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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전북문화계 결산] ➂축제-화려한 성과 뒤 조직 운영 그림자 커

올해 치른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와 2024 전주세계소리축제 모두 화려한 성과는 거뒀지만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조직 운영의 그림자가 컸다. 전주독서대전과 한지축제, 전주비빔밥축제 등 시민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마련된 전주형 통합축제는 정체성 없는 백화점식 축제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전북예술인들의 축제인 전라예술제 역시 짧은 준비 기간으로 지역 문화‧예술을 보여주기엔 한계가 있었다. △프로그램 안정화된 영화·소리축제…지역 밀착과 조직 운영 물음표 극장을 찾지 않는 시대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국민 10명 중 9명이 구독하는 시대에서 전주국제영화제는 관객들에게 새로운 영화적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분투했다. 영화제를 찾은 방문객들의 특성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고민했고, 답을 찾으려는 시도들이 돋보였다. 올해 영화제는 한국영화 1513편, 국제경쟁 81개국 747편의 작품이 출품되며 역대 최다 출품 기록을 경신하는 쾌거를 이뤘다. 총 6개 극장 22개관에서 43개국 232편의 작품을 590회 상영했고, 매진 회차는 590회 중 381회로 상영 회차의 64.6%가 매진을 기록했다. 세계적인 거장 차이밍량 감독이 23년 만에 전주국제영화제를 방문해 주목을 받았다. 미야케 쇼, 허진호, 김한민 감독을 비롯해 변우석, 유지태, 데라켐밸 배우까지 2400여명의 영화 관계자들이 영화제를 찾아 관객들과 소통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23년 만에 축제 개최시기를 가을에서 여름으로 옮기며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공연예술축제로 변화를 추구해온 소리축제가 전통예술 기반의 공연물은 극장에서, 대충 진화적인 공연은 야외무대에서 펼침으로써 예술성과 축제성을 두루 갖춘 여름축제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전북에 뿌리를 둔 농악과 판소리를 소재로 한 개·폐막 공연을 비롯해 판소리와 창극, 음악극, 전통풍물굿까지 닷새간 80개 프로그램에 106회 공연을 선보였다. 올해는 축제 기간을 열흘에서 닷새로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객석 점유율이 84.2%로 지난해보다 14%P 올라 예술성과 흥행성을 두루 잡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처럼 두 축제 모두 안정기에 접어든 만큼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하지만 지역에서 개최하는 축제인 만큼 지역과의 밀착과 조직 운영 내실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리축제는 23년 만에 축제 개최시기를 변경했지만, 제대로 된 의견 수렴 없이 서둘러 개최시기를 변경해 잡음이 일었다. 영화제 역시 행사를 두 달여 앞두고 촉발된 내부 분열로 파행을 겪어야 했다. 영화제는 홍보팀장 없이 치러졌고, 홍보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불편은 고스란히 관객들의 몫이 돼버렸다. △지역축제, 신선한 기획력과 내실 있는 프로그램 필요 6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북지역 가장 큰 예술축제인 전라예술제는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지만 분과별 프로그램을 나열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새로운 시도나 기획력으로 쇄신해야 한다는 평가다.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전주형 통합축제 ‘전주페스타’는 투입된 예산에 비해 축제의 정체성과 차별성을 살리지 못하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전주가 '맛과 멋'의 고장으로 불리는 만큼, 지역축제의 새로운 가치를 발굴할 수 있는 내실 있는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할 것이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12.23 15:56

이어서 개인전 '시침핀'…서학동사진미술관 29일까지

미술가 이어서의 두번째 개인전이 29일까지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열린다. ‘시침핀’을 테마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황동으로 제작된 시침핀과 삼베, 추포 등의 섬유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일상 속 바느질에서 우연히 시침핀의 역할과 존재감을 생각하다 자연스럽게 작업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한다. 시침핀을 하찮게 여기는 이들도 있지만 실제 옷감을 마주대고 바느질을 해본 사람들은 시침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밖에 없다. 이에 작가는 시침핀에 존재감을 부여해주고 예(禮)를 갖추어 작품화했다. 주인공이 완성되기 위해 존재하는 소모품에서 시침핀 자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특별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무심하게 누구에게나 선뜻 내 줄 수 있는 시침핀들, 그것들의 이야기”라며 “길고 긴 시간 동안 내가 지나친 그 수많은 나의 인생의 시침핀들은 어딘가로 흘려버리고 다시 시작점으로 주섬주섬 지겨운 손길을 옮기고 있는 걸까”라고 회상한다. 국민대 예술대학 입체미술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작가는 지난 2022년 ‘내가 세운 나뭇가지 하나’라는 타이틀로 개인전을 가졌다. 한편, 서학동사진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끝으로 30일부터 내년 1월 20일까지 3주간 휴관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4.12.22 16:36

전주 서고산성, 전북자치도 문화유산 지정

전주 황방산(서고산) 일대를 중심으로 전주 서부권의 방어 기능을 담당했던 전주 서고산성이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전북자치도는 지난 20일 전주 서고산성을 전북자치도 문화유산(기념물)으로 지정 고시했다. 서고산성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발간한 '조선보물고적조사자료'에 처음으로 기록됐고, 지난 1970년대부터 2017년까지 3차례의 지표조사를 통해 개략적인 현황이 파악됐다. 전북자치도와 전주시는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차례의 시굴·발굴조사를 통해 삼국시대에 처음으로 축조된 토축 성벽과 통일신라시대에 개축된 석축 성벽 그리고 삼국시대~후백제 건물지 등을 확인했다. 삼국시대 토축 성벽의 경우 산사면을 L자형 또는 계단식으로 굴착한 뒤 점토와 석재, 모래 등을 섞어 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통일신라시대에는 백제의 토축 성벽을 일부 절토한 뒤 석축으로 개축한 흔적이 발굴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서고산성은 이러한 시굴·발굴조사를 통해 성곽의 축조 방법과 변천 과정에 대한 전모가 드러나며 시대성을 담은 대표 산성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시는 서고산성이 전북자치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만큼 유적 훼손 방지, 경관 보존을 위해 역사문화환경 보존지구 고시 절차를 이행할 계획이다.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하면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 발굴조사, 산성 정비·복원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은영 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서고산성은 발굴조사를 통해 역사적 가치가 증명된 전주의 중요 유산"이라며 "향후 전주 서고산성이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발굴조사와 정비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4.12.22 16:29

