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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시를 쓴다는 건 아름다운 상상을 캐내는 일”

전주에서 콘텐츠전문가로 활동하는 베니김(본명 김형석)이 첫 시집<낭만호미처럼>(MJ 미디어)를 펴냈다. 이 시집은 진안 산골마을에 살면서 호미 한자루를 들고 시골사이를 하면서 생각난 것들을 정리했다. 시인은 두메산골의 낭만호미시인을 자처한다. 시인은 시는 생각의 망치이자 아름다운 상상마술이라며 글을 통해 이 세상에 온 이유를 갈구할 수 있다고 표현한다. 이어 시를 쓰는 건 호미질처럼 이랑사이 한골매고 두골매듯 아름다운 상상을 캐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구성은 사계절 꽃과 산골을 인생에다 비유한 제1부 꽃을 피면 알게 되리라, 낭만호미시인의 꿈을 담은 제2부 애오라지 편애하고 싶은 것들, 인생의 지향점이 담긴 제3부 게미진 인생을 내캐고 싶다면으로 돼 있다. 담긴 시는 모두 77편이며, 직접 촬영한 사진과 함께 테마별로 엮었다. 베니김은 순창출신으로 고려대 러시아 문학과 재학 중에 일본 와세다 대학으로 유학, 동 대학원에서 문학석사를 졸업했다. 1996년 귀국해 영상산업 기자로 영상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고 영상산업신문 편집국장, 영화주간지 편집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캐릭터비즈니스>, <영화매니지먼트>, <영화검정>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6.09 17:18

[신간] 한국 대표 아동문학가 작가 18인 작품론 책으로

열에 아홉, 마음과 의식을 글로 엮는 작가들에게는 평범하지 않은 기억이나 기벽(奇癖)이 훈장처럼 따라붙기 마련이다. 아동문학가의 이런 삶의 궤적과 작품론을 다룬 책 한국대표 아동문학가 작가작품론(도담소리)이 출간됐다. 이 책은 백석, 이태준, 정지용 등 한국 대표문학가의 생애와 대표작을 소개하며 작품 속에 숨은 의미와 삶과 연계된 이야기를 씨줄날줄처럼 엮어낸다. 백석 시인 근대시기 대표적인 모던보이 백석(1912~1996)의 일대기가 관심을 끈다. 백석의 본명은 백기행이다. 그러나 일본 시인 이시카와 다쿠보쿠(石川啄木)의 시를 너무 좋아해 그의 이름 석을 빼와서 썼다고 한다. 백석이 동화시를 시작한 계기는 1955년 러시아의 사무일 야코블레비치 마르샤크의 <동화시집>을 번역하면서부터다. 당시 그는 북한 문예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러시아 문학 번역가로 활동했다. 이듬해 그는 <아동문학> 제1호에 까치와 물까치, 집게네 네 형제를 발표했다. 그의 동화시는 마르샤크의 영향을 받았다. 마르샤크의 <동화시집>과 백석의 <집게네 네 형제>는 비슷한 편수의 창작시가 수록돼 있고, 삽화를 시와 함께 배치한 점과 전래동화를 시로 형상화한 점 등 체제와 구성에서 유사했다. 동화시에서 주로 사용한 종결어미 네도 눈에 띈다. 일례로 까치와 물까치의 한 구절을 보면 우리나라/모두모두 구경하러/훨훨 날았네/모두모두 구경하러/쌍을 지어 날았네로 네의 사용이 빈번하다. 이는 동향(평안북도)의 선배 시인 김억과 김소월의 영향을 받았다. 이태준 작가 한국 단편 미학의 대가로 꼽히는 이태준(1904~?)의 어린 시절은 불우하다. 그는 1909년 아버지를 잃었다. 이태준의 아버지는 그해 개화당에 가담해 나라를 개혁하려다 실패하고, 가족을 이끌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주했지만 가을에 세상을 떠났다. 3년 뒤에는 어머니를 잃었다. 8살 때 고아가 된 셈이다. 이 때문에 이태준의 동화에는 자신의 고아의식이 스며들어 있다. 그는 어린 수문장, 불쌍한 소년 미술가, 슬픈 명일 추석, 쓸쓸한 밤길, 눈물의 입학, 외로운 아이, 불쌍한 3형제 등 <어린이>지에 많은 동화를 발표했는데, 부모의 부재, 죽음, 이별 등 슬프고 우울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책의 저자인 박상재 작가는 이태준의 소년소설 대부분은 부모없는 아이의 가난과 고단한 삶,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서러움이 담긴 이야기들이어서 연민의 정이 솟구친다고 했다. 정지용 시인 향수의 시인 정지용(1902~1950)의 시에서도 이태준 통화에서 엿볼 수 있는 고아의식을 볼 수 있다. 그 역시 이태준과 마찬가지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다. 정지용은 일제 강점기에 경제적 궁핍을 겪었고, 초등학교 입학 무렵까지 아버지 없이 살아야 했다. 훗날 만난 아버지는 엄격했고, 이후에 첩을 얻었다. 이는 정지용이 스스로 불행하다는 생각으로 절망하게 만들었다. 정지용의 전집 2 산문에는 어린이에 대한 글을 쓰라고 하시니 갑자기 나는 소년 적 고독하고 슬프고 원통한 기억이 진저리가 나도록 싫어진다고 적혀있다. 고향으로 향하는 마음과 유년시절의 동심, 향토적 색채를 드러냈던 다른 작품과는 다른 성격을 지닌 셈이다. 장수 출신인 박상재 작가는 단국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현대문학) 학위를 받았다.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동화작가가 되었으며, 제6차7차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집필 및 심의위원으로 일했다. 한국아동문학학회 회장, 단국대학교대학원 외래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글짓기 지도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원숭이 마카카>, <개미가 된 아이>, <잃어버린 도깨비> 등 100여권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6.09 17:18

[신간] 유정 시인, 첫 동시집 ‘별처럼 꽃처럼’

꽃 한 송이가 필 때까지/ 얼마나 많은 밤을/ 별님은 지켜주었을까?//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님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날들을/ 꽃들은 우러러 기도했을까? (하략) (별처럼 꽃처럼 일부) 유정 시인이 등단 8년 만에 첫 동시집 <별처럼 꽃처럼>을 내놨다. 원광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시인은 익산 행복한 초등교실을 운영하면서 전북대 평생교육원 아동문학과정을 이수하기 시작했다. 2013년 월간 소년문학에서 동시 부문 신인상으로 동시작가가 됐다. 그의 첫 동시집에는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동시 66편이 담겨 있다. 어린이들에게 무지갯빛 꿈을 찾아주고 싶다는 시인은 쉬운 시어와 단순한 구조로 꿈을 노래한다. 예를 들어 우리들의 꿈에서는 일상적인 체육, 미술, 과학 수업 시간을 각각 올림픽 선수, 화가, 발명가가 되는 시간으로 연상하며 꿈으로 가득한 교실을 그린다. 또 세계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표현하기도 한다. 사물 혹은 자연이 존재하는 이유를 시인 특유의 예리한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우리에게 동심의 세계와 자연의 이치를 동시에 선물해 준다. 이에 대해 안도 문학평론가는 유정의 동시는 천진한 눈으로 작은 세계의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탐미한다며 그의 시는 상상의 공간에서 재창조를 통해 얻은 선명한 이미지, 풍부한 상상력, 분명한 세계관을 지니고 있다고 평했다. 시인은 내 힘이 닿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동시를 쓰고 보급하는 게 목표라며 일기장 같은 작은 동시집 한 권을 통해 나를 아는 사람들과 독자들도 동심 속에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행복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북아동문학회 사무국장을 역임한 시인은 현재 전북문인협회, 동심문학회, 전북아동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6.09 16:47

