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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를 치른 지금, 전북 여성계는 허탈감에 빠져 있다.선거의 한 중심에 있었던 여성 출마자들과 운동원들은 물론이고 이들을 지켜보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여성들은 공허함과 무기력증에 사로잡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전북지역 기초의원 선거에 도내 지방선거 사상 최대 인원인 12명의 여성후보가 나왔을 때만 해도 전북에 여성 정치 바람이 일 것으로 기대됐었다. 그러나 전라북도 정치 1번지라 불리우는 전주에서 7명의 여성후보 중 단 한 명의 여성의원도 나오지 못하는 참패를 당했다. 전주는 지난 98년 선거에서 전라북도에서는 유일하게 여성의원 3명을 당선시켰던 지역이다. 또한 이들의 의정활동 활약상은 자타가 인정할 만큼 뛰어났다. 이러한 전주에서, 그나마 여성 정치 참여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이번 선거에서 여성 시의원이 한 명도 배출되지 못한 것이다. 여성에게는 아직도 "좁은문"이러한 사정은 도내 타 지역도 마찬가지다. 여성이 각 1명씩 출마한 김제와 남원 역시 쓴 잔을 마셨고, 군산과 익산에서만 각 1명씩 2명이 기초의회에 진출하는 것으로 그쳤다. 내 고장 살림을 책임지고 꾸려갈 일꾼으로는 여성이 적합하다느니, 남성에 비해 여성이 상대적으로 부정 부패와는 거리가 멀다느니, 여성에게도 정치참여 기회를 평등하게 줘야 한다느니 하는 얘기는 공중에 날아가 버렸다.여성이 한 명도 없는 남성들만의 기초의회가 지역 여성들의 절박한 문제를 제대로 풀어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턱없이 부족한 보육시설, 비정규직 여성들의 불안정한 고용 형태, 장애 여성들의 인권, 되풀이 되는 가정 폭력, 근절되지 않는 성매매 고리, 갈수록 복잡해지는 교육 문제 등. 물론 전주 완산 제2선거구에서 박영자씨(전 전주시의원)가 광역의회에 진출한 것은 이승만 정권 때 제2대 민선의원으로 임형신씨(전북 논산, 상공부장관 역임)가 선출된 이후 전북 여성계의 경사로 기록된다. 또한 비례대표제를 통해 광역의회에 여성이 2명 더 진출한데다 그 중 한 명은 민주노동당에서 정당투표제 몫으로 광역의회 무대에 서게 돼 비교적 진보적인 여성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등 여성계에 전혀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성 후보들이 조직과 자금·홍보면에서 열세였는데도 선전, 상대 후보들과 득표율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점도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패자는 말이 없는 법.그러나 이번 선거가 총체적으로 낮은 관심과 높은 과열 타락으로 사상 최악의 선거라는 오명을 남겼다고 해도, 적어도 전북여성계는 유권자들에 여성정책을 제대로 내놓은 후보자들을 인식시키고 강간 치상 범죄자 등 반 여성적인 후보자들을 알리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섰어야 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전북지역 여성계가 여성 정치인을 배출하기 위해 해야 할 역할이 뚜렷해졌다. 4년후 축배를 들 수 있도록무엇보다 여성들에 정치의 중요성을 인식케 하는 일이 급선무다. 도내 많은 여성들이 여성할당제에 대해서 조차 모르고 있다는 전라북도여성발전연구원의 설문조사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그리고 여성 정치인 발굴과 지원을 천명한 전북여성정치발전센터를 비롯해 도내 여성계가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여성 정치인 길러내기 훈련을 해야 한다. 또한 정치에 관심 있는 여성 스스로 일찍부터 정치에 발을 디디고 자신을 알리는 일부터 치밀한 계획을 세워 움직여야 한다. 유권자들은 준비된 프로를 원하고 있다.프랑스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남녀동수 공천을 명문화 한 선출적 접근에 대한 남녀평등법을 제정해 지난해 시의원 선거에서 여성이 전국 시의원의 47.5%를 차지하는 부드러운 혁명을 불러 일으켰다. 4년 뒤 전북 여성계가 축제 분위기에서 축배를 들고 이렇게 외칠 수 있기를 바란다.“전∼북여성, 짝짝짝 짝짝”/허명숙(본사 특집여성부장)
6.13지방선거 다음날 A군에서 있었던 일. 당선자 선거캠프에 몸담았던 어느 전직 공무원은 군청에 들어와 이것 저것 파악하고 돌아다녔다. 그런데 그 폼이나 말투가 어찌나 고압적이고 권위주의적인지 공무원들은 마치 점령군 같았다고 말했다. 혁명에 성공해서 권력을 거머쥔 점령군으로 비유하니, 떵떵거리고 다닌 그 꼬락서니가 어떻게 비쳐졌을지 두눈으로 확인을 하지 않아도 훤히 알만하다. 다른 사례. 민주당 경선에서부터 후보를 도왔던 한 업자는 공공연히 “손 볼 놈이 있다”며 해당 공무원을 겨냥하는 말을 하고 돌아다녔다. 수의계약 건 청탁을 들어주지 않자 마치 자신이 인사권을 쥔 것처럼 막말을 해대고 있다. 선거 때 얼마나 많은 돈을 뿌리며 당선자를 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뿌린 만큼 거두려는 것처럼 그의 머리속에는 권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로 가득 차 있는 것으로 보인다.당선자측 점령군 행세 눈살어느 자치단체장 선거 후보 캠프.6.13지방선거 개표가 진행되던 밤중에 공무원 몇몇이 나타났다. 어느 누가 보아도 현직 단체장이 당선될 걸로 여론이 형성돼 있었지만 막상 선거 뚜껑을 열어보니 정 반대의 결과가 나온 지역이다. 예상을 깨고 뒤집히는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자 공무원들은 밤중에 이 캠프를 찾아 발 빠르게 눈도장을 찍었다. 6.13지방선거 뒤 끝의 이런 사례는 어느 자치단체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공통된 현상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른바 ‘권력이동’에 따른 액션들이다. 하지만 너무나 속 보이고 해서는 안될 행동들이다. 특히 공무원이 밤중에 선거캠프를 찾았다는 것은 스스로 정치 공무원임을 드러내는 노골적 정치행위이다. 그 근저에는 권력을 행사하거나 권력에 줄대기 위한 과욕이 도사리고 있다.선거는 흔히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지만 실은 권력을 쟁취하는 수단이라는 말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선거의 핵심은 권력에 있는 것이다.그러나 유용한 칼도 잘못 쓰면 흉기가 되듯 민주적인 절차를 밟아 쟁취한 권력 역시 남용하거나 주민 뜻에 반하게 사용하면 결국 자신을 베는 흉기로 둔갑하게 마련이다. 권력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지족(知足)의 지혜가 근본이다. 석가가 말하는 인간을 파멸로 이끄는 여섯가지 해독 가운데에도 탐욕이 들어있고 중세 가톨릭이 얘기하는 일곱개의 대죄(大罪)중에도 과욕이 들어있다. 점령군 행세를 한다거나 보복성 인사를 하는 행위, 단체장 쪽에 줄대기 현상들이 모두 지족의 지혜가 부족하기 때문에 나오는 이기주의적 행위다. 바닷물로 갈증을 달래려는 사람처럼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에 사로잡히는 게 욕심인데 새 단체장들이 마음속에 집어넣고 두고두고 음미해야 할 금과옥조다. 권력은 분수 벗어나면 흉기오는 7월1일 취임을 앞두고 행정업무 인수인계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인사정책과 예산정책도 검토되고 있다. 선거는 권력이고 권력을 쟁취한 마당에 전리품을 챙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도와 분수, 지족의 카테고리 안에서 모든 일이 이뤄져야지 상궤를 벗어나면 권력의 남용으로 귀착될 것이다. 이에 대한 책임은 단체장에게 돌아가고 민의(民意)는 선거 때 정확히 이를 반영해 온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관찰하고 있지 않은가. 주민의 심판이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사실을 새 단체장들은 깨달아야 한다. 좀더 겸손하고 지혜로운 출발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이경재(본보 정치부장)
30대 지방정치신인들의 대거진입과 40대의 약진. 지난 6·13 군산시의원선거에서 나타난 두드러진 특징이다. 지난 92년 시의회의 출범이후 30대가 무려 4명이나 처음으로 의회에 진출하게 됐고 40대가 8명이나 시의원에 당선된 것이다.시의원당선 절반이 20~30대군산시의원 26명가운데 무려 50%에 가까운 12명이 30∼40대로 오는 7월 출범할 4대 시의회는 크게 젊어질 전망이다.이같은 현상은 크게 고무적인 것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으며 특히 30대의 진출은 매우 환영할만한 일로 평가되고 있다.그도 그럴 것이 촌동네이며 지리적으로 폐쇄돼 보수적이라고 그동안 인식돼 온 군산시에서는 ‘나이가 벼슬’ 이었다.50세의 나이가 들어도 ‘젊다’는 것보다도 ‘어리다’는 평가를 받았고 어린 나이에 무엇을 알 수 있겠는가 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군산시를 지배해 왔다. 30∼40대의 공적인 사회활동은 때문에 거의 미미한 게 사실이었다.어쩌다 젊은 층에서 어떤 일을 하려고 하면 시쳇말로 고춧가루 뿌리는 사람들이 많아 아예 젊은 층들은 수면하에 잠복한 채 밖으로 얼굴을 내밀려고 하지 않았다.공적인 사회활동을 한다고 적극성을 띠기라도 하는 날에는 사람들의 입줄에 오르기 일쑤로 ‘장수에 지장이 있다’는 인식이 젊은 층사이에서 평배해 있었다.이같은 이유로 40대가 과거 10년동안 군산시의회에 진출하는 일이 그다지 많지 않았고 30대는 아예 찾아 볼 수 없었다.이는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들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무엇이 현안이고 어떠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지 못하는 등 지역발전에 대한 무관심으로 표출됐다.단지 내밥벌이만 하면 그만이었고 군산시와 시의회가 무엇을 하든지 자신과 직접적인 이해 관계가 없으면 알 바가 아니다라는 식의 방관자적인 자세가 젊은 층사이에 당연한 것으로 인식돼 있었다.