[2024 전북문화계 결산-②전시·공연] 도민과 마주한 문화행사 늘었지만 퀄리티는 '글쎄'

전북 무대예술과 전시 분야는 작지만 큰 울림이 있는 성과를 보였다. 올해 문화계 예산이 대폭 삭감되며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이 더욱 어렵게 한 해를 시작했지만, 음악 장르별·내용별로 사회적 메시지 등을 전달하는 새로운 시도들은 더욱 다채로웠다. 특히 올해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원년의 해를 맞이해 이를 기념하기 위한 공연과 전시도 끊임없이 선보이며, 예술활동을 통한 참신한 시도들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도민들과 마주할 수 있는 문화 행사의 양은 늘어났지만, 그에 비해 공연과 전시의 질은 떨어졌다는 평가를 남겼다. △다양한 시도 선보인 공연계 움직임 비해 대작 없어 ‘아쉽’ 올해 초 새롭게 수장이 바뀐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은 정통 창극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안고 야심 차게 창극단 정기공연 ‘춘향’을 준비해 공연을 올렸다. 공연은 국악원의 관현악단, 무용단이 함께한 작품으로, 지난 1986년 문을 열어 올해 38주년을 맞은 국악원과 함께 성장해 온 창극단, 관현악단, 무용단의 연륜과 공력을 마주할 수 있는 무대였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극의 전개가 지루했다는 평과 함께 정통 창극의 면모가 부족했다는 아쉬움도 남겼다. 국립민속국악원은 기획 공연 '고택, 고백 Go Back', '달리는 국악무대', 상설 공연 '광한루원 음악회' 등을 통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국악 환경을 조성하고 저변을 확대했다. 또 해외 및 국내 유관기관과의 교류 및 협력을 추진하며, 모든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국악치유 체험프로그램과 어린이 및 청소년을 위한 국악 체험교실을 운영하는 등 K-문화관광 거점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대한민국 문화도시 예비도시로 선정된 ‘전주’의 본도시 지정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전주문화재단의 움직임 역시 눈에 띄었다. 실제 이들은 ‘세계거리축제<전주예술난장>’, 전통혼례 재현식, ‘K-뮤지컬 마당창극’ 등 문화관광을 견인할 굵직한 사업을 추진 시민과 함께 문화예술의 사회적가치를 실현하는 문화 플랫폼을 구성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올해로 지천명을 맞이한 국악 최고 명인·명창 등용문인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는 지난해 처음 도입한 블라인드 심사를 폐지하고, 기존 남성 참가자만 출전할 수 있었던 ‘활쏘기부’ 부문에 여성들의 출사표도 받아들이는 등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를 더욱 발전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모습을 보였다. △지역문화예술 활성화와 도민들의 문화쉼터 역할 ‘톡톡’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올 한 해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에 따라 특별한 사업을 기획해 도민문화 향유 기회 확대와 문화 복지 실현에 힘썼다. 실제 이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 ‘에바 알머슨 특별전:에바 알머슨 Andando(안단도)’ 기획과 더불어 사비나미술관 기획으로 진행된 ‘Snap, Share, Save 우리에게 남을 것은 사람이야’ 전시’ 등을 다양하게 올렸다. 도민들의 문화쉼터로 빠질 수 없는 전북도립미술관 역시 올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부터 지역 미술계의 많은 관심을 모은 '이건희 컬렉션 한국근현대미술 특별전'의 막이 올랐기 때문.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추진하는 이건희컬렉션 지역순회전의 열 번째 전시로 한국 근현대 시기 대표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많은 이의 사랑을 받았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12.22 14:20

[안성덕 시인의 '풍경']이웃

어느 동 무슨 아파트가 부의 가늠자가 되었습니다. 가구당 보유자산의 75%가 넘는다는 아파트가 눈가는 데마다 우뚝합니다. 주거 형태별 비율도 50%를 훨씬 넘는다는데, 언제부터인지 이웃은 온데간데없습니다. 엘리베이터 안 거울은 지루함을 견디게 하고 공간을 넓게 보이려는 이유라지만, 엉거주춤 이웃 간의 어색한 시선을 잠시 맡아주기도 합니다. 큼큼거리며 보이지도 않는 하늘 올려보지 말고, 풀리지도 않은 신발 끈 내려 보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러게요, 아침이면 담 너머로 안부를 묻고 저녁이면 울 너머로 음식을 나누던 이웃들은 죄다 어디로 갔을까요. 아침 8시 엘리베이터 안이었지요. 삐삐 삐삐, 중량 초과로 문이 닫히지 않았습니다. 12층, 엄마와 3학년쯤 아이가 비집고 들어 온 뒤였습니다. 난감한 두 사람 한발 물러났다가 다시 들어오는데 또다시 경고음입니다. 윗집 아랫집 간밤 늦은 퇴근에 아직 천근만근인 눈꺼풀 때문인 듯싶습니다. 아니 꼬박꼬박 아침밥 챙겨 먹는 내 탓인가 생각하는데, 말없이 15층 할아버지가 내렸습니다. 17층 아가씨와 14층 젊은 아빠는 벽으로 바짝 물러섰고요. 빈틈없던 가운데에 자리가 생기고, 엄마와 아이가 들어섰지요. “고맙습니다”, 고마운 이웃이 내리고 고마워하는 이웃을 싣고 엘리베이터는 나비처럼 사뿐 내려앉았지요.