[신간] ‘새엄마 육아일기’

불혹의 나이가 다 돼 재혼이라는 모험에다 여덟살 의붓아들까지 생겼다. 포르투갈어 번역가인 오진영 씨(55)가 의붓아들을 키운 이야기를 담은 책 새엄마 육아일기(눌민)을 최근 발간했다. 책은 그가 39세에 재혼하면서 아들을 만나고 그 아들이 군대에 다녀오기까지의 일화와 모자지간의 이야기들이 일기형식으로 담겨있다. 주변 인물들의 걱정과 편견은 차치하고서라도 낯선 여덟 살 아이를 양육한다는 것은 저자 스스로도 처음엔 확신하기 어려웠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실전(?)에 뛰어들자마자 그것은 기우였으며, 사실은 아이가 인생의 축복이자 선물이었으며, 지난 날 저자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오 씨는 책에서 이책은 육아일기를 써주겠다고 엄마가 아들에게 마음 속으로 약속했던 새엄마의 육아일기라며 주변의 걱정과 자신의 망설임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 같았던 결혼(재혼) 그날을 다시 떠올려 본다고 적었다. 서울 출신인 오 씨는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브라질 상파울루 주립대학 인류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신문사 기자와 잡지사 리포터로 일하다 불안의 책, 결혼식 전날 생긴 일, 알레프, 스파이, 지평선, 우리의 이야기는 반짝일 거야, 비 너머 등 포르투갈어 책들을 번역했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1.06.09 16:47

[신간] 고준호 변호사 ‘미국 이민 이것만 알면 길이 보인다’

교육, 결혼, 사업 등 다양한 이유로 미국 이민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복잡한 이민 절차로 인해 각자 상황에 맞는 이민 계획을 세우기란 쉽지 않다. 이민법의 분량은 방대하고 용어는 생소하기만 하다. 법무법인 영진의 고준호 미국변호사가 이민법 분야에 종사한 경험을 토대로 미국 이민의 모든 것을 담은 안내서를 만들었다. <미국 이민 이것만 알면 길이 보인다>는 미국 이민을 꿈꾸거나, 경험하고 있는 이들을 위한 길라잡이다. 저자는 복잡한 이민 절차, 비자, 신분, 서류 등 이민 준비와 체류를 위해 꼭 알아야 할 전반적인 사항을 문답 형식으로 자세하게 알려준다. 다양한 사례를 덧붙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해 관련 실무 동향과 법령 개정 내용도 수록했다. 책은 크게 6장, 총 274개의 문항과 부록으로 이뤄져 있다. 1장은 이민 준비를 위해 알아야 할 일반 사항을 모아놓았다. 2장은 신분 변경, 3장 취업비자, 4장 가족초청비자, 5장 H-1B비자, 6장 E-2비자로 구성해 비자별로 숙지해야 할 구체적인 사항들을 정리했다. 고 변호사는 이 책이 이민을 고민하는 분들과 미국에 체류하는 분들이 일상생활에서 갖는 이민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직면한 이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저자는 경북대, 미국 앨라배마대와 인디애나대 법과대학에서 공부했다. 현재 법무법인 영진 외국변호사로 국제조세, 국제협정, 미국이민 등 국제법무를 전담하고 있다. 저서로 <미국해외금융자산신고제도(FATCA, FBAR)의 이해>, <국제조세실무해설>(편저), <한미조세조약해설>(편저)이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6.09 16:47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은영 작가 - 전은희 ‘웃음 찾는 겁깨비’

춤추고 노래하고 장난을 좋아하는 도깨비는 옛날부터 우리에게 친근한 존재이다. 때로는 무섭고 심술궂기도 하지만 순박하고 어리숙한 모습으로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도깨비. 어렸을 때 우리는 도깨비를 상상하며 신기하고 놀라운 세계를 경험하곤 했다. 전은희 작가는 옛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도깨비를 요즘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새롭게 탄생시켰다. <웃음 찾는 겁깨비>의 주인공 겁깨비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겁이 많은 어린 도깨비이다. 인간을 골탕 먹여야 도깨비 방망이의 에너지를 채울 수 있어, 대장깨비의 명령으로 어쩔 수 없이 인간세상으로 내려온다. 그런데 도깨비 방망이를 잃어버려 그걸 주운 건호를 따라가 한바탕 소동을 겪는다. 건호는 도깨비 방망이를 주는 대신 하루만 학교에 같이 가달라고 부탁한다. 겁깨비는 아이들을 골려주고 겁을 주고 교실을 엉망진창을 만든다. 하지만 나중에는 교실에 눈을 내리게 하고 바닥을 매끈한 얼음판으로 만들어 함께 신나게 논다. 그 과정에서 인간을 골탕 먹일 때보다 인간에게 웃음을 줄 때 방망이의 에너지가 더 강해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전기로 핸드폰을 충전하듯이 인간을 골탕 먹여야 도깨비 방망이의 에너지를 채울 수 있다는 설정과 겁이 많은 도깨비라는 새로운 캐릭터는 이 작품을 읽는 재미를 더한다. 고리타분하고 낡은 이미지의 도깨비가 우리 반 친구처럼 곁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것 같은 생동감을 준다. 천둥 같은 소리로 방귀를 뀌는 아빠와 큰소리로 건호를 야단치는 엄마를 보며 겁에 질려 벌벌 떠는 겁깨비의 모습에 아이들은 마치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동질감을 느낄 것 같다. 아이들은 이 작품을 읽으며 겁깨비라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 즐겁게 웃고 즐기는 경험을 할 것이다. 세련되고 멋진 모습의 전은희 작가가 옛 이야기나 우리 신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알고 의외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간 써온 작품들을 보면서 누구나 알고 있는 평범한 소재지만 새롭고 낯설게 접근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반짝임을 만들어 내는 작가라는 걸 알았다.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이 책 속에 푹 빠져서 신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멋진 작품들을 순풍순풍 써주었으면 좋겠다.