시발전을 위한 현안의 해결에도 젊은 목소리는 듣기 어려웠고 젊은 층들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굳이 밖으로 표현을 하려 하지 않았다.한마디로 군산시의 허리층이라고 할 수 있는 30∼40대의 힘은 미약하기 그지 없었다.출향인사들이 가끔 고향에 내려와 하는 말은 ‘군산은 왜 예나 지금이나 발전을 하지 못하고 항상 그대로 인가’라는 소리였고 군산이 발전을 하지 못하는 이면에는 젊은 층의 무관심이 자리하고 있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사람도 허리가 약하면 힘을 쓰지 못하듯 군산시 역시 약한 허리때문에 비상을 하지 못해 온 것이다. 지역발전 원동력역할 기대이같은 점에서 볼 때 4대 시의회에서 30∼40대층의 대거진출은 군산시발전의 원동력이 될 젊은 층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면에서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특히 30대의 시의회진출은 30대도 군산시의 발전에 드디어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들이 의정활동을 멋지게 할 경우 보다 많은 30대가 시의회에 진출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군산시의회에 많은 젊은 층의 진출을 놓고 한 군산시민은 “과거에 비해 밝은 희망이 보인다”는 평을 내놓은데 주저하지 않았다.미래에 과감한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이들이기에 세계화시대에 급변하는 변화의 물결을 잘 소화해 냄으로써 군산시를 국제적인 도시로 발돋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군산의 허리층이여! 이제 지역발전을 위해 힘을 써보자./안봉호(본사 군산본부장)
6·1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이번 선거는 월드컵 축구대회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과 열기에 묻힌 가운데 치러졌다. 더구나 지도층의 부패와 여야간 추악한 정쟁으로 선거가 천덕꾸러기 신세로 밀려난 감마저 없지 않다. 낮은 투표율과 ‘투표하고 축구보자’는 선거관리위원회의 권유문구가 상징적으로 이를 반증해 준다.이번 선거에서는 이 지역을 텃밭으로 삼았던 민주당의 퇴보와 함께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어쨌든 선거는 끝났고 이 지역을 이끌 리더들이 뽑혔다. 당선자에겐 축하의 악수를, 낙선자에겐 위로의 말씀을 건넨다. 당선자들은 아직도 가시지 않은 감격과 당선사례가 이어질 터다. 그런 가운데서도 7월 1일 취임 전까지 앞으로 4년간 어떻게 도정과 시군정을 이끌어갈지 구상을 가다듬어야 할 시기다. 인사문제에서 부터 각종 이권사업, 지역화합, 기업유치 노력 등등. 또한 주민들의 요구사항도 봇물처럼 많을 것이다.새 패러다임의 지역발전 구상그중 무엇보다 간과할 수 없는 한가지, 지역 로열티(Loyalty)를 높이는데 앞장서 달라는 점을 주문하고자 한다. 그를 위해선 지역발전 구상에 대한 파라다임의 일대 전환이 요구된다.지역에 대한 로열티란 무엇인가? 조금은 생소해 보일지 몰라도 그것은 말 그대로 지역에 대한 충실도, 충성도 쯤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소주시장이나 지역금융 등 몇가지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먼저 소주시장은 도내에 뿌리를 둔 하이트 주조의 경우 지난해말 지역내 시장점유율이 31%에 그쳤다. 하이트 주조의 전신(前身)인 보배가 한때 80% 이상의 점유율을 자랑했던데 비해 초라하기 그지 없다. 그 이유는 전국 소주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수도권 소주 진로의 맹공앞에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 반면 영남지역 자도(自道)소주의 점유율은 90% 이상, 전남지역은 80% 이상이다.지방은행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본점소재 지역의 여수신 점유율을 분석해 보면 실망스럽기 이를데 없다. 금융기관 구조조정 과정에서 살아 남은 3개 지방은행의 지난해말 수신점유율은 대구 38.9%, 부산 29%, 전북 27.8%다. 여신 점유율은 더 낮아 대구 30.1%, 부산 21%인데 비해 전북은행은 16.5%를 차지한다.히딩크식 업그레이드 기대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지방신문의 점유율은 더욱 한심하다. 부산 대구지역의 경우 지역내 점유율이 30%를 넘고 있으나 전북지역은 10%대다. 물론 ‘아재비 떡도 싸야 사먹는다’는 속담처럼 지금은 제품 자체로 경쟁하는 시대다. 나아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말하는 시대에 ‘무슨 잠꼬대같은 소리냐’고 반박할지 모른다.하지만 집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새는 법이다. 지역에 대한 로열티가 제대로 서 있지 않은 곳에서 글로벌은 허상일 따름이요, 경제적인 식민지에 지나지 않는다.이러한 점을 생각할 때 이번에 뽑힌 자치단체 리더들의 역할에 거는 기대는 실로 크다. 지금 국민적 영웅으로 치솟고 있는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라. 1년6개월전 대표팀 구성원들은 그대로였다. 똑같은 인적 자원을 가지고 어떻게 조련하느냐에 따라 축구가 ‘아시아의 변방’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진입할 수 있는가를 보여 주었다. 한명의 리더가 조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성공신화를 이뤄내는가를 두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지 않은가. 그의 리더쉽의 요체는 솔선수범이요, 과학적 접근이요, 실력제일주의다. 이제 지역의 리더들은 탁월한 비전과 전략으로 지역경제를 업그레이드해 주기 바란다. 잃어버린 민선자치 7년(본보 6월 7일자)의 만회를 위해서도 말이다. /조상진(본보 경제부장)
한국이 48년의 월드컵 도전사(史)에 처음으로 16강의 희망을 쏘았다. 더 나아가 8강 및 4강도 넘보지 말라는 법도 없을 정도로 한국 축구가 성장해 있음을 국민들은 분명 목도했다.지난 5일 폴란드전에서 2대0의 승리를. 10일엔 미국전에서 아쉽지만 1대1의 무승부를 기록하는 태극전사들을 지켜보면서 거대한 용광로에서 분출되는 뜨거운 열기처럼 승리를 갈망했던 국민의 열정적 에너지는 분열과 갈등을 제압하며 전국을 하나로 묶었다.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웬지 경쾌하고 표정도 밝았다.국민들은 붉은 물결처럼 가슴에 뭔가 뜨거운 것이 용솟음침을 ,국운상승의 기운을 확실히 느꼈다. 신명이 났다는 표현이 바로 이때를 두고 한말이 아닐까 싶다.지난 86년 아시안게임에서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88년 서울올림픽에서 ‘해냈다’는 자부심을 가졌던 국민들은 2002년 월드컵대회를 통해 ‘새롭게 도약할수 있다’는 신념을 가졌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투표하고 월드컵 즐기자하지만 제 3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투표일이 밝은 오늘 웬지 답답함이 느껴진다.이는 6·13 지방선거가 월드컵 열기 등으로 인해 관심의 사각지대에서 치러지면서 투표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9일 중앙선관위가 발표한 여론 조사결과에 의하면 투표율이 50%를 넘길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는 분석이다.중앙선관위가 여론조사기관인 월드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4일 전국의 남녀 유권자 1천5백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 한 결과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밝힌 응답자가 45.1%에 불과했다는 것이다.지난 98년 여론조사 결과(67.8%)보다 실제 투표율이 훨씬 낮았던 점에 비추어 이번 선거 투표율이 여론조사 결과보다 더 낮게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된다.투표율이 낮아지면 자질후보가 대거 당선될 가능성이 커짐을 배제할수 없다.후보에 대한 검증이 꼼꼼이 이뤄지지 않았고 흑색선전, 비방과 불·탈법 선거운동이 판을 쳤음을 부인할수 없기 때문이다.투표율 저조의 가장 주된 요인으로는 정치불신이 꼽히고 있다.행정자치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8년 7월 취임한 광역시장 도지사 16명 가운데 31%인 5명이, 중소도시 시장·군수·구청장 2백32명중 20%인 46명이 각종 비리 등으로 사법처리됐다는 집계이다. 초의원들도 더했으면 더했지 각종 비리로 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했다.이로인한 정치불신이 팽배해온게 사실이다.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월드컵 경기가 겹치면서 투표율 저조 우려가 심히 큰 것이다.함량미달자에게 과감히 레드카드를오죽하면 ‘투표후 축구를 보자’는 선거참여 캠페인이 언론매체 전면에 등장했을까.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제가 실시된지 10여년이 경과되면서 우리는 한번 잘못된 투표로 그 후유증이 지대했음을 깨닫게 되었다.지역주민들이 제대로 된 행정서비스를 받지 못함은 물론 행정공백현상과 아예 마비되는 위기도 직면했지 않은가.따라서 함량미달자가 당선되지 않도록 투표율이 높아져야 하겠고 학연과 지연·지연 등에 얽매이지 않고 옥석을 가리는 유권자의 현명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후보자들의 공약·도덕성·자질과 리더쉽·공명선거운동 등의 잣대를 정확히 들이대야 할 것이다.심판의 눈을 속여 온갖 반칙을 저지르고 꼼수와 변칙으로 일관하는 축구선수같은 정치인들, 관중은 안중에 없고 오로지 제 몸값과 이익만을 생각하는 선수같은 후보자들에게는 과감히 레드카드를 안기는 유권자들의 높은 의식이 발휘될 때이다.잘못된 투표로 앞으로 4년을 후회하지 않고 전북의 미래에 희망을 쏠수 있는 하루가 되길 기대해본다./홍동기(본사 제2사회부장)
