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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저항 시인 '김지하를 다시 본다'

반독재 민주화 투쟁의 상징적 인물, 고(故) 김지하 시인의 문학과 예술·생명 사상을 재조명하는 책이 나왔다. 김지하추모문화제추진위원회가 <김지하를 다시 본다>(개마서원)을 발간한 것. 책은 2023년 5월 김지하 추모 1주기에 열린 ‘김지하 추모 학술 심포지엄’ 토론 자료를 정리하고, 다시 꼭 읽어야 할 김 시인의 글을 모아 만든 1056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책이다. 1부에는 염무웅, 이부영, 임진택, 임동확, 김사인, 홍용희, 정지창, 채희완, 심광현 등 30여 명이 ‘김지하의 문학·예술과 생명사상’ 이라는 큰 주제 아래, ‘김지하의 문학 예술과 미학’, ‘김지하의 그림과 글씨’, ‘민주화 운동과 김지하’, ‘김지하의 생명사상과 생명문동’으로 나눠 주제 발표와 토론을 한 후 정리한 내용과 종합 토론을 한 내용을 단행본에 맞게 정리해 놓았다. 이어 2부에는 ‘김지하가 남긴 글과 생각·생명의 길·개벽의 꿈’이라는 제목으로 김 시인이 남긴 수많은 글 중 꼭 다시 읽어봐야 할 글을 골라 실었다. 글에는 암울한 시대에 수많은 젊은이를 위로하고 힘주었던 <양심선언>, <나는 무죄이다>, 로터스상 수상 연설인 <창조적 통일을 위하여>, 환경오염과 기후 위기 등 현시대의 문제점들을 수십 년 앞서서 말하고 방법을 제시한 <생명의 세계관 확립과 협동적 생존의 확장>, <개벽과 생명운동>, 김 시인이 자신의 문학에 대해 쓴 <깊이 잠든 이끼의 샘>, 시인이 남긴 생명사상을 살필 수 있는 <생명평화선언>, <화엄개벽의 모심> 등이 실렸다. 이번 책의 기획에 함께한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이사장은 발간사를 통해 “젊은 시절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를 갈망했던 그는 ‘죽임’ 앞에서 처절한 사투를 벌인 끝에 마침내 ‘생명’이라는 깨달음에 다다랐고, ‘감옥 밖 감옥에서’ 다시 타는 목마름으로 ‘생명사상’을 외치고 갈구하다 기진해 스러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가 치열한 구도와 수난의 과정에서 기필코 열어 보려 했던 그 ‘생명의 문’을 이제 우리가 열어내야만 한다”며 그리워하는 많은 벗과 후배들의 추억 속에 남은 김 시인도 편안한 마음으로 명부에 들어가 쉬고 있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4.23 15:58

국가유산청이 준비한 제103회 어린이날 행사 성찬 '풍성'

다가오는 내달 5일 제 103회 어린이날을 맞아 국가유산청이 전국 곳곳에서 어린이들과 가족들이 문화·자연·무형유산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공연과 체험 행사 등을 운영한다. 국립무형유산원 ‘모여라 우리들!’ 및 ‘연희도깨비’ 포스터/사진=국립무형유산원 제공 먼저 전통문화와 공연예술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낸 특별한 무형유산 콘서트가 지역에서 열린다. 국립무형유산원이 어린이날을 맞아 다음 달 3일과 10일, 전통연희와 국악, 전래동화를 재해석한 무료 공연을 선보인다. 먼저 3일에는 어린이 무형유산 콘서트 ‘모여라, 우리들!’이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에서 오후 2시와 4시, 총 2회 진행된다. 이 공연은 전통연희와 국악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새롭게 구성한 무대로,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어 10일에는 창작 인형극 ‘연희도깨비’가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펼쳐진다. ‘흥부놀부’와 ‘도깨비와 개암나무’ 등 친숙한 전래동화를 현대적으로 각색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대를 구성했다. 이 공연은 전통과 창작의 조화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무형유산의 재미와 감동을 전한다. 두 공연 모두 무료로 진행되며,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www.nihc.go.kr)을 통해 사전 예약이 가능하다. ‘모여라, 우리들!’은 23일 오전 9시부터, ‘연희도깨비’는 이달 30일 오전 9시부터 예약이 시작된다. 문의는 전화(063-280-1500, 1501)로 가능하다. 또 궁능유적본부는 어린이날 당일 4대궁과 종묘, 조선왕릉, 세종대왕릉을 방문하는 12세 이하의 동반 보호자 2인에 대해 내·외국인 관계없이 무료관람을 실시한다. 이 밖의 국가유산진흥원과 국립고궁박물관, 국립해양유산연구소, 창경궁관리소 등 전국에 위치한 국가유산청 산하 문화 시설에서 평소 접하기 어려운 어린이날 특별행사와 공연이 예정됐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앞으로도 어린이를 포함한 국민이 모두 우리 국가유산을 가까이에서 친숙하게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참신하고 유익한 행사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4.22 19:10

