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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과학사’를 다룬 책을 읽었다. 현재의 문명사회를 이룩하기까지 과학의 역사가 얼마나 많은 도전과 실패의 결과인지를 보여주는 책이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도전과 실패의 반복은 단순히 과학사에만 한정되는 건 아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아 헤매고 목숨까지 담보로 도전한 결과 지구상에 인간이 출현한 짧은 시간 안에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이처럼 불가능한 것에 도전하는 이야기가 있다. <벽을 타는 생쥐, 바타>이다. 목련 아파트 202동 지하에 사는 생쥐 부부의 열세 번째 아들이 탐험가를 만난 건 그날 내린 눈 때문이었다. 하얀 눈송이가 소복소복 내리는 것을 본 열세 번째 아들의 가슴은 어느 때보다 빠르게 뛰었다는 서문으로 시작한다. 지하에 사는 생쥐 가족 중 유일하게 호기심이 많은 열세 번째 아들은 창밖을 바라본다. “세상이 너무나 멋져 보여서.”라는 말과 함께 모두 잠든 새벽, 지하를 나와 아무도 밟지 않은 하얀 눈 위로 첫발을 내디딘다. 호기심이 없다면 시도할 수 없는 위험한 외출인 셈이다. 밖으로 나오면 생쥐에게는 위험한 상황의 연속이지만 엄마마저도 ‘너 자신을 위해서 살라.’며 열세 번째 아들의 모험에 불을 지핀다. 지하가 아닌 아파트 단지 내를 돌아다니며 드르륵거리는 소리와 함께 이삿짐을 옮기는 사다리차를 발견한다. 위로 올라가는 사다리차를 보면서 고개를 뒤로 젖히던 열세 번째 아들은 지금껏 생각해 본 적도, 상상해 본 적도 없는 방향인 ‘위’를 보고 놀란다. 그곳에서 탐험가 쥐를 만난다. 처음 탐험가를 만났을 때 그에게서 먼 길, 바람과 햇살, 촉촉한 새벽 공기와 오후의 마른 대지를 지나, 적막한 밤의 길을 걸어온 것 같은 바람 냄새를 맡는다. 작가가 생각하는 탐험가에 대한 묘사에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을 탐험하다 보면 끊임없이 낯선 곳을 찾아다니며 고단한 길 위에서 걷고 바람과 햇살과 이슬을 함께 해야 하니 어쩌면 바람 냄새가 나는 건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탐험하며 정처 없이 떠도는 게 신기하기만 한 열세 번째 아들은 탐험가 쥐에게 묻는다. “왜 떠돌아다녀요?”라고. 이에 탐험가는 “문득 ‘쥐로 태어난 건 어쩔 수 없지만, 어떻게 사느냐는 내가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가 아닌 낯선 곳에 가보고 싶어졌지. 그때부터 여기저기 떠돌아다닌다.”며 대답한다. 탐험가 쥐의 대답 속에서 조건보다 선택과 도전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탐험가 쥐의 말을 들은 열세 번째 아들은 사람들이 사는 공간에 호기심을 가지고 사다리차를 타고 오른다. 10층이 넘는 거실에서 바라본 세상은 지하실 안에서는 본 적이 없는 상상도 해보지 못한 비밀스러운 세상을 보게 된다. 경이로움을 느낀 열세 번째 아들은 창문과 현관문이 닫히는 사이에 빠져나오지 못한다. 그곳에서 알게 된 햄스터와 며칠을 보내며 결국 인간에 의해 발각되어 쓰레기봉투에 담겨 버려지고, 쓰레기 차에 실려 쓰레기 처리장까지 옮겨진다. 우여곡절 끝에 가족들이 있는 목련 아파트로 돌아왔지만, 가족들은 떠나고 없었다. 이에 열세 번째 아들은 고양이에게 쫓기면서 나무를 타고 아파트 벽을 오른다. 평상시라면 생각도 할 수 없는 벽을 오르는 도전. 그렇게 오른 20층 아파트 옥상에서 바라본 세상은 땅에서만 살았으면 볼 수 없는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세상은 이렇게 생겼구나’를 인식하고, 도전하지 않고 지하에 안주하고 살았더라면 결코 알지 못했을 세상을 한참 동안 바라본다. 그러다 옥상에서 만난 인간 여자는 열세 번째 아들을 바라보고 신기한 듯 먼 곳을 가리킨다. 그곳은 옥상보다도 더 높은 ‘라라타워’다. 열세 번째 아들은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며 다시 또 길을 떠난다. 과연 열세 번째 아들이 도전에 성공할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미 그는 도전했고, 자신의 세상과는 다른 낯선 세계를 확인했다. 그리고 또 다른 탐험의 길을 떠난 것으로서 자기 세계의 확장이라는 경험을 선택했기에 여기에 또 다른 평가는 의미가 없다. 이처럼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시도하기 전과 시도한 후의 삶의 변화는 크다. 도전은 자신의 공간을 넓혀가는 작업이기도 해서, 새로운 것에 대한 모험은 살아있음의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경옥 동화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두번 째 짝>으로 등단했다. 이후 2019년 우수출판제작지원사업과 지난해 한국예술위원회 ‘문학나눔’에 선정됐으며, 2024년 안데르센상 창작동화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의 저서로는 <달려라, 달구!>, <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 등이 있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가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 소리축제) 일정과 함께 공식 포스터 및 키워드를 공개하고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해 여름 축제로 개최 시기를 옮기고, 새로운 변화와 차별성을 강화해 온 소리축제가 올해는 8월 13일부터 1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도내 14개 시군 일대에서 개최된다. 올해 소리축제는 정통성과 예술성에 집중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관객들과 만나고자 하며, 공식 포스터와 키워드에 이러한 방향성과 정체성을 담아냈다. 2025 소리축제 키워드는 ‘본향의 메아리(Echoes from the Homeland)’이다. 음악은 이주하고 교류하며, 인류 문화에 다양성을 더한다. 