  • 문화일반
  • 기고
  • 2024.12.21 08:00

제41회 전북연극상·2024 엘림연극상·우진청년연극상 수상자 선정

제41회 전북연극상 대상에 공연예술창작소 극단 데미샘의 편성후 씨, 2024년도 엘림연극상에 창작극회 엄미리 씨, 우진청년연극상에 창작극회 류가연 씨가 이름을 올렸다. 전북연극상은 매년 향토 연극 발전에 이바지한 연극인을 위해, 엘림연극상은 지난 2018년 엘림건설 엔지니어링 후원으로 제정됐다. 각각 상패와 상금 100만 원을 수여한다. 전북연극상을 받은 편성후 씨는 지난 1994년 연기활동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30여 년 동안 선도적인 연극인으로 전북연극의 위상과 부흥을 견인하며, 수많은 공연의 배우로서 또는 공연조력자로서 다재다능한 기량으로 전북연극발전을 위해 이바지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북연기자상은 홍영근(극단 작은소리와 동작)·이재현(공연예술창작소 극단 데미셈)·최욱로(전주시립극단)·김소연(창작극회) 씨, 신인연기상은 최애란(완주연극협회) 씨에게 돌아갔다. 수상의 영예를 안은 5인에게는 지난 6월 제27회 박동화연극상의 대상을 받은 이도현 수상자가 후원한 시상금 100만 원(각 20만 원)이 수여될 예정이다. 엘림연극상을 받은 엄미리 씨는 창작극회 단원으로 연극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며, 올해 극단 작은 소동 2024년도 지역대표예술단체 육성지원사업에 ‘이웃집 쌀롱’, ‘할머니의 레시피’, ‘무와의 꿈’과 극단 무대지기 ‘959-7번지’ 작품에서 배우로 참여해 작품을 빛냈다는 평을 받았다. 또 지난해 신설된 만 45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우진청년연극상’은 류가연 씨(창작극회)가 받았으며, 상패와 상금 100만 원이 전달된다. 한편 제41회 전북연극상, 2024년도 엘림연극상, 우진청년연극상 시상식은 오는 24일 오후 3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12.19 18:30

한 상에 담긴 전주 집밥 ‘전주음식 한 상차림’ 전시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도영)이 전주의 풍부한 식재료와 손맛을 담아낸 ‘전주음식 한 상차림’ 전시를 오는 22일까지 진행한다. 전당은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전주의 음식 문화 우수성을 홍보하고 관광 상품화를 시키고자 ‘집밥’을 주제로 자료 조사 및 전문가 자문을 통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밥상 12종을 개발했다. 전당 3층 한식자료실에서 진행되는 전시에서는 사계절의 특징을 담아낸 봄(일상반상), 여름(늘상반상), 가을(노을반상), 겨울(온기반상)과 함께 △전주 10미를 활용한 전주 비건 밥상 △간장양념으로 맛을 낸 전주비빔밥 △연의 향기를 담은 연향 밥상 △주안상과 다과상 등 전주의 맛을 담은 상차림을 선보인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는 따뜻한 차와 다과를 제공돼 전주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예정이다. 전시 관련 자세한 사항은 한식문화팀(063-281-1582)으로 문의하면 된다. 이와 관련 전당은 19일 유관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주음식 한상 차림으로 개발된 상차림 12종을 소개하는 보고회를 진행했다. 김도영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은 “이번 전시는 전주 지역의 집밥 문화 가치를 재조명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며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전주 밥상이 우수한 전주의 음식문화를 알리는 매개체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강모
  • 2024.12.19 18:29

[2024 전북문화계 결산] ① 문화계 사건- 후보 자격 시비로 몸살 앓고, 보복성 예산 삭감으로 시끌

2024년 전북 문화‧예술계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1년을 보냈다. 희망을 품고 시작했지만 사건‧사고가 잇따랐고 많은 과제를 남겼다. 본보는 5차례에 걸쳐 올 한 해 도내 문화계를 정리하며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다. 첫 번째로 1년간 도내 문화‧예술계의 굵직한 사건을 짚어봤다. 올해 문화계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상반기 움직임이 주춤했다. 하반기에는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로 도내 예술인들은 큰 충격과 혼란에 빠졌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전북문화관광재단과 전북도의회 간 갈등이 보복성 예산 삭감으로 번지면서 예술인들에게 불똥이 튀었다. 자격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 전북연합회(전북예총) 회장 선거는 자진 사퇴라는 불명예와 보궐선거에 돌입해야 했다. 혼란 속에서도 문화‧예술인과 관련 민간단체들은 공연‧전시‧출간 등의 활동을 꾸준히 이어갔다. △시끄러웠던 전북예총=새해 벽두부터 전북예총 회장 선거가 시작돼 전북 문화 지형도가 재편된 한 해였다. 그러나 전북예총 회장을 비롯한 예총 산하 협회 선거로 인한 잡음이 계속됐다. 올해 초 제25대 전북예총 회장 선거에서 떨어진 최무연 후보가 회장으로 선출된 이석규 회장에게 회장 후보 자격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해 문화예술계를 진흙탕 싸움으로 끌고 가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샀다. 결국 전북예총 회장 선거가 무효라며 낙선 후보가 낸 가처분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되면서 회장 직무 집행이 정지됐다. 자격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이석규 회장은 회장 선출 5개월 만에 자진사퇴하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우여곡절 끝에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소송을 제기한 최무연 후보가 신임 회장으로 뽑혔다. △상처로 얼룩진 전북문화관광재단=올해 문화 관련 사업 예산이 반토막 나면서 지역 문화계는 한기가 돌았다. 애초 예산에서 굵직한 문화 사업들이 줄줄이 삭감됐고 지원금은 최대 30%가량 줄어들면서 침체기를 겪어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전북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회에서 2025년도 전북문화관광재단 예산을 무더기로 삭감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예산 심의에 앞서 전북도의회 박용근 의원은 긴급 현안 질의와 행정사무 감사에서 재단의 인사 문제를 지적했다. 지방재정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아 해임된 재단의 팀장급 직원이 복직 후 본부장으로 승진한 점을 집요하게 문제 삼으며 개선을 요구했다. 이후 예산 심의 과정에서 문화예술 분야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이를 두고 재단과 의원들 간의 특정 인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했다. 재단 직원들은 도의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항의했고, 지역 문화예술인 70여 명은 재단 예산이 도의회 상임위에서 대폭 삭감된 것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도의회는 심사 과정에서 삭감한 문화예술 분야 예산 86억 원을 모두 복원했지만,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상처만 남겼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12.19 18:29

호남오페라단이 준비한 송년음악회, ‘푸치니가 사랑한 여인들’