  • 문화
  • 기고
  • 2021.06.09 16:38

한국관광공사 선정 ‘여름 비대면 안심관광지 25선’ 에 전북 3곳 선정

고창 운곡람사르습지와 진안 주천 운일암반일암 숲길, 무주구천동 어사길이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여름 비대면 안심관광지 25선에 선정됐다. 한국관광공사는 무더운 여름을 안전하고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여름 비대면 안심관광지로 도내 3곳을 포함, 전국 25곳을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고창 운곡람사르습지는 동산지형 저층습지로 그 생태적 가치가 높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모두 864종의 동식물 생물다양성이 높고,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과 희귀종의 생태적 서식지로서도 보전가치가 높다. 특히 습지 데크길은 동물들의 이동 통로를 방해하지 않고, 자연 훼손을 막기 위해서 최소한의 규모로 높게 세워져 있다. 데크 아래 있는 식물도 빛을 받을 수 있게 데크 디딤판 나무의 간격을 일정하게 띄워놓았다. 진안 운일암반일암 숲길은 주천면 삼거리에서 주천면행정복지센터에 이르는 8.6km의 평탄한 구간으로 지친 심신을 가다듬으면서 걷기에 안성맞춤인 사색길이다. 진안고원 9구간으로 전북천리길에 든다. 관광명소인 운일암반일암 안에 자리한 이 숲길에서는 차가운 시냇물에서 나오는 시원한 기운과 산기운 가득 머금은 바람을 맞으며 심신을 씻을 수 있다. 무지개다리에서 용틀임하고 내려가는 주자천과 곳곳에 널려있는 기암괴석을 바라보면 누구든 감탄사를 절로 발산한다. 특히 2021년 반려견과 함께하는 우선 안심 걷기 길로 선정돼 반려동물 애호가들의 방문이 늘고 있다. 마지막으로 무주 구천동 어사길은 초입부터 인월담, 사자담, 신양담, 구천폭포, 백련사까지 5km의 이어지는 여정으로 숲과 계곡이 주는 정취와 그 안에서 얻는 만족감이 최고로 꼽힌다. 또 인월담 일원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이용했던 길로 오솔길과 돌계단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길 곳곳 옛사람들이 살던 흔적과 1960년대 최고의 명성을 떨쳤던 한성여관 터도 만날 수 있다. 암행어사 박문수가 이웃들에게 횡포를 부리던 자들을 벌하고 사람의 도리를 바로 세웠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김성규국승호김효종 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21.06.08 19:28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하)익산 황등제

황등제에 대한 문헌기록을 보면 상시연(上矢淵), 황등제(黃登堤), 료곶제(蓼串堤) 등 여러 가지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먼저 1454년에 편찬된『조선왕조실록』과 1530년 편찬된『신증동국여지승람』등 조선전기에 편찬된 사서에는 황등제가 상시연으로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1670년에 완성된『반계수록』과 1760년에 편찬된 『성호사설』 및 『성호선생전집』 그리고 1770년에 편찬된 『문헌비고』와 『증보문헌비고』에 모두 황등제로 기록되어 있다. 또한 1798년 복태진의 상소가 기록된『조선왕조실록』 「정조실록」권 50 정조22년 11월 30일의 기록에도 유형원의 말을 인용하면서 황등제로 기록하고 있어 조선후기 어느 시기에 황등제로 명칭이 변경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1756년에 편찬된『여지도서』에는 료곶제로 기록되어 있는데 같은 1756년에 편찬된 『금마지』 山川조에는 상시연으로 기록되었고, 제언조에는 료곶제로 기록하고 있다. 1861-1866년에 편찬된『대동지지』에도 상시연으로 기록하였다. 이후 일제강점기인 1909년 임익수리조합을 설립, 증축하여 요교호로 불렸으며, 1935년 완주 경천저수지가 축조되면서 저수지의 기능을 상실하고 농경지로 변화하였다. 발굴조사 결과 기저부는 흑회색의 점토(뻘)층이다. 제방의 축조는 뻘층 위에 니질점토와 회백색점토인 불투성 점토를 이용하여 교차쌓기를 하였고 토괴형태로 성토(Ⅰ층) 하였다. Ⅰ층은 조사과정에서 부엽층이 확인되었으며, 부엽이 확인되는 곳에서는 지반에 타격을 주어 다진 흔적이 일부 확인되고 있다. 제방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3차에 걸친 공정으로 축조되었으며, 이는 동일한 축조기법과 동일한 재료 등으로 보아 동시기에 제방의 안정된 축조를 위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제방의 하단부 약 3m 깊이에서는 지름 10cm 내외의 긴 목재가 제방과 직교하고 약 3~4m 간격을 두고 확인되고 있어 제방축조과정에 방향과 작업구간 확인을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부엽층과 목재, 제방 하단부 토양은 샘플링하여 연대측정 자료로 이용하고자 하였다. 시굴조사와 발굴조사 과정에 샘플링한 자료에 대해서는 절대연대 확인을 위해 3개소의 기관에 AMS 분석(C14탄소연대측정)을 의뢰하였다. 그 결과 3개 기관 모두 목재와 부엽층의 경우 BC 5세기 ~ 3세기의 결과가 나왔으며, 대부분 BC 4세기경으로 추정하였다. 기저부 아래 기반층으로 추정되는 토양에 대한 분석결과는 BC 40세기~11세기로 확인되었다. 황등제의 축조될 당시에 중국은 전국시대에서 진한시대로 전환이 이루어지는 시기이며, 한국에서는 익산지역을 중심으로 마한이 성립되는 시기이다. 그런데 익산을 중심으로 진한대의 화폐나 청동거울 등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에 두 지역 간의 교류를 살필 수 있다. 또한 당시 1.3km에 달하는 제방을 축조하기위해서는 최첨단의 토목기술이 필수적으로 수반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마한이 성립될 당시의 수준 높은 기술력을 엿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농업 생산력을 높여 마한 성립의 경제적 기반을 뒷받침할 수 있었다고 추정된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6.08 18:34

청년 회화작가 3인 기획전 ‘비효율, 세계’

