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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경옥 작가, 켈리 양 '프런트 데스크'

2021년 영화 <미나리>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었다. 낯선 미국 땅, 아칸소로 떠나온 한국 이민자 가족의 삶을 보여준 영화였다.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미나리’는 아무리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듯 이민자들의 녹록지 않은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여전히 백인 중심 사회의 암묵적인 차별이 이민자들에게는 거대한 장벽으로 다가오면서 거칠고 불안정한 삶이 펼쳐졌다. 그러면서 가족 간의 갈등과 아이들의 불안감, 외로움이 부각 되었던 것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프런트 데스크> 책의 저자도 여섯 살에 가족과 함께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한다. 모텔에서 일하던 부모님을 도와 모텔 프런트 데스크 일을 하며 자랐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 <프런트 데스크>다. 1900년대 초,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을 떠나 미국에 이민을 온 ‘미아’네 가족 이야기다. 그 시절 이민자, 그것도 아시아인 이민자가 미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식당 보조나 모텔 관리인 같은 일뿐이다. 자유와 기회의 땅이라고 알고 있는 미국은 순순히 이방인에게 그들이 원하는 좋은 자리를 내주는 곳은 아니다. <미나리>에서 보듯 이민자가 다른 나라에서 정착하며 살아간다는 건 예상치 않은 어려움이 많다. 그것도 1900년대 아닌가! 주인공 ‘미아’네 가족. 성공한 이민자를 꿈꾸며 사회주의 국가를 떠났겠지만, 일자리를 구하는 것부터 난관에 부딪힌다. 중국에서는 엔지니어로 일했던 아빠는 미국에 와서 식당 서빙을 하고, 엄마는 주방 보조로 일하게 된다. 하지만 두 부부가 하루 종일 매달려서 받은 월급은 집 월세를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 결국 집세를 감당하지 못해 모텔 관리인을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숙식을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 모텔 주인을 찾아간다. 모텔 관리를 하게 된 ‘미아’의 부모는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일을 하게 된다. 이를 조금이라도 도우려는 열 살 소녀 ‘미아’는 프런트 데스크를 맡으며 미국 사회의 모순을 마주한다. 모텔에 장기 숙박 중인 손님도 있고, 하루하루 맞이하는 다양한 손님들 틈에서 유색인종을 얕잡아 보는 미국인들의 적나라한 인식을 알아가게 된다. 부모님 역시 ‘미아’를 기회의 땅에서 자라게 하고 자유를 만끽하게 하려고 했던 생각들이 현실의 벽 앞에서 무너질 때가 많다. 학교에서도 미아는 유색인이라는 이유로 놀림의 대상이 된다. 거기에 모텔에서 장기 투숙하는 행크라는 인물은 흑인이라는 이유로 범죄자 취급당하는 걸 그대로 본다. 이민자로서, 유색인종으로서 미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게 희망보다는 절망의 순간들이 많다. 그럼에도 열 살 ‘미아’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이민자 아이들과 마음을 나누기도 하고, 장기 숙박을 하는 유색인종 어른과의 교류 속에서 자신만의 희망을 설계한다. 모텔 주인인 ‘야오’는 다른 도시에서도 모텔 사업을 하면서 어려움이 지속되자 ‘미아’ 가족이 관리하는 모텔을 팔아넘기려 한다. 어른들이 망연자실하며 손을 놓고 있을 때, 미아는 여러 사람에게 모텔의 지분을 갖게 하고 투자를 유도한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투자자들이 몰리고 결국 모텔을 소유하게 된다. 물론 순수한 ‘미아’네 모텔은 아니었지만 수십 명의 후원으로 얻어낸 보금자리인 셈이다. 길거리로 쫓겨날 것만 생각하고 있었을 때, ‘미아’는 거침없이 도전하면서 미국 생활에 한 발 내딛게 되고, 이민자로서 터를 다진다. ‘아시아태평양 미국 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한 책이고, 어린이의 시점으로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정착하는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또한 어린이의 도발적 행동으로 모텔을 얻게 되는 통쾌함도 맛볼 수 있다. 물론 투자자들의 의기투합으로 얻어진 모텔의 운영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다. 모텔의 관리인에서 경영자의 입장으로 닻을 올린 상황이 또 다른 시련의 시작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도전은 잠자고 있는 우리의 일상을 꿈틀거리게 한다. 지금 살아가는 익숙한 공간도 두드리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두려움을 걷어내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에서 길잡이로 다가온 책이었다. 새해를 맞이했다. 그동안 마음 안에서만 설계했던 일들을 주저하지 않고 펼칠 수 있는 용기를 책에서 찾아본다. 이경옥 아동문학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두번 째 짝>으로 등단했다. 이후 2019년 우수출판제작지원사업과 지난해 한국예술위원회 ‘문학나눔’에 선정됐으며, 2024년 안데르센상 창작동화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의 저서로는 <달려라, 달구!>, <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5.02.05 14:31