6.13지방선거 기간중 일당 4만원을 받고 지방선거 후보 사무실에 나가 선거 일을 도운 40대 어느 주부의 얘기는 선거에 무관심한 유권자들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주고 있다. 그녀가 하는 일은 전화 홍보활동. 전화통을 붙잡고 이런 저런 이유로 우리 후보가 출마자중에서 가장 낫다며 꼭 투표에 참여해서 도와달라고 주문하는 게 그녀의 일인데 돌아오는 답변은 “투표 안해요” “먹고 살기 바쁜데 투표는 무슨 투표”“뽑을 놈이 있어야 투표를 하지”“월드컵 얘기나 합시다” 등등이 주류라는 것이다. 마음이 여린 그녀는 마치 싸움을 하듯 이런 퉁명스런 목소리들이 전화통에서 튀어 나올 때마다 죄지은 사람처럼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 일쑤라고 털어 놓았다.선거판은 식상, 월드컵은 감동유권자들의 선거 무관심이 다른 어느 선거때보다 극에 이르고 있지만 후보들 역시 종전 선거와 한치도 달라지지 않았다. 동원된 청중, 그리고 그들이 벌이는 밀물 썰물식 쇼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연출됐다. 비방과 흑색선전으로 서로 침을 튀긴 것도 구태의연했다. 고질적 병폐인 상대방 흠집내기와 깎아내리기도 단골메뉴로 등장했다. 돈 선거는 어떠한가. 얼마전 어느 유권자는 어느 도지사후보를 찍어달라며 10만원짜리 봉투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누가 봐도 당선권에 들어있는 후보인데도 표를 찍어달라고 돈을 푸는 판이니 경합이 치열한 선거구의 후보들은 얼마나 많은 돈을 뿌리고 다닐 것인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청중을 동원하지 않거나, 상대방을 흠집내지 않고 또 돈을 살포하지 않으면 마치 선거판이 열리지 않을 것 처럼 후진적 요소들이 여전히 또아리를 틀고 있는 걸 목도하고 있다.선거판이 이럴망정 ‘월드컵’이 연출해 내는 무대는 감동의 연속이다. 출전 48년만에 첫승을 올렸고 내친 김에 16강의 문턱을 넘기 위한 사기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 16강에 진출한다면 해방의 감격을 능가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해방은 그 이후 정치세력들이 갈갈이 찢겨나가는 바람에 감격의 기쁨도 잠시였지만 월드컵은 온 국민을 하나로 묶어내는 화합의 계기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매너, 이른바 관람문화와 손님 맞이 태도 역시 합격점을 받고 있다. 월드컵은 분명 우리의 문화시민의식을 한단계 높게 끌어올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같다. 피터 벨라판 FIFA 조정관(아시아축구연맹 사무총장)이 운송에서 안전에 이르기까 모든 면에서 A점수를 줄만하다고 평가하는 걸 보면 외부의 눈에도 만족할만 수준인 것 같다. 이런 좋은 평가가 나오는 건 우리의 ‘월드컵 열정’ 때문일 것이다. 월드컵에 묻혀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지방선거도 막바지에 다다랐다. 6.13 지방선거 D-1. 선거일 등산이나 가겠다는 사람도 있고 후보 꼴보기 싫어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사람도 있다. 투표포기는 악의 씨앗그러나 투표포기는 민주주의의 포기요, 지방자치의 발전을 가로막는 악의 씨앗이다.현 선거제도 아래에서 유권자의 권리는 주어진 조건에서나마 최선의 길을 찾는 것이고 최선이 불가능하다면 차선을 선택하는 것이다. 기대했던 새 얼굴이 없으면 때가 끼고 구태의연하더라도 덜 식상한 얼굴을 선택하는 것이 민주시민의 의무인 것이다. 투표는 시민의 신성하고도 소중한 권리이다. 투표도 하지 않고 지방자치, 구체적으로는 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을 어떻게 비판할 수 있겠는가. ‘월드컵 열정’이 오늘의 한국축구와 시민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듯이 투표를 포기하지 않는 열정이 지방자치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는 걸 잊지 말아야 겠다.
온통 월드컵 얘기뿐이다. 직장 학교 가정 할 것 없이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이다. 처음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일들이 한뜻이 되어 노력하고 지원하면 이룩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이번 월드컵에 관한 한 한국팀의 운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16강 이상에 대한 기대, 몇년전만 해도 암울해 보였던 전북의 관광이 주가를 서서히 올리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출전국 사이에 만만한 팀이 없을 정도로 파란의 광풍에 휩쓸려 있다. 우리 선수들의멋진 경기도 감동적이었지만, 그 무엇보다도 감동적이었던 것은 자신들이 앉았던 자리를,자신들이 만든 쓰레기든 아니든 솔선수범해서 치우던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전주 첫 경기가 열린 지난 7일, 지역전통문화의 세계화 가능성및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의식은 자신감에 사로잡힌 잠재의식의 표출이었다. 시민들은 ‘숨은 열정’을 폭발했다. 입장객들은 마치 예행 연습이라도 한 것처럼 질서있게 움직였다.입장할때 검색을 편리하게 받기 위해 소지품을 최대한으로 줄이고 반입해서는 안될 물품에 대해서도 이미 알고 있었다. 입장과 검색과정에서도 대회관계자들의 안내에 따라 순조롭게 진행되었다.짜증을 내거나 얼굴 찌푸리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불미스런 일 없이 축제만끽 여기에는 대회 관계자들의 철저한 준비, 뛰어난 시설, 대표팀의 선전 등도 함몫했지만 무엇보다 자발적인 참여와 양보를 아끼지 않은 시민정신이 절대적이었다. 95%를 넘어선 차량 2부제 참여, 경기장 안팎의 정연한 질서의식, 인정많은 참모습에 푹 빠지게 하는 홈스테이, 몸을 사리지 않는 자원봉사. 이같은 노력과 동참이 있었기 때문에 ‘원더풀 코리아’가 있는 것이다. 물론 폴란드와 첫승을 거두던 날도 대형멀티비전이 설치된 객사앞과 덕진공원에 2만여명의 응원인파가 몰렸으나 밤새도록 사소한 사고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어느 누구도 그들에게 질서를 지키라고 지시하지 않았고, 자리에 앉거나 일어서라고 하지도 않았다. 밤늦게까지 계속된 ‘축하 향연’에 불미스런 일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시민들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한뒤 차분히 귀가했다. 솔선수범하는 모습 인상적 시민들은 국가적인 축제에 참가한 시민으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스스로 알고 있었고, 그렇게 행동으로 보여 주었다. 이러한 시민정신은 당장 우리에게 현실적으로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입소문과 언론보도를 통해 우리 고장의 이미지가 세계인의 가슴에 자리잡게 될 것임이 자명하다. 우리는 이번 대회를 위해 4년동안을 휴일없이 구슬땀흘려 준비해 왔다. 전주 진북고 연주단은 월드컵 16강및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4박5일 일저으로 행진곡을 2002번 연주한 이벤트를 가졌다. 전주는 지금 바야흐로 ‘축제의 물결’로 파도치고 있다. 월드컵 개막과 함께 전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각종 문화축전이 경기장과 도심등 전주시 일원에서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다. 스페인과 파라과이의 예선전이 치러지는 7일 전날 ‘월드컵 대동 한마당’에 이어 전주풍남제가와 전주종이문화축제가 경기전 일대에서 열린다. 이밖에 종합경기장에 전주플라자가 개장되고 다가·중앙동 일부 거리를 차이나타운이 본격 선포됐다. 전주플라자에는 놀이마당, IT체험관,, 특산품 홍보관, 민속체험관 이벤트 마당을 갖춰 다양한 공연과 놀이 전시 이벤트가 이어진다. 중국 소주시의 자재와 기술진으로 지어진 누각(패루)에서 시작되는 중국의 거리엔 붉은 등이 내걸리고 중국풍 축제들이 진행되고 있다. 기와집 8백여채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교동 한옥촌의 전통미가 물씬 풍기고 있다. 월드컵을 빛내는, 월드컵을 만드는 ‘월드컵 정신’. 그것은 아마 경기장에서의 승리뿐 아니라 질서의식의 선진화 과시가 아닌가 싶다. 전주는 월드컵을 통해 또 변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최동성(본보 사회부장)