한·중 서예대가 송하경-장하이 만남… '2025 한중서예양인전'

“제가 추구하는 서예작품들의 (특징은) 서제의 문자와 문장을 아름다운 붓글씨로 표현하여 서예 감상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위로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서예문화 개혁의 선구자 우산 송하경(84) 서예가는 22일 진행된 ‘2025 한‧중 서예양인전’ 기자간담회에서 “작품들의 주된 주제는 아름다운 마음의 진정성이 지향하고자 하는 인류사회적 관용과 안녕, 평화와 공생, 자유와 같은 인문 정신”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보다 바르고 올곧게 표현하기 위해 힘썼다”고 설명했다. 송하경 서예가는 오는 4월 30일부터 5월 6일까지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2025년 한중 서예 양인전’을 갖는다. 중국의 우석 장해(장하이) 선생과 함께 여는 2인 전으로 문자를 매개로 작가의 심상을 풀어낸 서예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전‧예‧해‧행‧초’라는 특유의 다섯 가지 서체를 한국 대표 서예가 송하경과 중국 대표 장해가 가지각색으로 변주해 선보인다. 고향인 김제로 돌아와 집필활동과 전시회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낸 그는 이번 전시에서 장르 간 구분법을 무너뜨리고 작가의 상상력만으로 창작하는 ‘신서예문화정신’이 담긴 작품들을 다수 전시한다. 서체와 법첩에 얽매여 답습하는 전통서예 학습방법 대신 서예가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길 바라는 열린 마음에서다. 그는 서예 전시를 관람하러 갔을 때 서예 작품을 읽지 말고 보고 느낄 수 있는, 회화 같은 예술 작품으로 관람객들이 받아들였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예술품을 감상할 때 화풍이나 역사적 배경을 처음부터 알 필요 없듯이 화랑을 거닐며 그림을 보게 됐을 때 관람자가 작품 안에 담긴 감정을 짚어볼 수 있길 바란다는 것이다. 선생은 “이웃 나라 중국 금세기의 일대 서사인 우석 장해 선생께서 한국을 방문해 서예양인전을 열게 됐다”며 “이번 전시에서는 간단한 문자에 행서체 중심의 소품들이 주를 이룬다. 서예의 미적 가치와 형식을 대중 친화적인 방식으로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우산은 성균관대에서 34년간 후학 양성에 힘썼으며, 강암서예학술재단 이사장, 대한민국 문화재위원회 위원, 세계서예비엔날레 제1·2·3대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했다. ‘2025 한‧중서예 양인전’ 개막식은 4월 30일 오후 4시 30분 한국미술관 2층에서 열린다. 개막식 행사에 이어 송하경 저서 <화향소호(花香所好) 우산의 서예여정 70년> 출판기념회가 진행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4.22 17:29

프리마돈나 조수미, 3년 만에 전주 온다...차세대 성악가들과 화려한 무대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3년 만에 전주를 찾아 낭만의 선율을 선사한다. 2036 하계올림픽 전북 유치 성공 기원 일환으로 전북자치도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마련한 ‘The Magic 조수미&위너스’ 전주 공연이 오는 6월 19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자신의 이름을 건 국제 콩쿠르 수상자들과 함께하는 갈라 콘서트로,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조수미와 미래의 오페라 무대를 이끌 라이징 스타들이 펼치는 정통 아리아 공연이다. 이날 무대에는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차세대 주역으로 선정된 바리톤 지하오 리, 테너 조르주 비르반, 테너 이기업, 소프라노 줄리엣 타키노 등이 올라 특별한 에너지를 선사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베르디, 푸치니, 로시니, 비제 등 클래식 음악사에서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 거장들의 명곡으로 구성됐다. 웅장한 오케스트라 반주와 함께 펼쳐지는 극적인 드라마와 가슴을 울리는 선율, 정상급 성악가들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는 이번 공연은 단순한 성악 공연을 넘어 완벽한 예술적 서사를 완성시킨다.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소프라노 조수미는 30세 이전에 세계 5대 오페라극장 주연, 동양인 최초 국제 6개 콩쿠르 석권, 동양인 최초 황금기러기상(최고의 소프라노), 동양인 최초 그래미상(클래식부문)’ 이탈리아인이 아닌 유일한 국제 푸치니상을 수상했다. 조수미는 30년 넘게 세계 최고 프리마돈나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후학을 양성하며 자신의 음악적 유산을 널리 알리고 있다. 지난해 7월 프랑스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를 성황리에 개최했고 다양한 마스터클래스를 열거나 2023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심사위원으로 나서는 등 재능 있는 후배 음악가들을 발굴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이번 ‘The Magic 조수미& 위너스’ 전주 공연 예매는 예스 24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가능하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4.22 15:49

