화제는 개막 전부터 티켓 판매율이 전체 판매분의 85% 이상을 달성하며 영화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입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역대 최고 예매수치이다. 지난 6일 열린 부문별 시상결과 국제 경쟁부문 대상에 조엘 알폰소 바르가스 감독의 '갚아야 할 빚이 너무 많다'가, 한국 경쟁 부문 대상에 조현서 감독의 ‘겨울의 빛’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5.08 17:44

[픽!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전주 찾은 '한국 다큐 스승' 김옥영

김옥영. 그의 이름 석 자 앞에는 수식어가 여럿이다. 다큐멘터리 제작사 대표, 작가, 프로듀서, 한국 다큐 스승이자 멘토. 하지만 그는 자신의 역할을 하나로 규정짓지 않는다. 그저 자신은 “비전을 설정하는 사람”에 가깝다고 정의할 뿐이다. 1982년부터 다큐멘터리 작가로 활동했고, 제작자와 프로듀서로 영역을 확장해 가던 그가 자신의 첫 연출작 <기계의 나라에서>를 들고 전주를 찾았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 최전선에서 분투 중인 그가 직접 연출한 작품의 만듦새는 어떨까. 지난 2일 영화제가 한창인 전주의 한 카페에서 김옥영 감독을 만나 영화 제작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 <기계의 나라에서>는 한국에 들어온 네팔 이주 노동자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영화가 각별히 초점을 맞춘 것은 지난 2020년 출간된 시집 <여기는 기계의 도시란다>에 시를 쓴 35명의 이주 노동자들이다. 영화는 시집에 시를 쓴 네팔 이주 노동자 가운데 한국에 거주하는 딜립 반떠와, 수닐 딥떠 라이, 지번 커뜨리 등 세 명의 인물을 쫓는다. 영화는 효율성만 따지는 한국 사회의 민낯과 네팔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시어(詩語)를 활용해 보여준다. 세 인물들은 이야기의 맥락에 따라 시집 <여기는 기계의 도시란다>에 담긴 노동자들의 마음을 대변한 시들을 읊조리며 한국이라는 지옥도를 완성한다. 2020년 우연히 시집을 접한 감독은 이후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뒤바뀌게 됐다. 추상적인 개념에만 머물러있던 이주 노동자들이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는 구체적인 개개인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됐기 때문이다. 시집에 담긴 시들을 다 읽은 뒤, 감독은 그들이 우리를 ‘보고 있다’라는 사실을 깨닫고 큰 충격을 받았다. 김 감독은 “시에는 한국 사회와 한국인에 대한 (이주 노동자들의) 비판적 시각이 그대로 녹아있다”며 “직설적인 웅변보다는 내성적인 시어로 이루어진 고백이 이주 노동자들의 삶을 더욱 통렬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의 양식을 활용해 영상으로 구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타자를 배제하고 짓눌러야 생존이 가능하다는 ‘선진국’ 대한민국에 대한 진실을 흥분하지 않고 차분한 시선으로 전한다. 그럼에도 영화는 역동적이다. 감독이 3년 넘게 취재한 네팔 이주 노동자들의 삶을 촘촘하게 기록해서다. “모든 다큐는 진행 과정이 지난해요. 특히 영화는 공정이 섬세하고 까다로워서 기획부터 촬영까지 3~4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 돼요. 여러 어려움이 따랐던 이번 영화의 경우에는 5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죠” ‘그렇구나’ 새삼 생각했다. 지난한 과정이 있어야 변화가 시작될 수 있으니까. 과정 없이 결론에 도달할 수 없다. 그러니 시작하지 않는다는 것은 포기다. 김 감독의 기록은 보다 나은 세상으로 바꾸는 동력이 될 것이다. 그래서 감독은 지난한 다큐멘터리 최전선에서 분투 중인 것일지도 모른다. 사람과 세상을 사랑하는 김옥영 감독의 다음 행보가 무척 기대된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5.08 17:00

