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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문학 향유 기반이 한층 두터워진다. 7일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2025년 문학상주작가 지원사업’에 도내 5개 기관이 최종 선정됐다. 이번 선정에는 전국 78개 문학시설이 선정된 가운데 전북에서는 남원 고전소설문학관, 무주 김환태문학관, 고창 미당시문학관 등 문학관 3곳과 전주 호남문고, 군산 한길문고 나운점 등 서점 2곳이 포함됐다. 이 사업은 작가가 일정 기간 문학공간에 상주해 주민 대상 문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지역 문화 활성화와 문학 향유 확산을 동시에 도모한다. 전북은 무주, 전주, 군산이 2년 연속 선정됐으며, 남원과 고창은 올해 첫 진입했다. 도는 창작 기반 제공과 도민 문화접점 확대라는 두 축을 통해, 지역문학 생태계를 더욱 견고히 다져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정석 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문학상주작가 지원사업은 작가에게는 일자리와 창작 기반을, 도민에게는 풍성한 문화 경험을, 기관에게는 문학 기획력 강화를 제공하는 1석 3조의 사업”이라며 “앞으로도 문학이 지역 속에 깊숙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최근 1030세대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텍스트힙’열풍이 전북지역 문화관광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기대된다. 전북에서 열린 각종 북페어와 문구페어 행사가 해마다 성장하고 있는데다, 텍스트힙 열풍까지 힘을 싣고 있어서다. ‘텍스트힙’은 글을 뜻하는 텍스트와 멋지다는 뜻의 힙을 조합한 단어이다. 지난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신조어로 부상했다. 처음에는 책을 읽는 행위를 지칭하는 뜻으로 사용되어 왔지만, 현재는 다방면으로 확장된 독서 문화를 뜻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도내 독서 문화 프로그램의 대표격인 전주 도서관 여행과 북페어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7일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 참여자수는 2022년 시작 이후 늘고 있다. 매주 토요일에 정기적으로 운영 중인 이 프로그램은 2022년 1555명, 2023년 1799명, 2024년 1712명이 참여했다. 또한 전주와 군산에서 열린 2024 북페어에도 이틀 동안 각각 7000명과 6000명의 방문객이 몰리면서 문화콘텐츠로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군산에서 전주책쾌를 방문했던 김경선(30) 씨는 북페어 방문 이후 전주의 책·도서관 문화에 매료돼 타 지역 친구들에게 ‘도서관 여행’ 참여를 권유했다. 김 씨는 “도서관 여행이라는 컨셉도 흥미롭지만, 여행 코스가 다양해서 더욱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전주의 특색 있는 도서관이 입소문 나면서 한옥마을만 찾던 관광객들이 도서관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실제 지역에서 유명한 덕진공원 연화정도서관에는 △2022년 10만4320명 △2023년 25만6124명 △2024년 15만1179명이 다녀갔다. 학산숲속시집도서관 방문자도 △2022년 1만3777명 △2023년 1만8107명 △2024년 1만9388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입소문이 난 다가여행자도서관은 △2022년 1만4592명 △2023년 1만7267명 △2024년 2만522명으로 계속해서 방문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연화정도서관은 덕진공원 준설공사로 지난해부터 방문객수가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숏폼에 길들여진 1030세대들이 책장을 넘기고, 글자를 곱씹는 행위 자체에 흥미를 느끼면서 텍스트힙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AI(인공지능)와 디지털로의 전환이 급속화하면서 책장을 넘기는 행위가 줄어든 사회적 요인이 크다고 했다. 이호준 전주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영상을 기반으로 정보만 얻으면 되는 디지털 문화에서 종이에 직접 쓰고 글을 곱씹어보는 행위가 주는 경험에 반응하는 것”이라며 “독서문화가 여러 형태로 확장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도내에서 활동하는 한 문화기획자는 북 페어와 같은 팝업문화가 지역 관광산업을 더욱 활성화 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단순히 책을 사서 읽고 베껴 쓰는 일을 넘어서 하루 이틀 동안만 즐길 수 있는 팝업문화가 지역 관광생태계를 더욱 다채롭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젊은 사람들이 전주와 군산까지 찾아와서 북 페어를 즐긴다는 것은 지역 관광생태계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며 “입소문 난 행사를 적극 지원하고 다듬어서 관광산업을 키워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46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본선 자료사진/사진=전북일보 DB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물러나면서 오는 6월 3일 조기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이에 따라 전북특별자치도 내 각종 문화예술 축제와 행사의 일정에도 변동이 불가피해졌다. 공직선거법상 대통령 궐위에 따른 조기 대선은 60일 이내에 실시되어야 하며, 선거 기간 중 지방자치단체장의 행사 개최나 후원 행위가 금지된다. 이에 따라 도내 지자체와 문화예술단체들은 축제·행사 일정이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필요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하는 등 분주히 대응하고 있다. 7일 전북특별자치도와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 전주문화재단, 지역 문화예술단체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취소된 축제나 행사는 없지만, 행사 진행 여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상황에 따라 연기 또는 일정 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관계기관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도내에서 열릴 예정이던 행사를 전수 조사하고 있으며, 일부 행사의 일정은 이미 선거 이후로 조정됐다. 