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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연구기관 지역 유치보다 중요한 일

전국에는 총 19개의 지자체연구소가 운영 중에 있다. 그런데 그 중 5개 연구소(전주생물소재연구소, 고창복분자연구소, 진안홍삼연구소, 순창장류연구소, 임실치즈과학연구소)가 전북에 있다. 전체 지자체연구소의 1/4이 넘는 지자체연구소사업이 우리 전북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전북이 전남에 비해 충남에 비해 예산상의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피해의식에 쌓여있다고 생각되는데 그렇지 않은 사업도 있는 모양이다.특히 전북은 정부에서 추진한 지역 활성화 대표사업인 〈신활력사업〉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던 곳이다. 많은 지자체들이 인센티브로만 수십억의 예산을 받은 지역이 바로 전북지역이다. 그런 관계로 특화자원의 활성화 사업에 가장 노력한 공로와 연계되어 지자체연구소사업이 우리 지역에서 특히 많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 간 전북도 노력의 결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그런데 문제가 있다. 이렇게 중요한 사업이 조만간 정부에서 지원하는 5년의 지원기간이 끊겨 모처럼 형성된 전북의 지역R&D 자원이 위기에 처해 있다. 사설 연구기관과 달리 공공 연구기관은 예산 지원 없이는 운영되기 어렵다. 지역의 연구기관과 관련된 중소기업도 열악하기 때문에 지역 내 R&D비용의 충분한 조달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열악한 연구환경은 한편으로 공공 연구기관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는 전국적인 문제이기도 하여, 현재 국회에서 지자체연구소를 법제화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지만 결과는 아직 미지수다.그렇다면 우리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를 점검해야 한다. 특히 전북은 타 광역단체에 비해 광역단체 산하 연구기관이 부족하다. 예를 들어 전남만 해도 한방산업진흥원, 천연자원연구원 등 광역으로 특화된 연구기관이 존재해서 지역의 R&D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전북의 경우, 생물산업진흥원이 주축인 열악한 지역R&D구조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그래서 도는 현재 시군 단위의 단순한 지자체연구소가 아니라, 도에서 지자체연구소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첫째는 도내에서 유사 연구의 총괄기관으로서의 위상을 갖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복분자연구소의 주류전문 연구능력과 과실류 연구 등을 감안하면 무주의 와인 및 지역 내 곳곳에서 추 중인 전통주사업에 대한 연구를 총괄하는 전문연구기관으로 활용할 수 있다.둘째, 지역 간 공동연구소로서 지자체연구소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정읍시와 고창군 및 부안군은 현재 지역간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3개 시군은 복분자연구소를 공동특화연구소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임실치즈과학연구소의 경우도 치즈 이외에 지역 간 연계사업의 하나로, 광역으로 범위를 확대하여 현재 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생햄과 같은 동물성 발효식품 연구를 함께 진행한다면, 국내 최초로 동물성 발효식품을 연구하는 동물성발효식품연구소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사실 일본에서는 우리와 같은 지자체연구소를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지역 기업의 역사와 전통이 깊은 일본의 경우, 각 기업에서 전문적으로 특화된 R&D기능을 보유하고 있으나, 현재 우리나라 각 지역에서 특화산업을 하고 있는 열악한 중소기업들이 이 부분까지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여유 있는 기업은 드물다. 그래서 지역 내 특화기업을 지원하는 공동R&D기관으로서 지자체연구소는 중요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R&D 없는 특화산업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하다.지금 우리는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새로운 정부를 기다리고 있다. 여러 지역에서는 새로운 R&D기관들을 유치하기 위해 앞 다투어 이를 공약에 넣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R&D기관의 연구가 산업화 그리고 지역화되기까지 적게는 십수년 많게는 수십년이 걸린다는 점이다. 새로운 연구기관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미 우리에게 행운처럼 주어진 지역의 R&D기관을 지켜나가는 것이다. 지키지도 못하면서 새로운 것만을 요구하는 것은 결코 지역을 위해 현명한 선택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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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04 23:02

기후변화 해법은 친환경농업

오늘 날 우리가 먹는 식량 가운데 진정한 의미에서 자연산이라고 부를 만한 것은 거의 없을 것이다. 지금의 농업은 오랫동안 축적된 미네랄을 그저 빼앗기만 할 뿐 순환시켜 주지 않는다. 이는 논만 봐도 명백히 알 수 있다. 논에서 쌀을 수확 후 짚마저도 논으로 되돌려 주지 않고 이를 거둬들여 가축에게 먹이고 있다. 대신 논으로 되돌려주는 건 화학 비료와 농약뿐이다. 화학비료, 농약, 제초제는 흙을 흙답게 만드는 미생물을 죽인다. 화학비료라고 부르는 질소, 인산, 칼륨을 주어 작물을 길러 본래부터 채소나 쌀에 있어야 할 미네랄을 비롯한 영양소는 없고, 있어서는 안 될 화학 물질이 들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연계에서는 화학비료나 농약을 하지 않아도 건강한 이유는 나뭇잎도, 나뭇가지도, 거기에서 살고 있는 동물들의 배설물과 사체까지도 모두 흙으로 되돌려 주고 있기 때문이다.마늘에는 마늘의 냄새가 있고, 사과에는 사과만의 독특한 향기가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어느 것도 인간을 위하여 냄새를 내는 것은 없다. 제 몸을 보호하기 위하여 내는 것이다. 동물은 자신의 몸에 해로운 벌레가 달라붙으면 손이나 꼬리로 털어낼 수 있지만 식물은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냄새는 '피톤치드(phytoncide)'라고 하여 식물이 제 몸을 보호하기 위한 작용을 하여 배출하는 것이다.'피톤치드'는 식물로부터 방출되어 세균등을 죽이는 작용을 하는 휘발성 물질로써 숲 속의 공기를 깨끗이 해주고 사람들의 마음을 누그러뜨리는 진정효과가 있다.고고 인류학자들에 따르면 1만 4천년 전, 수렵·채집민의 평균 신장은 남성이 175cm, 여성이 165cm였으나, 농사가 채택된 기원전 3000년에 이르러 평균 신장은 남성이 165cm, 여성이 152cm로 더 낮아졌다고 한다. 인류가 고대 수렵·채집민 정도의 신장을 회복한 것은 겨우 현대에 들어서였으며 그마저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에서만 가능하였다. 수렵·채집민의 신장이 컸던 이유는 그만큼 건강하고 다양한 음식을 섭취하며 수렵·채집을 위한 활동 반경이 넓어 운동량이 많았다는 반증이다.인류 최악의 실수가 농업을 채택한 것이라는 비판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는 식량 자급률이 26%에 불과하지만, 눈부신 경제 성장의 덕택에 식량이 넘쳐나는 공급 과잉 시대에 살고 있다. 미래는 인구의 폭발적 증가로 돈이 있어도 식량을 사 먹지 못하는 '신종 기아' 사태가 올 것이라고 예견하지만 지금은 친환경농산물만이 확실한 대안이 되고 있다. 올해 들어 가뭄과, 폭염, 그리고 태풍 등 이상 기후가 유독 많았다. 기후 변화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 문제는 화석연료의 사용이 주원인이라고는 하지만 이를 일거에 해결할 대안이 바로 친환경 유기농업이다. 유기 농업을 하는 토양은 대기 중에 포함된 이산화탄소 함량을 ha당 7.8t 가량 땅 속으로 포집하고 그 만큼 산소를 배출한다.친환경농업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심각한 지구 환경을 보호하고 인류를 건강하게 만드는 생명 산업이다.세계적인 사조의 큰 흐름은 지속 가능한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다. 경제도 살리면서 생태계도 보전하는 인간과 자연의 공생.공영의 사회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농업인은 안전한 농산물로 소비자의 건강을 책임지고, 소비자는 농업인의 소득을 보장해 주면서 전체적으로 하늘, 땅, 물을 살리는 지속 가능한 농업에서 지구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 무주군은 안성면 일대에 101억원을 투자하여 광역 친환경 농업단지를 만들어 연간 65만 포대의 유기질 비료를 만들어 관내 생산 농가에 공급하고 있다. 만시지탄은 있으나, 다행히 정부에서 친환경농산물 유통 조직을 만드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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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27 23:02