타지역의 예술 언어를 만나 새로운 장르를 만들기도 하는 음악의 디아스포라적 속성을 중심에 두고 올해 소리축제는 음악의 이주와 정체성, 향수를 담은 음악 장르, 예술가, 현대적 재해석에 주목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깊은 문화적 뿌리를 가진 전북자치도, 한국, 그리고 세계의 음악 유산을 귀하게 여기는 소리축제 정신과 맞닿아 있는 지점으로, 궁극적으로는 본향과 타향 사이 음악을 구성해 내는 공동체의 창조성을 환기하게 될 것이라는 뜻을 내포한다. 소리축제 포스터는 이러한 정체성뿐만 아닌 올해 축제의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담아 시각적인 디자인으로 표현했다. 올해 포스터는 키워드의 의미를 담아 디아스포라적 속성을 소리와 연결해 상징적으로 형상화했다. 이는 본향(뿌리)으로부터 뻗어나간 소리의 기억과 새롭고 다양하게 창조된 소리의 조각들이 전주와 전주세계소리축제로 모여 희망의 나무를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소리의 싶은 울림이 전 세계의 다양한 사람에게 공명하듯 확산돼 세계로 퍼져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두 가지 버전으로 디자인된 포스터 안에 담긴 다채로운 색상은 소리의 다양성을 담아냈다. 김희선 전주세계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은 “올해 소리축제는 근원이 되는 음악의 뿌리부터 이주와 교류를 통해 변주되고 창조된 음악들, 디아스포라 예술가 등에 주목해 다양하고 독창적인 음악을 만날 수 있게 되실 것이다.”며“지역과 문화적 뿌리 그리고 본질에 바탕을 둔 음악의 다양성과 창조성이 보여주는 음악적 가치와 깊은 울림을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가 거장들의 작품을 조명하는 ‘마스터즈 섹션’ 상영작을 26일 공개 했다. ‘마스터즈’는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개척하며 영화 문화를 창조해 온 거장들의 작품을 조명하는 섹션이다. 올해는 잘 알려진 거장들 뿐 아니라 숨어있던 거장들의 신작 발굴에 힘썼다는게 영화제측의 설명이다. 올해 ‘마스터즈 섹션’에서는 장편 9편과 단편 6편 등 모두 15편의 영화가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영국 리얼리즘의 거장 마이크 리의 신작 ‘내 말 좀 들어줘’는 평화를 느끼기 힘든 시대에 현자가 건네는 따끔한 일침을 담고 있다. 프랑수아 오종의 ‘가을이 오면’은 가족의 평안이 행복의 전부인 노년기의 두 여성에게 벌어지는 상황을 그린 심리 스릴러물이다. 빛의 마술사로 불리는 애니메이션의 대가 퀘이 형자가 오랜만에 발표한 세 번째 장편 영화 ‘모래시계 표지판 아래 요양소’는 폴란드 작가 브루노 슐츠의 동명소설을 물성화한 미스터리 영화이다. 사회에 존재하지만 시스템 밖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주목해 온 아다치 마사오의 ‘도주’는 평생 도망을 다닌 테러리스트가 죽음 앞에서 스스로 존재를 드러내고야 마는 모순을 그려낸다. 에번 존슨, 게일런 존슨, 가이 매딘의 ‘뜬소문’은 정상회담 G7에서 세계의 종말을 마주하게 된 국가의 대표자들이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여주는 풍자극이다. 영화 ‘보더랜드’와 ‘캐롤’, ‘오션스8’ 등에 출연한 케이트 블란쳇 등이 나온다. 오랜만에 다큐멘터리로 돌아온 드니 코테의 ‘폴’은 불안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폴이 자신의 방을 벗어나 타인과 관계를 맺고 사랑받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관찰하는 작품이다. 그의 신작 단편이자 실험영화인 ‘니키의 마지막 나날’도 함께 상영된다. 이밖에 크리스토퍼 페팃 감독과 에마 매슈스가 공동 연출한 신작 다큐멘터리 ‘너와의 거리’와 비틀즈의 노래 가사가 제목인 안드레이 우지커의 신작 ‘오늘 우리가 했던 말’ 등도 관객들을 찾아온다. 또한 제임스 베닝의 다큐멘터리 ‘소년’과 영국 대표 실험영화 감독인 존 스미스의 ‘존 스미스 되기’가 상영된다. 장뤼크 고다르 사후에 나온 그의 다큐멘터리 2편 ‘시나리오’와 ‘영화 시나리오 발표’ 도 만날 수 있다. 문성경 프로그래머는 “이번 마스터즈 섹션은 영화제의 방향성 제시이기도 하다”며 “다이아몬드를 캐는 광부의 마음으로 전 세계의 다양한 분야에서 관객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더 알려져야 할 장인들의 영화를 소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를 비롯한 전주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김준권의 ‘청죽(靑竹)'은 청색을 주조로 한 대나무 그림으로 독창적인 표현 기법과 색채 사용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청죽'은 대나무 숲의 이미지를 통해 고향의 정취와 자연의 울림을 나타내 감상자에게 깊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자연의 생명력과 고요한 아름다움을 담아낸 김준권의 '홍죽(訌竹)'은 대나무의 강인함과 유연함을 상징한다. 섬세한 목판 기법을 사용해 대나무 숲의 미세한 떨림과 생동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단순히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 자연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평온함과 내면의 성찰을 유도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끝>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와 국립극장이 공개 오디션을 열고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 공연 ‘소리드라마 심청’의 주인공을 찾는다. ‘소리드라마 심청’은 전주세계소리축제와 국립극장 전속 단체 국립창극단이 공동 제작하는 작품이다. 오는 8월 13일과 14일 2025 소리축제의 개막 공연으로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9월 3일부터 6일까지 국립극장에서 초연을 앞두고 있다. 이번 오디션에서는 ‘심청’과 ‘노파심청’, ‘심봉사’ 역으로 열연할 배우를 각각 선발한다. 