대표적으로 오는 5월 24일부터 전주 국립무형유산원과 전주대사습청 등에서 개최 예정이던 제51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와 제43회 학생전국대회는 대선 일정과 겹치고 대통령상의 수여가 불가능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6월 중순으로 연기됐다. 또한 ‘2025 전주대사습청 토요상설공연’은 이달부터 10월까지 약 5개월간 운영될 예정이었으나, 대선 기간과 겹치는 일정 일부에 대해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마찬가지로 전주세계소리축제도 6월 초로 예정돼 있던 ‘2025 찾아가는 전주세계소리축제’ 상반기 공연을 한 달 뒤로 연기했다. 이 외에도 도내 다양한 문화예술단체들은 이달부터 6월 초까지로 계획된 자체 행사에 대해 선거법상 적법 여부를 검토 중이다. 전북자치도 문화산업과는 꾸준한 선거관리위원회와의 질의를 통해, 대선 기간에 예정됐던 지역 내 문화예술축제 일정을 유동적으로 소화해 낼 것이라 밝혔다.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산업과 관계자는 “기존에 관행적으로 진행되던 ‘신나는 예술버스’와 같은 지역 공연은 차질 없이 진행되지만, 올해 새롭게 시작되는 신설 공연 사업에 대해서는 선거법 저촉 여부를 면밀히 따져야 한다”며 “선거관리위원회와의 지속적인 질의를 통해 대선 기간 중에도 적법하게 행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유동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가 '2024-2025 한국-캐나다 상호 문화교류의 해'를 맞아 '캐나다 포커스' 상영작 10편을 공개했다. 7일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에 따르면 '캐나다 포커스'는 벤쿠버국제영화제와 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한 캐나다 대사관, 캐나다 예술위원회(Canada Council of Arts)와 함께 한다. 문화적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를 핵심으로 하는 문화 프로그램으로, 영화를 통해 캐나다 사회의 다양한 문화와 정체성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영화제가 끝난 후, 10월 2일부터 10월 12일까지 열릴 벤쿠버국제영화제에서 '코리아 포커스'로 선보여질 예정이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이번 캐나다 포커스에서 캐나다를 대표하는 거장 가이 매딘, 드니 코테 등의 신작부터 재능있는 캐나다 신예 감독들의 작품을 상영한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거장 감독 가이 매딘과 에번존스, 게일런 존슨이 공동 연출한 '뜬소문'은 G7 정상회담에서 세계의 종말을 마주한 지도자 7인이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총체적으로 그린 풍자극이다. 케이트 블란쳇과 알리시아 비칸데르, 로이 뒤피, 찰스 댄스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드니 코테 감독의 '니티의 마지막 나날', '폴'은 마스터즈 섹션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지난 2020년 'MS 슬라빅 7'이라는 작품으로 전주국제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소피아 보흐다노비치 감독이 올해 신작 '장례를 위한 준비'로 전주영화제를 다시 찾는다. 한국계 캐나다인으로 배우이자 감독인 제롬 유 감독은 캐나다에 정착한 한인 가족의 이야기인 '잡종'으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외에도 시네마천국 섹션에서 중국계 캐나다 감독 조니 마는 '엄마와 곰'을 통해 사고로 코마 상태에 놓인 딸을 만나러 한국에서 캐나다로 넘어와 한인 커뮤니티에 녹아들며 벌어지는 훈훈한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보다 낯선 섹션에서는 말레나 슬람 감독의 '지구 뼈의 다도해 - 버냐산맥으로 가는길'과 레인 베르메트 감독의 '블랙 스크린'을 만날 수 있다. 올해 영화제 ‘특별전: 가능한 영화를 향하여’ 섹션에서 자본에 독립되어 자신만의 스타일이 돋보이는 캐나다 독립영화 니콜라스 페레다 감독의 '밤의 라사로'가 상영될 예정이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를 비롯한 전주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 소리축제)가 장르별 시장 거점화 지원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돼, 전통예술 장르 대표 공연 예술축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다졌다. 7일 소리축제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추진하는 ‘2025 장르별 시장 거점화 지원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됐다. 사업은 장르 특화 공연예술축제를 공연예술 장르별 시장(유통) 거점으로 조성해 지역문화예술 균형발전을 견인할 목적으로 추진됐다. 올해 공모에는 장르별 축제와 단체 등이 참여했으며, 지난달 서면 심의를 통해 8개 단체를 선정했다. 이어 지난달 24일 면접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장르별 심사를 거쳐 최종 4개 축제 및 단체가 선정됐다. 소리축제는 지난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올해로 25년을 맞은 소리축제에 대한 비전과 향후 계획과 함께 판소리를 중심으로 정악·민속악·연희·창작 음악·월드뮤직을 선보이는 공연예술제인 소리축제를 소개했다. 또 아시아 유일 세계 25대 축제 선정과 더불어 해외 전문가들이 인정한 글로벌 유통을 매개할 수 있는 유일한 전통 장르 공연예술축제임을 강조했다. 