도시의 기억과 감정 그림으로 기록…김누리 '상점의 초상'

분식점, 피자집 등 길에서 마주한 상점들이 등장했다. 그런데 알록달록 강렬한 색감이 일상에서 흔히 보던 상점의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귀여운 느낌마저 드는 상점들에는 과연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 걸까. 밝고 또렷한 색감의 작품을 선보여 온 김누리 작가가 개인전 '상점의 초상'을 24일부터 우진문화공간 갤러리에서 연다. 원광대에서 금속공예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전주를 비롯해 다양한 문화공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소화하며 개성 넘치는 작품들로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작가다. 2023년부터 그룹 포지노마드를 설립해 운영중이며, 2025년 우진청년미술상을 수상했다. 금속공예를 전공한 작가답게 다양한 재료를 혼합합하고, 뚜렷한 색과 질감이 나타나는 작업물을 선보여왔다. 2022년부터 '상점의 초상' 연작을 중심으로 꾸준히 개인전을 열었고, 도시의 기억과 감정을 기록하고 있다. 연작의 연장선인 이번 전시에서는 길 위에 놓인 상점의 감춰진 모습을 자신의 색깔과 철학을 담아 개성 있게 표현했다. 특히 전시에 내놓은 작품들은 이전보다 한층 부드럽고 밝다. 단순 건물이 아닌 개인의 서사가 녹아든 공간으로 주인과 손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주목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과 어린시절 향수 등을 엿볼 수 있다. 전시 제목 ‘상점의 초상’도 도시의 풍경 속 붙잡아야 할 것들, 잊히기 전에 남겨야 할 기억들을 전하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담겨있다. 오랜 시간 걸쳐 관찰하고 기억해 온 상점의 이미지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회화 작품들을 통해 작가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에 귀기울여보는 건 어떨까. 김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새로운 장소는 빠르게 익숙해지고 또는 익숙해질 겨를 없이 사라진다”며 “사람이든 장소든 기억하려 노력하지 않으면 잊혀질 것들이 너무 많은 요즘이다. 언제부턴가 나의 인연들을 기억하려 기록한다”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거대한 생태계의 파운데이션이 되어주는 상점이 부디 우리 곁에 오래도록 존재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오는 5월 7일까지. 월요일은 휴관.

  • 전시·공연
  • 박은
  • 2025.04.22 15:19

[트민기] "내 강아지가 사람으로"⋯지브리가 쏘아올린 'AI 이미지' 유행

유행은 돌고 돈다. 빨라도 너무 빨리 돈다. 괜히 아는 척한다고 "요즘 유행인데 몰랐어?" 이야기했다가 유행이 끝나 창피당하는 일도 다반사다. 트렌드에 민감한 기자들, 트민기가 떴으니 이제 걱정 없다. 이 기사를 읽는 순간에도 SNS,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많은 유행이 올라오고 트렌드가 진화한다. 트민기는 빠르게 흐름을 포착해 독자에게 전달하는 게 목표다. 여기서 그치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 또 하나 새로운 기획을 준비했다. 전국적인 유행뿐만 아니라 전북에서 '핫'한 현장이 있다면 바로 출동한다. 이것이 우리의 임무다. 오늘은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첫 번째 트민기는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도 '핫'한 챗GPT AI 이미지 변환으로 주제를 정했다. 챗GPT를 활용한 이미지 생성 트렌드가 전세계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의 화풍을 입힌 이미지로 변환하는 트렌드가 SNS를 중심으로 유행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새로운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 모델을 공개했다. 간단한 명령어만으로도 더 구체적이고 정교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사용법도 간단하다. 지브리 화풍을 원하면 챗GPT에 사진을 올리고 “이 사진을 지브리 화풍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간단한 사용법에 AI를 이용한 이미지 생성 트렌드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지브리 화풍 트렌드에 이어 반려동물 사진을 사람 모습으로 바꾸는 트렌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용자들은 챗GPT를 통해 반려동물을 사람으로 변환한 이미지를 원본 사진과 함께 SNS에 게시하며 인증을 이어가고 있다. 기자의 반려묘 ‘하루’도 챗GPT를 통해 사람이 됐다. 바닥에 앉아 있는 하루의 사진을 게시하고 명령어를 입력하자 성인 여성의 모습으로 변환된 이미지가 출력됐다. 이후 하루의 실제 나이인 8살을 입력하자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재구성된 이미지가 나타났다. 최근에는 사진 속 인물을 장난감 가게에서 판매하는 포장 인형처럼 바꾸는 트렌드도 떠오르고 있다. 국내 SNS에서도 챗GPT를 통해 이미지를 포장 인형으로 변환하는 방법을 소개한 영상이 16만 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오픈AI는 이미지 생성 모델을 공개한 첫 번째 주에만 7억 개가 넘는 이미지를 생산했다. 브래드 라이트캡 오픈AI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4일 X(구 트위터)에 “(챗GPT의 새로운 이미지 생성 모델이 발표된) 지난 화요일 이후로 1억 3000만 명이 넘는 사용자가 7억 개 넘는 이미지를 생성했다”고 밝혔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또한 지난달 말 X를 통해 “사람들이 챗GPT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을 보는 건 정말 즐겁지만 우리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녹아내리고 있다”며 “이미지를 생성하는 일을 좀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X 프로필 사진을 지브리 화풍 이미지로 바꿔 트렌드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디지털뉴스부=문채연 기자