새 시대를 여는 정치 혁신

해방 이후 1949년 7월 지방자치법이 처음으로 공포되고, 1952년 한국전쟁 와중에 지방의회 선거가 처음으로 실시된 후 지금까지 지방자치제도와 지방의회의 운영과 집행은 중앙정치 권력자의 정치적 목적에 의해 예속적으로 이용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래의 지방자치제라 함은 권력의 지방분권화와 지역적 특수성에 맞는 정치형태를 지향하는 것이 그 제도의 설립 취지와 목적임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중앙정권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지역의 역할 담당자와 하수인에 불과하다는 것은 박정희전두환노태우 군사정권 시대의 지방자치제도 실태를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결국 문민정부라 하는 김영삼 정권에 와서야 마침내 1995년 6월 27일 역사적인 4대 지방선거가 실시되기에 이르렀으나, 그 역시 형식적으로만 민주적인 지방자치의 표상만 만들었을 뿐이다. 이제 현대적 의미의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된 지 18년을 맞이하게 되어 지방자치제도의 청년기로 접어들었다. 청년기라 함은 그 힘에 있어서나 열정적인 측면에서 가장 왕성한 시기다. 그 어떤 목표를 삼으면 강력하게 추진하고 변화무쌍하고 용맹함과 더불어 발전적으로 모색하는 시기라 볼 수 있다. 지방자치제도 역시 과거의 폐단과 관습을 내용과 형식적면에서 미래사회, 시민사회에 걸맞게 전면 수정보완하지 않으면 풀뿌리 민주주의의 정착과 정치풍토의 쇄신은 말 잘하는 정치인의 립서비스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전북일보의 9월 13일자 '기초단체장지방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추진'이라는 반가운 기사를 접하게 됐다. 지방선거 즈음이면 항상 나오는 관례적인 주장이지만 이번 정몽준이재오 의원의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 공동발의의 의미와 시기적절성은 매우 뜻 깊은 정치행위이자, 미래발전적인 지방선거의 중요한 핵심의 법률개정안이라 생각한다. 잘 알다시피 지방의원의 선거 당락과 정치적 목숨은 중앙의회 즉 국회의원의 의중과 손들어주기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내용의 원인을 찾아보면, 첫째로 지방의회를 지역의'권력기관'으로 여기고 있는 사회풍토와 행정풍토 때문이다. 유럽의 발전적 지방의회의 의원을 보면 철저히 봉사직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둘째로 지방의원은 국회의원의 지역 '표밭갈이' 들이다. 다수표를 획득해야만 차기 권력을 유지하는 국회의원으로서는 지방의원을 손아귀에 넣어야만 자기생존을 연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국회의원 본인의 능력과 노력이 아니라 지방의원의 예속을 통해서 자기의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셋째로 국회의원은 지방의원의 '공천권'을 절대적으로 행사한다. 형식적으로는 대의원 제도니 배심원 제도니 하지만 대의원의 구성과 배심원의 구성 권한을 국회의원의 핵심 지역 참모들이 쥐고 흔들어 대니, 그 지역 국회의원과 정당에 꼼짝없이 추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정치의 오랜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가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의 관계라면, 또한 그러한 정치적 낡은 풍토와 관습의 혁신 없이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아진다"라는 속담의 진리와 "지방의원이 되려고 하는 이유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지역민을 위해 봉사하고자 함"이라는 지방의원 출마자들의 출마선언의 참신성은 보장받을 수 없다고 본다. 아무쪼록 정몽준이재오 의원의 이번 법률개정안 발의가 정치적 이득을 위한 쇼맨십에 의한 발의가 아니라 이 시대와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정치 혁신의 교두보적 가치가 있음을 자임하고, 여야 의원 할 것 없이 많은 이들의 설득과 동조로 모처럼 국회의원의 세비가 아깝지 않다는 소리를 국민들로부터 듣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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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21 23:02

한지산업이 친환경 섬유산업의 미래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고기능성 신소재, 친환경 천연섬유 등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 중 한지 소재는 우리 고유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할 수 있는 우수한 에코 패션 소재로 부각되고 있다. 한지는 인체에 무해한 대표적인 친환경 천연섬유 소재로, 황토 수준의 원적외선 방출과 항균성, 소취성, 흡한속건성 및 용이한 염색성 등 다양한 기능성을 보유하고 있어 의류용은 물론 인테리어용, 생활용품, 산업용 등으로 다양한 용도 창출이 가능하다. 이런 특성을 바탕으로 고기능성 한지 섬유제품의 대중화 및 실용화가 추진되고 있다.그동안 한국니트산업연구원은 친환경 신소재인 한지사를 최초로 개발하여 국내에 다수의 특허를 출원하였고, 미국과 일본에도 특허를 출원했다. 또 닥섬유사를 이용한 응용제품 전개와 함께 닥섬유 펄프 기계화자동화 설비 개발을 수행하는 등 한지산업 발전을 꾀하고 있다. 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한지 관련 산업의 시장 규모는 2011년 기준 국외시장 1조2000억원, 국내시장 1300억원에 달한다. 2014년에는 국외 2조7000억원, 국내 29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니트산업연구원이 개최하는 '제1회 한지섬유 패션디자인 경진대회'는 친환경 섬유산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그동안 적지 않은 섬유기업과 패션 브랜드 업체들의 해외 이전에도 불구, 섬유패션 산업이 견고하게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지역적인 고부가가치 및 차별화를 위해 산학연관이 공동으로 노력해온 결과이다. 'Eco-friendly 명품섬유연구원'을 비전으로 하고 있는 우리 연구원에서는 이러한 환경에 힘입어 친환경 섬유신소재 개발에 주력해 왔고, '제1회 한지섬유 패션디자인 경진대회'를 통해 섬유산업 활성화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 이번 경진대회에는 전국에서 총 186점의 작품이 접수되었으며 지난 6월 1차 심사를 통해 80점이 선정 되었고 8월 2차 심사를 통해 40점을 선정하였다. 얼마 전 개최된 'Preview in Seoul'을 통해서도 출품작들이 전시되어 참관객들의 평가를 받은 바 있다.또한 1969년 마한민속제전에서 유래하여 오늘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지역의 대표적인 축제인 익산 서동축제와 연계하여 오는 22일 패션쇼를 개최한다. 이번 한지섬유 패션디자인 경진대회를 계기로 한지산업이 고부가가치 지식기반산업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한지섬유패션디자인 경진대회를 통해 산학연관 협업관계가 강화되면 관련 기업을 통해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다. 한지섬유패션디자인 경진대회는 국내 섬유패션산업의 고도화와 지속성장, 고용창출과 내수기반 확대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전략적인 도구인 셈이다.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섬유패션 산업은 금번 경진대회와 같은 행사를 계기로 친환경 섬유제품 생산구조 변화 등 산업의 전반적인 구조 고도화의 계기로 삼을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시대를 맞아 섬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의 개막 역시 각종 친환경 섬유제품의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잇따른 자유무역협정(FTA)체결도 의류 수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금번 제1회 한지섬유 패션디자인 경진대회는 친환경 브랜드인 한지섬유에 대한 대중적 인식 확산과 사업화 제고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연구원의 활동과 국내 섬유산업의 행보를 통해 훗날 우리나라 섬유산업이 친환경 미래 성장동력 산업의 메카로 우뚝 서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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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20 23:02

우리민족의 자존심 韓牛를 지키자

우리 한우는 수천 년 동안 우리 민족과 함께한 가장 친숙한 가축이다. 농경이 사회 기반이었던 과거, 한우는 운반, 퇴비 등 농사일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죽어서는 고기와 가죽을 남겨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유일한 우리민족의 가축이었기에 농가에서 한우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산 그 이상으로 여겼다. 현재는 우리나라의 산업 발달로 인해 농업의 기계화가 추진되며 일소보다 고기소로서의 가치를 추구하게 되었다. 오랜 시간 이 땅에서 우리와 함께 해 온 한우는 체계적인 품질 관리와 육질 개량으로 한국인에 딱 맞는 우수한 단백질 공급원이 되었고 귀한 날, 귀한 손님에게 내는 좋은 상품으로 수입쇠고기는 결코 흉내 낼 수 없을 만큼 위생적이고 안전성이 탁월하다.그러나 이렇게 친숙하고 귀중한 한우의 현실을 생각하면 암담하기만 하다.올해 3월 15일 결국 FTA가 발효되었다. 미국은 우리나라와의 FTA 본격화에 앞서 소위 '4대 선결조건'을 요구했다. 여기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가 포함되어 있었고 결국 이 협정을 위해 값싼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어 한우의 입지를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미국산 쇠고기의 관세가 40%라고는 하나, 이는 향후 15년 동안 점차 낮추기로 하였고 2027년엔 관세가 철폐될 예정이다. 앞으로 15년. 값싼 수입 쇠고기를 충분히 이겨낼 만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도 모자랄 우리의 축산업 앞에 FTA라는 고개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한미FTA로 인해 더 저렴한 쇠고기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 우리 한우농가는 사육의지가 저하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 걷잡을 수 없이 퍼졌던 구제역으로 인해 축사가 혐오시설로 인식되고 한우 소비심리가 위축된 바 있으며, 최근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로 곡물 최대 생산지인 미국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려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사료 값 인상이 우려되고 있다. 더구나 가축분뇨의 양이 우리나라의 농지가 수용할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선 지금, 분뇨처리와 관련된 환경문제까지 우리의 한우농가가 떠안고 있는 고충이 너무도 가혹할 따름이다.농림수산식품부의 발표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 농림업 부문별 생산액에서 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웃돌았다. 국민소득이 올라가고 선진화 될수록 육류소비가 늘게 되는데, 농협경제연구소는 우리나라의 1인당 육류 소비가 1980년 11.3kg이었던 것이 2010년 38.8kg으로 3.5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보았다. 이렇듯 육류 소비의 증가로 인해 우리 축산업이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하였으나, 우리 한우를 지키기에는 외부환경이 너무나 어둡기만 하다. 우리의 것을 지키고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안전한 먹거리의 생산과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값싼 쇠고기 수입과 늘어나는 생산비, 감소하는 한우 소비는 농가의 소득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생산의욕 저하로 친환경 먹거리 생산은 요원한 일이 되고 말것이다. 사료 생산자와 관련 부처는 한우 생산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료 값과 유통비용을 최소화하여 소비자가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판매가를 맞추고, 한우가 안정적으로 소비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소비자는 이 땅에서 자라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우리의 먹거리 한우를 지키기 위해 자부심을 갖고 관심과 애정을 쏟아주었으면 한다.매주 금요일은 한우고기 소비 촉진을 위해 정한 '한우 먹는 날'이다. 어려운 경제여건 하에서 저렴하지 만은 않은 한우를 구입하는 것이 부모님 세대에 비하면 사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치없는 것을 구입하기 위해 비싼 돈을 지불했다면 그것은 응당 사치이고 돈 낭비일 것이다. 일곱 날 중 하루라도 가족과 함께 오순도순 저녁식탁에 앉아 우리 한우를 먹으며 대화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자존심 한우도 지키고 가정의 웃음꽃도 지키는 행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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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14 23:02