세 배역 모두 더블 케스트로 구성되며, 각 배역의 다른 한 명은 국립창극단 단원 중에서 캐스팅된다. 최종 선발된 배우는 국립창극단 단원과 나란히 무대에 오를 기회를 얻게 된다. 오디션 지원 접수 기간은 다음 달 2일까지며, 1차 서류 심사 합격자에 한해 같은 달 10일 2차 실기 심사가 진행된다. 오디션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전주세계소리축제 홈페이지와 국립극장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신작 ‘소리드라마 심청’은 원전 곳곳에 녹아든 고정관념을 뒤엎고, 주인공 ‘심청’을 자신의 고유한 목소리와 힘을 가지지 못한 채 억압당했던 이 땅의 모든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인물로 그려내는 등 이전과는 전혀 다른 해석을 보여줄 것으로 예고돼, 국립창극단 전 단원을 포함한 총 출연진이 130여 명에 달하는 대형 작품으로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한국노벨재단(대표 총재 박수정) 주최로 국회미술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노벨문학상 최초 수상기념 유명작자 111시화전’에 도내 작가의 작품이 전시돼 눈길을 끈다. 전시된 작품은 박병윤 시인(전북자치도 예술육성팀장)이 노벨재단 시화전에 출품한 ‘말도 해당화’다. ‘말도 해당화’는 가람 이병기 선생의 현대시조 운율과 자유시의 서정적 감성을 담아낸 작품으로 도내 고군산열도 최 끝 섬 ‘말도’를 배경으로 고기잡이를 나가 다시 돌아오지 못한 남편을 그리워하는 여인을 ‘해당화’로 의인화한 것이다. 시와 시조를 넘나들며 작품 세계를 독창적으로 만들어내는 박 시인의 필력을 보여주는 이번 작품으로 박 시인은 ‘섬사람들의 애환과 생활사를 생생하게 그려낸 수작’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 작품 외에도 박 시인의 작품으로는 세월호 이야기를 담은 ‘노랑별 수선’, 변산반도의 일제강점기 위안부 강제징집을 거부하며 15살에 시집가서 100살 평생을 살아오신 최봉성 할머니의 삶을 그린 ‘변산바람꽃’ 등 최근 100여 편의 시들이 계간지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 알려져 있다. 특히 시인이 쓴 ‘홍시먹고 뱉은 말이 시가 되다’ 제목의 시집은 인구가 소멸돼가는 한 시골 동네 주민들의 이야기를 200여 편의 구술 시로 담아 한국문학의 거장 윤흥길 작가로부터 서평과 관심으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박병윤 시인은 “공직 생활 중 문화예술 분야에서 근무경력이 오래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문화를 접했다”며 “직접 작가 입장에서 행정을 하다 보니 도내 문화예술인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도내 윤흥길, 황석영 소설가 등 우수한 작가들이 집필 중이고 최명희 문학 등 인재가 많은 지역의 문학적 우수성을 다시 한번 재조명하고 노벨문학상을 계기로 더 계승 발전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비수도권 지역에서 열리는 e스포츠 대회에 세액 공제 혜택을 주기로 하면서 전북 지역 e스포츠 생태계 구축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다만, 대규모 재정 지원은 어려운 만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과제로 떠올랐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다음 달 30일까지 입법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윤덕(전주시갑)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해당 법안은 국내에서 개최되는 e스포츠 대회에 대한 세액 공제를 통해 산업을 활성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문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할 경우, 운영비용의 10%를 법인세에서 공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개정안은 국무회의 등을 거쳐 오는 5월 공포·시행되며 오는 2026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수도권 중심의 e스포츠 대회 운영을 완화하고, 전국적으로 산업이 부흥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전북에서도 관련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지점이다. 비수도권 지역에서 열리는 e스포츠 대회 운영비 중 10%를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는 만큼, 대회에 참가하는 기업·단체에 직접적인 혜택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실제 e스포츠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4년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보면 2023년 국내 게임산업 매출액은 22조 9624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게임종사자 숫자도 8만 4970명으로 산업으로서의 규모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콘진원은 앞으로도 게임 산업은 IP 다각화와 장르 확장 시도로 계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e스포츠 올림픽 게임즈 개최 의사를 발표하는 등 산업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전북도에서는 올해부터 e스포츠 관련 예산 5000만 원을 수립해 선수단 트레이닝과 지원에 대응하고 있다. 2016년부터 대통령배 아마추어 대회에 전북 대표 e스포츠 선수단을 구성해 출전해 왔고, 지난해에는 종합우승까지 차지하며 다른 지역보다 높은 우수성을 입증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e스포츠와 관련해 전북이 다른 지역보다 역량이 높다”며 “지난해까지는 전북콘텐츠융합진흥원 운영비로 관련 사업을 추진했다면 올해부터는 도에서 따로 예산을 수립해 더욱 적극적으로 운영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전북에서 대규모 관람객을 수용할 상설 경기장이 없고, 실업팀을 운영할 재정적 형편이 되지 않다 보니 e스포츠 산업 활성화 실현 가능성은 의문이 따른다. 따라서 종목 개발과 프로대회 유치, 인력 양성 등을 통한 경쟁력을 확보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도 관계자는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한 지역에서는 행사 기간 중 소비지출과 방문자 수가 상승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도 “관련 법안은 프로대회 유치 시 혜택이 해당하는 만큼 지역에서 이를 어떻게 적용해 나갈지는 미지수인 상태”라고 밝혔다.