[픽! 전주국제영화제] 폐막 하루 전…전주엔 여전히 영화가 흐르고 있었다

“오늘이 마지막 기회일 것 같아서요. 끝물이라도 전주국제영화제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어서 왔는데, 역시나 오길 잘한 것 같아요.” 8일 오전 9시 30분,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을 하루 앞둔 영화의거리는 개막 첫 날의 북적임에 비해 다소 한산했지만, 여전히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영화제가 끝난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한 듯, 아니면 마지막 한 장면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듯, 관객들은 오늘도 극장 앞으로 향했다. 폐막을 하루 앞뒀지만, 이날 전주 영화의 거리 내 굿즈샵 앞에는 여전히 대기 줄이 이어졌다. 영화제 공식 굿즈를 손에 넣기 위한 관객들은 이른 시간부터 햇살 아래 자리를 지켰다. 굿즈샵에서 만난 오재형 씨(31·광주)는 “연휴에 몰릴 인파를 피해 일부러 영화제 마지막 날에 찾았다”며 “올해 굿즈샵이 연일 매진이라는 소식에 혹시나 마음에 드는 물건을 못 살까 조마조마했는데, 26번째 전주국제영화제를 기억할 수 있는 굿즈를 살 수 있어 다행”이라며 웃었다. 상영관 앞에서도 여전히 현장 예매를 시도하는 관객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영화제 초반에 비해 예매 경쟁은 덜했지만, 삼삼오오 모여 상영 스케줄을 확인하거나 티켓 뭉치를 들고 인증 사진을 남기는 관객들의 모습은 여전했다. 특히 이날은 영화제를 함께 만든 또 다른 주역들이 조용히 무대를 내려오기 전날이기도 했다. 전주국제영화제 자원활동가 ‘지프지기’들의 공식 활동이 폐막식과 함께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관객 안내를 맡았던 지프지기 이서원 씨(22·전주)는 노란 유니폼을 벗기 전, 마지막 소감을 전했다. 그는 “처음엔 단순히 영화제가 좋아서 지원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서보니, 정말 많은 사람이 함께 축제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걸 느꼈고, 제가 그 일부라는 게 참 뿌듯했었다”며 “노란 유니폼을 어색하게 입고 거리를 걷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폐막이라니 실감이 안 난다. 매년 열리는 전주국제영화제지만, 올해 이 자리에 함께했다는 게 제겐 아주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제11회 100 Films 100 Posters’ 전시가 진행 중인 문화공판장 작당에도 관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전시장을 가득 채운 포스터를 찬찬히 살피던 최유라 씨(21·천안)는 “이번 영화제 기간 만났던 작품을 더 오래 기억하고 싶어 포스터를 구매하러 왔다”며 “매년 올 때마다 잘 놀고, 잘 쉬고 가는 전주국제영화제가 내년에도 더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돌아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9일 오후 6시 30분,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리는 폐막식을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다.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5.05.08 16:03

