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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바그다드 점령 6개월 명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가 미군 수중에 함락(4월9일)된 지 6개월째 접어들었으나 연일 미군과 석유 등 기간시설들을 노린 테러와 소요, 폭발사고 등이 빈발, 재건작업이 본격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미 군정이 주도하는 과도통치위원회는 치안유지와 함께 전쟁으로 피폐된 이라크 재건에 본격 착수, 무정부 상태가 어느 정도 해소되고 유전시설 복구 등을 통한 정치.사회.경제적 상황의 개선 조짐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군이 제2의 베트남 수렁'에 빠졌다는 비관적인 전망과 함께 석유산업 회생도 지지부진, 어두운 그림자를 던져주고 있다. 미군 점령 6개월에 대한 명암이 교차하고 있는 바그다드의 현 상황과 향후 전망 등을 정리해본다.

 

▲바그다드 점령 6개월 평가

 

미국은 4월9일 바그다드를 함락시킨 데 이어 5월1일 조지 부시 대통령의 '종전 선언'으로 한동안 승리감에 도취됐었으나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정권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바그다드 주민이나 관측통 중에는 후세인 전 대통령이 자취를 감췄지만 그의 시대가 끝났다고 보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이로 인해 미군 입성 6개월이 지나도록 치안 상황은 거의 개선되지 않는 등 치안 부재가 미 군정 주도의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의 가장 큰 두통거리가 되고 있다.

 

미군이 첨단무기를 갖고도 후세인 전 대통령 추종 세력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은 '죽은 제갈량(諸葛亮)이 산 사마중달(司馬仲達)을 쫓는' 형국으로 비유된다.

 

따라서 "주요 전투가 종료됐다"고 천명한 부시 대통령의 '종전 선언'이 크게 퇴색됐으며 과도통치위의 활동도 유엔총회 대표 파견 등 국제 활동 외엔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하는 등 '절반의 성공'이란 평가에 그치고 있다.

 

한편 현지 관측통들은 치안 부재 상황이 이라크인들이 통치를 맡게 되는 임시정부 출범과 총선 등 정치일정이 확정되고 이행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신속한 정치일정 마련이 이라크 정국 안정의 핵심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이라크 지식인들은 헌법제정과 총선, 신정부 출범 및 미 군정의 권력 이양 일정 등 정치일정의 불확실성에 가장 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시아-수니파 갈등 등 종교.종족간 충돌 요인

 

이라크 전쟁은 그동안 잠재돼 있었던 이라크인들의 종교 계파 및 민족간 갈등 및 민족의식을 일깨워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최대 파벌인 시아파와 수니파 등 이슬람 계파간 갈등이 첨예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 소수 민족인 북부 터키 국경지역의 쿠르드족들의 민족의식 고양으로 종교 및 민족간 갈등이 한층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라크 주민들은 요즈음 자신이 '쿠르드' 또는 '아랍' 출신인지를 따지고 있으며 종교적으로도 수니파와 시아파 등으로 자신의 종교적,민족적 주체성을 따지고 있어 경우에 따라 심각한 충돌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이슬람 시아파 교도의 성지인 나자프에서는 5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테러

 

공격으로 희생된 시아파 지도자 아야톨라 모하메드 바키르 알-하킴의 죽음을 추모하

 

는 집회가 열려 긴장이 고조됐다. 이라크경찰과 쿠르드족 보안군은 알-하킴 지지자들과 후세인 추종자들간의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추모집회가 열리는 동안 알-하킴의 묘지 주변 등지에서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또 이라크 이슬람 혁명최고위원회(SCIR)의 무함마드 바크르 알-하킴이 폭사하고, 아킬라 알-하시미 과도통치위원회 위원이 피격 수 일만에 숨지는 등 정치 암살이 자행되고 있는 것도 종교 파벌간 충돌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석유산업 회생 지연

 

'단시일내 치안 확립'을 통한 이라크 재건에 박차를 가하려던 미국의 의도와 달리 전국 주요 유전 지역에서 사보타지와 송유관 파괴, 약탈 행위등이 끊이지 않고있어 회생이 지연되고 있으며 석유 수출을 통해 재건비용을 충당하려던 계획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에서 생산된 석유 수익이 전후 복구비용으로 충분치 못하다고 뉴욕 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국방부 특별보고서는 이라크 석유산업의 생산능력이 10여년간의 금수 조치로 25% 이상 저하됐다고 지적했으며 이라크 최고 행정관인 폴 브리머는 2주 전 상원 청문회에서 "향후 2년간 석유생산 수익이 증가하더라도 시설투자 비용은 넘지 못할 것이며, 2005년에 순수익은 400만-500만달러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이라크전 이전 미 정부측은 연간 수익이 200억-3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망

 

후세인 전 대통령의 두 아들인 우다이와 쿠사이가 지난 7월22일 북부 모술에서 미군들과의 교전 끝에 숨졌지만 아랍 TV들이 거의 매일 후세인의 모습을 방영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후세인 잔당들의 미.영 연합군에 대한 테러 공격이 앞으로도 빈발, 치안 부재 상황의 지속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이같은 치안 불안의 장기화로 이라크 국민들은 물론 현지 거주 외국인이나 투자 가능성 타진차 이라크를 찾은 외국인들까지도 불안에 떨고 있다. 이로 인해 이라크 재건사업에 뛰어들려는 외국 투자가들의 행보는 본격화되지 않고 있으며 유럽 비즈니스맨들의 발길도 예상보다 뜸한 형편이다.

 

지식인들은 혼란이 가중되고 장기화할수록 미 군정과 과도정부에 대한 여론 이반이 가속화하고 후세인 추종세력의 기반이 확대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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