그 결과 음악·무용·연극·전통 등 4개 장르 중 전통(정악·민속·연희·창작 등) 장르에 선정된 소리축제는 연간 국고보조금 4.5억 원(최대 3년 13.5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 김희선 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은 “25년의 시간 동안 소리축제는 지속적으로 변화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고, 이제는 지역축제를 넘어 대한민국 대표 공연예술제로 성장했다”며“이번 공모 사업 선정을 계기로 한국예술을 글로벌로 매개하는 축제, 예향이자 전통예술의 본향인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거점 전통음악 특화공연예술제로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며 특히 지역 예술가들의 해외 유통이 더욱 용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장경문화학교에서 ‘완판본 맥(脈)을 이어가다-전통 판각 교실’ 수강생을 모집한다고 7일 밝혔다. 전주는 조선시대 대표적인 출판 중심지였던 ‘완판본’의 고장이다. 한지를 이용한 목판 인쇄술과 한글 소설의 대중화를 이끈 책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대장경문화학교 완판본문화관은 전주의 출판문화 전통을 계승하고자 ‘전통 판각 교실’을 5월 2일 개강한다. 프로그램은 오는 11월 말까지 약 5개월간 완판본문화관과 전주목판서화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전통 판각 교실은 ‘완판본’의 제작 기법을 직접 배우고 체험할 수 있도록 초급반(기초판각), 중급반(책판 판각), 고급반(고서적 출판)으로 구성되어 단계별로 운영한다. 이를 통해 전주의 고유한 출판문화와 판각 기술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각 과정의 결과물은 오는 12월 결과발표회를 겸한 전시회를 통해 시민들과 공유될 예정이다. 초급반 수강료는 무료(재료비 별도)이며, 수강 신청은 전화(063-231-2212)로 하면 된다. 안준영 완판본문화관 관장은 “전주는 조선시대 출판문화의 중심이자 책과 문화가 살아 숨쉬는 도시”라며 “완판본 판각 기능의 계승은 단순한 기술 전승을 넘어 전주의 정체성과 정신을 이어가는 중요한 작업으로 전주 출판문화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선고가 내려진 후 전북 예술계와 여성‧인권단체에서도 잇따라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전북작가회의 등이 소속된 한국작가회의는 파면 선고 당일인 4일 오후 성명서를 통해“마침내 그토록 기다리던 헌법재판소의 일성을 듣게 됐다”고 환호하며 “헌법적 가치를 부정하거나 훼손하는 모든 전체주의 파시스트 세력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재영 전주대사습놀이 이사장은 “길고 긴 겨울이 끝나고, 이제야 대한민국에 진짜 봄이 찾아온 것 같다”며 “윤 정부 시절, 문화예술 예산의 지속적인 삭감으로 많은 불안감을 느꼈지만, 새롭게 맞이할 정권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예술계에도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서울 시위 현장에서 대형 깃발과 퍼포먼스로 주목받아 온 기접놀이꾼 여현수 씨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지만, 파면은 당연히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깃발에 쓰인 문구처럼 대한민국은 ‘국민이 주인’이다. 이번 탄핵을 계기로, 배고픈 예술가들이 더 안전하게 창작할 수 있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군산에서 활동 중인 이진우 영화감독은 “단순히 한 사람의 정치 인생이 끝난 것이 아니라, 시민의 목소리가 제 역할을 한 날”이라고 했다. 이어 “예술은 ‘손전등’의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어두운 골목에 먼저 불을 밝혀주는 존재로서 더 멀리 더 깊게 비추며 굳건한 우리의 민주주의를 더욱 밝게 비춰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여성‧노동‧인권 운동을 펼치고 있는 전북평화와인권연대도 입장문을 내고 “무도한 폭력을 동원해 헌정질서를 붕괴시키려 했던 내란수괴가 4개월 동안 대통령직에 있었던 것이 오히려 납득할 수 없는 지연된 정의”라며 “민주공화국 시민들의 승리”라고 밝혔다. 이어 “12‧3 내란의 밤을 넘어 새로운 민주공화국으로 가야 한다. 광장과 거리에서 민주공화국과 사랑하는 이들을 지킨 노동자, 농민, 소상공인, 장애인, 어린이, 청소년, 청년, 이주민, 여성, 성소수자가 착취와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우며 평등한 사회가 필요하다"고 했다.
문화연구창 전주부채문화관에서 예술가콜라보 전시회를 준비했다. 전주부채문화관(관장 이향미) 예술가콜라보는 전주부채를 매개로 다른 장르의 작가와 함께 하는 협업 전시이다. 전주부채의 장르 확장과 예술성 확대를 위해 매해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이기연 민화 작가를 초대해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선보인다.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는 5년 전 민화의 매력에 빠져 공부를 시작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백선도 등 평면 작품과 비단 선면에 그린 부채 작품 30여 점을 전시한다. 특히 그가 이번 전시를 위해 처음으로 그린 백선도(百扇圖)는 다양한 부채를 화면에 담은 작품으로 조선후기에 병풍으로 제작되어 집안의 부와 심미적 가치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사대부 뿐 아니라 서민층에서도 유행했다. 백 가지의 부채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진귀한 부채를 한 화면에 모아 놓은 백선도는 더위를 막는다는 부채의 기본적인 역할과 더불어 바람을 일으켜 재앙와 전염병 등의 나쁜 기운을 막는 벽사의 의미도 담고 있다. 이기연 작가는 “백선도의 매력은 한 화면 안에 다양한 모양의 부채를 그려 넣고 각 부채마다 자신이 바라는 소망을 그려 넣는 것이었고, 부채가 하나하나 완성될수록 즐거움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백선도와 더불어 단선 부채, 호랑이 부채, 책가도, 화조도, 일월오봉도 등 다양한 민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완주 출생인 작가는 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화 특장전, 동학농민운동기념전, 미술세계 공모전 문인화 부문, 2023년 대한민국민화대전 특선 등을 수상했다. 현재는 충남 아산시에서 ‘소소한 민화’ 화실을 운영하며 민화 작가로 활동중이다. 전주부채문화관 이기연 초대전 ‘일일시호일’은 10일부터 22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관람할 수 있다. 월요일은 휴관한다.