청년 회화작가 3인이 붓으로 칠하고 쌓아올린 평면의 회화 세계를 펼쳐 보인다. 전주 공간시은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 비효율_세계는 서민정, 조태광, 허주혜 작가가 함께한다. 이들은 이번 전시에서 근작 평면조형작품 27점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예술매체로서 회화의 예술적 가치에 대해 질문한다. 전시를 기획한 공간시은 채영 대표는 자본주의 사회의 경제적 관점인 들인 노력과 얻은 결과의 비율인 효율을 생각하면 대부분의 회화 작업은 비효율적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회화에서 작업 시간이나 비용 등이 개입된 표면들이 종종 작가의 의도, 예술적 태도 바깥에서 해석되거나 1차원적인 감상의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았는지 묻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들 작품의 공통점은 붓을 이용한 반복적인 작업 과정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고려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서민정 작가의 작품은 화면 전체에서 붓질의 흔적이 느껴진다. 화면은 죽죽 긋거나 툭툭 짧게 찍은 듯한 과감한 선들로 가득하다. 풀이 무성한 곳이나 잡초 더미, 불꽃 등 자연에서 포착된 이미지는 대담한 선들로 화면에 구현된다. 또 한예종 미술원 조형예술학과 강사인 조태광 작가는 꿈속에서나 존재할 것 같은 비현실적인 세계와 현실의 세계가 혼재된 풍경을 제시한다. 허주혜 작가는 건물 하나하나를 먹으로 그려 전통 산수화의 구도를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산수화를 재해석하면서도, 먹과 종이라는 재료를 끊임없이 탐구한다. 허 작가는 충북대 미술과, 동 대학원 조형예술과를 졸업했다. 전시는 다음 달 31일까지 계속된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6.08 17:48

한국화가 허은오 개인전…‘생명의 순환’ 이야기

한국화가 허은오 작가가 정경(情景), 상생의 기운과 여운을 주제로 한 개인전을 오는 14일까지 전주 누벨백미술관에서 열고 있다. 작가는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생성하고 소멸하는 생명의 순환 과정을 화면에 담아냈다. 생명체들은 하늘과 땅의 공간적 한계에서 벗어나 한데 어우러진다. 특히 작가는 자연 대상 가운데 작은 꽃과 새, 물고기 등과 같은 우리에게 친근한 존재들을 통해 근원적 생명에 대한 관심을 끌고자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서로 다른 공간에 사는 생명체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장면은, 나의 정감과 감흥에 따라 주관적 해석을 거친 정경이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먹의 중첩된 농담으로 공간에 깊이감을 더해 서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안개가 자욱하고, 눈과 비가 내리는 깊고 아득한 정취를 음미하며 그 안에서 생동하는 생명의 기운을 담고자 한 것이다. 나아가 생명의 조화로운 공존을 통해 인간 또한 순환하는 자연의 일부임을 말하고자 했다. 허은오 작가는 숙명여대 회화과 학사와 석사, 미국 뉴욕의 로체스터공과대 FineArts 석사, 숙명여대 미술학 박사를 졸업했다. 14차례의 개인전과 90여 차례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는 숙명여대, 전북대, 군산대에 출강하고 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6.08 17:48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운영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서현석)이 오는 11월까지 전북지역 중장년층 여성과 아동, 유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중장년층(만50~65세) 여성을 대상으로는 발레로 쓰는 자서전을 진행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관하는 이 프로그램은 오는 7월 16일까지 매주 수금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전당 내 대연습실에서 열린다. 프로그램에서는 중장년층 여성이 직접 발레를 배운 뒤, 그 체험과정을 한 줄 자서전으로 작성한다. 교육에 참여했던 교육생 20명은 프로그램을 수료하면 7월 17일 발표회를 갖는다. 도내 지역아동센터의 아동들을 대상으로는 소리야 놀자 4.0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문화체육관광부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전통문화콘텐츠를 예술놀이와 4차산업 신기술인 가상현실(VR)로 풀어낸다. 지역 아동들이 상상력과 창의력, 예술 감수성을 키우도록 하기 위함이다. 아동 18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며, 도내 지역아동센터 12곳에 파견된 예술강사가 총 20회 진행한다. 유아를 대상으로는 누리과정과 연계한 창의예술교육 프로그램 소리터? 놀이터!를 진행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하는 이 프로그램은 전당 내 다양한 장소를 테마별 팝업놀이터로 꾸민 뒤, 도내 유아교육기관 25곳의 아이들과 예술가들이 음악놀이, 연극놀이, 신체놀이, 상상놀이 등 다양한 놀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주제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메인테마인 우리 소리이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관계자는 이번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은 중장년층 여성들과 아동, 유아들에게 알차고 소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전당은 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마련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6.08 09:48

[리뷰] 당신의 마음을 흔드는 한 장의 사진…크리스 조던 : ‘아름다움 너머’

낯선 정적이 감돌았다. 새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중략) 전에는 아침이면 울새, 검정 지빠귀, 산비둘기, 어치, 굴뚝새 등 여러 새의 합창이 울려 퍼지곤 했는데 이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들판과 숲과 습지에 오직 침묵만이 감돌았다.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일부) 봄이 왔는데, 새들의 지저귐이 들리지 않는다. 미국의 생태학자 레이첼 카슨은 1962년 <침묵의 봄>을 통해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이 생태계에 미치는 비극을 경고했다. 식물을 죽이기 위해 뿌린 살충제는 식물뿐만 아니라 동물, 나아가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끼쳤다. 우린 그물망처럼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환경학의 고전인 <침묵의 봄>이 나온 지 59년이 지났다. 그동안 우린 달라졌을까? 다음 달 11일까지 전주 팔복예술공장에서 열리는 크리스 조던의 전시회 아름다움 너머는 예술로 그 대답을 대신한다. 크리스 조던 전시는 제대로 알고 보면, 더 좋다. 이를 위한 두 가지 팁을 공유한다. 첫째 멀리에서 보고, 가까이에서 본다. 둘째 휴대전화 카메라로 확대해본다. 그러면 멀리에선 예술의 아름다움을, 가까이에선 그 배면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작품 고래(2011)는 멀리에서 보면 푸른 바다를 누비는 혹등고래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5만 개의 비닐봉지다. 이 숫자는 전 세계 해양 1평방 마일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조각의 예상 숫자와 같다고 한다. 이밖에 공룡의 귀환(2011)은 10초마다 세계에서 사용되는 비닐봉지의 수 24만개, 침묵의 봄(2014)은 매일 미국에서 농약으로 죽는 새의 수 18만3000마리로 묘사된 작품이다. 석탄(2018) 역시 석탄 240만개로 표현했다. 이 숫자는 인간이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1초마다 대기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예상 파운드 수이다. 특히 이 작품은 멀리서 보면 칠레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의 모습이 드러난다. 크리스 조던이 인간으로부터 3000㎞ 떨어진 태평양 미드웨이 섬에서 발견한 새 알바트로스는 뱃속 가득 페트병 뚜껑과 비닐, 라이터, 빨대 등을 품고 있다. 가장 높이, 가장 멀리 나는 알바트로스는 날개폭이 3m를 넘는다. 하지만 어미 새가 귀한 먹이인 줄 알고 물어다 준 플라스틱을 먹은 아기 새는 날개를 채 펴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 그렇게 아기 새는 이유도 모른 채 죽어갔다. 알바트로스가 죽어간 이유를 알고 있는 우리는 인류세의 거대한 소비문화 속에서 친환경 소비, 생태적인 삶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렇게 크리스 조던은 보이지 않았던 것을 볼 수 있게 하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6.07 17:53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미켈란젤로의 아름다운 죽음