무주산골영화제, 한국장편영화경쟁부문 '창' 섹션 작품·심사위원 공개

제13회 무주산골영화제가 올해 한국장편영화경쟁부문 <창>섹션의 상영작 8편과 심사위원을 공개했다. 무주산골영화제의 유일한 경쟁 섹션인 '창' 섹션은 우리가 사는 다채로운 세상을 개성적이고 차별화된 시선으로 포착해 한국 영화의 지평을 넓힌 동시대 한국장편영화를 선정·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그해 눈에 띄는 수작들은 물론 신선하고 도전적인 작품들이 '창'섹션을 통해 상영돼 영화 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킨 바, 특히 올해는 국내 영화인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돼 최근 독립영화계가 주목하고 있는 화제작부터 다양한 장르의 수작들이 출품됐다. 이러한 열띤 경쟁 속 올해 '창'섹션 상영작으로 선정된 8편(극영화 6편, 다큐멘터리 1편, 애니메이션 1편)은 작품성을 전제로 새로운 감각과 통찰이 돋보이는 영화, 자신만의 언어 또는 미학을 고민하며 이를 구현하고자 하는 도전과 시도가 두드러지는 영화들이다. 극영화로는 탈북성소수자 이야기를 담은 박준호 감독의 <3670>, 한국사회의 부조리를 풀어낸 이란희 감독의 <3학년 2학기>, 관계의 진실성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조희영 감독의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 배우 한예리와 김설진의 연기력이 돋보이는 강미자 감독의 <봄밤>, 캐릭터들의 에너지가 강렬한 서사를 이끌어내는 김효은 감독의 <새벽의 Tango>, 차동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자 월드 프리미어로 무주산골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되는 <해바라기>가 선정됐다. 이와 함께 다큐멘터리로는 게임과 현실의 경계를 오가는 정재훈 감독의 <에스퍼의 빛>이, 애니메이션으로는 인간과 동물의 경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허범욱 감독의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가 각각 선정됐다. 무주산골영화제는 “다채로운 형식, 영화적 개성과 잠재력, 한국 사회에 대한 새로운 통찰과 시선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이번 '창'섹션 상영작 8편을 통해 관객들은 동시대 한국 영화의 현재를 살펴보는 값진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올해 '창'섹션 시상 내역은 뉴비전상, 감독상, CAPRA 크리에이티브상, 영화평론가상, 무주관객상 5개 부문으로 상금은 총 2300만 원이다. 심사위원으로는 김영민 프로듀서(<은밀하게 위대하게><파묘> 등), 윤가은 감독(<우리집><우리들> 등), 임대형 감독(<윤희에게><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등)이 참여하며, 영화평론가상 부문은 박동수, 손희정, 홍수정 영화평론가가 심사를 맡을 예정이다.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5.05.07 18:11

[픽! 전주국제영화제] 뚝심의 선택…영광의 수상작들 들여다보니

‘우리는 늘 선을 넘지’ 전주국제영화제는 이 슬로건 하나에 모든 게 포함돼 있다. 볼 영화도 틀 영화도 없다는 한국영화의 위기 속에서도 전주국제영화제는 소재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선을 넘으며 영화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작품을 선보였다. 특히 시네필들 사이에서 전주국제영화제 수상결과는 “받을만한 영화에게 트로피가 돌아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수상작들은 어땠을까. 올해 두드러진 경향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영상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고 표현하려는 창작자의 노력과 과감한 목소리, 그리고 여성연대의 삶이다. 영화 <시인의 마음>이나 <저항의 기록>과 같은 작가성 뚜렷한 작품부터 <3670>이나 <여름의 카메라>처럼 사회 다양성을 반영한 성소수자를 다룬 작품까지 골고루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국제경쟁 부문 대상을 수상한 조엘 알폰소 바르가스 감독의 <갚아야 할 빚이 너무 많다>는 뉴욕 브롱스의 도미니카계 미국인들의 모습을 진솔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이방인’이라는 소재를 지적이고 절제된 영화언어로 표현해 주목받았다. 심사위원들은 “다큐적인 요소와 과감하게 생략을 수용하는 연출 그리고 매력적인 연기까지 모든 것이 어우러진 작품”이라며 “이러한 작품이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라는 점이 놀랍다”고 총평했다. 한국경쟁 부문 배급지원상, 왓차상, CGV상, 배우상까지 4관왕을 달성한 박준호 감독의 <3670>은 LGBTQ를 전면에 내세워 상영 전부터 이목을 끈 작품이다. 한국 사회의 초아웃사이더라 할 수 있는 탈북 게이 청년의 이야기를 밝고 희망적인 분위기로 그려냈다. 어둡고 우울한 성소수자의 모습에 매몰되지 않고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는 감정에 초점을 둔 멜로 영화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한국단편경쟁 수상작들은 모두 여성 영화인들의 몫이 됐다. 한국단편경쟁 대상은 <겨우살이>를 연출한 황현지 감독이 차지했고, 감독상은 <불쑥>의 김해진 감독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들이 뜨거운 논쟁을 벌인 심사위원 특별상도 <별나라 배나무>를 연출한 신율 감독이 수상하며 여성 영화인들이 압도적인 강세를 보였다. 6일 열린 시상식 현장에서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이 농담이었지만 “여성 국제영화제인줄 알았다. 남성 감독들도 분발해주길 바란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주목할만한 지점은 다큐멘터리 영화들의 두드러진 활약이다. 2년 연속 다큐멘터리에서 200편 넘는 작품이 출품되면서 영화 형식과 장르가 변화하고 있음을 체감하게 했다. 국제경쟁부문 작품상을 수상한 천더밍 감독의 <시인의 마음>과 심사위원 특별상의 영예를 안은 알레한드로 알바라도 호다르‧콘차 바르케로 아르테스 감독의 <저항의 기록>은 변화무쌍하고 창의적인 영화적 서사로 큰 호평을 받았다. 특별부문 다큐멘터리상(진모터스 후원)을 수상한 김일란 감독의 <에디 앨리스>는 정치사회적 변화 속에서 인간에 대한 탐구와 감독의 예술적 고민을 담아내 영화마니아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풍성하고 다채로운 상영작만큼이나 수상작들도 다양성과 예술성, 작품성을 고루 갖춘 수작들이 영광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내년 영화제에서는 또 어떤 드라마가 관객들을 기다릴까. 표현의 자유를 지켜내며 편견과 경계를 뛰어넘는 전주국제영화제의 다음 챕터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5.07 17:27

