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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달자 작가, 전주서 ‘삶이 문학을 부른다’ 북콘서트

저는 살면서 남자에게 무릎을 꿇어본 적이 없습니다만, 문학에 대해서는 수없이 무릎을 꿇고 저를 낮춰왔습니다. 문학이야말로 한 인간이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고, 많은 사람을 정화시키고 스스로를 공손하게 만들어 주는 예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국 여성 시를 대표하는 시인이자 수필가인 신달자(78) 작가가 지난 29일 오후 2시 전주라마다호텔 피렌체 홀에서 열린 북콘서트 삶이 문학을 부른다에서 이같이 말했다. 아트네트웍스㈜(대표 심가영, 심가희) 초청으로 방역수칙 준수 속 열린 이날 콘서트에서 신 작가는 문학에 대한 열정을 쏟아냈다. 모티브 앙상블 사전공연으로 시작된 이날 강연에는 나종우 전북문화원연합회 회장과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 김영 전북문인협회 회장, 조미애 표현문학회 회장 등 도내 각계의 문화 예술인들이 참석해 신 작가의 문학이야기를 경청했다. 그는 삶이 힘들어 목이 조여 올 때 비명 지르면서도 피신하는 곳이 있다는 것, 그게 문학이라고 말했다. 각자의 삶 속의 냉혹한 현실에 대해 무언가 표현할 수 있다는 것. 내 마음을 쏟아낼 수 있는 창구가 문학이라는 것. 결국 문학은 보이지 않는 내면의 마음이다고 강조했다. 신 작가는 영화 기생충으로 미국 최대의 영화상인 아카데미, 일명 오스카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이 시상식에서 언급한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말을 언급하며 한 사람이 지닌 삶을 문학에 녹여내면 가장 대표적인 것이 된다고 했다. 각자가 인생을 고스란히 담으면 각기 다른 문학이, 각기 다른 목소리가, 각기 다른 향기가 되고 각기 다른 감동이 만들어진다는 것. 경남 거창 출신으로 시뿐만 아니라 수필, 소설까지 넘나들며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신 작가는 부산에서 고교 시절을 보내고 숙명여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2012년 은관문화훈장을 비롯해 대한민국문학상한국시인협회상 등 각종 문학상을 받았으며, 명지전문대, 숙명여대 교수를 거쳐 한국시인협회장을 지냈다. 가장으로서 세 딸을 키워내야 했던 삶의 고통 속에서 끌어낸 시들로 많은 이에게 위로를 줬던 그는 지난해 만해대상(문예 부문)을 받았다. 신 작가를 초청행사를 준비한 아트네트웍스 심가영, 심가희 공동대표는 40년 간 엑스포 등을 통해 전 세계를 돌며 공연을 하면서 얻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고향인 전북의 문화발전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특강과 문화예술에 대한 사랑으로 전북 문화예술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1.05.30 18:54

6월의 시작, 신록같이 푸른 전북 서양화가들의 화폭

전북지역 서양화가들이 개인전을 잇따라 열고 자신만의 미감을 화폭에 가득 풀어낸다. 회문산 자락에서 작업하는 이일청(71) 작가의 최근작들은 코발트 블루, 프러시안 블루 등 다채로운 블루가 캔버스 위에서 변주한다. 그는 작업실에서 바라본 밤하늘의 달빛과 별빛을 모티브로 내면의 깊이와 넓이를 표현했다. 자연에서 접하는 파랑과 나의 심상에 내재하는 파랑은 항상 고요하고 적막하다. 생의 후반기, 나의 파랑은 자기성찰의 상징을 내포한다. 그는 여러 가지 파란색 물감을 혼합해 원하는 색채를 만들어낸다. 캔버스에 큰 붓을 이용해 코발트 블루를 채색한 뒤, 바르고 또 바른다. 그리고 내면의 충일감을 느낄 때까지 이러한 작업을 계속한다. 이번 개인전의 주제는 Blue&Blue로 정했다. 인간을 포함한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우주의 섭리에 따라 움직인다는 뜻을 담았다. 작가는 우주의 질서와 조화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작품은 하늘의 푸르름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을 취한다. 특유의 터치와 색감 그리고 자유로운 표현으로 우주의 감성을 표출한다. 상징적인 이미지들은 들, 바람, 산, 새, 꽃들이다. 작가는 전주에서 태어나 원광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조형미술학과에서 문학박사를 취득했다. 현재 서해대 명예교수, 전라미술상 운영위원장, 예사랑 문화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이일청 작가의 개인전은 6월 1일부터 두 달간 전주 기린미술관에서 이어진다. 같은 기간 완주 유휴열미술관에서는 류재현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앞서 이 작가가 파란색으로 자신의 심연을 표현한다면, 류 작가는 초록색으로 자신의 심혼을 관조한다. 숲과 길에 천착해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강에 주목했다. 정확히는 강 건너 그 너머의 풍경이다. 그는 그곳은 실재하지만 내가 있는 이곳과는 다른 장소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이다. 현대사회의 피로한 우리 모두가 안식할 수 있는 장소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전통적 붓질로 사실적 풍경을 그린다. 바람결에 떨리는 녹색, 연두색 풀들의 작은 일렁임까지 감지하기 위해 작고 부드러운 모필로 그어대고 또 그어댄다. 가느다란 선이 무수한 반복으로 중첩되는 과정에서 화면에 칠해두었던 검은색 바탕이 미세한 틈으로 보이게 된다. 작가는 그 틈 사이로 내밀한 호흡이 느껴지도록 화면을 조율해나간다. 나의 그림 속에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의식과 시각이 깊게 드리워져 있으며, 인간에 의해서 훼손되고 변질된 자연의 원상회복과 황폐하고 마멸된 인간 심성의 근원 회복이 동시에 맞물려 있기도 하다. 전주 출신 류재현 작가는 전북대 사범대학 미술교육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27년 간 미술 교사로 근무했다. 2013년부터 전업 작가로 활동하며 서울과 전주, 프랑스 파리 등지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5.30 18:02

