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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PEN한국본부 전북지역위원회(회장 장교철)가 지난 9일 제17회 작촌문학상·제4회 고천예술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올해 작촌문학상 주인공은 이정숙 수필가, 고천예술상 주인공은 김애경 시인, 이해숙 수필가다. 작촌문학상은 시조시인이자 선비 정신의 표본이었던 고 작촌 조병희 선생의 유지를 받들어 향토문학의 가치를 높이는 문인을 대상으로 시상한다. 고천예술상은 조병희 선생의 아들 고천 조정형 회장이 장래가 촉망되는 도내 문인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이날 시상식에는 작촌문학상·고천예술상을 후원하는 조정형 이강주 회장을 비롯해 백봉기 전북문인협회 회장, 김동수·이정숙 전북PEN 전 회장, 소재호 심사위원장 등 도내 문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장교철 회장은 “문단의 도반으로 문학상을 받은 회원님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며 “앞으로도 좋은 글을 많이 써 전북 문인의 자긍심을 높여달라”고 말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목판화 거장 김준권 판화가의 지난 40년 예술 여정을 조명하는 전시의 막이 올랐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1주년을 기념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준비한 신년기획 초대전 ‘김준권의 국토-판각장정’의 개막식이 22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렸다. /사진=오세림 기자 양진성 국가무형유산 예능보유자의 축하공연으로 문을 연 이날 전시 개막식에는 김준권 판화가를 비롯해 인재근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 이사장, 송하진 전북세계서예비엔날레 조직위원장, 서창훈 학교법인 우석학원 이사장, 유은혜 전 교육부 장관, 전유성 희극인, 여태명 원광대 명예교수, 김희선 전주세계소리축제 집행위원장, 전북특별자치도 김종훈 경제부지사,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박정규 문화안전소방위원장과 박용근 의원, 서현석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한명규 전주방송 사장, 최무연 전북예총 회장, 이경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유영대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장, 최락기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 최상명 우석대 부총장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김준권 판화가는 개막 인사말을 통해 “전업 판화가로서 전국을 다니며 우리 민족사와 더불어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탐구해 왔다. 그간의 여정을 되돌아보는 이번 전시를 열고나니, 여러 가지 많은 느낌과 생각이 교차한다. 노동 강도가 센 이 판화 작업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오늘 자리해 주신 여러분들의 응원에 힘입어 계속해서 저만의 길을 걸으며 저만의 꿈을 새겨가겠다”고 말했다. 서현석 대표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개관 25주년과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1주년을 맞이한 을사년의 첫 전시로 김준권 선생님을 모실 수 있어 영광이다”라며 “오늘 이 개막식이 전북 문화의 또 하나의 미래를 향한 시발점으로써 의미를 더하는 자리가 되길 바라며, 3월까지 진행될 이번 전시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환영사를 전했다. 서창훈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2025년 신년기획 초대전으로 김준권 선생을 모실 수 있어 영광이다. 198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40여 년의 세월을 판화로 표현하신 김 화백님의 작품처럼 우리나라의 미래 역시 푸르르게 펼쳐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2025 신년기획 초대전 ‘김준권의 국토 판각장정’은 3월 30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에서 펼쳐진다.
“실패를 예견하고 사업에 뛰어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구나 성공을 꿈꾼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절대 실패하지 않는 것이다.”(책‘안 망하는 식당 창업’ 본문 중 발췌) 오재천 전주밥상 다잡수소 대표이사가 몸소 경험해 터득한 실패하지 않은 식당 창업 비법서 <안 망하는 식당 창업>(더 로드)을 출간했다. 젊은 시절 막연하게 꿈꿔왔던 외식업에 아무 준비도 없이 뛰어들어 좌충우돌 40년 동안 36번의 창업을 경험한 그가 책 전반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성공하는 비법이 아닌, 실패하지 않는 방법이다. 오 대표는 머리말을 통해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통해 준비 안 된 식당 창업이 개인과 가정에 손실을 주고, 국가와 사회에 얼마나 큰 문제를 야기하는지 몸소 체험했다”며 “쪽박 차는 실패한 식당 창업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는 사명감으로 이 책을 쓰게 됐다”며 이번 책을 집필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책에는 오 대표가 식당을 창업하게 된 이유를 비롯해 좌충우돌 식당 창업기, 식당이 망하지 않는 방법, 더욱 성공하는 방법 등 그가 직접 경험한 수많은 성공과 실패의 원인,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 등 세상 어디에서도 들어볼 수 없는 소중한 사례가 담겼다. 최종문 전주대 문화관광대 학장은 추천사를 통해 “오재천 대표가 이번에 평생 창업해 온 경험으로 터득한 성공과 실패 사례를 모아 세상 어디에도 없는 소중한 자료들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냈다. 