요즘 축구열기가 뜨겁다. 전국이 온통 월드컵 축구얘기 뿐이다. 그러다 보니 정작 코앞에 닥친 지방선거는 뒷전인 느낌이다.우리 팀이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좋은 경기를 펼치면서 고조되기 시작한 축구열기는 본선에서 폴란드를 2대 0 으로 누르자 더욱 폭발적으로 솟구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을 영입, 과학적인 훈련과 엄청난 투자를 한 덕분일 것이다.이번 월드컵 대회와 관련, 공동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은 묘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한국이 광란에 가까운 열기인데 비해 일본은 크게 못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양국 대표팀의 성적과 무관치 않지만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경제에도 그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때 초강대국 미국을 넘보던 일본경제는 최근 10년 동안 침체일로를 걸어 왔다. 한마디로 10년 동안 죽을 쑤었다. 그래서 그들은 장기불황을 일러 스스로 ‘잃어 버린 10년’이라 부른다. 오죽했으면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FT)는 일본에게, IMF 위기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극복한 한국을 ‘가정교사로 모셔라’고 했을 것인가. 전문가들은 일본경제의 위기를 ‘부실채권 구조결함 디플레이션 리더십결핍’ 등이 겹친 복합적 위기라 진단한다. 근본적 구조개혁에 성공하지 못해 끝없이 추락할 것이라는 사망진단서까지 나오는 판이다. 올 4월 30일 스위스 IMD(경제개발국제연구소)가 발표한 국제경쟁력 랭킹에서 일본은 27위인 한국보다 3단계 아래인 30위로 뒤쳐졌다.더욱 심각한 것은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앞으로 10년’도 불황과 실업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민선이후 경제 뒷걸음그런데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불현듯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아마도 그것은 우리네 민선자치 7년이 일본경제와 너무 닮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1995년 민선자치 이후 전북경제 또한 낙후와 빈곤을 벗지 못했다. 더우기 DJ 정부 출범과 함께 자신감 회복과 ‘탈(脫)낙후’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항상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올 뿐이었다. 그리고 그 책임의 상당부분은 7년 동안 지역을 이끌어 왔던 도지사를 비롯 지역의 리더들에게 있지 않을까 한다.잘못된 선택 주민의 몫몇가지 경제지표만 들여다 보자. 우선 경제생활의 기초인 인구를 살펴보면 7년 사이에 3만여명이 줄었다. 전국 점유율도 4.3%에서 4.1%로 낮아졌다. 또 재정자립도는 95년 출범 당시 34.7%에서 올해 26.3%로 내려앉았다. 물론 재정자립도로 자치단체의 부실여부를 판단하긴 힘들지만 중앙정부 의존도가 심화된 것만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그리고 시도별 경제력을 나타내는 지역내총생산(GRDP)은 3.7%에서 3.4%로 하락했다. 1인당 GRDP는 전국평균의 82.5% 수준이다. 가장 높은 울산에 비해서는 37%에 불과하다. 기업유치나 외국인투자도 늘긴 늘었지만 타지역에 비하면 상대적 빈곤감만 깊어진다. 결국 경제적 측면에서 본다면 전북의 민선자치는 ‘잃어버린 7년’에 해당한다.이같은 정체 원인은 기형적으로 비대해진 수도권 대 지방의 불균형 구도속에서 찾는 게 옳지만 지역민의 주체적 역량 또한 큰 몫을 차지한다.이러한 때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의 의미는 자못 크다. 월드컵 열기에 가리고 여야의 피 튀기는 정쟁에 치여 지역의 리더를 뽑는 일에 소홀할 수 없다. 무관심과 냉소주의는 부메랑이 되어 지역민에게 돌아올 것이다. 7년을 잃어버리고도 잘못된 선택으로 또 다시 4년을 잃어버릴 수는 없지 않은가./조상진(본보 경제부장)
지방선거제도가 뿌리내린 이후 바늘구멍 만큼이나 좁디 좁은 정치무대의 마당이 크게 넓혀졌다. 도지사와 시장 군수, 도의원과 시군의원 등 지방자치의 리더자리(288명)가 선출직화 됨으로써 신인들의 정치진입 대문이 활짝 열려진 셈이다.신인들의 정치무대 진출 기회가 될 6.13지방선거가 벌써 코 앞에 닥쳤다. 몇년씩 인고의 시간을 보내 온 예비정치인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화려하게 정치무대에 등장하겠다는 야심찬 이상을 갖고 있을 터이다. 선거법에 치이고 기득권에 눌리고그러나 신인들은 선거운동에 들어가자 마자 복잡한 선거법 때문에 혀를 내두를 게 뻔하다. 선거운동은 인쇄물과 현수막, 언론매체 등 세가지 방법이 있는데 가장 간단한 홍보수단인 명함 한장을 돌린다고 가정해 보자. 명함형 홍보물은 ‘길이 9센치 너비 5센치 이하’여야 하고 성명 사진 주소 전화번호 학력 경력 현직만 기재하도록 돼 있다. 명함은 친인척도 안되고 오로지 후보자만 직접 배부할 수 있다. 선거운동을 하라는 명한인데 기호나 선거구호, 정당명, 정견, 정책 등을 기재하면 위법이라니 웃기는 일이다. 이것이 우리나라 선거법의 현주소이다.우리나라 선거법처럼 지키기 어렵고 까다로운 선거법도 아마 없을 것이다. 선거법 두께만 538페이지. 이 방대한 법전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깨알처럼 적시돼 있다. 머리가 여간 좋지 않고는 선거운동도 못할 지경이다. 국회의원 등 기성 정치세력들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정치신인들의 진입장벽을 가급적 높게 쳐 놓았기 때문이라고 밖에 달리 해석할 도리가 없다. 한 사례. 중앙선관위가 2001년 5월 ‘후보가 되고자 선관위에 신고한 사람은 선거일 전 서너달부터 전화를 이용해 의사표시를 할 수 있고 경력 등이 적힌 명함을 돌리거나 유권자에게 전자우편 발송 등이 가능한 선거법 개정의견을 국회에 제시했으나 묵살됐다. 역시 국회의원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 때문일 것이다.정치신인들은 선거법에 가위눌리고 현역 프리미엄에 또한번 치이게 된다. 인사 예산정책 등을 집행하는 현역 단체장들은 사실상 임기 내내 선거운동을 하는 셈이고 현역 지방의원 역시 이미 의정보고회 등을 통해 지역민심을 한바탕 훑어갔다. 주민들에 배포한 책자에는 갖은 째를 다 낸 천연색 인물사진이 큼지막하게 박혀있고 또 그동안에 한 일은 왜 그렇게 많은지…. 말이 의정보고 책자이지 실상은 선거홍보물이나 다름없다. 정치신인들에겐 불공정 선거행위의 증거물이다. 가장 효율적인 홍보수단인 언론은 또 어떤가. 인지도와 지명도, 경쟁력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신인은 안중에도 없다. 기성 정치인에게만 포커스를 맞추니 정치신인들에겐 이 역시 차별적 현상의 하나다. 정치판 개혁의 선도적 밀알돼야어느 문인은 ‘정치’를 거꾸로 읽으면 ‘치정’이 된다고 했다 . 정치를 바르게 하지 않으면 치정사건처럼 추문과 싸움판이 된다는 의미이겠다. 학자나 언론인이 속한 집단을 우리는 학계 언론계라고 하지만 정치인들이 속한 집단을 말할 때 정치계라고 하지 않는다. 정치판이라고 부른다. 정치에 ‘판’자가 들어가니 꼭 ‘개판 ’‘고스톱판’과 동급을 연상시킨다. 정치 새내기들이여!불공정 게임의 흔적들이 도처에 널려있을 망정, 기성 정치판의 텃새가 도를 넘어설지언정 사기를 잃지 말라. 정치진입이 어디 그렇게 쉬운 일인가. 그래서 좀더 나은 정치시스템을 만들고 정치판을 개혁시키는 밀알이 되라고 권하고 싶다./이경재(본보 정치부장)
여야가 여성의 정치참여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걸고도 실제로는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각 정당이 여성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해 여성 몫으로 비례의원을 배정했지만 정작 여성의 정치참여의 척도라 할 수 있는 지역구 후보 공천에는 인색함을 보였다. 선거법에 기초의원의 공천 금지가 명문화돼 있지만, 민주당이 내천 형태로 편법 공천을 일삼으면서 위원장 줄세우기를 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실제 여성이 지구당에서 공천받는 경우는 드물었다.지역구 여성후보공천 인색전북지역에서 6·13 지방선거에서 정당 공천을 받고 출마하는 단체장 후보는 단 한명도 없고, 도의원의 후보도 34개 지역에서 전주 완산구 제2선거구에서 박영자 후보가 유일하다. 도내 2백37개 지역에서 실시되는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당 내천을 받고 출마하는 후보는 전주 삼천1동의 심영선 후보와 전주 효자3동의 김혜숙, 전주 인후1동 조경숙, 익산 영등2동 최복래, 남원 노암동의 한미애 후보 등 5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같은 결과는 각 지구당 위원장들이 정치개혁 차원에서 주장해왔던 지방선거에서 여성후보 우대와는 거리가 멀다. 사회가 점차 전문화·정보화하면서 여성의 사회참여 필요성이 증가하는 실정인데도 유독 정치권만이 아직도 여성의 정치참여에 소극적인 것이다.실제 민주당 익산시지구당 여산면 기초의원 내천을 위한 선정위 심사에서 여성후보인 장현순씨가 탈락된 데 대해 ‘여성의 정치참여와 승리를 위한 여성유권자연대’는 여성의 정치참여라는 시대적 요구를 철저히 외면한 처사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민주당 당헌 당규에 여성이 2순위 득표를 할 경우 2인의 후보자를 복수로 추천해 중앙당에 결정을 제청토록 한 단서조항이 있는데도 지구당은 이를 준수하지 않았다. 또 선정위원 구성에서도 여성은 전체 95명 중 10%에도 못 미치는 단 9명에 불과해 여성 30% 참여라는 당헌 당규 정신을 준수하지 않아 불공정 여지를 남겼다.지방자치가 11년의 세월을 지났건만 지방정가에 참여한 도내 여성은 1991년 최복래씨가 익산시의원으로 정가에 진출한 이래 7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 오는 6월이면 지방정가가 네번째로 새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21세기를 맞아 여성의 권익도 많이 신장됐고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서 여성들도 속속 출마의사를 밝혔다. 당에서 내천받은 여성 외에도 전주시 완산2동에서 김완자씨가 도의원에 출마했고 전주 서신동 서선희, 전주 평화2동 한문숙, 군산 나운동 함정식, 김제 신풍 봉황동 김순자, 진안군 진안읍 장화순씨가 출전했다. 그러나 기초의원 내천 과정에서 보여지듯 여성정치인 탄생의 길이 그리 탄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후보자 양성 주력해야여성이기에,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치기반이 약할 수밖에 없기에 무조건 정당에서, 또 유권자들이 여성을 밀어줘야 한다는 논리는 더 이상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정치무대에 진출을 희망하는 여성들은 준비를 철저히 해나감으로써 정계에 여성 ‘인물’이 없다는 빌미를 제공하지 않아야 한다. 후보들은 지역사회에 대한 견문을 넓히고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지역민의 고통을 덜어주면서 성인지적 관점으로 여성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여성단체들도 정책을 결정하는 자리에 보다 많은 여성이 진출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도 지속적인 프로그램으로 여성 정치후보자들을 양성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여기에 기존 정치권도 여성 정치인 배출이 민주정치 실현을 앞당기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허명숙(특집여성부장)