무주 출신 성진숙, 제22회 세계문학상 시부문 대상

무주 출신 성진숙 시인이 제22회 세계문학상 시 부문 대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북천의 가을'이다. 대상 수상작 ‘북천의 가을’은 시인이 폭넓은 시야로 관찰한 가을날의 풍경을 풍부한 어휘력으로 그려내고 있다. 맛깔난 시어를 흥미롭게 조합해 화자의 정서를 생동감 있게 전달한다. 심사위원단은 작품에 대해 “북천의 가을은 추억에 취하고, 꽃들이 사랑을 훔쳐가는 신비한 곳으로 묘사되어 있다”며 “탁월한 시어의 선택은 독자를 시속에 불러들여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했다. 시인은 수상 소감을 통해 “문학소녀라는 별명을 달고 다녔던 저를 1994년 문학세계와 끈을 맺어준 중산 이운룡 박사님이 생각났다”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이름 석 자 앞에 당당하게 시인을 달게 됐다”며 “날개 달린 저의 시들이 아픔을 치유하고 꿈을 줄 수 있다면 다시 비상하고 싶다”고 밝혔다. 성 시인은 1994년 문학세계 시 부문으로 등단했다. 전북 시인협회 부회장, 무주 문인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문인협회 문인저작권옹호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 <이 조용한 시간에> <아침의 반란> 등을 펴냈으며 제13회 열린 시 문학상, 제12회 세계문학상 시 부문 본상 등을 수상했다. 한편, 세계문학상은 사단법인 세계문인협회에서 지난 1999년 제정한 상이다.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선도하고, 문학의 대중성 확보를 목표로 만들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2.05 09:47

문화누리카드 이용률 전국 2위지만…지역 공연·체육시설 이용은 '저조'

전북특별자치도의 ‘통합문화이용권(이하 문화누리카드)’의 균형감 있는 이용률 제고를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최근 문화누리카드의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카드를 통해 지원받을 수 있는 지역 내 공연계와 체육시설에서 문화누리카드가 소외받고 있다. 공연·체육계에서 문화누리카드의 존재를 모르고 있거나, 이용이 극히 미미해 사용률이 아주 저조한 것이다. 문화누리카드는 취약계층의 문화 접근성을 높이고, 다양한 문화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카드로, 정부의 예산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4일 전북문화관광재단이 공개한 ‘2024 전국 17개 광역 지자체 발급/이용 현황’ 따르면, 지난해 전북자치도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발급 대비 이용률 2위를 달성하면서 문화누리카드의 높은 이용률을 인증했다. 실제 최근 4년간 전북자치도의 문화누리카드 이용 금액은 △2021년 약 102억 500만 원 △2022년 약 134억 8000만 원 △2023년 약 141억 5000만 원 △2024년 약 165억 3000만 원으로 꾸준히 증가해 오며, 도민들의 문화 향유의 기회를 확장해 온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문화누리카드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도서와 영화 등 대중문화에 비해, 이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비교적 부족한 지역 공연계와 체육시설에서는 신규 가입 대상자에 대한 홍보 부족 등의 이유로 활용도가 저조한 실정이다. 지역의 한 공연장 관계자는 “문화누리카드 가맹점에 등록해 수년 동안 문화누리카드 사용처로 운영하고 있지만, 날이 갈수록 공연장에서 문화누리카드를 사용하는 관람객을 만나보기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의 문화누리카드 대상자가 공연장과 비교해 가맹 점포 수가 많아 쉽게 활용이 가능한 도서와 영화 등 특정 분야의 문화 생활 향유 활동에 지원금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균형 있는 이용률을 위해 매년 신규로 가입하는 대상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사용 방법이나 혜택에 대한 홍보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지역 내 체육시설 관계자는 “오랜 세월 동안 체육시설을 운영해 왔지만, 문화누리카드의 존재에 대해 처음 들어본다”며 “지역 내 문화, 관광, 체육 분야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들에게 더욱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퇴색된 문화누리카드의 본래 취지를 되찾아야 할 것”이라 밝혔다. 이에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은 이용자의 특성에 맞춘 프로그램을 개발해, 문화누리카드가 균등히 활용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북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문화누리카드 이용자의 대부분이 공연장과 체육시설을 이용하기 힘든 교통약자가 대부분이기에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재단 역시 편향된 문화누리카드 이용률에 문제의식을 지니고 지난해 많은 사업을 기획했던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의 수많은 시도로 도출해 낸 결괏값에 재단 역시 이제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때”라며 “취약계층의 문화 소외를 줄이기 위해 카드 사용 장려를 위한 실질적인 프로그램 개발하는 등 가맹점과 이용객의 매개 역할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 덧붙였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02.04 17:33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 운영 허술...행정실장 3년째 빈자리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가 사무국을 허술하게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제 행정과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실장 자리가 3년 넘도록 공석 상태이기 때문이다. 소리축제조직위는 행정실장 공석에 대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다가 지난해 도의회 업무보고에서 관련 사항이 지적되자 뒤늦게 후속 조치에 나서 업무 태만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4일 소리축제조직위와 전북도 등에 따르면 행정실장은 지난 2021년 하반기부터 공석 상태다. 전북도는 그동안 4급(서기관) 공무원을 소리축제조직위에 파견해 축제 전반에 걸친 행정‧지원업무를 총괄했다. 그러나 2021년 행정안전부가 지자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직 운영 실태 감사에서 정원 승인 없이 파견된 인력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도는 비별도 파견인력을 본청으로 복귀시켰다. 이후 도 총무과는 비별도 파견인력을 더 이상 운영하지 않는다는 계획을 출연기관에 전달하면서 행정실장 자리는 3년 넘도록 채워지지 않았다. 문제는 비별도 파견인력을 운영하지 않겠다는 도의 계획에도 행정실장 보직이 유지됐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콘텐츠운영부장과 대외협력부장이 행정실장 업무까지 맡아서 축제를 준비하는 등 강도 높은 업무를 수행해 왔던 것으로 파악된다. 소리축제조직위의 사무국 운영에 대한 문제 제기는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해 7월 열린 전북도의회 임시회 3차 문화안전소방위원회 위원들은 행정실장 공석 문제 등을 서둘러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김정기 도의원은 조직 내부적으로 행정실장 보직 유무를 결정해 조직을 개편할 것을 주문했다. 김 의원은 “세계소리축제를 진행함에 있어 행정실장이 필요하다면 새로 뽑고, 필요 없다면 인원을 빼야한다”며 “(행정실장 자리를) 계속해서 공석으로 놔둔다면 소리축제를 제대로 알리지 말라는 얘기밖에 안되고 행정적인 운영을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박정규 문화안전소방위원장 역시 서둘러 조직을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제 조직위는 조직 운영에 대한 문제 제기가 거세지자 최근 내부적으로 조직개편 방향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 15년간 일했던 콘텐츠부장이 사직하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그제야 인원 보충을 이유로 도에 인건비를 요청했다. 소리축제 관계자는 “행정실장 공석이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기 때문에 보직을 유지한 것”이라며 “조직개편을 단행하려 했지만, 당시에 조직위원장과 집행위원장이 동시에 교체되면서 개편을 뒤로 미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내부적으로 행정실장을 새로 선임할지 실무자를 뽑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직위는 내부 검토를 마치고 2월 정기총회에서 조직개편 안건을 상정해 정원을 조정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2.04 17:26