이 책이 대한민국 식당 창업의 실패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임을 확신하며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효진 전주대 외식산업조리학과 교수도 “사회가 복잡해지고 소비자의 요구도 다양해 짐에 따라 외식사업의 형태도 다양해졌고, 경영을 위하나 외식사업자의 역할이 다변화됐다”며 “이 모든 경험을 바탕으로 그간 외식업에서 실행하셨던 경험과 균형감은 여전히 큰 귀감이 될 것이라 생각이 든다. 귀한 자료를 만들어주신 오재천 대표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추천사를 남겼다. 오 대표는 경복고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현재 전주밥상 다잡수소 대표이사임과 동시에 (유)KBFS 대표이사와 전북 아이스하키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주풍물시동인회가 연간 시집 제33호 ‘풍물’을 펴냈다. 전주풍물시동인회는 ‘작품보다 인간을, 인간보다 삶을, 삶보다 더 소중한 거시기를 추구하자’며 소재호, 이동희, 정희수, 진동규 4인의 회원으로 1987년 9월 처음으로 결성돼, 현재까지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시동인회다. 이들이 새롭게 펴낸 이번 시집에는 조기호, 김남곤, 진동규, 최만산, 이동희, 소재호, 정군수 등 지역을 기반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20여 명의 시인이 창작해 낸 60여 편의 신작 시를 만나볼 수 있다. 또 조기호·우미자·장욱·김미림·심옥남 회원들이 새롭게 펴낸 책에 대한 소개와 함께 전주풍물시동인회의 연혁도 담겼다. 김기찬 회장은 여는 글을 통해 시인은 시를 쓰는 나무라 생각하면 전주풍물시동인회는 40여 년간 스물두 명의 크고 작은 나무들로 이룬 언어의 숲이다”며 “나는 이 숲에서 감각을 다스리고 정신을 집중할 것이며, 풍물시동인회는 이 야만의 세상에 선한 영향력이라는 큰 파문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200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장창영 시인의 네 번째 시집 <나무의 속살을 읽다>(북컬쳐)가 출간됐다. 수월하게 읽히는 말을 맵시 있게 엮어가는 솜씨로 장창영만의 시세계를 구축해 온 시인은 착실히 다져온 자신만의 고유한 화법을 펼쳐 보인다. 그동안 여행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였던 그는 이번 시집에서 현장에서 만난 자연과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준다. 시집에는 생태와 환경에 오랫동안 관심을 기울였던 시인의 자기고백과 우리 시대에 던지는 화두가 담겨있다. 그래서인지 화려한 수사보다는 담담하고 직접적인 일상의 언어로 삶의 익숙한 풍경들을 불현 듯 낯설게 감각하도록 그려낸다. 차분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생명의 본질을 응시하는 시편들은 잔잔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면서도 시인만의 성찰이 담겨있어 사유의 폭이 넓고 깊다. “나무가 숨겨 놓은 길을 따라 걷는다/골은 깊고 험해서 발을 잘못 디디면 바로 낭떠러지다/나무라는 게 길이 없는 것처럼 보여도/잘 들여다보면 물이 흐르고 계곡이 있고 산이 있고/그리운 사람이 거기 있다”(시 ‘나무를 읽다’ 중에서) 시집에 등장하는 지명들도 화려하다. 우포, 용늪, 섬진강, 구례 사성암, 선암사, 부안 곰소, 완도, 운주사, 통영, 제주에 이르기까지 전국이 시집의 무대이다. 시인은 전국 방방곡곡 누비며 자연을 선명하게 묘사하고, 생명의 경이로움을 은유와 상징적 묘사들로 완성시켜 독자들에게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울림을 준다. 문신 시인은 시집에 대해 “숲에 걸터앉아 오가는 사람들에게 하루 종일 이 시집에 실린 시를 읽어주고 싶다”라며 “시는 숲을 물들일 것이고 사람들의 영혼에 따뜻한 불을 밝혀주기도 할 것이다”고 밝혔다. 전주에서 태어난 시인은 신춘문예 등단 이후 시집 <동백, 몸이 열릴 때> <우리 다시 갈 수 있을까> <여행을 꺼내 읽다>와 인문서 <나무의 문을 열다> 등을 출간했다.
김혜원 사진집 <여가의 지형학>(눈빛)은 상업화된 풍경, 산업화된 지형을 성찰하고자 하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있다. 골프장과 수영장, 공연 무대와 객석 등 자연 속의 유료화 된 여가 문화 공간을 통해 자연이 상품으로 변한 이 시대의 풍경 양식을 기록한다. “김혜원의 카메라는 엄격한 최소주의자의 시점을 견지한다”는 함돈균 문학평론가의 말처럼 작가는 웅변가의 욕구를 억압하고 개입 없는 최소주의자적 태도를 취한다. 카메라가 덜어낼수록 피사체가 또렷해진다는 원리를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그가 포착한 풍경은 풍경 외부에 위치한 카메라가 아니다. 풍경 내부를 사는 자의 시선으로 드러난다. 실제적이라기보다는 실재 그 자체라는 의미이다. 김 작가는 작업노트에서 “프로파간다적인 문화 비판이나 환경 옹호를 표방하지 않고, 시대 현실과 사회 상황에 대한 가치중립적 입장을 견지하고자 했다”며 “저널리즘이나 다큐멘터리 사진의 소비 풍조를 비난하는 직접적 서술이나 환경 옹호의 선동적 어투로부터 벗어나 예술 사진과 불투명한 경제에 서고자 했다”고 밝혔다. 사진가로서 자신의 의도와 객관적 시각을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해 4×5인치 대형 카메라의 깊은 피사계 심도로 롱 샷 촬영을 주로 하고 있다. 평면적이고 미니멀한 형태와 차분한 파스텔조의 컬러, 낮은 콘트라스트와 간결한 톤으로 조형적이고 절제된 이미지를 완성해 공간의 문화적 현실을 시적·서정적 풍경으로 승화했다. 김혜원 작가는 전북대 국문과와 우석대 대학원 문창과에서 현대시와 시창작을, 백제예대와 중앙대 일반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산업자본주의 소비문화 시대를 맞아 인간의 손에 의해 변화된 지형과 환경을 소재로 에코토피아를 지향하는 작업을 일관되고 추구해왔다. 그동안 <용담댐 시리즈-풍경> <34개의 야외 주차장> 등으로 15번의 개인전과 50여회의 단체전을 선보여왔다. 201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 '먼지'가 당선된 후 문학과 사진의 상호텍스트성에 대한 글쓰기를 병행하고 있다. 백제예술대 시잔과에서 사진 이론을 전북대 국문과에서 현대시인론과 글쓰기 등을 가르쳤다. 현재는 명지대 한국이미지언어연구소 연구교소로 재직중이다.
