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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는 늘 멀리 있었다. 책 속에서, 교과서의 한 구절에서, 뉴스 화면 너머에서 1980년 5월을 바라보았을 뿐이다. 하지만 그날, 흐린 하늘 아래 광주 땅을 직접 밟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됐다. 이곳의 시간은 단지 과거에 머물지 않고, 여전히 오늘을 울리고 있다는 것을. 5·18 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직접 그 현장을 찾고 나니, 그날의 광주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5·18민주화운동은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광주광역시(당시 광주직할시)에서 벌어진 대규모 민주화 항쟁이다. 시민들은 계엄령 해제, 전두환 군부 퇴진, 자유와 인권 보장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광주전남기자협회가 주관한 ‘2025 전국 기자 초청 5·18 역사 기행’에 참여해 지난 15일 하루 동안 광주의 주요 사적지를 둘러보았다. 첫 일정은 오전 9시, 국립5·18민주묘지를 찾는 참배로 시작됐다. 빗줄기 속에 울려 퍼진 ‘님을 위한 행진곡’은 가슴 깊숙한 곳을 울렸다. 비가 내렸다 멈추기를 반복했고, 그 속에서도 참배 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묘역 한가운데, ‘고교생 시민군’ 문재학 열사와 친구 안종필 군의 묘 앞에 섰을 땐 발걸음을 쉽게 떼지 못했다. <소년이 온다> 속 소년은 실제로 존재했고, 꽃도 피우기 전에 스러졌다. 이름 모를 열사들과 더불어, 어린 희생자들의 묘도 줄지어 있었다. 어떤 묘비에는 ‘비상계엄령’이 무엇인지도 모를 아이의 이름이 남겨져 있었다. 마음이 내려앉았다.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던 사람들이 이 땅의 자유를 위해 그렇게 떠났다는 사실이, 그제야 피부에 와닿았다. 참배를 마친 뒤, 전남대학교로 향했다. 오늘의 전남대는 여느 캠퍼스처럼 평화로웠다. 학생들이 삼삼오오 걷고, 벤치에 앉아 웃고 떠드는 모습은 일상 그대로였다. 그러나 이날 해설을 맡은 5·18기념재단의 김용철 오월지기는 이렇게 말했다. “전남대 곳곳이 당시 항쟁의 현장이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이 평화는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그날의 젊은이들은 총칼에 맞섰고, 거리로 나섰으며, 때로는 숨죽이며 도망쳐야 했다. 현재와 과거가 겹쳐지지 않던 그 풍경 속에서, 오히려 과거의 시간이 더욱 또렷이 다가왔다. 마지막 일정은 전일빌딩245. 시민군의 주요 거점이자, 지금은 5·18 당시 헬기 사격의 흔적이 남은 공간이다. 벽과 천장 곳곳에 박힌 총탄 자국은 그 자체로 역사의 증언이었다. 해설이 없어도, 설명이 따로 필요 없어도, 콘크리트를 뚫고 남겨진 탄흔은 1980년 5월의 광주가 단순한 슬픔의 공간이 아니라, 치열했던 저항의 장소였음을 말해주었다. 짧은 하루였지만 그 울림은 오래 남는다. 타지역 출신 기자로서 처음 마주한 광주의 5월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의 민주주의는, 그렇게 목숨을 걸고 지킨 누군가들의 용기 위에 놓여 있다는 것을 절감한 하루였다. 기억은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 광주는 광주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날의 시간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자, 내일을 살아갈 이들의 유산이다.
가수 박지현이 전주에서 단독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박지현은 지난 17,18일 오후 6시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에서 단독 콘서트 'SHOWMANSHIP(쇼맨쉽) - 전주'를 총 2회 개최하고 관객들과 만났다. 이번 콘서트는 박지현의 데뷔 이후 첫 단독 콘서트 투어로, 서울, 대구, 목포, 수원, 광주, 대전에 이어 개최하는 일곱 번째 공연이다. 양일간 펼쳐진 공연은 약 150분간 화려한 무대 구성과 풍성한 세트리스트, 훈훈한 팬 소통으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박지현은 강렬한 오프닝 퍼포먼스와 함께 등장해, 다채로운 조명과 특수 효과로 관객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공연은 화려한 오프닝과 함께 히트곡 ‘깜빡이를 키고 오세요’, ‘떠날 수 없는 당신’, ‘빈잔’ 등으로 포문을 열었다. 관객과의 인터뷰 코너, ‘성인식’과 ‘허니’를 결합한 댄스 무대 등 다채로운 구성으로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이어 ‘청춘휴게소 메들리’, 타짜 패러디 VCR, 신곡 ‘바다사나이’, ‘항구의 이별’ 등을 통해 감성과 에너지를 동시에 전달했다. 2부에서는 방송 무대곡 ‘못난놈’, ‘사나이 가슴에 비가 내리네’ 등을 열창하며 깊은 울림을 전했다. 마지막 곡 ‘날 떠나지 마’ 후 팬들과 단체사진을 남겼고, 앙코르 무대에서는 ‘우리는 된다니까’, ‘그대가 웃으면 좋아’로 뜨거운 박수 속에 공연을 마무리했다. 박지현은 매력적인 비주얼과 탄탄한 실력으로 2023 -미스터 트롯2'에서 선을 차지하며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나 혼자 산다', '트랄랄라 유랑단' 등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비롯, 지난 1월 첫 미니앨범 '오션(OCEAN)'을 발매하는 등 만능 엔터테이너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한편, 박지현의 첫 번째 단독 콘서트 'SHOWMANSHIP(쇼맨쉽)'은 부산에서의 투어일정을 마지막으로 첫 단독 콘서트를 마무리하며, 6월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앙코르를 개최한다.