[서유진 기자의 예술 관람기]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

독일의 문호 괴테는 파우스트에서 실로 매 시대를 반영하고 있는 저자(著者)들 자신의 정신이다. 이 세계! 인간의 마음과 정신!이라고 시대정신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럼 얼굴이란 무엇일까. 얼의 골짜기 또는 굴로서 한 인간의 정신과 넋, 혼이 담긴 오묘한 대상이다. 오백 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각 분야에서 인류사에 길이 남을 인물들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Icons and Identities)란 제목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초상화 전문 미술관인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의 전시품 78점이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특별전이다. 전시는 영국이 낳은 한 시대가 아닌 만세를 위한 희곡작가 셰익스피어를 제일 앞에 내세웠다. 그는 뛰어난 시적 상상력과 넓고 깊은 인간성에 대한 통찰력, 놀라운 언어구사력과 다양한 무대를 형상하는 능력 등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극작가다. 영국의 걸출한 군주, 엘리자베스 1세를 빼놓고 인물을 논할 수는 없다. 부왕 헨리 8세의 잦은 재혼으로 불안정한 위치에 처한 엘리자베스 1세는 이 세상에서 아무도 믿지 못해 평생 가족을 만들지 않고 고독한 삶을 살다 갔다. 하지만 그녀는 열강의 위협과 종교적 갈등을 극복, 16세기 초 당시 유럽의 후진국이었던 잉글랜드를 세계 최대 제국으로 만드는 토대를 마련했다. 그녀의 초상화는 섬세하지만 무표정한 얼굴보다는 의복과 보석이 잘 보여주고 있다. 의복의 색깔을 검은색과 흰색을 채택, 불변과 순수라는 이미지가 처녀 여왕과 잘 맞고, 불사조 모양의 보석을 착용하여 권력과 권위를 돋보이게 했다. 많은 인물의 초상과 사진 중에서도 근현대에 들어서면 입체파의 영향을 받은 초상화가 눈길을 끈다. 바로 20세기 가장 위대한 시인 중 한 명인 T.S 엘리엇의 초상화다. 4월은 잔인한 달로 시작하는 시 황무지는 현대문학의 시금석이 된다. 그를 그린 화가 패트릭 헤런은 위대한 작가의 회색 눈을 바라보며 우주에서 가장 인지력이 뛰어난 눈을 들여다보고 있음을 알았다고 회상한 바 있다. 흑백사진으로 된 초상의 인물들도 눈에 띈다. 인종차별을 종식 시킨 남아프리카 대통령 넬슨 만델라, 60년대를 풍미했던 록 밴드 비틀즈, 명화 로마의 휴일로 일약 전 세계적인 스타가 된 젊은 오드리 헵번의 사진 등이 있다. 귀족보다 더 귀족적인 오드리 헵번의 모습이 그립다. 초상화를 본다는 것은 그림 속 인물을 바라보고 만나는 시각적이고 심리적인 경험을 동시에 하는 일이어서 흥미진진했다. 사람을 만나면 얼굴과 눈을 깊이 들여다보는 습관이 최근에는 사라졌다. 매력적인 사람이 사라진 세상이 된 것일까. 아니면 매력을 느끼는 감각이 무뎌진 걸까.