박지숙 작가의 작품집마다 제목은 늘 감탄스럽게 한다. 이번에는 ‘히든’이라는 말이 끌렸다. 작가의 말대로 저마다 히든스토리는 있다. 책의 주인공의 히든스토리는 아니더라도 부모님이 들려주는 자신이 몰랐던 이야기들이 누구나 있을 테다. 세 주인공의 이야기가 힘든 자기를 이겨낼 수 있게 만드는 히든스토리가 밝혀지는 이야기라 안나, 한별, 요셉은 한 뼘은 컸을 성장스토리다. 안나는 항변한다. ‘왜 다들 나를 다문화라고 하는 거야? 날 반쪽짜리 한국인 취급하지 마. 난 하프(half)가 아니라 보스(both)라고! 게다가 난 우크라이나 왕족의 혈통인데 왜 몰라주는 거지?’ 똑 부러지는 안나는 ‘한국인이면 한국이지 다문화 한국인이라 하면 마치 다른 무리로 분리’하는 기분이 든다고 반 아이들 앞에서 당당히 말한다. 이 부분을 읽는 순간 떠오르는 기억 하나가 있다. 한 학교에 동시수업을 할 때였는데, 내게 보여준 동시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다문화 아이들을 안 좋아해서 엄마가 창피했다. 엄마는 하얼빈에서 왔다. 한국말을 잘하는 엄마가 지금은 자랑스럽다.’ 나는 이 아이를 칭찬해주었다. 그 후, 마치 Coming Out 하듯 여기저기서 엄마 얘기를 소재로 써왔다. 일일이 잘 썼다 말해준 적이 있다. 가히 안나의 마음을 가늠 할 수 있겠다. 수업을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알아보는 게 있다. 다문화, 한부모 세대, 조부모 가정, 한글을 쓰지 못하는 아이 등등 수업 중에 참고할 사항들이다. 하지만 요즘은 그 사항에 해당되지 않은 아이를 찾기가 더 쉽다. 수가 훨씬 늘어난 탓이다. 한별은 답답하다. 긴 상자를 산타가 놓고 갔다느니, 펠리컨이 아기 보따리를 열린 창문으로 내밀었다느니, 엄마는 한별을 헷갈리게 만든다. 자신의 출생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 가는 한별은 두려움까지 느낀다. 예전에 ‘다리 밑에서 데려왔다. 자꾸 울면 다시 다리 밑에 두고 올 거다.’ 협박했었다. 한별의 궁금증과 두려움이 느껴진다. 요셉은 독특한 취미와 다른 엄마들에 비해 나이가 많고, 요셉의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는 엄마가 그리 반갑지 않다. 나도 아이를 늦게 낳아 요셉의 엄마의 행동이 이해가 완전 공감된다. 세 아이의 저마다 궁금한 출생의 비밀, 세 엄마는 저마다 아이들의 성장하는 이야기를 나누고, 고달픔도 함께 나눈다, 맥주와 함께. 처음 책표지를 마주하고 무슨 아이들이 맥주 캔을 들고 행복한 세 사람이 보인다. 책을 읽으면서 의문이 풀렸다. 같이 고민하고, 엄마로서 함께 고민하는 세 엄마들의 유쾌한 포즈였다. 눈을 위로 돌리면 궁금증과 불만을 가득 담은 안나, 한별, 요셉이 내려다보고 있다. 제목이 히든스토리인 만큼 Spoiler는 그만 마치겠다. 이 세 명의 히든스토리가 향한 방향과 바탕은 ‘사랑’임을 알려준다. 축복 받고 태어나지 않은 사람에 없다 알려주는 동화. 흥미롭고, 따뜻한 이야기다. 김영주 작가는 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 당선. 2018년 동양일보 동화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2020년 장편동화 『레오와 레오 신부』 출간. 2021년 청소년 소설 『가족이 되다』출간. 2023년 수필 오디오북 『구멍 난 영주 씨의 알바 보고서』 출간. 2023년『너의 여름이 되어줄게』5人앤솔러지 2023년 『쉬, 비밀이야』앤솔로지동시집. 2024년『크리스마스에 온 선물』 출간.