무관심 속 쾌거 일궈낸 전북의 딸 전민재

2012런던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역시 이번에도 패럴림픽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은 저조하다 못해 민망한 수준이었다. 온 국민이 감동과 흥분의 물결 속에서 '대한민국'을 외쳤던 제30회 런던올림픽에 대한 거국적 관심과 비교하면, 과연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사회구성원으로 인정하고 있는지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패럴림픽의 개·폐막 사실 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이 현실이니 더 말해 무엇하랴.사실 패럴림픽에 대한 서구 사회의 관심은 동계, 하계 올림픽 못지않다.장애와 비장애의 경직된 구분이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자리할 여지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이번 런던패럴림픽 중계방송을 보더라도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우리와 얼마나 다른지 새삼 느꼈다.하지만 저조한 관심 속에서도 대한민국 선수단은 종합 12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달성했다. 전체 참가국이 204개국인 점을 보더라도 종합성적 12위 달성은 정말 대단한 성과다.시야를 좀 좁혀서 전라북도의 현실을 보자. 이번 런던패럴림픽에 출전한 대한민국 선수는 총 13개 종목에 88명이었고, 이중 전북 선수는, 믿기지 않겠지만, 육상종목에 출전한 전민재 선수 한 명이었다.16개 광역시도에서 대표선수를 뽑았는데 전북에서 선발된 선수가 한 명이라니, 도내 장애인체육의 현주소가 어떤지 능히 짐작하고도 남는 일이다. 전북 장애인체육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전북도의회를 포함한 지역사회 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하지만 현실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당장 일선 시군 장애인체육회 지부만 보더라도 2개 지역을 제외하고는 설립된 곳이 없다. 전북장애인체육회가 설립된지 6년이나 지났는데도 시군 지부 설립이 미적거리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장애인체육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지금이라도 전북도나 일선 시군, 그리고 장애인체육회가 도내 장애인체육을 활성화시키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생활체육 분야는 시설 확충과 동호회 활성화 지원을 위주로, 전문체육분야는 우수 선수 발굴 및 육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비장애인체육과 장애인체육이 차지하고 있는 불균형적인 지위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전라북도가 장애인체육의 볼모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점을 냉철하게 직시할 때다.한국 여자 패럴림픽 육상선수가 한 대회에서 메달 2개 이상을 획득한 것은 지난 서울패럴림픽 이후 24년 만의 일이라고 하니 이번 전민재 선수의 위업이 얼마나 의미있는지 알 수 있다.전북장애인체육회에 등록된 장애인 체육선수는 600명 가량에 이른다. 이들 모두가 주요 경기에서 전민재 선수와 같은 성과를 달성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신체적·정신적 장애에 굴하지 않고 장애와 비장애의 이분법을 뛰어 넘기 위해 노력하는 600명 모두는 또 다른 전민재이며 미래의 전민재라고 할 수 있다.이번 전민재 선수의 쾌거를 계기로 장애인 선수들의 피땀이 알찬 결실로 이어지고 나아가서 장애인체육의 기초를 다지는 계기가 돼야한다.많은 장애인들이 외진 곳에서 사회에 나와 당당히 활동할 수 있도록 집행부나 지방의회, 관련 단체가 함께 고민하고 힘을 모아야 할때다. 그래야만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다.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2.09.13 23:02

학교폭력 , 처벌보다 선도 중심 정책 펼쳐야

학교폭력으로 인해 작년 어느 학생이 소중한 목숨을 스스로 끊는 비극이 발생했다.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사회를 만든 책임이 있기에 가슴 아프다. 교과부에서는 이에 대한 대처로「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2012년 3월 21일 공포하였고, 2012년 5월 1일부터 이 법률은 시행되고 있다. 이 법률 제2조를 보면, '학교폭력'이,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상당히 넓게 정의되어 있다.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 모두 '학교폭력'에 해당된다.또 이 법률 제12조에 따르면, 모든 학교에서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이어 이 법률 제17조에는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경우, 〈자치위원회〉에서 피해학생의 보호와 가해학생의 선도교육을 위하여 가해학생에 대하여 취할 수 있는 조치 9개항이 나열되어 있다. 그 9개항은 ①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②피해학생 및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의 금지, ③학교에서의 봉사, ④사회봉사, ⑤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특별 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 ⑥출석정지, ⑦학급교체, ⑧전학, ⑨퇴학처분 등이다. 이 법률을 찬찬히 읽어보면, 법률의 제정 취지가 '학교폭력 예방'에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법률의 제목조차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다. 교과부는 이 법률을 만든 이유와 세부 내용을 학부모와 학생을 상대로 널리 알릴 책임이 있다. 특히, '학교폭력'이 상당히 광범위한 개념임을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알려야 한다. 평소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 행위일 수 있음을 '따뜻한' 마음으로 알려야 한다. 교과부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그런데, 최근 교과부에서는「학교생활기록부작성 및 관리지침」이라는 훈령을 통해,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해 〈자치위원회〉가 조치한 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에 반드시 기록하도록 각 시도교육청과 일선학교에 지시하였다. 또한 그 조치 사항이 기록된 '학교생활기록부'는 졸업 후 5년 동안 보존되도록 하였다. 그러니까 초등학생은 고2때까지, 중학생은 대2때까지, 고등학생은 대학 졸업 이후까지 '학교폭력' 관련하여 어떤 벌을 받았는지가 기록으로 남게 되는 셈이다. 특히 중고등학교 시절에 받은 처벌 기록은 대학입시에 참고가 되도록 분명히 하였다. 교과부의 이러한 명령에 경기전북 지역 교육감이 이의를 제기하였다. 비록 '학교폭력' 관련하여 처벌을 받은 학생이라 해도, 이를 학생부에 기록하여 이후의 삶에 불이익을 주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기본권(개인정보자기결정권, 인격권, 행복추구권) 침해라는 것이다. 교과부는 이를 항명으로 받아들이고 '특별감사'라는 이름으로 해당 교육청을 압박하고 있다.교과부와 강원경기전북 교육청 사이에 오가는 법리 논쟁은 뒤로 하자. 그리고 교과부의 조치가 과연 '덕스러운' 것인지만 생각해 보자. '학교폭력 억지력을 높이려면 학교생활기록부에 처벌 기록을 확실하게 남겨야 한다'는 발상은 전혀 덕스럽지 않다. 잠깐의 실수를 잊어주지 않고 기억하였다가 대학입시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이 어른 된 우리가 성장하는 우리 후손에게 할 짓인가? 법무부조차도 소년범은 처벌보다 선도 위주의 정책을 펴고 있지 않은가? 우리 청소년들의 영혼을 어루만지는 교과부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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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07 23:02