주세페 베르디와 더불어 오늘날까지 많은 사랑을 받는 이탈리아 오페라계의 거장, 자코모 푸치니 음악의 정수를 만나볼 수 있는 음악회가 열린다. 호남오페라단 송년음악회 ‘푸치니가 사랑한 여인들’을 오는 21일 오후 4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개최한다. 매년 연말마다 송년음악회를 개최해 왔던 호남오페라단이 이번 공연으로 조명할 인물은 올해로 서거 100주기를 맞은 ‘자코모 푸치니’다. 자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 1858-1924)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활발히 활동한 이탈리아의 오페라 작곡가다. 그의 작품은 감정적인 깊이와 뛰어난 멜로디로 잘 알려져 있으며, 현대 오페라의 기초를 다지기도 했다.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의 대표작 중에서도 많이 애창되는 아리아와 중창을 중심으로 구성될 이날 공연에는 지난달 정기공연으로 열렸던 ‘오텔로’에 출연해 열연을 보여준 초청 가수와 호남오페라단원들이 출연할 예정이다. 먼저 파리 예술가들의 사랑과 고난을 다룬 이야기로, 감정적인 음악이 인상적인 작품 라 보엠 (La Bohème)으로 공연의 막을 연다. 이어 중국의 전설을 바탕으로 인간의 사랑, 고난, 희망을 주제로 해 깊은 감동을 전하는 작품 투란도트(Turandot) 속 아리아를 감상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아베르의 소설 <마농>을 바탕으로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담은 ‘마농 레스코(Manon Lescaut)’와 일본의 처녀와 미국 군인의 사랑을 그린 작품 ‘나비부인 (Madama Butterfly)’, 정치적 배경과 사랑 이야기가 얽힌 비극적인 오페라 ‘토스카 (Tosca)’ 등 드라마틱한 요소와 아름다운 멜로디가 결합돼, 오늘날에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다수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조장남 호남오페라단 단장은 “호남오페라단은 지역을 기반으로 39년 동안 활동해 오며 매년 12월 말에 그동안 도움을 주신 모든 분과 음악 애호가들을 위해 송년 음악회를 개최해 오고 있다”며 “밤하늘을 영롱하게 수놓으며, 울려 퍼질 푸치니의 아름다운 영혼의 멜로디와 사랑이 관람객들의 가슴에 새겨져 삶의 동력으로 솟아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8세 이상 어린이부터 관람이 가능한 이번 공연은 전석 유료(2만 원)이며, 티켓 예매는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가능하다. 이 밖의 자세한 사항은 전화(063-288-6807)와 카카오톡 채널 ‘호남오페라단’에 문의하면 된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4.12.19 16:23

"메리 크리스마스"… 임실산타축제 21일부터 닷새간 열린다

임실군의 대표 겨울 축제이자, 전국적 인기를 끌고 있는 ‘2024 임실산타축제’가 오는 21일부터 5일간 임실치즈테마파크에서 펼쳐진다. 군은 지난해 3일간 열린 산타축제가 전국에서 11만여 명이 방문함에 따라 이번에는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 5일간으로 늘렸다. 주요 체험거리는 이벤트 광장에 길이 50m의 대형 눈썰매장을 설치해 어린이와 가족, 연인들이 눈썰매를 타며 짜릿한 스릴을 맛보도록 제공한다. 또 어린이를 겨냥한 치즈 컬링과 챌린지 에어바운스, 가족 케이크 만들기 등 이벤트와 빙어 잡기 체험 특별 콘텐츠도 선보인다. 치즈캐슬 앞에는 10미터의 크리스마스 대형 트리를 중심으로 눈사람과 사슴 조형물 등 겨울 테마의 포토존과 포인세티아 장식 등도 마련됐다. 먹거리는 지난해보다 규모를 30%를 확대,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이 맛있는 음식들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음식부스에서는 시래기국과 다슬기 수제비 등의 한식 메뉴와 어린이가 좋아하는 치즈돈까스와 짜장면, 떡볶이 코너 등도 마련됐다. 아울러 지난해 인기를 끈 치즈붕어빵과 치즈팥죽, 장작닭구이와 꼬치요리 등도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축제 기간에는 임실N치즈 등 각종 유제품을 20% 저렴하게 판매하고 원활한 교통흐름과 주차관리 등 관광객들의 교통편의 제공에도 만전을 기했다. 방문객 편의를 위해 전주-임실 간 셔틀버스도 운영, 전주종합경기장-전주시청-한옥마을-임실치즈테마파크를 오전 9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순회 운행한다. 심민 군수는 “이번 겨울에도 방문객들에 특별한 겨울을 선물하기 위해 최선으로 준비했다”며 “먹거리와 볼거리, 체험거리가 풍성한 산타축제에서 멋진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박정우
  • 2024.12.19 14:15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최기우 극작가-윤흥길 '완장'