완판본문화관, '별춘향전' 영인본 발간

완판본문화관(관장 안준영)은 4일 학술사업 다섯 번째 결과물 <별춘향전(別春香傳)> 영인본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춘향전은 판소리 사설에서 고전소설로 정착한 대표적인 판소리계 소설이다. 완판본문화관은 춘향전 계열의 유물인 <별춘향전(29장)>과 <열여춘향수절가(84장본)>을 각각 소장하고 있다. 별춘향전은 19세기 중후반 전주에서 출판된 춘향전의 초기 형태이다. 제목의 접두사‘별(別)’의 의미는 서울 경판본과는 다른 새로운 판본, 판소리 유파의 변천 등으로 다양하게 해석되기도 한다. 별춘향전은 각 장별로 서체, 판심, 행수, 자수(字數) 등 다양한 차이가 혼재하고 있다. 따라서 4-6종의 이본(異本)이 섞여 한 권의 책으로 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권의 책 속에 초간본, 복각본, 보판본 등 다양한 변모 양상을 살펴볼 수 있다. 글꼴이 독특하고 전라도 방언이 많이 나와, 완판본 춘향전 계열의 초기본 중의 하나로 평가받기도 한다. 완판본문화관에서 소장중인 <별춘향전>은 12장이 낙장(落張)되었고, 부분적으로 찢어지거나 마모된 부분도 다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각도의 접근 방법으로 영인본 제작을 추진하게 됐다. 낙장이 된 12장은 이태영 소장본을 활용해서 보완했다. 안준영 관장은 “‘별춘향전’은 19세기 중후반의 다양한 이본과 판본이 섞여 간행된 책”이라며 “춘향전의 변모 양상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판본”이라고 밝혔다.

  • 문화재·학술
  • 박은
  • 2025.02.04 14:46

새해 풍년과 안녕 기원…임실필봉농악 '정월대보름 굿' 연다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임실필봉농악이 오는 8일 정월대보름을 맞아 임실군 강진면 필봉굿마을에서 '제44회 필봉 정월대보름 굿'을 개최한다. 매년 한 해의 묵은 액을 털어내고 새해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마련되는 행사로 올해는 전통적인 공동체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기굿과 샘굿, 당산굿, 마당밟이굿 등 다채로운 굿판을 선보인다. 새해 마을의 평화와 개인의 소망을 담은 달집을 태우고, 임실필봉농악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흥겨운 놀이판도 선보인다. 임실필봉농악은 전북 임실군 강진면 필봉리에서 400여 년간 전승되어 온 마을공동체 무형유산이다. 필봉마을은 마을을 품고 있는 주산(主山)의 봉오리가 붓 모양 같다 하여 불리워졌다. 마을에서 전승되고 있는 필봉굿의 종류로는 당산굿, 두레굿, 마당밟이굿, 판굿 등이 있다. 이러한 다양한 굿에는 도둑잽이굿 등 20여 개의 절차굿과 참가락굿등 40여개의 가락들이 전승되고 있다. 임실필봉농악 양진성 보존회장은 “이번 필봉 정월대보름굿을 통해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공동체의 가치를 다시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오시는 모든 분들이 푸진 굿판 속에서 좋은 기운을 받아 올 한해 잘 보내시길 소망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2.03 18:26