미켈란젤로 태어나는 것도 심상치 않은 일이겠으나 죽는다는 문제도 범상치 않다. 유언은 삶과 죽음의 마지막 갈림길에서 내뱉는 말이기에 더욱 그 사람의 일생을 돌아보게도 할 것이다. 화가 페루지노는 목사의 마지막 기도를 거부하면서 회개하지 않은 사람이 저세상에서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고 싶소., 시인 하이네는 하나님은 나를 용서할 것이요. 그것은 그의 직업이니까., 오 헨리는 불을 밝혀라. 어둠 속에서 집으로 돌아가긴 싫다.라고 하였지만, 루스벨트는 불을 꺼.였다. 러시아 혁명가 미카엘 베스트채프의 유언은 올가미 줄이 중도에 끊어지자 나에게 되는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군. 이것조차 뜻대로 안 돼.,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는 교수대에 올라가면서 실례합니다., 토머스 모어는 턱수염을 한쪽으로 제치면서 이것이 왕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았으니 이것까지 자를 필요는 없소., 헤겔은 나를 이해한 사람은 오직 한 사람뿐이었지. 그런데 그 사람조차 나를 이해하지 못했어, 나는 이유도 모른 채 태어나 이유도 모른 채 살다가 왜 이렇게 죽는지도 모르고 죽는다., 피에르 가상디는 아들에게 나를 좀 일으켜다오. 지는 해를 보고 싶구나., 원망으로 죽음을 맞이한 카이사르는 블루투스 너마저., 아버지를 향한 원망과 아쉬움을 남긴 로트레크는 바보 같은 늙은이., 아쉬움만을 남긴 당신을 사랑해. 사라 당신을 사랑해.만 반복한 미국 대통령 제임스 포크, 프랑스 육군 사령관, 조세핀을 되뇌다 죽은 나폴레옹 등의 유언이 있다. 신문 발행인 베른은 오늘 뉴스는 뭐지?, 문법 학자 도미니크 부르는 나는 막 죽어간다. 또는 죽을 것이다. 이 두 가지 표현이 모두 가능하다., 의사였던 조제프 헨리 그린은 스스로 자기 맥박을 집으며 멈췄군, 역시 의사였던 조지 쿰은 지금 내 느낌으로 봐선 나는 분명히 죽고 있소. 차라리 잘 되었소., <표본실의 청개구리>의 작가로 유명한 염상섭은 소주 한 잔만이 마지막 유언이었다 한다. 예에서 보듯 자기 삶에 따라 유언이 나오는 모양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6.07 16:41

[임진왜란·정유재란 속의 전북] 전북이 기억해야 할 사람

임진왜란정유재란사를 극복한 주요 동력으로는 충무공 이순신을 비롯한 수군의 활동을 꼽는다. 그러나 이순신 휘하에서 공을 세운 전북 인물들도 많았고,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사라진 무명 용사도 존재한다. 호남 방어전이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 부임해 왜군을 방어하다가 전사한 장수도 있다. 정유재란 당시 침략한 왜군에 의해 일본으로 끌려가 지금까지 예술혼을 꽃피운 주인공도 있다. 이들 가운데 3명을 선별해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최근 이순신 휘하에서 공을 세운 인물을 조명하는 작업에서 부각된 인물이 있다. 김제시와 전북역사문화학회가 지난해 12월 연구용역을 통해 분석한 안위이다. 순흥 안씨 13세손 안위는 1563년(명종 18) 김제군 백산면 생건리에서 출생했다. 1589년(선조22), 정여립의 5촌 조카라는 이유로 평안도에 유배됐지만,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풀려났다. 같은 해 무과에 급제하고 찰방이 됐다. 이듬해에는 일찍부터 인연이 있었던 이항복의 천거로 거제현령이 됐다. 안위의 두 왜란 시기 활약상은 이순신과의 관계 속에서 파악된다. 관련자료 역시 이순신과 무관치 않다. 안위는 <이충무공 전서>, <난중일기>, <호남삼강록>과 관찬사서 <조선왕조실록> 곳곳에 나와 있다. 이들 사료에 따르면 안위는 1594년 제2차 당항포해전에서 이순신 휘하 전부장으로 참여해 왜군 중선 1척을 불태우는 공을 세웠다. 해전에 앞서 왜군 동향파악 업무를 맡기도 했는데, 당시 이순신과 많은 친분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 이순신이 백의종군할 때 안위는 서신을 주고받고, 해전 이후 서로 밤새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정유재란 시기(1597~1598)에도 안위는 활약했다. 당시 안위는 이순신의 지휘 하에 벽파정 앞 바다에서 왜선 20여 척을 격파해 선조에게 무경칠서를 상으로 받았다. 특히 명랑해전에서 활약은 돋보였다. 이순신의 기함이 위기에 처하자 가장 먼저 구하러 가고, 적선 수십 여척을 침몰시켰다. 이 때 공로로 통정대부(정3품)로 승진한 후, 전라좌수사로 부임했다. 1603년 공신도감에서 선무공신을 뽑을 때 22번째로 들었다. 당대 인물들은 안위를 높게 평가했다. <선조실록>에 따르면, 이순신은 조정에 올린 보고서에서 안위를 적개심이 투철하고 자기 목숨을 돌보지 않은 장수로 썼다. 이항복 역시 안위의 공이 으뜸이라며 적들이 전라우도에서 곧장 충청도로 진격하기 못한 이유는 안위의 힘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정조 때 편찬된 <호남절의록>에는 다른 지역에서 활약하다가 순절한 전북 인물들이 많다. 이들 가운데 동래부성 전투에서 전사한 정읍 출신 송상현이 대표적이다. 송상현은 1570년(선조3) 진사에, 1576년 별시문과에 급제해 경성판관을 지냈다. 1591년 4월에는 파직된 고경명(전라도 의병장) 후임으로 동래부사가 됐다. <선조수정실록>에서는 이를 두고 실상은 배척당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듬해 임진왜란이 일어났고, 송상현은 왜군과 맞닥뜨린다. <실록>에는 당시 활약상과 평가가 자세히 기록돼있다. 송상현은 성이 포위당한 이후에도 남문에 올라가 끝까지 전투를 독려했다. 왜군이 남문 밖에서 싸우고 싶으면 싸우고, 싸우고 싶지 않으면 길을 빌려달라 하자 그는 싸워서 죽기는 쉬우나 길을 빌려주기는 어렵다고 결사 항전의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성은 반나절 만에 함락됐다. 당시 송상현은 갑옷 위에 조복(관원이 조정에 나아가 하례할 때에 입던 예복)을 입고 의자에 앉아 움직이지 않았다. 그 때 일찍이 동래에 드나들며 송상현에게 후대를 받았던 일본군 부장 평성관(平成寬)은 그를 구출하려 했다. 하지만 송상현은 그의 피신 권유를 거부하고 순절했다. 죽은 뒤, 앞서 조선통신사로 왔던 평조신(平調信)이 탄식하며, 그의 시체를 관에 넣어 성 밖에 묻어주고 푯말을 세워줬다. 1741년(영조17)에는 좌찬성에 추증됐다. 현재 그의 묘사는 청주에 있다. 1610년(광해군2) 동래에 있던 묘소를 이장한 후, 충절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이 지역에 사당을 건립했기 때문이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왜군에 의해 끌려간 많은 조선인들 가운데 도자기 제작 기술을 가진 도공도 포함됐다. 일본에서 15대까지 명맥을 잇고 있는 심수관가가 대표적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끌려갔는지는 정확치 않다. 1598년 심수관의 선조인 심당길이 남원성을 지키다 왜장의 포로가 됐다는 설만 전해진다. 나종우 전라북도문화원연합회장(원광대 사학과 명예교수)은 남원성에서 끌려갔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몇 해 전 일본에서 심수관을 만났을 때 고향을 남원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심당길은 일본의 남국 사쓰마반도 한 모퉁이 나에시로가와에 정착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도자기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자료 <공작도진가편집소(公爵島津家編輯所)> 에 따르면, 3대 심도길이 지역 번주(藩主)에게 기술지도를 할 만큼 뛰어난 기술을 선보인 뒤 제작을 주재할 수 있다고 돼 있다. 4대와 5대는 주춤하였으나 6대 당관이 다시 주재(主宰)를 명받아, 향역조두(鄕役組頭)를 겸했다. 7대 당수는 주재와 향역횡목(鄕役?目)을 겸했고, 8대 당원은 다시 도공에서 주재로 승진했으며 9대 당영은 주재와 향역을 겸했다고 전해진다. 자세한 작품과 기록은 12대(1835~1906)부터 남아있다. 심수관은 1873년 오스트리아 만국박람회에 1m55cm의 대화병을 출품했는데, 크게 호평을 받았다. 이어 1902년 하노이 동양제국박람회에서 최고상, 1903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박람회에서 2등상을 연달아 수여해, 전 세계에 사쓰마 도자기와 심수관 이름을 널리 알렸다. 대화병은 훗날 일본 국보로 지정됐다. 13대 심수관(1889~1964)은 대학 졸업 후 고시에 합격했지만 공무원이 되지 않고 가업을 이어갔다. 한일합방과 제2차 세계대전이 겹치는 대내외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국내외 전람회에서 최고위상, 정부로부터 높은 계위상을 받았다. 숨을 거두기 전 선조가 피랍된 지 400주년이 되는 해에 한일 양국에서 기념제를 치르거라. 그 행사의 일환으로 피랍 도공 후예들의 작품 전시회를 하라는 유언은 널리 알려졌다. 14대 심수관(1926~2019)은 아버지의 유언대로 모국 속으로 들어왔다. 특히 그는 전북에 각별한 정을 나타냈다. 1989년 전북도와 자신이 살고 있는 가고시마현간 우호협력이 체결되는 자리에 참석했던 그는 선대로부터 4백년 동안 품어왔던 꿈이 실현된 것 같다는 감회를 밝혔다. 남원도자기 일본 전래 400주년을 맞은 1998년 남원에서 불씨를 가져갔으며, 그 불씨로 구운 첫 도자기를 남원시에 기탁했다. 15대 심수관(1959~)은 2011년 남원시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았으며, 심수관 도예전시관을 만들었다. 이곳에선 매년 국제도예캠프를 열고 있다. 일본으로 끌려간 도공들이 고향 남원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부르며 지금까지 불리고 있다는오나리노래탑이 만인의총에 세워지기도 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6.06 18:28