‘완장’을 얻어 차고 설쳐 대는 이들은 언제나 있다. 소설 「완장」의 종술도 완장을 차게 해준다는 말에 번쩍 귀가 뜨였다. 일제강점기·한국전쟁·자유당·유신 등을 거치며 위세를 떨쳤던 완장의 힘과 권력을 듣고 봐왔으며, 어려서부터 객지를 떠돌며 쌈질로 잔뼈가 굵은 자기 삶에서 완장의 위력을 학습해 왔기 때문이다. ‘감시원 완장 차고 물 가상이로 왔다리갔다리 허면서’ 막강한 권력자처럼 권위를 내세우던 동네 건달 종술. 술집 종업원 부월은 완장을 ‘하빠리 권력’이라며 핀잔하지만, 종술은 눈을 부라리며 “너는 몰라. 차고 댕겨 본 적도 없으니께, 요, 완장에는…”하며 왼쪽 어깨 쪽으로 완장을 바싹 추어올린다. 독재 정권의 검열을 피하기 어려운 1982년 3월부터 1년 동안 『현대문학』에 연재된 「완장」은 전라도 사투리와 우리 민족 특유의 해학·풍자를 잘 살려낸 윤흥길의 장편이다. 이 작품은 한국전쟁 이후 정치권력의 폭력성과 보통 사람들의 암울한 삶을 ‘완장’이라는 상징적 소재로 풀어내며 우리 사회에 내재한 권력욕을 첨예하게 드러냈다. 「완장」은 익산시에 공업단지가 들어서던 시절, 김제시 두악산 아래 백산면 하정리 백산저수지를 배경으로 한다. 종술이 완장 찬 팔을 휘저으며 갈지자걸음으로 순찰하던 ‘판금저수지’다. 작가는 백산저수지 근처에서 과수원을 하던 친구에게 관련된 이야기를 들은 후 작품을 떠올렸고, 저수지 이름을 판금저수지로 바꿨다. 또한, 종술의 욕망을 희화화하기 위해 1966년 호남야산개발 때 축조한 이 저수지를 실제보다 훨씬 큰 규모로 묘사한다. “독재, 전쟁 위협, 빈부 갈등 등 한민족이 겪는 불행과 비극은 모두 6·25 전쟁과 직결돼 있어요. 독재 정권은 전쟁으로 인한 분단을 권력 유지 핑계로 사용했어요. 자유는 유보됐죠. 더 이상 분단을 빌미로 국민을 억압하는 일은 없어야 해요.”(윤흥길·본보 2018년 1월 6일 자) 얼마 전, 우리는 잘못된 권력의 포악과 폐해로 점철된 시대의 불완전한 징후를 봤고, 완장의 역사가 반복되는 현실에 개탄했다. 망설임 없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은 완장을 차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자가 누구인지, 그 권력을 휘두르도록 외면하는 자들이 누구인지를 찾아내 눈 부릅뜨며 호통을 쳤다. 그 결과 지난 14일 국회에서 국민을 저버린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대한민국의 자존감을 지키려는 시민의 올곧음이 끌어낸 성과다. “눈에 뵈는 완장은 기중 벨 볼 일 없는 하빠리들이나 차는 게여. 진짜배기 완장은 눈에 뵈지도 않어. 자기는 지서장이나 면장 군수가 완장 차는 꼴 봤어? 완장 차고 댕기는 사장님이나 교수님 봤어? 아무 실속 없이 넘들이 흘린 뿌시레기나 주워 먹는 핫질이 완장이여. 진수성찬은 말짱 다 뒷전에 숨어서 눈에 뵈지도 않는 완장들 차지란 말여.”(전주시립극단 연극 <완장> 중 부월의 대사) 그러나 우리가 사는 세상은 완장과 ‘완장질’이 흔전만전한 ‘완장의 나라’. 출간 40주년을 기념해 문장과 표현을 다듬어 나온 『완장』(현대문학·2024)을 펼쳐 그 정체를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완장의 악몽은 쉽게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최기우 극작가는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소설)로 등단했다. 희곡집 <상봉>, <춘향꽃이 피었습니다>, <은행나무꽃>, <달릉개>, <이름을 부르는 시간>, 어린이희곡 <뽕뽕뽕 방귀쟁이 뽕 함마니>,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 <쿵푸 아니고 똥푸> 등을 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4.12.18 17:11

정겨운 시어로 가득… 호병탁 시인 '아직 멀었다 벌써 다 왔다'

“내가 쓴 글 다시 보니 절로 나오는 말/ 아직 멀었다/ 찬물 세수하고 정신 바짝 차리고 다시 쓰자/ 쓸 것 아직 수두룩하다/ 거울 속 쭈굴탱이 얼굴 하는말/ 벌써 다 왔다”(시 ‘아직 멀었다 벌써 다 왔다-나의 생’ 전문) 호병탁 시인이 시집 <아직 멀었다 벌써 다 왔다>(문예원)을 펴냈다. 시집은 ‘1부 생(生)’, ‘2부 정(情)’, ‘3부 인(人)’, ‘4부 곳(所)’ 등 총 4부로 구성돼 시골의 풍광과 민초들의 모습을 구수한 표현력으로 그린 75편의 작품이 실려있다. 오일장에 팔려 나온 짐승 새끼부터 소쿠리에 담긴 생선 몇 토막, 정겹고 걸쭉한 사투리로 흥정하는 시골 장터의 모습, 막걸리 몇 잔으로 떠들썩해진 민초의 모습까지 시골 장터에서 한 번쯤 마주해본 추억을 소재로 채워낸 이번 시집을 통해 시인은 독자에게 코끝이 찡해지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경험을 전한다. 김익두 문학평론가는 추천사를 통해 “호병탁 시인의 시는 삭을 대로 삭아 아주 호아져버린 나주 영산포 오자 자배기 속 지푸라기에 싸인 흑산도 홍어 맛이다”라며 “이 시인의 도저한 근저에는 때론 어둡고 우중충하고 때론 깊이를 가늠할 길 없는 아득한 절망의 심연이 도사리고 있다. 그럼으로 그의 시 속에는 남도 바닷가의 곰삭아 호아질 대로 호아진 갯땅 홍어 맛에서도 체험할 수 없는, 깊고 으늑한 맛이 느껴진다”고 시인의 작품에 대해 소개했다. 호병탁 시인은 충남 부여 출생으로, 한국외국어대 중어과를 졸업해, 원광대 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그는 문예가족 회장, 종합문예지 <표현> 주간, 채만식문학상 운영위원, 혼불문학상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시집 <칠산주막>, 평론집<나비의 궤적>, <일어서는 돌>, <양파에서 고구마ᄁᆞ지-21세기 한국 시문학을 보는 융합적 통찰>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12.18 17:11