임권택 감독과 함께 영화 ‘만다라’, ‘길소뜸’ 등을 집필한 故송길한 시나리오 작가 추모 상영이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열린다.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는 지난해 12월 별세한 송길한 작가를 추모하기 위해 특별공로상을 수여하고 ‘故송길한 작가 추모 상영’을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추모 상영작은 1984년 불교계의 반발로 제작이 중단된 영화 ‘비구니’이다. 미완성 영화로서 제작 당시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관계자 증언이 담긴 다큐멘터리가 포함되어 있다. 1940년 전주에서 태어난 송길한 작가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1970년 시나리오 ‘흑조’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시나리오 작가로 입문했다. 40년 넘게 활동하며 시나리오 45편을 집필한 작가는 임권택 감독과 작업하며 한국 영화를 세계적인 반열로 끌어올린 인물로 꼽힌다. 지난해 위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작가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시작된 2000년부터 부집행위원장으로 참여하며 영화제의 초석을 다져왔다. 외부 영향력을 차단하고 독립·대안영화를 중심으로 하는 전주국제영화제만의 방향성을 구축하는데 큰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실제 조직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변영주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지역 영화사-전주’의 시나리오를 집필하기도 했다. ‘영화의 도시’라 불렸던 전주를 추억하고 전주국제영화제의 본격적인 출범을 선언했다. 송길한 작가 추모 영상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지역 문화예술 저변 확대와 세대 간 소통을 통해 공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시회가 4월 27일까지 하얀양옥집에서 열린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대표이사 이경윤)이 운영하는 하얀양옥집에서 2025년 첫 기획전시 '가지각색, 꽃'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지역 예술인과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예술 프로젝트로 '꽃을 그리는 마음과 봄을 맞이하는 마음은 같은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전시이다. 지역소멸 위기 속에서 살가아는 주민들의 진솔한 삶과 마음을 관람객들에게 나누고자 기획됐다. 특히 이번 전시는 전북일보의 지역 소멸 위기 프로젝트 '청년 이장이 떴다'와 협력했다. 청년 인구가 단 한명도 없는 완주군 고산면 화정마을 할머니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매화꽃, 백합, 달리아, 수선화, 무궁화, 튤립, 해바라기 등 다양한 꽃 그림 23점을 직접 그렸다. 그림 속 꽃들에는 할머니들의 소중한 추억과 삶의 이야기가 담겼으며, 외로움을 희망으로 바꾼 따뜻한 손길이 묻어난다. 전시에 참여한 지역 작가는 이종만, 박상규, 최분아, 이동근, 조현동 등 5명이다. 거친 붓질과 강렬한 색채로 희망을 표현한 이종만 작가, 조형적 요소로 꽃의 조화를 나타낸 박상규 작가, 꽃을 통해 행복과 따스한 향기를 전한 최분아 작가, 섬세한 표현으로 감정을 담아낸 이동근 작가, 생명의 존귀함과 아름다움을 표현한 조현동 작가 등 각자의 독특한 개성과 기법으로 표현된 작품들이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또 전시 기간 중 하얀양옥집 2층에서는 화정마을 할머니들의 인터뷰 영상도 상영된다. 영상 속 할머니들은 “꽃을 좋아하는데, 잘 그리지 못하겠다”며 수줍고도 진솔한 이야기를 전해 관람객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함께 외로움에서 피어난 희망을 전한다. 오는 26일에는 참여 작가들과 화정마을 할머님들이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도 예정돼 있으며, 세대를 넘어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특별한 문화 교류의 장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경윤 대표이사는 “하얀양옥집은 앞으로도 도내 예술인과 도민이 함께 문화예술을 경험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며 “이번 전시가 도민들에게 외로움을 넘어 따뜻한 봄의 희망을 전할 수 있길 바란다” 고 말했다. 한편 과거 도지사 관사였던 하얀양옥집은 현재 문화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전시는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김준권의 작품 '회상'은 따뜻한 색감과 부드러운 선을 사용하여 자연의 평화로움을 강조하고, 한국 전통 산수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산과 강 등 자연요소를 섬세하고 웅장하게 표현하는 작가는 작품 '회상'에서도 우리 국토와 자연, 그리고 인간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전통 채색화 기법인 진채와 담채를 구사해 완성된 '회상'은 마치 붓으로 그려낸 듯 섬세한 필치가 인상적인 김준권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대학로 식당가에 갑니다. 