'하얀 양옥집'으로 변신한 도지사 관사, 지역 관광산업 활력 불어넣을까

53년 만에 전북도민 품으로 돌아간 전북도지사 관사가 지역 관광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도지사 관사가 권위적이고 고루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문화와 예술을 향유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관광객들이 찾는 핫플레이스로 거듭나고 있어서다. 개관 8개월 만에 누적 관람객 숫자가 3만7000여 명을 훌쩍 넘기며 인기를 끌고 있다. 3일 전북문화관광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대중에게 공개된 복합문화공간 ‘하얀 양옥집’ 방문객 수는 총 3만 7420명(12월 말 기준)으로 집계됐다. 월별 방문자 추이를 살펴보면 △5월 1705명 △6월 5179명 △7월 3430명 △8월 3583명 △9월 3122명 △10월 8165명 △11월 7508명 △12월 4728명으로 나타났다. 하얀 양옥집은 1971년 전북은행이 은행장 관사로 쓰기 위해 지은 뒤 1976년부터 관선 부지사 관사로 쓰이기 시작했다. 관사 리모델링은 2022년 7월 취임한 김관영 도지사가 “도민께 돌려드리는 게 도리”라며 관사 폐지 방침을 밝히면서 추진됐다. 재단은 리모델링을 통해 예술 작품 전시와 문화 체험, 작은 음악회 등 소규모 문화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는 공간으로 바꿨다. 앞마당에서는 마당극과 인형극, 연극 등을 공연하는 야외무대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하얀 양옥집 자체 프로그램과 전시회를 비롯해 전주국제영화제 골목 상영, 전주세계소리축제 뮤직아카데미, 전통주 시음회 술술 전주 등 연계프로그램도 활발히 전개하며 복합문화공간의 다양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재단은 올해도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기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문화예술 행사와 사업을 선보일 방침이다. 지난해 색지장 김혜미자와 소목장 소병진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었던 기획전시를 마련해 한국의 멋과 전통예술의 깊이를 관람객들에게 전달한다. 당시 장인들의 연륜과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돼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또 예술인과 도민·관광객들이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는 연계 전시는 물론 공연과 문화 체험 행사 횟수를 늘려 '누구든'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이외에도 지역 초·중·고등학교와 연계한 프로그램과 주민간담회 등 생활밀착형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재단 관계자는 "예술인들의 전문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획전시부터 취미로 활동하는 생활 예술인들까지 모두가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문을 개방할 것"이라며 "올해도 '도민과 예술인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전제에 맞춰 균형감 있게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2.03 16:59

문화예술교육으로 소멸 지역에 꽃 피워낸 황유진 이랑고랑 대표

‘지방 소멸’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전북특별자치도의 한 소멸 지역에서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이어가는 예술가들이 지역 주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조각, 회화, 연극, 성악, 영화, 사진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던 예술가 총 8인으로 구성된 유한회사 이랑고랑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주민들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되살리고, 사회적 연대감을 강화하며, 경제적 활력을 불어넣는 등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들 중 단체의 대표인 황유진(42) 씨와의 대화를 통해 그들이 어떻게 지역 사회에 활력을 불러일으켰는지 살펴봤다. -이랑고랑은 무슨 단체인가요? “이랑고랑은 2016년 문화예술교육 비영리단체로 출발해 지난 2020년 법인 설립 후 김제 지역 어르신을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을 전하는 단체입니다. 저희는 지난 6년간 김제시 광활면 용평마을의 평균나이 85세 할머니 15명을 대상으로 그림 그리기, 연극, 노래, 시니어 모델 화보 촬영 등 맞춤형 예술경험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노년층의 능동적 참여를 유도하는 과정 중심의 창의적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어떤 변화를 체감하고 있나요?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마을 어르신분들의 경계심이 너무 높아, 문화예술교육 진행이 힘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하루이틀 계속 마을을 찾아가 어르신들과 살 부대끼며 생활하고, 설득해 가며 마음의 벽을 허물어 보니 ‘죽는 날 받아놨다고 말하며 밥 먹고 몰래 잠들다 저세상 가는 게 소원’이라는 어르신들이 우리와의 만남을 ‘살아서 만나는 천국’이라 표현하시는 등 주체적인 삶을 찾아 성장해 가는 노년의 모습으로의 변화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광활면에서 지난 6년간의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은 무엇인지요? ”길면 길다고도 짧으면 짧다고도 할 수 있었던 지난 6년의 세월 동안 어르신들과 문화예술 수업을 이어가며, 그림도 그리고 그 그림으로 전시회도 열고 어르신들의 그림이 박힌 굿즈도 제작해 수익 성과도 냈었죠. 또 어르신들의 심리치료를 위해 기획한 상담을 통해 모은 이야기로 연극도 올리고, 시니어 모델 화보 촬영, 영정 영상 기록 작업 등 다양한 작업을 이어가며 잊지 못할 추억도 쌓았고요. 하지만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광활면 용평마을 어르신과 만날 수 있었던 첫 번째 프로그램인 벽화 작업인 것 같아요. 그 작업이 없었으면 지금의 이랑고랑도 어르신 디자이너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죠.” -실제 이러한 공적으로 지난달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의 ‘제2회 전북특별자치도 예술·관광상’을 수상하기도 했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 10년 동안 아무런 경쟁자 없이 외롭게 달려온 저희의 여정이 많은 이의 공감을 받은 것 같아 기뻤던 마음이 가장 컸어요. 특히 저희 이랑고랑 팀원들은 예술가이기도 하지만 그전에는 한 가정을 이끄는 가장이기도 누군가의 엄마이기도 해, 낮은 경제적 수익에 대해 매번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이번 수상 소식으로 예술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공통의 시각으로 결성된 우리 단체의 역할을 인정받은 것 같아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앞으로의 포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어떠한 성과를 내겠다!’고 확언하기보단, 저희는 앞으로도 용평마을 어르신들과 더욱 신나고 재밌게 놀 것 같아요. 근데 이제 놀이의 초점이 과거에는 어르신들의 기량을 뽑아내기 위함이었다면, 앞으로는 어르신들의 작업물과 기업과 협업을 해 성과를 낸다든지, 문화예술교육이 확장된 형태를 찾아가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죠. 또 어르신들과 함께 꾸민 쇼룸 ‘어르신들의 꿈’도 계속해서 운영해, 이 공간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게 목표예요.”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02.02 17:16