정성수 시인, 어린이의 맑은 마음 담아낸 동시집 2권 출간

원로 시인 정성수 씨가 동시집<손톱달>과 <콧구멍 파는 재미>(화암 출판사)를 동시 출간했다. 정 시인은 “동시를 쓸 때마다 가슴이 설렌다. 그것은 동시를 쓰는 동안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른으로 살면서 한순간이나마 어린이가 된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맑고 깨끗하고 순수한 동심이야말로 세상을 바르게 살아가는 기본이다”라고 발간 소감을 밝혔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의 창작지원금을 받아 제작된 <손톱달>은 총 4부로 구성돼 100편의 동시를 담고 있는 동시집이다. 국내 최초 동시 전편을 시인과 어린이들이 소통할 수 있도록 디지로그 포엠 오디오북으로 제작됐다는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책 내부의 QR코드를 스캔하면 시와 영상, 음악 등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 콘텐츠인 것이다. 함께 발간된 <콧구멍 파는 재미>는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 보조금의 지원을 받았으며, 지난 2009년 교인문학상 동시 부문에 대상으로 이름을 올린 작품이다. 이준관 시인은 표사에서 “이번 시집에는 많이 읽고 많이 느끼라는 소망이 담겨 있다”며 “생명 존중과 자연사랑, 동심의 세계가 오롯하다. 특히 인간 친화적이며 자연으로의 회귀를 추구하는 질박한 순수가 들풀처럼 번진다. 동시를 읽으면 가슴이 떨리는 것은 누군가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착각이 들기 때문이다. 일상적 삶의 진실에서 나온 동시는 상처와 희망에 깊게 뿌리를 내린 삶의 신비에 닿아 있다”고 말했다. 정 시인은 서울신문으로 문단에 나온 후 90여 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그는 세종문화상, 소월 시문학대상, 윤동주문학상, 황금펜 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현재 전주에서 ‘건지산 아래 작은 방’을 운영하면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12.18 15:46

전주 시민들이 소개하는 지역 독립서점 '작은 책방 순례'

독립서점은 대규모 자본이나 큰 유통망에 의지하지 않고 서점 주인의 취향대로 꾸며진 서점을 의미한다. 그 때문에 독립서점에서는 서점 주인의 취향이 구비하는 도서의 기준이 돼 예술, 문화, 정치 등 특정 주제나 취향에 맞추어 큐레이션 된 책들을 판매하고, 독립 출판물과 소규모 출판사의 책들을 주로 다룬다. 책의 도시라 불리는 전주 역시 서점 주인의 개성으로 꾸며진 작고 정겨운 독립서점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 한 곳인 호남문고가 장마리 소설가와 협업해 ‘2024년 호남문고 상주작가 기획’으로 <작은 책방 순례>(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관)를 펴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호남문고가 올해 30주년을 맞이해 이번 발간 소식에 더 깊은 의미를 더하고 있다. <작은 책방 순례>는 올해 호남문고의 상주작가인 장마리 소설가를 중심으로 모인 책을 사랑하는 13명의 시민이 모여, 지역 내 작은 책방을 소개하는 책이다. 책에는 ‘잘 익은 언어들’을 비롯해 ‘서점 카프카’, ‘책방 똑똑’, ‘물결서사’, ‘책방 토닥토닥’, ‘살림 책방’, ‘에이커북 스토어’, ‘책보 책방’, ‘고래의 꿈’ 등 총 9개의 서점이 실려 독자들의 호기심과 방문욕구를 자극한다. 글쓴이로는 김경희, 김미진, 김보라, 박선화, 박요순, 송수미, 오윤지, 은실, 이정현, 전은정, 조진아, 하루, 한승훈이 참여했다. 나이도 생각도 모두 다른 개인으로 꾸려진 이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책방에 방문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공간을 소개하는 과정을 통해 지역 곳곳의 골목을 묵묵하게 지키고 있는 작은 독립 서점과 사랑에 빠졌다는 공통점을 지니게 됐다. 이번 기획물 제작의 중심인물인 장 소설가는 들어가는 말을 통해 “올해 호남문고 상주작가 기획과 관련한 주제를 고민하다 호남문고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했다”며 “호남문고는 지역 거점 서점이라는 생각을 굳혔다. 이번 책 제작에 상생의 윤리, 자본의 논리를 앞세우고 싶진 않았다. 그저 호남문고를 찾는 시민들과 내 지역의 작은 책방을 순례하고 그 느낌을 적어 문집으로 엮어내고 싶었다”고 말하며 이번 책의 탄생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들은 책을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기의 이야기와 생각을 글로 쓰고 싶어 한다, 저자가 독자가 되고 독자가 저자가 되는 시대”라며 “글 읽기와 글쓰기의 실현이 어렵지 않은 지금, 그 출발점이 호남문고라서 좋았다. 열세 명의 예비 작가와 노미오 호남문고 대표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12.18 15:44

해금의 선율로 선보이는 남도소리⋯전주해금연주단, '해금 愛 Ⅲ' 개최

전주해금연주단은 오는 17일 오후 7시 30분,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일곱번째 정기연주회를 연다. 이번 정기연주회에서는 전통성악의 꽃으로 불리우는 남도소리를 전통악기 해금의 독특한 연주법과 다양한 구성의 연주 형태로 다채로운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해금연주가 오정무 단장과 함께 해금을 전공한 전문연주자들로 구성돼 있는 전주해금연주단은, 전통악기 해금의 레퍼토리 연구와 이를 바탕으로 대중화를 이끌어내고자 노력하는 전문 연주단체다. 이들은 지난 2006년 제1회 정기연주회를 시작으로 초대 단장 심인택(현 국립남도국악원 예술감독) 전 우석대학교 교수와 2대 단장 김소윤 전북도립국악원 교수에 이어 3대 단장으로 전주시립국악단 해금 수석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오정무 단장이 이끌고 있다. 이날 정기연주회에서 이들은 기악합주 남도굿거리를 시작으로 단가 흥타령을 주제로한 해금 즉흥가락, 이지연 작곡의 육자배기 토리에 의한 지음(知音),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를 새로운 구성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 마지막으로 판소리 눈대목으로 널리 알려진 ‘심봉사 눈뜨는 대목’을 작곡자 김하진이 해금합주의 반주로 구성해 색다른 무대로 꾸며갈 계획이다. 오정무 단장은 “우리 지역의 대표적 민속음악은 대부분 남도계면조의 음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며 “남도소리로 대표되는 지역의 소릿길을 따라 해금의 역할과 활용방안에 중심을 두고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하며 이번 공연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통악기 해금이 가지는 음악적 표현력은 무한하다. 때문에 다양한 장르와 형식으로 가장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이번 奚琴(해금) 愛(애) 세 번째 시리즈에서는 남도소리의 특색을 살려 해금의 시선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다”며 “열정적인 전주해금연주단 단원들이 마련한 다양한 전통음악을 해금의 시선으로 표현하는 색다른 음악회를 통해 한해를 마감하는 따뜻한 음악회가 되도록 정성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4.12.17 16:48

작은것들의 가치를 형상화하다, 현대미술가 김병철 개인전 'small'