제13회 무주산골영화제가 메인 행사장인 무주등나무운동장에서 펼쳐질 다채로운 공연과 이벤트를 공개하며 관객들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부터 영화제는 메인 무대를 ‘등나무스테이지’로 확장하고, 영화제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주간과 야간을 아우르는 음악 공연, 야외 토크, 무성영화 라이브 연주 등을 통해 관객들에게 다채로운 문화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음악 공연에는 자신만의 색깔을 지닌 뮤지션들이 무주 산골의 여름 풍경을 낭만으로 수놓는다. 6일에는 청춘 감성을 담은 ‘유다빈밴드’와 서정적인 멜로디로 위로를 전하는 ‘에피톤 프로젝트’가 무대를 꾸민다. 7일에는 섬세한 음색의 팝 싱어송라이터 ‘소수빈’과 감성 짙은 음악으로 사랑받는 ‘적재’가 관객들과 소통하며 여름밤의 감동을 더한다. 8일에는 감성 듀오 ‘오월오일’과 독창적인 사운드로 주목받는 싱어송라이터 ‘이승윤’이 무대를 장식하며 3일간의 음악 여정을 마무리한다. 매일 오전 11시 30분에는 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야외 토크 프로그램이 등나무스테이지와 토크스테이지에서 열린다. 6일에는 ‘넥스트 액터’로 선정된 배우 최현욱이 관객을 만나는 시간을 가지며, 7일에는 ‘디렉터스 포커스’ 주인공 엄태화 감독이 자신의 작품 세계를 이야기한다. 8일에는 ‘SMCC 서울 모닝 커피 클럽’의 박재현 호스트가 송선만 프릳츠커피 대표, 유튜버이자 쉐프 데이비드 리, 고경하 슈리베다 대표 등과 함께 영화와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밤이 되면, 고전 무성영화와 라이브 연주가 어우러진 특별한 프로그램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개막작인 정재은 감독의 연출과 더빙, 음악이 결합된 <바람>을 시작으로, 이민휘의 라이브 연주가 더해진 <제너럴>, 밴드 CHS의 연주와 함께하는 <스피디> 등 영화와 음악이 어우러진 밤이 이어진다. 이 외에도 세대불문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 체험 공간도 마련된다. ‘어른이들을 위한 그림책’을 주제로 한 <산골책방>에서는 감성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책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브랜드 팝업, 커뮤니티 이벤트, 포토존 등 다채로운 즐길 거리가 영화제를 더욱 풍성하게 채운다.
시각예술가 강상희가 두 번째 개인전 ‘빛이 있다면’을 통해 현대사회의 구조적 이면과 인간 내면의 감정 층위를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21일까지 서학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다. 1966년 익산에서 태어난 강상희 작가는 군산대 미술학과에서 강사로 재직하며 삶의 복잡성과 사회적 억압을 예술로 표현해왔다. 그의 작품은 얇은 금속망을 염색, 절단, 겹침, 바느질하는 과정을 통해 2차원과 3차원 물질성과 비물질성 의식과 무의식이 교차하는 시각적 유기체를 형성한다. 강 작가는 뉴욕, 파리, 마드리드, 마이애미 등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며 독창적인 재료 해석과 조형 언어로 주목받아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파편화된 자아,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감정, 사회적 억압과 상처의 층위를 중심 주제로 삼아, 이를 빛이라는 매개를 통해 시적이고 감각적인 형상으로 구현한다. 작가는 전시에 대해 “‘이분법적 구분에 대한 의심’, ‘욕망의 털과 껍질’, ‘경계에 선 존재’, ‘혼돈에서 비롯된 창의성’등의 개념으로 접근해 준비했다”며 “단순한 이미지의 생산을 넘어 예술의 표현적 경계를 넘어서려는 창의적 파괴의 태도로 이어진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2020년 'Ghostcell'이라는 명칭과 제작 기법으로 특허를 취득했으며, 이후에도 다양한 제작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저서 <네 마음이 정답>을 출간하여 예술과 철학적 사유를 대중과 공유하고 있다. 전시 관람 무료로 진행되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전주전통술박물관(관장 박소영)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도서관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2025 길 위의 인문학'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박물관은 '알코올 노마드를 위한 소믈리에 입문학'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 유일하게 와인, 사케, 전통주를 통합한 독창적인 구성으로 △와인 인문학(4강) △사케 인문학(3강) △전통주 인문학(4강)으로 이루어진다. 각 강의는 술의 역사와 문화, 양조 방법, 테이스팅 기법 등을 아우르며, 이론 교육뿐만 아니라 시음, 체험, 탐방이 결합된 입체적인 참여형 인문학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특히 세계 각국의 술 문화를 비교하며 지역성 ,기후, 사회적 배경까지 아우르는 강의 내용은 일반 대중에게 술을 통한 문화의 상대성과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그램은 오는 6월 21일부터 9월 6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전주전통술박물관 및 외부 탐방지에서 진행된다. 만 19세 이상 성인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각 과정별 수료자에게는 '소믈리에 인문학 수료증'이 발급된다. 참가 신청은 6월 초 박물관 홈페이지 및 SNS를 통해 접수할 수 있으며, 각 과정 정원은 24명으로 선착순 마감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은 술을 통해 사람과 지역, 문화를 연결하는 인문학적 여정"이라며 "국비 지원을 통해 시민들에게 더욱 심화된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 뜻깊다"고 밝혔다.