전북가야 쟁점…봉수, 제철, 문헌, 용어

백제학회와 한성백제박물관이 지난 4일 개최한 학회에서는 전북 가야사를 둘러싼 여러 가지 쟁점사안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어졌다. 참여한 학자들이 논쟁을 벌인 주제는 봉수제철유적의 시기규명 문제, 반파국을 장수지역에 비정하는 견해 등이다. 또 장수가야, 김해가야, 함안가야 등 행정지명+가야 식 작명법의 적절성을 놓고도 논의가 이뤄졌다. 이를 부분별로 정리한다. 최근까지 전북 동부 지역에서 발견된 117개 봉수 조성시기와 형태가 주된 논쟁거리였다. 김주흥 LH밀양사업단장은 증보문헌비고에 따르면 조선시대 전국에 있는 봉수는 44개이며, 각 봉수당 거리는 11.6km라며 가야시대에 110여 개의 봉수를 운영했다는 게 맞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삼국, 고려, 조선 등 다양한 시기에 분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권오영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는 일본서기에 나온 데로, 반파가 514년 일본을 방어하기 위해 단기간에 봉화를 세웠다면 구조적인 공통점이 있어야 한다면서 게다가 남해안 쪽에도 분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명일 군산대 가야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호남 동부권은 산악지대로 봉화를 조밀하게 배치할 수밖에 없다며 대지에 설치한 조선시대 봉화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했다. 이어 주변국가와 전쟁을 벌일 때 급조해서 만들다보니 형태가 다를 수 있다면서 지형과 환경의 특수성으로 쓰이는 재료도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곽장근 군산대 역사철학부 교수는 당시 봉화 양식은 토축형, 암반형, 석축형으로 다양하다며 봉화로도 복원을 했는데 섬진강 유역에도 배치된 흔적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제철은 입지 문제가 화두였다. 이남규 한신대학교 한국사학과 명예교수는 입지상의 문제로 장수 대적골과 같은 산간에서는 제철이 생산되긴 힘들다며 고대시기 같은 경우 유통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원, 장수 구릉지대에 슬래그가 분포하는 곳이 있다면, 그 곳에서 제철을 생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상민 목포대 고고문화인류학부 교수는 현재까지 대적골에 나온 제철 중에 삼국시대 것이 확인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조 연구원은 주변을 지표조사 했을 때 삼국시대 토기편이 적지 않게 수습됐다고 주장했다. 곽 교수는 대적골에서 여러 차례 발굴한 결과 통일신라 문화층까지 접근했다며 그 아래 선대 문화층이 있기 때문에 발굴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교수는 전국 여러 기관에서 제철유구, 유물을 발굴한 결과를 발표한 보고서에 오류와 시행착오가 드러난다며 유적 발굴을 너무 서두르지 말고 발굴역량을 강화한 뒤 시행해야 문제가 안 생긴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제철고고학은 40여 년 간 고고학금속공학을 연구해온 전문가들에게도 어렵고 미해결 분야가 많다고 부연했다. 반파를 대가야라고 보는 기존 통설과 장수에 존재하는 독자세력으로 보는 새로운 학설도 충돌했다. 이날 학회에 참여한 학자 대부분은 △반파는 백제가 대가야와 적대적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격상을 낮추기 위해 부른 용어라는 점 △반파가 성을 지은 자탄은 경남 거창, 대사는 경남 진주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 △고령토기의 확산지점이 넓다는 점 △일본서기가 삼국지의 문헌 내용을 윤색했다는 점 등을 들어, 반파는 대가야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론에 힘을 실었다. 반면 곽 교수는 반파의 위치 비정은 엄연히 역사 고고학의 범주라며 전북 동부에서 발견된 110여곳 8갈래 봉화로의 최종 종착지가 장수군 장계분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서기에 반파가 513년 기문과 대사를 두고 백제와 전쟁을 벌일 때 봉후 기록이 나오는 데, 그 물증이 전북 동부지역 봉화망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정재윤 공주대 사학과 교수는 반파 장수 독자세력 이론에 대한 근거를 고고학적 자료인 봉화뿐만 아니라 문헌사료인 일본서기로도 들고 있다며 일본서기의 문제점이 제기된 이상 논리보강이 필요하다고 재반박했다. 행정지명에 가야라는 고유명사를 붙이는 조어문제도 제기됐다. 권 교수는 장수가야, 김해가야, 함안가야라는 용어는 참 어색하다면서 예컨대 전북가야라는 표현은 전북 전체의 역사적 정체성을 오도할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병남 전북대 사학과 교수는 지역 사회와 일부 지역민 사이에서는 행정지명+가야를 연결한 조어를 실체로 받아들이는 현상도 있었다며 학계 바깥의 사회에서는 검증과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좀 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증을 통한 논리보강과 새로운 시각으로의 전환이 촉구됐다. 권 교수는 장수 가야 세력과 관련해서 봉수봉화뿐만 아니라 국가체제의 상징인 산성, 왕궁, 왕릉, 수취체제 창고를 발굴했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이영식 인제대 인문문화융합학부 교수는 정치체를 놓고 중심과 변두리라는 등식을 적용할 필요는 없다며장수와 진안일대, 남원 운봉고원에 존재했던 정치체의 자율적 발전론에 무게를 두고 연구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곽 교수는 이제 고고학적인 유물과 유적 발굴을 시작한 단계라며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간, 학제간 융복합 발굴과 연구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 문화재·학술
  • 김세희
  • 2021.06.06 17:28