김병철 작가는 정보의 홍수와 결과 중심의 사회 속에서 인간 본연의 의미와 가치 있는 삶을 탐구한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살아간 한 수학자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으로 형상화하고, 인간 감각의 본질적 가치와 의미를 은유한 작품을 선보여 왔다. 작가의 이 같은 작업방식은 관람객에게 존재와 감정의 본질을 사유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다. 현대미술가 김병철 작가의 개인전 ‘small’에서는 문명 속에서 인간이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의미를 탐구할만한 작품들로 가득하다. 드로잉·설치작품 등 40여점의 작품에는 사회에서 긍정적 가치를 발견하고, 어둠 속에서도 작은 지혜의 빛을 찾겠다는 작가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작가는 ‘작은(small)’ 것들을 지나치지 않는다. 자본 중심의 사회에서 사라져버린 작은 행복과 과정의 가치를 은유하고, ‘작은 용기’를 통해 작은 균열에서 만들어내는 긍정적인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러한 철학적인 작업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고, 초월적 감각과 상상력을 통해 문제해결의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희열의 가치에 대해 말한다. 김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이번 작업은 자본이라는 굴레 속에서 작은 행복의 가치나 과정 속 시간의 가치가 사라지고 결과주의에 잠식되어 버린 모습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라며 전시에 대해 설명했다. 군산대 미술학과와 동대학원에서 학업을 마친 김병철 작가는 <일말의 관심> <지혜로운> 등 다수의 개인전과 <버릴 것 없는 전시> 등 기획전에 참여해 탄탄한 작품세계를 펼쳐왔다. 2013년 ‘빛 2013 하정웅 청년미술상’ 선정작가, 2015년 ‘전북청년 2015’ 선정작가, 2016년 제2회 군산미술상 등을 수상했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4.12.17 16:12

전주국제영화제-전주프로젝트, 국내 메이저 매니지먼트사와 '캐스팅위원회' 결성

전주국제영화제 산업 프로그램인 전주프로젝트에서 국내 유명 매니지먼트 4개 사로 구성된 ‘전주프로젝트 캐스팅위원회’를 결성했다. ‘전주프로젝트 캐스팅위원회’는 저예산영화와 독립영화를 응원하고, 지원하고자 하는 국내 유명 매니지먼트사들의 뜻을 모아 결성됐다. 이에 따라 전주프로젝트로 선정된 작품에는 총 4000만 원의 상금과 캐스팅 옵션이라는 파격적인 기회가 제공될 예정이다. 이번 캐스팅위원회에 참여하는 매니지먼트사는 △BH엔터테인먼트(이병헌·김고은·한지민 소속) △골드메달리스트(김수현·설인아 소속)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김혜수·김윤석 소속) △SM엔터테인먼트(최종 협의 중) 등이다. 캐스팅위원회는 제17회 전주프로젝트 ‘전주랩’ 선정작과 ‘전주시네마프로젝트 : 넥스트에디션’ 피칭 대상작 중 국내 프로젝트와 전주프로젝트 공모 참가작을 대상으로 심사한다. 각 회사가 하나씩의 프로젝트를 선정하여 총 4개의 프로젝트에 각각 1000만 원의 상금과 캐스팅 옵션을 제공한다. 캐스팅 옵션은 수상자가 상금을 지원하는 각 매니지먼트사 등의 소속 기성·신인 배우들을 대상으로 캐스팅 의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다만 진행 여부는 후원사와 수상자 간 협의와 후원사의 최종 검토를 통해 결정된다. 전주국제영화제 관계자는 “캐스팅위원회는 저예산영화와 독립영화를 응원하고 지원하고자 하는 국내 유명 매니지먼트사들의 뜻을 모아 결성하게 됐다”며 “한국 영화계의 근간을 이루는 저예산 영화와 독립영화 제작이 활성화되고 다양한 기회가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메이저 매니지먼트사들이 저예산·독립영화 지원을 위해 뜻을 모은 첫 사례”라며 “한국 영화계에 미래성을 확장하며 상업영화와 독립영화의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17회 전주프로젝트는 2025년 5월 4일부터 6일까지 진행되며 이 기간에는 캐스팅위원회와 선정 대상 프로젝트 관계자들의 네트워킹 행사가 마련된다. 결과 발표는 2025년 5월 6일 전주프로젝트 시상식에서 공개된다. 현재 제17회 전주프로젝트 출품이 전주국제영화제 출품 사이트(https://entry.jeonjufest.kr/)를 통해 진행 중이다. ‘슛인 전주’ 공모에 참여했던 작품도 전주프로젝트 ‘전주랩’에 중복 출품이 가능하다. 마감은 오는 20일까지다. 출품 규정 및 제출 서류 등에 대한 내용은 해당 사이트에서 확인하면 된다. 추가 문의는 전주프로젝트팀(j.project@jeonjufest.kr)으로 하면 된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4.12.17 15:40

소외된 삶의 흔적 탐구…이당미술관, 신석호 초대전 '지나친 풍경'

도시의 비주류적 공간과 소외된 삶의 흔적을 탐구하는 미술작가가 있다. 그의 작품은 현대사회의 인간관계와 소통의 문제를 깊이 있게 성찰하는 작업물로 평단의 주목을 받아왔다. 현재 군산에 뿌리를 내린 채 활발히 작품 활동 중인 작가는 그림 같은 해안도시 경관 아래에 간과한 이야기를 긴밀하게 직조해 이미지화한다. 회복력, 잊혀진 공간 그리고 소외된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신석호 작가의 개인전 ‘지나친 풍경’이 2025년 1월 30일까지 이당미술관에서 열린다. 가장 ‘군산적’이며 ‘군산을 가장 잘 이해한 작가’로 불리는 예술가이자 큐레이터인 신석호 작가는 식민지 착취, 급속한 근대화, 그리고 일상생활의 조용한 지속을 목격한 도시인 군산을 다층적으로 탐구했다. 작가는 ‘지나친 풍경’을 주제로 선양동과 맘보하우스, 군산비행장 등 군산의 소외된 공간을 조명하며 노동자와 도시의 변화,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공간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작가는 작가노트에 “도시의 지나온 시간들을 담아내고 있으며 그 모습들 속에서 그 도시가 가지고 있는 시간의 흔적과 도시 서사의 단초를 발견하게 된다”며 “이런 도시의 풍경과 탐색의 과정에서 이번 작업은 세 가지 풍경 시리즈와 설치작업 중심으로 구성했다”고 적었다. 1963년생인 신 작가는 개념적 현실주의라는 철학을 가지고 작업하고 있다. 자기 자신을 텍스트로 삼은 작업부터 지역의 여러 현실에 천착하여 작업과 미술 관련 기획을 만들어왔다. 주요 작업으로는 <나로부터 나에게> <기억과 흔적> <의자에 관한 명상> 등이 있다. 작품은 전북도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4.12.16 17:06