1895년 12월 28일 뤼미에르 형제가 시초지요. 숏(shot)이 신(scene)이 되고 신이 시퀀스(sequence)가 되고 시퀀스가 모여 한 편 영화가 됩니다. 현실의 극히 제한된 주인공 때문에 우리는 영화 속 주인공을 꿈꾸는지 모릅니다. 세상의 엑스트라인 나, 내 인생에는 주인공이기 때문에 극장을 찾는지 모릅니다. 그래요, 세상은 흔히 주인공만 기억합니다. 그러나 한 편의 영화에는 주인공 말고도 수많은 사람이 존재합니다. 조역, 단역, 시나리오, 제작, 편집, 촬영, 조명, 미술, 음악, 음향, 무술, 의상, 분장, 효과, 소품……. 앤드 크레딧, 스크린에 이름이 올라갑니다. 영화가 끝나고 5분쯤 더 앉아 있어야겠습니다. 초당 24장의 사진이 화면을 만들 듯 앤드 크레딧의 많고 많은 이름이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 1과 동네 아저씨 2, 우리는 우리가 기억해야지요. 삶은 다양하고 오묘합니다. 삶의 내용과 양식이 끝없이 변주되며 영화는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주인공과 엑스트라는 언제까지 존재할 것이고요. “영화는 영상으로 보는 문장이다” J. 콕토가 말했지요. “영화는 시(詩)에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J. 엠스탱이 말했지요.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가 끝났습니다.
국가유산청 출범 1주년을 기념해 16일부터 18일까지 국립무형유산원 중정 야외무대에서 무형유산 공연 '다시락미디어 페스티벌'이 열린다. 15일 국가유산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박판용)에 따르면 '다시락미디어 페스티벌' 의 다시락은 ‘다시, 잇다, 즐기다, 아우르다’라는 의미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전통과 미래를 아우르는 무형유산의 가치를 국민과 함께 나누기 위한 마음이 담겨있다. 16일과 17일 오후 7시에는 종묘제례악, 남창가곡 등 전통음악을 전자음악으로 재해석하는 여성 2인조 해파리(HAEPAARY)와 거문고 등 국악기에 전자음악과 미디어 아트를 더해 실험적 예술을 선보이는 무토(MUTO)가 특별한 공연을 선보인다. 또 전통 장단의 구조와 균형미를 토대로 전자음악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음악을 제작·연주하는 임용주 씨와 그룹 이날치의 베이시스트 노디 씨가 한 팀을 이룬 뿌레카(BBUREKA)도 무대에 올라 흥겨운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17일 오후 4시에는 전통연희 탈춤과 남사당놀이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연희집단 더(THE) 광대의 '도는 놈, 뛰는 놈, 나는 놈' 공연이 열린다. 다음날인 18일 오후 3시에는 판소리 흥보가를 무용과 연극 등 현대적으로 풀어낸 움직임팩토리의 '친구따라 제비간다' 공연이 펼쳐진다. 같은날 오후 5시에는 전통국악을 재즈와 블루스 등 다양한 분야와 결합한 실험적인 무대를 선보이는 더튠(THE TUNE)의 무대를 관람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부대행사로는 전통 민속놀이 체험과 벼룩시장(플리마켓)이 운영된다. 올해 '다시락미디어 페스티벌'의 총감독은 ‘두개의 눈’ 등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박훈규 감독이 맡았다. 공연은 무료이며 사전 예약 없이 현장에서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전주에서 지역 공예인과 시민, 관광객이 함께하는 공예 문화축제 막이 오른다. 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최락기)은 16일부터 25일까지 ‘2025 공예주간 거점도시’ 행사 일환으로 전주한옥마을 일원에서 공예주간 행사를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공예마을여정 : 유람기’를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공예주간은 지역 공예인과의 공생을 바탕으로 공예문화를 공유하고, 즐기는 공락의 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공예주간에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공예유람 스팟 △지역 작가와 함께하는 ‘놀공’체험 △공예 유람 마켓 △공예 유람단 △공예 놀이터 등 다채로운 체험과 전시, 마켓 프로그램 등이 운영된다. 공예놀이터 모습. 사진=전주문화재단 제공 ‘공예유람 스팟 전시’는 공예품전시관 마중관, 인형극 체험관, 탐미주의 등 한옥마을 내 3개 전시 공간을 순회하며 관람하고 스탬프 투어도 즐길 수 있는 복합체험 콘텐츠로 구성됐다. 이외에도 지역 공방이 참여하는 체험 프로그램과 마켓 등 일반 참여처 중심의 행사도 함께 열려 공예주간의 풍성함을 더할 전망이다. 최락기 대표이사는 “이번 공예주간은 전주만의 정체성과 색깔이 담긴 공예문화를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지역 공예의 가치를 높이고 보다 많은 이들이 공예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꾸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최·주관하는 공예주간은 손으로 빚어내는 예술, 생활 속에서 피어나는 공예문화를 주제로 매년 전국 단위로 열리는 공예문화 축제이다. 지역 중심의 공예 콘텐츠를 발굴해 대중에게 공예문화를 확대하고자 기획됐다. 올해는 공예 거점도시로 전주를 포함해 강원도 고성과 부안 등 3곳이 선정됐다. 전주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선정돼 대한민국 대표 공예 거점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재단법인 청목미술관(이사장 박형식)이 2030년 12월31일까지 기획재정부 공익법인으로 지정됐다. 