  • 문화일반
  • 문채연
  • 2025.04.22 11:15

'동시대 사진예술 흐름 한눈에' 2025 전주국제사진제 26일 개막

동시대 사진예술의 흐름을 한눈에 읽을 수 있는 2025 전주국제사진제가 26일부터 서학동예술마을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는 ‘Making not taking(찍지 않고 만들다)’를 테마로 △주제전(국제‧국내) △로컬문화사진전 △페스티벌 인 페스티벌 △갤러리 참가전 △자유발언전 등 8개 섹션으로 사진제가 구성된다. 미국 대표 여성작가 빅토리아 삼부나리스를 비롯해 한국여성작가협회 등 국내외 사진가들의 다채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해외 사진예술의 경향을 읽을 수 있는 주제전(국제전)에는 사회적 관심과 역사·문화적 해석, 현실 관찰과 심리적 은유, 의미를 포착한 12명의 작가 작품을 선보인다. 올해 예술감독을 맡은 에릭윅스(Eric Weeks)는 "사진은 외부세계를 기록하는 동시에 예술가의 내면을 표현하는 매개체"라며 "과정 중심적이며 신속하고, 매개적인 동시에 집단적으로 이뤄지는 예술적 탐구의 흔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주국제사진제 특별전에 미국 여성 대표 사진가 '빅토리아 삼부나리스'가 참여해 눈길을 끈다. 작가는 지난 25년 동안 오토홈이 장착된 자동차를 타고 미국 남서부를 여행하며 풍경을 기록했다. 5×7인치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를 사용해 대형판화로 제작했고, 최근에는 비디오카메라를 함께 활용하는 사진기법을 구사하고 있다. 그는 단순한 기록이 아닌 환경문제와 촬영장소의 역사에 대한 연구와 성찰을 병행하며 공간과 환경적 변화를 이미지로 풀어냈다. 국내 사진가들의 예리한 시각을 엿볼 수 있는 국내전 ‘New Portfolio’도 인상적이다. 올해는 ‘경계를 넘어서 현실과 초현실 탐구’를 주제로 김태환, 안준, 이고은, 조현택, 정현목, 심재현 작가가 함께한다. AI(인공지능)와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현실에 대한 인식이 복잡해진 오늘날 현실과 비현실, 초현실과 초실재의 경계를 조명한다. 벨기에 사진가 겸 기획자 제롬드 펠링기가 기획한 스트리트 포토 전시를 전주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미국 윌슨에서 개최되는 사진 축제 ‘Eyes on Main Street Wilson’의 일부로 100인의 사진작품 중 16점을 선별해 전주에서 선보인다. ‘페스티벌 인 페스티벌’ 프로그램 일환으로, 도시와 거리의 생생한 순간을 포착한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실용성을 강조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 사진을 학문적으로 탐구하고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예비 예술가들의 창작 과정을 지지하는 ‘자유발언전’ 프로그램도 열린다. 올해는 후지필름의 ‘Seed Collection’프로그램과 협력해 선정된 학생들이 자신의 작품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연계 프로그램으로 2024 자유발언 최우수상 수상작가전을 5월 6일까지 선재미술관에서 연다. 지난해 최우수상을 수상한 조혁준 서울예대 학생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한국여성사진작가협회(KOWPA)도 이번 사진제에 ‘얽힘’을 주제로 참여한다. 인간과 물질, 비물질이 얽혀 실제에 변화를 주는 현상을 탐색하고 포착했다. 삶이 하나의 시스템이라면 흙, 물, 공기와 같은 자연과 역사와 개인의 의식 기억에 어떻게 상호 연결되는지 질문한다. 이밖에 전주로컬문화사진전 섹션에서는 ‘아~대한민국’을 주제로 8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지역 문화와 정서를 각자의 시각으로 기록하는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갤러리 참가전에 지역에서 왕성히 활동중이 에프갤러리가 참여한다. 올해 18회째를 맞는 전주국제사진제는 5월 11일까지 이어지며 축제 세부일정은 홈페이지(jpf.co.kr)에서 확인하면 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4.21 16:50