자신만의 영상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고 표현한 영화들이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아온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가 국제경쟁 본선 선정작 10편을 지난 4일 공개했다. 국제경쟁은 장르의 구분 없이 감독의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상영되는 작품들을 대상으로 한다. 지난해 11월부터 2개월 간 공모를 진행했으며 86개국에서 662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예심 심사에는 파올라 부온템포(Paola BUONTEMPO), 손효정 선정위원과 문석-문성경-전진수 영화제 프로그래머가 참여했다.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심사위원을 대표하여 “다큐멘터리가 2년 연속 200편 넘게 출품됐는데 그 중에서도 감독의 개인적인 경험을 담은 사적 다큐멘터리가 많았다”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어려워진 제작환경 때문이 아닐까 한다. 창작자들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는 평을 밝혔다. 그러면서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영상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고 표현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창작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선정작 가운데 중국 출신 천더밍 감독의 다큐멘터리 ‘시인의 마음’은 시를 지으며 삶을 꾸려 가는 중국 시골 마을의 소년의 성장과정을 담고 있다. 세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우와가와 히카루 감독의 ‘율리시스’는 등장인물들의 삶을 조용하게 관찰하고 음미한다. 흥미로운 서술 방식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수헬 바네르지 감독의 ‘사이클 마헤시’도 주목할만하다. 픽션과 논픽션을 섞어가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영화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자전거를 타고 2000km를 달려 고향 마을로 갔던 한 청년을 쫓는다. 또 데빈 시어스 감독의 캐나다 작품 ‘아기천사’는 큰 체구를 지닌 주인공의 미묘한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자벨라 브루네커 감독의 데뷔작 ‘슈거랜드’는 자동차 내부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미니멀한 스타일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돋보인다. ‘페도르 오제로프의 마지막 노래’는 벨라루스에서 태어나 현재 폴란드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는 유리 세마시코 감독의 작품이다. 무거운 현실로 초월하고자 하는 창조적 세대의 초상을 밝고 순수한 톤으로 그려냈다. 이외에도 아르헨티나 감독 마르틴 사피아의 데뷔작 ‘그리고 안개’는 한 남자가 자신의 과거와 화해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저항의 기록’은 스페인 알레한드로 알바라도 호다르와 콘차 바르케로 아르테사 감독의 공동 연출작으로 페르난도 루이스 바르가라 감독의 미완성 프로젝트 <로시오 Rocío>를 현재의 시점에서 다시 해석하면서 재구성한 다큐멘터리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를 비롯한 전주시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계절은 두부모처럼 뚜렷하지 않지요. 어제 날린 눈발에도 오늘은 정녕 봄입니다. “정원의 매화가 가장 먼저 피어났으니 뒤따라 앵두, 살구, 복사꽃이 차례로 피어”나겠지요. 그래요, 당나라 시인 백낙천(白樂天)이 춘풍(春風)에서 읊었듯이요. 토요일 오후 선운사에 다녀왔습니다. 유별났던 지난겨울 탓일까요? 마음 시려 동백꽃이나 보러 갔었습니다. 대웅전을 돌아드는 어둑한 눈에 붉은 점 몇 맺혔을 뿐이었지요. 아직 불씨 같던 그 꽃망울을 후- 후-, 며칠 봄바람이 불어대면 확 살아날까요? 행여 마음 환해질까요? 동박새도 자주 들여다보았겠지요. 올해도 때를 못 맞췄습니다. 동백꽃이 늦은 게 아니라 내 마음이 급한 걸 겁니다. 하긴 한평생 걸음 맞아떨어진 적 몇 번이나 될까요? 어디 활짝 피어야만 꽃일까요? 붉은 마음 이미 꽃이겠지요. 그러니 내 헛걸음도 아주 허탕은 아니겠지요. 동백은 세 번 핀답니다. 나무에 붉고, 땅 위에 붉고, 마음에 붉답니다. 꽃은 못 보고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미당(未堂)의 시비(詩碑) 빈자리만 보았습니다. 시시비비 가릴 것 없이, 시조차 미워할 수는 없었지요. 아직 꽃 안 켠 선운사가 오랜 기억인 듯 어둑했습니다.