이는 지난 2022년 1차 지정에 이은 두 번째 지정으로 청목미술관이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사회적 가치와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는 기관으로 공식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기획재정부로부터 공익법인으로 지정됨에 따라 개인과 기업의 기부금이 세액공제 혜택을 받게 된다. 따라서 미술관은 안정적인 재정 기반 위에서 지속 가능한 문화예술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지역 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나눔과 공공성에 기반한 예술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기반도 함께 확보하게 됐다고 15일 미술관측은 설명했다. 이번 지정을 통해 미술관은 예술의 가치를 사회 전체와 공유하고 모두를 위한 문화 공간으로서 위상을 한층 공공히 하게 됐다. 아울러 미술관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경력인정대상기관’으로 올해 4월 공식 인정됐다. 이로써 학예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실무연수와 실습을 할 수 있는 기관으로서의 자격을 획득하게 되었으며 학예인력 양성과 유치, 국가 예산 및 지원 사업 참여 등 실질적인 혜택을 갖추게 됐다. 박형식 이사장은 “이번 공익법인 및 경력인정대상기관 지정을 통해 청목미술관이 지역사회와 예술 생태계에 기여하는 공적 역할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된 데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치 확산과 공공성 실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형식 이사장은 사진학을 전공한 미술학 석사로 10여 차례 이상의 전시 이력을 보유한 문화예술 경영인이다. 이사장은 지역 건설 산업과 보건의료, 복지, 아동지원 NGO 활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적 기여를 실천해왔다. 현재는 청목건설(주)과 청진건설(주), (유)청목 대표이사이자 재단법인 청목미술관과 아중요양병원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가 5월부터 9월까지 관광거점도시 전주시와 함께 ‘전주씨네투어X산책’을 진행하며 영화제의 열기를 이어간다. 올해로 3년 차를 맞은 ‘전주씨네투어X산책’은 관광거점도시 전주시가 주최하고 전주국제영화제가 주관하는 전주씨네투어 사업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전주의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는 공간에서 야외 영화 상영을 즐길 수 있어 올해 영화제 기간 중에도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영화제 폐막 이후에도 세병공원, 전주시청 노송광장, 덕진공원, 풍남문 등에서 관객들을 찾는다. 5월 전주씨네투어X산책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8시에 진행된다. 16일에는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정곰상 작품상을 받은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를, 17일에는 동물들의 모험을 담은 최신 애니메이션 영화 <플로우>를 세병공원에서 만날 수 있다. 또 23일에는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가, 24일에는 1980년대 미국에 정착한 이민자 가족의 여정을 담은 영화 <미나리>가 전주시청 노송광장에서 상영된다. 5월의 마지막 주인 30일에는 꿈과 사랑의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영화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가 31일에는 청춘의 성장을 담은 애니메이션 영화 <수 분간의 응원을>이 덕진공원에서 상영된다. 이날은 전주단오와 함께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이후에는 한국단편영화배급사네트워크가 추천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줄 풍성하고 즐거운 한국독립영화들이 6월 13일부터 7월 5일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풍남문에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별도의 예매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주씨네투어x산책’은 여름을 지나 9월까지 계속되며 관객들에게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영화적인 순간을 선사할 에정이다. 자세한 상영작은 전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학 고전은 어렵고 고리타분하다는 편견을 깨고, ‘내 삶에 철학이 필요할 때’ 꺼내 읽을 수 있는 실용적인 지침서들이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경찰서장 출신 양태규 작가로, 동양 고전을 체계적으로 풀어 쓴 7권의 책을 출간했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천하 경영의 지혜 대학>, <인간의 길 중용>, <천년의 진리 시중 1·2>, <세상이 묻고 공자가 답하다 1·2·3>이다. 