“논쟁의 영역 전북가야…검증필요”

한국 고고학계와 고대사학계가 전북 가야를 두고 검증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남원장수 일대 독자 가야세력 존재설의 근거로 쓰이는 봉수제철 유적, 고분군, 문헌사료에 대한 보완 연구규명이 필요하다는 게 학계의 공론이다. 봉수제철 유적, 고분군을 두고는 가야 것으로 입증하기 위한 추가 조사, 문헌사료 양직공도(梁職貢圖)일본서기(日本書紀)의 활용을 두고는 기존의 통설을 극복하기 위한 이론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백제학회와 한성백제박물관이 지난 4일 서울 한성백제박물관에서 백제와 가야의 경계와 접점을 주제로 연 학술대회에서는 전북 동부지역 독자 가야세력론이 주된 화두였다. 세부 논의주제도 이 이론의 근거로 활용되는 봉화봉수, 제철 유적, 고분, 양직공도일본서기 등이었다. 김주홍 토지주택공사(LH) 밀양사업단장은 전북 동부 봉화의 구조형태규모축조방식을 보면 특정시대에 축조되었다고 보기 힘든 곳들이 많다며 소위 가야 봉화의 독자적 특징을 보여줄 수 있는 유구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봉화 인근에 출토된 가야 토기를 두고도 관련 전공자들과 함께 갑론을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남규 한신대 한국사학과 명예교수는 조선시대 지리지인 세종실록지리지를 보면 전북 지역 철산에 대한 기록도 없다며 지표 조사를 실시했던 장수 산악지대도 입지상으로 고대시기 제철이 나오긴 힘들다고 말했다. 권오영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교수와 이영식 인제대 인문문화융합학부 교수는 반파를 장수로 규정하긴 어렵다며 일본서기와 양직공도에 녹아든 사관과 고분 양식 등으로 보면 대가야설, 즉 통설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곽장근 군산대 역사철학부 교수는 장수 지역에서 양직공도, 일본서기에 나온 봉화가 발견됐으며, 장계분지에 왕궁터로 추정되는 곳이 있다며 독자세력으로 볼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제철 유적도 봉화 유적이 확인된 곳과 일치하며, 그 곳에서 삼국시대 토기가 적지 않게 수습된다며 고대시기 제철일 가능성을 열어뒀다. 백제학회 회장인 성정용 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는 이런 공론화의 장은 곽 교수님을 비롯해 지역에서 30여 년 간 유적 발굴을 해오신 분들 덕분에 열렸다며지역의 독자성을 두고 좀 더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추론은 지양하면서 접점을 만들어나가면 고대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문화재·학술
  • 김세희
  • 2021.06.06 17:28

‘석전 황욱 선생 기리다’

악필(握筆)의 서예가 석전(石田) 황욱 선생을 기리는 전시가 열린다. 재단법인 청목미술관(이사장 방형식)은 개관을 기념해 5일부터 27일까지 石田 황욱 선생을 기리다전을 개최한다. 전시장소는 청목빌딩 1층 청목미술관 전시실이다. 작품은 석전 선생의 자제인 유당 황병근 회장이 소장한 대작 병품 1점, 2~3매 종액과 횡액의 대서대작 위주로 선보인다.구름 헤치면 푸른 하늘(披雲覩靑天), 금강산의 사계절 별칭(金剛, 蓬萊, 楓嶽, 皆骨), 관계와 연대의 소중함(泰和, 寬仁厚德, 篤志, 不痴不聾, 伴鶴友鹿), 충무공 이순신의 편지(若無湖南是無國家) 등의 작품이다. 박형식 이사장은 이 작품들은 지난 2001년 세종문화회관에서 공개된 후 20여년 동안 대중이 접할 수 없었다면서미술관 개관을 계기로 선생의 작품을 열망하는 애호가들의 마음을 반영해서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창 출신인 황욱 선생(1898~1992)은 평생을 한학과 서예에 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1960년께 오른손 수전증으로 붓을 잡기 어렵게 되자 왼손바닥으로 붓을 잡고 엄지로 붓꼭지를 눌러 운필하는 악필법(握筆法)을 개발했다. 이 법으로 이룩한 작품세계는 역대 서법과 기교를 뛰어넘은 득도의 경지로 평가받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독립기념관 장건상선생어록비(張建相先生語錄碑)와 구례 화엄사 일주문, 불국사 종각, 금산사 대적광전(大寂光殿) 등의 편액이 있다 박 이사장은 석전 선생은 글의 배열, 붓 누름의 강약, 글자의 두께, 크기의 능수능란함에 있어 자유롭고 독보적인 경지를 이룩했다며 이번 전시회에서 선생의 운필을 대하면 서예의 제 요소를 초월한 경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단법인 청목미술관은 올해 2월 설립됐다. 이달부터 청목빌딩 1층에 청목미술관(제1종 등록미술관)과, 2층에 청목갤러리(상업갤러리)를 개관한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6.03 18:20