  • 전시·공연
  • 서유진
  • 2021.05.30 18:02

전주미래유산 ‘비사벌초사’ 명칭 찬반 논란 이유는

비사벌초사 신석정 고택 /사진제공=전주시 일제와 독재에 항거하던 전북의 시인, 신석정 선생(1907~1974)이 살았던 자택 비사벌초사를 두고 명칭논란이 한창이다. 역사사료에 비사벌이 전주의 옛 이름처럼 등장하지만, 당시 완산주(전주 옛 이름)와 비사벌의 지리적 위치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역사학계에서도 그 시기의 비사벌은 경남 창녕지역으로 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전북 내 일부 식자층은 비사벌 명칭을 바꾸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전주가 오래도록 지켜야 할 미래유산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발단 <삼국사기> 문제의 원인은 <삼국사기>에서 비롯됐다. <삼국사기> 제4권 신라본기 진흥왕조 기사에 따르면, 신라는 진흥왕 16년(555년) 비사벌(比斯伐)에 완산주(完山州)를 설치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와 함께 같은 책 제36권 지리지에는 전주는 본래 백제의 완산이었다. 진흥왕 16년에 주를 삼았다고 나와 있다. 이를 근거로 비사벌은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옛 전주를 가리키는 명칭으로 사용됐다. 특히 전북 문학인들의 작품, 전주찬가, 전북대 교지 등에도 상징적으로 쓰였다. 앞서 신석정 선생도 1950년대 비사벌을 전주의 옛 지명으로 여기고, 볏짚으로 지붕을 만든 집을 뜻하는 초사와 결합해 비사벌초사라 이름을 붙였다. △역사적 사실과 배치 가능성 제기 그러나 1990년대부터 당시 신라와 백제 사이 획정된 영역을 보면 기록이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진흥왕 16년 인 555년, 전주는 백제의 영토에 속해 있었다는 것이다. 고인이 된 이병도 전 성균관대 교수는 자신이 삼국사기를 번역하고 주석을 단 책 <삼국사기 역주 하>(1996)에 당시 백제의 심장이었던 땅을 취해 주(州)를 삼은 것은 어림없는 오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문헌 기록을 수용해 전주와 창녕의 옛 지명이 똑같이 비사벌이라는 점에서 서술에 착오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정구복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를 비롯한 5명의 역사학자가 펴낸 <개정증보 역주 삼국사기 3>(2012)에서는 완산주를 경남 창녕에 설치한 비사벌주로 해석하고 있다. 이강래 전남대 사학과 교수는 자신이 쓴 <삼국사기 인식론>(2011) 비사벌(창녕)에 있었던 가야 사람들을 백제의 완산(전주)으로 강제 이주시키면서, 그곳(전주)을 비사벌로 부르는 전통이 생겼다. 이런 전통이 삼국사기 신라본기를 잘못 기술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전덕재 단국대 사학과 교수는 창녕에 있는 신라 진흥왕 척경비와 <삼국사기>를 비교 분석한 뒤, 김부식이 비석을 인용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오류로 파악했다. △전주시 명칭 유지 입장 앞서 지난 2018년 비사벌 초사를 미래유산으로 지정한 전주시는 명칭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신석정 선생님께서 작고하실 때까지 거주를 하셨고, 비사벌이라는 이름도 직접 지으셨다며 후대에서 바꾸긴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헌사료에 나온 기록보다 신석정 선생님께서 실제로 사셨던 고택이었다는 사실을 중심으로 역사문화적인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5.30 17:55

자연 예술 혼연일체된 풍류무대 ‘유월애(愛) 풍류’

싱그럽고 푸르른 6월, 자연과 예술이 혼연일체가 된 풍류 무대가 펼쳐진다. 전북도립국악원은 2021 목요상설 국악도담 여섯 번째 무대로 유월애(愛) 풍류를 선보인다고 30일 밝혔다. 창극단, 관현악단, 무용단이 함께 하는 이 공연은 오는 6월 3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린다. 공연 프로그램은 국악실내악, 판소리, 가야금병창, 춤사위, 사물놀이로 구성됐다. 무대에 오를 작품은 모두 6개다. 첫 번째 무대는 국악실내악 불노하(不老河)를 들려준다. 고(故) 장준하 선생이 일본군영을 탈출한 뒤, 불노하(강)에서 애국가를 불렀다는 에피소드를 담은 작품이다. 김대성 작곡가가 지난 2004년 중국여행을 한 뒤 썼다. 두 번째 무대는 국악실내악 삼득의 노래를 들려준다. 19세기 순조 때 조선 8명창 중 한 명이었던 권삼득(본명 권정인)을 주제로 한 곡이다. 양반가에서 태어나 한 사람의 예인으로 거듭나기까지 순탄치 않았을 그의 인생역정을 볼 수 있다. 세 번째 무대는 판소리 심청가 중 집이라고 대목을 선보인다. 심봉사가 곽씨부인의 상을 치르고 집으로 돌아와 우는 심청을 안고 자탄하는 대목을 애절하게 들려준다. 네 번째 무대는 가야금병창 꽃이 피었네를 들려준다. 개화한 봄의 풍경을 아름답게 표현한 경쾌한 노래다. 다섯 번째 무대는 흥춤을 올린다. 타악기인 꽹과리(진쇠)를 기반으로 창작한 춤으로 전통의 멋과 꽹과리의 역동적인 가락이 조화를 이루는 무대이다. 무관복 차림에 쇠를 들고 굿거리, 엇모리, 자진모리, 휘모리로 다양한 장단 변화에 맞춰 멋스러운 춤과 가락으로 신명을 자아낸다. 여섯 번째 무대는 앉은반 사물놀이로 대미를 장식한다. 앉은반 사물놀이는 풍물놀이를 실내 연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웃다리, 영남, 호남의 3대 가락을 모아서 하나의 악곡으로 편성해 변화무쌍한 리듬으로 흥겨운 분위기를 일으킨다. 사회는 관현악단 고은현 단원이 맡는다. 공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객석 거리두기로 진행한다. 관람은 사전 예약자만 가능하다. 예매는 공연 일주일 전부터 국악원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공연장을 찾지 못하는 도민을 위해 공연 영상도 실시간 중계하며, 차후 공연 편집영상도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다시 올린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5.30 17:55