'폭싹' 은명이, 강유석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찾는다

‘폭싹속았수다’부터‘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까지 연타석 홈런을 치며 대세배우로 떠오른 강유석이 전주를 찾는다.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가 2025 전주씨네투어×마중 프로그램을 21일 공개했다. 전주국제영화제와 전주시가 함께하는 ‘전주씨네투어×마중’올해의 파트너는 저스트 엔터테인먼트다. ‘전주씨네투어×마중’은 배우들과 관객‧시민들이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마련한 영화제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마중초이스, 마중토크, 마중전시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파트너인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 12명이 전주씨네투어×마중 프로그램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영화를 관객과 함께 관람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마중초이스’에는 배우 박지환, 서현우, 차우민 차정우, 이찬형이 참여한다. 5명의 배우가 자신의 선택으로 관객을 마중하는 마중초이스는 5월 1일부터 3일까지 메가박스 4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배우와 관객이 보다 가까이에서 다양한 주제로 소통하는 ‘마중토크’에는 대세배우로 거듭난 강유석부터 길해연, 서지혜, 성지영, 신동미, 차우민, 차정우까지 7명의 배우가 함께한다. 이들은 각각 토크 주제를 정해 관객들과 가까이서 호흡할 예정이다. 마중토크는 5월 2일과 3일 양일간 전주 오거리문화광장 옆에 마련된 페스티벌존 J스테이지에서 열린다. 저스트 엔터테인먼트 배우 열두명은 전주를 배경으로 다채로운 감성을 담아낸 데이즈드 화보를 마중전시를 통해 공개한다. 마중전시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전주영화제작소 1층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를 비롯해 전주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4.21 14:14

[리뷰]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정기공연 ‘청’, 전통과 실험의 교차점

판소리 무대 위에서 수백 년간 효를 노래해온 ‘심청’이, 이번엔 인간 ‘청’으로 무대에 섰다. 전통을 깨고 새로운 이야기를 하겠다는 선언이었지만, 그 목소리는 너무 작거나 혹은 너무 분주했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길을 잃는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단이 지난 18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제58회 정기공연 ‘청’을 무대에 올렸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정기공연 ‘춘향’에 이은 정통 창극 시리즈로, 전통 판소리 어법을 바탕으로 하되 서양 화성을 접목하는 등 새로운 시도가 엿보였다. 제작총괄에는 유영대 도립국악원장이, 작창과 총감독에는 김차경 창극단 예술감독이 직접 나섰으며, 양수연 연출가가 무대디자인을 책임졌다. 작곡·지휘에는 이용탁 관현악단 예술감독이, 안무에는 채향순 세종전통예술진흥원 이사장이, 대본에는 안선우 극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힘을 보탰다. 특히 이번 공연은 김차경 예술감독의 부임 이후 첫 연출작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약 3시간에 걸쳐 진행된 공연은 창극단 예술 3단 단원들의 개별 기량이 돋보이며 전통 창극의 음악적 기반을 충실히 따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주요 배역을 맡은 단원들의 탄탄한 소리와 몰입도 있는 연기는 무대의 기본기를 잘 지켜냈다. 그러나 작품의 중심 서사인 ‘인간 청’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는 다소 실패한 인상이 짙다. 공연 전 홍보에서 강조됐던 ‘효녀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청’을 조명하겠다는 기획 의도는 무대 위에서 충분히 구현되지 못했다. 또 서사의 핵심을 흐리는 산만한 장면 구성과 관현악의 과도한 개입은 서정성과 몰입감을 저해했고, 관객이 청이라는 인물에 공감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무대 연출 또한 여러 아쉬움을 남겼다.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무대 장치가 부족했고, 조명과 영상 활용은 오히려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특히 일부 장면에서 낮은 퀄리티의 무대영상 효과는 무대 전체의 완성도를 떨어뜨려, 극 전개를 방해했다는 평도 심심치 않게 들어볼 수 있었다. 또 극 중 인물 구성에서도 불균형이 드러났다. 제목은 ‘청’이었지만, 정작 무대에서 더욱 부각된 인물은 심봉사였다. 인간 청의 서사를 중심에 두기보다는 심봉사의 감정선과 이야기 전개에 비중이 실리면서 작품의 의도가 흐릿해졌다. 여기에 약 3시간에 달하는 긴 러닝타임, 음향의 불균형, 그리고 관객과의 거리감을 만든 중국풍의 음향과 무대 영상도 지적이 필요하다. 전통과 현대, 전형과 탈전형을 넘나들고자 했던 의도는 분명했지만, 그 시도가 완성도 높은 결과로 이어지진 못한 것으로 읽힌다. 전반적으로 이번 ‘청’은 창극단 내부 단원들의 기량을 확인한 무대이자, 새로운 예술감독 체제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 공연이었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국악의 중심지인 전북특별자치도에 뿌리를 둔 도립국악원이 앞으로도 풍부한 자원과 전통의 깊이를 바탕으로, 보다 완성도 높은 무대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길 기대한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4.20 17:10