서울 밖의 저자-독자-기획자-지역이 연결되는 특별한 북토크가 완판본의 고장, 전주에서 펼쳐진다. 전주시 인후동의 한 골목에 자리잡은 ‘책방똑똑’이 오는 12일 <복닥맨션>의 북토크를 연다. ‘책방똑똑’은 전주시 인후동에 있는 수 많은 골목 중 그리 특별하지도, 수상하지도 않은 지극히 평범하고, 가파른 골목 끝에 있는 독립서점이다. 가파른 언덕이 시작되는 골목 초입, 진짜 이곳에 책방이 있을지 의심이 드는 중, 언덕 끝 하얀 바탕 속 검은색 고딕 글씨체로 ‘책’이라고 쓰인 동그란 간판만이 책방의 존재를 확인시켜 준다. 이처럼 인적이 드물어 고요하기만 해 보이는 이곳이 오는 12일 오후 ‘서울 밖, 로컬 생활자’들의 이야기로 떠들썩해질 예정이다. 이번 북토크는 서울 밖에서 복닥복닥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모음집, 책<복닥맨션>에서 파생된 ‘서울 밖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진행된다.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저자와 출판사, 그리고 기획자가 함께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북토크를 기획한 정은실 책방똑똑 대표는 “저희 똑똑은 독립 출판물을 판매하는 독립 서점이기도 하지만, 공간을 통해 사람들 간의 연결을 중요시하는 정체성을 지닌 ‘공간을 읽는 책방’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며 “ 때문에 도서 판매와 동시에 그간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열고, 전주라는 지역의 지역성과 장소성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다수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프로그램 역시 책방의 장소성을 출판과 서점, 그리고 독자가 직접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어 기획된 것”이라며 “우리가 머무는 많은 공간에 자신의 삶과 경험이 녹아들 때 이곳이 장소로서 온전하게 우리의 삶을 보내는 공간으로 와닿는다고 생각해,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했다”며 덧붙였다. 특히 이번 행사는 저자와 독자만이 아닌 기획자와 출판사 등 서울과 수도권에 중심된 출판문화계의 관계자가 지역에서 함께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 대표는 “책이 출판돼 독자에게 가는 과정에서, 서점은 단순한 유통 공간이 아니라 지역의 이야기를 엮고 확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지역에서 독립서점을 운영하다 보면 단순한 책 판매를 넘어, 지역과 연결되는 고민을 하게 된다. 책은 특정한 공간과 시대를 담을 수 있는 매체다. 이번 북토크가 지역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책을 매개로 한 시시콜콜한 지역 이야기가 열릴 이번 북토크 참여방법 등 자세한 사항은 책방똑똑의 SNS(@ttogttog.door)에서 확인할 수 있다.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전북 지역 종교계와 예술계, 여성계가 ‘나라 정상화’를 염원하며 대통령 파면 촉구 의지를 밝혔다. 전북여성단체연합과 전북여성노동자회 등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윤석열 퇴진 전북운동본부는 윤 대통령 즉각 파면을 촉구하는 ‘72시간 비상행동’을 선포하고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김익자 전북여성노동자회 대표는 3일 집회에 참석해 “구조적 성차별 세계 1위라는 오명 속에서도 여가부를 폐지하고, 차별이 아니라는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해야 한다”며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윤석열 탄핵을 인용하고 파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도내 예술계도 나라 정상화를 염원하며 헌재가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개입하지 않고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인용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유강희 전북작가회의 회장은 “윤석열 파면 선고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이는 대한민국의 국민과 민주주의를 지키는 정의의 실현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에서 당연히 윤석열을 파면선고 하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조민철 전북연극협회 지회장은 ‘파면’ 선고는 너무나 당연한 결과라고 역설했다. 비정상적인 나라가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탄핵소추안 인용만이 답이라는 것이다. 특히 그는 문화예술계가 윤석열 정권 때 유난히 혹독한 재정난에 시달렸던 만큼, 일련의 상황이 끝나면 예술계 진흥을 위해 힘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나라 재정 상황이 위태로울 때마다 예산 삭감 대상 1순위는 문화예술 분야였다. 특히 윤석열 정부에서 예산 삭감 폭이 컸고, 힘들고 엄혹한 시기를 뼈져리게 느꼈다”며 “정상적인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종교계도 윤석열 대통령 파면에 동참했다. 대한불교조계종 금산사 기획국장 응묵 스님은 “우리 헌법은 민주주의 결실이자 법치 질서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며 “이러한 법질서가 망가진다면 더 이상 우리 세대에 공정과 상식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헌법정신에 따른 정의로운 결정으로 고통스런 시간을 역사의 진보와 변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재차 강조했다.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합창단인 ‘좋은친구들 남성합창단’이 5일 오후 4시 치명자산 성지 평화의전당 1층 보두네홀에서 다섯 번째 정기연주회를 갖는다. 좋은친구들 남성합창단은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아마추어들이 음악이 좋아 뭉쳤고, 어느덧 10년 차에 접어들었다. 이날 공연은 △성가곡 △한국 가곡 △영화‧대중가곡 등으로 꾸며진다. 송광식 피아니스트가 공연에 함께 올라 더욱 특별한 무대를 선사한다. 성가곡은 미사 음악으로 20세기 합창음악의 큰 특징이 드러나 있는 ‘kyrie(자비송)’과 ‘cantate domino’를 선곡했다. 이어 어린이 독창으로 시작되는 서정적 멜로디 라인과 남성 합창의 풍부한 하모니로 뒷받침되는 연주용 미사곡인 ‘kyrie’를 최윤슬 양이 솔로곡으로 선보인다. 한국가곡 무대에는 2014년 화천비목콩쿨 창작가곡 1위곡으로 독창과 합창으로 사랑받아 온 ‘마중’을 최영규, 최종만 단원이 부른다. 이선택 작곡가의 ‘하늘’은 절망이 마음을 짓눌러도 하늘을 보면서 지친 마음을 달래자는 의미가 담긴 곡이다. 합창단은 남성합창으로 편곡해 선보인다. 이어지는 게스트 무대는 송광식 피아니스트가 영화 시네마천국 OST로 유명한 ‘Cinema Paradise’러브테마를 메들리 형식으로 연주한다. 그리고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송광식이 작곡한 ‘하늘이 주는 꿈’을 들려준다. 이외에도 재즈스타일의 흑인영가 ‘Steal Away to Heaven’과 가스펠 스윙 리듬의 ‘Hold on to the rock’, 가수 김광석의 히트곡 ‘바람이 불어오는 곳’등 10곡을 편곡해 공연한다. 이혁재 좋은친구들 남성합창단 단장은 “마침내 이렇게 창단 1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를 선보이게 됐다”며 “좋은 합창단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이영수 지휘자, 유소민 반주자 등 덕분에 계속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공연 관람은 전석 무료 초대. 자세한 사항은 좋은친구들 합창단(010-4410-8337)으로 하면 된다.