골목을 두고 밥집이 나란합니다. 짬뽕과 짜장면 사이 망설이지 마시라, ‘짬짜면’이 생겼다던가요? 이 집으로 갈까, 저 집으로 갈까, 오늘도 고민 고민 끝에 국밥집 문을 밉니다. 아침도 한술 뜨는 둥 마는 둥 했건만, 돼지머리국밥 순대국밥 콩나물국밥 따로국밥……, 국밥집 앞 전봇대 통신선이 꼭 거미줄만 같습니다. 꼬르륵 놓친 점심때, 메뉴를 고를 수 없습니다. 뭐가 좋을까요? 뭐가 맛있을까요, 타전해 묻고 싶습니다. 옆 식탁의 청춘들도 쉽게 결정을 못 하는 눈치네요. 너나없는 결정장애는 복잡한 세상 탓에 머릿속이 더욱 꼬이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도대체 뭘 먹을까요? 물어도 거미줄처럼 얼키설키 얽힌 저 통신선이 불통일 듯싶습니다. 아이러니네요. 식당이 이렇게나 많아서, 식당마다 메뉴가 차고 넘쳐서 밥 한 끼 먹기 난감합니다. 안경을 고쳐 쓰고 꼼꼼 메뉴판을 찾아봐도 짬짜면은 보이지 않네요. 별수 없이 돼지머리국밥을 주문합니다. 허겁지겁 체하지 않으려면 물부터 한 잔 마셔야겠습니다.
창극 속 ‘청’이 눈을 뜨기 전에 먼저 포스터 속에서 깨어났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단이 준비한 2025 창극단 제58회 정기공연-창극 ‘청’의 포스터가 공개되며 첫걸음을 뗐다. 이번 작품의 포문을 연 것은 다름 아닌 김선두 화백이 그린 주인공 '청'의 모습. 깊은 먹빛과 힘께 오묘한 매력을 뽐내는 한국적인 멋이 듬뿍 담긴 색감의 물감으로 탄생한 ‘청’의 얼굴에는 결연함이 보인다. 꽃다운 나이 16세에 걸맞게 그림 속 ‘청’의 두 뺨은 탐스런운 복숭아 빛으로 물들어 수수하고 소박한 멋을 풍기고 있지만, 그의 눈동자와 손끝, 참하게 쪽진 가르마 중 삐죽 튀어나온 잔머리 등을 통해 슬픔과 함께 강인함, 약간의 두려움을 읽을 수 있다. 은은한 색감의 장지 위 깊은 먹빛으로 탄생한 ‘청’의 그림이 포스터로 공개되며, 올해 창극단이 선보일 새로운 심청전의 시작을 알렸다. 이번 포스터 속 ‘청’의 초상화를 그린 김 화백은 중앙대 명예교수로서, 한국 초상화의 진맥인 이종상 화백의 계승자로 가장 활발하게 활약하고 있다. 그는 초연 때 ‘청’을 보았던 감동을 되살리며 이 작품을 그렸다. 김 화백은 “이번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단의 정기공연에 쓰일 2가지 버전의 초상화를 그리며, 인당수에 몸을 던지기 전 심청이라는 인물이 느꼈을 감정에 이입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설화 속 가상의 인물을 그려내는 일이라 인물의 감정을 일차원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표정을 섬세히 포착하기 위해 수많은 고민을 했고, 황후 이전의 평민 신분의 심청을 표현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고 말하며 그림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작품 속 청의 슬프고도 강인한 감정을 더욱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하루 중 가장 극적인 시간대로 생각된 노을이 질 때를 시간적 배경으로 설정해 그림의 색감을 구성하는 등 인물의 내면이 투영된 겉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번 창극 ‘청’은 지난해 정기공연으로 선보여진 ‘춘향’에 이은 전통창극 레퍼토리로,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관현악단·무용단이 함께 제작한 작품이다. 공연은 다음 달 18~19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예정됐다. 심청 역할은 한단영·채정원(객원), 심봉사역할은 김도현·임현빈(객원)이 열연하며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제21대 임실문화원 신임 원장에 박정우 원장이 20일 취임했다. 이날 임실문화원 공연장에서 열린 임실문화원장 이·취임식에는 심민 군수를 비롯한 장종민 임실군의회 의장, 박정규 전북특별자치도의원, 류관송 임실경찰서장, 윤석정 전북애향본부 총재, 한병태 전북문화원 연합회장과 14개 시군 문화원장 등 주요 내빈 300여 명이 참석해 임실문화원의 변화와 도약을 축하했다. 신임 박정우 원장은 김태진 전 임실문화원장 건강상의 이유로 직무가 어려웠던 지난 2년 동안 임실문화원 부원장으로 직무대행을 해오며 임실군민의 인문 소양 증진과 애향심 고취에 기여해 왔다. 또 현재 그는 임실군 사회복지협의회 회장과 민주평통임실군협의회 회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7일 문화원 정기총회에서 65%의 득표율로 제21대 임실문화원장으로 당선된 박 원장은 2029년 2월까지 4년 동안 임실문화원을 이끌어간다. 박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과거를 통해 현재를 지혜롭게 살아가고, 현재의 우리 모습을 통해 미래를 비추어보는 역사 문화의 중심지로서 임실문화원을 운영해 나가고자 한다”며 “임실군민은 물론 전북특별자치도민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임실문화원을 사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면에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 많이 격려해 주시고 이해해 주시고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심민 군수는 “앞으로 신임 박정우 원장님께서 문화원이 임실 문화의 거점으로 군민 모두가 문화를 통해 보다 품격 높은 생활을 향유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임실군 역시 박 원장님의 행보에 맞춰 임실문화원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가 시행중인 포괄임금제가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직위가 시간외 근무수당 지급 방식을 변경하고, 보수 규정을 개정하지 않은 채 포괄임금제를 도입해 법적 문제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다만, 조직위는 포괄임금제 도입 배경으로 예산 부족과 최저임금에 따른 생계유지 불안 등을 꼽았다. 