전북특별자치도립미술관이 2025년 동시대 시각예술에서 비주류로 여겨지는 존재를 조명하는 국제 전시를 선보인다. 박민평과 허산옥의 미술세계를 들여다보는 전북미술사 연구 시리즈와 미술 현장과 시대정신을 다룬 전북청년 전시도 내놓는다. 21일 전북도립미술관은 올해 미술관 방향성을 △국제성과 지역성을 연결하는 문화허브 △연구와 교류의 플랫폼을 구축 등으로 잡고 나아갈 예정이다. 도립미술관이 20년 동안 수집한 소장품을 재조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본관 1∼5 전시실에서 'JMA 신소장품'전이 오는 2월 21일 개막할 예정이다. 2018년부터 2024년까지 미술관이 수집한 신소장품 450점 가운데 시기별, 테마별 작품 100점을 선별해 소개한다. 이애선 관장이 직접 기획한 전시로 미술관의 수집 성과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아이스크림과 똥이라는 상반된 요소를 놀이와 예술로 재구성한 체험형 전시 '아이스크림, 똥'도 4월 관람객들을 맞는다. 미술관은 어린이와 관람객이 금기된 행동에서 해방감을 느끼고, 색다른 경험을 만끽할 수 있도록 오감을 활용한 전시를 선보인다. 세계 유명 작가를 초청해 국제전도 진행한다. 동시대 시각예술에서 비주류로 여겨지는 존재를 다룬 특별전 ‘진격의 B급들’은 국내외 작가와 작품을 조명해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 담론의 장을 형성하고자 기획됐다. 회화, 조각, 뉴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상류층의 전유물로 소비되는 예술문화에서 벗어나 대중문화로 확장된 세계를 제시한다. 전시는 8월 1일 개막한다. 전시 공백기를 없애기 위해 준비한 상설전시도 계속된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기증소장품 상설전 ‘고귀하고 고귀한’은 1980~1990년대 주요 기증 작품을 통해 새롭고 풍부한 전시콘텐츠를 제공한다. 전북 미술의 역사성을 정립하기 위한 전시도 만나볼 수 있다. 전북 근현대미술을 연구하는 전시 '전북미술사’ 시리즈가 두 차례 이어질 예정이다. 올해는 70년대 물꼬회 창립회원으로 전북 현대미술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박민평(1940~2019) 전을 4월부터 7월까지 열린다. 남원 권번에서 소리와 서예, 사군자를 익힌 뒤 예인으로 활동했던 여성 예술가 남전(藍田) 허산옥(1924~1993) 전도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선보인다. 주목해볼 만한 전시로는 기후위기를 주제로 한 예술정원 프로젝트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야외정원과 1층 로비에서 열리고 있는 ‘능동의 풍경’은 기후 위기에서 인류가 나아갈 방향을 조명한다. 오는 4월 두 번째 프로젝트 '산책하는 집'도 개막 예정. 기후 위기에 대한 심각성과 위기 극복을 위한 삶의 대안이 무엇인지 성찰해본다. 특히 인공과 자연 공존에 대한 사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이애선 관장은 “올 한 해는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도록 다양한 예술을 조명 할 것"이라며 "미술관이 문화적 허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기획은 물론 지역 미술에 대한 연구와 아카이브 구축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유의 넓이와 감각의 깊이에서 길어 올린 작품으로 꾸준히 자기만의 문학세계를 다듬어 온 박예분 시인이 청소년 디카시집 <너의 무늬>(책고래)를 펴냈다. 시인의 따스한 시선이 담긴 디카 시집은 입시와 학업에 얽매여 바쁘고 건조한 일상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잠시나마 숨 고르기를 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디카시’는 한 컷의 사진과 짧은 글이 결합한 현대 시의 새로운 형태이다. 디지털 시대에 주목받고 있는 예술 장르로 꼽힌다. 시인은 동네 골목길을 거닐거나 버스를 기다리는 순간을 핸드폰 카메라를 통해 포착하며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를 상상하고 새롭게 의미를 부여했다. 속도와 경쟁 속에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소중한 것들을 지나쳐 버리지 않도록 기록해 일상의 발견과 기쁨을 선물한다. “산골집 앞마당에/과꽃이 사랑스럽게 웃고/봉숭아 맨드라미 피고 질 때/자식들 기다리는/당신의 마음도 피고 집니다”(‘마음도 피고 지고’) “걱정하지 마/무턱대고/함부로 찌르지 않을 거야/내 몸에 박힌/최선의 방어일 뿐”(‘가시언어’) 시인이 5년 넘게 쓴 청소년 디카시 100여 편이 수록된 디카시집은 청소년기의 희망과 용기, 우애와 사랑, 가족과 이웃, 지구 환경의 소중함 등 우리가 잃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가치들을 보여준다. 복효근 시인은 서평을 통해 “시를 쓰는 일과 시를 읽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청소년에게 디카시는 이해하기가 쉽고 청소년 스스로가 창작하기에도 매우 접근성이 좋다”며 “일상의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그 안에 시가 감추어져 있음을 알게 한다”고 밝혔다. 전북대에서 아동학을, 우석대 대학원에서 문예 창작을 전공한 박 시인은 2004년 동아일보 신춘 문예에 동시 ‘솟대’가 당선되어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역사 장편 동화 <두루미를 품은 청자> <삼족오를 타고 고구려로>를 출간했고, 동화 <줄탁이> <부엉이 방귀를 찾아라> <이야기 할머니> 등을 펴냈다. 현재 스토리창작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전북동시문학회’회장을 맡고 있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은 올해 지역문화 전시를 확대하고, 서예문화 브랜드 강화에 집중한다. 한반도 남부 최초의 철기 문화가 꽃핀 전북지역의 '만경강' 부터 안중근 의사의 생애와 글씨까지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는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주박물관은 2025년도 주요 전시 계획을 20일 발표했다. 박물관은 새해 첫 특별전으로 ‘나고 드는 땅, 만경과 동진'을 선보인다. 오는 6월 5일부터 9월 30일까지 진행되는 전시는 기술적 선진지이자 교통로였던 만경강·동진강 유역의 역사와 문화를 집중 조명한다. 만경강 유역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청동 잔무늬거울이 출토되고, 최초의 청동기 거푸집과 송풍관이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된 곳이다. 동시에 한반도 남부 최초의 철기가 유입된 지역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전북 내륙 교통의 중심지였던 만경강의 생명력은 삼국시대에도 이어졌다. 백제와 마한, 가야 등 다양한 문화가 유입되고 확산하는 문화적 교차점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전시는 문물 교류를 중심으로 전북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깊게 들여다본다. 박물관은 서예문화 브랜드를 널리 알리고 지역 주민들의 문화 향유권 증진을 위해 안중근의사숭모회·안중근의사기념관·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함께 하반기 순회전 ‘대한국인 안중근 쓰다(가제)'를 마련한다. 11월 중순부터 2026년 3월 초까지 열릴 전시에서는 안중근 의사의 생애와 활동, 사상을 되돌아보고 전주와 전북의 천주교 역사를 소개한다. 4월에는 우리나라의 다양한 전통 서예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상설전시 ‘서예문화실’을 개편해 선보인다. 한국 전통 서예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역사·문화적 맥락과 미적 가치를 함께 전달하는데 힘을 기울였다. 서예문화실 재개관과 함께 박물관 특성화 사업의 결과를 지역 주민께 알리는 브랜드 선포식도 함께 개최할 예정이다.