On과 Off에서 찾는 보육정책의 해법

"너는 어쩌면 그렇게 너희 아빠랑 외모를 닮다 못해 걸음걸이하며 성격까지 닮았니?" 우리는 흔히들 '아빠와 아들' 혹은 '엄마와 딸'을 보며 너무도 당연하게 이러한 말을 하곤 한다. 이렇듯 우리는 유전인자가 사람의 외모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은연 중에 습득하고 있는지 모른다. 외모는 그렇다 치고, 걸음걸이와 성격조차도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로부터 온 것인가? 아니면 부모님과 함께 살아오면서 환경에 의해 형성된 것인가? 인간은 '본성' 즉 유전자의 지배를 받는가 아니면 '양육' 즉 환경의 지배를 받는가의 논쟁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랜 시간을 거치며 이어져왔다. 이제는 유아교육학, 심리학, 교육학 등이 아닌 전혀 다른 생물학 쪽에서 새로운 시각에서 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유전자는 환경의 영향에 의해 작동을 하게 될 수도, 하지 않게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유전공학 분야의 석학인 일본의 무라카미 가즈오는 저서 〈스위치 온〉에서 '내 안의 잠자고 있는 긍정의 유전자를 켜라' 라고 말한 바 있다. 그가 저서에서 보육정책의 해법을 찾을 수 있는 한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모든 유전자에는 토글방식(온 오프, 설정 해제가 반복되는 방식)으로 끄고 켤 수 있는 ON-OFF 기능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 스위치는 사용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동으로 켜지거나 꺼지는 특징을 가진다. 즉, 환경 요인이 유전자 스위치를 켜면 그 유전자 특성이 활성화하지만 유전자 스위치를 끄면 유전자 특성이 내재해 있어도 표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이를 인간발달에 적용하면 실제로 태아기영유아기에 경험하는 충분한 사랑과 안정감은 스트레스 조절 기능을 담당하는 유전자의 스위치를 켜서 스트레스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데 필요한 시스템을 발달시킨다고 보고 있고, 또한 어릴 때 다양한 환경에서 즐거운 학습 경험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 기억과 학습을 촉진하는 유전자 스위치가 켜지면서 학습 능력 발달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반면 영유아기 때 아동 학대나 폭행 등에 노출되면 스트레스 조절 유전자의 스위치가 꺼짐 상태로 유지되어 성인이 된 후에도 스트레스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우울증이나 적응 장애 증상을 보이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초기 경험 또는 환경의 영향은 영유아기와 아동기는 물론이고 태아기 때에도 매우 결정적으로 작용하며 심지어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다시 말해 환경의 영향은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크고 결정적인 것이다.이 새로운 발견에서 하나의 보육정책의 지향점을 찾아보려고 한다면 무리일까? 과거 1960년대 미국 정부가 빈곤의 대물림을 막기 위해 취약계층에게 제공했던 영유아 조기교육 프로그램인 '헤드 스타트'와 2006년부터 모든 아동의 공평한 양육여건과 출발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드림 스타트' 사업도 취약계층의 영유아 발달을 전면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좋은 예이다.정부의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각종 수당 지급 정책도 효과가 있겠지만, 태어난 아기가 물리적, 심리적으로 안전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보육정책을 펴는 것, 즉 영유아들이 스스로 유전자의 작동 스위치를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근본을 짚어 주는 정책이 더 시급하고 중요해 보인다. 그것이 바로 긍정의 유전자를 키우는 'On과 Off'에서 찾을 수 있는 보육정책의 해법인 것이다.이와 관련 오는 8일 전북도에서 진행하는 '보육& 육아 토크 콘서트'는 육아(가정양육)와 보육(시설양육) 관계자들에게 진솔한 대화의 장이 될 것이다. 정책의 직접 수혜자인 부모들과의 적극적인 만남과 소통만이 건강한 영유아 발달을 위한 보육정책을 수립하고 실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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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06 23:02

한국의 '인드라 누이'를 기대하며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는 콜라를 비롯한 음료업계의 양대 산맥이자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라이벌이었다. 하지만 그 승자는 항상 코카콜라였다. 후발주자였던 펩시콜라는 아무리 노력해도 코카콜라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힘들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006년을 기점으로 펩시콜라가 코카콜라를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섰다.왜 2006년이었을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 해에 펩시콜라에 새로운 최고경영자가 취임했기 때문이었다. 바로 펩시콜라 최초의 여성CEO이자, 외국인 CEO인 인드라 누이다.인드라 누이는 인도에서 태어나 대학을 나오고 직장생활을 하다 미국에 온 이민자다. 인도계 미국인이 아니다. 인드라 누이는 1978년 20대 중반에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리고 모토로라 등 여러 회사에서 경력을 쌓은 뒤 1994년 펩시콜라의 수석부사장으로 취임하며 펩시에 발을 디뎠고, 12년 만에 펩시의 수장이 됐다.인드라 누이의 성공은 우선 인드라 누이 개인의 피나는 노력 때문이다. 하지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이민자에 대해 관대한 미국사회의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다. 알다시피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다. 또 인종차별에 맞서 싸운 오랜 역사가 있다. 바로 그 때문에 인드라 누이 같은 사람이 미국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사정은 아직 그렇지 못하다. 결혼이민자를 비롯한 다문화가족에 대한 사회 인프라를 확고히 구축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한국이 다문화사회로 접어든 것은 고작 10여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경제부국으로 성장하면서 결혼이민자들이 늘기 시작했고, 우리가 미처 깨닫기도 전에 다문화사회로 접어들었다. 그러다보니 언어부터 자녀교육, 취업 등 결혼이민자들은 한국사회에서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을 갖추지 못했고 편견과 차별에 시달렸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결혼이민자와 다문화가족 자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완득이'가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던 것처럼 결혼이민자에 대한 편견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고, 자녀교육과 취업 등에도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1월 기준 전라북도에는 8269명의 결혼이민자가 살고 있는데, 이는 8269명의 다문화가족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들의 경제적 여건이 좋지 못하고, 언어발달이 늦어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학습부진도 우려되는 수준이라는 점이다. 다문화가족이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바탕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한 상태인 것이다.그래서 전라북도는 2006년부터 다문화가족지원정책의 토대를 구축하고, 2009년 다문화가족 지원조례 제정, 전국 최초로 전 시군에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설치 등 여러 정책을 마련해 결혼이민자가 다문화가정이 전북에서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왔다. 그리고 이제 결혼이민자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자녀와 배우자까지 다문화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통합적 지원 계획을 마련해놓은 상태다. 결혼이민자의 조기 생활적응을 위한 서비스 확대, 맞춤형 한국어교육, 다문화가족 상담 활성화를 통한 가족갈등 예방 등이 그 방편이다. 또 자녀교육을 위해 예비학부모 교육을 강화하고, 언어발달 지원, 학력신장 지원 등 맞춤형 지원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다. 한편으로 결혼이민자의 취업확대를 꾀하고, 결혼이민자의 인권보호를 위해 국제결혼중개업의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이렇게 경제사회문화교육 인프라와 사회안전망을 구축한다면, 또 꾸준히 다문화가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없앤다면, 한국에 온 결혼이민자 중에, 또 다문화가정 자녀 중에 한국판 인드라 누이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이것이 한국의 인드라 누이를 기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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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31 23:02

아름다운 삶, 나누면서 찾아가자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나 봉사는 바로 나 자신을 위한 행위라고 한다. 일을 즐기는 사람만이 자신의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으며, 나누는 삶을 즐길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배려가 되고, 봉사가 시작된다. (주)유한양행 일가는 2대에 걸쳐 '노블레스 오블리주('귀족은 귀족다워야 한다.'는 프랑스 속담으로, 높은 신분에 따른 도덕적 정신적 의무의 뜻)를 실천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창업자인 고 유일한(柳一韓 )회장은 1971년 세상을 뜨면서 전 재산인 유한양행 주식 36만 주(당시 시가 2,400억 원 어치)를 사회 사업과 교육 사업에 써달라는 유언장을 남겼다. 그는 또 아들에게 "대학까지 공부를 시켰으니, 앞으로 자립해서 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반면 상중(喪中)인데도 불구하고 유산 분할 문제로 추태를 부리는 유족들의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는 경우도 많다. 대기업 오너 형제들의 재산 다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보기 싫은 정도가 아니라 혐오스러울 지경이다. 재산 다툼으로 세상이 시끌벅적하지만 정작 그들의 사회에 대한 공적 기여는 생각 만큼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 추태스러운 인간들이 있는 반면 아름다운 사람들이 더 많고, 그래서 살맛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엄청난 부자가 아니면서도 평생 동안 성실하게 모은 재산을 선뜻 사회에 내놓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평범한 이웃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지 않은가. 7년 전 언론에 소개된 팔순의 김춘희 할머니(서울 양천구 신정 3동)는 평생 행상을 하면서 홀로 힘들게 생활했다. 그러나 김 할머니는 자신이 숨을 거두면 통장에 있는 예금 1,000만원과 옥탑방 전세금 1,500만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혀 세상의 감동을 자아냈다. 생활비를 절약해가며 검소하게 살았던 김 할머니는 "여러 사람들이 내 물건을 사준 덕으로 지금까지 잘 살아왔다.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그 분들에게 다시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눈물겹지 않은가. 자신이 어려웠을 때 받았던 이웃의 도움을 잊지 않고, 진실한 마음을 담아 되돌려 주는 김 할머니의 아름다운 마음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나누며 사는 것이 곧 행복이라는 것을 믿고 실천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우리사회의 희망이며, 꺼지지 않는 한 줄기 빛이라고 생각한다. 주위를 둘러 보면, 현대인들은 너무나 많은 것들에 대한 욕망에 갇혀 자신의 삶을 돌아 볼 여유를 갖지 못하고 있다. 밤낮으로 일에 몰두하느라 자아를 찾지 못하고, 모든 에너지를 돈 앞에서 소진하고 마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 물질적 풍요 앞에서 상대적 박탈감에 휩싸이고, 그 때문에 누적된 정신적 피로 등으로 인해 정작 어렵게 사는 이웃들에 대한 배려를 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물질만능주의로 점철된 이 시대가 사람들을 무한 경쟁으로 내몰고, 마음의 병을 앓게 하는 지도 모른다. 인간이 행복하게 사는 길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각자 지금까지 얽매었던 틀에서 잠깐 생각과 시선을 돌려보면 어떨까 한다. 작은 것들에서 만족을 알고, 내가 가진 어느 한 부분을 나눠 갖고, 작은 정성을 이웃을 위해 쏟아보는 것은 어떨까. 경제적육체적으로 어렵거나 능력이 다소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과 서로 손을 마주 잡고 한바탕 웃어보는 것은 어떨까.테레사 수녀나 슈바이처 박사 같은 나눔은 아니더라도, 마음을 열어 내미는 작은 손길이 닿는 여린 얼굴에 해맑은 미소가 잠시라도 머물렀다면, 오늘 하루의 삶이 내일을 위한 자양분으로 축적될 것이다. 일을 즐기는 사람만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고, 나누는 삶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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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30 23:02