노동환경 전반에 대한 개선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근로기준법’ 위반 논란 불거져 전북도의회 장연국 의원(비례)은 지난 18일 조직위가 2022년 6월 1일부터 포괄임금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도입 과정부터 법적 하자가 있고 근로기준법을 위반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조직위는 예산 한계로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임금의 지급 방식이 아닌 포괄임금제를 도입하고 있다. 문제는 조직위 보수 규정에 초과근무수당 규정이 엄연히 있다는 점이다. 실제 조직위 사무국 보수 규정 제4장 13조(초과근무수당)에는 ‘직원 중 초과 근무자에 대하여는 법령과 보수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예산의 범위 내에서 시간외 근무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더욱이 실제 초과근무 여부와는 무관하게 월 10시간에 해당하는 금액을 정액 지급하겠다는 임금 계약서는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장연국 도의원은 “조직위는 취업규칙과 복무 규정상 고정된 근무시간을 명시한 사업장이므로, 현재 시행 중인 포괄임금제는 원천적으로 무효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실태 파악을 통해 적법한 임금 지급과 처우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제 된 포괄임금제는 '포괄임금제'는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 연장, 야간, 휴일근로수당 등 추가 수당을 미리 정해 일정한 금액만큼 기본급과 함께 지급하는 것이다. 즉, 초과근무를 따로 계산하지 않고 기본급에 포함해 일괄 지급하는 일반 계약 형태로 법적으로는 명확히 규정된 제도가 아니고 대법원 판례를 통해 일부 인정된 방식이다. 판례에 따르면 포괄임금제 적용 사업장은 △근로시간 산정이 어렵고 △근로자가 동의하며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는 경우 등 엄격한 요건 하에서만 인정된다. 그러나 조직위는 복무규정 등에 근로시간이 ‘1일 8시간, 주 40시간을 원칙으로 한다’로 정해져 있는 상태다. △조직위 “임금 인상 방안 마련 시급” 조직위는 20일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장연국 도의원의 지적에 대해 “저임금에 시달렸던 직원들이 법이 허용한 테두리 안에서 스스로 해법을 찾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포괄임금제 도입은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과 기본적인 수당만 지급되는 열악한 근무환경의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 전북도의 보조금을 받는 세계비엔날레조직위의 경우 격년으로 행사가 열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억 원이 넘는 예산이 지급된다. 반면 소리축제는 해마다 축제 기획부터 운영, 섭외까지 강도 높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한 해 25억 원의 예산이 지원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직위 관계자는 “축제가 1년 동안 열리는 게 아니어서 초과근무를 할 수 있는 기간은 3~4개월이 전부”라며 “나머지 8개월 동안은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과 식대가 전부이기 때문에 고안한 방법이 포괄임금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금 지급 방식보다 적절한 인상 방안 마련이 더욱 시급한 과제”라고 토로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선정작 10편이 20일 공개됐다.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 한국경쟁은 장르의 구분 없이 감독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한국영화를 이끌어갈 신인 감독들의 등용문으로 매년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 간 진행된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공모에는 165편의 영화가 접수됐다. 심사위원들의 심도 있는 심사를 거쳐 극영화 9편과 다큐멘터리 1편 총 10편이 최종 선정됐다. 올해 한국경쟁 심사에는 전주국제영화제 문석, 문성경, 전진수 프로그래머 3인이 참여했다. 심사위원들은 “이번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심사는 역대급”이었다며 “출품작의 숫자도 증가했지만, 영화의 질적 수준이 전반적으로 올라 10편을 선정하는데 매우 어려웠다”고 극찬했다. 특히 올해 가장 두드러진 키워드는 ‘LGBTQ’였다. 소수자를 이르는 말로,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 퀴어(queer)의 머리글자를 따왔다. 심사위원들은 “LGBTQ 관련 영화는 한국단편경쟁에서도 강세를 보였다”며 “과연 한국 사회의 내밀한 변화가 자연스레 영화에 반영된 것인지 영화인들의 희망이 투영된 것인지, 아니면 LGBTQ라는 소재를 영화제가 선호할 것으로 생각한 감독들의 의도 탓인지는 두고 볼만하다”고 설명했다. 영화제의 단골 메뉴인 유사가족 이야기는 올해 여성 연대극과 결합했다. 심사위원들은 “미투 사건 이후 전주를 비롯한 여러 영화제와 주류 영화계에서도 선보였던 여성 영화가 이런 방향으로 발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보육원 퇴소를 앞두고 미래에 대한 불안 속에서 살아가는 세정이 어릴적 생명의 은인이라고 주장하는 중년 여성과 만나 동행하는 여정을 담은 방미리 감독의 <생명의 은인>부터 가족 3대의 여성들이 연대하며 삶을 꾸려가는 이은정 감독의 <숨비소리> 등 여성의 연대 이야기가 다수 포진됐다. 