교동미술관·이당미술관 새해 첫 전시 '주목'

2025년 전북 지역 미술 애호가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을 전시회가 열린다. 교동미술관(관장 김완순)은 ‘노래하다 희망을’ 이라는 타이틀로 신년 전시를 시작한다. 미술관 본관 1층과 2층으로 나눠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각 층마다 조금 다른 성격의 작품들로 꾸며진다. 힘찬 붓의 움직임과 채도 높은 색채를 통해 다채로운 에너지를 전달하는 작품들은 본관 1층에서 만날 수 있다. 강종열, 김병종, 오사와 타츠오, 신흥우, 故김치현, 강정진, 박종수 등 15명의 작가들이 구현한 회화 작품을 통해 새해 새로운 기운을 북돋는다. 본관 2층에서는 현대 수묵화의 거장 남천 송수남 화백의 작품을 조명하는 전시로 구성된다. 송수남(1938-2013) 화백은 한국 수묵 현대미술의 중요한 인물로 손꼽힌다. 수묵화의 전통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내며 한국 수묵화의 변혁을 이끌어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수묵화 세계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실험적 시도들이 소개된다. 화백의 대표작 ‘붓의 놀림’시리즈를 비롯해 ‘긋기’ 시리즈를 통해 수묵화의 여백과 자유로움을 엿 볼 수 있다. 무념무상의 상태를 그리려는 화백의 철학적 고민과 내면적 성찰을 담고 있어 그의 예술 언어를 만날 수 있다. 전시는 9일까지 이어진다. 월요일 휴관. 4일부터 20일까지 군산 이당미술관(이사장 정봉화)에서 열리는 특별전 ‘예술과 치유 균열을 메우는 빛, 치유의 순간들’도 기대를 모은다. 고보연, 고나영, 임유선, 최선우, 우창미, 최광석, 이일순 등 25명의 작가들이 예술과 치유라는 키워드를 작품으로 풀어내 위로와 공감, 치유와 성찰이라는 새로운 감정을 제시한다. 경계와 규정짓기를 거부하고, 미술과 예술이 지닌 풍요로움을 그림으로 표현해 관람객에게 예술을 재발견할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는 서양화, 한국화, 사진, 설치미술 등의 장르로 구성돼 예술과 치유에 대한 매체적, 시간적, 사회적, 장르적 측면 등에서 다각적으로 고찰한다. 이번 전시는 이당미술관과 군장대학교에서 군산시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사업 문화공감프로젝트 후원으로 이뤄졌다. 지역 예술인들의 창작 활동을 기념하고, 지역 정체성을 담아낸 예술적 성과를 조명하기 위한 전시이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2.02 14:48

"전북문단의 밝은 빛 소천"…여류수필가 박성숙 영결식

전북 대표 여류수필가 故박성숙 작가의 영결식이 전북여류 문인장으로 엄수됐다. 향년93세 지난달 31일 오전 전북대병원장례식장에서 진행된 영결식에는 100여 명의 문인들이 참석했다. 장례는 전북여류문학회와 전북 PEN문학회, 전북문인협회, 전북수필가협회, 석정문학회, 표현문학회 등 문인단체들이 함께 참여하는 문인장으로 치러졌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양영아 전북여류문학회장은 조사에서 “항상 후배들에게 인생의 고뇌와 어려움을 상담해 주시고 격려해 준 따뜻한 미소를 잊지 않겠다”며 “여성 후배들에게 신선한 자극과 문학적 영감을 주었던 안내자를 잃어버렸다”며 애통한 심경을 숨기지 못했다. 후배 문인들의 조시 낭송도 이어졌다. 전선자 시인은 고인의 대표 시 ‘낮달’을 낭독했다. 김은실 수필가도 고인의 대표 수필 ‘달개비꽃 핀 아침’을 읊다가 울먹였다. 조미애 표현문학회장은 고인을 추모하는 조시 ‘규화목 사랑에 핀 쪽꽃’을 낭독해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백봉기 전북문인협회장은 문인 대표 인사에서 “전북문단의 밝은 빛이었던 박성숙 회장님의 소천은 우리 문단에 큰 손실”이라며 “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세상을 떠난 고인은 1932년 서울 출생으로 경기여자중학교 5학년 때 6·25가 발생하여 전주로 피란, 전주여고와 교토불교대학 문학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문예사조에서 수필부문으로 2011년 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에 시 부문으로 등단했다. 고인은 1990년대 전북여류문학회, 전북수필문학회 회장 등으로 활동했다. 2000년대 이후로도 꾸준히 수필집과 시집을 내며 전북수필문학상, 전북여류문학상, 해양문학상, 전주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발인은 1일 오전 전북대학교병원에서 엄숙하게 치러졌다. 장지는 모악추모공원.