재즈계 탑클래스 뮤지션들 전주에 온다

위쪽부터 재즈 피아니스트 조윤성, 베이시스트 황호규, 드러머 신동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재즈계의 저명한 뮤지션들이 전주를 찾는다. 사단법인 더문화(이사장 이윤정)는 문화백신 Jazz In Symphony를 오는 5일 오후 5시 전주시 효자동 문화공간 이룸에서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더문화와 이룸에서 공동 주관하는 이번 콘서트는 재즈피아니스트 조윤성, 베이시스트 황호규, 드러머 신동진으로 구성된 트리오가 출연한다. 조윤성은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마르시알 솔랄 재즈 콩쿠르에 입상한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이다. 더문화는 지난해 10월 이룸에서 열린 재즈 토크 콘서트에서 공연한 바 있어 8개월 만에 다시 초청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재즈연주 그룹 황호규 퀄텟의 리더인 황호규는 천재적인 작사작곡 실력으로 재즈계의 주목을 받은 베이시스트다. 조수미와 김동률, 이소라, 윤종신, 루시드 폴 등 대중 가요앨범 작업에도 많이 참여했다. 신동진은 EBS Space 공감,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많은 방송에 참여한 한국 재즈계의 톱클래스 드러머다. 이들 트리오는 피아노, 베이스, 드럼 세 악기의 조합으로 편곡한 곡으로 특색있는 음악 연주를 들려줄 예정이다. 무대에 오르는 곡은 모자르트베토벤말러의 심포니, 바흐의 시실리안느, 시벨리우스의 발스 트리스테, 와그너의 트리스탄 이졸데6곡이다. 이번 기획 콘서트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을 고려해 사전 신청 예약제로 운영된다. 콘서트 예약은 지난 9일부터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선착순 66명만 공연자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자세한 문의 및 신청은 문화공간 이룸(063-223-5323)으로 하면 된다. 사단법인 더문화 이윤정 이사장은 전주 시민과 문화 소외계층을 치유할 수 있는 음악을 선사하겠다며 코로나19로 더욱 힘들어진 이들에게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사단법인 더문화는 지난해 8월 지역민이 다양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5.27 18:00

조선말~근대 전북 서화계 거장 작품 공개

국립전주박물관(관장 홍진근)에 조선 말부터 근대기까지 전북에서 활동하던 서화계 거장의 작품이 전시된다. 국립전주박물관은 지난 13일부터 상설전시관 역사실의 서화 문화재를 석정 이정직(1841~1910), 석지 채용신(1850~1941), 추당 박호병(1878~1942), 우당 조중태(1902~1975), 송석 이형록(1808~?)의 작품으로 교체했다. 조선 말 전북 대표학자이자 서화가인 이정직은 칸트와 베이컨 철학을 조선에 처음으로 소개한 철학자이기도 하다. 김제에 거주하며 후학을 향성했으며, 전북 예술을 한 층 높이 끌어올린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번 전시에 공개되는 <행서 8폭 병풍>은 이아(爾雅), 석명(釋名), 예기(禮記)와 같은 고서에서 언급된 효에 관한 내용을 모아둔 작품으로 1892년 9월에 제작됐다. 채용신은 조선 말부터 일제 강점기까지 활동하던 화가다. 그는 1906년 관직을 마친 후 전주로 낙향해 여러 인물의 초상을 그렸다. 1910년을 전후해서는 우국지사와 의병활동을 했던 인물들의 초상을 남겼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안재호 초상>은 1912년 아들 안요묵에 의해 주문 제작된 작품이다. 안재호(1821~1873)는 전북 정읍 태인출신 유학자이다. 박호병은 부안 출신 화가다. 그는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사군자로 연속 4회 입선하면서 서화가로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이하응에게 가르침을 받았으며 안중식조석진 등의 중앙 화단의 서화가들과 교류하며 작품 활동을 했다. 이번에 공개되는 작품은 <산수도 10폭 병풍>이다. 박호병과 사제지간인 조중태도 부안에서 태어난 화가이다. 그는 한국전쟁 발발 이후 전주로 내려온 묵로 이용우(1902~1953)와 교류하며 그림을 배우기도 했다. 한국의 전통화풍과 일본 화풍에 모두 능숙했고, 전북에서 교육 활동에 전념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이번 전시에 공개되는 작품은 <화조도 8폭 병풍>이다. 이형록은 고창군 무장 출신이며, 조선후기 화원화가로 활동했다. 1864년 이응록으로 개명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책가도 병풍>인데, 인장에는 개명한이응록인(李膺祿印)으로 써 있다. 홍진근 국립전주박물관장은 이번 교체 전시가 조선 말부터 근대기까지 전북 예술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5.27 18:00