'바보 강금원'의 '바보 노무현'사랑

창신섬유 강금원회장이 지난 2일 밤 타계했다. 그는 그냥 일개 기업체 회장이 아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원한 후원자였다. 그의 타계 소식에 이어 일간신문 등을 통한 추모 물결이 이어진 것도 그 때문이 아닌가 한다. 예컨대 안희정 충남지사는 그에 대한 추모 글에서 "아무런 이득도 없이 지역주의 극복, 원칙과 상식의 세상을 향한 신념을 지켜온 노 전 대통령을 '바보 노무현'이라 불렀다. 같은 논리로 '바보 강금원'이라 부르고 싶다"고 적었다. 60이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뇌종양으로 세상을 달리했다는 소식이라 그럴까. 충격과 함께 진한 애잔함이 거세게 밀려온다. 동시에 강금원회장을 만났던 일들이 한 편의 파노라마가 되어 생생하게 떠오른다."'동지' 강금원 구속때 극단적 선택 생각한 듯"위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무렵 어느 중앙일간지(2009.5.25)의 기사 제목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의 결정적 이유로 강금원 구속을 든 것이다. 실제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 17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강회장은 '모진 놈' 옆에 있다가 벼락을 맞은 것이다. 이번이 두 번째다. 미안한 마음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토로한 바 있다.회삿돈 횡령 혐의로 구속수감생활을 하다 보석으로 풀려나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 참석한 강금원회장은 "검찰수사 때문에 돌아가셨다"며 "살인마라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는 극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 무렵 강금원회장은 입원과 함께 뇌종양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3차 공판을 앞두고 있던 때이기도 했다. 이를테면 '바보 강금원'이 '바보 노무현'을 위해 보통 배짱으론 엄두도 못낼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셈이다.그렇듯 강금원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함께 새삼 관심을 끌었다. 일부 언론은 전두환 정권의 장세동과 연관시키고 있지만, 끝까지 지킨 '의리'외엔 공통점이 없다. 전두환 정권의 군사독재를 떠올려보면 비교 자체가 오히려 기분 나쁜 일일 수 있다. 내가 강금원회장을 만난 것은 다섯 번이다. '전주공고신문' 편집인을 맡고 있어 전주공업고등학교 출신인 그의 동향은 항상 내 관심 안에 있었다. 말할 나위 없이 '전주공고신문' 기사를 위해서였다. 전주공고 근무 6년 동안 2003년과 2008년 모교 방문 특강, 2004년 장학금 모금 동문골프모임, 2008년 노무현 전 대통령 주례의 자녀 혼사와 교지 '솔' 인터뷰 등에서 그를 만났다.내가 강금원회장을 만나 직접 들은 바에 의하면 한 마디로 그는 자수성가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순수한 고졸 출신으로 성공한 사업가가 그것이다. 은행 돈을 한 푼도 쓰지 않는, 그리하여 빚이 전혀 없는 '한국식 사업가'가 아니란 점도 눈길을 끈다. 고향인 전북 부안을 떠나 객지 부산에서 일궈낸 성공이라는 점에서도 대단하다는 평가가 따른다.그러나 강금원을 강금원답게한 것은 역시 끝없는 '노무현 사랑'이다. 자신이 70억 원을 출연해 설립한 주식회사 봉화를 통해 "봉하마을 개발사업을 계속하고 싶지만, 어찌 될지 모르겠다"고 밝힌 데서도 알 수 있듯 그의 '노무현 사랑'은 끝이 없어 보인다.그것보다도 더 강금원을 강금원답게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 재임시절에 보인 그의 행보다. 노 대통령에게 단 한 건의 청탁도 하지 않았음은 물론 오히려 수감생활까지 한 그였다. 노 대통령 퇴임후에도 여느 사람들처럼 거리를 두기는커녕 주식회사 봉화를 설립해 노상 함께 해오다 다시 구속되기까지 했다.전라도 사람 강금원의 경상도 사람 노무현 사랑은, 그래서 지역감정 벽 허물기라는 상징성을 지닌다. 권력을 만들고 그것에 빌붙어 단맛을 보려는 정치 소인배가 아닌, 뭔가 '대인' 같은 인간관계의 우정이요 의리인 것이다. 그랬던 그가 세상을 떴다. 이제 '바보 강금원'의 끝없는 '바보 노무현' 사랑은 불가능해졌다. 그럴망정 전라도 사람 강금원의 경상도 사람 노무현 사랑이 지닌 그 상징성만큼은 많은 이들의 마음에 새겨졌으면 한다. 내가 고 강금원회장을 추억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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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24 23:02

일과 삶의 조화 가능한 '시간제 일자리'

지방 의료원의 건강증진센터에 근무하는 임상병리사 A씨의 하루 업무는 오후 1시면 끝난다. 아침 8시 30분부터 하루 4시간 30분 만 일하고 있는 것. 덕분에 여유로운 오후 시간을 맞고 있다. 퇴근 후 집에 돌아가 간단한 집안 일을 마칠 때쯤, 초등학교 3학년, 5학년인 두 아들이 차례로 귀가한다. 아이들에게 간식을 챙겨 먹이고 아이들과 함께 집을 나선다. 아이들은 학원으로, A씨는 인근 문화센터에서 요가를 배우러 간다. A씨는 첫아이가 태어나면서 육아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었다. 아직은 아이들이 어리다보니 하루 종일 직장에 다니는 것이 부담스러웠으나 시간제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다시 일을 시작한 것이다.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중 단시간 근로자는 13.3%로 네덜란드 38.5%, 영국 24.4% 등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을 조화롭게 병행하고 싶은 여성, 일과 학업을 함께하는 청년들, 그리고 건강 등으로 인해 하루 종일 근무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고령층 등의 시간제 일자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지난 3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의하면 시간제 근로자는 170만 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만명(11.1%) 증가하였다. 자발적으로 시간제 근로를 선택하는 비중도 2008년 32.3%에서 2011년 44.7%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시간제 근로자의 근로조건 만족자가 2009년 26.7%에서 2011년 33%로 근로조건도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용노동부는 근로자에게는 일과 삶의 조화, 사용자에게는 구인난 해소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사업주가 근무체계 개편, 새로운 시간제 직무 개발 등을 통해 주 15시간 이상 30시간 이하의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고 근로계약 기간의 정함이 없는 시간제 근로자를 새로 고용하는 경우 근로자 임금의 50%(1인당 월 40만원 한도)를 1년간 지원한다. 안정된 고용과 임금, 복리 후생 등 근로조건에 있어 차별이 없는 시간제 일자리를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다. 필요한 경우 사업장의 근무체계 개편 등을 위한 무료 컨설팅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전주고용센터 관내 26개 사업장이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창출 사업장으로 승인받아 152명의 채용을 추진하고 있다.시간제 일자리 수요가 많고 장시간 근로관행 등으로 인해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병원, 외식 프랜차이즈, 콜센터, 문화서비스, 사회복지사업 등의 업종에서 활용도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주들이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창출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여성은 일과 생활을 조화롭게 하고, 고령자는 일할 기회가 확대되며, 청년층은 열정과 도전으로 배움과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만들어 지기를 기대해본다.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창출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업주는 고용노동부 위탁기관인 노사발전재단(www.morejobs.or.kr)에 9월말까지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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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23 23:02