영화와 시각디자인을 아우르다…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100 Films 100 Posters’

영화와 시각디자인을 아우르는 전시 행사 ‘100 Films 100 Posters’일정이 공개됐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와 전주시가 올해 100팀의 그래픽 디자이너와 협업해 상영작 100편에 대한 포스터 전시를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연다. 상영작 100편에 대한 100개의 새로운 시각을 경험할 수 있는 ‘제11회 100 Films 100 Posters’는 팔복예술공장과 영화의거리, 문화공판장 작당에서 각각 진행된다. ‘100 Films 100 Posters’는 올해부터 주제 행사 살롱(Salon)을 진행한다. 올해는 ‘영화제 디자인’을 주제로 ‘살롱 100 Films 100 Posters: 영화제 디자인’을 오픈(Open), 리뷰(Review), 크리틱(Critic) 총 3부로 구성했다. 영화제와 디자인 분야 전문가들이 영화제 안팎에서 디자인이 경험되는 방식, 디자이너와 영화제 관계자의 협업 방식, 시각문화 속에서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영화제 디자인의 의미 등을 탐구한다. 영화제 디자인의 현황을 살피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어 문화‧산업적으로 중요한 행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행사는 5월 4일부터 5일까지 문화공판장 작당에서 열리며, 당일 행사장에서 선착순으로 참가신청 하면 된다. 올해는 두 가지 주제전시가 각각 진행된다. 첫 번째 주제전시인 ‘영화제 디자인 13개의 장면’은 영화제 디자인을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아카이브 기반 전시로 5월 1일부터 31일까지 문화공판장 작당에서 개최된다. 살롱 참여 디자이너와 관계자들의 작업에 더해 영화제의 장르적 특성과 다양성을 고려해 로고 타입, 포스터 등 국내 13개 지역 영화제의 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다. 두 번째 주제전시 ‘2026 미리보기 극장 노스탤지어’는 내년 살롱 주제인 극장 시각문화를 미리 조망하는 전시다. 5월 1일부터 6월 15일까지 완판본문화관에서 열린다. 현대극장의 시각문화를 탐색하기 전에 회화, 일러스트레이션, 사진, 도장 및 소설 등 과거 극장의 시각문화와 시각 및 문학 분야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 될 예정이다. 특별전시 '포스터와 포스터'도 눈여겨볼만하다. 100 Films 100 Posters의 아카이빙을 활용해 100 Films 100 Posters 전시 포스터와 극장에서 사용되는 상업용 포스터를 나란히 배치해 하나의 영화에 대한 두 가지 포스터의 관점을 비교할 수 있는 전시이다. 특별전은 5월 1일부터 6월 15일까지 전주시립인후도서관에서 개최된다. 차세대 시각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 직장인, 업계 종사자를 위해 ‘포스터 디자인 워크숍’ 행사가 5월 17일과 18일 이틀 간 문화공판장 작당서 무료로 열리며 사전 접수를 통해 참가할 수 있다. 전주국제영화제와 사진책 출판사 ‘사월의눈’이 주관하는 100 Films 100 Posters 전시 일정 등 자세한 사항은 전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와 전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4.20 17:09

호랑이 그리는 청년작가 '김채연'…누벨백미술 '범이 사는 숲' 개인전

수년 간 호랑이만을 화폭에 그리는 청년 작가가 있다. 전북대 예술대학 미술학과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스물여덟의 김채연 작가다. 그가 이토록 호랑이에 천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호랑이는 동물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세상의 힘찬 기운을 의미한다고 해석한다. 범이 주는 매서운 야생성 이면에 자연주의적 따스함이 공존하는 신비로운 동물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호랑이띠이기도 한 작가는 한국화의 전통적인 문법을 비껴가는 독특한 호랑이 작업물을 선보이고 있다. 누벨백미술관은 청년작가발돋움전의 일환으로 김채연 작가의 ‘범이 사는 숲’ 전시를 29일까지 연다. 작가는 작품에서 화폭 위를 유영하는 호랑이들은 단순한 형상이 아닌, 작가의 내면 에너지와 자연에 대한 깊은 교감을 표현하는 존재로 시각화한다. 숲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명상적 세계로, 관객을 조용히 끌어들이는 공간으로 설정된다. 특히 용명하면서도 부드러운 범의 이중성을 작가만의 감수성으로 표현해 관객에게는 ‘수호’라는 묘한 안정감을 전한다. 작가는 “무수한 선택과 망설임 속에서 나아가는 여정, 때로는 두려움에 머뭇거리고 때로는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한 걸음 내딛는 공간. 그 속에서 호랑이는 나의 내면을 상징한다”며 “성장과 재발견의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풀어내 흔들리면서도 끝내 길을 찾는 의지의 형상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전북대 예술대학 미술학과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김채연 작가는 사범대학 교육학과(미술교육)를 졸업했다. 지난해 첫 개인전 'Record : make me'(예술공간 결, 전주)를 열었고, 단체전은 신진작가발굴 기획전 Young ArtistⅡ(최북미술관, 무주), 호랑이 그림전(연석산미술관, 완주), 누벨백미술관 특별전 '젊은 고뇌 서로를 잇다'(누벨백미술관, 전주) 등 다수 참여했다. 전시 관람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이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4.17 17:46