[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 전통문화바라보기] 순수예술의 가치와 절실함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순수예술을 보고 들으며 삶의 여유로움과 아름다움을 찾는다. 또한 가까운 곳에 두고 향유하고 싶어하며 자신의 힘들고 찌든 삶에 활력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어떤때에는 고통을 덜어내는 촉매로, 어떤때에는 생명을 살리는 소중한 도구로 우리 삶을 지켜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세상 사람들은 이러한 삶의 치유제이며 활력소인 순수예술를 반기며 업으로 즉 삶의 직업으로 만들려 하지 않는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순수예술 전문가 교육을 하는 과정의 학생 정원은 나날이 줄고 있으며 졸업자 또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물론 코로나19의 팬데믹 시대에 순수예술만이 그렇겠냐마는 더욱 억울한 사정은 팬데믹 시대 이전부터 순수예술를 위한 배움터와 졸업자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세간의 뉴스엔 항상 순수예술 관련 소식이 보도된다. 재벌가의 누구가 귀한 미술품 수백, 수천점을 내놓았네. 누구누구가 세계 유명 콩쿠르에서 입상했네. 한국의 전통예술이 다른 나라에서 이슈가 됐네. 자랑스럽고 귀한 소식들로 가득 차 있지만 정작 그들을 위한 교육과 정책은 바르게 가고 있는 것일까? 필자는 대학 시절, 부모님의 반대와 지인들의 만류에도 다니던 사범대를 자퇴하고 국악으로 인생 행로를 바꾼 과거가 있다. 그렇게 순수예술에 대한 많은 조언와 편견에도 묵묵히 그 길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한가지. 나에게 다가온 전통예술의 절실함 때문이었다. 그 절실함은 무엇이었을까? 절실함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JTBC 손석희 사장의 일화다. 손석희는 나이 마흔을 훨씬 넘겨 남의 나라에서 학교를 다니겠다고 결정했고 마흔셋의 나이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남들처럼 어느 재단으로부터 연수비를 받고 가는 것도 아니었고 직장생활을 하며 마련해 둔 돈으로 떠나는 막무가내식 자비 연수였다. 미네소타 대학의 퀴퀴하고 어두컴컴한 연구실 구석에서 낮엔 식은 도시락으로 저녁에는 햄버거로 생활을 유지했다. 그는 유학시절 첫 학기 첫 시험 때 시간이 모자라 답안을 완성하지 못하고 연구실 구석으로 돌아와 억울함에 흘렸던 눈물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그 시간이 절실했으며 삶을 지탱하는 유일한 가치였다고 믿었다. 그렇게 절실함은 오늘의 손석희를 만들었고 대중의 중심에 서있다. 물론 그 분의 졸업장 한장을 말하고자 함은 아니다. 자신과의 싸움. 즉 스스로 결정한 삶의 절실함은 운명도 바꾼다는 이치를 알리고 싶어서다. 이 세상엔 절실함보다 더한 희망은 없다. 절실하다고 후회할 필요도 없다. 순수예술을 공부하거나 업으로 삶을 지내고 있는 모든 이여! 지금은 힘들고 어렵지만, 우리에겐 스스로의 절실함이 있다. 그것은 백만금을 갖은 재벌가도, 세상의 모든 권력을 가진 자도 부럽지 않은 우리만의 존재가치이기 때문이다. 모두 힘을 내자. 이 세상은 우리의 가치에 의해 밝고 맑게 변화된다는 것을 잊지 말고 말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5.27 18:00

[신간] 김명준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국제조세론’

급변하는 세계정세속 세무관련 종사자, 글로벌 기업등에게 국제 조세 동향과 관련 지식을 총망라한 책이 나왔다. 전북출신으로 국제조세통인 김명준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이 자신이 세무공무원으로 일하면서 겪은 조세 관련 사례와 분석 등을 담은 국제조세론(삼일인포마인)을 냈다. 책에는 대기업에 대한 국제거래 세무조사를 지휘하고 조사집행 및 불복대응을 오랜 기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조세전문가의 풍부한 식견과 노하우가 담겨있다. 특히 OECD/G20 주도의 BEPS 프로젝트의 주요 내용, 최신 OECD/UN 모델조세협약 및 OECD 이전가격지침 등 개정사항이 국내 과세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등을 자신의 OECD한국대표부 세무주재관 경험 등을 토대로 그림과 도표를 통해서 쉽게 설명하면서 세무 관련 종사자들에게 도움이 된다. 책은 5편 39장으로 구성됐다. 1편은 국제조세 일반론으로서 국제거래와 국제조세, 국제조세행정, 과세권의 국제적 배분 등 국제조세 관련 개념 및 이론적 토대를 다룬다. 2편은 조세조약의 해석과 적용에 관한 이슈들을, 3편은 소득유형별 국내원천소득과세와 관련한 이슈, 4편은 다국적기업들의 이전가격 설정및 검증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 5편은 국제적 조세회피 방지를 위한 다양한 접근방법 등을 다루고 있다. 김 전 청장은 제가 26년 간의 공직에서의 소임을 마무리하고 조세전문가로서의 새로운 26년의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공직생활을 의미있게 마무리하기 위해 지난 5년 여 동안 틈틈이 짬을 내 연구했던 결과물이 바로 이번 국제조세론 이다고 말했다. 그는 책머리에 제목에서 알수 있듯, 이 책은 국제조세법의 적용 및 해석, 즉 집행에 초점을 둔다. 따라서, 조세법적 관점만이 아니라 조세행정적 관점에서 관련 국제조세 이슈와 사례들을 분석해 소개하고자 했다며 그동안 조세법 또는 세무와 회계학 관점에서 국제조세 이론과 조세조약 내용 등을 설명하고 관련 예규와 심사, 심판례, 판례등을 소개하는 책들은 많았지만, 국제거래 과세 또는 세무조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주요 조세 이슈와 쟁점들을 조세행정가의 시각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해 설명하고 국내외 판례들을 중심으로 쟁점사안을 분석, 평가한 책은 드물었다고 적었다. 이어 이 책이 국제조세 제도및 행정, 그리고 주요과세이슈에 관심을 가진 공무원, 기업관계자, 세무대리업계, 학계 등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부안 출신인 김 전 청장은 전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석사를 취득했다. 제37회 행정고등고시(재경직)에 합격한 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 사무관(국제거래조사 담당), 국세청 총무과 인사1계장, 국세청 조사국 조사1과 사무관, 조사기획과 서기관, 북전주세무서장, 외교부 주OECD대한민국대표부 참사관(세무주재관), 국세청 정책조정담당관, 중부지방국세청 감사관, 부산지방국세청 세원분석국장/조사1국장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장, 국세청 기획조정관/조사국장, 서울지방국세청장등 요직을 지낸 뒤 지난해 퇴직했다. 현재 법무법인 가온 고문으로 있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1.05.26 18:13