  • 문학·출판
  • 박은
  • 2025.02.02 10:12

[안성덕 시인의 '풍경']삼양다방

사람들이 꾀었습니다. 젊은 축은 젊은 축대로 늙은 축은 늙은 축대로였지요. 누구는 시발역이었고 누구는 종착역이었으며 또 누구는 기항지였지요. 설, 은하수, 임금님, 황태자……, 골목골목 사람들로 넘쳤습니다. 한복을 차려입은 마담이 센 강변 봄바람 같은 미소를 날렸지요. 토막말에 질겅질겅 껌을 씹었던가요, 코맹맹이 레지는 테이블 사이를 실룩샐룩 오갔고요. ‘삼양다방’만 남았습니다.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 갈 길 멀다며, 항구는 시들해도 아직 등댓불 깜박거린다며 홀로 외롭네요. 앞 강물이 뒤 강물에 밀려났습니다. 카페에 쫓겨 다방이 사라졌습니다. 오지 않을 애인을 기다리며 엽차로 타는 입술을 끄던 룸펜도, 달걀노른자 동동 모닝커피만 찾던 빵떡모자도 총총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설다방’은 당겨진 계절에 봄눈인 듯 녹아 버렸으며, 세상이 너무 밝아 밤하늘 ‘은하수다방’도 사라졌습니다. 민주공화국에 무슨? ‘임금님다방’이 문을 닫으니 ‘황태자다방’도 종적을 감추었습니다. 한때 어느 먼 항구에 ‘등대다방’ 깜박인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풍문이었습니다. 커피·프림·설탕, 황금비율이었지요. 며느리도 안 가르쳐 준다는 영업비밀이 있었지요. 달달했던 시절이 씁쓸하네요. 김 양, 여기 아메리카노 아니 블랙커피 한 잔!

  • 문화일반
  • 기고
  • 2025.02.01 10:30

회화의 고정적 틀을 벗어던지다, 최정윤 '돋을 그림 옻을 입다'

최정윤 작가(73)는 2002년도부터 닥지에 천연염색을 하고 캐스팅 기법으로 제작한 한지 입체 회화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스스로 작품을 '돋을 그림'이라고 명명하고 지금까지 관련 작품 세계를 이어오고 있다. '돋을 그림' 은 회화의 고정적이고 관념적인 틀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그린다'는 행위의 한계를 벗어던진 작업물로 작가의 철학과 사유를 엿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애선)이 작가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최정윤 개인전 '돋을 그림 옻을 입다' 를 2월 2일까지 서울 분관에서 연다. 회화, 판화, 조각, 염색 등의 장르적 경계 없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작가는 한지를 주재료로 선택해 한국적인 감성을 극대화한다. 이를 통해 섬세한 촉감에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관과 동양의 정신을 표현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전시에서도 평면과 입체의 표현 기법을 조화시켜 한국적인 의식과 정서를 전달하고자 한지 입체 회화작품을 선보인다. 스스로의 치유를 목적으로 시작했던 초기 작업물부터 자연으로의 회귀(回歸)라는 주제로 점차 확장해 삶의 고통을 승화시켜낸 작품까지 만나볼 수 있다. '인생'과 '흐름'을 주제로 삼아 더욱 반복적이며 사색적인 화면이 인상적인 최근작도 관람할 수 있다. 최 작가는 “'흐름을 거스르기보다는 그 흐름에 순응하며, 흐름을 잘 활용하는 것이 인간이 살아가는 지혜'”라고 본다"며 "이같은 철학을 작품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홍익대 미술대학원 판화학과를 졸업한 작가는 16번의 개인전과 50회의 국내외 기획·단체전에 참여했다. 그동안 '종이 충격 기획전', '대한민국 한지예술대전 초대작가전' 등에 참여했다. 지난 2014년 '전주시 한옥마을 창작예술 공간 입주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원, 세계종이조형작가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1.30 15:28

전라감영서 즐기는 특별한 미디어 아트 상설 전시 ‘전라감영을 거닐다: 봄의 기억’