한국에서 골프는 대중 스포츠인가,아니면 아직도 소수 특권층 만이 즐기는 귀족 스포츠인가.박세리, 최경주 등 세계적인 스타 골프 선수들을 두루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 그러나 한국 골프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는 아직도 어렵지 않을까.수백만 골프 인구로만 따진다면 대중 스포츠임에 틀림없다.하지만 이를 이용할 수있는 골프장 수는 손가락으로 꼽는다. 실제 그린필드를 자유로이 드나드는 계층은 극히 한정된 재력과 권력층 중심의 소수 귀족들만의 잔치상인게 한국 골프의 현실이다.한국 골프는 아이러니칼하게도 대중 스포츠도, 귀족 스포츠도 아닌 이중 성격자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 속의 골프는 분명 대중화 추세에 놓여 있다. 미국, 카나다, 유럽을 봐라. 집 앞 한발짝 만 나서면 도처에 골프장이 널려있다. 이들 나라에서는 골프 비용도 일반 스포츠 보다 훨씬 적게 든다. 그래서 노인이나 부녀자나 쉽게 인도어나 필드를 찾아 부담스레 이 운동을 즐긴다.도처에 골프장 부담없이 즐겨동양권도 그렇다. 골프장이 3천여개나 되는 가까운 일본을 비롯해서 우리보다 경제 수준이 떨어지는 중국, 필리핀, 태국 등에서도 마찬가지다.동서양,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세계의 나라마다 시원스레 즐비하게 조성된 그린을 보면 우리나라는 확실히 후진국이라 아니할 수없다. 골프장이 즐비하고 비용이 저렴하면 골프인구는 그만큼 창출되기 마련이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고 할까. 골프가 대중 스포츠로, 그리고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를 잡아가는데 바로 이런 골프 환경이 한몫했다는데는 반박의 연지가 없다. 요즘은 골프의 대중화 바람을 타고 세계 유수의 방송사마다 시시때때로 골프 시합 중계에 나서고 있다. 전용 방송과 신문 잡지 또한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을 정도다. 그만큼 장사가 되고 있다는 증거다. 골프 산업이란 말은 이제 생소한 경제용어가 아니다. 투어와 스포츠가 퓨전식으로 결합된 엄청난 황금알 낳는 산업이다. 유수 골프장이 있는 관광지나 PGA같은 세계적인 골프대회를 치루는 곳은 올림픽이나 월드컵 ,F1 그랑프리 개최지가 부럽지 않다. 1백여개의 호화 골프장이 있는 하와이나 괌, 사이판이 그렇고 최근 한국 사람이 즐겨찾는 중국의 하이난 섬이 바로 그런 뜨는 파라다이스다. 뒤늦게나마 제주도가 골프장 개발에 나선 것도 국익 차원에서 다행스런 일이다. 전북의 현주소 부끄러운 수준연중 그곳에는 일류 골퍼들이 몰린다. 수많은 매니어와 갤러리들이 제발로 또한 들어온다. 그들은 단순한 여행객처럼 하루 이틀 머무는 일과성이 아니다. 어차피 돈을 쓰러 온 그들이기에 대회 기간 몇날 며칠을 머물면서 먹고 마시며 관광을 즐긴다. 지금 우리 한국과 전북의 골프 환경은 어떤가. 골프 산업이라 지칭하기에는 아직 어림없다. 골프 인구는 넘치면서도 이를 수용할 골프장은 가뭄에 콩나듯 한게 우리의 현실이다.국내 모두 합쳐야 1백54개에 불과하다. 말하자면 돈벌이 생산 공장의 수가 일본의 20분의 1에 불과하고 제주도 보다 작은 섬 하와이와 엇비슷하다면 도대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우리 고장 전북은 더욱 한심하다. 팔봉, 태인, 무주 등 겨우 3곳.낙후 경제 만큼의 골프장 개소수다. YS 정권서 눌러도 눌러도 사그러들지 않았던 골프 인구는 지금도 기하급수적으로 급증 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3백만∼4백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도내에도 수만명은 족히 넘는다. 유감스럽게도 이들을 수용할 필드가 없다. 그래서 전북의 돈이 연간 수백억원 이상 타지로, 해외로 빠져 나가도 유구무언이다. 현재로선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빈익빈을 가속화하고 있다. 어차피 굴뚝 산업에 실패한 전북이 대안을 찾을 수있는 길이라곤 이런 신종 산업에 눈을 돌리는 것 뿐이다.’쌀값 떨어져 못살겠다’고 앉아서 푸념하고 땅을 놀리지만 말자. 환경도 보호하면서 퍼블릭에서부터 국제 규격까지 다양한 골프장의 건설을 통해 이벤트화 해야 한다. 세계의 골퍼들이 ’팍스 전북으로’를 노래하며 즐겨 찾도록 하자. 복되고 잘사는 전북을 만드는데는 어떤 조건이나 이유가 없다. /임경탁(본사 편집부국장)
“저 후보는 무슨 소주를 마십니까?”향토 기업 하이트 주조가 이번 6.13 지방선거를 겨냥해 후보자 진영과 도민들에게 던지는 광고 메시지다.그간 소주 한병을 사더라도 향토 제품인지 아닌지 분별없이 구입해 왔던 우리 후보자들은 물론이고 일반 도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는 명 광고 문구로 생각되어 진다.특정 회사의 소주 한병을 사주고 안사주고 하는 단순한 문제를 떠나 우리 고장과 지역 상품을 아낄줄 아는 근본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는 내고장의 참 일꾼을 뽑자는 호소력이 엿보이고 있는 것이다.보다 잘살고 풍요로운 내 고향 경제 발전을 위해 지역 향토 기업의 제품을 사랑하고 애용하자는데 우선 전적으로 동의해주고 싶다.아니 그동안 아무런 생각없이 소주 한병을 마셔왔던 나 자신부터 하이트 주조의 이같은 광고를 접하고 나니 뒤통수를 한대 맞은듯한 충격을 받으면서 깊게 반성해보고 싶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다른 고장을 여행하다 보면 소주라는 제품은 그 지역 정서를 대변해주는 대표적인 지역 상품이라는것을 피부로 느낄수 있다.실례로 전남지역을 가 음식점에서 “소주 한병 주세요”하면 당연히 “보해”가 나온다.또한 경북에서도 제품명을 지정하지 않은채 그냥 “소주 주세요”하면 역시 그 지역 대표 소주인 “참소주”가 어김없이 손님 테이블에 올려진다.부산의 “시원 소주”는 더 했으면 더 했지 여기에 전혀 뒤떨어지지 않고 있다.혹시나 이곳에서 손님이 눈치없이 “다른 소주 없어요”하며 소주를 바꿔 달라고 요구라도 하면 그 손님은 여지없이 핀잔을 듣게 된다.“우리는 이 지역 소주밖에 안팔아요”“음식을 드시러 오셨어요 아니면 소주를 드시러 오셨어요”하는 주인의 일침에 손님은 그저 뒷머리만을 긁을수밖에 없게 된다.이에반해 전북의 소주 시장 현실은 어떤가.한마디로 말해 앞서 열거한 타지역과 비교해볼때 하늘과 땅사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닐듯 싶다.전북의 소주라고 할수 있는 하이트가 우리 도민들로부터 아예 천대를 받고 있는것 아닌가하는 안타까움이 들고 있다.전북지역에서는 “소주 주세요”하면 자연스럽게타 지역 소주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설령 종업원에게 왜 이걸 주는냐고 묻기라도 하면 종업원은 무슨 큰 일을 한것처럼 생색까지 내고 있는 실정이다.손님들이 많이 찾아 생각해서 좋은 술을 내준것이다면서 그냥 마시라고 권하기 일쑤다.이것이 오늘날 우리 고장 전북 지역에서 흔히 엿볼수있었던 소주 시장 현실이다.덕분에 전북지역에서 판매되는 소주 1백병중 80병 가량은 타지역 제품으로써 전북지역 소주 시장은 한마디로 말해 외지 업체들에게 시장 잠식이 가장 좋고 수월한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전북의 소주 하이트가 자도주 판매 비율에서 전국 꼴찌 수준을 기록하고 있을 만큼 향토 제품 하이트 소주가 지역에서조차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향토 기업이란 지역 사회의 정서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조직체로서 도민들의 애정없이는 결코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다.지방화 시대를 맞아 지역 경제를 선도하는 향토기업들의 지속적인 성장은 결국 전북을 살리게 될것이다.말로만하는 전북 사랑보다 소주 한잔을 마시더라도 향토제품인 하이트 소주를 찾는 실천적 작은 사랑이 더욱 절실하다는 말하고 싶다.특히나 지역 살림꾼을 뽑는 6.13 지방 선거를 맞아 향토 제품에 대한 후보들의 애정 지수가 과연 어느 정도인지도 깊게 생각해보는것이 우리 유권자들의 또다른 몫이고 과제일 것이다.“저 후보는 무슨 소주를 마시나 봅시다” / 엄철호 (본보 익산본부장)
“백화점 에스컬레이터에 발이 끼어 중상을 입었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학교 급식에 의한 집단 식중독으로 학생이 사망했다면 누구에게 배상책임이 있을까”이러한 일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다.전자(前者)는 미국에서 있었던 일로, 법원은 2001년 8월 제조사인 쉰들러사의 책임을 물어 고객에게 1천697만 달러를 배상토록 판결했다. 후자(後者)는 일본에서 97년 1월 있었던 일로 지방자치단체가 7천770만엔을 배상해야 했다.이러한 일이 우리나라에서 일어 난다면? 지금까지 우리는 전문지식이 부족한 소비자가 제조자의 고의나 과실을 입증하기 어려워 손해를 배상 받기가 쉽지 않았다.그러나 오는 7월 1일부터는 미국이나 일본과 똑같은 판결이 내려지게 된다. 이름하여 제조물책임법 시행 때문이다.제조물책임(PL·Product Liability)법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하여 신체·재산상 발생한 손해에 대해 제조업자 등이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제 1조)한 것이다. 이 법의 시행으로 기업과 소비자간의 다툼에 있어 코페르니쿠스적인 대전환이 이루어지게 됐다. 그것은 지금까지 제조물로 인해 손해가 났을 경우 기업의 고의나 과실이 있어야 소비자가 배상받을 수 있었던 것과 엄청난 차이가 난다. 즉 입증책임이 종전 소비자에서 기업으로 넘어간 것이다. 이것은 소비자가 제품사용 도중 사고가 나면 일단 기업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같은 제조물책임은 제품의 개발에서 판매에 까지 모든 과정에 걸쳐있다. 또한 일반공산품은 물론 주택이나 아파트, 각종 소프트웨어 설치품등 기업에서 생산된 거의 모든 제품에 해당한다.이 책임은 1963년 미국의 ‘그린맨 사건’에서 비롯되었다. 