[신간] 전주고·북중 100년 ‘솔바람 소년들이 달려온 길’

1919년 31운동 직후 개교한 전주고의 한 세기 역사를 간직한 책이 나왔다. 재경 전주고북중총동창회가 전주고북중총동창회의 <전주고북중 100년사>에 이어 펴낸 <솔바람 소년들이 달려온 길>. 격동의 시기를 지나온 전주고북중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김홍규 재경총동창회장은 총동창회의 <전주고북중 100년사>가 정사의 기록이라면, 재경총동창회의 <솔바람 소년들이 달려온 길>은 노송인의 정체성을 찾아서 남기고 싶은 이야기, 숨겨진 이야기 등 궤적이 담긴 야사라고 설명했다. 책은 일제강점기, 해방, 한국전쟁, 독재시대, 민주화운동시대 등 연대기별로 학교의 역사를 정리했다. 조선어 말살을 일삼는 일본인 교사를 삼태기에 담아 교문 밖으로 끌어내는 등 일제의 식민지 교육과 정책에 항거하고, 광복 이후 좌우 이념 대립으로 분열됐던 학생들의 이야기가 생생히 담겨 있다. 또 학생들은 한일협정 비준에 반대해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에 나섰고, 유신시절에는 민주화의 기치를 내걸고 고등학생으로는 처음으로 유신 철폐를 외치기도 했다. 개교 50주년이 된 해에는 고등학교와 중학교 건물이 이틀에 걸쳐 전소되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이 밖에 김해강신석정백양촌하희주 등 당대 쟁쟁한 시인들이 전주고 학생들을 가르쳤던 전주고 문예 르네상스 시대도 기술했다. 이연택 전주고북중 100주년기념사업회장은 이 책이 온고지신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100년의 역사를 새롭게 만들어 갈 후배들이 선배들의 기록과 이야기 속에서 영감을 받고 조언을 얻어, 더 빛나는 역사를 만들어나가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전주고북중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발간된 <솔바람 소년들이 달려온 길>은 조정남 100주년기념사업회 부회장과 김홍규 재경총동창회장이 비용을 쾌척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5.26 18:05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창영 시인 - 이충렬 ‘간송 전형필’

작년에 간송미술관에서 소장품을 경매로 내놓는다고 하여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 비록 상속세 때문이라는 이유가 있기는 했지만 간송미술관을 아끼던 이들이 우려를 표명했고, 결국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매입하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최근에는 이건희 회장이 평생 모았던 예술품 기증 또한 사람들의 뜨거운 화젯거리였다. 이처럼 특별한 예술품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많은 관심이 쏠리고 사람들의 뜨거운 주목을 받곤 한다. 우리 문화재를 이야기할 때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바로 간송 전형필이다. 어쩌면 문화재에 대해 무관심한 이라도 한 번쯤은 그 이름을 들어보지 않았을까? 나 역시 일제 강점기 시절 그가 일본에 뺏길 위기에 처한 우리의 문화재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가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오세창의 가르침을 받고 이후에 한국 문화의 지킴이로 거듭 나는 과정을 전체적으로 다룬 책을 접하기는 처음이다. 이 책은 단순한 인간 전형필의 일대기를 넘어선다. <간송 전형필>은 우리 문화의 자존심을 지키고 우리 문화의 숨결을 지켜내기 위해 처절하게 노력했던 한 인간의 일대기이자 살아 있는 역사이다. 문화에 대한 인식이나 개념이 희미하던 때, 그 가치를 모르고 귀한 서화들이 불쏘시개로 전락하거나 헐값으로 고물상에 팔리던 시절이 있었다. 덩달아 우리 문화재에 대한 가치 역시 한없이 추락하던 시절이었다. 그 자리에서 묵묵히 우리의 문화재를 굳건히 지켜낸 이가 바로 전형필이다. 일부 허구적인 내용이 곁들여졌지만 그래도 간송의 생애 전반을 이해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그가 우리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우리 곁으로 다시 돌리기 위해 일본인 수집가들과 벌였던 협상과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1930년대의 박진감 넘치는 당시가 떠오른다. 자칫하면 일본인의 개인 수장품으로 또는 일본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을 수도 있었던 수많은 귀중한 우리의 문화재들이 간송의 도움으로 우리에게 남아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조상 대대로 살아온 것처럼 만석꾼으로 그냥 편하게 살아도 되는 삶이었다. 물려받은 재산을 흥청망청 쓴다고 해도 누가 무어라 했겠는가.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개인이 아니라 우리 민족을 위해 기꺼이 내놓았다. 만약 그가 우리 문화재에 대해 무관심하고 개인의 향락에만 취했더라면 우리 문화의 한 부분은 지금쯤 우리 기억 속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오늘날 한글의 제작 경위를 알려주는 <훈민정음> 해례본이 그렇고, 국보로 지정된 청자와 백자, 그리고 수많은 서화가 그렇다. 이 책은 간송의 일대기를 다룬 이야기이지만 우리 문화재에 무관심했던 우리 조상에 대한 반성을 떠올리게 한다. 책을 읽는 내내 왜 그때 우리는 그렇게밖에 하지 못했던가. 그 시절 우리는 왜 우리 문화재를 그렇게 다룰 수밖에 없었던가 하는 회의가 무수히 들었다. 비록 지금은 일제 강점기가 아니지만 당시 간송이 안타까워했던 것처럼 우리의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가고 있지는 않을까. 그게 꼭 문화재가 아닐지라도 말이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05.26 18:05