양태규 작가는 2012년 전주덕진경찰서장을 끝으로 30여 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한 뒤, 동양 사상에 깊이 빠져 유학을 두루 익혔다. 그의 저서는 난해하고 추상적인 한문 원전을 피하지 않되, 이를 현실적인 언어로 해석한다는 점에서 학술서와 대중서의 경계를 넘나든다. 이번 신간 7권에서는 '대학'을 통해 리더십과 공동체 경영의 원리를, '중용'을 통해 인간 내면의 균형과 성숙을 위한 길을, '논어'를 통해 인간관계와 지혜의 핵심을, '맹자'를 통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의 도덕적 결단을 다룬다. 양 작가는 이들 고전 속에 담긴 삶의 지향점을 "자신을 바로 세우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요약한다. 특히 양 작가는 “유학은 죽은 사상이 아니라 살아 있는 인격 수양의 기술”이라고 말하며, 단순한 교양서가 아닌 독자에게 자기 성찰과 실천을 유도하는 구조도 이 시리즈의 강점으로 꼽힌다. 각 책의 말미에는 숙고를 돕는 질문과 생활 적용법이 실려 있어 독자가 실제 삶에 유익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들 도서의 추천사를 맡은 최영찬 전북대 철학과 교수는 “이번 책들은 무엇보다도 어려운 원문을 현대적으로 쉽게 번역하고, 그에 대한 친절하고 풍부한 해설이 특징”이라며 “방대한 유학을 편리하고 효과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양태규 작가는 “유학은 인간의 일상에 꼭 필요한 학문”이라며, “내세가 아닌 현실 중심의 인간사를 다루고, 자신을 갈고닦아 마침내 천하를 다스리는 동적인 발전 개념을 제시하며, 그 바탕에는 온 세상이 바르고 균등한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혼자서 학습한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출간하게 되었고, 여러 지식을 익히는 과정에서 큰 기쁨을 느꼈다”며 “이 책이 다양한 유학의 세계를 효과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눈물 파는 아이, 곡비>의 곡비 ‘아이’는 이름이 없어 ‘아이’로 불린다. 청조 아씨의 꽃신을 훔쳐갔다는 도둑 누명을 쓸 때도 울지 않던 아이는 양반이 죽으면 대신 곡을 해 주는 곡비의 딸로 태어났기에 울어야 하는 운명이다. 하지만 그 일에 소질이 없기로도 유명하다. 생각해 보니 어릴 적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며칠 동안 간헐적 곡소리를 들은 기억이 난다. 엄마를 비롯해 집안 여자들이 내는 곡소리는 판에 박힌 듯 똑같았다. 하나 같이 ‘아이고, 아이고!’를 박자에 맞춰기계적으로 뱉어 내는데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듣다 못 한 할아버지가 관을 박차고 일어나서 이렇게 외칠 것만 같았다. “이놈들. 나 죽어붕게 시원혀냐? 허벌나게 울어도 모자라분디 고따구로 운다냐!” 하며 꽃상여가 부서지라 되살아나는 상상에까지 이르렀다. 그날 이후 내게 죽음이란, 다만 죽은 자만의 슬픔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살아남은 자에게 죽은 이를 애도하는 것은 형식이요 과정일 뿐이라고. 그러니 죽은 사람만 불쌍하다는 결론을 내리며 오래오래 살게 해달라고 천지신명께 빌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울고 싶지 않아도 울어야 하는 곡비인 ‘아이’와 반대로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는 아이 오생이 있다. 오생은 팽형(죄인을 솥에 삶는 벌로 삶는 척만 하는 형벌)으로 인해 13년째 살았어도 죽은 거나 진배없는 아버지를 둔 죄로 호족에 오르지 못하고 과거도 못 보는 형벌에 묶여 살아가야 한다. 벼슬길에 오르고 싶은 오생의 꿈은 잘못된 법으로 인해 시작부터 사장 당하고 만 것이다. 그런 오생에게 ‘아이’는 운다고 해서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 숨어 있지 말고 당당히 세상 밖으로 나가라 한다. 오생의 아버지 또한 “나는 왜 사는 걸까?”라는 오생의 물음에 “밥맛이 밥 먹을 때 나듯이 사는 맛도 살아 있으면 알게 되겠지.”라며 자신 때문에 삶의 의미를 잃은 아들에게 끝까지 살아서 삶의 이유를 증명하라며 넌지시 말을 건넨다. 오생이 처음으로 아버지의 존재 의미를 깨닫는 순간이지 싶다. 동화에서 죽음을 다루는 일은 무척이나 조심스러운 일이다.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역사 동화라고 그런 책임에서 비켜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작가는 곡비라는 신분과 팽형으로 존재를 부정당한 아이를 내세워 죽음이 남아 있는 자들에게 고통이 아닌 더 나은 삶을 살게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함을 조심스레 내비치고 있다. ‘오늘 누군가는 조용히 죽었고, 누군가는 울면서 태어났고, 누군가는 저렇게 웃으며 살고 있다. 어머니가 말한 인생이란 게 이런 거구나.’(p.89)에서 말하듯 탄생과 죽음은 삶의 과정일 뿐이다. 누구 하나 예외가 없는 생사의 길 위에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 소중한 생명을 가진 존재로서 이토록 아름다운 계절을 지키고 가꾸는 가치 있는 삶을 사는 것이 죽음을 뜻 깊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눈물이 동그란 이유는 멀리 굴러가라는 뜻이란다. 뭐가? 슬픔이나 미움이. 오늘 비가 동그랗게 내린다. 어디선가 이 빗소리에 기대 동그란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부디 그의 슬픔과 미움이 빗물과 함께 멀리 떠나가길. 더불어 오생처럼 눈물조차 흘릴 수 없는 이들을 대신해 곡비가 되어주는 건 어떨까? 