그린맨이라는 소비자가 소매상에서 구입한 목공선반을 사용하다 기계결함으로 튀어 오른 나무파편에 눈을 다쳤다. 이에 대해 캘리포니아 대법원은 제조회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후 중국 유럽 EU 일본 러시아 등 세계 30여개국에서 법률로 제정, 시행하고 있다. 몇가지 사례만을 더 보자. 다임러 크라이슬러사는 96년 급발진 사건에 대해 표시상 결함으로 510만 달러를 배상했다. 미국 플로리다의 흡연피해자들은 담배 유해성에 대해 2000년 7월 집단소송을 제기, 제조사로 부터 1천450만 달러의 배상금을 받아냈다. 이러한 담배관련 소송은 지금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다우코닝사는 가슴성형용 실리콘 주머니가 터져 피해를 입은 소비자 1만2천여명으로 부터 소송을 당하자 화해금으로 40억달러를 낸후 파산해 버렸다.그러면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산업자원부는 PL예방을 위해 △인식전환 △전사적 대응체제 구축 △제품 안전대책 마련을, PL방어를 위해 △민원상담 창구 활성화 △리콜체제 정비 △소송·조기화해 △보험가입 등을 권한다.또 지난해부터 PL대책협의회를 구성하고 지역순회 설명회를 갖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보험회사 등에서도 앞다투어 제조물책임보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그러나 아직까지 도내 중소기업 등은 PL법 시행에 무방비 상태다. 전담조직이나 전문인력 양성은 커녕 교육받은 직원도 많지 않은 형편이다.일본의 경우 이 법이 95년에 도입되자 소송건수가 전년에 비해 2배로 급증했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미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 조상진 (본보 경제부장)
요즘 익산 시장 선거전을 가만히 들여보고 있노라면 지난 봄 새학기 때 한 후배와 술잔을 나누며 안주 거리 삼아 화두에 올렸던 초등학교 반장 선거 얘기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고 있다.후배가 털어 놓았던 얘기는 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는 아들의 반장 선거였다.새학기를 맞아 학급 반장을 새로 뽑게되었는데 반장 선거에 무려 7명의 후보가 나와 후보자들마다 서로 모범 반장상을 약속하며 치열한 선거전을 펼쳤다고 한다.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반장 선거에 당선된 친구가 어떤 면에서나 자신보다 못한데 반장으로 당선되었다며 몹씨 불쾌한 감정을 털어놓더라는 얘기다.급기야 반장에 당선된 친구가 보기 싫어 학교에 가기조차 싫다며 투정을 몇일째 부리고 있는 아들을 보고 있노라니 화가 치밀어 과연 아들에게 뭐라고 설득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며 조언을 구했다.결론적으로 말해 후배의 아들은 자신이 어떤 후보에 비해 뒤지지 않는 1등 반장감인데 실제 반장에 당선된 친구는 친구들에게 많은 선물도하고 먹을것도 사줘 믿었던 친구들조차 자신을 밀어주지 않했다는 얘기다.후배의 얘기를 조용히 듣다보니 믿었던 친구들에게 배신을 당한것 같은 초등학생의 여린 심정을 다소 이해할수가 있었다.그렇지만 자신이 어떤 친구보다 우월하기 때문에 반장 선거에 나섰다는 출마 동기와 꼭 자기가 반장으로 당선되었어야한다는 억측아닌 억측은 분명 우리 어른들이 바로잡아줘야할 몫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오는 6월 지방 선거가 채 한달도 남지 않으면서 시장 선거는 물론 도의원, 시의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는 후보들이 줄을 잇고 있다.특히 익산 시장 선거전에는 너도 나도 할것없이 많은 사람들이 하루가 멀다시피 거의 매일같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즉,익산 시장 선거에는 초등학교 학급 반장 선거보다 오히려 많은 후보자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실정으로써 지역 개발을 앞세운 장미빛 청사진을 밝히고 자신이 시장감의 최적자임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현재까지 익산 시장 선거에 공식적으로 뛰어든 후보는 모두 8명인데 또 다른 한명이 조만간 출마를 공식 선언할것으로 보여 익산 시장 선거에는 총 9명의 후보자가 나설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역대 선거에 볼수 없었던 가장 많은 후보군을 이루면서 도내 최다수 후보군을 기록할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가히 시장감 홍수 시대에 들어선 느낌이 들면서 후보가 많아도 너무 많은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고 있는게 사실이다.출사표는 원래 중국 삼한시대 촉(蜀)의 재상 제갈량에서 비롯됐다.제갈량은 황제 유비가 사망한 뒤 두차례에 걸쳐 후주(後主)에게 출사표를 바쳤다.첫번째는 위나라 토벌을 위해 출병하면서 출사표를 올렸고 오장원에서 생애를 마감하면서 또 하나의 출사표를 던졌다.제갈량의 출사표가 후세에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것은 단순히 문장이 수려했기 때문이 아니라 나라와 황실의 앞날을 걱정하는 제갈량의 진솔한 심정이 담겨져 있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자신의 변함없는 충성심과 출병에 임하는 각오를 밝히며 황제에게 정치의 요체를 일깨워주고 청렴결백한 생활상을 그대로 드러낸 제갈량의 그런 출사표가 요즘에 너무 흔해빠진것 같다는 지적이다.피선거권은 헌법에 보장된 개인의 자유다.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주민들의 심판을 통해 지도자로 거듭 나려는 사람들을 탓할수는 없는 일이다.그러나 선거는 흔히 마약과 같다고 한다.선거에 입후보해본 사람은 마약중독자처럼 선거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얘긴데 선거때만 되면 당선의 환상에빠져 선거판에 뛰어든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것도 이 때문인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익산 시장을 비롯한 도의원과 시의원 선거에 도전장을 던진 후보자들은 자신들이 던진 출사표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한번 깊게 되새겨보길 바랄 뿐이다./ 엄철호 (본보 익산본부장)
중국의 고전에 ‘입이 두개 달린 벌레’ 의 이야기가 나온다.회라는 벌레인데 몸은 하나지만 입이 두 개다 . 먹을 것을 보면 서로 다투며 물어뜯다가 스스로 죽고 만다. 즉 결국 자기가 자기를 물어 뜯어 죽인 셈이다.이 이야기는 한 국가의 관료들이 서로 세력을 다투다가 마침내 국가의 멸망를 자초하는 일이 많아 이러한 신하들을 모두 회와 같은 벌레들이라고 말하고 있다.이 이야기는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군산시민들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는 것같은 느낌이다.지난 95년 지방자치가 완전히 실시된 이후 농·수협장선거에서부터 시·도의원, 자치단체장, 국회의원 등 이러저러한 선거가 봇물처럼 실시되고 있다.특히 올해 군산의 경우 강현욱의원이 민주당후보로서 도지사에 출마를 하는 바람에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의원을 다시 선출해야 하는 등 다른 지역보다 많은 선거가 기다리고 있으나 향후 많은 후유증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걱정도 태산같다.선거때만 되면 평소에 가깝게 지내던 이웃사촌도 서로 지지하는 후보가 다르면 서로의 허물을 덮어주면서 따뜻한 정을 나누고 있는 사람들조차도 상대방의 허물을 들춰내가면서 마치 적을 대하듯이 대립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또 선거때 기대했던 만큼 자신을 도와주지 않으면 서운한 감정만을 가지고 자신과 평소 친분있게 지내던 사람들과도 담을 쌓고 있다.그동안 선거를 지켜본 결과 주민들을 화합속에 한데 묶는 축제가 아니라 주민들간의 화합을 해쳐 지역분열을 야기하는 결과를 초래해 온 것이 사실이다.우리의 다정한 이웃을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치 않고 자신의 명예욕만을 달성하려고 하는 이기적인 후보들의 욕심 때문에 군산지역이 멍들어 가고 있으며 이는 군산발전을 저해하는 하나의 요인이 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현재 군산시내는 오는 8.8국회의원 보궐선거의 입지자들까지 뛰어들어 선거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벌써부터 입후보예정자들 사이에 서로 장점을 칭찬해 주기보다는 허물을 폭로하고 자신의 뜻대로 상황이 전개되지 않으면 그동안 형님·동생하면서 지냈던 친분관계도 내팽개치는 것은 물론 다시는 영원히 만나지 않을 것처럼 독기품은 감정을 가진 사람처럼 변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그동안 온갖 선거로 분열돼 있는 지역민들 사이에 거리가 더욱 멀어지지 않을 까 하는 걱정이 앞서고 있다.군산시민들은 개개인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군산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사회적 책임을 지고 있다.우리네 군산시민들은 군산이라는 하나의 몸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입이 두개달린 벌레’ 이야기 처럼 서로가 자신의 실속만을 챙기기 위해 아웅다웅한다면 군산은 결국 퇴보할 수 밖에 없다.개발잠재력이 풍부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기대됐던 군산지역이 다른 지역사람들의 눈에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며 낙후성을 지적하는 이면에는 군산시민들이 ‘하나’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오직 자신만을 위해 서로 헐뜯고 모함하는 일이 종종 있어 왔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무리가 아닐 것이다.이번 선거에서만은 우리 자신들의 이웃인 상대후보측을 비방하지 말고 존경하면서 아껴주자.그길만이 6.13 선거후 도약단계에 있는 군산이 화합속에 발전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안봉호 (본보 군산본부장)