[신간] “견훤 정치적 입지 확대 위해 전주로 도읍 옮겨”

후백제 왕 견훤(867~936)은 900년 무진주(광주)에서 완산주(전주)로 천도했다. 백제 계승자로서의 입지를 넓히고 남원경을 장악해 정치적 입지를 확대하기 위함이다. 또 남원 운봉고원, 장계분지에 있는 철과 같은 경제적 자산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갖고 있었다. 국립전주박물관이 최근 출간 사실을 알린 학술도서 후백제와 견훤에서 이도학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융합고고학과 교수는 이 같은 견해를 수록했다. 이 교수는 특히 견훤이 전주에 순행했을 때 열렬히 환영을 받았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에 유의해야 한다며 백제유민들로부터 부활한 백제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광주보다 전주에서 기대가 훨씬 컸다는 방증이라며 전주를 포함한 노령산맥 이북은 원래 백제 영역이었지만, 영산강 유역은 5세기에 영역화가 됐다. 귀속의식이 상대적으로 약할 수 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 점이 전주 천도의 주요한 동기라고 강조했다. 또 이 교수는 견훤(甄萱)의 성은 견으로 읽을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동사강목>이나 <증보문헌비고>등 조선시대 역사서에는 진훤으로 음가가 달았으니, 이를 기반으로 진으로 읽어야 한다고 것이다. 전주시, 장수군, 국립전주박물관, 군산대 가야문화연구소가 함께 발간한 이 책에는 후백제를 역사학, 고고학, 미술사학 관점으로 조명한 다양한 논문이 실렸다. 김갑동 대전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견훤이 역사의 주인공이 되지 못한 이유로 지나친 무력 신봉과 개혁의지 부족을 꼽았다. 특히 군인 출신인 견훤은 상당히 보수적이라며 새로운 정치체계나 사회체계를 수립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후백제에 새로운 정치제도가 없었고, 휘하 장수들과 신하들도 예전 신라의 관등을 그대로 쓰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진정환 국립제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국보로 지정된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에 대해 기단부 구성과 지붕돌 수법, 탑에서 나온 불상 등을 근거로 후백제 작품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5.26 18:04