노래 감상으로 지친 현대인에게 전하는 휴식, ‘사운드 짐나지움–군산, 옛날 노래’

전문가들에 따르면 시각은 눈으로 받아들이는 정보량은 다른 감각을 합친 것보다 많아 쉽게 피로감을 느껴, 인간의 오감 중 정보 수용량 측면에서 가장 피로함을 느끼는 감각으로 뽑힌다. 매일 쏟아지는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인지하는 시각에 휴식을 주며, 눈이 아닌 귀로 즐기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군산에서 펼쳐지고 있다. 10여 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문을 연 군산회관(옛 군산시민문화회관)이 본격적인 개관을 앞두고 시행하고 있는 시범 프로그램 중 하나인 ‘사운드 짐나지움–군산, 옛날 노래’가 바로 그것. 지난 15일 오후 2시께 찾은 군산회관 너른홀은 모두가 보편적으로 떠올리는 공연장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화려하게 무대를 비출 조명대신 커다란 스크린 하나와 밝기가 낮은 조명 일부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며, 질서정연하게 놓인 관객석 대신 아무렇게나 편하게 몸을 맡길 수 있는 캠핑 의자와 빈백이 놓여져 있었다.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익숙한 음악 소리로 채워진 깜깜한 공연장에는 부모님 손을 잡고 온 아이들부터 친구들과 함께 방문한 MZ세대, 노년 부부까지 다양한 이들이 찾아 각자의 방식으로 휴식을 즐기는 등 평화로 시간을 보냈다. 이날 친구들과 군산회관을 방문한 김시연 씨(28)는 “호기심에 방문한 공간에서 잠깐 머문다는 것이 벌써 3시간이 흘러 깜짝 놀랐다”라며 “하루하루 조용할 날 없이 여러 이슈로 시끄러운 요즘, 오롯이 청취에 집중하며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같은 날 방문한 김지수 씨(31)는 “수도권에서만 만나볼 수 있을법한 프로그램을 지역 가까이에서 만나볼 수 있어 더욱 새롭다”며 “옛날 음악이라는 제목에 재미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기도 했지만, 직접 현장에서 체험해 보니 제법 힙하게 느껴져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실제 너른홀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콘텐츠로는 유주용의 ‘군산부루스’, 임인건의 ‘군산에서’ 등 군산을 주제로 만들어진 음악을 비롯해 군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타짜>, <남자가 사랑할 때>,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등이 상영돼 지역의 이야기도 충분히 담겨 있었다.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한 사운드 짐나지움의 관계자는 “사운드 짐나지움을 음악과 소리를 청취하는 공간이다. 어떤 음악과 접속되는 순간, 머리카락이 찌릿하게 서거나 발바닥이 절로 굴렀던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온몸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신체운동에 가까운 청취를 통해 사운드 짐나지움은 귀에서부터 심장을 통과해 발끝까지, 여러감각을 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군산회관을 꾸미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사운드 짐나지움–군산, 옛날 노래’ 프로그램은 오는 22일까지 이어진다. 프로그램은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프로그램의 마지막 날인 22일 오후 7시 30분에는 ‘음악 군산’이라는 공연도 예정돼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4.12.16 17:05

37년간 이어온 우정, 예술적 교감으로 피어나다

김두해, 선기현, 이흥재 세 작가가 예술적 교감과 깊은 우정을 주제로 삶과 예술의 본질을 탐구한 작품을 선보인다. 17일부터 29일까지 교동미술관에서 열리는 기획전 ‘영웅본색’에서는 35년이라는 긴 세월을 우정으로 다져온 세 사람의 의리를 예술성으로 치환해 선보인다. 세 작가는 1988년 전주의 동문사거리에서 우연히 만나 막걸리 한 잔을 나누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 어느덧 30년 넘게 지속되면서 예술적 동료애로 발전됐다. 이번 전시는 매년 연말 작품을 통해 재회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오롯이 담아내며 예술과 삶을 연결하는 진정성 있는 서사를 관람객에게 전달한다. 김두해, 선기현, 이흥재는 각기 다른 장르와 작업 방식으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다져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와 사진, 추상과 구상, 색채와 공간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작품들이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내러티브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두해는 추상적 양식을 기반으로 내적 감성을 표현하며 대상을 절제하고 감정을 함축적으로 드러낸다. 그의 대표작 <편린(片鱗)>의 경우 중첩 기법을 통해 한국적 정서를 심도 있게 표현하고 형식과 감정의 조화로 독창성이 두드러진다. 선기현은 색과 형태의 자유로운 흐름을 통한 강렬한 표현력이 압권이다. 그의 작품 <득음>은 완성된 결과물보다는 작업 과정 자체를 예술로 여기는 관점이 녹아있다. 화면 위에 남겨진 붓질과 안료의 흔적이 강한 인상을 준다. 이흥재는 전통 문화유산과 자연 풍경을 소재로 작업하며 사진을 통해 사라져가는 풍경과 삶의 본질을 기록하는 작가다. 그의 대표작 〈전라감영〉은 수묵화 같은 깊이와 여운을 담아내며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무는 작품으로 주목 받았다. 교동미술관 관계자는 “예술가들이 끊임없이 자신을 마주하고 삶과 세상을 연결하는 예술의 힘은 세 작가가 서로의 곁에서 걸어온 시간은 단순한 우정을 넘어 예술과 삶의 본질을 되새기게 한다”며 “이들의 작품 세계는 서로 다른 장르와 표현방식을 융합하며 조화롭고 생동감 넘치는 예술적 본색을 관람객에게 선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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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은
  • 2024.12.16 16:14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