[픽! 전주국제영화제] 이일하 감독 “가능성은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

“2000년, 일본 유학 시절 우연히 본 한 토론 프로그램에서 신숙옥 선생님의 ‘사이다’ 같은 발언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때부터 언젠가 꼭 이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 DHC에서 제작한 ‘뉴스여자’ 사건을 계기로 카메라를 들게 됐습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호루몽>을 연출한 이일하 감독은 지난 3일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GV)에서 이번 영화를 연출하게 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다큐멘터리 영화 <호루몽>은 성공한 사업가에서 사회운동가로 거듭난 신숙옥의 삶을 따라간다. 나아가 할머니와 어머니에 이은 3대에 걸친 재일조선인 여성들의 생생한 삶을 통해 일본 사회 속 차별과 혐오의 현실을 조명한다. 이 작품은 전주국제영화제의 대표 산업 프로그램인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섹션을 통해 공개됐다. <호루몽>은 DHC TV에서 방영된 우익 성향 프로그램 ‘뉴스여자’가 오키나와 평화운동을 비방하며 신숙옥을 왜곡된 방식으로 이용하고, 허위 정보를 퍼뜨린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영화는 2018년 신숙옥이 DHC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 과정을 따라가며, 일본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차별의 구조를 고발한다. 신숙옥은 이날 GV에서 해당 사건에 맞서기로 결심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2007년을 기점으로 일본의 인종차별주의는 갈수록 심각해졌습니다. 실제로 2013년 한 해에만도 혐오 발언이 3000에서 4000 건 이상 확인됐습니다. 언론은 침묵했고, 경찰은 오히려 차별에 항의하는 사람들을 체포했죠. 모두가 겁에 질렸고, 특히 여성들은 말 그대로 무서워서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단호히 말했다. “가능성은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입니다. 싸우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어요. 특히 여성은 더 그렇습니다. 누군가를 억누르는 구조 안에서는 더 약한 이들이 계속 눌립니다. 그 구조를 바꾸기 위해선 행동해야만 했습니다.” 그는 <호루몽>이 단순히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공동체가 함께 마주해야 할 역사라고 강조했다. “이 영화에서 본 것은 일본의 과거와 현재를 살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동시에, 한국 근대사의 투쟁에서 가능성을 배운 저의 이야기이기도 하죠. 이일하 감독이 만든 이 기록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반드시 마주해야 할 역사이자 미래입니다.”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5.05.07 17:24