도의회 예결위, 道 재정 건강관리 주치의

임기가 1년인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매년 7월 지난 연도 세입세출 예산의 집행 실적인 결산과 예비비 지출 심의로 시작한다. 그동안 민선 자치 이후 지방재정을 방만하게 운영해왔던 일부 자치단체는 부채 증가 등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재정 관리에 도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런 매우 중요한 시기에 지난 7월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의 중책을 맡아 2011회계연도 결산 심의를 완료했다.결산은 집행기관의 재정집행 상황에 대해 철저한 감독을 통해 장래의 재정계획 수립이나 예산편성의 합리화를 도모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집행한 예산을 취소시킬 수 있는 효력이 없고 사후적 재정 통제 수단으로 여겨 집행부나 의회 모두 예산심의보다 관심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예산과 결산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결산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다음 연도 예산을 심도있게 심사할 수 있다. 예산심사는 결산심사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명심하고 결산심사에 대해 의회에서 한층 더 관심을 갖고 제대로 심사하는 것만이 지방자치와 지방의회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최근 서울시에서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상징인 '세빛둥둥섬에 관련된 공무원을 징계할 방침'이라 발표하는 한편, 시민단체에서는 관련 공무원에게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치단체장의 중점 시책사업에 대해 '아니오'라고 말할수 있는 공무원이 얼마나 있을까마는 흔히 말하는 '영혼이 없다'는 공무원들의 정신을 바짝 들게 하는 얘기이다. 주요 징계사유를 보면'시장 방침'으로 법적 근거 없이 인공섬을 사회간접자본(SOC)으로 보고 민자사업을 추진했고, 의회 동의를 구해야 하는 지방자치법을 어겼으며, 민자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계약을 함으로써 400억원을 낭비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치단체장이 주민의 표를 의식해 즉흥적이고 선심성있는 사업은 지방자치단체의 부채를 증가시켜 재정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예산사업은 반드시 거시적인 계획과 검증된 정책을 가지고 예산이 투입돼야 할 것이다. 이에 도의회 제3기 예결위원회는 '전라북도와 도교육청의 재정건강관리 주치의'라는 사명감을 갖고 전북도의 튼튼한 재정을 위한 몇 가지 운영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재정운용 원칙에 입각해 계획적인 재정 운영을 하도록 유도해 나갈 것이다. 재정 투자 사업은 도민의 의견을 반영한 사업계획 수립과 중장기 재정계획에 의한 예산편성, 재정 투융자 심사 등 사전 절차를 반드시 이행했는지 점검하는 한편, 용두사미격으로 시작만 하고 장기화된 미완공 사업의 조속한 마무리에 역점을 둘 것이다.둘째, 예산심사를 통해 바람직한 정책방향을 제시해 나갈 계획이다. 실효성이 부족한 선심성 시책사업 추진 등 불요불급한 사업은 삭감하는 한편 도민의 입장에서, 도민에게 실질 적인 도움이 되는 사업은 필요한 만큼의 예산이 적극 지원되도록 하는 등 의회 차원에서 현안 사업을 적극 해결할 것이다. 셋째, 재정 환류 기능 강화에 역점을 두겠다. 결산심사 결과와 주요 재정사업장 현장점검을 통한 도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다음연도 예산 심사에 적극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또 예산결산 심사과정에서 도출된 문제점에 대해서는 대안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개선 요구와 함께 반영결과를 사후 확인 하는 등 결과를 철저히 관리할 것이다. 넷째, 이청득심(以聽得心),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는 화합하는 예결위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도민의 목소리에 전북도의 발전과 도민의 삶의 질 향상문제가 담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도민의 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곳이 각 상임위이고 집행부다. 열린 마음으로 도민과 각 상임위와 집행부와 소통하고 화합하는 예결위가 되도록 노력하겠다.지난해 결산을 마무리하고 이제 폭염도 누그러 드는 처서가 눈앞이니 금년도 편성된 예산 집행도 하반기에 접어 들었다. 지방자치법 개정(2011.7.14)으로 결산 심사결과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 변상 및 징계조치 등 시정을 요구할 수 있게 되었다하니 예산집행에 위법부당한 사례가 없도록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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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17 23:02

대통령의 독도 방문, 반가워할 수만 없다

광복절을 며칠 앞두고, 올림픽 한일 축구전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했다. 처음은 통쾌했다. 일본의 반응은 예상대로 거셌다. 신각수 주일 한국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항의했고, 무토 주한 일본 대사는 일본으로 소환됐다.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무상은 독도 영유권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는 것은 물론 독도를 다루는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한일 정상회담을 보류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화도 났다. 우리 대통령이 고유 영토인 독도를 방문한 것을 두고 일본이 이처럼 공세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매우 불쾌한 일이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아시아 침략을 정당화하고, 독도 문제를 국제분쟁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이 독도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겠다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그들은 중국과 분쟁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해 자신들이 실효적으로 점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국제사법재판소행을 반대하고 있다. 그러면서 역사적으로나 실효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우리의 고유 영토인 독도는 국제사법재판소에 넘기겠다고 하는 것이다. 이는 분명히 이율배반이다. 완전 놀부심보다.걱정도 된다.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가장 강력한 대일외교의 한 수단이다. 지난 2006년 독도 특별담화까지 발표했던 노무현 정부도 최종 수단으로 남겨 놓았을 만큼,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한일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양국은 경제는 물론 군사, 문화 등 사회 모든 분야가 복합적으로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당장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정보보호협정 체결 등 양국 현안이'올 스톱'될 것이다. 일본의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진행중인 국내 기업도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생겼다. 일본에 진출한 연예인의 활동 역시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려도 크다. 당분간 한일 관계의 급속한 냉각은 불가피하다. 이명박 정부의 역량 등을 감안할 때 임기 내에 양국 관계의 정상화를 기대하기도 힘들어 보인다. 일본의 강경대응을 예상해 명확한 대응책을 마련해 둔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과거사 문제 등 두 나라 사이의 각종 현안이 더욱 난마처럼 꼬여버린 상태에서 이 대통령은 차기 정부한테 모든 짐을 떠넘기고 떠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한일 양국 정부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차분한 상태에서 가능한 빠른 시일안에 양국 정상이 만나기 바란다.강대강으로는 그 어느 쪽도 승자가 될 수도 없고, 해법도 도출해낼 수 없다. 양국간 관계가 장기간 악화되는 상황은 양국 모두에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통쾌했지만, 결코 반가워만 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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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16 23:02

전주·완주 통합은 전북발전 '전환점'

전라북도 40여년의 낙후와 침체를 극복하고 21세기 희망과 도전 그리고 지속성장이 가능한 청사진은 역시 새만금종합개발사업의 조기완료, 그리고 전주완주통합에 있다고 생각한다. 새만금종합개발사업은 핵심 인프라의 하나였던 신항만 건설이 마침내 착공됨으로써 향후 중장기적인 개발구상과 본격적인 내부개발을 위한 중요한 여건이 마련되었다. 전주완주통합 추진도 큰 진전을 보고 있다. 그간 민간단체의 꾸준한 활동에 더해 전북도지사, 전주시장, 완주군수가 한자리에 모여 통합 추진 선언을 하고 통합추진 건의, 21개 상생협력발전사업 추진, 실천협약 서약, 용역발주를 모두 완료했다. 지난 20여년간 전주완주통합추진과정에서 이처럼 진전된 상황이 조성된 적이 없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2013년 6월 완주군민의 성공적인 주민투표와 2014년 7월 역사적인 통합도시의 출범을 위해 필요한 몇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전북도민, 전주시민, 완주군민에게 제시한 21개 상생협력발전사업추진의 법적제도적 장치마련과 이행로드맵의 제시, 특히 상생협력발전추진의 핵심 관건이라고 할 수 있는 그린벨트규제완화에 대한 정부의 가시적인 조치, 통합시청사의 기반조성사업의 조기착공이 주민투표 이전에 전제돼야 한다.둘째, 2014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주완주통합추진과정에서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의 역할과 활동이 본인들의 정치적 입지 구축을 위한 홍보, 정치기득권유지 및 이해관계에 따라 악용되어서는 안된다. 전주완주 대통합의 결실을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우선 자치단체장들이 살신성인의 자세로 정치적 기득권을 포기하고 백의종군하는 헌신적 진정성을 확고하고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셋째, 전주완주통합추진과정에서 일방적인 관 주도 통합추진은 자제되어야 한다. 지난 2010년 10월 여야 합의에 의한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 특별법의 입법취지와 정부의 입장은 주민자율통합의 원칙이다. 즉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주민참여의 통합인 것이다. 현재 특별한 돌출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2013년 6월 완주군민의 주민투표는 시행될 것이다. 이미 사실상 주민투표를 앞두고 자치단체의 찬반활동은 금지되며, 민간단체 외에 정치권을 비롯한 지방의원의 찬반활동도 제한되어 있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자치단체가 민간단체의 활동과 지원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 지금까지 전국의 시군자율통합추진과정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모범적이라 평가 받고 있는 청주청원의 통합추진 상황과 여건 그리고 추진 과정은 모든 부분에서 전주완주통합추진과 비슷하다. 우선 지리적, 공간적 환경이 비슷하고 20여년의 추진 역사도 마찬가지다. 또한 과거 청원군과 지방의회, 군민의 반대 명분과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민관협력의 추진을 주저하고 있는 자치단체와 일부 인사는 구차한 이유와 명분을 내세워 충청북도와 전라북도는 다르다고 강변하지만, 대다수 전북도민과 전주시민, 완주군민은 물론 그동안 전주완주통합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학계, 언론계, 경제단체 및 시민사회단체는 "다른 것이 있다면 충청북도와 전라북도의 자치단체 명칭만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제 우리도 청주청원통합 성공사례를 주저 없이 받아들이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의 전주완주통합추진상황과 과제를 제대로 직시하고 이를 적극 해결하려는 노력이 절실하고 시급하다. 2013년 6월 완주군민의 주민투표에 의한 통합 확정, 2014년 7월 통합시의 출범이 21세기 전북발전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다. 전북의 새로운 도전과 희망의 새 역사가 열릴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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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10 23:02