전화벨이 울리자마자 통화버튼을 눌렀다. 신춘문예 작품을 보내고 몇 날 며칠 동안 전화기를 붙들고 지냈다. 올해는 나에게도 기회가 올까. 12월 중순이 지났는데도 연락이 오지 않자 낙담했다. 신문사라는 첫 마디에 가슴이 뛰었다.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한 이주경(49·시)‧장용돈(55·단편소설)‧김수현(30·수필)‧김정숙(63·동화) 씨는 당선 소식을 접한 순간을 이렇게 전했다. 독자들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딘 이들은 앞으로 각자의 작품으로 한국문학을 이끌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7일 네 명의 당선자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이주경 “시 쓰기는 또 다른 나와 세계를 발견하는 일…힘들지만 절대 놓지 않을 것” 이주경 시인에게 시 쓰기는 매 순간 치열하고 새로워야 한다는 깨달음을 알려준 존재다. 시를 쓰는 일은 또 다른 나와 세계를 발견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시를 쓸 때 설레고 행복하기도 하지만, 어려움에 길을 잃기도 한다”고 전했다. 당선작 ‘카카리키 앵무’는 좌절과 낙담의 순간 포기하지 않고 완성한 작품이다. 그의 시는 심사평에서“기성의 미적 감각과 안목을 돌파해 주는 신선함 속에서 시적 설득력을 발휘하는 새 힘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적 대상에서 새로움을 발견하고, 사유의 인식과 이미지 비유, 묘사까지 시적 본질을 깨우치기 위해 다년간 노력해 온 그가 일궈낸 성과다. 그에게 시는 삶의 갈증과 물음에 맞서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용기이기도 하다. 인생의 방향성이 흔들릴 때마다 이 씨는 문학을 더욱 가까이에 두었다. 삶을 가장 풍요롭게 확장시킬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시와 문학뿐 이었기에. 그는 “문학을 통해 또 다른 나와 세계를 계속해서 발견해 낼 수 있었다. 힘든 순간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다 보니 지금의 나를 만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는 더욱 치열하게 꿈꾸는 시인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힘들더라도 시 쓰기를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장용돈 “누군가에게 위로 주고, 작은 느낌표를 던지는 소설가 되겠다” 단편소설 당선자 장용돈 씨는 문학과 무관한 생업에 종사하면서 수십 년간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응모했다. ‘이 길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었지만, 매년 날씨가 쌀쌀해지는 10월경이 되면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2024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 최종심에 올랐지만, 한차례 고배를 마셨다. 절치부심의 1년을 보낸 뒤 소설 ‘넋두리’로 당선됐다. 장 씨는 “20대 문청 시절부터 거의 30년이 걸려 듣게 된 당선 소식”이라며 “수십 년째 가슴에 박혀있던 뜨거운 응어리가 겨우 걷힌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동아대학교 재학시절 동아문학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일찌감치 문학에 두각을 나타냈다. 2005년 전태일 문학상까지 받았지만 신춘문예와는 좀처럼 인연이 닿지 않았다. 당선작 ‘넋두리’는 농촌을 배경으로 소를 키우고, 소를 잃은 농부의 이야기다. 작품 속 화자는 지역어를 사용해 농촌사회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공동체 안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내면에 작은 파동을 일으킨다. “소설이 가져야 할 여러 미덕을 갖추고 있고, 지역어의 복원을 통한 유려한 문장은 이 시대의 소설이 필요로 하는 좋은 예”라는 심사평처럼 시대적 반영이 응집된 작품이다. 소설가로서 첫 발을 내디딘 장 씨는 “소설 쓰기는 어쩌면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며 “부당한 권력에 맞서고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며 누군가에게는 위로를 주고, 누군가에게는 느낌표를 던져줄 수 있는 소설을 쓰겠다"고 말했다. △김수현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억지로 쓰지 않을 것…꿈꾸는 세상 글로 표현하겠다” 수필 당선자 김수현 씨는 작년 초 주변 사람들에게 글쓰기 중단을 선언했었다. 그는 글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 위해서 새벽까지 학교의 빈 강의실에서 공부했다. 그래도 마음이 허전한 날에는 책을 읽었다. 종이에 속마음을 적었다가 태우기도 했다. 지난 1년간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적 없었지만, 어느새 하고 싶은 말들을 꾹꾹 눌러 담아 한편의 글로 완성했다. 본보 신춘문예 수필부문 당선작 ‘겨울에도 꽃은 핀다’는 그렇게 완성됐다. 김 씨는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무언가를 쓰고 있었던 것 같다”며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억지로 쓰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꿈꾸는 세상을 글 속에서 만들고, 노래하고 그러면서 현실의 외로움과 쓸쓸함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김정숙 “휴대전화에 빠진 어린이들이 동화책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재밌는 동화 쓸 것” 손녀를 돌보며 지내고 있는 김정숙 씨는 글쓰기와 멀어져가는 현실이 슬펐다. 신춘문예에 수없이 도전했지만, 계속되는 탈락에 10여 년 전부터는 도전을 멈췄다. 