동학농민혁명과 보천교 독립운동...안후상 박사 '구술사' 첫 발간

5월 11일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동학농민혁명과 보천교의 민족운동을 구술로 정리한 책이 처음 발간됐다. 지난 30년간 보천교 연구에 힘써 온 안후상 박사(중원대학교 종교문화재학과 교수)는 최근 보천교 독립운동 구술사 <원군교를 감시한 어느 한국인 순사의 증언>(도서출판 기역)을 발간했다. 저자는 기존 보천교 관련 문헌이 갖는 한계를 절감하고, 구술사에 주목했다. 기록의 편견이나 주관성을 덜어내고 객관적 진실에 다가서기 위해서였다. 보천교는 전라도에서 동학운동을 주도하던 차경석이 1907년에 강증산을 만나면서 시작됐다. 일제강점기에 24방주 또는 60방주라는 민중 조직을 통하여 새로운 정부나 국가를 수립하려는 ‘후천선경 신정부 건설운동’을 전개했다. 일제는 이러한 보천교의 활동을 ‘국체를 부정하는 불온한 사상’ ‘독립운동’으로 규정했다. 보천교 교세가 급격히 확장되던 1918년 가을, 제주도 중문에서 보천교와 강증산 계통의 종교인으로 보이는 김연일이 항일 무장봉기를 일으켰다. 이후 1920년대 보천교는 물산장려운동과 민립대학설립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형평운동과 민족 독립운동에도 깊이 관여했다. 사회주의자들이나 의열단, 대한민국 임시정부, 만주의 정의부와 신민부, 김좌진 등에게 보천교는 인적·물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박사가 펴낸 책에는 동학농민전쟁과 보천교 주교 차경석(차지구 장자)과 강증산 탄생지 관련 구술 10건을 비롯해 보천교의 후천선경 신정부 건설운동 구술, 보천교 독립운동 자금 지원 구술 등 33편의 구술이 채록되어 있다. 저자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시절부터 사이비 친일 종교라는 누명까지 쓴 보천교 연구에 열정을 바쳐왔다. 30년 간 축적된 연구 성과의 결정체이기도 한 이번 구술사에는 사건의 단순한 나열이나 기록이 아닌 사실을 기반으로 하는 순간들이 생생하게 담겨있어 인물들의 고뇌와 투쟁까지 읽어낼 수 있다. 안후상 박사는 “보천교 민족운동은 불과 100여 년 전의 일이다. 관련 연구가 본격시되던 당시까지만 해도 적지 않은 관련 교인이 생존해 있었지만 그들이 타계하면서 구술을 더는 들을 수 없게 됐다”며 “그때부터 조금씩 보천교 교인을 찾아 나섰다. 정읍부터 완주와 전주 서울과 경기도, 경상북도 청송과 경상남도 함양까지 찾아다녔다”고 채록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헌의 한계를 절감한 요즘, 오래 전에 생성 축정된 구술이 떠올랐다. 이제는 이러한 구술이 적어도 관심 있는 이들에게 읽혀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정읍시의 지원으로 추가 구술이 더해져서 ‘보천교 독립운동 구술사’라는 책을 발행하기에 이르렀다"고 했다. 저자는 전남대학교 대학원 사학과에서 한국근대사와 한국근대종교운동사를 연구했고, 동 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목아불교박물관 학예연구원, 대한불교조계종 보조사상연구원의 연구원 겸 ‘월간 불일(佛日)’ 편집장 등을 지냈다. 현재 한국신종교학회 이사, 사단법인 노령역사문화연구원 원장, 전남대학교 사학과 강사, 중원대학교 종교문화재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5.07 17:08