예술로 풀어낸 환경문제…세계적 환경사진가 ‘크리스 조던’ 개인전

크리스 조던 아름답지만 견딜 수 없다. 세계적 환경사진가 크리스 조던(58)의 사진을 보면 떠오르는 이율배반적인 감정이다. 그의 작품은 언뜻 보면 아름답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참혹하다. 별은 빛을 잃고, 숲과 바다는 생명을 잃었다. 우린 이 아름다움을 견딜 수 없다. 대량 생산, 대량 소비로 점철된 현대사회의 환경문제를 예술로 풀어온 작가 크리스 조던의 작품이 전주를 찾는다. 대표작과 최신작 총 60여 점. 다음 달 3일부터 전주 팔복예술공장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 크리스 조던: 아름다움 너머에 나온 작품 전구(2008)를 보자. 아름답고 신비로운 우주처럼 보이는 이 사진은 백열전구 사진 32만 개를 이어붙인 것이다. 1분마다 미국에서 낭비되는 전기 ㎾ 수와 동일하다. 미드웨이(2009) 역시 눈길이 멈추는 작품. 어린 알바트로스의 배에서 마치 화석처럼 드러난 플라스틱 조각들은 언뜻 설치작품으로 보이지만 실제 사진이다. 작가가 기록한 사진들은 모든 생명의 고향인 바다가 생명을 죽음으로 몰아내는, 공포와 슬픔으로 출렁인다. 또 대중적으로 친숙한 명화에 생태학적 상상력은 불어넣은 숫자를 따라서(2011)는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차용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비너스는 10초마다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비닐봉지 24만 개 속에서 탄생한다. 현대판 티탄족의 위기를 그린 조던의 대표작들을 엮어 전시하기도 한다. 20세기 환경학 최고의 고전인 레이첼 카슨의 책 <침묵의 봄>을 모티브로 레베카 클락과 공동 작업한 침묵의 봄, 아름다운 장미창을 형상화한 만다라 영상은 인류가 그물망처럼 연결돼 있다는 걸 가시화한 작품이다. 그는 지구촌의 모든 생명체가 상보적인 관계임을 신비로운 만다라로 표상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진뿐만 아니라 그를 대중적으로 알린 장편 다큐멘터리 <알바트로스의 꿈>(2018)도 상영한다. 조던은 8년여간 미드웨이 섬을 오가며 알바트로스의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는 생의 전 과정을 담았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도 있다. 청소년에게 플라스틱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을 키워주는 자원순환 환경 교육과 자연생명의 경이로움을 경험하는 예술공장 초록강좌, 예술과 환경이 만나는 그린 포럼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한국환경공단 전북환경본부 주관으로 탈플라스틱 사회 정크아트 특별전시, 아이스팩 수거 캠페인과 분리배출 체험, 탄소중립 350 실천 서약 등 부대행사도 예정돼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유영진 공동대표는 소중한 생태환경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자연과 공존하려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번 전시를 통해 깨달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 조던은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대와 텍사스 오스틴대에서 미국문학을 전공했다. 1991년에는 텍사스대 로스쿨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시애틀에서 10여 년간 변호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작가의 길로 들어선 건 2003년. 그의 이력에서 짐작할 수 있듯 그의 작업에서는 사진가로서의 직관과 통찰력은 물론 인류학자와 사회학자로서의 면모가 드러난다. 현재는 칠레 오지의 대자연에서 인류의 성찰을 담는 사진영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전북환경운동연합과 전주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한다. 전시는 7월 11일까지 계속된다. 입장료는 무료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5.25 18:13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하) 보물로 지정된 봉덕리 금동신발

금동신발은 뒷부분이 포개어진 상태로 노출되었고, 우측 신발 내부에서 직물과 함께 뼈가 확인됨으로서 착장한 상태로 부장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신발의 길이는 32㎝, 너비 10.7㎝, 최대 높이 11.9㎝로 계측되지만, 양측의 신발이 약간의 차이가 있다. 먼저 제작수법을 보면 금동제 판을 목깃, 좌우 측판, 바닥으로 나누어 결구하고 있다. 양 측판 상부 안쪽으로 높이 2cm의 목깃 판을 세우고 그 둘레에 9개의 리벳을 박아 고청하였다. 신발의 앞부분 곧 콧등에 해당하는 곳에는 4개의 리벳으로 양 측판을 겹쳐 결합하고 있으며, 뒷축 부분에도 역시 양 측판을 겹쳐 3개의 리벳을 상하로 고정하고 있다. 그리고 양 측판의 하단은 둥글게 접어 그 안에 바닥판을 넣어 받칠 수 있도록 한 후 양측에 각각 4개씩 작은 리벳으로 고정하고 있다. 이 금동신발의 가장 큰 특징은 목깃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투조로 구획하고 수많은 상서스러운 동물을 화려하게 배치하고 있는 점이다. 양 측판을 보면 상중하 3단으로 문양대를 구획했는데, 상하에는 풀 혹은 구름으로 추정되는 문양을 반복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3단 가운데 중간의 문양대가 중심을 이루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중앙 부분에 귀갑문 곧 육각형으로 구분하고 상하에 반육각형의 문양대를 형성하여 3단으로 구분된다. 상하 반육각형의 내부에는 새(오리)를 비롯한 동물이 배치되어 있다. 또한 귀갑문 내에는 용과 봉황, 인면조와 쌍조문 등이 입체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뒷축 부분에는 양 측판을 결합하여 형성된 3중의 원형 구획 안에 화염문을 투조로 장식하고 있다. 한편 바닥에는 앞에서 뒤쪽으로 4개+5개+5개+4개의 원형 구획을 한 후 각각 6엽의 꽃무늬로 장식하고 중앙에 징(스파이크)를 18개 부착하였다. 원형 구획의 중앙 부분에는 힘찬 용무늬로 장식하고 뒷꿈치 부분에는 역사상을, 앞부분에는 귀면상을 배치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자리에는 양 측판의 상단과 같은 문양을 투조로 장식하고 있다. 금동신발은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그리고 일본에서도 발견되고 있는 유물로서 각각의 특징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봉덕리 금동신발은 가장 예술적 가치뿐만 아니라 문양의 내용에서도 상서스럽고 신비적인 문양을 입체감 있게 표현한 점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 백제의 영역에서 발견되는 금동신발의 성격에 대해서는 주로 백제 중앙에서 사여를 통한 지방통치의 일환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지만 현지에서 제작했을 가능성에 대한 견해도 있다. 다만 이러한 금동신발을 착장하고 매장된 피장자의 신분은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최고지배자였을 것임은 쉽게 짐작된다. 고창 봉덕리 고분의 구조나 금동신발을 비롯한 출토유물에서 백제시대까지 마한 모로비리국 전통을 이어받았던 지역 수장의 세력을 엿볼 수 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5.2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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