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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JIFF]세계와 소통하는 전주 JIFF는 희망이다

1일 오후 2시 전북일보 편집국에서 열린 전주국제영화제 평가회에서 영화비평가 신귀백씨, 김영혜교수, 정수완 프로그래머, 이상열 감독(왼쪽부터)이 이야기를 나누로 있다. (desk@jjan.kr)

 

전주영화제의 정체성을 잘 살려낸 프로그램. 그러나 5년의 노하우를 찾아볼 수 없는 운영의 미숙함과 시민들에게 다가서지 못한 홍보전략의 부재는 올해도 피해가지 못했다.

 

우석대 연극영화과 김영혜교수(45)와 영화비평가 신귀백씨(46), 전주국제영화제 정수완 프로그래머(41) .

 

영화제를 준비했거나 영화 관객으로 축제현장과 상영장을 누구보다 열심히 누볐던 이들은 일선 취재기자들과는 또다른 평가와 시각, 그리고 대안을 제시했다.

 

관객의 입장에서 영화제를 평가한 김교수와 신씨는 올해 프로그램 선정에 높은 점수를 주면서도 전반적인 운영과 홍보의 미흡에는 여지없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좋은 잔치상을 펼쳐놓고도 정작 손님을 끌지 못하는 전략 부재'는 내내 평가의 틀을 맴돌게 했다. 그만큼 올해 노출된 운영 미흡의 문제는 심각했다. 그러나 이들은 올해를 기점으로 '전주'만이 갖는 독특한 영화제 색깔은 정착된 것 같다는데 합의했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읽어 영화제의 '흔들림없는 걸음'을 당부했다.

 

폐막을 하루 앞둔 1일 오후 2시 전북일보 편집국에서 열린 평가회에는 2회때는 작품으로, 올해는 게스트로 참여한 이상열 감독이 자리를 함께 해 5회 전주영화제에 대한 느낌과 조언을 전했다. 전주영화제가 전주의 색깔과 지역적 정서를 보다 긴밀하게 결합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이감독은 오는 8월 개최 예정인 대전영화제 준비팀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화제 지속을 위한 실질적 인프라구축 필요

 

<김영혜교수>

 

지금까지 25편의 영화를 봤다. 이런 영화를 전주에서 볼 수 있다는 만족감과 '나를 위한 영화제'라고 생각할 정도로 좋은 영화들이 많았다. 그런데 맛있는 요리를 차려놓고 정작 음식을 권하는 데는 인색하지 않았는가 생각한다. 요리를 준비한 수고로움과 비용에 비해 관객들에게 얼마나 맛을 보여주었느냐에 대한 것은 미지수다. 전략의 문제다. 5회째 영화제를 치렀지만 작품에 대한 효과적인 전략이 부재했던 것 같다. 일정한 관객층을 목표삼아 공략하는 노력이 더해져야하지 않겠는가. 영화제 성격을 살리면서 그 영역 안으로 관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쿠바영화의 주목 성과

 

인디비전이 아시아에서 세계로 시선을 넓힌 것에 공감한다. 폭을 넓혀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집중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비엔날레의 폐지는 아쉬움도 있지만 섹션별 배치를 통해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상영작 편수가 너무 많았던 것은 아쉽다. 상영작품수보다 상영횟수를 늘리는 것이 효율적일 것 같다. 쿠바영화특별전처럼 한 나라의 영화들을 주목해보는 것도 좋지 않겠는가. 물론 올해 쿠바가 성공한 것 처럼 성공적인 국가 선택이 쉽지는 않겠지만.(웃음)

 

-지역의 영화인프라 구축 나서야

 

다소 고답적인 도시 전주에서 영화제는 '세계로 가는 窓'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영화제를 지켜나가야 할 이유다. 비대중적이라거나 프로그램이 어렵다는 것에 대한 일부의 불만은 5회를 거듭하면서 많은 부분 사라진 것 같다. 영화제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자리잡아 가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전주시민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는 것은 영화제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곤란스런 일이다.

 

인프라 구축 등 영화제를 전체적으로 고민하는 조직체가 필요하다. 영화제에 지역의 정서를 끌어낼 수 있는 조직이나 인력이 같이 성장해야 한다. 영화제를 위해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영화만' 또는 '지역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때론 영화제의 바람막이로, 또는 지역의 정서를 담아내는 창구가 필요하다. 지역의 인적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서라도 지역영화학도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동원대상으로서의 지역사람들이 아니라 참여하고 더불어 인프라를 갖추는 일은 영화제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일이다.

 

-전주영화제, 가능성을 확인했다

 

<정수완> 너무 많은 상영작은 조정필요..