생활 속 신앙을 노래하는 김예성 시인, 시집'내 영혼의 빛깔은' 발간

“주님 뜻에 따라 살아간다/ 인도하시니 걸어간다/ 십자가의 고통 고난의 걸음이어도/ 주님 부르시면 달려간다/ 손안에 있는 부와 자유 버리라 하시면/ 내려놓는다/ 주님 영광 기쁨이시면/ 내 삶 주님께 모두 드린다/ 거짓 없는 삶 내 영혼의 빛깔은/ 순백의 눈물로 씻어/ 은쟁반의 옥구슬의 믿음 굴리며/ 하늘길 간다/ 언제나 믿음을 녹여 사랑으로”(시 ‘내 영혼의 빛깔은 믿음을 녹여 새긴 사랑으로’ 전문) 일상의 생활 속에서 삶과 신앙을 노래하는 시인. 김예성 시인이 <내 영혼의 빛깔은>(창조문예사)를 펴냈다. 지금껏 일상의 삶과 사물에 대한 고뇌와 사유를 자연 동화적인 시 세계를 구축해 온 그였지만, 이번 시집에는 신앙의 삶을 주제로 자서전적 삶을 객관화시켜 형상화한 기독교 시들로 채워냈다. 일상의 삶 속에서 신앙의 생활화로 육화된 삶의 정서를 시호 구성해 낸 이번 시집은 지극히 김 시인 개인의 신앙적인 삶에 대한 표현이지만, 모두의 삶으로 전환시켜 전개돼 갚은 감동을 준다. 책은 ‘1부_그러지 않기를 기도하라’를 비롯해 ‘2부_가벼운 걸음’, ‘3부_강가에서’, ‘4부_시벽기도’ 등 총 4부로 구성돼, 100여 편의 작품이 실렸다. 김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내 영혼의 빛ᄁᆞᆯ은, 내 믿음을 녹여 주님께 드린 무지개 빛이다”라며 “그동안 발표됐던 시들 중에서 믿음의 시를 뽑아 신작과 함께 한 권의 시집으로 묶었다. 나의 순수한 믿음의 고백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돌아보면 세상을 함부로 살지는 않았는지, 내 자신의 모습이 민망하다. 그렇지만 주님과 손잡고 살아가고 싶을 뿐이다”며 “항상 믿음의 삶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면서 신앙생활을 생활 신앙으로 정진한다”고 덧붙였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5.07 17:01