매년 겨울이면 신춘문예 생각이 났지만 ‘너무 나이가 많은 게 아닐까’ 싶어 주저하다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응모했고, 덜컥 당선의 영광을 안게 됐다. 김 씨는 “초등학생 때부터 동화 작가를 꿈꿔왔다”며 “신춘문예에 수없이 도전해 탈락한 경험과 당선까지 이 모든 과정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며 얼떨떨해했다. 동화 ‘재주 내기 한 판 할래’로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품었던 동화 작가의 꿈을 50년 만에 이뤄낸 그는 휴대전화를 이기는 작가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씨는 “휴대전화에 빠진 어린이들이 동화책을 가까이할 수 있도록 재밌고 신나는 동화를 쓰고 싶다”며 “묵혀 두었던 동화를 퇴고해 책으로 출간하겠다”고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올해 새롭게 선정한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에 전북특별자치도 내 관광 명소 8곳이 이름을 올렸다. 선정된 관광지는 전주 한옥마을, 마이산도립공원, 내장산국립공원, 부안변산반도, 강천산 군립공원, 남원관광단지, 오성한옥마을, 반디랜드&태권도원이다. ‘한국관광 100선’은 2012년부터 국민과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꼭 가봐야 할 국내 대표 관광지를 2년에 한 번씩 선정해 홍보하는 사업이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한 ‘한국관광 100선’은 누리소통망(SNS) 검색량 등 빅데이터 분석과 3차에 걸친 관광 분야 전문가 서면·현장 평가를 거쳐 선정했다. 전주한옥마을은 대표 관광지로 인정받아 지난 사업이 시작된 2012년부터 7회 연속 재선정되는 기록을 세웠다. 반면 강천산 군립공원과 남원관광단지, 오성한옥마을 등 3곳은 이번에 신규 지정됐다. 이에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이하 관광공사)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늘어난 설 연휴 기간 국내관광 내수를 촉진하기 위해 ‘2025~2026 한국관광 100선’ 대국민 방문 인증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새롭게 선정된 ‘한국관광 100선’ 행사 참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과 더불어 설 연휴 여행 가기 좋은 가족 여행지 등 국내여행 종합 정보는 관광공사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을사년 새해를 맞아 우진청년작가회(회장 홍경준)가 신년기획전 ‘푸른 꿈’ 을 다음달 12일까지 우진문화공간 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월요일은 휴관. 푸른 뱀은 새로움과 희망을 상징하며 뱀이 가지고 있는 지혜와 변화의 의미를 담고 있다. 우진청년작가회 회원들은 지혜를 활용해 성장과 변화를 만들어가는 해가 되길 바라며 관련 작품들을 전시한다. 띠와 관련되지 않아도 푸른 뱀을 상징하는 해로써 푸른 계열의 색상이 가미된 작품들로 전시를 구성했다. 참여 작가는 강현덕, 김성민, 김수진, 김용수, 박지은, 박천복, 배병희, 이은경, 이일순, 이철규, 임택준, 장영애, 장우석, 조현동, 한정무, 홍경준, 홍경태, 황나영 등 18명이다. 이들은 서양화, 한국화, 조소 등 4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해 관객들의 감각을 자극한다. 우진청년작가회는 우진문화재단에서 매년 전북지역 순수미술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과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인 작가를 심사하여 시상하는 우진청년작가상 수상작가 모임이다.
청목미술관 레지던시 작가들의 작업 결과물을 살펴보는 ‘청목아티스트 레지던시 결과 보고전시’가 21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미술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사유의 시간들’을 주제로 지난 한 해 동안 프로그램을 함께 한 김스미, 이재승, 이철규, 장석원, 정유리, 지나손 등 작가 6명의 창작물을 조명한다. 김스미 작가는 조형적 균형과 현대적 평면구성이 담긴 달항아리 작품을 선보인다. 달항아리 그림이 주는 에너지와 파장을 예술로 승화시켜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한국화가 이재승은 끊임없이 사유하며 표현한 ‘심상-명상’ 연작을 통해 인간과 자연을 하나로 보는 일원의 세계관을 보여준다. 정형화된 이미지를 제거하고 오로지 수묵에 의한 기운과 조형만으로 여백의 아름다움을 나타낸다.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을 한 화면에 배치한 이철규 화가는 이질적이고 조화로운 아이러니를 표현해 ‘조화’를 말하고자 한다. 황금만능주의의 대표적 상징인 금과 정신적인 것의 기초가 되는 자연을 조합해 인간의 음과 양, 구상과 추상 등 공존과 상생의 의미를 묻는다. 장석원 작가는 희로애락이 담긴 얼굴을 그린다. 선과 악, 긍정과 부정이 묻어있는 얼굴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면모와 삶의 복잡성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정유리 작가는 소통 키워드를 통해 희망적 메시지를 전하고, 지나손 작가는 물이 이루어 놓은 제3의 드로잉을 관찰하는 영상물을 통해 예술의 본질과 사물의 실존에 대한 미학적 경험을 제공한다. 청목미술관 관계자는 “한 해의 창작활동을 소개하는 전시에서 레지던시 작가들은 각자의 사유와 고민을 시각적 언어로 풀어낸 작품을 선보인다”며 “‘사유의 시간들’이라는 전시 주제처럼 이번 전시가 관객들에게 사유의 시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든 건 1980년대 서울의 아스팔트 도로에서 시작됐는지 모른다. 독재 권력을 향한 외침이 붓이었고 집회 현장이 작업실이었던 변혁의 80년대, 사람들은 행동했다. 그 시기 김준권 화백(69‧한국목판문화연구소장)은 민중미술에 투신해 전단지 작업에 참여했고, 판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김 화백은 민중미술을 시작으로 90년대 국토와 사람들의 삶이 담긴 리얼리즘적 풍경을 켜켜이 형상화하기 시작했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눈과 발로 사생한 작업을 해나갔다. 