얼마전 통계청이 발표한 시·도별 장래 인구추계는 전북의 비상(飛翔)을 갈망하고 있는 도민들에게는 결코 흔쾌히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뉴스의 하나였다.지난 30여년간 인구감소도 모자라 앞으로도 상당기간 인구감소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통계청의 전망은 낙담적인 반응마저 자아내기에 충분했다.지난 세월동안 인구감소가 낙후를 너무나 잘 대변해왔다는 걸 체득해왔던 도민들에게는 인구문제는 무심코 넘기기 어려운 요체가 돼 있기 때문이다.지방선거철을 맞은 요즈음 “우리고장을 낙후에서 떨쳐내고 21C 환황해권시대의 주역으로 부상시키겠다”는 희망섞인 약속 및 외침들이 여기 저기서 더욱 크게 들려오고 있다.하지만 생산성과 밀접한 관계인 인구 감소로 인해 이들 메시지들이 또다시 공허한 메아리로 되돌려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불식되지 않고 있음을 부인할수가 없다. 반세기만에 70여만명이나…통계청의 장래 인구추계는 이러하다.전북인구는 2010년에 1백87만5천명, 2020년에 1백80만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는 것.이에따라 전북인구가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4.1%에서 2020년에는 3.6%로 떨어지고 같은기간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도 68.6%에서 67.7%로 낮아진다는 분석이다. 또 65세 노령화인구가 2000년 11.1%에서 2020년에 18.8%로 상승해 전국 평균 15.1%를 크게 웃도는 등 고령화가 빠르게 진핼될 것이라는 예측이다.이같은 추계인구는 전북도가 제 3차 도종합발전계획상에서 제시한 2020년 2백11만명과 무려 31만명의 오차를 보이고 있어 도민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대다수 도민들의 심정은 통계청의 추계가 차라리 틀려주기를 바라고 전북도가 제시한 수치를 믿고 싶은게 아닌가 한다.지난 1966년에 전북인구는 2백52만여명이었고 3백만명대도 머지않아 실현될 것이라는 기대마저 낳았다.그러나 이같은 기대는 전북이 산업화대열에서 밀리면서 인구가 이를 고비로 내리막길로 치달아 최근에는 2백만명선까지 오락가락하는 등 맥없이 무너졌다.고샅 등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의 재잘거림으로 가득찼던 농촌마을은 아기울음소리마저 뚝 끊긴지 오래다.농촌은 피폐해졌고 전북은 공동화현상마저 빚고 있다.먹이있는 곳에 물고기들이 꾀어들듯 수도권 등 대도시로 농촌 및 젊은 인구가 속속 빠져 나간 결과였다.擊壤歌부활 인구유입없인 곤란 뒤집어 볼때 살만한 고장으로 변한다면 인구가 빠져나가지 않고 오히려 유입될수 있다는 가정이 가능하다.그동안 주민소득증대와 삶의 질 향상 등과 관련된 화려한 청사진이 수없이 제시된바 있다.이럼에도 인구유출이 지속돼왔다는 것은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지 못했음의 반증이라고 해도 무리는 아닐듯 싶다.몇년전부터 인구감소로 정부지원금 및 행정축소위기까지 몰리자 자치단체들은 주소옮기기 등을 통해 인구늘리기를 추진해오고 있다.그러나 늘어난 인구는 힘을 빼면 바람빠지는 고무풍선처럼 금새 원점으로 돌아오기를 되풀이 하고 있다.인위적 인구늘리기는 윗돌빼 아랫돌 받히는 격으로 한계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타시도에서 인구가 자연히 흡입되는 근본적인 처방과 실천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는 만큼 이번 6.13지방선거 입지자들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홍동기 (본보 제2사회부장)
“어른들은 어린이를 ‘미래’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현재’이기도 합니다.”미국 뉴욕에서 지난 8일 개막된 유엔아동특별총회에서 세계 각국 어린이 400여명이 180개국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어린이들이 살기 적합한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하며 목소리 높인 한 대목이다.평소 어린이를 대하는 어른들의 생각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하고 상당수 아동전문가에게 ‘의표’를 찌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어린이는 미래인 만큼 ‘비용’이 아니라 ‘투자’대상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이제 그들의 존재를 인정해야 할 때라는 현실을 모르고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소파 방정환선생 등에 의해 어린이 권리문제가 제기돼 1923년 처음 ‘어린이 날’을 제정했을 정도로 어린이 문제는 앞서는 듯 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에게 어린이 복지는 어떤가. 아직까지도 후진국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2000년7월 아동복지법의 개정으로 아동학대를 감시할 제도적 장치는 갖춰졌으나 ‘내 아이는 내 맘대로 할 수 있다 ’는 일부 부모의 그릇된 인식과 사회적 무관심 때문에 아동인권에 대한 기본 개념조차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사회복지법인 전북아동학대예방센터는 지난 1월부터 4월말까지 어린이 학대에 대한 상담 및 신고전화에 접수된 전체 신고건수는 모두 5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건에 비해 26.2% 늘어났다고 밝혔다.상담과 신고가 늘어난 것은 이런 신고제도도 큰 몫을 했지만 기본적으로 아동학대가 늘어나고 잇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이 법인 김경모 팀장은 “신체적 아동학대에서 정서적 학대로 유형이 변화하는 가운데 IMF사태 이후 학교에 보내지 않거나 장기간 식사를 제공하지 않고 방치하는 등의 방임형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한국어린이보호재단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접수받은 어린이에 대한 방임형 학대행위는 58건으로 지난해 신고된 20건에 비해 무려 290%나 늘어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이런 야비한 어린이 학대는 부모 친인척 이웃 교사 등 가까운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진다. “세상에…”하며 의아해 할 수 있지만 그러나 현실이다. 학대행위가 저질러지는 장소별로는 가정이 가장 많았다. 유감스럽게도 바로 다음 순위는 학교였다(보건복지부 통계). 물론 아이들이 주로 머무르는 곳이 가정이거나 학교이기 때문이겠지만 그렇더라도 충격이다. 가정과 학교야말로 어린이들이 이 세상 어느 곳 보다 평화롭게 안길 수 있는 품이 아닌가.5월은 계절의 여왕으로도 불린다. 5월은 또 스승의 달인 동시에 어버이의 달이고, 성년의 달이면서도 어린이의 달이다. 희망을 상징하는 어린이가 있고 지혜를 나누는 스승이 있으며 사랑을 아낌없이 주는 부모님이 있어 5월은 희망의 달이요 사랑의 달이며 가정의 달로 불린다.그래서 이달은 ‘효도’와 함께‘어린이 사랑’에 온나라가 들썩거린다.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그러나 호들갑만으로는 별 의미가 없다. 정작 마음을 써야 할 일은 이들이 주인되어 살아갈 내일의 세상에 대한 진지하고 적극적인 배려와 준비다. 싹부터 보살피면 나무는 잘 자라고, 싹을 짓밟으면 나무는 죽어버린다. 어린이에 대해 언제까지 무책임하고 방관적인 태도로 일관할 것인가. 이제부터라도 달라져야 한다. 어린이에 대한 투자야말로 부모와 국가 그리고 기업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다. / 최동성 (본보 사회부장)
특정 후보 편들기 등 그동안 각종 소문과 설이 난무하면서 말도 많았던 민주당 익산 시장 후보 경선이 막을 내렸다.지난 10일 익산 시민문화회관에서 열린 시장 후보 경선에서 채규정후보가 2차 결선까지 가는 접전끝에 2백89표를 득표,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했던 경쟁 후보 김상민씨를 불과 20표차로 따돌리며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지역 정서상 민주당 후보가 되면 본선에서 보다 유리할것이라는 판단아래 당내 경선에 사활을 걸고 뛰어던 채후보와 지지자들은 이날의 경선이 한치 앞도 내다볼수 없었던 예측불허의 긴장감속에 진행되었던 것에 비추어볼때 승리의 기쁨은 그만큼 더 컸을것으로 본다. 이에반해 1차 투표에서 채후보를 2표차로 이기고도 과반수 득표를 넘지 못해 2차 결선 투표까지 갔으나 아깝게 쓰라린 패배를 맛보아야했던 김후보는 냉혹한 정글의 법칙이 적용하는 선거판 패자의 아픔을 새삼 느꼈을 것으로 본다.승자든 패자든 승리를 위해 젖먹던 힘까지 쏟아 놓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한 두 후보자는 물론 운동원들에게 심심한 노고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그러나 이번 민주당 익산 시장 후보 경선전을 보노라면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는 가운데 무언가 말할수 없는 씁쓸함이 남고 있다.당초 익산 시장 후보 경선에는 많게는 최고 10여명 이상이 공천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것으로 점쳐졌다.우리 정치 발전을 한 단계 업 그레이드 시킨것으로 평가되는 대선 후보 국민 경선제가 성공을 거두면서 지방 정치인들 역시 선진화된 지방 정치 풍토가 조성될 경우 나름대로 승리할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사정은 크게 달랐다.유력 후보로 손꼽혀온 몇몇 후보들이 수년간 몸 담아온 둥지나 다름없는 민주당을 탈당하여 무소속 출마를 잇달아 선언하는 등 출마 후보들이 당초 예상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들었던 것이다.