지역 독립영화계의 미래를 모색하고, 중요성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가 지역 독립영화 쇼케이스 상영작을 3일 공개했다. 지역 독립영화 쇼케이스는 어려운 제작 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는 지역 독립영화계의 한 해 성과와 의미를 되짚어보고, 대중들에게 독립영화의 중요성 등을 알리는 섹션이다. 올해도 지역 독립영화 쇼케이스에 강원, 광주, 대구‧경북, 대전, 부산, 인천, 전북, 제주 등 8개 지역의 독립영화협회가 함께한다. 8개 지역 독립영화협회 의견을 모아 지역별로 장편 1편과 단편 1편씩 선정해 총 총 16편의 영화(단편 8편‧장편 8편)가 상영된다. 영화제 관계자는 “지역 독립영화 쇼케이스는 독립영화에 대한 지지와 응원의 의미를 담은 섹션”이라고 설명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열흘간 전주 영화의 거리를 비롯한 전주시 일대에서 개최 될 예정이다.
익산시 남중동의 마당 없는 주택에서 자랐다. 주택을 상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과는 거리가 있는 주택이었다. 소담스러운 골목, 대문, 마당 그리고 화단을 지나 나오는 집의 현관 같은 것들. 나의 어릴 적 공간은 이런 전원 주택 타입은 아니었다. 사거리의 모퉁이에 있었고, 마당이나 화단 같은 건 없었다. 문짝이 하나인 대문을 열면 곧장 계단이 있었고, 그 끝은 바로 현관이었다. 1층은 가게고 2층은 살림집인 주택이었다. 나는 집이 실용적이어서 좋았다. 곳곳의 틈새는 가게를 위해 알차게 사용했고, 막연히 걸어야만 지나갈 수 있는 길 없이 모든 공간이 효율적으로 활용되었다. 마당 대신 있는 옥상에서는 햇볕에 빨래를 널거나 화초를 키우고 아빠와 친 텐트에서 여름밤을 나기도 했다. 집 곁의 사거리에서는 어디로든 갈 수 있었다. 내가 다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는 사거리의 모두 다른 길로 연결되었다. 다만 동네에 가게랄 것은 우리 집인 그린유리와 하이퍼마트(몇 년 전, 편의점이 되었다.)뿐이었다. 덕분에 우리 집은 동네 사람들이 택배를 맡기거나 택시에서 목적지로 말하는 랜드마크 같은 곳이 되었다. 내가 성장하는 동안 동네는 서서히 바뀌었다. 아주 어릴 적에는 날마다 내 손을 잡고 집에 데려가 밥을 먹였다던 동네 오빠의 집도 있었고,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다 쉬던 친구네 집도 있었다. 어느 순간 그 집들은 전부 비어서 을씨년스러워졌고 잡초가 무성하게 자랐다. 나중에는 어디에 누가 사는지조차 모르게 되었다. 그러기를 잠시, 집의 양옆으로 큰 빌라와 거대한 아파트가 들어섰다. 빌라와 아파트가 지어지는 동안 사이에서 말 못 할 고생도 많이 했다. 그러나 이전의 동네가 얼마나 한산하고 어두워 보였는지를 생각하면 무턱대고 거대 아파트가 싫다고 말하기도 망설여졌다.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괴롭고 고민스럽기는 사는 이도 마찬가지다. 갑작스레 동네의 변화를 회상한 것은 『효자, 시절』을 읽은 탓이다. 책은 효자주공3단지를 중심으로 그곳에서 살고, 벌고, 떠나고, 버틴 사람들의 이야기를 인터뷰로 묶어 기록하고 있다. 책의 말미에서는 다른 아파트나 커뮤니티의 기록 작업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사무실 앞 창고에는 아파트를 관리하며 모아두었던 사진과 도면, 각종 영수등들이 정돈되어 있다. 20년 전 효자주공3단지에 처음 왔을 때부터 어지럽게 널려 있던 자료들을 시기별, 내용별로 분류하고 정리한 것이다. 아파트가 재건축되면 다 사라질 흔적들이다. (161쪽)” 그동안의 모든 일을 기록하고 정리해 둔 관리사무소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 계속해서 마음에 남아 남중동의 그린유리까지 이어졌다. 덩달아 어릴 적 살던 동네를 나름대로 복기해보고 싶어졌다. 건너편이 아파트가 된 마당에 부모의 청장년이, 나의 유년기가 녹아있는 남중동 집도 언젠가 밀리고 헐려 사라질지 모를 일이니까. 작년에는 내게도 새로운 동네가 생겼다. 친구와 함께 전주의 97년생 아파트를 고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시작된 나의 새 시절을 가꾸며 『효자, 시절』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린다. 최아현 소설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 <아침대화>로 등단했다.