6월 한 달간 창극, 명인, 명무 판 열리다

6월 한 달간 다양한 창극과 명인명무명창의 무대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왕기석)은 4일부터 26일까지 예원당 및 예음헌에서 제3회 대한민국 판놀음을 개최한다. 4일 오후 7시와 5일 오후 3시 예원당(대극장)에서는 개막공연 창극 춘향전을 선보인다. 지난 4월 국립국악원에서 초연한 창극 춘향전은 많은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국공립민간단체에서 선정한 8개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별별창극은 9일부터 시작한다. 처음 올릴 작품은 정읍시립국악단의 갑오년 만석씨이다. 이 작품은 동학농민혁명군이 된 백정 만석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어 11일에는 목성의 판소리인형극 수궁가, 12일 아정컴퍼니의 소리에 맺힌 사랑, 16일 남원시립국악단의 열녀춘향수절가, 18일 그림의 환상노정기, 19일 입과 손 스튜디오의 강산제 수궁가, 23일 국립부산국악원의 성찰, 25일 동화의 탐정소설 염마가 공연된다. 공연시간은 평일은 오후 7시, 토요일은 오후 3시이다. 공연 장소는 수요일과 토요일은 예원당, 금요일은 예음헌(소극장)이다. 명무명인명창의 인생여정을 듣고, 공연도 감상할 수 있는 토크옛설도 열린다. 10일은 명무 배정혜(풍류장고)김온경(산조춤)국수호(남무), 17일은 명인 김해숙(가야금산조)최경만(취타풍류)이태백(아쟁산조)이 나선다. 24일은 명창 왕기석(수궁가), 윤진철(심청가), 김일구(적벽가)의 무대로 구성된다. 이야기는 윤중강 국악평론가와 전주MBC 목서윤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는다. 마지막 날인 26일 열리는 폐막공연은 토크옛설에 참여했던 명인들의 종합무대가 펼쳐진다. 고수로는 이태백 명인이 참여하고 사회는 박애리 명창이 맡는다. 7세 이상이면 관람이 가능하며, 전화와 카카오톡 채널로 예약할 수 있다. 선착순으로 진행되며,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예원당은 회당 200명, 예음헌은 회당 50명 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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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희
  • 2021.06.03 18:20

[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 전통문화바라보기] 제주도 칠머리당 영등굿과 흑돼지

여행은 왠지 설레는 마음을 갖게 한다. 특히 제주도라는 명사를 떠올릴 때면 더욱 그렇다. 제주도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화산섬이다. 제주도의 해안가를 걷다 보면 탁 트인 바다와 정겨운 가옥 그리고 바람을 맞는다. 마치 만화에 나오는 정경처럼 사랑스럽고 아름답다. 제주도 전통 가옥에는 드나드는 대문이 없다. 대신 출입구 양쪽에 구멍이 3개 뚫린 돌기둥에 통나무 3개를 끼워 넣어 두는데 통나무가 1개 있으면 가까운 곳에 외출했음이란 뜻이고 2개가 있으면 먼 곳에 외출했음, 3개는 하루 종일 집에 없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도시에서 결코 볼 수 없는 제주도만의 정겨움과 배려가 넘쳐난다. 그래서 도시인들은 제주도에 희망과 꿈을 안고 가고 싶어 했던 것 같다. 제주도에서는 바람이 많이 부는 음력 2월에 영등 할망(할머니의 제주방언)이 제주에 온다 하여 영등달이라 부른다. 여기에서 영등이란 가정과 마을에 모시는 바람신(風神)으로 지역에 따라 영동, 바람제석, 이월손님 등으로 불리며 마을의 수호와 번영을 돕는 신(神)을 말한다. 특히 이곳 영등은 해녀들의 채취물인 소라, 전복, 미역 등을 증식시키며 풍어와 안전을 지켜주는 내방신(來訪神)으로서 그 의미가 특별하고 신비롭다. 이처럼 바람이 많이 불고 물길이 센 음력 2월에는 영등 할망이 머물고 있는 달이라 하여 매년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영등굿이란 제의로 그 액을 풀고 복을 기원했다. 제주도에서 영등굿이란 참으로 중요한 민속 신앙이자 소중한 우리의 의식이다. 특히 제주도의 칠머리당 영등굿은 중요무형문화재 제71호로 영등굿 가운데에서도 제주 칠머리당에서 열리는 굿으로 유명하다. 또한 2009년 9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우리나라 무속과 연관된 전통예술의 존재와 희귀성을 세계에 알렸다. 이러한 특별한 제주도에 유명한 향토 음식이 있는데 그것은 굿 차례상 중심이 되는 돼지다. 더불어 제주엔 흑돼지. 흑돼지는 지난 시절 똥돼지란 명칭도 있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과거엔 인분을 먹이로 키웠다 해서 똥돼지라 불렀다. 현재 제주에서 도새기, 돗, 도야지 등으로 통용되는 흑돼지는 보통의 돼지고기와 달리 육질이 쫄깃하고 고소, 담백한 식감으로 가격이 여느 돼지보다 비싸지만, 인기가 대단하고 찾는 이들도 많다. 하물며 영등굿의 한 거리에도 돼지고기와 술을 먹으며 액을 풀고 재수굿과 놀이를 했으니 참으로 신통방통한 향토 음식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 돼지는 아주 오래전(약 2000년 전)부터 돼지를 사육했다고 전해진다. 만주에서 유래된 털이 까맣고 체구가 작은 돼지가 유입되어 우리나라의 풍토에 적응하면서 흑돼지가 되었다고 한다. 제주의 흑돼지는 천연기념물 제550호로 지정되어 있다. 혹시 앗, 흑돼지는 못 먹는 거였나하는 필자의 노심초사 중 반가운 기사를 찾아 읽고, 순수 토종 제주 흑돼지를 반긴다. <제주축산진흥원이 제주 전역과 부속 섬을 샅샅이 뒤진 끝에 1986년 우도에서 순수 토종 흑돼지 수컷 1마리와 암컷 4마리를 찾아냈다. 수컷엔 김문이라는 이름까지 지어줬다. 김문의 자손은 지금 260여 마리로 늘었고, 지난 17일 천연기념물 제550호로 지정되는 가문의 영광까지 누리게 됐다. - 국민일보 / 2015. 3. 20> 천혜의 땅, 제주도에서 나온 흑돼지를 오늘 한번 먹어보자. 행복하고 영험(靈驗)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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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0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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