김근혜 작가는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전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저서로는 장편동화 <제롬랜드의 비밀>, <나는 나야!>, <봉주르요리교실 실종사건>, <다짜고짜 맹탐정>, <베프 떼어 내기 프로젝트>, <들개들의 숲>, 청소년 소설<유령이 된 소년>, <너의 여름이 되어 줄게>(공저), 오디오북<날아라 자전거> 등이 있다.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하는 이 책의 메시지는 명쾌하다. 살기 좋은 도시는 결국 시민의 손에 달렸다는 것. 도시 혁신가이자 행정가인 전 전주시장 김승수가 25년간 공공정책과 도시에 천착하며 찾아낸 <도시의 마음>(다산북스)은 어떤걸까. 그러자면 전주시 곳곳에 담긴 저자의 마음을 들여다봐야 한다. 저자는 편리함과 효율성만을 따지는 시대에 도시가 시민들에게 갖는 의미가 무엇이고 어떻게 시민을 환대할 수 있는가를 고민했다. 숙고 끝에 내린 결론은 "전주를 더 전주답게 만들자"였다. 전주의 정체성을 다지기 위해 그는 ‘책이 삶이 되는 책의 도시 전주’ 가꾸기에 정성을 쏟았다. 공공도서관을 세우고 시민들이 독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들을 구성했다. 지역 상인과 상생할 수 있는 ‘전주 책쿵’ 제도를 신설해 시민들의 일상에 책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했다. 저자가 마음을 담은 곳은 도서관뿐만이 아니다. 어른을 위한 자본 공간 틈에서 갈 곳을 찾지 못하던 아이들에게 책 놀이터, 생태 놀이터, 예술 놀이터 등을 만들어 아이들 역시 시민임을 상냥하게 가르쳐준다. 책은 교통과 주거 등 도시 문제에 얽힌 복잡한 이해관계를 쫓기보다는 ‘도시가 바뀌면 시민의 삶도 바뀐다’는 마음으로 변화된 전주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도시의 마음’은 도시를 움직이는 근원적인 힘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도시는 도로나 건물 등 물리적 구조에만 관심을 가질 뿐, 마음에는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중략) ‘도시의 마음’이 도시를 의미 있게 움직이는 하나의 실체라는 걸 인식할 때 진정한 변화도 찾아옵니다. 아무리 작은 공간이나 장소라도 마음이 담기면 밀도가 달라집니다.” (9쪽,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은 막연히 살기 좋은 도시를 꿈꾸는 이들에게 구체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조언을 해 줄 것이다. 도시는 우리 삶의 공간이자 삶의 질을 좌우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승수가 전하는 인문학적 시선은 우리가 ‘어디서 살 것인가’ 나아가 ‘어떻게 살 것인가’까지도 성찰하도록 돕는다. 저자 김승수는 2014년부터 2022년까지 8년간 전주시장으로 재임한 정치인이자 도시 혁신가다. 시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전주 곳곳에 도서관과 책 놀이터를 조성하고 작가들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전주를 문화 도시로 발돋움시켰다. 이밖에도 전주시의 오랜 고민이었던 성매매 집결지 ‘선미촌’을 점진적 재생을 통해 탈바꿈시켰고, 쇠락한 산업단지를 ‘팔복예술공장’이라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바꾸었다.
전통부채 ‘합죽선’을 만드는 데 평생을 바쳐온 국가무형유산 선자장 김동식(83) 보유자의 인생이 무대 위 공연으로 펼쳐진다. 오는 6월 열리는 ‘장인의 발걸음’ 공연은 지역성과 감각, 예술과 삶이 조우하는 오감 로컬 프로젝트다. 공연의 주인공 김동식 선자장은 전통 부채 명가였던 ‘가재미 마을’ 출신으로 14살 때부터 외조부 라학천과 외삼촌 라태순 명인에게 어깨너머 부채를 배웠다. 라학천은 고종황제에게 합죽선을 진상할 정도로 솜씨가 뛰어난 인물. 선자장 김동식은 그렇게 한 평생 부채 제작에 집중했고 2007년 실력을 인정받아 전북무형유산 선자장 보유자가 됐다. 2015년에는 국가무형유산 선자장 보유자로 인정됐다. 선자장은 공연에서 손끝으로 이어져 온 기술을 직접 시연한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과 전통부채 이야기, 감각의 영역으로 확장해 김동식 장인의 삶 전체를 조명하는 형식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또 무대 위에는 장인의 삶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영상과 소리꾼 이초연와 이효인의 목소리, 로컬 음료와 디저트가 어우러진 감각적인 공연을 선사한다. 공연 종료 후 관객은 수공예품 식기와 장인의 합죽선을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해당 공연은 프롬히어의 장인 브랜드 ‘백공기예’ 이름으로 진행된다. 무대 연출은 박강의 감독이 맡았으며 음악감독은 김백찬, 기술감독 박종화, 작창 김소진이 참여했다. 공연 기획을 총괄한 설지희 프롬히어 대표는 “지역과 사람, 기술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로컬 무대의 가능성을 공연으로 증명하고 싶었다”며 “공연에 참여한 소리꾼, 공예가, 요리사 모두 전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로컬 예술인들로 전주에서만 가능한 조합과 이야기”라고 자신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5월 2일자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오픈 예정 등록되었으며 정식 펀딩은 11일 시작됐다. 공연은 오는 6월 13일~14일, 20일~21일 오후 4시에 남부시장 문화공판장 ‘모이장’에서 열린다.