출품작 중 이은희 감독의 다큐멘터리 ‘무색무취’는 소재나 만듦새가 모두 완성도 높은 영화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조명한다. 심사위원들은 “주류 영화산업의 침체가 독립영화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각종 지원사업 마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훌륭한 작품들이 다수 출품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전주국제영화제를 기점으로 한국영화가 불꽃을 피울 수 있도록 영화제도 책임감을 가지고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를 비롯한 전주시 일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연애할 때/ 내 화살/ 과녁으로 받아주고/ 잔 가득/ 삼십 년을/ 웃음 살풋 채워 주던,/ 아내가/ 시위를 당긴다/ 자음 모음 날이 서다”(시‘아내, 활을 쏘다’ 전문) 30여 년 동안 시조에 대한 순애보 사랑을 이어가고 있는 이종현 시조 시인이 첫 시조집<아내, 활을 쏘다>(실천문학)을 펴냈다. 이 시인이 지난 30여 년간 독학으로 터득해 빚어낸 산물인 이번 책은 총 4부로 나뉘어 70편의 시조 작품을 품고 있다. 문학의 여러 장르 중에서도 오로지 우리 문학의 전통성을 지닌 ‘시조’만을 고집해 온 과정을 보면 사소한 일상적인 것들에게 생명을 불어넣고 확장해 삶의 이치와 보편적 진리를 창출해 낸다는 특징을 지닌다. 시인은 “문학을 하게 된 것은 우연이다. 37년여 전 장애의 몸으로 대학을 고학으로 다니던 삶 속에서 문학을 만났다”며 “자취방에서 지친 몸을 뒤쳑이다 일간지에서 마주한 독자 시조, 몇 번의 투고 끝에 활자화되면서 시작했다. 형식도 알지 못한 채 어설픈 형상화로 하루를 옮겨 적으면서 오래도록 이어왔던 시조다”라고 말하며 시조를 사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오랜시 간 동안 시조와 함께 살아왔지만, 비로소 첫 시조집을 상재하게 돼 너무 기쁘다”며 “앞으로도 깊고 넓은 세계로 뿌리를 세우며 시조의 지평을 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임실 출생인 이 시조 시인은 현재 강원도 춘천에 살고 있다. 그는 현재 대한장애인역도연맹 상임 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다.
봄이다. 긴 겨울을 지나 땅이 깨어나듯, 우리도 새로운 시작을 꿈꾼다. 땅속에서 움튼 새순은 고요한 인내 끝에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고, 들녘의 씨앗은 따스한 햇살을 머금으며 생명의 여정을 시작한다. 무엇이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계절, 우리의 마음도 봄을 닮아야 하지 않을까. <직진도 충분히 아름답다>의 저자 송태규는 바로 그런 삶을 살아간다. 그는 스스로 한계를 넘고자 했던 도전을 통해 성장했고, 마침내 활짝 피어났다. 어릴 적 그는 운동과는 거리가 먼 아이였다. 마흔이 넘어서야 비로소 자신을 넘어서는 도전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증명해 보였다. “도전 없이는 성취도 없다.”(프레드 데버)라는 말처럼, 그는 도전을 통해 스스로를 변화시키며 삶의 아름다움을 발견해 나간다. 그의 가장 대표적인 도전은 울트라마라톤과 철인 3종 경기다. 마라톤 하나도 버거울 법한데, 그는 교통사고로 무릎 수술을 받은 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더 큰 도전에 나섰다. 철인 3종 경기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 극한의 인내를 요구하는 경기다. 거친 파도를 헤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지칠 대로 지친 몸으로도 자전거 페달을 밟아야 하며, 마지막에는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것조차 힘겨운 마라톤이 기다리고 있다. 그는 이 모든 과정을 가족의 응원과 동료들과의 연대의 힘으로 직진하며 이겨냈다. 그의 ‘직진’은 고등학교에 재직할 당시에도 통했다. ‘도전! 골든벨’에 여러 차례 도전하고 등교 시간에 단속 대신 음악으로 맞이하는 등 늘 학생 편에서 발전적인 것을 추구했다. 특히 '500회 헌혈'을 향한 조용한 도전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의 선한 영향력은 가족에게 전해졌다. 아들과 딸, 며느리까지 함께 헌혈을 이어가며 ‘헌혈 명문가’가 되었다. 또 주변의 친구와 지인들도 그의 뜻에 동참하고 있다. 한 사람의 실천이 가족을, 그리고 이웃을 변화시킨 것이다. 그가 흐르게 한 따뜻한 피는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길이 되었고, 사랑의 강물처럼 이웃을 향해 흘러가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문장은 “강한 자가 버티는 게 아니라, 버티는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말이다. 우리는 때때로 강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낀다. 하지만 저자가 보여준 강함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견디는 작은 용기에서 비롯된다. 지치고 힘든 그 순간에도 한 걸음 더 내딛는 것임을 그는 몸소 증명해 보였다. 이 책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에게 지금 필요한 직진은 무엇인가?” 살아가다 보면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머뭇거리게 된다. 도전을 망설이거나,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삶은 넘어지고 깨져도 다시 일어서는 사람의 것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빠르지 않아도, 우리는 각자의 속도로 직진할 수 있다. 그래서 오늘, 나는 저자처럼 다시 직진을 선택한다. 아울러 당신도. 봄처럼 다시 피어나길. 이진숙 수필가는 전직 국어교사 출신으로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부문에 당선됐다. 이후 최명희문학관에서 “혼불” 완독 프로그램 진행하며, <우리, 이제 다시 피어날 시간> 오디오북 출간했다
