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농어촌유학 메카로 키우자
 고령화와 급격한 인구감소로 시름을 앓던 전북 농촌지역에 모처럼 활기찬 소식 하나가 있다. 농촌유학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잘만하면 향후 도시와 농촌의 교육협력 성공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모으기 때문이다.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전북 농촌유학생은 257명에 달하고 있다. 2022년 27명에서, 23년엔 85명으로 늘어나더니 24년엔 165명, 그리고 올해엔 257명에 이르렀다. 3년 만에 10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출신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94명으로 가장 많고, 서울 82명, 광주 18명, 전남 14명, 충남, 인천, 부산이 각각 8명 등이다. 학생 정착과 적응을 돕기 위해 다양한 특색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이 주효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례로 진안 조림초는 아토피 학생 맞춤형 건강 지원과 숲 체험을 제공하면서 초창기부터 인기몰이를 했다. 정읍 이평초는 탄소중립 실천학교와 AI 교육을 운영하며 김제 성덕초는 ‘같이 그린(Green) 미래’ 프로젝트로 환경 감수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곳은 바로 순창 지역이다. 올해 농어촌유학 전학 지역을 보면 순창이 91명으로 가장 많고, 진안 59명, 임실 53명, 완주 17명, 정읍 10명, 익산 8명, 군산 5명, 김제 5명, 남원 4명, 부안 3명, 무주 2명 등이다. 농촌유학은 단순히 도시에서 농촌으로 전학하는 형태를 넘어 인구 유입은 물론, 갈수록 쇠퇴하는 농촌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가족체류형, 홈스테이형, 유학센터형 등 다양한 거주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한다. 도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거라는 선입견은 오래전 얘기다. 단순 전학에서 벗어나 삶의 전환과 생태 감수성을 키우는 교육적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학생에게는 자연 속 성장 기회를, 지역에는 활력을 불어넣는 지속 가능한 모델로 확대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 22일 정근식 서울특별시교육감이 진안 정천면 조림초등학교를 방문해 농촌유학 학부모들과 간담회를 가졌는데 향후 상생방안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간담회에서 제안됐던 △농촌유학 후 원적 학교 복귀 보장 △서울시교육청 교육프로그램과의 듀얼 멤버십 유지 △6개월 한도인 재정지원의 전폭 확대 등은 자치단체와 교육청이 협력을 통해 얼마든지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본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전북이 전국적인 메카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