이규진 시인이 암 투병이라는 극한의 경험 속에서 깨달은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차곡차곡 모아 시집 <꽃밭에 비상착륙>(일상출판)으로 펴냈다. 시집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나를 사랑해 준 사람들'을 주제로 한 70여 편의 시가 수록되었으며, 고통과 회복의 과정을 통해 삶의 소중함과 기쁨을 시로 승화했다. 갑작스레 암에 걸려 드라마틱한 날들을 보내야 했던 시인은 스스로를 주인공으로 삼아 인간적인 서정을 풀어내며, 절망 속에서도 꽃피는 희망을 노래한다. “얼마나 소중한가는/잃어봐야 안다//그러나 무엇도 돌이킬 수는 없다/과거의 같은 사람과 비교하게 될 것이니까//남들이 반지를 살 때/손가락을 가꾸는 삶을 살고 싶었다//깎은 머리에 거뭇거뭇 머리털이 나는 지금/주섬주섬 모아둔 모자들을 버린다//짧은 머리가 어울리는 옷을 사기로 한다/그냥 내가 보석이 되자”(‘회복’ 전문) 시집에 실린 대부분의 시는 암과 싸워 얻은 전과이다. 시커먼 암 덩어리가 시의 이미지이고, 소재이며, 주제가 된다. 그리고 비로소 암 덩어리와의 싸움에서 해방된 시인은 자신의 몸이 온 우주고 꽃밭임을 발견하고, 무궁무진한 시의 꽃밭으로 승화시킨다. 그 과정에는 삶에 대한 기쁨과 환희가 충만해 읽는 이들에게도 긍정의 마음을 선물한다. 최정주 소설가는 시 해설에서 “이규진 시인은 철저히 사람이 주인공인 시를 쓴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시를 쓴다. 사람살이의 이야기가 담긴 서정시를 쓴다”고 설명했다. 1971년 남원에서 출생하고 성장한 이 시인은 2020년 ‘문학 시대’ 여름호 신인상 수상으로 시 분야에 등단했다. 같은 해 첫 시집 <시인이란 날개를 달고>를 발간했다. 전북시인협회, 전북문인협회, 남원문인협회 회원으로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한국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신석정 시인의 문학정신을 전승‧보존하는 뜻깊은 행사가 지난 13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중회의실에서 열렸다. 2025 석정문학제 전주행사 '서로 손을 잡고 걸으십시오' 일환으로 열린 제1차 문학 강연에는 백봉기 전북문인협회 회장, 소재호 시인, 박일천 시인, 이소애 시인 등 70여명의 문인들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박일천 시인의 석정시 낭송과 백봉기 회장의 축사를 시작으로 소재호 시인이 문학 강연을 펼쳤다. ‘우리 은사님, 석정 시인님에 대한 회억’을 주제로 진행된 강연에서 소재호 시인은 석정 선생과의 인연과 선생의 문학정신을 유쾌하게 풀어내 청중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시인은 “인류의 심금을 울리는 감동의 장르가 석정 문학”이라고 명명하며 석정 선생에 대한 그리움과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지난 11일, 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서 2025 전봉준 순국 130주년 특별전시 - ‘전봉준, 시대의 부름에 응답하다’응 열고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번 전시는 오는 8월 10일까지 기념관 1층 특별전시실에서 진행된다. 녹두장군 전봉준은 김개남, 손화중, 김덕명 등과 함께 동학농민혁명을 이끈 중심 인물이다. 그의 생애는 소설, 드라마, 창극 등 다양한 예술 매체를 통해 꾸준히 재조명돼 왔지만, 정작 남아 있는 개인 기록은 많지 않다. 알려진 전봉준의 사진도 1895년 체포돼 한양으로 압송될 당시 일본인 사진사가 촬영한 두 장뿐이다. 재단은 올해 전봉준 순국 130주년을 맞아 그의 생애와 사상을 다시 조명하며, 전시 기획 의도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제국주의 국가 일본과 일본에 굴종한 조선 정부는 1895년 전봉준을 교수형에 처함으로써 동학농민혁명이 끝났다고 여겼을지 모르지만, 혁명은 결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며 “갑오년 이후로도 3·1운동, 4·19혁명, 5·18민주화운동을 지나 오늘날까지, 이 땅에는 불의에 맞서 싸운 수많은 전봉준이 녹두꽃처럼 피어났다. 130년 전 전봉준과 역사의 갈피마다 등장했던 민중의 삶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와 미래세대에 어떤 의미를 전할 수 있을지 되짚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시의 주요 구성으로는 국경오 작가가 레진에 유화로 제작한 ‘전봉준 장군 초상’을 비롯해 전봉준의 출생과 성장, 혁명 과정과 관련된 유물, 기록물, 연구자료, 문학작품 등이 있다. 특히 전봉준 장군의 심문 기록을 담은 <전봉준 공초>는 당시 농민의 삶과 조선 말기의 부패한 정치경제 현실을 생생히 전하고 있어 전시의 핵심 자료로 주목된다.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별도 전시공간도 마련돼,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학생, 동학농민혁명을 문화예술적 관점에서 접하고자 하는 시민들에게도 알차고 의미 있는 체험이 될 전망이다.
규방의 영역에서 ‘자수’는 단순 노동 예술로 치부된다. 조선시대 양반집 규수들이 바느질을 통해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었던 것에서 비롯됐기에 ‘노동’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혜진 작가가 오색실로 한 땀 한 땀 수놓은 자수 작품들은 이러한 고정 관념을 완전히 깨고 ‘예술’로서의 작품으로만 존재한다. 장식성 강한 조선 시대 전통자수부터 작가의 감정과 생활상이 담긴 자수까지 마법 같은 실의 향연에 공간이 압도된다. 이혜진 손자수 작가가 네 번째 개인전 ‘한지에 수를 놓았어요’를 통해 실과 바늘의 흔적들을 조명한다. 31일까지 기린미술관 2관에서 열리는 개인전에는 붓보다 섬세하게 담아낸 신윤복의 월야밀회부터 강렬한 색채가 돋보이는 모란 화조도, 조선시대 서민들의 일상생활이 엿보이는 풍속도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전통을 재현하고 지나온 삶을 반추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가 아니라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한지 손자수로 한지와 자수를 접목한 새로운 예술 영역의 작품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자 이번 전시를 준비하게 됐다. 또한 각각의 작품에는 인간사의 다양한 감정과 생활상을 수놓았으며, 문양 하나하나에도 인간 생명의 순환과 희망, 행복 등을 기원하는 바람이 담겨있다. 이 작가는 “기존의 정해진 틀에 얽매이기 싫었다”며 “바늘이 천을 100만번 뚫어야 하는 자수의 단순 반복적인 작업에 매력을 느껴 기존 대상과 작품을 재해석하고, 스토리를 넣어 섬세하게 표현했다”고 밝혔다. 이혜진 작가는 전북한지공예대전, 한국미술제전, 대한민국전통미술대전, 대한민국예술인대전, 충무공승모서화대전, 대한민국서법예술대전 등에서 대상과 특선 등을 수상했다.