이근풍 시인은 삶의 슬픔과 쓸쓸함을 끌어안은 시편들을 잔잔한 화법으로 써왔다. 신간 <새로워진 마음으로>(오늘의문학사)에는 그동안 이근풍 시인의 시에 등장했던 삶에 대한 성찰과 시 쓰기에 대한 고민을 비롯해 독특한 상상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시들로 빼곡하다. 기교 없는 시어와 감각적인 정서들을 간결하게 엮어내며 독자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이근풍만의 시풍(詩風)을 확립했다. “잘못한 일 있다면/스스로의 노력으로/바꿀 수 있는데도/팔자타령 미리 한다//어떠한 일 한다 해도/노력 없이 되는 일은/단 하나도 없다는 것/살아가며 깨닫는다”(‘노력 없이 되는 일은’ 전문) 시인은 삶의 근원적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적 성찰과 혜안으로 웅숭깊은 서정의 세계를 펼쳐보인다. 담백한 언어로 표현한 생각들이 시가 되고, 따뜻한 여운을 남긴다. 짜임새 있는 운율은 독자들에게 리듬감을 형성하며 읽는 즐거움을 전달한다. 독자를 배려하며 써내려간 100편의 시들은 한 폭의 수묵 담채화처럼 글을 읽는 동안 서서히 마음에 와 닿는다. 깨끗하고 맑은 언어와 구순(九旬)이라는 시간을 살아낸 시인의 지혜로 빚어낸 문장들 덕분일 것이다. 이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파도처럼 살아온 인생길 어느덧 구순(九旬), 꽃잎 떨어진 뒤에야 봄이었음을 알았고 단풍잎 진 뒤에야 가을이었음을 알았다”며 “고목나무가 더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고, 하루의 햇빛 중에서도 제일 아름다운 빛이 저녁노을인 것을, 독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희망의 불씨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다”고 밝혔다. 임실에서 태어난 이근풍 시인은 전북대 상과대학을 졸업하고 경찰공무원으로 정년퇴임했다. 계간 <오늘의문학>16집에 ‘할미꽃’ 등 4편의 시를 발표하며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와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전북인실문학회 회원이다. 시집 <나에게 쓴 편지> <못다한 말> <둘이서 엮는 사연> 등 다수의 시집을 출간했다.
도보답사 선구자 신정일(71)이 <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군산>(신아출판사)으로 독자를 찾아왔다. 문화사학자이자 도보여행가 등으로 대중에게 알려져 있지만, 그는 <섬진강 따라 걷기> <낙동강> <길 위에서 배운 것들> 등 100여권의 책을 펴낸 작가이기도 하다. 이번 책에서는 금강과 만경강 등 두 강 사이에서 발달한 도시 군산에 대한 역사와 문화, 그리고 도시의 특별함을 소개한다. 신문과 책 등 다양한 지면을 통해 발표되어 온 군산 관련 이야기도 엄선해 수록했다. 군산에 대한 저자의 글들은 길지 않은 분량 속에서도 촌철살인의 메시지가 빛을 발하며, 도보여행가 신정일의 넓은 시야과 특유의 입말을 살린 문체가 글에 윤기를 더한다. 1970년대에 군산 하면 떠오르던 ‘군산상고 야구부'에 대한 흥망성쇠를 풀어낸 글속에는 그 시절 군산에 대한 애틋함과 군산상고에 대한 추억이, 군산 죽성포구 ‘째보선창’의 어제와 오늘을 기록한 문장에는 질곡 많은 포구의 역사 등이 감명 깊게 펼쳐진다. “급하게 경사진 언덕 비탈에 게딱지같은 초가집이며 낡은 생철 집 오막살이들이 손바닥만한 빈틈도 남기지 않고 콩나물 길 듯 다닥다닥 주어 박혀 언덕이거니 짐작이나 할 뿐이다. 이러한 몇 곳이 군산의 인구 칠만 명 가운데 육만 명도 넘는 조선 사람들의 거의 대부분이 어깨를 비비면서 옴닥옴닥 모여 사는 곳이다. 대체 이 조그만 군산 바닥이 이러한 바이면 조선 전체는 어떠한 곳인고, 이것을 생각해 보았을 때의 승재는 기가 탁 질렸다”( 채만식 탁류 중에서) 책 서문에는 채만식이 소설 '탁류'에서 묘사한 군산에 대한 풍경이 수록되어 있다. 조선 시대 군현이었던 '옥구'와 '임피' 고을의 끝자락에 자리 잡은 조그마한 마을 군산포가 오늘날의 군산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저자 신정일은 서문에서 "지나간 역사와 지금의 현재가 충돌하면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있는 군산 지역을 흐르는 강이 금강"이라며 "일제강점기를 거쳐 현재에 이른 군산, 먼 훗날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하고 또 변해갈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고군산군도를 품고 있는 군산의 역사와 문화 속으로 들어가보길 바란다"고 책에 대해 설명했다. 국가유산청 문화재위원이자 문화사학자인 저자 신정일은 1989년부터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까지 '길 위의 인문학'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옛길인 영남대로와 성남대로 관동대로 등을 도보로 답사한 도보여행가이기도 하다. 수십년 간 우리 땅 구석구석을 걸어온 이력과 방대한 독서량을 무기로 <대동여지도로 사라진 옛 고을을 가다)(전3권), <길에서 만나는 인문학>, <대한민국에서 살기 좋은 곳 33> 등 다수의 책을 펴냈다.
김준권의 '가파도 보리밭'은 성산 일출봉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만든 작품 1점과 등지고 바라보는 방향으로 만든 작품 1점이 있다. 가파도는 우리나라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낮은 섬으로, 한반도 남단에 위치한다. 가파도에서는 보리를 관광지 조성을 위한 경관농업 목적으로 키우는데, 4월이면 작품과 같은 푸른 보리밭을 볼 수 있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는 작가는 가파도 보리밭의 아름다운 풍경을 작품으로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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