유쾌한 봉사활동! 우리 모두 함께 해 봅시다

2000년 대에 접어들어 사람들의 의식이 변화하고, 국토의 모형이 바뀌어 가는 등 많은 변혁이 일고 있다. 그중 자원봉사자들의 양적인 팽창과 질적인 향상, 그리고 행정의 정책 변화는 크게 주목된다. 물론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는 형식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거나, 이벤트 중심의 보여주기식 활동들이 '자원봉사'라는 미명(美名) 아래 이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겉포장이 심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활동으로 지적된 자원봉사 활동들도 서서히 다듬어지면서 긍정적 방향으로 정착돼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순간 우리 주변에는 생활고에 시달리는 저소득층, 배움에 목말라하지만 돈이 없어 실의에 빠진 젊은 인재, 홀로 사는 노약자, 쪽방촌 사람, 영세 복지시설에 기거하는 장애인 등 음지 속의 이웃이 너무 많다. 그들의 힘겨운 삶을 따뜻한 정으로 보듬어 가며 함께 사는 길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들의 몫이 아닌가 한다. 얼굴만 예쁘게 꾸미려는 사람보다는 마음을 화장(化粧)하면서 작은 것부터 남모르게 실천하는 미소 띤 이웃을 우리 곁에서 더 많이 보았으면 좋겠다. 추운 겨울을 앞두고 당신이 선뜻 내놓은 단돈 500원. 500원짜리 연탄 한 장은 어느 누군가의 냉골방에 12시간 정도의 온기(溫氣)를 불어 넣는다. 연탄 한 장에 담긴 작은 정이라고 치부하지 말라. 그 연탄에서 피어오르는 불꽃은 당신과 '그 누군가'는 물론 세상을 온통 훈훈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다. 유엔에서 각 나라 대표들이 나와 자기나라의 국민성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는데, 영국은 '신사' 프랑스는 '예술' 독일은 '근면' 미국은 '민주주의' 중국은 '인구' 이탈리아는 '낭만'이라 하면서 장황하게 자랑했다. 이들의 설명을 듣고 있던 한국 대표가 도중에 뛰어 나와 "좀 빨리 빨리들 하고 들어갑시다."라고 했단다. 한민족의 성정(性情)이 급한 것은 세상이 다 알고 있으나, 정(情)이 많은 민족이라는 사실은 잘 모른다. 눈물과 정이 많은 한민족은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과 측은지심(惻隱之心)으로 동정하는 봉사 정신도 매우 강하다. 국가라는 공동체 아래 살다보면 같은 가치관, 행동양식, 기질 등이 쌓여 각양각색의 문화와 국민성이 형성되어간다. 21세기는 자원봉사의 시대라고 한다. 2010년 말 행정안전부의 자원봉사단체 통계를 보면, 전국은 7만 7,000여 단체에서 630만여 명이, 전북은 2,400여 단체에서 29만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피곤하고 바쁜 일정이지만 관심을 갖고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손을 내밀어 보자. 누군가 따뜻한 손을 기다리는 곳에서 땀을 흘리면서 긍정적 삶을 만들어 가자. 생활이 어렵거나, 거동이 불편한 이웃을 돕는 것을 보람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갈수록 우리 사회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지난 해 11월 어느 일간지에 "미국의 시카고 대학 병원에서 권위보다 소통을 앞세운 의사의 따뜻한 진료에 감동한 80대의 환자(벅스봄 夫婦-85세인 남편 매슈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쇼핑몰 체인을 소유한 사업가)가 그 병원 내과 전문의 마크 시글러 박사(70세)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환자와 소통하는 따뜻하고 자상한 의사를 많이 배출해달라'며 4,200만 달러(韓貨 약 500억 원)의 거금을 쾌척했다"고 소개된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다. 의사들의 친절한 말 한마디에 환자들은 안도하고 또 위안과 기쁨을 느끼면서 병원 문을 나선다. 봉사는 결코 거창하지 않다. 단돈 500원, 따뜻한 말 한마디 정도면 충분하기도 하다. 당신의 이마에 흘러내리는 구슬같은 땀방울은 더욱 아름답게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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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09 23:02

새로운 도전과 전북의 미래

지금 세계는 지구온난화와 화석연료 고갈에 대응한 대체에너지 및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경제성이 높고 고용창출 효과가 큰 풍력에너지가 자리잡고 있다.풍력산업은 육상풍력과 해상풍력으로 구분하는데 현재 국내 육상풍력은 각종 입지규제 및 민원 등으로 발전단지 조성이 어려운 실정이다. 반면 해상풍력은 풍부한 자원을 이용 해 발전이 가능하고 육상풍력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해양 토목·건설, 조선 등 해상풍력 관련 우수한 기술이 바탕이 돼 신성장 동력으로 여겨지고 있다.해외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해상풍력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각국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 지고 있다. 풍력발전의 선두주자인 유럽연합(EU)은 오는 2020년까지 전력소비량의 20%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계획을 수립,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세계 최초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한 덴마크는 2050년까지 수요전력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석유제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영국은 2020년까지 총 32GW의 해상풍력을 구축할 예정으로 소요 전력의 25%에 달한다. 후발주자인 미국과 중국도 각각 54GW, 35GW의 해상풍력을 추진한다. 현재 세계적으로 3.59GW 규모인 해상풍력발전은 2030년에는 239GW로 급성장해 약 1000조 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1GW급 원자력발전소 239기와 맞먹는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2020년까지 세계 3대 해상풍력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서남해권역 2.5GW 해상풍력 종합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부안 위도에서부터 전남 영광 앞바다에 풍력단지를 건설한다. 2013년 100㎿ 규모의 실증단지, 2016년 900㎿ 규모의 시범단지에 이어 2019년까지 모두 2.5GW 규모의 대규모 발전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투자금액이 약 11조원에 달하는 메가 프로젝트다. 특히 이 사업은 약 40조 원의 경제적 효과와 7만 명 이상의 고용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상풍력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해상풍력 산업화와 배후 항만시설 조성이 핵심이다. 배후단지는 날개와 터빈, 타워 등 기반 생산시설, 하부구조 생산시설, 해상설치용 장비와 해상용 운반시설 등을 공급하는 항만시설로 향후 풍력발전기 및 부품 등을 수출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한다.지난 7월20일 기업과 학계, 행정과 정치권 등 도민이 똘똘 뭉쳐 지혜를 모은 결과로 군산항이 해상풍력발전단지 배후 항만으로 선정되면서 전북도가 해상풍력산업의 거점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천금같은 기회를 얻었다.전북도는 2003년부터 풍력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한 점과 군산항이 해상풍력발전단지 입지와 가장 가까운 항만으로서 경제성 및 유지관리의 편의성 국가산업단지 등 풍부한 배후 산업단지이 위치하는 한편 현대중공업, KM, 데크 등 풍력관련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집적화돼 최적지로 선정됐다.군산항은 해상풍력의 물류를 선점한 것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아니 세계 해상풍력의 중심으로 부상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절실하다.먼저 배후산단을 중심으로 풍력과 연관산업의 집적화를 이뤄야 한다. 조기에 충분한 물동량을 확보하며, 군산산단과 새만금산단을 활용해 조선·해양관련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그리고 정부의 서남해 2.5GW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 건설에서 연구개발, 교육훈련, 인증평가 등 소프트웨어적인 기능을 추가해 해상풍력의 수출산업화 육성을 위한 국가적인 중장기 로드맵 수립도 시급한 과제다.배후항만 선정을 계기로 전북도는 우리나라가 세계 3대 해상풍력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전북도가 풍력수출 전진기지로 도약해 새로운 100년의 먹거리를 창출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하는 시점이다. 반드시 그 목표를 이루도록 도민 모두와 함께하는 희망찬 도전의 발걸음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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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명
  • 2012.08.03 23:02