"문화는 있었지만, 내 시간엔 없었다"…밤이 되면 사라지는 문화생활

“수업은 오전 10시에 있대요. 저는 그 시간에 일하는데요.” 최근 문화생활을 위해 문화센터 강좌를 찾던 직장인 김다빈(30) 씨는 강좌 검색 후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지역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유진(27) 씨 역시 문화센터를 알아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도서관이든 미술관이든 6시면 문 닫잖아요. 회사 다니면 전시 관람은커녕 문화센터 수업은 못 듣는 게 기본이에요. 문화가 ‘여유 있는 사람’만을 위한 것처럼 느껴지죠.” 이처럼 지역 청년들에게 문화는 여전히 ‘시간의 문제’다. 문화시설은 열려 있고, 강좌도 있고, 전시도 있다. 하지만 그 ‘열림’은 청년들의 생활 리듬과는 엇갈려 있다. 실제로 전주문화재단, 전북도립미술관 등 지역의 주요 전시 공간은 대부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운영된다. 문화센터 강좌는 주로 평일 낮에 편성돼 있고, 저녁 시간대나 주말 프로그램은 일부에 그친다. 지방 곳곳의 문화정책은 청년의 현실을 담지 못한 채, 여전히 행정 편의 중심의 낮 시간 운영 구조에 머물러 있다. 결과적으로 ‘문화시설은 있어도 청년은 이용할 수 없는’ 구조적 단절이 발생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달랐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울공예박물관, 서울도서관 등 주요 공공 문화시설은 평일 밤 9시까지 연장 운영하는 ‘문화로 야금야금(夜金)’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야간 프로그램을 정례화하고 있다. 퇴근 이후에도 문화시설에 접근 가능한 문화정책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문화사업의 ‘양’ 자체는 지방이 수도권보다 부족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지역문화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북은 자체 문화사업 진행 건수가 수도권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시 말해, 문화사업은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를 청년이 이용할 수 있는 구조로 기획하고 운영하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인 것이다. 물론 지역 곳곳에서도 청년들이 퇴근 후 참여할 수 있는 북토크, 독립서점 모임, 소규모 커뮤니티 프로그램들이 민간 주도로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은 규모가 작고 정기성이 없으며, 지속적인 공공 지원 구조도 미비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지역 내 야간 문화 프로그램을 정례화하기 위해서는 문화 소비자들의 욕구를 반영한 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문화시설의 연장 운영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성혁 문화기획자는 “문화시설의 연장 운영이 가능해지려면, 무인 운영 시스템과 탄력 근무와 같은 그에 맞는 시스템이 구축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며 “또 기존 프로그램과는 다른, 문화 소비자의 욕구를 고려한 특색 있는 콘텐츠가 개발 역시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장 운영에 가장 문제시되는 것은 직원들의 근무시간, 즉 예산의 문제가 가장 클 것”이라며 “다수의 복지를 위한 제도라도, 소수의 권리와 복지도 함께 존중받을 방안 역시 제도적으로 준비돼야한다”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04.17 16:53