문화 예술 유학의 고장 김제시가 조선 유학의 명가와 고택 등을 찾아 그 의미를 되새기는 김제시 고택 활성화 사업 행사를 개최했다. 2022년부터 3년간 추진해 온 김제 고택 종갓집 활용사업은 국가유산청의 공모사업으로 김제시가 주관하고 (사)흥문화예술기획 김제시지부(대표 송재복)가 주관하고 있다. 김제시 성덕면 대석마을에 위치한 ‘해학 이기 선생 생가’에서 을 중심으로 구한말 활동한 이기 선생의 실학사상과 민족계몽운동, 독립신문창간 등 구국활동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특히 전국에서 모집된 신청자가 참여하여 처음으로 해학 이기선생의 인물 재조명과 주변 생태, 문화자원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미되어 참여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오는 10월까지 계속되는 사업의 주제는 '우물 속 선비정신, 학(學)수(隨)고(鼓)대(代)하다’이다. 총 5개의 세부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3년 국가유산청으로부터 고택종갓집활성화 우수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애니메이션 산업이 국가 전략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어 전북에서도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적인 계획 수립이 요구된다. 애니메이션 산업은 영화∙게임∙광고 등의 영상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캐릭터 상품과 테마파크 등 연관 산업으로의 확장성이 높아 성장 잠재력이 크다. 더욱이 국가와 문화의 영향을 적게 받고 수용성이 높아 세계 시장 진출에 용이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4 애니메이션산업 백서’를 보면 전년도 애니메이션 매출액은 1.1 조원으로 전년(2022년)대비 23.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디어 환경이 OTT 등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면서 애니메이션 수요가 청∙장년층으로 넓어지면서 최근 3년간 온라인 애니메이션 제작도 연평균 57.9% 증가했다. 이에 정부는 애니메이션 산업 진흥계획을 수립하고,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전북의 애니메이션 산업은 걸음마 단계 수준이다. 13일 전북콘텐츠융합진흥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도내에서 활동하는 애니메이션 기업 수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624개 기업 중 9개 기업(1.4%)에 불과했다. 애니메이션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매니지먼트사와 플랫폼 기업 등이 부재하고, 콘텐츠 개발을 위한 제작 지원 사업도 3~4건에 불과해 타 시도와의 경쟁에서 차별성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도내에서 활동 중인 토스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장인복 대표는 “지역에 (애니메이션) 기업이 없다 보니 지자체에서도 지원을 소극적으로 한다”며 “애니메이션 산업에 지원과 투자가 이뤄져야 창작자들도 전북으로 눈을 돌리는 데 아예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려면 사람이 모이고, 지원이 활발해야 하지만 현재 지역 애니메이션 산업은 그저 콘텐츠 산업의 한 꼭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부터 부천국제만화마켓을 지역특화 마이스 육성 사업으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으며 네이버 웹툰 등 대기업을 보유한 IP(지적재산권)를 중소기업이 함께 활용하여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전남도 역시 2023년부터 순천에 애니메이션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에는 애니메이션 클러스터가 기회 발전 특구로 선정돼 올해 6월까지 관련 기업 18개사가 입주할 예정이다. 전남에서 제작 지원한 애니메이션 ‘금마 왕자와 월출산 낭자’는 모스크바 국제 어린이영화제 상영작으로 선정되며 유의미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광주에서도 애니메이션∙웹툰∙게임 등 콘텐츠 분야 실무교육과 기업 연계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인 ‘GCC(광주 실감 콘텐츠 큐브)사관학교’를 운영하며 지역기업 발굴과 인재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북콘텐츠융합진흥원은 ‘애니메이션’ 한 분야에만 지원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입장이다. 지역 콘텐츠 산업 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산업만 특화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오준교 진흥원 문화 콘텐츠사업 팀장은 “홀로그램, 일러스트, 웹툰 등 콘텐츠 산업이 여러 가지이다 보니 애니메이션 산업만을 위한 활성화 전략은 아직 없다”며 “산업이 구축되려면 인재 양성이 가장 핵심이다. 진흥원에서도 (애니메이션) 예비 창작자들을 지원해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 경영 전문가’ 이승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제5대 대표 임기 시작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제25회 전북여성대회 열린다
올림픽엔 수백억 예산 ‘속전속결’, 예술인 복지기금은 3년째 ‘0원’
'독도의용수비대'영화 만든다
창작극회 '상봉' 전주·남원·익산 순회공연
‘안전망’인가 ‘생활의 부담’인가⋯지역 예술인 고용보험 제도 보완 시급
[현장] 꽃무늬 점퍼 벗어던졌다⋯농촌 마을 왕언니들 유쾌한 ‘봄 나들이’
스승의 시심과 철학 담은 유고 시집 ‘언제나 어제는 내일’
[안성덕 시인의 ‘풍경’] 얼리버드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동화작가- 윤일호‘거의 다 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