런던올림픽은 문화축제다

런던올림픽 개막에 따라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런던은 `세대에게 영감을(Inspire a Generation)'이라는 주제 하에 세계 최초로 올림픽을 세 번째 치루는 스포츠 최강국 또한 세계인들이 우러러 보는 영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미래역사의 방향이요, 세계인들의 꿈이며 인류의 소망과 비전이다. 영국은 작지만 위대한 나라이다. 셰익스피어와 비틀스의 나라, 헤리포터와 베컴의 국가, 제임스 본드와 엘리자베스여왕의 나라다. '경이로운 영국'을 주제로 그들이 보여주려는 것은 바로 문화이다. 문화의 핵심은 사람이다. 사람이 중심 되는 올림픽이라고 한다.4년마다 개최되는 올림픽은 자기나라를 대표하여 나온 세계 최고 선수들의 각축장이다. 이번 런던올림픽에 참가한 우리 선수단은 10개 이상의 금메달로 종합순위 10위권 이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림픽에서의 영광을 꿈꾸며 선수들은 지난 4년간 피땀 어린 고통을 감내하면서 훈련을 해 왔다. 끈질긴 노력과 도전정신의 결과물인 금메달을 염원하는 우리선수들에게 성원의 박수를 보내야 한다.올림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금메달과 승리가 아니다. 참여와 스포츠정신이 더 중요하다. 올림피즘의 핵심은 휴매니티(인간성)와 건강, 사랑, 성취, 최선, 인내, 배려, 신사도 등 진정한 인간다움의 발로다. 올림픽이 상업화되면서 경쟁과 승리, 무한도전과 기록 등 소위 상업적 세속적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경향이 치닫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과학과 기술의 발달과 함께 그들을 요구하는 올림픽은 점점 돈을 많이 써야하는 행사로 변질돼 가고 있어 가난한 나라는 개최자체가 불가능한 선진국 중심의 이벤트가 되어가고 있다. 정치적 갈등과 국가 간 갈등으로 안전비용이 상상을 초월하게 되었다. 이는 올림픽의 어두운 부분이고 숙제다.한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역사 언어 그리고 구성원을 이해해야 한다. 정치제도와 사법제도 경제, 종교, 교육, 언론, 복지, 예술 등의 이해를 바탕으로 영국을 접한다면 영국의 다양한 문화를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세계 제1의 수준은 아니지만 스포츠에 대한 열정,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실천을 위한 누적된 재정 적자 같은 국가이면서도 스코틀랜드와 독일간의 축구 경기에서 잉글랜드인 들은 독일을 응원하는 문화, 프랑스 문화를 이상향으로 간주하는 영국의 중산층, 영국인들의 빅토리아 시대의 집에 대한 사랑, 정원 가꾸기에 대한 열정, 영국어린이들이 왜 소방관과 간호사가 제일 되고 싶어 하는지, 노블레스 오블리즈가 몸에 베어 각 개인이 내는 자선 금액이 세계 1위인 영국인들의 자선사업에 대한 태도 등을 이해하고 체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았다.런던은 세계의 유수한 문화도시들처럼 도시자체가 문화이다. 그리고 풍부한 문화시설과 지방자치제도의 성숙으로 지역 주민 중심의 문화 활동의 활성화 공익차원의 기부문화의 정착은 그 지역을 대표하는 지역 축제 전문예술인의 지원, 아마추어 단체의 지원으로 이어지는 지역의 독특한 문화정체성을 유지해오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문화예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개인 독지가들이 만들어 국가에 헌납 운영하는 2천5백여 개의 크고 작은 박물관과 특히 워터맨 아트센터(하운 슬로우 예술의 집)처럼 영국은 문화적 기반위에서 교육, 복지 그리고 경제 등이 다듬어져가는 위대한 국가이다.이번기회 우리는 런던올림픽 금메달획득도 중요하지만 문화전쟁의 시대를 대비 영국의 문화를 배우고 익혀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해야 한다.※이번주 '타향에서'는 필자의 사정으로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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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02 23:02

나라 사랑의 중심지 완주군

온 국민의 환호와 한탄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런던 올림픽이 한창이다. 어느 올림픽보다 잦아진 오심 논란에 자랑스런 우리나라 선수가 메달권 앞에서 분루를 삼켜야 하는 것에는 안타까워하고, 치열한 경쟁 끝에 노력의 결실을 맺은 선수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기도 한다.무엇보다 이른 새벽부터 이번 런던올림픽을 지켜보면서 깨닫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이다. 메달을 따는 것을 차지하더라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런던에서 쟁쟁한 기량을 갖춘 선수들과 당당히 겨룸으로써,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국가대표 선수들에서 우리는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또한 금메달을 따거나 축구 같은 구기종목의 경기 시작 때 울려퍼지는 애국가를 따라부르며 나라 사랑의 의지를 다진다.전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나라 사랑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장(場)이 마련된다. 바로 완주군 고산 자연휴양림 앞에 자리잡은 무궁화 테마식물원에서 8월 11일부터 15일까지 제22회 나라꽃 무궁화 전국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지난해 8월 개장한 무궁화 테마식물원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올해 나라꽃 무궁화 축제에서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한민족의 끈기와 기상을 대변하는 무궁화의 향연을 마음껏 즐기기에 손색이 없는 행사다. 특히 뜨거운 뙤약볕을 이겨내고 만개한 180여종의 다양한 무궁화 꽃을 감상할 수 있다.이번 축제는 '무궁화 달빛캠프, 별빛콘서트'라는 주제의 개막을 시작으로 다양한 문화공연과 무궁화 그림대회, 골든벨 무궁화학교, 무궁화 공예 등 체험 및 이벤트 행사가 다채롭게 진행된다.런던올림픽이 13일 막을 내리는 만큼, 무궁화축제에 참여해 대회 후반기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자긍심을 높일 수도 있고, 고산 자연휴양림 및 에코 어드벤처, 밀리터리 테마파크 등과 연계해 피서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이처럼 완주군은 국가관과 민족의식을 정립케 하는 무궁화의 개발 및 보급, 그리고 그 우수성의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자치단체다.이번 무궁화 전국축제가 열리는 무궁화 테마식물원은 전국에서는 최초로 조성된 자연 생태탐방체험교육 공간이다. 무궁화 테마식물원에는 11만3천㎡ 규모에 무궁화 동산과 무궁화 산책로, 세계 나라꽃 전시관 등이 들어서 있다. 무엇보다 이 곳에서는 180여종의 다채로운 무궁화가 제 철을 맞아 한껏 자태를 뽐내는 장관을 연출된다.이와 함께 완주군은 지난 7월 2일 개청한 신청사 앞 도로에 70여그루의 무궁화를 식재, 청사를 찾는 주민과 외부인들에게 무궁화의 아름다움을 전해주고 있다. 지역 내 주요 도로변에 무궁화를 심는 것은 물론이고 크고 작은 무궁화 꽃밭도 만들고 있다. 또한 매년 4월경이면 서울 등 수도권 주민들에게 완주군에서 직접 생산한 묘목과 꽃씨를 무료로 나눠줌으로써, 나라 사랑의 물결이 전국에 퍼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완주군은 이를 통해 '무궁화 대표도시'로서의 위상을 견고히 만들어가고 있다.세계 여러 나라에게는 국화(國花)가 있다. 하지만 황실이나 귀족의 상징이었다가 나중에 나라꽃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반면 무궁화는 유일하게 처음부터 백성의 꽃으로 인식돼왔다. 구한말 영국인 신부인 리처드 러트는 '풍류한국'이란 저서를 통해 "무궁화는 평민의 꽃이며, 민주전통의 부분"이라고 쓰기도 했다.무궁화와 이를 매개로 한 나라사랑의 정신은 어려울 때나 기쁠 때나 상관없이 우리에게 중요하다. 완주군에서 나라 사랑을 고양시키고 나라꽃 무궁화의 향연도 마음껏 느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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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02 23:02

기후변화에 대비한 물그릇 확보 절실하다

6월 104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 그러나 7월 엄청난 폭우피해가 발생하는 등 급격한 기상변화가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70년대 이후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기후가 온대성 기후에서 아열대성 기후로 변화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기상이변의 경제학'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이후 500명 이상의 사망자 또는 5억 달러 이상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대형 기상이변의 발생건수가 1980년대에 비해 2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형 기상이변의 발생빈도는 1980년대 연평균 12.7회에서 1990년대 19.2회로 늘어난 데 이어, 2001~2008년에는 24.5회까지 증가하였다. 지구환경의 변화로 집중호우, 태풍, 가뭄, 폭염, 폭설이 이미 보편적인 현상이 돼버린 것이다.이처럼 해가 거듭될수록 이상기후의 정도가 심상치 않다. 따라서 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강우와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물그릇 확보를 위한 댐 건설이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강우특성은 연 강수량의 약 70%가 여름철에 집중되어 홍수가 자주 발생하고, 하천경사가 급해 홍수가 일시에 유출된다. 또한, 갈수기에는 유출량이 적어 수자원 확보와 수량 조절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최근 4대강 사업 등으로 물그릇을 키우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최선의 해결책은 지속적인 댐 건설이다.2000년대 초, 섬진강수계 적성댐 건설이 추진되었으나 반대 여론에 부딪혀 중단되었다. 최근에는 문정댐 건설이 추진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기후변화는 그 어떤 산업보다도 기후에 의존적인 농업부문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다. 특히 전북지역은 농업 비중이 국내에서 가장 높아 어느 시도보다 홍수와 가뭄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낙후된 산업발전을 위해서라도 댐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그러나 댐 건설에는 환경파괴라는 부정적 인식과 함께 환경단체의 반대, 지역주민과의 갈등 등으로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 따라서 댐 건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반대 여론에 대한 설득이 무엇보다 절실하다.우선 친환경적인 댐 건설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2005년 준공된 전남 장흥댐의 경우 댐 사면 녹화, 자연형 수로 조성, 물고기 이동 통로 확보 등을 통해 친환경적인 댐 건설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줬다.둘째, 댐 건설로 피해를 보는 지역주민에 대한 배려다. 댐 건설 지역은 주로 산간오지지역이나 댐 건설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는 주민이 발생한다. 이들을 위해 댐 주변지역과 댐 수면을 이용한 레저시설 등을 설치해 주민소득증진과 연계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셋째, 댐 건설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친환경적 댐 건설의 가능성과 물 부족 문제의 심각성 등으로 반대여론을 설득해 국민적 지지와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목소리가 크다고 무조건 옳은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침묵하고 있는 대다수의 댐 건설 찬성론자가 아닌 소수 반대론자의 목소리에 파묻혀 댐 건설을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최악의 홍수와 가뭄에 대비한 현명한 선택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고민해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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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7.2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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