이후 한‧중‧일 전통 목판화를 연구하고 자신만의 방식을 입혀 선보인 수묵‧채묵 목판화를 창안해내기도 했다. 한국 목판화 거장 김준권 화백이 전주를 찾았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1주년을 기념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서현석)에서 준비한 신년기획 초대전 ‘김준권의 국토-판각장정’이 3월 30일까지 전당 전시장 전관에서 열린다.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화백은 “목판화 작업 과정은 길고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판화 한 장을 찍기 위해서는 최소 10번 이상 찍고 마르길 기다려야 한다. 판마다 먹의 농담도 달라 작품 하나를 완성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판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찍는 방법. 판과 종이가 물에 젖은 정도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져 손끝의 섬세한 감각이 필요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인고의 시간을 거쳐 탄생한 화백의 작품 250여 점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1980년대 초창기 작품 '나는 밥이다'부터 대표작 '이산 저산', '산운(山韻)’ 까지 그의 예술적 여정을 차근차근 짚어본다. 그가 제작한 목판화에는 대한민국 남단에 위치한 가파도부터 휴전선, 북한 땅을 건너뛰어 요동에서 본 북녘까지 사실적으로 재현된다. 색채가 있는 채묵(동양화 인료)과 무채색의 수묵(먹) 판화, 강렬한 색채로 시각적 힘이 큰 유성 목판화 등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활용해 생생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서현석 대표는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1주년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첫 시작을 김준권 화백의 전시로 하게 됐다”며 “김 화백의 40년 미술세계를 조명하고, 판화가 지난 예술적 가치와 의미를 되새겨봤으면 한다”고 밝혔다. 홍익대 미대를 졸업한 화백은 국내 수묵 판화 개척자로 평가받으며 1993년부터 진천군 백곡면 작업실에서 '한국목판화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 당시 그의 판화작품 '산운(山韻)'이 판문점 평화의집 내 배경 그림으로 내걸려 큰 주목을 받았다. 이번 전시는 무료 관람이며 매주 월요일과 설날 연휴는 휴관한다. 전시 기간 판화 찍기 체험이 운영되고 2월 중에 ‘작가와의 대화’가 마련된다.
개미누에 뽕잎 갉는 소리였습니다. 꿈길을 지우며 소복하게 눈이 쌓였습니다. 지금은 먼 유년의 겨울에도 푹푹 눈이 내렸지요. 앞집 지붕을 덮고, 우리 집 울타리를 지우고, 장독대에 몇 그릇 고봉밥을 담아 놓곤 했지요. 함부로 벗어던진 토방의 내 검정 고무신에도 눈발은 들어앉았고요. 색맹이라는 말도 있고, 없는 양말에 발이 시려 그런다는 얘기도 있던 복실이가 폴짝폴짝 뛰던 기억은 분명한 걸까요? 올겨울 눈이 잦습니다. 어느 시인의 시구대로 어지러운 세상 죄지은 발자국을 자꾸자꾸 지워주시고 싶은 하느님의 사랑인지도 모릅니다. “어디에서나 눈이 오면 사람은 해방이 됩니다. 그러나 오렌지 꽃피는 곳에서는 사람이 사람의 적이 됩니다.” R. W. 에머슨의 말이 새삼스럽지 않은 아침입니다. 설풍년지조(雪豊年之兆), 눈은 풍년의 징조라지요. 아무리 쌀값 헐하대도 곡간마다 그득그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좁고 넓고 질고 고슬한 길을 지운 눈이, 길 놓친 자전거 위에도 수북하네요. “쪼르르 다녀간 쥐 발자국/발목도 빠지지 않고/복실이가 남겨놓은 밥풀때기 떼어먹고 갔다//포릉 포르릉 허공을 딛고 와/시궁쥐가 갉다간 이 빠진 사발을/톡톡 쪼아먹는 참새”, 졸시 ‘폭설’입니다. 그러게요, 먼 산의 고라니는 아침밥이나 먹었을까요?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이 문화예술 육성 지원사업 수혜자 문턱을 높인다. 전북지역 예술인과 예술단체의 창작 역량을 강화하고 예술인의 성장을 목적으로 사업이 추진되는 만큼, 신청 자격을 높여 예술인들의 권익 보호와 전문성 강화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은 다음 달 7일까지 ‘2025년 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공모를 진행한다. 16일 재단에 따르면 이번 공모는 △예술창작 지원 △예술 확산 지원 △젊은 예술 지원 등 3개 분야로, 사업비는 지난해와 같은 16억5000만 원이다. 지원 규모는 1개 사업 당 최소 300만 원부터 최대 800만 원이다. 예술창작 분야에서는 개인별로 문학 300만 원, 시각예술 400만 원, 공연‧다원 예술 500만 원씩 지원한다. 예술단체는 분야별(문학 300~500만 원, 시각 400~600만 원, 공연‧다원 500~700만 원)로 차등 배분한다. 예술단체에 지원하는 예술 확산 분야는 전 장르 최소 700만 원에서 800만 원을 지원한다. 40세 이하 예술인을 대상으로 하는 젊은 예술 분야는 전 장르 400만 원을 지원한다. 올해부터는 장애 예술단체 가산점 기준이 높아졌다. 그동안 사업 참여자 가운데 장애 예술인이 1명만 소속돼 있더라도 가산점 5점이 부여돼 예술단체로 선정됐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업 참여자 중 장애 예술인이 30% 이상 참여해야 가산점 5점이 부여되는 것으로 기준을 바꿨다. 중복 수혜를 줄이고, 공정한 지원금 분배를 위한 조치다. 예술인 권익 증진을 위해 창작활동비 편성 금액도 늘렸다. 올해부터 선정 금액의 20% 가량을 개인 창작활동비로 편성할 수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5% 늘어난 수치다. 문화예술과 생활 문화예술의 경계를 바로잡기 위해 신청 자격도 손봤다. 지난해에는 신청 자격이 창작활동 경력을 증빙하는 것이었다. 