안효희 시인은 공인숙 시인의 신간 시집 <바람의 일>(신아출판사)이 “자연을 향한 한 줄기 편지 같다”라는 감상평을 남겼다. 인간은 무엇이든 사물의 내부로 침투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는데, 공인숙 시인의 시집은 상대에 대한 은밀한 유혹과 닿을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향한 교감을 생생하게 전달한다는 것이다. “단 내 풀풀 나는 복숭아/생채기가 나 있다/상처 난 것도 버리지마라//산다는 건/상처를 보듬는 일/그 상처가 내가 되는 일”(‘복숭아나무 아래에서’ 전문) 시인은 화려한 수사나 상징보다는 향토적 서정에 뿌리를 둔 수수한 어조로 자연의 생명성과 삶의 근원적 의미를 담백하게 노래한다. 전통적인 서정 문법에 충실하되 삶을 과정하거나 왜곡하지 않는 절제된 감성과 진솔함으로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2007년 한국문인 시 부문 시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시인은 이듬해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시 ‘바람의 일’이 당선되며 문단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저서로는 엔솔로지 <한국대표명시 1, 2 집> , <불곡산의 미소> 등이 있다. 공 시인은 “시인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그들이 사는 시인의 마음에 포근한 바람의 일이 일어나는 날을 지극히 기다려본다”라고 시인의 말을 통해 밝혔다.
동화전문잡지 <동화마중>의 2025년 상반기 통권 6호가 나왔다. 원유순 동화작가의 ‘위기의 시대, 작가의 할 일’이라는 글로 문을 여는 이번 잡지에는 오복이·전은희 동화작가가 전하는 ‘2024 전주 올해의 책’이 특집으로 실렸다. 또 다른 특집 코너에는 노동주·아무려나 작가의 ‘우리 동화 톺아 보기’도 담겨 동화라는 문학 장르를 더욱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올해 상반기 동화 마중의 ‘마중 초대 작가’에는 김옥애·이상배 작가가 이름을 올렸으며, 각각 ‘흰민들레 소식’과 ‘엄마, 쉬고 싶어요’라는 작품을 소개한다. 이어 동화마당 코너에는 강지혜·남은영·박자호·송창우·신소담·유하정·윤일호·이수빈·장정옥·정은경·홍유진 동화작가가 함께했다. 평론·서평에는 영미 작가가 만나본 <우주의 속삭임>(하신하 작)과 박월선 작가의 시선으로 소개하는 <한성이 서울에게>(이현지 작)가 실렸다. 잡지의 마지막 코너인 ‘독자가 추천하는 동화·그림책·청소년 소설’에는 박익산·박자호·심수정·오정수·윤형주·장용수·홍유진 등 총 7명의 독자가 추천한 28권의 작품도 담겨 눈길을 끈다. 김자연 동화마중 편집자는 “’동화마중‘은 동화를 쓰고 발표의 장을 찾지 못하는 분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다”며 “장르 구분 없이 동화를 쓴 분에게 발표의 기회를 드리고 아동문학 발전에도 디딤돌이 되고자 한다. 앞으로도 동화마중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국서예연구회(회장 권영수)가 주최하는 ‘제32회 신춘휘호대전’에서 문인화 부문의 ‘매화향’을 그린 김성인(남원) 씨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우수상에는 한글 부문에서 ‘봉서’를 쓴 정희광(충북 영동군) 씨, 한문 부분에서 ‘목우도(牧牛圖)’를 행초서로 쓴 강승구(익산) 씨가 선정됐다. 2일 한국서예연구회에 따르면 올해 신춘휘호대전에는 총 363점이 출품된 가운데, 대상 1점, 우수상 2점, 오체상 2명, 특선삼체상 32명, 특선 71점, 입선삼체상 1명, 입선 144점이 입상작으로 선정됐다. 대상을 수상한 김성인 씨는 “숨이 멎고 심장이 터질듯 한 감정이 온몸에 퍼지면서 지난 10년간의 활동이 사진마냥 뇌리를 스쳤다”면서 “이번 기회를 거울삼아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지인 심사위원장은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신춘휘호대전에 작품 출품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은 작가들에게 감사를 전한다”며 “한국서단의 발전을 위해 전심전력하는 서예가들이 있기에 서예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32회 신춘휘호대전 시상식은 5월 10일 오후 3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다. 입상 작품은 이날부터 5월 15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갤러리 1층에서 전시된다.