전북형 미식관광 성공 하려면?… '지역자원+문화' 결합해야

미식관광이 관광산업의 차세대 전략으로 주목받으면서 ‘맛의 고장’ 전북에서도 중장기적인 전략 마련이 요구된다. 관광에서 먹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지자체마다 상품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지역 문화와 특성을 반영한 관광 상품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음식이 관광산업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전북만의 미식관광을 유도할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지난해 발표한 ‘2023 국민여행조사’에 따르면 여행지 활동 중 미식관광은 3위(60.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같은 기간 실시한 외래관광조사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여행을 결정하는 첫 번째 요인으로 ‘식도락관광’을 꼽았다. 이에 전북도는 식(食)관련 체험자원을 기반으로 하는 전북형 미식관광 활성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전북만의 미식관광 모델을 구축해 관광객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랩 통계 분석 결과를 보면 관광객들이 전북 여행을 결정하는 첫 번째 이유가 음식(43.7%)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 주요 일간지에서 세계 7대 미식 도시로 전주를 선정하는 등 식문화 산업의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전북도는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지속가능한 미식관광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각오다. 올해 초 14개 시군을 대상으로 미식관광 상품개발과 운영 공모를 진행해 군산‧남원‧완주 등 세 곳을 선정했다. 3개 시군에서는 지역 자원을 활용한 미식관광 상품을 개발해 5월부터 12월까지 실제 운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문제는 미식관광을 활용한 성공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난 2018년 부안에서 해삼죽을 상품으로 개발해 내놨지만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중단됐고, 3년간 절치부심하며 수산물을 활용한 메뉴 개발에 돌입했지만 흐지부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음식관광이 아닌 미식관광에 초점을 맞춰 메뉴를 개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일회성 상품으로 개발하는 접근 방식이 아닌,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중장기적 시각을 갖춰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청나라 때부터 전해져 내려온 궁중 요리 ‘만한전석(满汉全席)’을 관광 상품화해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이 대표적이다. 만한전석은 강희제가 60세 환갑을 맞아 중국 전역에서 65세가 넘은 노인 2800여명을 황궁으로 초청해 연회를 베풀 때 차린 음식이다. 하루에 2번, 사흘 동안 이어지는 것을 기본으로 산해진미를 맛볼 수 있어 유럽인들에게 중국 여행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다. 이종린 전 한국관광공사 충청‧전북권 사업단장은 “미식관광의 성패는 전북을 찾아야만 맛 볼 수 있는 음식을 상품화하는 것”이라며 “지역의 자원을 가미하고 이야기가 담긴 음식을 개발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광객들은 음식에 사용된 식재료를 어디에서 구했고, 어떠한 역사적‧지리적 배경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 한다”며 “지역을 찾아가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이 미식관광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일”이라고 조언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4.17 16:13

교응의 미학이 절묘하다⋯전호균 시인 '봄은 아픈가'

“삐져나온 마음/ 복숭아나무 서너 가지에/ 아기 꽃잎들을 깨우고 있다/ 옆에, 옆에/ 가지에서도 꽃들이 기지개를 켠다/ 투명한 향기가 여기에 있다고/ 나비 떼 찾아들어 꽃들을 어우른다/ 나비 떼 찾아들어 꽃들을 어우른다/ 꾼들이 지나가고 나면 씨방에/ 생살이 부풀 텐데/ 저들의 봄도 참 아프겠다/ 나는 붓끝에서 시간을 빨기 전에/ 잠시 고단한 기억을 터놓고/ 복숭아나무 그늘에/ 한 줄의 화제를 또박또박 못질했다/ 봄은 아픈 거다”(시 ‘봄은 아픈가’ 중) 미술작가임과 동시에 시인이기도 한 전호균이 시집 <봄은 아픈가>(제이비)를 그려냈다. 총 5부로 구성돼 90여 편의 시가 실려있는 시집 속 전 시인의 작품에는 시의 삼 요소가 균등하게 배분되면서 또 회화적 이미지로 형상화되는 특별한 색채를 띤다. 소재호 문학평론가는 전 시인의 이번 시집을 ‘서정성이 회화적 이미지를 띤 영활의 시’라고 총평했다. 그는 “시인의 시는 감성적 정조는 알맞게 조절되고 감상은 사뭇 절제된다”며“또 그림으로 형용되는 상징물들은 이미지즘의 단계를 밟는다. 이미지의 아우라 변용으로 다양한 시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시 몇 편을 골라 깊이 음미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실제 책 속 시편들을 감상해 보면, 수직적 교응의 교합이 시편마다 합융해 있다. 화가이기도 한 그는 피사 되는 만물의 질료를 그 근원적 실재에서 통찰하고 소위 견자의 논법대로 아우라를 묘사해 낸다. 전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오랫동안 생각의 무늬만 붙잡고서 좋아하는 붓을 들지 못했다”며 “그림을 가을옷으로 지어 입히고 까치의 노래 듣는 소나무의 푸른 그늘에서 먹물을 달빛에 말렸다, 때때로 밤낮없이 그림이 내 귀속에 자꾸만 말을 할때마다 시어들을 가족으로 불러 모아 놓고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스케치하는 것은 기쁜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날 당신과 함께 같은 꿈을 키웠던 기억의 언어에 채색해 당신이 몹시 그립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시를 그렸다”고 소감을 전했다. 시인은 동국대 미술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월간<한국시>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등단했으며 현재 전북문인협회와 전주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인으로서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4.16 18:18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