 

영화제 초반 예상보다도 평이 좋지 못했다.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대학생들의 시험기간에 대한 고려, 프린트 수급문제로 좋은 영화들이 후반부에 집중배치된 것도 초반 분위기를 잡지 못한 이유가 된 것 같다. 사실 영화제 프로그램이 발표되었을때 평은 매우 좋았다. 프로그래밍을 한 입장에서 희망과 큰 힘이 됐고, 기대감이 컸다.

 

-일부 프로그램 변경은 불가피

 

아시아독립영화포럼을 인디비전을 바꾸고 전세계로 넓힌 것이나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 비엔날레 대신 각 섹션에 고루 배치한 것 등은 5년 동안의 환경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전세계의 영화제가 아시아영화를 주목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필름수급의 문제는 심각하다. 다큐멘터리 역시 그 형식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더이상 형식은 주목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올해 모큐멘터리(픽션과 논픽션의 경계)에 주목했던 것은 전주영화제의 앞선 선택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시아와 다큐, 애니메이션의 포기가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는 형식의 변화다. 물론 '전주시민들의 영화축제로서, 또 국제적인 영화제로서'의 두 가지 성격을 모두 소화해내야 하는 접점찾기는 올해도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국제영화제의 위상찾기는 계속

 

'국제'에 걸맞는 영화제를 위해서는 일정한 위상이 필요하고, 전주영화제는 현재 그걸 쌓아가는 과정이다. 실제로 이번 영화제는 5회 동안 노력의 과정으로부터 결실을 보았다고 할 수 있다. 영화배급사들이나 외신이 주목한 것, 그리고 실제로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이 상영작을 초청하는 등 전주영화제가 일정한 '통로'의 역할을 시작했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 주목할만한 성과다.

 

전주영화제가 지향하는 로테르담영화제의 경우 첫해 3천5백명이 찾았다. 지금은 영화제동안 찾는 관객이 35만명에 이른다. 30년이라는 연륜이 쌓은 성과다. 관객의 수에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이런 추세로 본다면 전주영화제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시민들을 위한 영화제와 국제영화제 사이에는 피해갈 수 없는 갭이 있다. 그러나 올해 영화궁전 등을 통해 그 접점을 찾고자 했다. 쿠바영화 특별전의 경우도 전주영화제 색깔과 전주시민들의 관심을 모두 충족시킨 프로그램이었다고 생각한다.

 

단편이 많긴 하지만 2백84편으로 작품수를 늘린 것은 욕심이었다는 생각이다. 전북대에 집중됐던 부대행사의 배치문제도 재고해야 할 것 같다. 시민들에 더 다가가는 편성과 국제영화제로서의 자리찾기는 계속될 것이다.

 

-지역에 대한 배려와 고민은 계속돼야

 

<신귀백>

 

레퍼토리는 풍부한데 히트송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좋은 프로그램이지만 굉장히 연구하고,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선택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재료는 충분했으나 화제작을 만드는 작업이 이어지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프로그램의 일정조정도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 애니메이션 섹션이 사라진만큼 주말의 배치가 고려되거나 대중성있는 작품들과 반응이 좋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작품들을 주말에 배치하거나 순발력있게 재상영을 추진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을까. 쿠바영화의 호응처럼 특정한 나라의 영화, 그리고 작품에서 그나라의 민속적이고 역사적인 내용을 담아낸 작품들도 좋을 것 같다.

 

-지역민들 끌어안는 노력도 필요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영화제도 지역축제다. 전주시민들이 재미있고, 소속감을 느끼며 축제로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지역민을 끌어들이기 위한 철저한 기획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영화제 프로그램에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이 논의되고 있을 것이다. 국제영화제로서의 성장해가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시민들과 영화제을 이끄는 주체간의 분명한 소통의 공간이 있어야 한다. 전주영화제는 전주라는 공간의 의미 뿐 아니라 이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주체로 참여해야 한다. 아직 전주영화제는 지역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게스트 홈스테이 활용은 어떤가

 

영화제에 몇가지 제안하고 싶다. 전주영화제에서 상영됐던 작품들을 이후에라도 정기상영을 했으면 좋겠다. 또 영화제 임박해서가 아니라 연중 영화팬이나 전주시민들에게 전주영화제에 대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방법들도 필요하다. 프로그래머가 다른 국제영화제를 다녀온 소감을 이메일로 전하는 것도 좋겠고, 지나치게 세심한 제안일지 모르지만 관객들에게 상을 주는 기획이나 전주의 멋을 알리고 축제 분위기를 끌어내기 위해 한복입은 관객 무료입장 등 재미있는 이벤트를 개발하는 것이 좋겠다. 음식점이나 업소에 영화포스터를 조직위에서 배포해 시민들도 영화제에 참여한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전주를 찾은 사람들 역시 영화제와 전주라는 도시의 이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를 만들것을 권한다. 게스트들의 홈스테이 프로그램 개발도 지역민들과 연계하는 방법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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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각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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