전주의 역사적 명소, 전라감영 내아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미디어 아트 상설 전시가 도민과 마주할 단장을 마치고 특별한 감동을 선보인다. 토스트애니메이션스튜디오가 테이블 맵핑 기술을 활용해 조선시대 전라감영의 봄 풍경을 생생하게 재현해 낸 ‘전라감영을 거닐다: 봄의 기억(Memory of Spring)’의 전시가 열린 것. 테이블 맵핑은 테이블 위에 프로젝션 맵핑(Projection Mapping) 기술을 적용해, 3D 애니메이션과 입체적인 영상을 표현하는 미디어 아트 기법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탄생한 이번 전시에는 전주부성 서문지, 전주부영, 전주천, 악학, 통인청, 전라감영 내부 등 전라감영 모습과 함께 농부의 일상, 시장 상인들의 흥정, 전라감영에서 고뇌하는 전라감사의 모습 등 그 주변의 명소에 펼쳐졌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유쾌하고 아름답게 재현돼 담겼다. 전라감영 내아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개방되지만, 미디어아트 전시는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오후 6시 이후에는 은은한 조명과 어울어진 몽환적 분위기가 더해져 더욱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장인복 토스트애니메이션스튜디오 대표는 “한겨울에도 봄의 생동감을 먼저 맛볼 수 있는 이색 전시인 만큼, 전주를 찾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한다”며 “역사 깊은 전라감영의 옛 풍경을 최첨단 디지털 기술로 만나는 특별한 기회이니 많은 관심과 방문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토스트애니메이션스튜디오’가 주최·주관하고, (재)전북특별자치도콘텐츠융합진흥원의 ‘2023 융복합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1.30 15:15

[안성덕 시인의 '풍경']섣달그믐

어떤 이는 첫 절기인 입춘을 한 해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또 어떤 이는 낮이 점점 길어지는 기점인 동지를, 태양력인 그레고리력 1월 1일을 한 해의 시작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 대다수는 음력 정월 초하루가 설날 즉 한 해의 시작이지요. 그러니 섣달그믐이 마지막 날입니다. ‘섣달’도 시린데 ‘그믐’까지 코앞이니 자꾸 웅크려집니다. 익숙할 만하건만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 조심스럽습니다. 몸도 마음도 더 정갈히 살펴야겠습니다. 무던했던 한 해 감사하고, 행여 갚을 빚 미루지 말아야겠습니다. 마지막 날 섣달그믐을 지나면 어디에 가 닿을까요? 저 벌판에 커다란 문이 있네요. 열린 문으로 오늘이 들어가면 내일일까요? 내년은 올해와 다른 바람이 불까요? 뒷물에 밀려나는 앞 장강물처럼 나도 저 강물도 흘러가 버리고 없을까요? 여기 문밖은 어디고 저기 저 문 안은 어딜까요? 해가 갈수록 모든 게 자꾸 두렵습니다. 저 문, 헛 매듭일 겁니다. 문에 들어도 그 바람 그 강물 그 세월일 겁니다. 섣달그믐도 매한가지겠지요. 갑진년(甲辰年)과 을사년(乙巳年)이 다르지 않을 겁니다. 저 문에 갇히지 않고 벌판을 건너는 바람처럼, 도도한 강물처럼 섣달그믐을 지나 초하루로 가겠습니다. 한 마리 푸른 뱀처럼요.

  • 문화일반
  • 기고
  • 2025.01.25 10:41

[설 특집] 설 연휴 전북에서 놀아볼까…명절 문화행사 '풍성'