故목경희‧김남곤(문학), 故김윤환‧하수정(미술), 故이성근(국악), 조장남(음악), 김광숙(무용) 씨…. 전북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기라성 같은 문화예술인의 이름이다. 이들은 2012년부터 시작한 전주 백인의 자화상의 주인공으로 뽑혀 삶의 족적을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진행했다. 전주문화재단에서 14년째 추진하고 있는 ‘전주 백인의 자화상’은 전주를 연고로 문화예술 진흥에 이바지한 예술인들의 삶과 예술적 가치를 조명하는 사업이다. 지금까지 선정된 문화 예술인은 모두 91명. 문화재단은 지난해 목경희, 김남곤, 김윤환, 하수정, 이성근, 조장남, 김광숙 등 7명의 원로‧작고 예술인들의 삶과 예술세계를 꼼꼼히 기록해 <2024 전주예술사>를 발간했다. 운명이란 참 기이한 것이다. 처음 백인의 자화상 사업이 시작됐을 당시에는 예술인의 삶과 업적을 기록하는 일이 활발하지 않았다. 예인을 기록하는 사업은 필요하지만, 구술‧채록이라는 낯선 작업이었기에 14년간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어떤 매력일까. 문화재단이 발간한 <전주예술사> 책을 보면 어렴풋이 알 수 있다. 목경희(1927~2015), 김남곤 (1937~), 김윤환(1942~2024), 하수정(1942~), 이성근(1936~2019), 조장남(1951~), 김광숙(1945~) 등 예술 분야에서 독자적인 경지에 이른 예술가 7명에 대한 삶과 예술세계를 조명한다. 거창한 수식어나 화려한 이력만을 나열하지 않는다. 전주에서 열심히 땀 흘린 예술가에 대한 진심어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 서술되어 있다. 그래서 예술가에 대한 책이지만, 예술세계에 대한 ‘썰’이나 예술가에 대한 ‘아부’가 없다. 대신 그들이 왜 이런 작업을 ,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 낼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얘기들로 가득하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전북일보 사장 시절에는 ‘7층 기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사장실이 7층이었는데 그의 책상에는 항상 빨간 펜이 있었다. 대교를 보기 위한 것. 그 시절 ”꿈에서도 대교를 본다“고 말하는 천생 기자이기도 하다. 이즈음 애써 눌러온 궁금증이 고개를 든다. 문학의 꿈이 먼저였을까, 기자가 먼저였을까, 자주 듣게 되는 우문(愚問)에 즉답을 피한 채 그는 미소로 답했다”( ‘김남곤 시인, 참 스승의 삶을 따라’ 중에서) 전주 백인의 자화상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100명의 예인을 기록하자는 의미가 담긴 ‘전주 백인의 자화상’은 어느덧 91명의 예술인을 기록했다. 100이라는 목표 달성까지 9명이 남았다. 그러나 백인의 자화상을 응원하는 이들은 숫자와 관계없이 지역의 많은 예술인들의 삶이 기록되어지길 바라고 있다. 최락기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매년 쌓이는 기록 속에서 전주가 수많은 예술인을 배출하고 품어왔다는 사실에 새삼 깊은 감동과 자긍심을 느낀다”며 “전주예술사를 통해 예술가들이 일궈 온 고귀한 흔적을 기념하고, 지역의 예술인들이 예술로 이룩한 유산을 재조명함으로써 전주의 문화적 가치를 전달하고자 한다”라고 발간사를 통해 밝혔다.
온유한 시선과 유쾌한 발상이 돋보이는 순박한 시편들로 개성적인 시 세계를 탐독할 수 있는 시집 <시는 마침내 자서전이 된다>(시와 에세이)가 출간됐다. ‘강 따라 글 따라’ 시모임에서 펴낸 여섯 번째 시집에는 삶의 쓴맛과 단맛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63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공후남, 김옥희, 김용택, 김인상, 박양식, 박희숙, 유갑규, 이은수 등 시모임 회원들이 삶의 체험에서 배운 지혜를 구수한 입말과 활달한 시적 상상력으로 버무렸다. “풀하고 웬수졌냐/마당에 풀은 그렇게 뽑는 것이 아니여//애끼고 애꼈다가 더 이상/속을 달랠 길 없을 때/기도하는 마음으로 뽑는 것이여”( 공후남‘지독한 것’ 전문) “누가 그랬다//양문형 냉장고를 열 때/늘 들여다보는 공간과/가끔 들여다보는 공간 속에서/생각하게 된다고//어쩌다 나오는 공간에 숨겨진 것들은/언제쯤 나올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고//(…중략…)//용기를 내어 꺼내 본 마음/가벼워진 냉장고 속처럼/자주 여닫으면 좋겠다”( 공후남 ‘꺼내지 못한 마음’ 부분) ‘강 따라 글 따라’ 시모임은 2017년 시작됐다. 회원들은 2주에 한 번씩 모여 시를 쓰고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이야기는 한 편의 시로 완성됐다. 2018년 출간한 첫 시집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를 시작으로 매년 1권씩 시집을 펴내고 있다. 회원들은 특별한 존재보다는 사소한 것들에 애정을 쏟고 진솔한 언어로 시를 써내려간다. 특히 시를 통해 ‘나’를 표현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려는 마음가짐도 엿볼 수 있어 글이 더욱 매력적이다. 강 따라 글 따라 시모임 회원들은 머리말에서“시는 마침내 자서전이 된다”며 “너는 솔직할 수 있는가, 솔직해도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독자들에게 묻는다. 그러면서 “꽃에 대해 사랑과 미움에 대해 써도 결국 그것은 반성문 같은 것”이라고 시집에 대해 소개했다.
‘현장 경영 전문가’ 이승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제5대 대표 임기 시작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제25회 전북여성대회 열린다
올림픽엔 수백억 예산 ‘속전속결’, 예술인 복지기금은 3년째 ‘0원’
'독도의용수비대'영화 만든다
창작극회 '상봉' 전주·남원·익산 순회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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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꽃무늬 점퍼 벗어던졌다⋯농촌 마을 왕언니들 유쾌한 ‘봄 나들이’
스승의 시심과 철학 담은 유고 시집 ‘언제나 어제는 내일’
[안성덕 시인의 ‘풍경’] 얼리버드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동화작가- 윤일호‘거의 다 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