창작활동에 대한 기준이 명확치 않다 보니 실제 전업 예술인들의 선정률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재단은 장르별로 신청 자격을 구체화해 기준을 보완하기로 했다. 문학 장르는 1회 이상 개인 작품집을 출간 경력이 있어야 한다. 시각 장르는 개인전, 공연 장르는 발표회(공연) 경력이 증명돼야 지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업의 전문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재단 관계자는 “올해는 문화예술육성지원이 전문 예술인들을 위한 사업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기준을 강화하고 보완하는 데 초점을 뒀다”며 “당초 역량 있는 예술가를 지원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사업인 만큼 신청 자격을 손질해 전문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사업설명회는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익산, 군산, 전주에서 3차례 진행된다. 신청접수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을 통해 온라인으로 접수해야 한다. 결과는 3월 중에 발표할 예정이다.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예술인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우진문화재단의 ‘2025 우리소리 우리가락’ 공모에 아트룸을 비롯한 10명(팀)이 선정됐다. 우리소리 우리가락은 국악·양악·무용 등 3개 부문 문화예술인들에게 작품 제작과 발표·홍보 등을 지원한다. 국악 부문은 아트룸(대표 이환주)과 조훈화 양금연주자가 선정됐다. 공연 콘셉트를 하모니로 잡은 아트룸은 대중적인 음계를 국악기에 맞춰 재해석한 콘텐츠 기획을 선보여 대중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누가 들어도 알만한 노랫말의 내용과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판소리 사설의 이해를 돕는다. 조훈화는 ‘양금의 시간 여행’콘셉트로 전통과 현대, 동서양을 양금이라는 악기로 연결한다. 양금의 전통적 뿌리에 현대적 감각을 더하고, 미래로 확장되는 음악적 가능성을 관객들에게 제시한다. 양악 부문은 조성현 기타리스트와 앙상블 로코(대표 김하늘)가 뽑혔다. 조성현은 ‘피아졸라와 빌라로보스’를 콘셉 주제로 잡았다. 기타를 위한 악보와 충분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들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연주하고, 올바른 해석과 진지한 연주를 통해 클래식기타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목관 5중주의 다채로운 레파토리를 보유한 앙상블 로코는 Romantic in Europe’콘셉트로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들며 강렬한 인상과 여운을 전한다. 무용 부분은 신인 춤판(30세 이하 안무가)과 젊은 춤판(45세 이하 안무가)으로 나누어 선정됐다. 신인춤판에는 이민근(25) ․ 이서연(23) ․ 정다연(26)씨가 무대에 오른다. 젊은 춤판 선정자는 강영진(28) ․ 장소린(29) ․ 함희원(28)씨다. 올해는 공연예술의 진정성과 대중성, 실험성 등을 고루 갖춘 공연을 선정하고자 장르별로 제한을 두지 않고 예술적 실험을 시도한 작품 위주로 선정했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설명이다. 심사는 이왕수 문화예술공작소 기획 감독, 김보라 우진문화재단 이사장, 이나현 전북대 예술대학 무용학과 교수가 맡았다.
전라연합예술단이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중국 강소서 창저우시(상주시) 봉황곡 대극원에서 한중문화교류공연을 펼쳤다. 이번 한중문화교류공연은 전북특별자치도와 중국 강소성 교류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중문화협회 전북지부(회장 박영진)와 중국 강소성 인민대외우호협회 공동 주최했다. 전라연합예술단은 한중문화협회장 박영진 단장을 비롯해 부단장 박명숙, 총연출 조승철, 예술감독 장인숙, 명창 차복순, 고수 신동선, 명무 김명신 박현희 노태호, 무용수 김연우 서한나 최진영 최윤형 김민주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전북 무형유산 제47호인 호남산조춤과 판소리 '수궁가'를 결합한 공연을 무대에 올렸고 판소리 '흥보가'는 차복순 명창의 풍부하고 격조 높은 너름새와 소리로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전주국제영화제가 2025년에도 국회문화극장 프로그램을 이어간다. 전주국제영화제와 국회사무처는 문화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 2023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회사무처가 주최하는 국회문화극장은 국민 문화 향유권 증진을 위해 매월 셋째 주 목요일마다 영화와 공연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무료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2월 영화 ‘비밀의 언덕’을 시작으로 올해 1월 영화 ‘룸쉐어링’ 상영까지 여섯 번의 상영회가 열렸다. 영화제 관계자는 “상영회마다 영화 상영 전 감독과 배우들이 참여하는 무비토크가 운영됐다”며 “작품 제작 뒷이야기와 영화적 의미에 대해 이야기 나눠 관객들에게 특별한 영화 감상 경험을 제공했다”고 자평했다. 전주국제영화제와 국회사무처는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1월 ‘룸 쉐어링’ 상영을 시작으로 2회 추가 상영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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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로 건네는 작은 평화⋯박종권 사진전 ‘보시니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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