[픽! 전주국제영화제] 산업 프로그램 제17회 전주프로젝트 수상작 공개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 산업 프로그램인 전주프로젝트 시상식이 6일 글로스터호텔 전주에서 열렸다. 2009년 시작해 올해로 17번째를 맞은 전주프로젝트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영화산업과의 연계 강화와 영화제 기능을 확장하기 위해 마련한 산업 프로그램이다. 지난 2021년부터는 명칭을 ‘전주프로젝트’로 변경하고 국내외 영화산업에서 전주국제영화제만의 전문성을 높이고, 산업 프로그램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에 힘써왔다. 5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진행된 전주프로젝트에는 총 336편의 프로젝트가 접수됐다. 이는 전년 대비 149편(79.68%) 증가한 수치다. 민성욱 공동집행위원장은 "올해 전주프로젝트에 선정된 모든 작품 역시 세상을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과 자유로운 상상력, 영화로 완성될 수 있는 단단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다"고 총평했다. 영화제에 따르면 전주프로젝트를 통해 현재까지 해외 14편, 국내 24편 등 총 38편의 영화가 제작됐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이일하 감독의 <호루몽>이 완성돼 공개됐다. 또 전주랩에 214편, 전주시네마프로젝트 넥스트에디션에 97편, 워크인프로그레스에 25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이는 전년 대비 약 80% 증가한 수치다. 다큐멘터리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SJM 문화재단 러프컷 부스터상은 권순현 감독의 <콘크리트의 나이테>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퍼스트컷 완성 자동참가상은 김면우 감독의 <회생>이 차지했다. 500만원의 제작지원금 또는 촬영장비 대여, 편집실 사용 등의 서비스를 지원받는 전주랩: 단편상은 김용조 감독의 <늦여름 매미처럼>과 송진경 감독의 <비밀일기>가 수상했다. 송진경 감독은 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 제작지원상을 함께 수상하며 두배의 기쁨을 누렸다. 디지털 색보정 서비스가 지원되는 전주영화제작소상은 정한진 감독과 이가은 감독에게 돌아갔다. 음향마스터링을 지원받을 수 있는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상(JICA상)은 김동현 감독의 <다시, 8월>과 배연석 감독의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차지했다. 2천만원의 2차 개발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전주랩 2차 기획개발비 다큐멘터리 부문에서는 정수은 감독의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이, 극영화 부문에서는 배연석 감독의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이밖에 '워크인프로그레스’ 부문 선정작은 유형준 감독의 <정육점집 외아들>이 영어자막 제작지원을 받을 수 있는 푸르모디티상에는 김동현 감독의 <다시, 8월>과 조희수 감독의 <마른익사>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조희수, 정수은, 정수현 감독은 색보정 비용을 지원받는 DVcat상에 선정됐다. 쿠뮤필름스튜디오코리아상에는 장우진 감독의 <우주의 흔적>과 실뱅 조르주 감독의 Sealand가 각각 선정돼 지원 받게 됐다. 올해 신설된 '전주캐스트' 부문에는 총 3개 작품이 수상의 기쁨을 맛봤다. 국내 유명 엔터테인먼트 BH엔터테인먼트와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가 전주랩과 전주시네마프로젝트: 넥스트에디션 국내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작품을 한 편씩 선정해 상금과 캐스팅을 지원하는 부문이다. BH엔터테인먼트상에는 정수현 감독 <지상의 밤>이,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상에는 정기연 감독의 <대한유라시아횡단철도추진진흥위원회>가, SM엔터테인먼트상에는 정한진 감독의 <소년일기>가 각각 선정됐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 넥스트에디션’ 최종작은 주셩저 감독의 <A Distant House Smokes on the Horizon>과 데보라 스트라트맨 감독의 <Hello Ladies> 김용천 감독의 <물고기 춤>에게 돌아갔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5.07 15:23