을사년(乙巳年) 설 명절을 맞아 한 해의 건강과 풍요를 기원하는 전시와 전통 문화 행사가 도내 곳곳에서 펼쳐진다. 박물관‧미술관‧공연장마다 설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전통놀이 체험이 다양하게 준비됐다. 긴 설 연휴 전북에서 즐길만한 명절 문화행사들을 소개한다. △국립전주박물관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은 28일부터 30일까지 ‘2025 설맞이 작은문화축전’을 진행한다. 박물관 옥외뜨락에서는 상설체험마당이 설치되어 활쏘기, 윷놀이 등 전통 민속놀이와 사물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푸른 뱀의 해를 맞아 박물관 세미나실에서는 뱀민화 그리기와 도예체험을 운영한다. 사전 예약을 해야 참여할 수 있다. 직접 병따개를 만들어볼 수 있는 ‘대장간 체험’도 함께 진행된다. 30일 오후 3시에는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지신밟기 공연이 박물관 옥외뜨락에서 펼쳐진다. 이 기간 현장에서는 뱀띠 생 100명을 대상으로 이벤트도 예정되어 있다. 설날 당일(29일)은 휴관한다. △국립민속국악원 국립민속국악원(원장 김중현)은 설 당일인 29일 오후 3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신년·설 기획공연 ‘판소리 춘향가 눈대목 오라토리오 시즌 I’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전통 판소리와 오라토리오의 조화를 통해 따뜻한 울림을 전하며, 신년과 설 명절을 맞아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기획됐다. 공연은 남원경치, 사랑가, 이별가, 기생점고, 십장가, 쑥대머리, 박석티, 농부가, 암행어사 출두 등 춘향가의 주요 장면들이 오라토리오 형식으로 새롭게 구성돼 선보여진다. 독창, 듀엣, 트리오, 합창 등 다양한 음악 형식이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공연의 재미를 더해 준다. 특히 확장된 LED 무대와 섬세하게 연출된 영상과 국립민속국악원 국악연주단과 남원시립합창단의 완벽한 호흡을 통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공연은 무료로 진행된다. △전북도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애선)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평생 모은 그림‧도자 85점과 공립미술관이 소장한 기증 작품 50점을 감상할 수 있는 ‘이건희컬렉션 한국근현대미술 특별전 : 선물’ 전시회가 열린다. 이중섭, 박수근, 나혜석, 이응노 등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다. 개관 20주년을 기념하여 1980~1990년대 미술관 주요 기증 작품을 소개하는 ‘고귀하고 고귀한’ 기획 상설전시도 만나볼 수 있다. 기후위기 속 생태계에서 인류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질문하는 예술정원 프로젝트 기획전 ‘능동의 풍경’도 야외정원과 1층 로비에서 감상할 수 있다. 미술관은 정기휴무일(27일)과 설날 당일(29일)을 제외하고 정상 개관한다. △전주대사습청 전주대사습청(관장 유영수)은 민족 고유의 명절 설을 맞아 25일과 26일 오후 2시 전주대사습청에서 ‘설맞이 우리 민속 한마당’을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지난 2022년부터 4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전주대사습청 브랜드 공연으로, 온 가족이 함께 우리 민족의 정취를 느끼고 전통예술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먼저 25일 공연에는 전주농악보존회, 장태연&우리춤사랑예술원, 한푸리가무악단 등이 무대에 올라 농악부터 무용, 아쟁산조 등 다양한 무대로 관객의 흥을 돋운다. 이어 26일에는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단과 무용단이 준비한 민요, 판소리, 부채산조, 태평무 등 전통의 멋과 현대적 감각이 조화를 이루는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무대의 대미를 장식한다. △국립익산박물관 국립익산박물관(관장 김울림)은 25일부터 30일까지 설날 문화행사를 진행한다. 소원 엽서 적기 체험, 전통 민속놀이, 특별전 관람 인증사진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해 즐거움을 선사한다. 어린이 박물관 앞마당에서는 오재미 던지기, 투호놀이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전통 민속놀이도 마련된다. 특별전 ‘미륵사지 출토 치미’ 관람객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 이벤트도 있다. 을사년(乙巳年) 청사의 해를 맞아 뱀띠 관람객 100명을 대상으로 뱀 청자 인형도 증정할 예정이다. 전시는 무료이며 설 당일(29일)은 휴관한다. △전주기접놀이전수관 전주기접놀이전수관(대표 심영배)은 오는 29일과 30일 ‘2025 전주기접놀이 가족체험’을 펼친다. 이날 전수관에서는 모내기와 김매기를 마친 후 여러 마을이 농기를 가지고 벌였던 민속놀이인 기접놀이와 기수 공연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체험 프로그램 신청은 현장접수와 네이버폼(https://naver.me/5apHThC9) 사전접수를 통해 하면 된다. △한국전통문화전당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도영)은 28일과 30일 양일간 전주를 찾는 귀향객·관광객을 위해 다채로운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쌀강정 만들기', '근하신년 한지 캘린더 액자 만들기' '한복 입은 모루인형 만들기' 등 다채로운 문화 체험을 준비했다. 한옥마을에 위치한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는 입동대길 상설공예 프로모션과 함께 오목대 전통정원에서 전통놀이 체험 공간도 운영한다.

  • 문화일반
  • 박은외(1)
  • 2025.01.23 18:05

[설 특집] 전통과 현대 조화 새로운 한식문화

전통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노력은 단순히 새로운 맛을 추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는 전통 음식의 가치를 알리고 지역 음식 문화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전통 음식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옛 감성을 자극하는 레트로 열풍을 타고 ‘할매니얼(할매+밀레니얼)’ 취향을 저격한 간식거리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옛 전통을 요즘 애들 감성으로 재해석 한 것이 특징. 전북에서도 전통 간식을 새롭게 재해석한 할매니얼 간식들이 사랑 받고 있다. 전북 햇살과 완주 봉동 생강, 늙은 호박으로 빚어낸 온골진 식혜는 외국으로 수출되는 인기 상품이다. 엄마의 마음으로 현대 방식이 아닌, 전통 방식으로 식혜를 끓여 맛이 깊고 진하다. 쫄깃한 찹쌀떡도 할매니얼 입맛을 저격하는 간식 중 하나다. 딸기가 통째로 들어간 미애담의 딸기 찹쌀떡과 복숭아 퓌레를 넣은 소부당 복떵이떡은 전주한옥마을의 필수 먹거리다. 오로지 전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간식도 있다. 부드러운 아이스크림과 콩나물의 아삭한 식감으로 완성된 ‘콩나물 아이스크림’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현대옥 본점에서 시도한 콩나물 아이스크림은 국내산 콩으로 재배한 진짜 콩나물이 첨가되어 있다는 것이 큰 특징. 콩나물을 거칠게 갈아 넣어 약간의 비릿함을 살린 버전과 비리지 않고 달콤한 버전이 준비되어 있으니 취향에 따라 골라 먹으면 된다. 달큰함과 쌉싸름함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홍시궁의 홍시 디저트도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 중 하나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1.2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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