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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정신질환 부끄러운게 아니다

며칠 전 심한 두통으로 고생하던 여성이 진찰실에 방문하였다. 그 분은 1년 전쯤부터 나의 의원 간판을 보아오면서 ‘언젠가 저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상담해봐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병원에는 그렇게 마음먹고도 수없이 고통을 받고 나서 이제는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때가 되어서야 방문하게 된 것이다. 자세히 상담하고 진찰해 보니 이 여성의 두통은 자신이 생각하고 임의로 약을 사서 복용하였던 그런 문제가 아니고 다른 원인에 의한 두통이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자신의 고통이 신체적인 문제가 아니고 심리적인 문제라고 확신한 후에도 신경정신과에서 상담하거나 치료받는 것을 꺼린다. 이유는 간단하다. 신경정신과에 가는 것이 ‘창피하다’는 것이다. 병원에 드나드는 것을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염려되고, 심지어는 가족에게도 치료받는 것을 숨기기도 한다. 정작 제대로 치료받고 마음의 평화를 얻어 행복을 누려야 할 환자가 병원에 오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하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예로부터 정신질환자에 대해 무섭고 위험한 사람, 종교적으로는 마귀나 귀신들린 사람으로 치부해 오다보니 치료 또한 그런 기본적인 사고의 틀 속에서 진행돼 의학적 지식도 없이 비인도적인 대우를 받거나 치료받지 못한 채 방치돼어왔던 것이 더욱 그런 편견을 가중시켰던 것이고, 그런 편견은 정신병원에도 적용됐다. 그런가 하면 신경정신과에서 치료받는 사람은 ‘미친 사람’이라는 얼토당토 않은 이상한 상관관계를 갖고 보게 되었다. 행여 주변에 신경정신과에서 치료받는다고 하면 ‘당신이 미쳤냐? 왜 그런데서 치료를 받아?’십중팔구는 그런말을 듣기 십상이다. 어떤 사람은 ‘그런 데서 약 먹으면 바보가 되거나 중독된다는데’라고 말해서 이웃 사람이 제대로 치료받을 권리조차 빼앗는다.

 

문화적 차이야 있겠지만 선진국의 경우 신경정신과 상담이나 치료를 매우 당연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인다. 가끔 신문에서 유명 스포츠 선수가 슬럼프가 있거나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주치의에게 정신치료를 받는다는 소식을 보면 우리나라는 언제쯤이나 저런 인식이 가능할까 하고 부러울 때가 있다. 이제는 우리 사회도 뿌리깊은 편견을 버리고 마음이 건강해야 몸도 가정도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서 자신 있고 당당하게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으면 싶다.

 

/김종상(진심신경정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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