[픽! 전주국제영화제] 조엘 알폰소 바르가스 '갚아야 할 빚이 너무 많다' 국제경쟁 대상

제26회 전주 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 국제 경쟁 부문 대상에 조엘 알폰소 바르가스 감독이 연출한 <갚아야 할 빚이 너무 많다>가 선정돼 한화 20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경쟁 부문에서는 조현서 감독이 연출한 <겨울의 빛>이, 한국 단편경쟁 부문에서는 황현지 감독의 <겨우살이>가 대상의 영예를 누렸다. 6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국제경쟁 부문 3개, 한국 경쟁 부문 6개, 한국 단편 경쟁 부문 3개, 특별 부문 4개에서 수상작이 나왔다. 국제 경쟁 부문 대상을 수상한 <갚아야 할 빚이 너무 많다>는 뉴욕 브롱스의 도미니카계 미국인들의 모습을 진솔하게 담아내 큰 호평을 받았다. 이어 NH농협 후원의 국제경쟁 작품상은 중국의 천더밍 감독의 <시인의 마음>, 심사위원 특별상에는 스페인의 알레한드로 알바라도 호다르‧콘차 바르케로 아르테스 감독이 공동 연출한 <저항의 기록>이 선정돼 각각 한화 10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국제경쟁의 몬세 트리올라 심사위원은 “국제경쟁 부문은 첫 번째나 두 번째 장편영화를 만든 감독들에게 상을 주는데 (국제경쟁과 같은 상을 통해) 많은 영화들이 만들어지길 바라면서 심사에 임했다”고 총평했다. 한국 경쟁 부문 대상(후지필름 코리아 후원)을 수상하며 한화 1500만 원의 주인공이 된 조현서 감독의 <겨울의 빛>은 과거의 순간들에 대한 작은 토닥임을 전달하는 영화다. 어려운 삶에도 희미한 빛과 희망이 있음을 은유적으로 전달한다. 박준호 감독의 영화 <3670>은 이날 한국경쟁 배급지원상과 왓차상, CGV상, 배우상까지 4관왕을 차지하며 다관왕에 올랐다. 영화 <3670>은 한국사회의 초아웃사이더라 할 수 있는 탈북 게이 청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탈북자 커뮤니티와 동성애 커뮤니티 사이에서 느끼는 괴리감과 함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멜로 영화다. 배우상에는 <3670>에서 영준 역을 맡은 김현목 배우와 <그래도 사랑해>의 소라 역을 연기한 손소라 배우가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아 각각 한화 5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올해 신설된 농심신라면상에는 성스러운 감독의 <여름의 카메라>에게 돌아갔다. 한국경쟁 상영작 중 미래가 기대되는 감독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한화 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한국 경쟁 부문의 곽신애 심사위원은 “한국영화계가 어려움에 빠져있다는 것을 강하게 체감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의 작품을 보니까 신인 감독들과 청년들 역시 내적으로 어려운 시기였다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며 “작품에 표현하고 있는 어떤 것들, 영화적 요소들이 하나의 빛이 되어준 것 같다. 빛으로서 작동되어주길 바랐던 과정들을 엿봤다”고 심사 소감을 밝혔다. 한국 단편 경쟁 대상(후지필름 코리아 후원) 수상작인 황현지 감독의 <겨우살이>는 젊은 여성의 돌봄 현실을 포착하며 인내와 생존의 의미를 되짚으며 깊은 울림을 전한 작품이다. 황 감독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아버지께) 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만든 영화”라며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제 마음을 전달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영화로 전달할 수 있어서 뜻깊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교보 생명이 후원하는 한국 단편 경쟁부문 감독상에는 김해진 감독이 연출한 영화 <불쑥>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고, 올해 심사위원들이 가장 뜨겁게 논쟁했던 심사위원 특별상에는 신율 감독의 <별나라 배나무>가 차지했다. 한국 단편 경쟁 부문의 에밀리 푸아리에 심사위원은 “많은 영화들이 다큐멘터리, 극영화 등 다양한 형태의 영화를 통해 한국의 단면을 볼 수 있어서 심사하는 것이 큰 기쁨이었다”고 총평했다. 특별 부문 시상도 이뤄졌다. 비경쟁부문에서 상영된 작품 중 아시아 영화 1편을 선정해 아시아 영화진흥기구(NETPAC)에서 시상하는 넷팩상에는 영화 <검은소>를 연출한 일본의 쓰타 데쓰이치로 감독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 장편 영화 중 다큐멘터리 장르에 수여하는 진모터스 후원(한화 1000만 원)의 다큐멘터리상은 남성에서 여성으로서의 삶을 선택한 에디와 앨리스라는 두 인물을 조명한 작품 <에디 앨리스>의 김일란 감독이 받았다. 지역 공모로 선정된 작품 중 1편을 선정해 100만 원의 상금과 트로피를 수여하는 J비전상에는 김태휘 감독의 <빈집의 연인들>이 선정됐다. 경쟁 및 비경쟁 부문을 포함한 한국 장편 영화 상영작 중 1편을 선정하는 멕시코 국립시네테카 개봉지원상은 차정윤 감독의 <만남의 집>이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이 작품은 멕시코 국립시네테카에서 상영된다 .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9일 폐막을 끝으로 열흘간의 영화 여정을 마무리 한다. 폐막작은 김옥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기계의 나라에서>이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5.06 18:56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