그나마 끝까지 경선에 나간 후보들마저 막판 경선에서까지 불공정한 경선을 문제삼았던 것을 보고 있노라면 시장 후보 경선은 본래의 취지를 별로 살리지 못한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쳐버릴수 없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익산 지역민들은 지구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협의원의 성품을 익히 알고 있다.민주주의 신봉자로서 엄정한 경선 중립을 수차례 밝히고 있는 이의원이 어떤 특정 후보에게만 유리한 고짐 선점을 암시해주지는 않했을 것으로 믿고 또 믿고 싶다.따라서 이의원은 경선 후보들이 끊이질 않고 제기하고 있는 경선의 불공정 시비 진위 여부에 대해 차제에 분명 밝혀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이와함께 특정 후보로 지목된 채후보가 당초 예상과 달리 1차 투표에서 김후보에게 뒤진 사실에 대해 민주당 익산 지구당은 대의원의 바람이 과연 어떤 표심으로 표출되었는가를 다시한번 깊게 되새겨 보길 지적하고 싶다.자고로 한 세대의 지도자가 되려면 민심을 바로 보는 천심(天心)으로 그 시대가 요구하는 시의(時宜)에 걸맞고 사람들이 자신을 따라주는 인화(人和)의 삼박자가 맞아 떨어져야만 된다고 한다.제 아무리 천심을 파악하여 사람이 따라준다 한들 시의에 적절하지 않으면 그를 받아들이지 않을것이요, 민심과 시의가 일치하더라도 사람이 따라주지 않으면 역시 독불장군에 그칠수밖에 없다는 논리다.또한 시의와 인화가 있어도 천심에 어긋난다면 이는 하늘이 용서치 않는다는 이치를 뜻함이니 이것이야말로 하나의 지도자가 탄생하기 위한 필요 충분 조건임이 틀림없을것으로 본다./ 엄철호 (본보 익산본부장)
‘형님 먼저 아우 먼저’로 시작된 민주당 도지사 경선은 강현욱후보에게 신승(辛勝)을 안기며 ‘형님 먼저’로 막을 내렸다. 35표 차이라는 박빙의 경선결과를 정세균의원은 두고 두고 잊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선거 며칠 전 일부 언론의 ‘비자금 관리 의혹’ 기사만 보도되지 않았던들, 일부 지역에서 드러난 것처럼 돈을 좀 더 썼던들, 투표일이 일주일만 더 길었던들 등등의 별의별 생각이 다 들 수도 있다. 차라리 3백50표 차이였다면 덜 서운했을 것을 왜 하필 35표 차이란 말인가. ‘어떻게’의 방법론 제시해야세간의 이목은 이제 강현욱 당선자에게 모아지고 있다. 이미 검증받았다고 자평한 그는 말했다. “상처 나서 갈갈이 찢긴 도민 자존심을 깨끗이 치유하고 당당히 어깨를 펴고 살 수 있는 날을 열어 가겠다” “우리 후손들이 ‘내 고향은 전북이오’하고 전북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만들겠다” 대단한 의욕과 열정을 엿볼 수 있는 다짐인 것 만큼은 분명하고 그에 대한 평가도 ‘아직은’ 후한 것 같다. 문제는 ‘어떻게’의 방법론이다. 의욕이나 열정, 자신의 ‘브랜드’만 갖고 ‘상처 나고 갈갈이 찢긴 도민 자존심’을 치유할 수는 없는 일이다. 더구나 후손들이 전북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만들겠다는 약속은 임기 4년에 해결될 일도 아니다. 민주당 경선은 당내 행사이기 때문에 그런 약속들은 선언적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6.13 본선 게임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제시돼야 하지 않을까. 어떻게 해서 전북을 잘 살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인지 세부적인 그림이 그려져야 한다. 강현욱의원 자신의 말대로 ‘초보 의사가 아닌 능력과 경험있는 의사’라면 수술을 어떻게 해야겠다는 구상 정도는 밝혀 검증을 받아야 할 것이다. 다른 하나는 아무리 역량을 갖춘 인사라 할지라도 모든 일을 혼자 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선거가 끝난 뒤 각계에 보낸 이메일 서신에서 그는 “정세균의원과 하나가 되고, 당원들이 하나가 되고, 도민들이 하나가 되어 위대한 전북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역시 언급한 대상의 씨줄과 날줄을 어떻게 하나로 엮어 낼 것인지 방법의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겨져 있다.다른 또 하나는 외적 환경과의 협력관계다. 강현욱 정세균 두 후보는 전북일보 초청 토론회에서 전임 지사에 대한 단점을 묻는 질문에 ‘도민 여론 수렴을 소홀히 했다’ ‘도의회와 국회의원 등 정치권과의 협력이 원활치 못했다’ ‘시민단체와의 협력이 잘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전북을 이끌겠다고 나선 예비지도자는 이런 지적 역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 같다. 검증은 이제부터 시작이같은 지적에다 굳이 하나를 덧씌운다면 사조직에 의존하기 보다는 공조직을 활용하라는 주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적인 인연에 의한 폐단은 도정과 청와대의 예에서 우리는 그 심각성을 보아왔다. 공조직의 형해화와 의사결정의 왜곡, 생산성 저하, 조직내 위화감 조장 등 역기능이 많아 경계해야 할 일이다. 캠프사람들 또는 비선에서 움직인 많은 사람들이 우쭐대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흔적들이 비친다면 이 역시 강현욱후보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강현욱의원이 과거 명지사를 했다고는 하나 당시 환경은 관선시절이기 때문에 지방자치제가 실시되고 있는 지금과는 확연히 다르다. 다른 어느 때보다도 정치력이 요구되는 이 시점에서 그의 검증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경재 (본보 정치부장)
문화가 돈이 되는 시대, 21세기에 게임은 문화의 꽃이라 불린다. 게임은 영상과 음향 등 첨단 멀티미디어 기술을 총망라하고 있어 디지털 시대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문화산업이기 때문이다. 전주에서 게임을 말하고자 한다. 전주는 지방에서 최초로 게임을 특화해 게임엑스포를 개최했을 정도니 전주에서 게임을 논할 자격은 갖췄다. 서울에서도 잘 안되는데 과연 전주에서 잘 될까 하는 의구심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이러한 전주에 게임 제작의 공장격인 멀티미디어기술지원센터까지 설치됐으니 외견상으로는 국내 뿐 아니라 국제 게임엑스포를 치르기에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그러나 올해 3회째가 될 전주컴퓨터게임엑스포가 제대로 열릴지 걱정이다.오는 11월1일부터 3일까지 전주화산체육관에서 개최하는 것까지만 확정됐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어떻게 꾸려갈 것인지 윤곽조차 그려내지 못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세부적인 행사 계획을 세우는 등 일을 중추적으로 추진해야 할 조직위원회 사무국 자체가 문제가 크기 때문이다. 게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소양이 전혀 없는 현 사무국 체제로는 행사의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사무국장도 행사를 치르기 위한 비상근 자리로 몇개월 근무가 고작이고, 상근 사무직원 2명은 퇴직 공무원으로 비전문가다. 이들 사무직원과 사무국장 등에 나가는 인건비만 연 8천만원에 이른다. 게임엑스포 홈페이지(www.ccge.or.kr) 조차 지난 2회 행사가 끝남과 동시에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 2001년에서 시간이 멈춘 것이다. 지역 게임업체나 게임 관련 정보들은 아예 올려져 있지도 않다. 매년 5억원 이상을 들여 치르고 그것도 1회때는 명색이 ‘국제대회’라는 타이틀까지 지녔던 게임엑스포는 결국 3회때도 임기응변식 행사가 될 확률이 높다.게임엑스포2001은 타 지역 사람들 상당수가 엑스포를 관람해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주에 게임전문 문화행사가 자리 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기술세미나, 게임공모전 등 게임산업 육성차원에서 전개했던 행사의 참여도가 저조해 전북지역 게임산업 활성화에 기여한 흔적을 찾아내기 어렵다. 여기에는 우리지역의 게임업체가 16개사로 전국대비 1%를 차지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상품화된 제품을 가진 업체는 3개사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역 게임산업 현실도 강하게 작용한다. 게임엑스포2002는 어려운 여건을 딛고 열악한 지역 게임산업을 활성화 시키는 행사가 돼야 하며, 지역주민에게 게임문화를 체험하고 습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행사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행사 추진 주체의 전문성 확보가 절실하다. 이들과 지역의 게임개발 업체간에 협의체를 구성해 상호 보완적인 행사를 도출해내야 한다. 또한 규모 보다는 내실을 다져야 한다. 큰 전시관을 보여주기 보다는 참여하는 지역업체를 지원하고 참관객에게 제대로 된 볼거리를 보여주는 행사 아이템을 발굴, 개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북도민의 게임에 대한 인식 전환의 장이 돼야 한다. 대부분의 자원과 정보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현실에서 게임엑스포를 통해 도민이 게임이나 최신 영상문화를 접하고 올바른 이해와 관심을 갖게 돼 이를 산업에 까지 이르게 할 수 있도록 하는 행사로 준비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게임엑스포는 게임산업 발전과 지역민의 게임에 대한 인식전환의 장으로 거듭 날 수 있게 될 것이며, 게임전문 문화행사로 굳건히 뿌리내릴 수 있게 될 것이다. / 허명숙 (본보 특집여성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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